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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영화창의도시', 의장도시 부산에서 협력 모색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부산에서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주관 영화 관련 국제 교류와 협력의 장이 마련된다. (재)영화의전당은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부산 전역에서 ‘2025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이하 UCCN) 영화분야 서브네트워크 회의 및 한국 UCCN 워크숍이 개최된다고 밝혔다. 부산시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12개국 14개 영화 창의도시 대표단과 국내 창의도시 관계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영화 전문가 등 100여 명이 함께한다.
행사는 첫날인 오는 23일 오전 10시 부산 수영구 옛 부산시장관사 도모헌에서 개막식과 함께 열리는 UCCN 워크숍으로 시작된다. 각국 영화 창의도시 대표단은 이날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영화아카데미를 방문, 한국 영화산업의 기반을 이루는 정책 개발 산실과 교육 현장을 체험한다.
이튿날에는 해동용궁사와 해운대 블루라인 해변열차 등 부산의 대표적인 영화 촬영지를 탐방하는 무비투어에 나선다. 이어 서브네트워크 운영회의와 지역 영화 창작자와의 교류 행사가 이어진다. 셋째 날인 25일에는 부산의 핵심 영화영상 인프라 시설인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와 후반작업시설, 임권택영화박물관, 영화의전당을 방문하고 영화 창의도시 간 레지던시 사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행사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영화 창의도시 서브네트워크 2차 운영회의를 열어 회의 성과를 정리하고 공동 프로젝트 운영 등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논의한다. 대표단은 26일 오후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되는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 참석을 마지막으로 전체 일정을 마무리한다.
UCCN은 유네스코의 지속가능한발전(SDGs) 2030 어젠다 실천을 위해 2004년 처음 시작된 국제 네트워크로, 112개국 350개 도시가 가입돼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한 영화 창의도시인 부산을 포함해 음악, 공예, 미식 등 7개 분야 12개 도시가 회원 도시로 활동하고 있다. 영화 창의도시는 전 세계적으로 22개국 26개 도시에 이르며, 부산은 2024년부터 의장도시를 맡고 있다.
2025-09-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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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때 놓치기 쉬운 ‘입안 건강관리’ 꼭 챙겨야
유방암을 앓고 있는 60대 A 씨는 항암 화학요법에 들어간 지 2주 째부터 입안의 타는 듯한 통증으로 음식을 씹기 어려웠다. 단순 구내염이라 판단한 A 씨는 평소대로 연고를 바르는 등 자가 처치를 했지만 증상은 더욱 악화됐다. 결국 탈수와 영양결핍으로 인해 A 씨는 항암치료 일정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부산대치과병원 옥수민 구강내과 교수는 “암 치료 중 발생하는 다양한 구강 내 부작용은 치료 연속성은 물론 환자의 영양 섭취와 면역 유지, 심리적 안녕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단순한 불편함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생존율에까지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강 부작용 왜 생기나
항암치료 과정에서 투입되는 항암제와 방사선은 빠르게 분열하는 암세포뿐 아니라 입안의 점막세포와 침샘, 골조직에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다양한 구강 내 부작용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이 구내염이다. 항암제와 방사선이 구강 점막 상피세포의 빠른 재생을 방해하면서 염증과 괴사를 유발한다. 입안이 붉고 허는 증상인데 음식 섭취 때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방사선 치료로 침샘이 손상돼 타액 분비가 줄면 구강건조증이 생길 수도 있다. 입안이 마르고 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 치아가 썩기 쉽다. 심하면 말하거나 침 삼키기도 어렵다. 미각장애와 구취는 항암제의 화학성분이 미뢰세포기능을 억제하거나 파괴하면서 발생한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식욕을 감퇴시킨다. 면역저하 상태에서는 세균, 진균, 바이러스 감염이 증가할 수 있다. 백태나 설염, 구강 칸디다증이 동반되며, 입 주변에 헤르페스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방사선 골괴사는 턱뼈에 혈류 공급 저하 시 치명적인 합병증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 같은 다양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구강관리는 소홀하기 쉽다. 옥 교수는 “A 씨의 경우 내원 당시 구강점막은 광범위하게 벗겨져 있었고, 진균성 감염과 심한 구강건조가 동반된 상태였다”며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에게는 전문적인 구강위생관리와 사전 예방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강관리, 치료 전 시작해야
구강관리는 항암치료에 들어가기 전 예방적 차원에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항암치료 전 충치나 치주염 등 감염부위를 미리 치료하고 보철물은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칫솔질도 필요하다. 최소 하루 2~3회 식후나 취침 전 무자극 치약으로 칫솔질을 하면 좋다. 치간칫솔이나 치실, 혀클리너 사용을 병행하면 좋은데 생리식염수로 하루 2~3회 이상 헹구는 것이 권장된다.
