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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거전 본격화하자 접전 양상으로 변화하는 부울경 지선
6·3 지방선거가 37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당 후보들은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던 부산과 경남, 울산 등 이른바 PK 지역은 물론 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우세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부울경에서 보수 대결집을 통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공식적인 출마 선언에 이어 총력전에 돌입한다.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 쏠린 민심의 향배는 향후 부울경 선거 구도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욱이 박 시장과 전재수 의원의 지지율은 당초 큰 격차를 보이다가 점차 접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이번 주부터 본격 선거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여야 지지율 변화에 전국적 관심이 모아진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박 시장은 27일 시장 직무를 정지하고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다. 이날 오후 2시 30분에는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 선언을 공식화할 방침이다. 전 의원도 늦어도 30일까지는 예비후보 등록을 진행할 계획이다. 여야 부산시장 후보가 이번 주 예비후보 등록에 나서면서 부울경 선거전도 본격적인 세몰이 양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각 후보들은 지금까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메시지를 내놓는 등 여론전에 치중했지만 지금부터는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시민들과의 접점을 늘리는 것은 물론 바닥 민심을 본격적으로 다지는 이른바 ‘백병전’ 유세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여야는 부울경 기초단체장 후보 확정을 위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27일 출마 선언에 나서고,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 등록도 임박한 상황이다. 부울경 광역단체장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여야 모두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더욱이 전 후보 사퇴로 치러질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무소속 한동훈 전 국힘 대표가 출마를 확정하면서 부산 지방선거의 큰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여당도 하정우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 등 후보군 중에서 최종 후보를 이번 주에 결정한다. 박 시장과 한 전 대표의 보수 연대, 전 의원과 북구갑 후보의 시너지 효과 등 다양한 변수들이 선거판을 요동치게 할 전망이다. 여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지지율 등에 힘입어 부산에서의 우위를 장담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박 시장과 전 의원의 지지율 격차가 점점 더 줄고 머지않아 역전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여야 격돌은 한층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부산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부산 표심은 여야 각 후보들이 정치 비방보다는 해양강국 대한민국을 이끌 글로벌 해양도시 부산의 미래를 위한 확실한 청사진을 제시할 것을 바라고 있다. 경남과 울산 유권자들도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후보를 기다리고 있다. 부울경 각 후보들이 지역 미래에 방점을 찍는 선의의 정책 경쟁을 펼쳐주길 기대한다.
[사설] 재정 부담 늘고 5부제 참여 저조, 석유 최고가격제 딜레마
오늘부터 ‘고유가 지원금’ 지급이 시작된다. 치솟는 기름값에 서민 부담을 줄이려는 조치다. 석유 최고가격제와 공공기관 2부제, 공영주차장 5부제도 전쟁이 초래한 불안정성 확대에 맞서 일상을 유지하려는 비상 처방이었다. 유가 변동성을 흡수하는 보조금 정책은 가격 안정의 효과가 있지만, 장기화하면 부작용은 불가피하다. 인상된 국제 유가를 체감하지 못한 채 세금 투입으로 낮아진 기름값에 익숙해지면 2·5부제와 같은 수요 억제책도 효과를 잃고 재정 부담만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된다. 반면 최고가격제가 갑자기 중단되면 충격파도 적지 않다. 재정 건전성을 지키고 시장 충격파를 최소화할 출구 전략이 시급하다. 석유 최고가격제와 차량 부제는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상충하는 면이 없지 않다. 기름값을 인위적으로 낮추면 차량 운행을 줄이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중 공영주차장 5부제는 실효성 논란이 크다. 부산의 440곳 공영주차장 중 102곳만 실제 적용 중이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구·군 단위 시행률은 13%에 그쳤다. 예외 규정이 너무 많아 사실상 자율 참여에 그치고 있다. 그사이 유가 보조금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정유사 공급 단계에서의 가격 차액을 L당 100∼200원으로만 잡아도 정부는 월 5000억 원에서 1조 원대의 손실을 보전해야 한다. 지금 정말 필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위기의식이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유가 급등 때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임시 시행돼야 할 정책 수단이다. 이 제도는 정유사 출고 가격의 상한을 2주 단위로 갱신해 국제 유가 변동의 충격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국제 유가가 안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위적인 인하 수단을 지속하는 것은 시장 왜곡이라는 부작용뿐 아니라 감당하기 어려운 재정 부담을 초래하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지 않다. 특히 보전금 제도가 종료되어 인상분 차액이 한꺼번에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면 경제를 마비시킬 가능성이 크다. 특히 경유 가격 억제분이 휘발유보다 훨씬 커서 화물차, 항만물류, 건설, 제조업 비중이 높은 부산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연착륙을 고민해야 할 때다. 지금 필요한 것은 유가 불안정의 장기화에 대비한 로드맵이다. 석유 가격상한제 연장이 능사가 아니며, 갑자기 가격 억제 수단을 풀어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도 선택지일 수 없다. 석유 최고가격제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되 취약 계층과 산업에 실질적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유류세 조정과 선택적 보조금, 에너지 취약 부문 지원이 대안일 수 있다. 동시에 대중교통 확대와 에너지 효율 개선 같은 구조적 대응도 병행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휘발유 사용과 세금 부담을 동시에 줄이는 ‘일시적 무상 대중교통’ 제안까지 나와 있다. 유가 급등 초기 대응 체제를 지나 이제는 장기전에 대비한다는 태세 전환이 필요하다.
