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민트’ 박정민 “내 인생에 멜로는 없을 것 같았는데…”
“제 인생에 멜로는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만 잘하자는 마음이었죠.”배우 박정민은 영화 ‘휴민트’에서 연기한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을 이렇게 돌아봤다. 박정민은 류승완 감독의 신작에서 옛 약혼녀를 다시 마주한 뒤 신념과 감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정민은 “대사가 많지 않은 캐릭터”라며 “말없이 감정을 보여줘야 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류승완 감독의 신작 ‘휴민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남북 정보요원의 대립과 공조를 그린 첩보 액션 영화다. 전작 ‘베를린’, ‘모가디슈’와 세계관을 잇는 해외 로케이션 3부작의 완결편이기도 하다. 박정민이 연기한 박건은 국가에 대한 충성을 신념처럼 품고 살아온 원리원칙주의자다. 그는 “갈등해본 적 없는 사람이 처음 갈등하기 시작할 때의 감정은 서툴 수밖에 없다”며 “말로 표현하기보다 침묵과 눈빛으로 드러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연출을 맡은 류 감독은 준비 과정에서 박정민에게 여러 작품을 추천했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007’ 시리즈, 프랑스 영화들, 그리고 ‘영웅본색’, ‘첩혈쌍웅’ 같은 홍콩 누아르가 참고 목록에 올랐다. 박정민은 “감독님이 설명하면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남자들의 정서’를 이야기했다”며 “그 분위기를 이해하려 애썼지만 그대로 흉내 낼 수는 없었다”고 했다. “감독님이 추천해준 영화들을 볼수록 ‘어떻게 하라는 거지?’란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더 혼란스러웠어요.(웃음)”외형에도 변화를 줬다. 전작 ‘밀수’에서 10㎏ 이상 체중을 늘렸던 박정민은 이번엔 평소보다 10㎏ 이상 감량했다. 촬영 전 매일 10km씩 달리며 붓기를 빼고 얼굴선을 정리했다고. 그는 “살을 빼는 것보다 여백을 정리한다는 느낌이었다”며 “촬영 전 러닝을 하고 가지 않으면 얼굴이 다르게 보여서 운동을 하고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액션 연기도 위험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직접 소화했다. 총기 액션, 육탄전, 폐쇄된 공간에서의 격투 등을 직접 연기한 감당한 그는 “액션도 결국 감정 표현의 한 방식”이라고 했다.박정민은 류승완 감독을 신뢰한다고 했다. 그는 류 감독과 협업을 언급하며 “합이 잘 맞는다는 믿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박정민은 20대 중반 자신에게 중요한 역할을 맡겼던 류 감독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더 마음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이번 작품의 성패에 대해 “큰 영화일수록 부담이 있지만 책임은 나눠진다”며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감독님과 하면 뭘 해도 잘 나올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지금까지 같이 했던 것 중에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받은 건 아직까진 없었거든요.”이 작품의 볼거리 중 하나는 박정민의 그려낸 사랑이다. 박정민은 이번 작품을 멜로로 인식하지 않았다며 “누군가를 구출하는 액션 영화라고 생각했지만, 촬영을 이어가다 보니 감정의 농도가 점점 짙어지는 걸 느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덧붙인다. “멜로도 해보고 싶어요. 다만 제가 멜로하는 모습을 보고 누군가가 징그러워할까 봐, 겁이 나는 것 같아요. 연기는 결국 제 안을 뒤져서 꺼내는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볼게요.”