구강관리를 위해 음식 섭취에도 신경 써야 한다. 자극적이거나 지나치게 뜨거운 음식, 단 음식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부드럽고 수분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구강 관리에 필요하다. 무설탕 껌을 활용한 입 운동, 혀 운동 등을 통해 타액 분비를 촉진하는 것도 입안이 마르지 않도록 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금연와 금주는 구강관리에 필수며,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무엇보다도 궤양이나 통증, 감염 등의 징후가 나타나면 치과 또는 주치의에 즉시 보고할 필요가 있다. 옥 교수는 “양치 횟수와 통증, 출혈, 식이 변화 등을 기록하는 구강일지 작성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치료 중이거나 회복기라면
항암치료 중일 경우엔 부드러운 칫솔과 무자극 치약을 사용해 하루 2~3회 이상 치실 사용과 칫솔질을 해야 한다. 무알코올 구강세정제(0.9% 식염수, 클로르헥시딘 등)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물론 무설탕 껌 등을 활용해 타액 분비를 촉진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항암치료 후 회복기 단계에서는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이 필요하다. 구강건조가 지속된다면 인공타액과 침분비 촉진제를 사용할 수 있다. 방사선 치료 후 턱뼈 괴사 예방을 위한 전문적인 모니터링도 뒤따라야 한다. 구강내과의 경우 전신질환과 연계된 구강 문제를 다루는 전문분야로, 항암치료 전후 구강상태를 면밀히 평가하고 증상에 따른 약물치료와 식이조절, 보존적 치료를 제공하는 등 암 환자의 통합적인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옥 교수는 “골괴사 위험이 있는 방사선 치료 후 환자에게는 구강내과적 지속 관찰이 생존 이후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다”며 “환자 본인은 물론 암 치료팀과 구강내과의 긴밀한 협력이 있다면 환자의 삶을 더 건강하게 지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5-09-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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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5] "지역 영화산업 도약 돕는 구름판 역할 기대" [30회 BIFF, 새로운 항해]
“부산의 영화 제작사 입장에서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자랑이고 자부심입니다. 간혹 ‘혼자만의 짝사랑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배려만 좀 더 발휘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죠.”
(주)로케트필름 김영진 대표에게 BIFF는 남다른 애정의 대상이다. 1996년 1회 때 배차 담당 스태프로 일했다는 김 대표는 제작사로 참여한 김용균 감독의 영화 ‘소풍’이 28회 때 ‘한국영화의오늘: 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됐다. ‘소풍’은 BIFF 상영 후 대기업 계열 배급사와 연결돼 전국 개봉을 할 수 있었다. 지난 5월 필리핀에 이어 이번 달에는 일본 극장에서도 관객과 만난다. 김 대표는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 같은 대배우들의 열연과 임영웅이 부른 '모래알갱이'가 삽입곡으로 쓰인 게 큰 역할을 했지만, BIFF가 아니었다면 지금과 같은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김 대표에게 BIFF는 높이뛰기를 도와주는 구름판 같은 존재로 인식된다. 자연스럽게 BIFF가 부산 영화인들의 도약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할 때 지역과 BIFF가 상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김 대표는 “BIFF가 이런 부분을 인식하고 나름의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저뿐만 아니라 좀 더 많은 지역의 PD, 감독, 제작자들이 BIFF를 가까운 친구이자 든든한 동반자로 느낄 수 있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지역 영화 제작사들은 특히 콘텐츠를 사고파는 마켓 참여 기회 확대에 대한 요구도 높다고 한다. 시장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로서는 무엇보다 시급한 현안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여기에 대해 “특혜를 바라는 게 아니라, 가까운 이웃에 대한 배려 차원의 관심을 바라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라고 소개했다.
마침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양종근 부산영상위원회 사무처장도 힘을 실었다. 양 사무처장은 “제작사 입장에서 영화제에 자기 상품을 가지고 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라면서 “한국 콘텐츠에 관한 국제적 관심이 높은 요즘 마켓의 역할과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행히 BIFF의 마켓 정책도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 같다”라면서 “지역 제작사들의 활약을 더 많이 보게 될 날을 기대한다”라고 했다.
김 대표는 지역에 대한 배려는 결국 BIFF가 어려움을 겪을 때 힘이 될 우군을 확보하는 일이라고도 했다. 똑같은 상황에 놓이더라도 평소 이미지에 따라 ‘또 밥그릇 싸움 하네’와 ‘우리가 도와 줄게’로 반응이 극명히 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2025-09-1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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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다학제 진료, 환자 치료에 긍정적 영향 입증”
위암 환자를 치료할 때 다학제 진료가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사실이 논문으로 입증됐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위장관외과 성바울 과장이 ‘위암 환자 치료에서 다학제 진료의 효과와 효율적 운영을 위한 환자군 선정 기준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다학제 진료는 외과, 내과, 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분과의 전문의와 전문가가 환자와 보호자와 함께 참여해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진료 방식으로 △정확한 진단 △치료방법 합의 및 변경 △치료 결정 시간 단축 △환자 생존율 향상 등의 장점이 있다.
성 과장이 2015년 1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다학제 진료를 받은 위암 환자 142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3명 중 1명(29%, 41명)꼴로 다학제 진료를 통해 치료 방향이 변경됐다. 대한위암학회 치료 가이드라인에 다학제 진료에 관한 언급은 있으나 구체적인 기준은 마련되지 않은 만큼 이번 논문이 기준 마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연구는 ‘외과의의 관점으로 본 위암 적정성 평가와 관련된 다학제 진료의 적절성: 후향적 코호트 연구’라는 제목으로 지난 4월 대한외과학회지에 게재된 바 있다. 제1저자는 성 과장이며, 교신저자는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유문원 교수다. 성 과장은 “다학제 진료는 많은 인적·물적 자원이 투입되는 만큼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환자군 선정 기준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09-1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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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달까지 유행 예측… 고령층 특히 주의를
코로나19가 이달까지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청은 이달 첫 주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10주째 증가세를 보였다고 13일 밝혔다.
