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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백서' 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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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부산이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실패했을 때 참담했다. ‘119 대 29’라는 투표 결과는 부산 사람들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도 화나고 놀라게 했다.그런데 괜히 흥분했었나 보다. 속이 좁았거나, 아니면 멀리 내다볼 줄 모르는 어리석음이었다.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우리는 사실 엄청난 성과를 얻었다. 얼마 전 발간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 백서’를 통해 뒤늦게 알았을 뿐이다.백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이번 도전을 통해 국가의 역량과 잠재력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할 수 있었다. 또 엑스포 유치 여정에서 한국과 부산이 얻은 유·무형의 성과들이 적지 않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보여준 노력과 국제 협력 의지는 국가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들었고, 향후 유사한 국제행사 유치 과정에서도 신뢰를 얻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됐다.대한민국과 부산에 대한 홍보 효과도 상당했다. 엑스포 유치 경쟁은 한국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공식적인 마케팅 무대였다. 대한민국은 글로벌 기업, 국제기구, 외국 정부와 협력하며 경제적, 외교적 네트워크를 넓혔다. 이를 통해 다양한 국제 협력 관계를 형성했고, 기술력과 혁신성을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부산은 글로벌 도시로서의 입지를 강화했고,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도시로 인정받았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부산은 유치 활동을 통해 도시의 가치와 매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 결과 글로벌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가 크게 높아졌고, 기업 투자 유치 성과도 크게 향상되고 있다.부산시는 시 홈페이지를 통해 백서를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자랑거리를 왜 그렇게 꽁꽁 숨겨놓았는지 궁금하다. 시 관계자의 도움을 받지 않고 홈페이지에서 백서를 찾는 건 불가능하다는 불만이 빗발친다. 홈페이지 검색창에 ‘엑스포 백서’라고 치면 아예 접근도 안 된다. 개인정보 유출로 초대형 사고를 친 ‘쿠팡’이 복잡한 회원 탈퇴 절차로 소비자들의 분통을 터뜨렸는데 엑스포 백서 찾기도 그런 수준이다.부산은 엑스포 유치에만 실패한 게 아니었다. 백서 만드는 것도, 이를 활용하는 것도 실패했다. 과거를 통해 미래의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실력과 자세로는 2040년 엑스포 재도전 결과도 뻔하다.박석호 선임기자 psh21@

부산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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