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염혜란 “모두 나만의 ‘플라멩코’를 찾길 바랄게요!”
“모두 나만의 ‘플라멩코’를 찾으면 좋겠습니다.”배우 염혜란은 주연으로 나선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스페인 전통춤인 ‘플라멩코’는 이 작품에서 곧 ‘행복 찾기’로 설명되는데, 이 작품을 하며 삶의 여러 부분을 돌아보게 됐다고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염혜란은 “나 또한 나만의 플라멩코를 열심히 찾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오는 4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구청 과장 국희가 승진 누락과 딸과의 단절을 겪으면서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국희는 24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사용하며 철저하게 살아온 캐릭터다. 염혜란은 “이야기가 세고 자극적이어야만 관객이 본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작품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고민을 다뤄 좋았다”고 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 걸’과 ‘폭싹 속았수다’ 등에서 그간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힘을 빼고 출발하는 서사가 오히려 더 많은 이들의 삶과 맞닿아 있다고 봤다”며 “이번엔 평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빈틈없이 살아온 국희는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으며 처음으로 삶의 균열을 마주한다. 염혜란은 그런 국희의 모습에서 자신의 경험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는 “모든 사람을 내 기준으로 대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있지 않나”라며 “사람마다 열심히 하는 방식이 다른데 내 기준에 맞추려고 하면 힘들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극 중 국희처럼 실제로 딸이 있는 염혜란은 “부모 자식 사이에도 똑같다”면서 “나는 완성됐고, 자녀는 미완성이라고 여기는 데에서 오는 것들이 있지 않았나 돌아봤다”고 말했다. “인생을 좀 더 살아본 사람으로서 잘못된 행동을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상대에겐 다르게 느껴질 수 있잖아요. 그래서 하루에 한 번씩 ‘그러지 말아야겠다’ 다짐해요. 그런데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매번 작심삼일이에요. 하하.”국희는 플라멩코 스텝을 밟으며 조금씩 희망을 찾는다. 염혜란은 연기를 위해 플라멩코를 3개월간 맹연습했다. 그는 “감독님이 오랫동안 플라멩코를 배웠더라”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염혜란은 “단기간에 되는 춤이 아니었다”며 “연습을 거듭할수록 왜 이 춤을 ‘영혼의 춤’이라고 하는지는 알겠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연장에서 신발 굽 소리를 들었을 때 마음이 요동쳤다. 화려한 동작보다도 그 안에 담긴 한과 감정이 크게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영화의 백미인 사무실 안 플라멩코 장면에 대해선 “단순히 고통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방감까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염혜란도 자신만의 플라멩코 리듬으로 연기의 길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염혜란은 “좋은 캐릭터로 기억되는 건 기회이자 영광”이라면서도 “그만큼의 무게는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보면서 누군가 ‘평범해도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겠다’고 생각해주면 감사할 것”이라며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저만의 정직한 행복 비결이 있는지 생각해봤어요. 저는 아직 못 찾았더라고요. 모두 자신만의 스텝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웃음)”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3월 2일(음 1월 14일)