질병청에서 운영 중인 병원급 의료기관 221곳의 표본감시 결과 올해 36주차(8.31.~9.6.)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433명으로, 지난 주차( 406명)보다 27명 늘어났다. 26주차(63명) 이후 10주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누적 코로나19 입원환자는 5306명을 기록한 가운데 65세 이상이 전체의 60.6%(3214명)을 차지했다. 이어 50∼64세(17.9%), 19∼49세(10.2%)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 역시 올해 36주차 39.0%로 전주보다 1.3%포인트 늘었다. 33주 31.5%, 34주 32.6%, 35주 37.7%로 꾸준히 늘고 있다. 하수 감시 바이러스 농도는 26주차 이후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 36주차 들어 소폭 줄어들었다.
질병청은 이달까지는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질병청은 환절기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일상 속에서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을 생활화하고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어르신 등 고위험군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실내 행사 참여를 자제하고 참여해야 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있다.
질병청은 “고위험군이나 고위험군의 가족은 인후통, 기침, 발열 등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쉴 수 있도록 회사나 단체 등에서도 배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5-09-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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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여행, 마카오·홍콩에서 즐겨보세요
마카오와 홍콩 여행을 소개하는 행사가 부산에서 열렸다.
마카오정부관광청과 홍콩관광청은 11일 오후 부산 롯데호텔에서 ‘마카오정부관광청과 홍콩관관청이 함께하는 부산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마카오정부관광청 유치영 대표와 홍콩관광청 김윤호 지사장 등 관계자와 에어부산, 홍콩익스프레스 관계자, 부산 여행업계 종사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홍콩관광청 김윤호 지사장은 “올해 홍콩 방문객은 지난해보다 20% 늘어났다. 하반기에는 홍콩음식주간, 겨울축제 등 한국인의 관심을 끌 축제가 많다. 보다 풍성하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홍콩에서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콩관광청 엄윤주 차장은 “홍콩에서는 10월에 세계적 미식 축제인 ‘와인&다인 페스티벌’과 ‘마마 어워즈’가 열린다. 가을에 홍콩을 방문하면 다양한 경험을 풍요롭게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카오정부관광청 유치영 대표는 “마카오는 동서양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여행지다. 지난해 마카오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49만여 명으로 중국, 홍콩, 대만, 필리핀에 이어 5위였다. 앞으로 더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카오의 경우 서울에서는 에어마카오, 대한항공, 제주항공이 매주 총 28회, 부산에서는 에어부산이 주 3회 운항한다. 유 대표는 “여권과 항공티켓을 갖고 있으면 홍콩~마카오 간 버스와 페리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오는 12월 24일부터 부산~마카오 간 운항을 매주 2편 증편한다. 현재 화, 금, 일요일 운항 이외에 수, 토요일에도 운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콩익스프레스 관계자는 “부산에서 홍콩으로 갈 때 홍콩익스프레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부산~홍콩 간 오전 7시 40분, 오후 2시 5분, 오후 4시 25분 등 주 10회 운항한다. 홍콩을 환승지로 삼아 인근 중국, 동남아 도시로 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2025-09-1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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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픽] 연극-눈에는 눈, 이에는 이
“종전이 선언되는 순간, 복수가 시작된다.” 극단 가마골이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초기작 ‘타이터스 앤드러니커스’를 각색해 무대에 올리는 작품. 원작이 워낙 거칠고 잔혹해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아니라는 설까지 제기됐지만, 최근 재평가를 받으며 4대 비극의 원안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고트족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로마의 개선장군 타이터스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포로로 잡혀 온 고트족 왕자 처형으로 달래고 종전선언을 한다. 하지만 복수는 복수를 낳는 법. 타이터스에 의해 왕자를 잃은 고트족 여왕 타모라는 타이터스의 혈육을 상대로 광기의 복수극을 펼친다.
작품은 정의를 앞세워 자행되는 힘의 과시가 광기의 발현과 무엇이 다른지 의문을 제기하며 경종을 울린다. 연출·각색 이동준. 14일까지 부산 기장군 가마골소극장. 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4시. 만 17세 이상 관람가. 관람료 3만 원. 예매 네이버. 문의 051-723-0568.
2025-09-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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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 부일영화상 유현목영화예술상 수상자 선정
‘원조 조각 미남’ 배우 장동건이 부일영화상에 뜬다.