[사설] 경기 침체에 전쟁 직격탄, 지역 건설 현장 올스톱 위기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상승과 원자잿값 폭등이 지역 건설업계를 고사 위기로 내몰고 있다. 이미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미분양 누적으로 약해질 대로 약해진 체력에 외부 충격이 직격탄이 된 것이다. 국토부가 전국 274곳의 공사 현장을 점검한 결과, 전쟁으로 인한 자재 부족과 가격 급등 탓에 5월부터 공사가 중단되는 현장이 나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탄한 수주 실적과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과 달리 지역의 중견 건설사들은 벼랑 끝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부산처럼 건설업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이 크다. 연쇄 도산과 금융권 부실로 확산하기 전 선제 대응이 절실하다. ‘건설 빙하기’의 심각성은 각종 통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올 1분기 전국 건설업 폐업 신고는 1088건으로 12년 만에 처음으로 1000건을 넘겼다. 부산에서도 종합 건설사 20곳, 전문 건설사 59곳이 문을 닫았다. 신고조차 못 한 채 사라지는 영세 업체도 적지 않다. 부산의 건설업 취업자 수는 2023년 16만 7000명에서 올해 10만 5000명으로 줄었다. 3년 새 6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증발한 것이다. 이처럼 침체한 건설 경기에 ‘오일 쇼크’가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나프타 등 원재료 수급 불안정의 여파가 수개월 지연을 거쳐 본격화한 것이다. 공급망과 현장 모두가 흔들리면서 공사 중단이 속출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레미콘 사례를 보면 현장의 고난을 알 수 있다. 공사장이 줄면서 수요가 감소하니 레미콘 출하량은 4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런데도 가격은 10~20%씩 올라 건설사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여기에 나프타가 원재료인 레미콘 혼화제도 30% 오르면서 추가 인상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또 단열재, 실란트, 창호 등 마감재도 30% 이상 올랐다. 도로포장의 핵심 원료인 아스콘도 생산은 70% 줄었는데 가격은 20∼30% 급등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공사비가 40% 오른 탓에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흔들리면서 조합과 시공사 갈등, 협력업체 연쇄 도산으로 이어졌던 악몽이 재연될 수도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발 빠르게 수급 관리에 나서는 한편, 행정적 지원책을 제시해야 한다. 원자재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품귀 현상 탓에 시장 불안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시급한 공사에 자재를 우선 납품하거나 급하지 않으면 발주 시기를 늦추는 수요 관리에 나서야 한다. 공사비 급등의 부담을 건설사에 전가하지 말고, 물가 변동 조정 체계를 현실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 또 PF 시장 안정과 중소 건설사 유동성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 지방의 건설업은 지역 경제의 뼈대이자 고용의 버팀목이다. 공사가 멈추면 지역 경제가 흔들린다. 현장이 중단되고 나면 백약이 무효다. 지역 경제의 붕괴를 막는다는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성과급 잔치
성과급의 가장 오래된 형태는 ‘조각급(piece rate)’이다. 조각급은 시간당 계산하는 일급만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어렵거나 노동자의 태만 여부를 감시할 감독자를 배치하는 비용이 더 커지는 상황에서 등장한 임금 지급 형태다. 시간에 상관없이 생산 단위를 몇 개 만들었는지에 따라 임금을 계산하는 단순한 방식이다. 국내 건설업계 등에서 공사 때 노동자들이 처리하는 단위의 규모에 따라 품삯을 지급하던 소위 ‘돈내기’가 조각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조각급은 생산성이 오르면 자본가가 품삯의 지급 단위가 되는 단가를 후려치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열심히 하면 다음 달 단가가 깎인다’는 인식을 낳기 일쑤였기에 동기 부여에는 한계가 있었다.조각급이 드러낸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 ‘할증급(premium plan)’이다. 단순하게는 기본 시간급을 보장하면서 표준보다 더 빨리 혹은 더 많이 업무를 수행하면 추가로 주는 돈이라 보면 된다. 19세기 미국 기계공학자 할시가 발표한 계획이 그 원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표준시간의 수립과 절감 효과 측정 등 근대적인 테일러리즘의 성과-측정-보상 체계 확립으로 이어진다.이 같은 보너스와는 결을 달리하는 성과급 체계도 등장했다. 조각급과 할증급이 개인의 생산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또 다른 성과급은 회사 전체의 성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프랑스 기업가이자 경제학자인 르클레르가 19세기 도입한 소위 ‘이익분배’ 제도가 그것이다. 성과 측정 단위를 개인이 아닌 회사로 책정한 이 제도는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과 갈등보다는 협력을 통한 장기근속을 유도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장치로 이목을 끌었다.최근 반도체 초호황 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잔치가 인구에 회자되면서 성과급에 대한 관심이 치솟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은 역사적으로 따지면 조각급이나 할증급이 아니라 이익분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반도체 몇 개를 생산하면 돈을 더 주는 돈내기 방식도 아니고 표준시간 등의 측정에 따른 보상도 아니기 때문이다.노동자 1인 당 수억 원대에 이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에 대해서는 주주 배당 규모와의 형평성, 연구·개발 투자 여력 확보 면에서 여러 논란이 뒤따른다. 심지어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직장인들도 있다고 하니 이번 성과급은 성과급 계보에 한획을 그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논설주간/상무이사