◎-大吉 ○-吉 △-平 X-凶 쥐 96년생 정직한 마음이 최고의 운세를 부르니. 84년생 타인과의 의견 조율이 다소 힘든 날. 72년생 구설과 시비가 있어도 무시하고 내면의 힘을 키워라. 60년생 금전이 따르고 의외의 행운이 뒤따를 듯. 48년생 주도하면 피해가 따를 수 있으니 모른 척 엎드려야. 36년생 기운이 소진되니 맛있는 식사로 영양 보충을 해야. 금전-◎ 애정-△ 건강-△ 소 97년생 우왕좌왕하기 쉬우니 일의 앞뒤를 재고 진행해야. 85년생 열심히 한 결과에 비하여 평가는 다소 미지근한 편. 73년생 자의든 타의든 변동, 이동수가 있다. 61년생 지인을 통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도. 49년생 어머니의 품이 그리운 하루. 마음은 과거로 여행하니. 37년생 계절이 바뀌듯 변하는 것이 세상 이치다. 금전-△ 애정-△ 건강-△ 범 98년생 먼 곳과 연락이 닿거나 움직일 수 있다. 86년생 시끄러운 잡무가 발생하니 나서서 해결해야. 74년생 이론보다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62년생 바라는 것들이 성취되고 일은 원만히 타결되니. 50년생 남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공감할 수 있어야. 38년생 행운의 여신이 함께 하니 귀인의 도움으로 길한 모양. 금전-○ 애정-△ 건강-○ 토끼 99년생 자신의 의견은 명확한 표현으로 전달해야. 87년생 적극적인 자세가 활동에 상당한 도움과 해결을 가져올 듯. 75년생 바깥 활동이 많으니 금전적인 희생을 감수해야 할 듯. 63년생 자식 문제로 신경을 써야 하니. 51년생 물질적으로 생기는 건 없어도 마음이 편안한 운. 39년생 갈등이 해소되니 관계에 발전의 양상이. 금전-◎ 애정-○ 건강-○ 용 00년생 신용이 결여되면 후폭풍이 따르니 주의해야. 88년생 뜻밖의 희소식이 들릴 수도. 금전적인 도움으로 연결이 될 수도. 76년생 주관대로 일을 처리하면 대가와 보상이 따를 듯. 64년생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긴다. 52년생 아랫사람의 협력이 따르니 권위가 생기는 모양. 40년생 어차피 다 가질 수가 없으니 조금씩 양보해야. 금전-○ 애정-△ 건강-◎ 뱀 01년생 친구와의 계획이 지지부진할 수 있으니 신중을 기해야. 89년생 대인관계가 좋아지고 뜻이 잘 통하게 된다. 77년생 푸른 신호등이 다가오니 미해결의 문제가 원만히 해결. 65년생 모으는 것도 좋지만 쓸 때는 써야 한다. 53년생 계획했던 것이 지연되어 불리한 여건이 될 수도. 41년생 현재의 위치를 고수해야 좋은 모양. 금전-△ 애정-○ 건강-○ 말 02년생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돋보인다고 좋은 것은 아니니. 90년생 최선을 다해도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칠 듯. 78년생 피곤하지만 의외의 실속이 있을 듯. 66년생 한 곳으로 치우치기 쉬우니 두루두루 살펴야. 54년생 변화에 순조로이 응하는 것이 무탈하다. 42년생 금전적인 면에서 아랫사람의 도움이 있을 수도. 금전-◎ 애정-△ 건강-△ 양 03년생 훗날의 승부처가 될 새로운 출발을 하는 시점이니. 91년생 동기간에 불신이 생길 수 있으니 명확하게 처리해야. 79년생 새로운 인연이나 새로운 일의 가담이. 67년생 능력 밖의 부탁은 거절해야 한다. 55년생 배우자와 함께 맛있는 음식의 향연이 있을 듯. 43년생 묶여있던 문제가 해결되어서 건강한 하루가 되고. 금전-○ 애정-○ 건강-△ 원숭이 04년생 이성 관계에서 좋고 싫음을 분명히 표현해야. 92년생 구속, 억압의 굴레가 불편함을 가져올 듯. 80년생 건전한 정신이 의외의 행운을 부르고 어둠속에서 빛이 보이니. 68년생 불필요한 지출은 자제해야 한다. 56년생 긍정적인 생각으로 분위기를 가꾸어야. 44년생 자식, 손자의 안부를 먼저 챙겨 물어 보아라. 금전-△ 애정-△ 건강-○ 닭 05년생 정신적인 건강이 부실하여 힘들고 불리한 형상이. 93년생 목표를 조금 낮추면 실현 가능성이 있다. 81년생 문제를 일괄적으로 처리해야 순조로운 운. 69년생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일을 자랑하지 마라. 57년생 맛있는 식사를 하고 원기를 얻으면 좋을 듯. 45년생 원행의 외출은 삼가는 것이. 무리를 줄 수도. 금전-△ 애정-△ 건강-△ 개 06년생 말만 하지 말고 능력으로 보여줌이 필요한 때. 94년생 바라는 것들이 성취되고 기대하던 일이 이루어지니. 82년생 주변의 잡다한 일을 내가 나서서 해결해야. 70년생 먼 곳과 연락이 닿거나 움직일 수 있다. 58년생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면 하늘이 주는 행복한 하루가 되고. 46년생 뜻밖의 구설수가 있을 수도. 금전-○ 애정-△ 건강-○ 돼지 07년생 즐거움과 재미를 찾는데 시간을 소모할 듯. 95년생 너무 강한 의지는 오히려 불리한 여건과 시비를 부르니. 83년생 올바른 경쟁심이 확고한 기반을 구축해 줄 듯. 71년생 힘들었던 일에 보상과 대가가 충분히 도래하고. 59년생 소소한 행복으로 평안한 하루를 보낼 듯. 47년생 충분한 휴식으로 기운을 얻게 될 듯. 금전-△ 애정-◎ 건강-○