부일영화상 사무국은 11일 제34회 부일영화상 유현목영화예술상 수상자로 배우 장동건이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유현목영화예술상은 제1회(잃어버린 청춘)를 시작으로 모두 다섯 차례 감독상을 받은 한국 영화의 거장 고 유현목 감독의 정신을 잇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영화인에게 수여되는 특별상이다. 장동건은 2023년 배두나에 이어 유현목영화예술상을 받는 두 번째 배우가 됐다. 지난해 제33회 시상식에서는 ‘파묘’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장동건의 수상 작품은 허진호 감독의 ‘보통의 가족’(2024)으로, 그는 이 작품에서 자상한 소아과의사 재규로 분해 냉철하면서도 열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양윤호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은 “영화 ‘보통의 가족’은 유현목 감독님이 추구했던 리얼리즘과 휴머니즘에 잘 부합하는 작품으로, 장동건은 이 작품에서 연기 변신을 선보이며 진정성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70세에 이르러서도 ‘말미잘’이라는 작품을 감독하면서 끝까지 영화를 사랑하고, 헌신하며 새로운 변화를 찾았던 유현목 감독님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라며 “이런 두 예술가의 공통된 열정과 의지가 이번 수상자 결정의 중요한 이유가 됐다”라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1958년 국내 최초 영화상으로 제정돼 우리나라 영화 황금기를 이끈 부일영화상은 1973년 16회를 마지막으로 중단된 후 2008년 35년 만에 부활, 18년째 우리나라 최초 영화상의 명성과 권위를 이어오고 있다.
제34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 이튿날인 오는 18일 오후 5시부터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다. 식전 행사로 핸드프린팅과 레드카펫이 열리며, 본 행사에서는 올해의 스타상과 유현목영화예술상을 포함한 16개 부문의 수상자(작)에 대한 시상이 진행된다.
핸드프린팅은 지난해 제33회 부일영화상 수상자들이 참석한다. 남녀 주연상 수상자인 배우 정우성과 김금순을 비롯해, 임지연(여우조연상), 이준혁(올해의 스타상/남), 신혜선(올해의 스타상/여), 김영성(신인상/남), 정수정(신인상/여)이 함께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충무로 대표 배우 김남길과 천우희 공동 사회로 진행되는 제34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은 네이버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인 ‘치지직’과 네이버TV에서 동시 생중계된다.
한편, 2025 부일영화상 작품상 최종 후보엔 영화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아침바다 갈매기는’ ‘장손’ ‘전, 란’ ‘하얼빈’이 올랐다. 또 김형주(‘승부’), 우민호(‘하얼빈’), 이언희(‘대도시의 사랑법’), 정윤철(‘바다호랑이’), 황병국(‘야당’) 등 쟁쟁한 충무로 감독들이 최우수 감독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2025-09-1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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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부산대병원 김휘곤 교수, 부울경 첫 산부인과 로봇수술 개인 1000례
양산부산대병원 김휘곤 산부인과 교수가 부울경 첫 산부인과 로봇수술 개인 1000례를 달성했다.
11일 양산부산대병원에 따르면 산부인과 로봇수술은 집도의에게 기존 복강경 수술보다 10배 이상 확대된 3차원 영상을 제공해 접근하기 어려운 부위도 정밀하게 수술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임기 여성의 가임력을 보존하는 것은 물론 주변 조직을 보호하고 혈관과 신경 등 주변의 장기 손상을 최소화 하는데도 효과적이다. 김 교수는 “난소 종양 수술에 다빈치 단일공 로봇 시스템을 활용하면 정상 난소의 난포 손상을 최소화해 난자가 손상되지 않도록 수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산부산대병원 산부인과는 2015년 6월 로봇수술을 시작한 이후 자궁(선)근종절제술, 난소낭종절제술 등 양성질환을 비롯해 자궁경부암, 난소암 등 다양한 산부인과 질환 치료에 로봇수술을 꾸준히 적용해왔다. 양산부산대병원은 지난 6월 부산·경남에서는 처음으로 다빈치 로봇수술 5000례를 달성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수도권 못지 않은 수순의 고난도 로봇수술이 지방에서도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며 “로봇수술 적용 질환을 지속적으로 연구·확대해 보다 많은 환자들이 안전하고 고품질의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9-1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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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 한자리’ 시민건강강좌 열린다
건강과 관련한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는 장이 부산서 펼쳐진다.
부산시약사회와 약사항암식물연구회는 오는 24일부터 11월 5일까지 연휴를 제외한 매주 수요일 부산광역시약사회관 7층 강당에서 제4회 시민건강강좌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강좌는 각종 항암 기능성 식물 재배와 건강 생활 습관 등 일상생활 속 건강관리에 꼭 필요한 건강 정보를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부산시약사회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약사항암식물연구회가 주관하고 부산시가 후원한다.
부산시약사회 이향란 부회장이 ‘당을 줄이면 나이도 늦춘다’는 주제로 오는 24일 첫 강좌에 나선다. 다음 달 1일엔 부산시약사회 변정석 회장이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한 약물 복용법’을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
동의과학대 곽영규 명예교수는 같은 달 15일 ‘주말 텃밭 과일나무 키우기’를 주제로 강의에 나서며, 같은 달 22일에는 약사항암식물연구회 최정규 회장의 강의 ‘숙근초란? 작약의 재배와 활용 중심으로’를 들을 수 있다.
국립순천대 박종철 명예교수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약초 그리고 이들의 약초 구별법’(10월 29일)에 이어 곽 명예교수의 ‘삽목, 접목, 병충해 정보’(11월 5일)로 모든 강좌가 마무리된다.
모든 강의는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며, 부산시약사회 홈페이지에서 사전신청이 가능하다. 포스터에 첨부된 QR코드로도 신청할 수 있으며, 사전신청 후 강좌에 참석하면 선물을 받을 수 있다.
