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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김해 도심 습격한 ‘까만 불청객’

올해도 김해 도심 습격한 ‘까만 불청객’

지난 주말 김해시 부원동 일대에는 어둠이 깔리자, 하늘을 뒤덮은 시커먼 무리가 전선과 가로수 위로 쏟아져 내려앉았다. 시베리아를 떠나 월동을 위해 찾아온 겨울 철새 ‘떼까마귀’다. 주민들은 머리 위를 살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떼까마귀가 머무는 전선 아래 도로는 전반적으로 희끗희끗해졌다. 허연 배설물로 뒤덮여 원래 색을 잃고 악취도 났다. 골목에 주차된 차량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민 김 모(54) 씨는 “차에 묻은 배설물을 처리하는 게 일과가 됐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는지 답답하고”고 토로했다.14일 김해시에 따르면 현재 도심으로 유입되는 까마귀 개체 수는 500~1000마리로 추산된다. 김해시에 떼까마귀가 출몰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겨울부터다. 떼까마귀는 시베리아 등 북방지역에서 월동을 위해 국내로 이동하는 겨울 철새다.빗발치는 민원에 김해시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야간 시간대 순찰조를 투입해 강력한 레이저 포인터를 하늘에 쏘아 올리고 있다. 야생조류 보호 규정상 강제 포획이나 살상은 불가능하다. 비살상 대응 방식으로 시각적 자극을 줘 까마귀들을 도심 외곽으로 쫓아내겠다는 심산이다.하지만 사실 이마저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레이저로 쫓아내도 인근 다른 전선으로 자리를 옮겨 앉아 결국 제자리걸음을 하는 모양새다. 시는 우선 살수차를 동원해 배설물로 오염된 도로를 청소하고 현수막을 내걸어 시민에 주의 사항을 알리기로 했다.김해시 환경정책과 측은 “청소해도 까마귀 배설물이 완전히 지워지지는 않는다. 비도 오지 않고 혹시나 결빙 우려가 있어 추운 날에는 물청소도 하기가 어렵다”며 “매일 민원이 접수되지만, 포획·살상이 안 되고 레이저를 쏘아도 멀리 가지 않아 퇴치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부원동과 동상동 같은 인근 도심지는 떼까마귀들이 낮 동안 넓은 김해평야에 가서 떨어진 곡식을 먹으며 활동하기에 적합하다. 도심은 열섬 현상 덕에 기온이 높은데 다, 포식자의 접근을 막아주는 조명과 높은 전선이 있어 야간에는 완벽한 휴식처가 된다.김해시 환경정책과 측은 “기온이 올라 북상하기 전까지는 군집 생활을 하는 특성상 이동 유도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현장 대응반을 상시 운영하고 민원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안내 현수막을 설치하고 신속하게 정화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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