강윤경
수석논설위원
김승일
논설위원
정달식
이상윤
김상훈
천영철
[데스크 칼럼] 양산선, 부울경을 연결하는 미래의 길
오는 11월, 경남 양산 시민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양산도시철도(이하 양산선)가 마침내 개통한다. 애초 계획보다 6년이나 늦어졌다. 예비타당성 조사와 주민 공청회 등의 행정절차까지 포함하면 무려 16년 만에 맺은 결실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각종 인허가와 설계 변경, 예산 확보 등 복잡한 행정절차가 반복되면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갖는 구조적 한계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그만큼 시민들의 기대도 크다. 현재 양산선은 개통을 위한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 종합 시운전과 시설물 점검, 비상 대응 훈련, 운영 인력 교육 등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말 그대로 ‘개통 초읽기’에 돌입했다. 양산선은 부산 금정구 노포동 부산도시철도 1호선 종점역에서 양산 북정동을 잇는 노선이다. 부산과 양산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핵심 교통축이다. 특히 부산도시철도 1·2호선이 양산선을 통해 이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환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양산 시민의 일상 이동 반경이 넓어지고, 부산 도심과의 시간적 거리는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이는 도로 중심 교통체계에서 벗어나 철도 중심의 정시성과 안정성을 갖춘 구조로 전환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번 개통은 양산 교통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환점이다. 그동안 양산은 고속도로와 국도 등 도로망 중심 구조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양산선이 본격 가동하면 철도·버스·도로가 입체적으로 연결되는 복합 교통체계가 구축된다. 향후 광역철도망까지 갖춰지면, 양산은 부울경을 잇는 동남권 교통 허브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 철도가 도시를 어떻게 바꾸는지 양산 시민들은 이미 경험했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양산 연장선은 양산신도시 분양 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교통 접근성 개선은 곧 주거 선호도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는 인구 유입과 도시 확장을 견인했다. 양산선 역시 사송신도시의 가치 상승과 정주 여건 개선에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철도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기반 시설이다. 따라서 양산시는 개통에 맞춰 연계 교통망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각 역을 중심으로 환승 체계를 촘촘히 구축해 접근성을 높이고, 도시 전역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철도와 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사통팔달’ 교통망이 완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기대만큼 우려도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단선 구조다. 양산선은 복선이 아닌 단선으로 건설됐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향후 수송 능력과 운행 효율성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경제성을 고려한 선택이지만, 장기적인 도시 성장과 교통 수요 증가를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장기적으로 복선화를 고려해 최소한 터널 구간만이라도 복선화에 대비하는 설계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여전히 설득력을 갖는다. 역세권 인프라도 과제로 남아 있다. 각 역마다 주차장 확보를 위한 용역까지 진행됐지만, 일부 역은 부지 문제 등으로 충분한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철도 이용의 출발점인 ‘접근성’이 흔들릴 수 있는 대목이다. 환승 편의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이용자가 체감할 기반 시설이 부족하다면 이용률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양산선은 하나의 노선에 그치지 않는다. 향후 부울경 광역철도와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 구축과 연계되며 동남권 교통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게 된다. 