2025-09-0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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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혈당 공포? 식습관 올바르면 걱정 없다
‘혈당 스파이크’ 불안의 시대다. 연속혈당측정기가 널리 보급되면서 SNS를 중심으로 혈당 스파이크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자 일반인들도 혈당 변화에 크게 민감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식후 혈당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혈당이 오르는 것 자체가 아니라 얼마나 급격하게 변화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혈당이 얼마나 요동치느냐가 관건
‘혈당 스파이크’는 학술 용어가 아니다. 식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고 다시 급격히 떨어지는 혈당 그래프 모양을 보고 스파이크라는 단어가 붙었다. 프랑스 생화학자 제시 인차우스페의 개념으로 널리 알려졌다. 28년간 혈당을 연구하고 환자를 만나온 서울대병원 조영민 내분비대사내과 교수가 최근 내놓은 저서 <혈당 스파이크 제로>에 따르면 의학계에선 ‘글루코스 익스커션’이라 부르는데, 혈당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 급격히 변동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혈당이 얼마나 요동치느냐다. ‘혈당 스파이크’에 대한 학계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지만, 조 교수는 여러 국내외 연구를 토대로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 공복 혈당에 비해 식후 혈당이 50mg/dL이상 오르거나 식후 혈당이 140mg/dL이상 상승하면 혈당 스파이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일반인의 데이터 대부분은 정상적인 식후 혈당 반응인 셈이다. 조 교수는 “혈당 스파이크가 당뇨병의 원인인지, 당뇨병이 생기는 소인을 가진 사람이 보이는 결과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혈당 수치 하나로 건강의 전부를 판단하려는 시도는 과도한 일반화”라고 부연설명했다.
식후 혈당 수치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지만 몸에서 보내는 중요한 신호라는 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일본의 저명한 비만·당뇨병 전문의로 교토부립의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시마바라병원 비만·당뇨병 센터를 맡고 있는 요시다 도시히데 센터장은 저서 <약 없이 혈당 낮추는 양배추 식사요법>에서 혈당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혈관 손상을 우려한다. 혈당이 급변하면 세포를 손상시키는 유해물질인 활성산소가 대량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동맥경화 뿐만 아니라 심근경색, 뇌경색 발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혈당의 지나친 급상승은 인슐린 과다 분비를 야기하는데, 뇌에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이 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물질이 축적될 수 있다.
식사법만 바꿔도 혈당 조절 가능
전문가들은 식습관만 바꿔도 식후 혈당 수치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밝힌다. 조 교수는 ‘총천연색’ 원칙을 밥상에 적용해 볼 것을 추천했다. 라면을 끓이더라도 파와 콩나물을 넣고 노란 달걀을 깨뜨려 넣는 식이다. 치킨을 먹는다면 샐러드를 추가해 보고 병아리콩의 노란색에 토마토의 붉은색, 양상추의 녹색을 섞어 주면 보기도 좋고 영양소 균형도 좋아진다는 설명이다.
요시다 센터장은 ‘식전 양배추 먹기’로 혈당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매일 식전에 생양배추 6분의 1개를 5cm 크기로 큼직하게 썰어 ‘천천히’ 먹는 것이 포인트다. 싫증 나지 않도록 레몬즙이나 폰즈 소스, 매실 맛 소스 등을 취향에 따라 뿌려 먹을 수도 있다. 병아리콩이나 고구마, 방울토마토, 불린 미역 등을 올리고 소스와 곁들여 먹어도 좋다. 식전 양배추를 먹고 세 끼 식사마다 식사 시작 후 30분 뒤부터 스쿼트나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1일 프로그램도 참고해 볼만하다.
현직 약사이자 유명 유튜버 ‘오징어약사’로 활동 중인 김선영 퀀텀엔에스 이사는 저서 <혈당 블로킹>을 통해 올바른 거꾸로 식사법을 강조했다. 거꾸로 식사법의 핵심은 채소로 시작하되 단백질을 탄수화물보다 먼저 먹는 것에 있다. 단백질에 포함된 아미노산 가운데 류신은 췌장의 베타세포를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도와 혈당 조절에 유익하다. 류신이 풍부한 식품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구하기 쉬우면서 맛도 좋은 것이 ‘계란’이다. 식사 전에 삶은 계란 1~2개를 먹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도 필수
식습관뿐만 아니라 운동,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도 식후 혈당을 낮추는 필수 요소다. 명상 등으로 감정을 조절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여 수면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 조 교수는 일단 5분 걷기라도 시작해 볼 것을 조언했다. 눕거나 앉아 있는 것 외의 모든 활동이 식후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식사, 운동, 수면시간, 스트레스를 간단히 노트에 적어보며 모니터링해볼 것을 추천했다. 기록을 통해 어떤 부분이 약한지 파악하고 무엇을 바꿔야 할지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요시다 교수 역시 흐트러진 생활습관부터 바로잡을 것을 강조했다. 아침에 햇볕을 쬐고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으며 취침 전에 스마트폰 등의 화면을 보지 않는다는 식이다. 요시다 교수는 의자에 앉아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을 여럿 소개하며 시간날 때마다 틈틈이 움직일 것을 제안했다.
