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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잔치

성과급 잔치

성과급의 가장 오래된 형태는 ‘조각급(piece rate)’이다. 조각급은 시간당 계산하는 일급만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어렵거나 노동자의 태만 여부를 감시할 감독자를 배치하는 비용이 더 커지는 상황에서 등장한 임금 지급 형태다. 시간에 상관없이 생산 단위를 몇 개 만들었는지에 따라 임금을 계산하는 단순한 방식이다. 국내 건설업계 등에서 공사 때 노동자들이 처리하는 단위의 규모에 따라 품삯을 지급하던 소위 ‘돈내기’가 조각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조각급은 생산성이 오르면 자본가가 품삯의 지급 단위가 되는 단가를 후려치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열심히 하면 다음 달 단가가 깎인다’는 인식을 낳기 일쑤였기에 동기 부여에는 한계가 있었다.조각급이 드러낸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 ‘할증급(premium plan)’이다. 단순하게는 기본 시간급을 보장하면서 표준보다 더 빨리 혹은 더 많이 업무를 수행하면 추가로 주는 돈이라 보면 된다. 19세기 미국 기계공학자 할시가 발표한 계획이 그 원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표준시간의 수립과 절감 효과 측정 등 근대적인 테일러리즘의 성과-측정-보상 체계 확립으로 이어진다.이 같은 보너스와는 결을 달리하는 성과급 체계도 등장했다. 조각급과 할증급이 개인의 생산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또 다른 성과급은 회사 전체의 성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프랑스 기업가이자 경제학자인 르클레르가 19세기 도입한 소위 ‘이익분배’ 제도가 그것이다. 성과 측정 단위를 개인이 아닌 회사로 책정한 이 제도는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과 갈등보다는 협력을 통한 장기근속을 유도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장치로 이목을 끌었다.최근 반도체 초호황 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잔치가 인구에 회자되면서 성과급에 대한 관심이 치솟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은 역사적으로 따지면 조각급이나 할증급이 아니라 이익분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반도체 몇 개를 생산하면 돈을 더 주는 돈내기 방식도 아니고 표준시간 등의 측정에 따른 보상도 아니기 때문이다.노동자 1인 당 수억 원대에 이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에 대해서는 주주 배당 규모와의 형평성, 연구·개발 투자 여력 확보 면에서 여러 논란이 뒤따른다. 심지어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직장인들도 있다고 하니 이번 성과급은 성과급 계보에 한획을 그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부산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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