부울경 역사 자산 기록화 힘 모은다
부산근현대역사관과 경상남도기록원은 부산·울산·경남 근현대 역사 자산의 체계적인 보존과 공동 활용을 위해 업무 협약을 체결한다고 1일 밝혔다. 두 기관은 행정 구역의 경계를 넘어 자료 관리 노하우를 공유하고, 시민들에게 풍성한 역사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공동 목표를 두고 있다. 특히 지역 기록 자산의 보존과 활용을 담당하는 광역 단위 기관 간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향후 양 기관의 기록 관리와 활용 전문성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아카이브 자료의 발굴부터 디지털화, 공동 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게 된다. 협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이라도 근현대 역사 자산의 보존·활용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협의를 통해 공동 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다. 이번 협약의 첫 협력 사업은 1970~90년대 부·울·경 행정사의 귀중한 사료인 '윤희윤 전(前) 행정가 재임 시절 기록물'에 대한 공동 디지털화이다. 1973년 거창군수를 시작으로 1992년까지 울산시장 등을 역임한 윤희윤 전 행정가의 재임 시절 사진 4천300여 장이 대상이다. 19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경남의 군정·도정·시정을 연속성있게 담고 있어, 행정사는 물론 지역·문화사적으로도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은 2025년 기증을 통해 보유하게 된 원본 자료를 제공하고, 경상남도기록원은 전문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고해상도 디지털 변환 작업을 수행한다. 이번 협력을 통해 부산과 경남에 흩어져 있던 소중한 기록물들이 현대적인 아카이브 자산으로 새롭게 태어나 양 지역 시민들에게 선보일 전망이다. 두 기관은 지역의 정치·행정 및 생활사를 담은 사료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할 계획이다. 개별 기관 사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부산과 경남의 역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콘텐츠 제작의 발판이 되며 단편적인 기록들이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됨으로써, 시민들은 더욱 짜임새 있는 지역사를 체감할 수 있다. 김기용 부산근현대역사관장은 “이번 만남은 부·울·경의 근현대 기록물이 지닌 가치를 양 기관이 함께 증명해 나가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록 속에 담긴 시대 정신을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지역 아카이브의 새로운 지평을 함께 열어가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영진위, 부산기장촬영소 운영 전담팀 출범
영화진흥위원회가 부산 기장군에 조성 중인 ‘부산기장촬영소’ 준공을 앞두고 본격적인 운영 준비에 착수했다. 영진위는 지난달 말 3월 1일 자로 인사를 단행하면서 정책본부 안에 촬영소운영팀을 신설했다. 9월로 예정된 부산기장촬영소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정 진행과 준공 후 운영까지 맡게 될 조직이다. 촬영소운영팀은 팀장을 포함해 7명으로 출발한다. 준공 전까지는 해운대구 영진위 본사에서 기장군 촬영소 조성 현장을 오가며 마무리 작업에 힘을 쏟는다. 준공 후에는 촬영소 내에 별도 사무공간을 마련해 본격 운영에 나설 계획이다. 팀장엔 경영본부 기획전략팀 이진욱 과장이 승진 발령받았다. 이 팀장은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예정대로 오는 9월 정상적으로 준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전까지는 준공 촬영소 운영 방안에 대한 준비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착공한 부산기장촬영소는 실내 스튜디오 3개 동(각각 1000평, 650평, 450평)과 8260평 규모의 오픈스튜디오, 아트워크 등이 들어선다. 이 중 450평 규모 실내 스튜디오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최초의 버추얼 프로덕션(VFX) 스튜디오로 조성된다. 2월 말 현재 실내 스튜디오 3개 동의 외부 골격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는 등 약 65%의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퍼핏·영상미가 엮어낸 ‘라이프 오브 파이’, 상상의 바다에서 진실을 묻다