영양제 복용은 어떨까. 김 이사는 “영양제로 얻을 수 있는 혈당 조절 효과는 운동, 식습관 개선과 비교하면 10% 이하”라며 영양제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결코 주인공이 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먹은 음식을 에너지로 바꿔주는 비타민B군이나 뼈 건강의 필수 영양소인 비타민D는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지만 식습관과 생활습관 개선을 소홀히 하면 영양제 복용이 되레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교수 역시 식품이나 건강보조제의 효과는 미지수라고 밝힌다. 조 교수는 “혈당 조절을 위해서는 반드시 담당의와 상의해야 한다”며 “애매한 건강기능식품보다는 처방약 복용이 훨씬 효과적이고 안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5-09-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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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부산 송도에서 '세븐비치 어싱' 대장정 마무리
부산 맨발걷기(어싱)를 선도하며 전국적인 열풍의 중심에 선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가 오는 20일 오후 3시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지난해 4월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시작된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는 광안리와 다대포, 송정, 임랑, 일광해수욕장 등 부산의 7개 주요 해변을 맨발로 걸으면서 몸과 마음의 치유 시간을 가지는 시민 건강 프로젝트다. 한 이벤트에 최대 1만 여 명이 모이는 등 지역민은 물론 전국 각지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부산시가 지난해 특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맨발걷기 좋은 도시’를 선포한 데 이어 최근 북구가 1.5km 규모의 맨발산책로를 공개하는 등 기장군을 비롯해 금정구, 부산진구 등이 맨발걷기 좋은 길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는 20일 송도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이벤트는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부산상공회의소, BNK금융그룹, 부산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부산맨발걷기좋은도시운동본부가 주관한다. BNK부산은행과 부산미래IFC검진센터, 팬스타크루즈, 부산교통공사, 강림CSP, 금양, 송도해상케이블카, 대성문, 은산해운항공, 윈덤그랜드부산 등 지역 기관·기업의 후원이 잇따르면서 이번 이벤트 역시 별도 참가비 없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이벤트는 송도해양레포츠센터 앞 해변에서 출발해 송도 거북섬 구름산책로를 반환점으로 돌아오는 약 2km의 코스로 구성된다. 모래사장을 중심으로 걸었던 앞선 이벤트와 달리 이번 이벤트에서는 모래사장은 물론 해변 데크, 구름 산책로 등 맨발걷기 동선이 다채롭다.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의 마지막 도전인 만큼 이번 어싱에선 7개 해변을 모두 완주한 도전자에 한해 기념 메달과 송도해상케이블카 왕복 탑승권이 부상으로 주어진다.
앞선 행사와 마찬가지로 체성분·뇌파맥파 검사 등을 위한 메디컬 센터 부스가 운영되며, 2000명 규모의 사전 온라인 신청자에 한해 참여 가능하다. 어싱 챌린지 홈페이지(earthing.busan.com)나 부산일보 홈페이지 부산닷컴(busan.com) 상단 배너에서 신청할 수 있다.
신발가방과 생수, 배지는 현장 등록 부스에서 받을 수 있으며, 챌린지를 마치고 현장 부스를 방문하면 당첨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스크래치 경품권을 받을 수 있다.
2025-09-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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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예매 올해도 말썽… "이럴 거면 시스템 왜 바꿨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산국제영화제(BIFF) 티켓 예매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아 영화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개폐막작과 오픈 시네마, 미드나잇 패션, 액터스 하우스, 커뮤니티비프 상영작에 대한 온라인 티켓 예매가 시작된 5일 오후 2시 이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개막작인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를 예매하려던 김 모(23) 씨는 “잔여 좌석을 확인하고 선택하면 어김없이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라는 메시지를 확인해야 했다. 이런 식으로 50분간 컴퓨터와 실랑이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지난해까지 발생한 문제를 없애려 시스템 회사를 바꿔 새로 구축했다는 뉴스를 봤는데, 왜 바꿨는지, 제대로 점검이나 했는지 의문이 든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 씨는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며 “뒤늦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결국 그사이 좌석이 사라지거나, 결제 제한 시간이 초과돼 예매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개막작 표 구하기를 실패한 김 씨는 결국 추가로 진행하려던 다른 섹션 티켓 구하기마저 포기했다.
또 다른 영화팬 이 모(46) 씨는 "매진이면 매진이라는 메시지라도 나와야 포기하고 다른 작품을 선택할 건데, 메시지가 아예 뜨지 않았다"면서 "결국 매진 확인도 못 하고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어 "우여곡절 끝에 결제 과정까지 왔지만, 결제 버튼이 눌러지지 않아 다시 좌석 지정 단계로 돌아가기도 했다"며 허탈해 했다.
DC인사이드 누벨바그 등 온라인 갤러리에도 유사한 글들이 폭주했다. “와 부국제 진짜 어떡하려고 그러냐?”라는 안타까움을 드러낸 글은 그나마 얌전한 편. 욕설과 함께 “정신적 피해 보상 청구 가능하냐?”라는 항의성 글까지 올라왔다.
이런 상황이 한 시간째 계속됐지만 BIFF는 “담당 부서에서 확인하고 있다”라는 대답만 반복했다. 앞서 BIFF는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예매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큰 원성을 들었다. 지난해에는 일부 환불 사태까지 벌어졌다.
