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에 명란 한 스푼 더한 ‘네오미식’
‘생각하는 묵고재비’가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묵고재비’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면 바로 눈치챌 것 같고, 이 단어를 들은 적이 없다면 답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경상도에선 ‘묵고재비’라는 별명을 가진 아이가 꽤 있었다. 그때는 이 단어가 살짝 놀리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생각하는 묵고재비’라는 말에는 뭔가 심오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상지건축의 인문학 아카데미와 부산 기업 덕화명란이 함께 ‘생각하는 묵고재비’를 탐구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생각하는 묵고재비’의 시작은 덕화명란이다. 덕화명란은 음식과 세상의 관계를 고민하며 먹는 사람을 ‘생각하는 묵고재비’라 명명하고, 이러한 관점을 ‘네오미식’이라는 개념으로 제안했다. 부산에서 11년째 인문학 아카데미를 활발하게 진행 중인 상지건축이 함께 하며 ‘덕화 미식 아카데미-네오미식’이라는 프로그램이 탄생한 것이다.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찾는 것을 넘어, 식재료의 환경적 배경과 생산자, 역사와 문화까지 함께 고려하며 음식을 선택하는 태도를 살펴보게 된다. 최근 ‘흑백요리사’ ‘냉장고를 부탁해’ 등 미디어를 통해 셰프와 미식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맛 중심의 소비문화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네오미식은 음식이 우리 사회와 어떤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고 소비되는지 살펴보고, 보다 지속가능한 미식 문화를 제안하고자 한다.아카데미는 작가, 셰프, 연구자 등 다양한 분야의 강사가 참여해 음식과 사회를 연결하는 이야기를 펼친다. 첫 강의는 팟캐스트 ‘여둘톡’으로 알려진 작가 김하나와 황선우가 참여하는 오프닝 토크 ‘생각하는 묵고재비’로 시작된다. 두 작가는 맛있는 것을 먹는 즐거움을 넘어 ‘생각하며 먹는 삶’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이후 정다정 기획자(농부시장 마르쉐)와 백가영 대표(식문화 플랫폼 벗밭)가 도시에서 생산과 식탁을 연결하는 실험을 소개하는 ‘도시의 리틀포레스트’, 와타나베 메구미 대표(일본 슬로푸드 협회)가 세계적인 슬로푸드·슬로피쉬 운동의 흐름을 설명하는 강연이 이어진다. 또한 김태윤 셰프, 장민영 대표(지속가능미식연구소 아워플래닛)는 책 <제3의 식탁>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식의 방향을 다시 살펴볼 예정이다.이 밖에도 권두현 교수(연세대학교 비교사회문화연구소)와 권명아 교수(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젠더어펙트연구소)가 철학과 사회 이론을 통해 음식과 생태의 관계를 탐구하고, 신샛별 문학평론가는 작가 박완서의 작품을 통해 ‘먹는 인간’의 의미를 읽어낸다.마지막 회차는 영화와 식탁이 결합된 프로그램으로 준비돼 있다. 참가자들은 영화 ‘바베트의 만찬’을 함께 관람한 후 김현수 대표(부산 독립영화관 모퉁이극장), 장종수 대표(덕화명란), 이규진 셰프(레스토랑 램지)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영화 속에서 음식이 예술과 신앙, 환대의 언어가 되는 순간과 영화에 등장하는 음식에 관한 대화가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박민영 대표(케이터링 소반봄)가 네오미식의 관점으로 준비한 식탁을 선보이며 참가자들은 함께 미식을 즐긴다.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나눈 생각을 모아 온라인 앤솔로지(여러 글을 모아 엮은 작품집) 형태로 기록할 예정이다.덕화명란 장종수 대표는 “생각하며 먹는 사람, 즉 ‘생각하는 묵고재비’가 더 많아질수록 사회 역시 조금 더 평화롭고 건강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번 아카데미가 음식과 삶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행사는 5월부터 12월까지 월 1~2회 토요일 진행되며, 대부분의 강의는 부산 중구 상지건축 대강의실에서 열린다. 마지막 프로그램은 부산은행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에서 진행된다. 5월 2일 첫 행사가 열리며 현재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자세한 일정과 프로그램은 덕화명란 SNS와 상지인문학아카데미 홈페이지(www.archsangji.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051-260-8863, 051-240-1526.