55년 만에 완성한 최민식 사진집 시리즈 ‘인간’
2013년 별세한 다큐멘터리 사진의 대가 최민식 작가의 사진집 <인간(HUMAN)> 15집이 최근 발간되며 58년 만에 시리즈가 완결됐다. 1968년 시작된 이 사진집에는 항상 가난한 자와 아픈 자, 소외된 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자갈치 아지매'부터 거리의 아이들, 비린내 나는 손을 뒤로 하고 아이에게 젖을 물린 어머니 등 늘 우리 곁의 '아웃사이더'가 나온다. 자갈치 시장에서는 얼굴이 너무 알려져 변장하고 셔터를 누르기도 했고, '거지 사진'을 찍고 다닌다는 이유로 수도 없이 경찰에 끌려가기도 했다. 뷰파인더에 정신없이 '인간'을 담다가 자갈치에서 구포까지 걷기 일쑤였다. 최민식은 그렇게 인간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작품을 쏟아 내며 사진사의 큰 획을 그었다. 그는 죽기 전까지 14권에 달하는 사진집 <인간(HUMAN)>과 저서 20여 권을 세상에 남겼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일본 등지에서 해외 개인 초청전을 15차례 열었고, 한국사진문화상(1974년)과 문화훈장(2000년)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2012년 말부터 시리즈 마지막인 15집을 준비하며 서문까지 써 두었지만,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해 2013년 별세하며 15집 제작은 중단되었다. 최 작가의 필름과 작품, 카메라 등 13만 점은 국가기록원에 기증됐고, 그를 '민간기증 국가기록물 1호'로 지정했다. 최 작가는 <인간(HUMAN)> 사진집 서문에 항상 “사진은 사실적이며 진실해야 한다. 인간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존중이 내가 사진 찍는 힘이며 낮은 계층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전달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찰나의 순간을 영원이라는 메시지로 전환하며, 후세에 자신이 살아간 시대의 사회 구조를 남기려는 기록자로서의 사명도 잊지 않겠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2012년 시작돼 결국 13년 만에 나온 <인간(HUMAN)> 15집은 국가기록원에 소장된 고인의 필름 15만 점 중 엄선해 미발표작 290여 점을 수록했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모두 부산에서 촬영된 것들로 서민들의 날 것 그대로의 생활상을 연출과 기법 없이 포착했다. 길 위에서 국수를 먹는 사람들, 광주리를 이고 환하게 웃는 여성, 자갈치시장의 생선 파는 아주머니 등 척박한 현실 속 낙천적인 면모가 느껴진다. 물놀이하는 아이들, 동생을 업은 소녀, 신문을 배달하는 소년 등 어린이의 천진함과 가난이 동시에 기록되었고, 지게를 지고 걷는 사내, 휴식 중인 부두 노동자 등 인간의 고단함을 증언하는 사진도 인상적이다. 최민식은 2012년에 미리 써 둔 <인간(HUMAN)> 15집의 서문에서 힘든 상황이지만, 카메라를 놓지 않게 한 신념을 말한다. “나의 영원한 사진 주제인 인간은 그 자체가 하나의 세계이며 시대이고 사회사이자 인간사이다. 만약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 해도 나는 아무런 주저 없이 다시 우리 이웃과 그들을 삶을 카메라에 담을 것이다. 민중의 모습에서 역사적 증언을 남긴 것이다.” 국가기록원이 소장한 그의 필름 일부가 벌써 필름에 균열이 나기 시작했고, 사진의 촬영 연도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어 결국 15집에는 장소와 촬영 연도 표기가 빠져 아쉽다. 눈빛출판사가 출간했으며 320쪽으로 구성됐다.