소설, 영화와 달리 눈앞에서 펼쳐지는 공연예술 특성상 동물이 주요 비중을 차지하는 작품은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좁은 보트 위에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단둘이 남겨진 소년 ‘파이’의 생존기를 다룬 화제작 ‘라이프 오브 파이’를 보러 가기 전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다. 막이 오르면 목이 긴 기린이 나오고, 이윽고 염소, 얼룩말, 오랑우탄, 하이에나, 호랑이, 심지어 물에 사는 거북이와 물고기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것들이 정교하게 만들어진 퍼핏(puppet, 인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몰입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아트센터. 3월 2일로 막을 내린 ‘라이프 오브 파이’ 서울 공연 막바지에 함께했다. 부산 공연은 오는 7일부터 15일까지 드림씨어터(남구 전포대로 133)에서 관객을 맞는다. 파이 역에 더블 캐스팅 된 박강현, 박정민 등 서울 출연진 그대로 부산에서 만날 수 있다. 박정민이 나오는 회차의 VIP석과 포커스석은 이미 거의 매진이다. 공연 ‘라이프 오브 파이’는 캐나다 작가 얀 마텔에게 맨부커상을 안긴 소설 <파이 이야기>를 원작으로 2019년 영국 셰필드 크루서 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뒤 2021년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으로 올리비에상·작품상 등 5관왕에 올랐다. 2023년 미국 브로드웨이 공연으로는 토니상·연출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 원작 소설은 2012년 이안 감독의 동명 영화로도 만들어져 아카데미 감독상·음악상·촬영상·시각효과상 4관왕을 차지했다. 작품성은 이미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안 감독이 선보인 동명 영화가 컴퓨터 그래픽스(CG) 기술을 토대로 한 장대한 영상미를 보여줬다면, 공연은 프로젝션 영상과 시각예술, 음악, 퍼핏 연출이 더해지면서 무대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이런 덕분에 제작사 에스앤코는 “이 공연은 대사 중심의 연극도, 노래로 발산하는 뮤지컬도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이에 더해 배우의 연기, 무대 장치, 영상, 그리고 동물 인형 퍼핏이 하나의 서사처럼 작동하는 ‘라이브 온 스테이지’로 명명했다. 실제로도 3면 스크린을 활용한 영상은 병실을 순식간에 바다로 바꾸는가 하면, 침대는 순식간에 구명보트의 일부로 변신한다.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는 인형을 조종하는 ‘퍼핏티어’ 3명의 호흡으로 탄생했다. 미세하게 떨리는 머리, 휘어지는 꼬리, 관절이 부딪히고, 그 옆에서 포효하는 소리를 내는 퍼핏티어 열연까지 더해져 진짜 같은 호랑이를 극적으로 연기한다. 더욱이 호랑이가 얼룩말 등을 공격해 숨통을 끊고, 내장을 분해할 땐 객석에서 탄성마저 터져 나온다. 이 모든 게 ‘가짜’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한편, 이 공연은 볼거리만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원작 소설이 ‘무엇이 진실인가’를 독자에게 질문했듯, 극장을 나서는 관객에게 “당신은 어떤 진실을 믿겠습니까?”라고 질문한다. 주인공 파이가 전하는 두 이야기가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혼란스럽지만, 무엇을 믿을지는 관객의 몫이다. 박강현·박정민을 비롯해 서현철·황만익(아버지 역), 주아·송인성(엄마 외), 진상현·정호준(오카모토 외), 임민영·김지혜(루루 첸) 등 27명의 배우와 퍼핏티어가 출연한다. 공연 시간 화·수·목요일 오후 7시 30분, 금요일 오후 2시 30분·7시 30분, 주말 오후 2시·7시(월요일 공연 없음). 단, 15일은 1회 공연(오후 3시). 예매처 드림씨어터, NOL티켓, 예스24, 메타클럽(앱), 클립서비스. 티켓 가격은 6만~16만 원.
