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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불붙인 고유가, 화장품 업계까지 도미노 위기

전쟁이 불붙인 고유가, 화장품 업계까지 도미노 위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23일 원달러 환율까지 1510원을 돌파하면서 ‘고유가·고환율’의 이중 충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517.3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3월 9일 1549.0원을 기록한 후 17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구조상 원가 부담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석유화학 업체 LG화학은 23일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국내 석화 업계는 통상 나프타 수요의 약 25%를 중동산에 의존해 왔는데, 이란 전쟁 여파로 해당 물량의 수급이 사실상 중단된 데 따른 조치다. 수급 불안으로 국제 나프타 가격은 t당 637달러에서 지난주 1161달러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업계 일각에서는 4월 중순을 기점으로 연쇄 셧다운(가동 중단)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석화 설비 가동 중단은 플라스틱·합성수지 등 소재를 사용하는 산업 전반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유화사로부터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을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플라스틱 가공업체들도 원료 확보가 ‘발등에 불’이 되고 있다. 여파는 화장품·패션·식품 등 전방 산업으로도 확산하는 양상이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용기와 포장재 가격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재고를 확보해 단기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중소 브랜드를 중심으로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포장재 부족이 장기화할 경우 K뷰티 성장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정유 업계 역시 원유 수급난에다가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미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에 이어 수급 조정 명령, 수출 제한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업계의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진 상태다.항공업계의 위기감도 크다. 항공사는 전체 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유류비를 비롯해 리스료, 정비비 등 주요 비용을 달러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항공사들은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전월 대비 3배 안팎으로 인상하면서 대응에 나섰지만 유가와 환율 부담을 전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는 환율 변동에 대비한 파생상품 거래가 드물고, 달러 수급에 도움이 되는 외국인 승객의 비율도 상대적으로 낮아 위기감이 더 크다.반도체와 자동차 산업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직접적인 비용 충격은 제한적이지만, 공정용 소재 공급 차질과 장비 운송 지연, 물류비 상승, 수요 위축 등 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유가·고환율은 결국 대다수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상황이다.다만, 정부는 4월 원유 위기설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대체 물량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고, 4월 중순에는 비축유 방출까지 계획돼 있어 전체 수급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정부는 민간 원유 재고 추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민간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4월 중순에 맞춰 비축유를 방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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