부울경을 하나로 잇는 광역철도망이 완성되면 양산은 단순한 경유지를 넘어 중심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본격화하는 부울경 행정 통합 논의와 맞물려 보면, 양산선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커진다. 행정 통합은 제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과 물류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양산선은 부울경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마중물’을 역할을 할 수 있다. 사통팔달 교통망이 곧 광역 경제권 형성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결국 관건은 개통 이후다. 늦어진 시간을 만회하려면 운영의 완성도는 높여야 한다. 단선 구조의 한계를 보완할 운행 전략과 부족한 주차시설 확충, 연계 버스망의 효율적인 재편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분명하다. 개통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이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느냐다. 양산선은 이제 출발선에 섰다. 16년 기다림 끝에 맞이하는 개통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려면 냉정한 점검과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이번 개통이 양산 교통망을 사통팔달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를 넘어 부울경 지역 전체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노트북 단상] 진짜 '1억짜리' 프리미엄 소음입니다
부동산 커뮤니티나 임장 카페를 둘러 보기 전 원소기호처럼 외워야 하는 말이 있다. 이름하여 ‘브역대신평초’다. 이는 부동산에서 투자 가치가 높은 아파트를 고를 때 자주 쓰는 6가지 핵심 요소를 줄인 말로 브랜드·역세권·대단지·신축·평지·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를 뜻한다. 이 공식에서 주목할 점은 ‘초’의 위상이다. 당당히 육각형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초품아 아파트들은 안전한 등하굣길이 보장되고, 학교를 중심으로 학원가와 상권이 형성돼 주변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좋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초품아는 인근 단지보다 상당한 수준의 프리미엄이 붙는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학교는 단순한 교육 기관을 넘어 자산 가치를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인 셈이다. 하지만 프리미엄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역설적이게도 그 균열은 학교가 가장 생동감 있게 살아 움직일 때 발생한다. 바로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운동회날이다. 요즘의 초등학교 운동회는 풍경부터가 예전과 다르다. 호루라기를 입에 문 선생님 대신, 마이크를 잡은 전문 사회자들이 운동장을 진두지휘한다. 아이들의 문화를 꿰고 있는 이들은 최신 유행하는 아이돌 음악을 틀고 ‘랜덤플레이 댄스’로 흥을 돋운다. 스피커를 타고 흐르는 비트와 사회자의 재치 있는 입담에 아이들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몇 옥타브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운동회의 백미인 계주가 시작되면 분위기는 절정에 달한다. 아드레날린이 폭발한 아이들은 목이 터져라 응원전을 펼치고,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들 역시 자식의 질주 앞에선 목소리 톤을 조절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이 활기찬 소동은 담장 너머 아파트 단지에 닿는 순간, 누군가에게는 견디기 힘든 소음으로 변질된다. 즐거운 비명 소리가 커질수록 학교 교무실의 전화기는 쉴 새 없이 울려댄다.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다” “애들 목소리와 음악 소리가 너무 크다. 좀 조용히 시켜라”는 민원 때문이다. 축제가 한창인 운동장이지만 선생님 한 명은 교무실을 지키며 이 날 선 항의를 온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전화를 받지 않거나 대응이 미흡하면 더 날카로운 항의로 돌아오거나 교육청, 국민신문고로 민원이 옮겨가기 때문이란다. 민원을 의식한 사회자는 결국 흥이 오른 아이들에게 “주변에서 민원이 들어오니 조금만 조용히 해달라”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밖에 없다. 아이들의 흥을 올리기 위해 섭외된 사회자가 힘들게 끌어올린 흥을 가라앉히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연출된다. 물론 평온한 일상을 방해받는 주민들의 스트레스를 무시할 수는 없다.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휴식 시간일 것이고, 소음에 예민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운동회는 1년에 단 하루다. 과거처럼 한 달가량 ‘칼각’을 맞추던 연습 기간도 없다. 많아야 운동회를 앞두고 간단한 연습 1~2회와 당일의 소동이 전부다. 게다가 점심 시간 전에 행사는 종료된다. 우리가 ‘초품아’라는 이름표에 지불한 그 프리미엄 안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활기, 그리고 학교라는 공동체가 주는 유무형의 혜택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하루 반나절만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저 시끄러운 함성을 ‘1억짜리 소음’이라고 생각하며 웃어넘겨 보면 어떨까. 아이들이 맘 놓고 뛰어놀 수 있는 동네야말로, 당신의 재테크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값비싼 신호다.