양달석, 송혜수 등 900여 점으로 되짚는 부산미술의 역사와 내일
부산미술협회(이하 부산미협)가 오는 3월 1일 창립 80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부산미술의 80년 역사를 집약해 조망하는 대규모 기획전 ‘80년의 숨결! 부산미술을 조망하다展’이 26일부터 3월 7일까지 부산문화회관 전시실에서 마련된다. 양달석, 송혜수, 이석우 등 부산을 대표하는 작고 작가부터 강선보, 박대련, 이강윤, 조대무, 신홍직, 박주현에 이르기까지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900여 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오픈 행사는 3월 1일 오후 3시에 열린다. 1946년 3월 결성된 ‘부산미술가동맹’을 모태로 한 부산미협은 같은 해 ‘3·1절 기념미전’과 ‘광복경축미전’을 개최하며 부산미술의 공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부산미협은 해방기의 혼란과 한국전쟁, 산업화와 급격한 도시 변화를 거치며 부산미술 현장을 지켜 왔다. 지금은 2200여 명의 작가가 활동하는 지역 최대 규모의 예술 단체로 성장했다. 부산미협 관계자는 “부산미술협회는 행정이나 제도에 의해 만들어진 조직이 아니라, 예술가들이 시대적 책임을 자각하며 자발적으로 결성한 공동체였다”면서 “특히 한국전쟁기 부산은 전국의 예술가들이 모여든 피란 수도로, 열악한 환경에서도 창작, 전시, 동인 활동을 지속해 삶과 예술을 분리하지 않았고, 서로 다른 미학과 태도가 한 도시 안에서 공존하며 시대에 반응한 태도는 오늘의 부산미술을 형성하는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고 전했다. 부산미협이 주최하고, 부산미협 80주년 기념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1946년부터 1959년까지 ‘3·1절 기념미전’에 참여한 작고 작가 22인을 비롯해, 협회 12개 분과(한국화·서양화·조각·판화·공예·디자인·서예·학술 평론·영상 설치 행위·문인화·수채화·민화 불화) 소속 회원 881명 등 총 903명의 작가가 9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고 작가 중에는 부산미협 1·2대 회장을 역임한 양달석(1908~1984) 작가를 비롯해, 3대 회장 김남배(1904~1991), 4대 회장 김종식(1918~1988), 8·11대 회장 임호(1918~1974), 12대 회장 이석우(1928~1987) 외에도 서성찬(1906~1958), 한상돈(1908~2003), 우신출(1911~1992), 송혜수(1913~2005), 김윤민(1919~1999) 등이 포함됐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고 작가들의 작품은 부산미술 형성기의 역사적 현장을 환기하며 오늘의 창작 기반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보여준다. 협회 회원 작가들의 작품은 지역에 뿌리내린 창작의 생명력, 동시대적 감각, 실험성을 드러내며 부산미술의 현재를 드러낸다. 부산미협 최장락 이사장은 “이번 창립 80주년 기념전은 부산미술의 과거를 기념하는 동시에, 다음 세대를 향한 책임과 방향을 함께 묻는 자리”라면서 “예술로 지켜온 80년의 시간이 또 다른 미래를 여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며, 이번 기념전이 부산미술의 축적된 시간 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전시 관람은 오전 10시~오후 6시(오후 5시 이전에는 입장). 3월 2일 월요일은 휴관이다. 문의 051-632-2400.
봄바람 타고 ‘로맨스 드라마’ 온다
조금씩 불어오는 봄바람을 타고 안방극장에 로맨스 드라마가 잇달아 찾아온다. 정통 멜로부터 스릴러를 결합한 변주, 웹툰 원작 현실 연애물, 청춘의 재회담까지 색깔도 다양하다. 배우 한지민과 박성훈은 오는 2월 28일 첫 방송하는 JTBC 주말드라마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으로 시청자를 찾는다. 동명 네이버웹툰이 원작이다. 드라마는 소개팅에서 만난 상반된 매력을 지닌 두 남자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 여자의 선택을 그린다. 한지민은 사랑에 서툰 직장인 이의영으로 변신해 적극적으로 사랑을 찾기 위해 나선 인물을 연기한다. 박성훈은 일상에 스며드는 안정형 남성, 이기택은 예측 불가의 변수 같은 인물로 대비를 이룬다. 현실적인 연애 갈등과 고민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특징이다. 오는 3월 2일 첫 방송하는 tvN 월화드라마 '세이렌'은 스릴러와 로맨스를 버무린 작품이다.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보험사기 의혹을 받는 미술품 경매사 한설아와 그를 추적하는 보험 조사관 차우석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로맨스릴러다. 배우 박민영, 위하준, 김정현 등이 출연한다. 박민영은 사랑한 남자들이 잇따라 죽었다는 소문에 휩싸인 한설아로 변신한다. 그는 캐릭터의 고립감과 불안을 표현하기 위해 생활 패턴까지 조정하며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하준은 진실을 좇는 조사관으로, 김정현은 설아와 얽히는 신흥 재력가로 각각 합류한다. 