“모두 나만의 ‘플라멩코’를 찾으면 좋겠습니다.” 배우 염혜란은 주연으로 나선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스페인 전통춤인 ‘플라멩코’는 이 작품에서 곧 ‘행복 찾기’로 설명되는데, 이 작품을 하며 삶의 여러 부분을 돌아보게 됐다고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염혜란은 “나 또한 나만의 플라멩코를 열심히 찾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는 4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구청 과장 국희가 승진 누락과 딸과의 단절을 겪으면서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국희는 24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사용하며 철저하게 살아온 캐릭터다. 염혜란은 “이야기가 세고 자극적이어야만 관객이 본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작품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고민을 다뤄 좋았다”고 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 걸’과 ‘폭싹 속았수다’ 등에서 그간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힘을 빼고 출발하는 서사가 오히려 더 많은 이들의 삶과 맞닿아 있다고 봤다”며 “이번엔 평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빈틈없이 살아온 국희는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으며 처음으로 삶의 균열을 마주한다. 염혜란은 그런 국희의 모습에서 자신의 경험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는 “모든 사람을 내 기준으로 대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있지 않나”라며 “사람마다 열심히 하는 방식이 다른데 내 기준에 맞추려고 하면 힘들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극 중 국희처럼 실제로 딸이 있는 염혜란은 “부모 자식 사이에도 똑같다”면서 “나는 완성됐고, 자녀는 미완성이라고 여기는 데에서 오는 것들이 있지 않았나 돌아봤다”고 말했다. “인생을 좀 더 살아본 사람으로서 잘못된 행동을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상대에겐 다르게 느껴질 수 있잖아요. 그래서 하루에 한 번씩 ‘그러지 말아야겠다’ 다짐해요. 그런데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매번 작심삼일이에요. 하하.” 국희는 플라멩코 스텝을 밟으며 조금씩 희망을 찾는다. 염혜란은 연기를 위해 플라멩코를 3개월간 맹연습했다. 그는 “감독님이 오랫동안 플라멩코를 배웠더라”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염혜란은 “단기간에 되는 춤이 아니었다”며 “연습을 거듭할수록 왜 이 춤을 ‘영혼의 춤’이라고 하는지는 알겠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연장에서 신발 굽 소리를 들었을 때 마음이 요동쳤다. 화려한 동작보다도 그 안에 담긴 한과 감정이 크게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영화의 백미인 사무실 안 플라멩코 장면에 대해선 “단순히 고통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방감까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염혜란도 자신만의 플라멩코 리듬으로 연기의 길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염혜란은 “좋은 캐릭터로 기억되는 건 기회이자 영광”이라면서도 “그만큼의 무게는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보면서 누군가 ‘평범해도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겠다’고 생각해주면 감사할 것”이라며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저만의 정직한 행복 비결이 있는지 생각해봤어요. 저는 아직 못 찾았더라고요. 모두 자신만의 스텝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외로운 용기에서 민주주의의 보루로
1991년 발생한 ‘애국군인’사건. ‘그런 사건도 있었나’라며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당시 억울하게 당했던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은 고문과 감금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상했고, 35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통을 당하고 있다. 35년 만에 그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서재호 씨가 사건의 실체와 가치를 전하는 <소극적 저항>을 출간했다. 1991년 부산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대한민국 군대가 ‘정권의 시녀’에서 ‘국민의 군대’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군 내부에서 제기한 최초의 목소리였다. ‘군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병영 내 구타는 야만적인 행위이다’ ‘군인의 인권은 시민의 권리와 같다’ 등 주장을 담은 작은 유인물을 만들었다. 오늘날의 관점에선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이지만, ‘애국군인’을 만든 이들은 기무사에 의해 거대한 ‘용공조직’으로 둔갑한다. 순식간에 체포돼 알 수 없는 장소에 감금됐고, 구타와 고문 속에서 언제 나갈 수 있는지, 여기서 죽는 건지 엄청난 공포에 시달렸다. 