[중앙로365] 흔들리는 국제 질서와 부산 금융의 기회
최근 국제 정세의 불안은 더 이상 외교·안보에 그치지 않고 자본의 이동과 금융기관의 입지를 바꾸는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 전쟁의 장기화, 제재의 상시화, 공급망 불안, 통화 질서의 긴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금융의 관점에서 보면 지금은 단지 위기의 시기만은 아니다. 글로벌 자본과 금융 기능이 더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곳으로 옮겨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부산에는 이 흐름을 금융중심지 도약의 기회로 살릴 여지가 있다. 평상시 금융중심지는 효율과 편리의 공간처럼 보인다. 그러나 불안의 시기에는 그 본질이 드러난다. 자본이 먼저 보는 것은 수익률만이 아니다. 자산이 안전하게 보호되는지, 계약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결제와 청산이 멈추지 않는지, 정책과 규제가 쉽게 흔들리지 않는지를 본다. 결국 금융중심지는 위기 속에서도 거래 질서를 지켜낼 수 있는 도시다. 역사도 이를 보여 준다. 국제 질서가 흔들릴 때마다 중심은 이동했다. 르네상스 이후 유럽의 금융 중심이 베네치아와 제노바에서 앤트워프, 암스테르담, 런던으로 옮겨간 것은 우연이 아니다. 더 크고 화려한 도시가 아니라 더 안정된 제도와 더 예측 가능한 질서를 갖춘 도시가 중심 기능을 끌어들였다. 반대로 정치적 갈등과 제도 혼란을 겪은 도시는 금융 기능을 지켜내지 못했다. 금융은 결국 가장 큰 도시보다 가장 믿을 수 있는 도시를 선택한다. 이제 부산 금융중심지 논의도 국내 다른 도시와의 경쟁 틀에만 갇혀서는 안 된다. 시야를 국제 질서 재편과 글로벌 금융 기능 이동이라는 더 큰 흐름으로 넓혀야 한다. 중요한 것은 다른 도시를 이기는 일이 아니다. 변화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부산이 어떤 대안이 되는 금융도시, 어떤 믿을 만한 보완 도시가 될 수 있느냐이다. 금융허브의 불안정성이 커질수록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보완 도시의 가치는 더 커진다. 부산도 세계 금융 질서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금융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금융도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기회는 언제나 준비된 곳으로 간다. 지금 중요한 것은 부산이 그 기회를 받아들일 준비를 갖추고 있느냐이다. 금융중심지의 경쟁력은 결국 세 가지다. 첫째, 안전성이다. 외부 충격 속에서도 거래와 자산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예측 가능성이다. 규제와 세제, 감독과 정책의 방향이 일관돼야 한다. 셋째, 개방성이다. 외부 자본과 기관, 인력이 실제로 들어와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세 가지 조건이 함께 갖춰져야 비로소 힘을 갖는다. 부산의 현실적 강점은 분명하다. 해양·항만·물류는 물론 부울경 동남권 제조업과 연결된 실물 기반이 두텁다. 공급망과 해상 물류가 국제 정세와 지정학의 영향을 직접 받는 지금, 실물 금융, 해양 금융, 무역 금융, 물류 연계 금융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부산이 이 기반을 금융 기능과 정교하게 연결해 나간다면, 단순한 지역 금융도시를 넘어 차별화된 금융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금융중심지는 구호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실제 산업, 실제 거래, 실제 서비스의 축적 위에서 형성된다. 그런 점에서 이는 부산이 가진 가장 현실적이고도 강한 자산이다. 다만 기회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부산 금융중심지 전략의 가장 큰 위험은 외부보다 내부에 있다. 사업 이름이 바뀌고, 우선순위가 뒤집히고, 선거 때마다 정책의 틀이 흔들리면 어느 금융기관도 장기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자본은 단기적 열정보다 장기적 일관성을 더 높게 평가한다. 부산이 먼저 흔들리지 않는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 중앙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금융 규제, 외환, 세제, 감독의 핵심 권한은 대부분 중앙정부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의 지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두바이와 아스타나의 사례가 보여주듯, 제도 실험과 신속한 집행이 가능한 자율적 운영 기반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현장 중심의 자율성과 실행력이 있어야 금융중심지 전략도 실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지금 부산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 세계의 불안을 남의 일처럼 바라보다가 기회를 놓치는 길, 그리고 금융 기능 이동의 흐름을 읽고 부산을 새로운 대안으로 키우는 길이다. 금융의 역사는 반복해서 같은 사실을 보여준다. 중심은 영원하지 않다. 더 믿을 수 있는 곳,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곳으로 옮겨갈 뿐이다. 부산이 놓쳐서는 안 될 것도 바로 그 변화다. 변화의 방향을 정확히 읽고, 흔들림 없는 전략과 지속적인 실행으로 자기 자리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세계적 불확실성은 분명 부담이다. 그러나 준비된 도시에 그것은 위기가 아니라 재편의 기회가 된다.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느냐는 외부 환경보다 먼저, 그 기회를 끝까지 붙들 의지가 있느냐에 달려 있다.