연출을 맡은 김철규 감독은 장르적 긴장과 멜로 감정의 균형을 관전 포인트로 제시했다. 다음 달 6일에는 JTBC 금요드라마 '샤이닝'이 로맨스 드라마 바통을 잇는다. 배우 박진영과 김민주가 학창 시절부터 10년의 시간을 관통하는 사랑의 감정을 그린다. 시골로 전학 온 소년과 그를 처음 마주한 소녀의 기억에서 출발해,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서로를 마주하는 서사가 작품의 큰 줄기다. 연출은 드라마 ‘그 해 우리는’ ‘사랑한다고 말해줘’ 등을 통해 서정적인 영상미를 선보여 김윤진 PD가 맡았다. 김 감독은 “누구나 겪었을 법한 감정을 오래 기억될 한 시절로 담아내고 싶었다”고 했다. 배우 이성경과 채종협은 지난 20일부터 MBC 금토드라마 '찬란한 너의 계절에'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여름처럼 사는 남자와 겨울에 스스로를 가둔 여자의 재회를 다룬 작품이다. 이성경이 상처를 가진 디자이너 송하란 역을 맡았고, 채종협은 해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소속 디자이너로 출연한다. 이미숙과 강석우가 선보일 황혼 로맨스도 또 다른 볼거리다.
“제 인생에 멜로는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만 잘하자는 마음이었죠.” 배우 박정민은 영화 ‘휴민트’에서 연기한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을 이렇게 돌아봤다. 박정민은 류승완 감독의 신작에서 옛 약혼녀를 다시 마주한 뒤 신념과 감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정민은 “대사가 많지 않은 캐릭터”라며 “말없이 감정을 보여줘야 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 ‘휴민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남북 정보요원의 대립과 공조를 그린 첩보 액션 영화다. 전작 ‘베를린’, ‘모가디슈’와 세계관을 잇는 해외 로케이션 3부작의 완결편이기도 하다. 박정민이 연기한 박건은 국가에 대한 충성을 신념처럼 품고 살아온 원리원칙주의자다. 그는 “갈등해본 적 없는 사람이 처음 갈등하기 시작할 때의 감정은 서툴 수밖에 없다”며 “말로 표현하기보다 침묵과 눈빛으로 드러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류 감독은 준비 과정에서 박정민에게 여러 작품을 추천했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007’ 시리즈, 프랑스 영화들, 그리고 ‘영웅본색’, ‘첩혈쌍웅’ 같은 홍콩 누아르가 참고 목록에 올랐다. 박정민은 “감독님이 설명하면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남자들의 정서’를 이야기했다”며 “그 분위기를 이해하려 애썼지만 그대로 흉내 낼 수는 없었다”고 했다. “감독님이 추천해준 영화들을 볼수록 ‘어떻게 하라는 거지?’란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더 혼란스러웠어요.(웃음)” 외형에도 변화를 줬다. 전작 ‘밀수’에서 10㎏ 이상 체중을 늘렸던 박정민은 이번엔 평소보다 10㎏ 이상 감량했다. 촬영 전 매일 10km씩 달리며 붓기를 빼고 얼굴선을 정리했다고. 그는 “살을 빼는 것보다 여백을 정리한다는 느낌이었다”며 “촬영 전 러닝을 하고 가지 않으면 얼굴이 다르게 보여서 운동을 하고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액션 연기도 위험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직접 소화했다. 총기 액션, 육탄전, 폐쇄된 공간에서의 격투 등을 직접 연기한 감당한 그는 “액션도 결국 감정 표현의 한 방식”이라고 했다. 박정민은 류승완 감독을 신뢰한다고 했다. 그는 류 감독과 협업을 언급하며 “합이 잘 맞는다는 믿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박정민은 20대 중반 자신에게 중요한 역할을 맡겼던 류 감독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더 마음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이번 작품의 성패에 대해 “큰 영화일수록 부담이 있지만 책임은 나눠진다”며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감독님과 하면 뭘 해도 잘 나올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지금까지 같이 했던 것 중에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받은 건 아직까진 없었거든요.” 이 작품의 볼거리 중 하나는 박정민이 그려낸 사랑이다. 박정민은 이번 작품을 멜로로 인식하지 않았다며 “누군가를 구출하는 액션 영화라고 생각했지만, 촬영을 이어가다 보니 감정의 농도가 점점 짙어지는 걸 느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덧붙인다. “멜로도 해보고 싶어요. 다만 제가 멜로하는 모습을 보고 누군가가 징그러워할까 봐, 겁이 나는 것 같아요. 연기는 결국 제 안을 뒤져서 꺼내는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볼게요.”