저자는 기억조차 떠올리기 싫은 35년 전의 사건을 책으로 낼 생각이 없었다. 2025년 서울에서 대학다니던 둘째 딸이 졸업을 앞두고 부산 집을 찾았고, 거실에서 우연이 ‘애국군인’ 사건 자료를 본 것이다. 퇴근하는 아버지를 붙잡고 딸은 이야기가 듣고 싶다고 했다. 심지어 딸은 질문지를 준비하겠다며 다음날 아빠와 정식 면담을 요청했다. 이 책은 사흘 동안 딸의 질문과 아빠의 답을 기록한 결과물이다. 저자에겐 30여 년간 애써 피한 아픔과 고통을 다시 직면하는 일이었다. 이제 딸이 사건 당시 아빠의 나이가 되며 이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싶어 이야기를 시작한다. ‘애국군인’은 1991년 군 복무 중인 3명의 대학생과 군대 밖 학생들이 5번 정도 발행했다. 주로 병사들이 한 명의 인간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급진적이거나 국가에 위협이 될 내용은 아니었다. 그러나 당시 시대적 환경이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1990년 보안사 윤석양 이병이 민간인 사찰을 폭로했고, 기무사는 조직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강력한 한 방’이 필요했다. ‘애국군인’ 사건은 이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된 셈이다. 고 박종철 학생처럼 아무도 모르게 끌려가 고문받다 사망하는 사건이 이었기에 저자는 5일간 식사는커녕 물 한 모금조차 먹지 않으며 변호사 접견을 요구한다. 자신이 감금되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변호사와 만날 수 있었고 가족에게 자신의 구금 소식을 전했다. 20일간의 조사 끝에 군부대 영창으로 이동했고, 매일 14시간씩 얼차려에 가까운 자세를 강요당해 건강이 급속히 악화했다. 재판이 열렸지만, 검사와 판사는 사전에 대본을 짠 것처럼 같은 주장으로 몰고 갔다. ‘친북 성향의 운동권이 군대를 붉게 물들이기 위해 지하활동을 했다’라는 것이고, 결국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1년 6개월 만에 출소한 후 1993년 민간인 대통령이 탄생하며 조작된 민주화운동 사건의 피해자들이 복권되기 시작한다. 제적된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다. 책의 후반부는 저자에게 가장 아픈 구석인 후배 권대현 씨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의 동아리 직속 후배이자 저자의 권유로 간행물 제작에 참여했는데 기무사와 영창을 견뎌내지 못하고 정신을 놓아버린다. 8년 만에 후배를 만나지만, 얼굴에는 청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기묘한 모습이었고, 책상 위 풍경은 마치 영창처럼 각을 맞추고 있었다. 후배는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군 영창 안에 갇혀있었다. 이 사연이 부산일보를 통해 처음으로 알려졌고, 정신과 전문의를 비롯해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35년째 권대현 씨는 정신질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지난 35년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우리의 활동이 무얼 남겼을까”라고 물었다. 그런데 2024년 12월 3일 마침내 답을 찾았다. 비상계엄의 밤, 상부의 명을 받고 국회에 출동했던 젊은 군인들이 시민들 앞에서 머뭇거리며 부당한 명령에 소극적으로 저항한 것이다. 1991년의 ‘애국군인’이 2024년 12월 3일 ‘애국군인’을 도왔던 것이 아닐까. 서재호 지음/하마터면독립출판협동조합/244쪽/1만 8000원.
‘불면의 밤’ 제대로 알고 푹 잘 시간입니다
일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면. 하지만 현대인 5명 중 1명은 제대로 잠들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수면장애 환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2020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2023년 130만 명에 육박한다. 불면의 밤을 끝내는 방법, 과연 있는 것일까. ■잠 못 드는 이유, 연령대별로 달라 ‘잠이 보약’이란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몸과 뇌가 회복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잠을 잘 자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향상되고 행복감도 커진다. 면역력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심뇌혈관 질환, 신경계 퇴행성 질환, 당뇨병 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고신대병원 김명국 신경과 교수는 “만성 피로를 이겨내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질 좋은 수면을 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렇듯 중요한 잠이지만 인구의 20% 이상이 수면장애를 경험하고 있다. 젊은 사람보다 50대 이상 중노년층에서,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다. 스트레스 증가와 고령화 추세가 주된 원인이긴 하지만 연령대별로 양상이 크게 다르다. 소아·청소년기와 20~30대 청년층의 수면 문제는 대부분 생활습관에서 비롯된다. 유럽수면학회 수면의학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부산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고태경 과장은 “이 시기에는 신체적으로 가장 좋은 수면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늦은 밤 스마트폰 사용, 불규칙한 취침 시간 등이 수면 리듬을 깨뜨린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업량이 많은 청소년의 경우 ‘주말 몰아자기’는 피로 해소는커녕 수면 리듬을 더 악화시킨다. 