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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 토종과 혼종

K컬처, 토종과 혼종

H.O.T.의 ‘캔디’가 큰 인기를 누렸던 1997년 대만에서 ‘한류(韓流)’라는 명명이 처음 등장했다. 1999년 중국 매체들 사이에 ‘한류’ 표기가 굳어졌다. 아시아에서 시작된 한국의 아이돌 그룹과 TV 드라마 인기는 유럽과 미주 대륙으로 거침없이 진군했다. K컬처는 다양한 요소의 집대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며 팬덤을 키워 왔다. 지난해 해외에서도 선풍을 일으킨 드라마 ‘폭군의 셰프’가 그 사례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로맨틱 사극에 걸그룹 ‘소녀시대’ 출신 임윤아가 여주인공으로 등장해, K팝·K푸드·K화장품 등 오늘날의 핫한 아이템 코드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K콘텐츠의 구심력은 눈덩이처럼 커져 전 지구적인 현상으로 발전했다. 한국의 압축 근대화에 비견될 만한 30년의 성공 신화다.‘K’는 토종에만 머물지 않고 혼종되면서 확대 재생산된다. 로컬에서 창작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는 성공 공식을 넘어서는 변주의 전성시대다. 지난해 토니상 6관왕으로 최다 수상작에 오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인 각본가와 미국인 작곡가가 협업한 결과, 대박이 났다. 한미 합작 듀엣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APT.’도 마찬가지다.1일 미국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OST ‘골든’이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을 수상했다. K팝 사상 최초의 쾌거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등이 선전했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던 그래미 벽까지 넘은 것이다. 글로벌 대중문화의 주류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K컬처의 변곡점으로 평가될 사건이다. 특히 케데헌의 성공은 한국 국적과 자본, 플랫폼 범주 밖에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콘텐츠인가, 미국 콘텐츠인가 논란이 무색할 만큼, ‘K’의 경계는 이미 국경 밖으로 확장됐다.서구에서는 17, 18세기 중국풍을 뜻하는 시누아즈리(Chinoiserie)가 유행했고, 19세기 일본 미학에 심취하는 자포니즘(Japonism)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일시적, 일부 계층의 취향이었지 대중문화로 발전하지는 않았다. 오늘날 K컬처는 가히 글로벌 신드롬이다. 동경하고 따라 하고 싶은 선망의 존재, 즉 K컬처는 명실상부한 소프트파워다. 한국인 없는 K팝 그룹처럼 이제 ‘K’는 하나의 글로벌 장르로 자리잡았다. 해외 팬덤은 소비자일 뿐만 아니라 생산자로도 참여한다. 한국 안팎으로 생산 영역을 넓힌 K컬처가 세계 문화사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자못 기대가 크다.김승일 논설위원 dojune@

부산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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