[포토뉴스] 미디어 인재 양성 협약
시청자미디어재단(이사장 최철호)과 국립부경대 라이즈사업단(단장 하명신)은 23일 실무형 지역 미디어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왕과 사는 남자’ 600만 넘었다…‘왕의 남자’보다 빨라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20일 만에 누적 관객 600만 명을 넘어섰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전날 기준 관객 600만 명을 넘었다. 올해 개봉작 가운데 600만 관객을 넘긴 작품은 처음이다. 이 작품은 설 연휴 이후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며 안정적인 흥행 흐름을 보이고 있다. 흥행 속도는 기존 사극 흥행작과 비교해도 빠른 편이다. 영화 ‘왕의 남자’가 29일, ‘사도’가 26일 만에 600만 관객을 넘긴 데 비해 앞선 기록이다. 1230만 명을 모은 ‘광해, 왕이 된 남자’와는 동일한 기간에 600만을 달성했다. 최근 극장가 전반의 관객 감소 흐름을 고려하면 더욱 눈에 띄는 성과다. 장항준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폐위된 단종 이홍위가 영월 청령포 유배지에서 촌장 엄흥도와 인연을 맺으며 삶의 의지를 되찾는 과정을 그린다. 정치적 격랑보다는 인간적 교감에 무게를 둔 서사가 중심축이다. 유해진은 소박하지만 단단한 엄흥도를, 박지훈은 상처를 안은 단종을 연기했다. 유지태·전미도·이준혁·안재홍 등도 극의 밀도를 더했다. 지난 설 연휴를 지나며 가족 단위 관객이 유입됐고, 이후 입소문이 더해지며 관람세가 유지되고 있다.
[모심의 주역] 수산건 괘와 ‘내란 극복’ 노벨평화상
※초 단위로 뉴스·정보가 넘치는 시대입니다. 거기에다 ‘허위 왜곡 콘텐츠’도 횡행합니다. 어지럽고 어렵고 갑갑한 세상. 수천 년간 동양 최고 고전인 ‘주역’으로 한 주를 여는 지혜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주역을 詩로 풀어낸 김재형 선생이 한 주의 ‘일용할 통찰’을 제시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주 법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를 인정하고 무기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항소가 남았지만 우리 사회의 정서나 정치 역학 구조 어떤 점을 봐도 내란죄를 뒤집지는 못하고 무기징역이 확정될 겁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감옥에서 죽음을 맞을 겁니다. 내란죄 선고와 함께 계엄을 극복해 낸 대한민국 국민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된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김의영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등 전·현직 정치학회 회장 4명은 평화 집회를 통해 비상계엄을 저지한 한국 시민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한쪽에서는 내란을 단죄하고 다른 쪽에서는 내란을 극복해 낸 시민들을 세계적인 민주주의 모범으로 평가합니다. 많은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세계적인 현상 속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튼튼하게 자리 잡아갑니다. 한국인들은 오랜 시간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기 위해 많은 희생을 겪어왔습니다. 5·18광주민주화혁명, 6월 항쟁, 세월호 참사를 지나 촛불과 빛의 혁명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앞으로 나아가기만 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후퇴와 역행이 반복되며 나아갔습니다. 한 발 나아갔다 다시 물러나고 넘어지고 일어서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민주주의의 모범 국가가 됐습니다. 주역의 서른아홉 번째 괘인 수산건(水山蹇)은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면서 먼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우리나라의 민주화 여정을 설명하기에 적합한 내용입니다. 건괘에는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산, 도저히 건널 수 없을 것 같은 물, 그 앞에서 두려워하면서도 용기를 내어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들은 한 번에 자기들의 목표를 이루는 게 아닙니다. 