평일 기상 시간보다 2~3시간 늦게 일어나면 생체시계가 시차를 겪은 것처럼 인식해 ‘사회적 시차’ 현상이 발생하는 탓이다. 40~60대 중장년층에서는 수면이 점점 얕아지고 자주 깨는 현상이 나타난다. 밤중에 자주 깨거나 충분히 잔 것 같은데도 낮에 졸림이 심하다면 단순 불면이 아닐 수 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도 흔히 볼 수 있는데, 깊은 잠을 자지 못해 아침에 깨어나서도 개운하지 않고 머리가 무겁다. 만성피로와 주간졸림, 집중력과 기억력 감퇴 등이 뒤따른다. 특히 여성은 완경 이후 호르몬 변화가 심해져 깊은 잠이 줄고 자주 깨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산소농도의 저하로 인해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유병률을 높일 수 있다”며 “수면의 질이 낮아지면서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의 발생과 악화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60대 이상 노년기에는 수면이 전반적으로 얕아지고 쉽게 깨며, 잠드는 시간과 깨는 시간이 점점 앞당겨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꿈을 행동으로 옮기는 REM 수면 행동장애 등 질환과 연관된 수면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새벽에 너무 일찍 깨고 다시 잠들지 못해 불편을 겪는다면 단순 노화가 아닌 ‘앞당겨진 수면위상증후군’일 수 있다. ■숙면에 관한 오해와 진실 잠에 대한 오해는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코골이는 피곤해서 그렇다’는 것이 대표적인 오해다. 고 과장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히 시끄러운 잠버릇이 아니라 수면의 질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대표적인 수면장애”라고 단언했다. 수면 중 기도가 막히면서 숨이 잘 쉬어지지 않을 때마다 뇌는 위험 신호를 감지해 잠에서 순간적으로 깨어난다. 이러한 미세 각성이 밤새 수십~수백 번 반복되면 깊은 수면과 REM 수면이 충분히 유지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유럽수면학회에 이어 국제수면학회에서 수면장애 전문의를 취득한 고신대복음병원 김주연 수면센터장은 의료 전문 채널 등을 통해 수면무호흡증의 심각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수면 중 기도가 막혀 체내 산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 뇌는 이를 생명 위협으로 인식해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흥분시키는데, 쉬어야 할 심장이 격렬하게 운동하게 되고 혈관이 수축하며 혈압이 치솟는 과정이 반복되면 심부전,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점심 후 낮잠은 무조건 나쁘다’는 것도 잘못됐다. 점심 식사 후 졸음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20~30분 이내로 짧게, 오후 3시 이전에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침대보다는 소파나 의자에 기대어 가볍게 눈을 붙이는 정도가 좋다. 단, 40분 이상 자면 깊은 수면 단계로 진입해 깨면 머리가 멍해지는 ‘수면 관성’이 나타나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술은 잠을 잘 오게 한다’에 대한 대답 역시 ‘아니오’다. 알코올은 잠드는 시간을 앞당길 수는 있지만 밤새 깊은 수면과 REM 수면을 줄이고 자주 깨게 만들어 전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특히 새벽녘 각성이 잦아지고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흡연 역시 니코틴의 각성 효과로 잠들기 어렵게 만들고, 밤사이 금단 증상으로 자주 깨는 원인이 된다. 고 과장은 “음주는 취침 최소 3~4시간 전에는 피하고, 매일 마시던 술을 일주일에 하루 이틀 쉬는 것만으로도 수면의 질이 개선된다“며 “흡연은 취침 전 마지막 담배 시간을 점점 앞당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자기 전 따뜻한 우유 한 잔이 숙면에 좋다’는 건 부분적으로 맞는 말이다. 우유에는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의 재료인 트립토판이 들어 있지만, 자기 전에 마신다고 멜라토닌 합성이 직접 증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낮 동안 햇빛 노출과 세로토닌 생성 과정을 통해 준비되기 때문에 트립토판이 풍부한 음식은 저녁보다 아침이나 낮에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만 우유는 공복감을 완화하고 따뜻하게 마시면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어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잠을 잘 자려면 어떻게 잠을 잘 자기 위해선 연령대별로 관리를 달리해야 한다. 신체적으로 가장 좋은 수면 구조를 가지고 있는 소아·청소년을 비롯한 청년기는 기본적인 수면 습관 관리를 하는 것만으로도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고 과장은 “주말 몰아자는 습관이 있다면 기상 시간을 평일보다 최대 1시간~1시간 30분 이내로 늦추고, 수면 보충이 필요하면 늦잠보다 토요일 밤 취침 시간을 30~60분 앞당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중장년기엔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숨 문제를 놓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얼마나 오래 자느냐보다 얼마나 깊이 자느냐가 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코골이나 낮 졸림이 있으면 수면다원검사를 고려하는 한편 체중 관리와 음주 조절이 필수다. 