[편집국에서] 분기 영업이익 57조 원의 무게
‘57조 2000억 원’. 지난 7일 삼성전자가 잠정실적으로 발표한 1분기 영업이익 수치다. 그동안 한국 기업 실적에서 처음보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글로벌 기업들 중에서도 이 같은 숫자를 적어내는 곳은 손에 꼽는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엔비디아가 최근 분기 기준 약 63조 원으로 삼성을 넘어서는 정도이고, 세계 최대 정유사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는 지난해 4분기 약 41조 원을 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의 올 1분기 영업이익도 약 30조 원대로 삼성전자 아래다. 재계에선 반도체 가격 상승이 계속되고 있어서 연말까지 가면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면에서 엔비디아와 비슷하거나 앞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요즘 삼성전자 경영진은 이 같은 숫자나 전망치를 보고도 웃지 못하고 있다. 노조의 5월 총파업 예고 때문이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지난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 대로에서 대규모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현장에는 약 4만 명이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고 있다. 올해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대략 300조 원. 이 영업이익의 15%면 45조 원을 나눠달라는 얘기다. 근로자 1인당으로 치면 6억 원이 넘는다. 삼성은 오랫동안 ‘무노조 경영’의 상징으로 불렸다. 이는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경영 철학에서 나왔다.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노조를 인정할 수 없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었고, 아들인 고 이건희 회장도 이를 따랐다. 하지만 2018년 검찰이 삼성그룹이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한 내부 문건을 다수 확보했고, 이에 이듬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당시 임원들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무노조 경영 폐기’를 발표했다. 그로부터 7년후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내는 시점에 총파업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맞게 됐다. 노조의 파업예고에 대한 여론은 가히 좋지 않다. 이익이 나면 근로자는 그에 상응하는 수익을 회사와 나눠가져야 한다는 건 당연하지만 요구조건이 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당초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영업이익 10% 이상을 장기보유 주식으로 지급한다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거부했다. 만약 노조의 예고대로 파업이 강행되고 24시간 가동이 필수인 반도체 라인이 멈출 경우, 재가동에만 한 달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며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수십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국내 총수출의 약 38%를 차지한다. 삼성전자 파업이 1764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사로 구성된 산업 생태계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대만 언론은 삼성전자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어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소속 일부 회원들이 노조 집회 장소 인근에서 “반도체 호황 사이클에서 공장을 멈추면 주주들의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이라며 노조를 맹비난했다. 삼성전자 사측도 지난 16일 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삼성전자는 초과이익성과급(OPI)은 성과 인센티브여서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판결에 따라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파업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위 행태에 대한 비난론도 거세다. 23일 시위 현장에는 이재용 회장,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사장의 대형 얼굴 사진이 깔렸는데, ‘째째용’(이재용), ‘전시황’(전영현), ‘노때문’(노태문)이라는 조롱성 별칭이 적혀 있었다. 일부 조합원은 사진을 밟으며 지나가기도 했다. “300조 버는데 45조 정도 줄 수 있지 않느냐”는 얘기도 할 수 있지만 삼성은 현재 국내외에서 반도체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백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8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5, HBF(고대역폭낸드플래시)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노조의 발목잡기가 계속된다면 삼성은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이라는 장밋빛 대신 바위를 정상까지 올리면 다시 굴러 떨어지는 ‘시지프스의 형벌’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수시로 이재용 회장을 행사장으로 불러대던 청와대도 이번 사태에는 침묵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가 미래 투자를 해치지 않으면서 적정한 성과보상을 하는 합의안을 빨리 찾기를 기대해 본다. 배동진 지사장 겸 서울경제부장 djbae@busan.com