BIFF는 올해 제30회 영화제를 앞두고 기존 회사와 계약을 해지한 후 새로운 기업과 티켓 예매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결과적으로 이용객들의 불평을 피하지 못했다.
BIFF 측은 "(예매가)아예 안 된 건 아니다"며 "초기 트랙픽이 많이 발생해 시스템이 불안정했다"고 밝혔다.
2025-09-0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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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냄새 물씬 풍기는 경남 합천 해인사
도시에서는 아직 무더위가 한창인데 이곳에서는 이미 가을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35도를 오르내리는 도시 기온과 달리 이곳 숲속 기온은 25도 안팎이다. 더위는 오간 데 없고 시원한 기운이 느껴진다. 식당에서는 에어컨조차 가동하지 않은 채 앞뒤로 열어둔 문을 통해 오가는 이른 가을바람으로 시원한 실내를 유지한다. 이곳은 경남 합천군 해인사다.
■해인사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문을 열고 내리자 바닥이 울퉁불퉁하다. 땅이 고르지 않은 것인지 궁금해서 아래를 내려다본다. 이런! 땅바닥이 온통 나무에서 떨어진 도토리 천지다. 가을이 제철인 도토리를 보면서 신기한 마음은 나만의 것은 아니다. 이른 가을을 느끼러 해인사를 찾아온 많은 사람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도시의 무더위에서 벗어난 해방감이라도 느끼는 것인지 모두의 얼굴은 밝고 시원하다. 일주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가족의 표정은 그지없이 환하기만 하다. 산책이라도 나온 것인지 가벼운 등산복 차림의 중년 부부는 가벼운 발걸음을 옮긴다.
아직 푸른 잎이 무성한 숲길을 걷는다. 나무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기는 하지만 그다지 덥지는 않다. 숲에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온 몸을 간질이는 게 기분이 좋다. 숲길 한쪽에 오래된 고사목 한그루가 보인다. 설명문을 읽어보니 해인사 창건 무렵부터 무려 1200년 동안이나 살다 80년 전에 고사했다고 한다.
해인사를 지켜온 고사목에 감사의 인사를 간단히 드리고 고개를 들면 ‘해인총림’이라는 현판이 붙은 봉황문이 나온다. 늦은 가을이면 봉황문 앞 숲길은 잘 익은 단풍이 우거져 잊을 수 없는 ‘사진 맛집’ 역할을 한다. 굳이 단풍철이 아니더라도 이 길은 정말 예뻐서 언제 어떻게 찍어도 훌륭한 사진이 나온다.
오랜만에 뵙는 사대천왕에게 인사를 드리고 봉황문을 지나면 심장 모양의 노란 종이가 주렁주렁 매달린 나무 한 그루가 등장한다. 나무 앞에는 ‘소원나무’라는 이름표가 붙었다. 산신이 깃든 곳이어서 가야산에서 가장 영험한 장소이니 이곳에 소원을 적고 간절히 기도하면 모든 게 이뤄진다고 한다.
‘소원나무’답게 많은 소원이 적혔다. 한화 이글스가 올해 프로야구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현상을 반영하듯 ‘한화, 우승하게 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보이는가 하면 ‘의대 합격 바랍니다’라는 현실적 글귀도 나타난다. 그래도 가장 많은 글은 ‘우리 가족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이라는 내용이다. 역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가족이다.
구광루, 관음전, 대적광전 등 해인사가 자랑하는 여러 건물을 지나 발걸음은 장경판전으로 향한다. 세계 유일의 대장경판 보관용 건물인 장경판전은 지난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올해로 30주년을 맞는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많은 세계문화유산을 둘러봤지만 정작 우리나라의 대표적 건축물인 장경판전은 아직 한 번도 찾아온 적이 없다. 그래서 뒤늦게나마 이번 여행에서 꼭 살펴볼 작정으로 해인사를 찾은 것이다.
한눈에 보기에도 장경판전은 매우 독특한 형태의 건물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윗부분과 아랫부분에 크기가 다른 환기용 창으로 덮인 외벽이다.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한 외국인은 장인, 장모와 함께 건물을 둘러보면서 다양한 창이 신기한지 눈길을 떼지 못한다.
고대 로마인은 물을 운반하는 수로를 만들 때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정말 미세하게 기울기를 조절했다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단순한 건물인 장경판전에는 현대 건축기술로도 만들기 어려울 정도로 정확한 환기와 습도 조절의 과학이 숨어 있다고 하는데 이런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조상들이 고대 로마인 못지않게 얼마나 많은 시간과 경험, 노력을 기울였을지 눈으로 보지 않고도 알 만하다.
■대장경테마파크
해인사에서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을 관람한 김에 정확한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 사찰 인근에 자리를 잡은 대장경테마파크로 달려간다. 시계가 오전을 지나 오후로 넘어가면서 해가 뜨거워져 기온이 높아지던 참이라 이제 실외보다는 실내에서 열기를 식혀야 할 상황이기도 하다.
대장경테마파크는 팔만대장경과 기록문화를 주제로 한 체험학습 공간이다. 각종 자료가 풍부하고 미디어아트도 다양해서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다만 솔직히 평가하면 어린이라면 누구나 즐거워하겠지만 성인 중에서는 흥미를 못 가질 수도 있다는 점을 잘 감안해야 한다.