수없이 넘어지고 일어나고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합니다. 그 과정을 거치고 난 뒤에 건괘의 주인공은 세계인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됩니다. 그를 ‘왕건래석(往蹇來碩)’이라고 합니다. 석(碩)은 ‘큰 머리’로 읽습니다. 위대한 존재로 읽어도 됩니다. 노벨평화상 추천은 한 개인이 아니라 내란을 극복하고 오랜 시간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대한민국 국민 전체에 주어지는 영광입니다. 물론 추천되었다고 해서 노벨평화상이 확정되는 건 아니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토론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더디고 느리지만 내란 청산 과제는 하나하나 마무리될 겁니다. 우린 내란 극복 너머의 의식 진화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39. 수산건(水山蹇) ䷦ 蹇 利西南 不利東北 利見大人 貞 吉. 건 이서남 불리동북 이견대인 정 길. 산과 강을 넘어 절뚝거리며 정의의 길을 걷는다. 나는 서남으로 가기도 했고 동북으로 가기도 했다. 서남에서는 많은 사람과 마음을 이을 수 있었고, 동북에서는 쉽지 않았다. 지혜로운 대인께서 나에게 갈 길을 가르쳐 주셨다. 彖曰 蹇 難也 險在前也. 見險而能止 知矣哉. 단왈 건 난야 험재전야. 견험이능지 지의재. 蹇利西南 往得中也 不利東北 其道窮也. 건리서남 왕득중야 불리동북 기도궁야. 利見大人 往有功也 當位貞吉 以正邦也. 蹇之時用 大矣哉. 이견대인 왕유공야 당위정길 이정방야. 건지시용 대의재 고난의 길을 걷는다. 내 앞길이 험하다.(行路之難) 위험할 때는 멈추고 때를 기다려 나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지혜로운가! 서남쪽(협력의 길)으고갈 때 나는 사람들 속에서 적절하게 대응했지만, 동북쪽은 막힌 길이었고 나는 지혜롭지 못하고 내 생각에도 갇혀 있었다. 지혜로운 분을 통해 내가 어려움 앞에서 대응했던 여러 방식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고 실제적인 성과를 얻는 법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우리가 어떤 자리에 서야 할지 알았고 정의를 세울 수 있었다. 비틀거리며 정의의 길을 걸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시간인가! 象曰 山上有水 蹇 君子以 反身脩德. 상왈 산상유수 건 군자이 반신수덕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 이 길을 포기하지 않고 걸어내기 위해 경험에 대해 다시 성찰하고 마음 근력(筋力)을 기른다. 6. 上六 往蹇來碩 吉 利見大人. 상륙 왕건래석 길 이견대인 象曰 往蹇來碩 志在內也 利見大人 以從貴也. 상왈 왕건래석 지재내야 이견대인 이종귀야 어려움을 견디며 단단해지고 성장했다. 지혜로운 분을 만났고, 그분의 지혜를 귀하게 받아 따르고 실천했다. 빛살 김재형
다른 병 없는데 사레가 자주 들린다면?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삼킴장애 환자가 늘고 있다. 단순히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 방치하다가는 흡인성 폐렴, 영양실조와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이 특히 중요하다. 인제대부산백병원 남희성 재활의학과 교수는 “기저질환 없이 삼킴장애가 생기게 되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신경학적 질환 원인일 수 삼킴장애는 음식물이 안전하게 입에서 인두를 넘어 식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모든 문제를 포함한다. 음식물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넘어가는 상태가 대표적이다. 연하는 음식을 삼키는 과정을 일컫는 의학적 용어로, 크게 구강기와 인두기, 식도기로 나뉜다. 구강기에서는 주로 침분비 감소, 혀와 입술을 포함한 구강 근육 약화, 저작기능 감소, 인지 저하로 인해 삼킬 수 있는 덩어리를 만들지 못하는 상태 등이 삼킴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인두기에는 여러 가지 신경계 질환에 의해서 연하반사가 부적절하게 이루어지거나 인두 감각이나 근육 운동의 조화가 떨어지는 상태가 원인이 된다. 식도기는 상부식도괄약근이 열리지 않거나 음식물이 식도에 고여서 넘어가지 않으면서 삼킴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삼킴장애는 신경학절 질환과 연관된 경우가 많은데 파킨슨병, 뇌경색과 뇌출혈을 포함하는 뇌졸중 등에서 흔히 발생한다. 