[김준용의 타임 아웃] 선발투수의 QS
야구에서 안타를 많이 쳐 타율이 높은 타자가 득점 찬스에서는 침묵한다면 좋은 타자일까. 삼진을 잘 잡는 투수가 위기 상황에서 삼진을 잘 잡지 못한다면 좋은 투수라 할 수 있을까. 무를 자르듯 잘하는 선수와 못하는 선수를 구분할 절대적인 숫자는 없다. 조금 더 선수의 실력을 나타내기 위해 야구의 숫자들은 발전해왔다. 단순히 몇 개의 홈런, 몇 개의 안타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야구. 자연스레 다양한 기록, 통계의 지표들이 생겨났다. 최근 들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기사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야구 용어 퀄리티스타트(Quality Start). 선발투수들이 좋은 투구를 하면서 QS라는 단어가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QS는 선발투수가 6회 이상 던지고, 3자책점 이하로 막을 경우를 의미한다. 실점이 아닌 자책점을 기준으로 한 것은 수비 실책 등에 의한 실점은 투수 책임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는 이론이 뒷받침됐다. 승리, 평균 자책점보다 더 엄격하게 투수의 실력을 반영한다. QS는 1986년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리차드 저스티스 기자가 고안해냈다. 1980년대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투수, 중간투수, 마무리투수 분업이 시작됐다. 지금은 어쩌면 당연하게 보이는 역할 분담이지만 1980년대 이전에는 선발, 중간, 마무리의 개념은 없었다. 선발투수는 경기에 나오는 첫 번째 투수일 뿐이었고 그 투수는 며칠 뒤에 중간이나 마지막에 나오기도 했다. 6이닝 3자책점의 기준은 무엇일까. 1980년대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당 평균 득점은 4.63점이었다. 즉 선발투수가 6이닝을 3실점으로 막는다면 자신의 팀이 낼 수 있는 평균 득점(4.63)보다 적게 실점(9회 환산 4.50점)해 팀이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5이닝 1실점, 5이닝 무실점은 점수를 적게 줬을지라도 QS로 인정받지 못한다. QS에는 책임감이 담겨 있다. 선발투수는 한 회라도 더 던져 불펜투수들의 짐을 덜어줘야 한다. 선발투수가 빨리 물러나면 불펜투수들이 많이 소모될 수밖에 없어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1점을 더 주더라도 1회를 더 던지는 것이 선발투수의 책임감이자 능력이라는 의미가 QS에 담겨 있다. 선발투수가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는 팀에서 5~6 경기만에 출전하는 유일한 포지션이라는 점도 있다. 매 경기 출전하는 다른 포지션과 달리 선발투수는 휴식과 관리 끝에 경기에 나선다. 선발투수는 팀에서 애지중지 최고 대우를 받는다. 우리 사회의 선발투수를 떠올려 본다. 책임감의 무게를 느껴야 하고 사회에서 그에 걸맞은 의전과 대우를 받는 사람. 곧 지방선거다. 그들이 선발투수로서 무게감을 크게 느꼈으면 한다. 4년 동안 QS 하길 바란다.
[오션 뷰] 바다 '역동적인 경험'의 장으로
4월의 바다는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린다. 차가운 바람이 잦아들고 햇살이 길어지면, 부산의 해변은 다시 사람들을 맞을 준비를 시작한다. 본격적인 해양 레저 시즌을 앞둔 지금, 바다는 시민 곁으로 성큼 다가와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바다는 가까이 있는 풍경일 뿐, 기꺼이 들어가 일상을 나누는 ‘삶의 공간’으로는 낯설고 멀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어른들에게 “물 조심하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며 자랐다. 바다는 경외의 대상인 동시에 사고가 잦은 위험한 곳, 함부로 다가가서는 안 되는 영역으로 교육받았다. 이러한 ‘물에 대한 공포’는 무의식 속에 바다와의 거리감을 만들었고, 이는 고스란히 부산 해양 문화의 수동성으로 이어졌다. 바다를 ‘도전과 놀이의 대상’이 아닌 ‘조심하고 피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는 한, 부산이 진정한 해양 도시로 도약하기는 어렵다. 물에 대한 공포 거리감·수동성 만들어 부산 해양 도시 표방하지만 규제 중심 바다 활용에 대한 정책적 상상력 부족 풍경 아닌 삶의 공간돼야 경쟁력 있어 부산은 스스로를 해양 레저 도시라 부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현실은 다소 다르다. 우리는 바다가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해양 도시라고 착각해 왔다. 천혜의 자원이라는 이름 아래, 파라솔 개수나 세는 수준의 관리에 머물며 바다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상상력은 충분히 발휘되지 못했다. 이러한 자원 의존적 관성은 행정 편의주의와 결합해, 바다 곳곳에 ‘제약’이라는 빗장을 거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해양 레저 공간을 둘러싼 반복적인 갈등이다. 파도가 좋은 성수기가 되면, 바다를 적극 활용하려는 이들과 안전과 질서를 우려하는 지역 구성원 사이의 긴장이 되풀이된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갈등 그 자체가 아니다. 이러한 상황이 충분히 예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간을 창의적으로 재배치하거나 시기별·구역별 상생 모델을 제시하지 못한 채 ‘구역 나누기’라는 소극적 관리에 머물러 온 행정의 한계가 더 크다. 