노년기에는 멜라토닌 생성을 위해 아침에 햇빛을 충분히 쬐고 너무 빨리 잠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수면제는 단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의존이나 내성의 위험이 있어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수면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은 생활 습관이다. 김 교수는 구체적인 생활습관 개선법을 제시했다. 잠자리에 누워 20분 이상 잠이 오지 않으면 억지로 누워 있지 말고 침실에서 나와 독서 등 가벼운 활동을 하다가 잠이 오면 다시 침실로 들어가는 식이다. 조깅, 걷기, 자전거, 수영 등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팔굽혀펴기, 스트레칭도 불면증 개선에 좋다. 김 교수는 “주 3회 이상 30분~1시간 정도의 꾸준한 운동이 효과적”이라며 “약간 숨이 차는 정도의 중강도가 적당하며, 저녁 운동은 잠들기 2~3시간 전에 마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영양제도 도움이 된다. 멜라토닌을 비롯해 비타민 B, 마그네슘, 테아닌, 감태추출물, 락티움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마그네슘은 근육 이완과 신경 안정에, 철분은 하지불안증후군이 있고 철 결핍이 있는 경우 도움이 된다. 카페인이 없고 긴장을 완화하는 캐모마일차, 루이보스차, 대추차, 라벤더차 등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영양제는 수면의 ‘기초’를 대신할 수 없으며, 생활 습관 관리와 함께 보조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성이다. 고 과장은 “수면은 건강의 결과이자 출발점”이라며 “수면 문제를 겪고 있다면, 영양제나 수면 보조제에 의존하기 전에 먼저 생활 습관과 수면 리듬을 점검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꿀잠 내비게이션’ 멜라토닌 “연령 따라 접근 방식 달라야”
‘꿀잠’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멜라토닌’이다. 멜라토닌은 우리 몸에서 생성·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잠들 시간임을 뇌에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수면 보조제로 널리 사용되지만 모든 연령대에서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부산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고태경 과장은 “멜라토닌은 우리 몸의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호르몬이기 때문에 무분별한 섭취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연령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내 멜라토닌은 10세 무렵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감소한다. 50세 정도에는 50%가량, 70세 이후는 80%이상 감소한다. 이에 따라 성인에게는 멜라토닌이 비교적 안전하다 할 수 있다. 수면 장애 뿐만 아니라 시차 적응이나 교대근무, 일주기 리듬이 뒤로 밀린 경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용량을 늘린다고 효과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대개 소량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잠을 강제로 재우는 약’이 아니라 ‘잠이 들 시간에 맞춰 신호를 주는 역할’이 핵심이다. 문제는 소아와 청소년이다. 이 시기는 멜라토닌 분비 자체가 왕성하고, 동시에 성장과 사춘기 호르몬 변화가 활발하다. 단기간 사용에 따른 큰 부작용이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장기 복용에 대한 안전성이 충분히 확립되지도 않았다. 특히 매일 습관처럼 복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하지만 신경발달장애를 비롯한 자폐스펙트럼장애, ADHD를 동반한 경우에는 멜라토닌 분비 이상이나 수면·각성 리듬 불안정으로 수면 장애가 지속되기도 해 행동치료와 함께 멜라토닌이 치료 보조제로 사용될 수 있다. 사실 소아·청소년의 수면 문제는 생활 습관과 환경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늦은 밤 스마트폰 사용, 불규칙한 취침 시간,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가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상태에서 멜라토닌을 쓰는 것은 근본 원인을 가리는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는 만큼 수면 습관을 점검하는 한편 수면무호흡증이나 불안·우울 등 다른 수면장애가 숨어 있는지 여부를 우선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 과장은 “성장기 아이들의 수면 문제일수록 약을 쓰기보다는 우선 “왜 잠을 못 자는지”를 묻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라며 “소아·청소년기의 경우 멜라토닌은 ‘필요할 때, 짧게’ 사용하는 보조 수단으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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