외상성 뇌손상, 치매, 경추 수술과 관련된 인두 근육과 되돌이 후두신경 손상, 일명 루게릭이라고 불리는 근위축성 측색경화증, 다발성 경화증에서도 삼킴장애가 생길 수 있다. 신경학적 질환보다는 빈도가 떨어지지만 두경부 암, 인두와 식도의 게실, 식도 이완 불능증 등 비신경학적 질환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남 교수는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근감소증으로 인한 연하장애가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된 증상으로는 식사 중 특히 물이나 국물 같은 액체를 마실 때 생기는 사레·기침, 식사 후 목소리가 걸걸해지는 목소리 변화, 목에 음식물이 남아있는 느낌이 꼽힌다. 치매 같은 구강기 문제에서는 음식물을 삼키지 않아 식사 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사레가 들리는 증상은 정상인에서도 충분히 생길 수 있는 만큼 바로 기침을 해서 사레를 배출할 수 있고, 가끔 생긴다면 굳이 진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 남 교수는 “사레가 들리는 빈도가 점점 잦아지고, 매일 사레가 들리는 정도라면 진료를 통해서 그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진단 검사는 엑스레이 장비를 이용한 비디오 투시 연하검사다. 조영제가 첨가된 묽은 액체, 점도가 있는 퓨레, 고형식을 섭취하면서 음식물이 구강기, 인두기, 식도기를 거쳐 적절하게 삼킴이 일어나는지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검사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내시경을 이용한 내시경 연하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관리 달라져 원인 질환이 무엇이냐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진다. 재활치료의 경우 구강 감각 자극, 구강 근육 기능 훈련, 삼킴 촉진 기법, 보상적 삼킴 기법, 전기자극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선행 질환이 없는 노인성 삼킴장애의 경우엔 근감소증이 가장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고령에서 할 수 있는 팔다리, 체간 근력운동을 챙겨주고 식사 시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지지 않게 관리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인두가 아닌 다른 부위에 근력운동을 한다고 해서 인두 근육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근감소증으로 전신 근육이 함께 빠지는 만큼 근력운동이 인두 근육 약화를 막아줄 수는 있다. 한번에 삼키는 양을 줄이기, 천천히 먹기, 식사 중 대화 줄이기, 고개를 앞으로 숙여서 턱을 목에 붙이기 등 식사 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특히 숨을 들이마시는 중에 음식물을 삼키면 흡인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들숨 중에는 음식을 삼키지 않도록 한다. 남 교수는 “근거가 충분히 확인된 연구가 없어 식사 시 충분한 단백질 섭취를 챙겨주는 것 이외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는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혀·입술·인두 근력 운동으로 혀를 입천장에 강하게 밀기, 혀 좌우·전후 이동, 입술 오므렸다 벌리기, ‘이-우’ 발음 반복하기, 호흡·발성 운동으로 큰 소리로 읽기, 길게 소리 내기, 복식호흡 훈련도 도움이 된다. 뇌졸중 같은 삼킴장애 발생의 위험이 있는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일반 노인보다 삼킴장애에 더 취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삼킴장애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생기면 빠르게 알아채고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남 교수는 “삼킴장애 대부분은 선행 질환이 존재하는 만큼 삼킴장애 발생을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가족들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며, 진료와 검사를 통해서 조기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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