이 사례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부산 전반의 해양 공간 관리가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정책의 부재는 지역 사회의 피로감을 키웠고, 정작 부산의 청년 해양 레저 인구는 더 자유롭게 바다를 누릴 수 있는 다른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바다를 보러 오라”고 외치면서도, 바다와 가장 깊이 교감하려는 이들에게는 각종 제약을 가하고, 지역민들에게는 갈등의 부담을 떠안기는 모순된 풍경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비단 해양 레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부산의 수많은 아름다운 해안선은 여전히 ‘입수 금지’ 표지판에 가로막혀 있으며, 개인이 카약이나 소형 보트를 띄울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 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지점에서 해외 해양 도시들의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필자가 학창 시절을 보냈던 호주의 시드니, 그리고 업무로 자주 찾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해안 도시들은 바다가 어떻게 도시의 ‘생활권’이 될 수 있는지를 공통적으로 보여준다. 이들 도시는 항만과 해변, 마리나와 해양 레저 산업이 분절되지 않고 하나의 일상적 흐름으로 연결돼 있다. 바다는 통제해야 할 위험 요소가 아니라 안전한 시스템 안에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삶의 공간으로 관리된다. 핵심은 바다를 막는 규제가 아니라 이용을 전제로 설계된 제도와 인프라다. 이제 부산에도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물 조심하라”며 아이들의 손을 붙잡던 방어적 태도에서 벗어나 바다를 어떻게 안전하고 즐겁게 누릴 것인가를 가르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바다는 더 이상 전망권(Ocean View)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시민 누구나 일상적으로 바다와 접촉할 수 있는 경험권(Ocean Life)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이는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자는 주장이 아니다. 바다라는 공공재를 더 안전하고 품격 있게 누리기 위해, 행정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자는 제안이다. 흔히 부산을 두고 ‘노인과 바다’라는 자조 섞인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인구의 고령화 때문이 아니라, 바다를 정지된 풍경으로만 묶어두려는 우리의 낡은 인식과 규제가 만든 합작품일지도 모른다. 바다를 두려워하고 가두는 도시는 미래를 갖기 어렵다. 해양 도시의 경쟁력은 바다를 얼마나 많이 가졌는지가 아니라, 시민이 바다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4월의 파도는 이미 우리를 부르고 있다. 금기를 넘어 모든 시민이 바다의 역동적인 주인이 될 때, 부산의 진짜 성장은 해변 밖이 아니라 바로 그 파도 위에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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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TV 생생정보' 한우육회물회, 광명 소하동 꽃피다한우…고수의부엌(생생정보통 맛집오늘)
김경호 가족사, 심장마비로 떠난 친형 '나의 영웅… 편히 잠들었으면'
소녀시대·배우 팔색조 매력…윤아 “현명한 30대 되고 싶어요”
김혜수 5남매 '축복받은 유전자'… 김혜성-김동훈-김동현-김동희, 직업은?
김현정 '진실과 테크닉' 화제, 가사는?
지석진 콧볼축소 수술 폭로, 강호동 '더 크게 했어야'
민주, 경북 빼고 다 우세… 국힘 '보수 결집 시동'
“어린놈이 무슨 시장”…개혁신당 정이한 후보 유세 중 테러로 응급실
김문수 안은 박형준… ‘보수 결집’ 행보, 득일까 독일까
부산시장 선거 전재수·박형준 격차 준 이유?
하정우, 부산 북갑 출마 결심한듯…어제 정청래와 2시간 독대
‘부산 출마 징후’ 여럿 감지된 하정우… 이번 주 공식화 전망
전재수 'HMM 본사 부산 이전 충분히 가능'
낙동강 전투 서막…배수진 친 전재수·박형준 총력전 돌입
민심 바로미터 부산진구...3번째 리턴매치 승자는?
외지인 한동훈 정치 문법 거부
팽팽한 기싸움 박민식-한동훈 구포초서 어색한 만남
박형준 부산시장, 김문수 전 장관 명예선대위원장 추대
'엄마가 사준 하이닉스 주식, 3000만원→9억'…세금은?
“당신은 비밀 요원입니다”… 부산, 거대한 ‘방탈출’ 무대로 변신 [이색 관광에 원도심 들썩]
HJ중공업, 1만TEU급 컨테이너선 2척 추가 수주
'고유가 지원금' 27일부터 1차 지급…취약계층 우선
부동산 규제 영향 ‘부산 아파트값’ 반년 만에 꺾였다
리노공업, 최대주주 지분매각에 애프터마켓서 10%대 급락
기초연금 개편 시동…'연령 단계적 인상시 최대 600조원↓'
북극항로 참여 선사 공모 27일부터 시작...“9월 운항 목표”
레미콘 긴급 현장에 최우선 투입
'지금부터가 시작'… 피 마르는 지역 건설업
韓증시 시가총액 사상 첫 6000조 돌파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퓨처레디'로 다시 뛴다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4월 27일(음 3월 11일)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4월 28일(음 3월 12일)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4월 26일(음 3월 10일)
코로나 변이 ‘매미’ 증가…방역 당국, 과도한 우려는 경계
다년간 집중 지원, 부산 대표 작품 나온다!
최신 프랑스 영화 한자리에…부산서 프랑스 영화주간 열린다
우리는 전광판 보러 해운대 간다
우리 일상을 바꾸는 ‘담대한 혁명’
[부산 전시] 이번주에뭐볼까 [2026년 4월 15일~ ]
좋은병원들, 첨단재생의료 임상 공동연구 나선다
양산부산대병원 “대학병원 평가서 심장·뇌혈관질환 부문 전국 5위”
속도보다 방향, 성공 대신 사람 [내 인생의 원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