[내 인생의 원픽] 정치가 바꿀 역설의 현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세상을 온통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어디선가 ‘벚꽃 엔딩’ 노래가 들려오는 듯하다. 그냥 보기만 해도 행복하다. 문득 이렇게 좋은 시절을 늘 마음 졸이며 보냈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투표일은 항상 봄의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어 이 선거의 후보자들은 정당 추천을 받거나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만화방창한 시절을 즐기기는커녕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힘든 시간을 보낸다. 올해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거나 교통 요충지의 건물 외벽에는 어김없이 후보자의 얼굴과 기호 등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들이 내걸려 있다. 2000년대 초반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며 이를 거점으로 경로 잔치와 운동회를 개최하고 동네에서 학교 앞 신호등 설치의 서명 운동도 하면서 알콩달콩 마을 사람들과 재미나게 지냈다. 그런데 동네 사람들이 어느 날부터 마을 일을 잘하니 정치를 해보라며 지방 선거를 권유하기 시작했다. 결국은 이에 넘어가 어떤 정당의 당원이 되어 지방 선거에 나서기로 결심했던 때 대학 선배가 꼭 읽어 보라며 건네주신 것이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긴다〉는 책이었다. 제목을 보는 순간, 옳은 쪽이 이겨야지 어찌 강한 쪽을 편드는가? 그 거부감을 지금도 생생하게 몸이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거의 20년 간 정치를 주업으로 생활하면서 강자가 옳게 되어 버리는 뼈아픈 순간을 수없이 겪었다. 정치인은 말로 흥망하며 정치에는 온갖 말들이 오가며 뒤섞인다. 대중은 긍정적인 이야기보다 부정적인 이야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불량한 구전을 이어가곤 한다. 정치인들이 대중의 이런 측면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선거전을 펼치지 않도록 잘 살펴볼 때다. 싫든 좋든 정치가 일상생활의 구석구석까지 두루 결정하는 만큼 우리 유권자들은 매처럼 눈을 부릅뜨고 선거전을 살펴봐야 한다. 강한 쪽이 이겨 옳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옳은 쪽이 이겨 대중을 섬기도록 말이다. 정미영 국회부산도서관 관장
[인터뷰] 유승훈 근현대역사관 학예연구관 “좋은 전시는 유물이 아니라 이야기로 만들어진다”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12월 관람객 수 600만 명을 돌파하며 전 세계 박물관 입장객 수 4위를 차지했다. 루브르, 바티칸, 대영박물관 오직 3곳만이 앞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을 향한 전 세계인의 관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할 수 있다. 2026년 현재 한국의 국공립사립박물관을 모두 합하면 1000개에 달하며, 박물관에서 전시를 기획하는 큐레이터가 1만 명에 이른다. 대한민국은 1000개의 박물관, 만 명의 큐레이터가 왕성히 활동하는 문화 강국이다. 그러나 숫자 비교를 넘어 각 박물관이 진행하는 전시의 질, 기획 방향 등을 따지면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물론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 최고의 유물들이 다 모여 있어 돌아가며 그걸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된다. 그러나 대다수 박물관은 그 정도의 유물을 보유하지 못하고 심지어 큐레이터 혼자서 박물관 운영과 기획을 모두 맡는 곳도 많다. “역사 관련 책을 다수 출간했고, 그중 몇 권은 상도 받고 인기 서적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친한 후배가 박물관과 큐레이터에 관한 책도 써 달라고 진지하게 부탁했습니다. 후배는 전시 기획에 관해 참고할 만한 책이 없고, 이를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는 곳도 없으니 많은 큐레이터가 현장에서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제야 내가 지난 26년간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알게 된 전시 기획과 준비 요령이 여러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큐레이터의 기획법〉이라는 책을 발간한 유승훈 부산근현대역사관 학예연구관이 전한 책의 시작이다. 