대장경테마파크 입구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기록문화관부터 둘러본다. 우리나라와 세계의 기록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공간이다. 하이라이트는 3층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다. 반응형 IT 기술을 활용한 빛 축제가 공간을 가득 메운다. 빛 축제의 주제는 팔만대장경을 강화도에서 해인사로 옮기는 과정을 표현한 ‘이운(移運)의 사계’다. 단순히 행렬을 표현한 게 아니라 운송 과정을 사계절에 빗대어 나타낸 것이다.
이운 행렬의 시작인 ‘봄’에는 색색 꽃이 화려하게 피고 나비가 날아오른다. ‘여름’에서는 반딧불과 은하수가 온 세상을 밝게 비춘다. 벽에 나타나는 행렬 그림을 만지면 선명한 옷이 입혀지고 반딧불이 흩어진다. 이운 행렬이 해인사에 도착한 ‘가을겨울’에는 붉은 단풍잎과 눈발이 날리고 상큼한 바람이 분다. 마지막으로 풍등의 방이 나타난다. 무사 이운의 소망을 풍등 조명으로 연출한 곳이다. 풍등이 떠다니는 환상적인 공간이어서 포토존으로 인기가 높다.
기록문화관에는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활용한 ‘신왕오천축국전’ 전시실도 있다. 우리나라 기록문화 발달사를 담은 곳인데 디지털, 빛, 영상을 활용한 입체적 전시물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대장경테마파크의 중심시설은 대장경천년관이다. 1층 로비에서 전시실로 올라가는 회전형 계단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둥근 계단 공간에는 동판 대장경이 꽂혔는데 그 위로 입체적인 3D 래핑 영상이 쏟아지는 게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대장경천년관에서는 대장경에 대한 모든 사실을 배울 수 있다. 대장경로드실은 부처의 깨달음이 경전으로 기록되는 과정과 경전이 우리나라로 전해지는 과정을, 대장경신비실은 대장경 기록 과정을 재현한 공간이다. 강화도에서 해인사까지 경판을 옮겼던 이운 행렬도 펼쳐진다.
대장경보존과학실에서는 목재로 만든 팔만대장경이 1000년 동안 보존될 수 있었던 비밀을 알려준다. 해인사 장경판전의 건축 기술도 알기 쉽게 풀어 놓았다. 미디어아트 작가 이이남 씨의 ‘천년의 합창’은 대장경을 1000개의 디지털 불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대장경천년관 관람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오른쪽 언덕에 공군항공기 F-36F 한 대가 보인다. 순간 당혹스러워진다. 대장경을 소개하는 시설에 어째서 항공기일까. 합천군청 홈페이지에서 사실을 확인해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국전쟁 당시 공군 제1전투비행단 제10전투비행 전 대장으로 근무한 김영환 장군(당시 대령)은 1951년 7월 18일~9월 18일 지리산 공비토벌작전을 수행하면서 “무장공비가 주둔한 해인사를 폭격하라”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했다. 조상이 남겨준 문화유산을 폭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의 명령 거부 덕분에 해인사는 물론 팔만대장경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테마파크에 공군기를 가져다놓은 것이다.
김영환 장군 이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막판 프랑스 파리를 점령한 독일군 총사령관 콜티츠 장군의 사연을 생각하게 한다. 그는 히틀러로부터 “파리를 초토화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했다.
김영환 장군은 물론 콜티츠 장군은 아무리 상명하복 체제의 군대라 하더라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명령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고 이를 실천한 인물이었다. 양심은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똑같은 가치를 지닌다는 사실을 두 사람 이야기에서 잘 알 수 있다.
2025-09-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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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예매 전쟁 막 오른다
이제는 예매 전쟁이다.
오는 17일 개막하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온라인 예매를 시작한다. 예매는 5일 개·폐막식을 시작으로 9일 일반 상영작까지 두 차례로 나눠 진행된다.
우선 개·폐막식 입장권 예매는 5일 오후 2시부터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개막식 입장권으로는 17일 오후 6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리는 개막식과 박찬욱 감독의 개막작 ‘어쩔수가없다’를 만날 수 있다. 폐막작은 올해 신설된 경쟁부문인 ‘부산 어워드’ 대상 수상작이 상영된다.
개·폐막식과 함께 오픈 시네마 야외상영작, 미드나잇 패션 심야상영작, 액터스 하우스, 커뮤니티비프 예매도 이날 동시에 시작된다.
일반 상영작 예매는 9일 오후 2시부터 가능하다. 예매는 모두 BIFF 공식 홈페이지(biff.kr)에서 진행되며, 1회 예매 시 최대 2장까지 구매할 수 있다. 전체 상영 시간표 역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현장 매표소도 운영된다. 현장 매표소는 개막일인 17일부터 폐막일까지 영화의전당 야외 사거리에 설치된다. 개·폐막식을 제외한 예매 당일 상영작과 다음 날 오전(1·2회 차) 상영작 표를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매진되지 않았거나 예매 취소된 표도 현장 매표소에서 예매할 수 있다. 개·폐막작 3만 원, 미드나잇 패션 2만 원, 액터스 하우스 1만 5000원, 일반 상영작 1만 원.
2025-09-04 [1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