후배의 말을 듣고 유 연구관이 직접 조사해 보니 그간 박물관 이론서는 많이 출판되었지만, 정작 큐레이터가 실제로 전시를 기획할 때 참고할 만한 실용서는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큐레이터가 무엇을 보고 어떻게 판단하며 전시를 설계해야 하는지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풀어낸 실전 안내서를 쓰게 된 것이다. “시대가 변하며 단순히 유물을 보여주는 전시는 관람객에게 감흥을 줄 수 없습니다. 요즘 박물관은 스토리텔링은 기본이고 설치미술과 음악, 영상이 결합해 온몸으로 체험하는 전시로 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립민속박물관의 ‘종가’라는 전시는 전시실을 통째로 종갓집 내부로 만들어 관람객은 안채를 비롯해 사랑채 등 가옥 구조부터 종가에서 내려오는 정신과 철학, 유물이 어떻게 결합해 대대로 이어지는지 직접 알 수 있었습니다.” 유 연구관은 유물, 스토리, 디자인, 글쓰기라는 네 가지 요소를 결합해 나만의 주관과 안목을 거쳐 명확한 메시지가 전해지는 스토리텔링 전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즘에는 박물관과 큐레이터의 사회적인 참여, 메시지도 아주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모 박물관의 ‘쓰레기 사용 설명서’라는 전시가 큰 관심을 받은 게 이런 이유다. 인과관계가 있는 스토리를 짜고 이에 맞게 전시를 몇 부로 나눌지 결정한 후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전시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아이디어를 찾아 기획서를 써보고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하는지 직접 해보는 코너도 책 안에 있습니다. 큐레이터의 교과서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큐레이터뿐만 아니라 홍보 담당, 행사와 전시 기획, 마케터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정보가 많다. 유물이 많지 않거나 지방의 작은 박물관도 히트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현장 속으로] “보이지 않아도 느낀다” -시각장애 무용수와 함께한 ‘빛’ 눈길
안무가 겸 무용수, 그리고 배우로도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김남진이 이끄는 김남진피지컬씨어터가 지난 10일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에서 마련한 10주년 기념 공연은 현대무용의 대중화에 무척이나 진심인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의지를 다시금 확인한 무대였다. 이날 공연은 김남진이 안무한 세 작품(날지 못하는 새, 빛, 흔들리는 땅)과 엠넷 ‘스테이지 파이터’ 출신의 김영웅(현대무용)·강경호(창작 발레) 솔로 축하 무대까지 더해져 각기 다른 개성을 자랑한 ‘무용 뷔페’를 맛 본 느낌이었다. 특히 신체의 극한을 사용하는 아크로바틱과 예술적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컨템포러리 서커스 퍼포머 김찬양과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 예술인 장해나가 호흡을 맞춘 ‘빛’ 공연은 ‘보이지 않는 신뢰’와 ‘감각의 확장’을 보여준 특별한 무대였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어떻게 춤을 출 것인가 궁금했지만, 장해나 손에 들린 흰 지팡이는 더 이상 보행 보조 도구가 아니라, 무용수의 신체가 확장된 예술 소품이 되었다. ‘볼 수 없다’는 제약은 어느새 ‘느끼고 표현한다’는 새로운 예술의 가치로 승화됐다. 이 작품은 오는 6월 26~28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리는 현대무용 축제인 ‘2026 덤보 댄스 페스티벌’(DDF) 참가가 확정됐다. 김남진은 하나의 장편 작품이 아닌, 단편 작품 여럿을 한 무대에 올린 것과 관련해 “작품은 계속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빛’을 비롯해 세 작품 모두 국내외 곳곳에 이미 초청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이가 현대무용이 어렵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안무자가 왜 이 제목을 선택했을까, 저 세트와 소품은 왜 사용하는 걸까, 하필이면 저 의상일까 등으로 질문을 연결하다 보면 자기만의 해석이 나올 것”이라는 말로 재밌게 무용 공연 보는 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남진피지컬씨어터의 새로운 10년을 향한 설렘도 이미 시작된 듯했다.
‘생각하는 묵고재비’가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묵고재비’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면 바로 눈치챌 것 같고, 이 단어를 들은 적이 없다면 답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경상도에선 ‘묵고재비’라는 별명을 가진 아이가 꽤 있었다. 그때는 이 단어가 살짝 놀리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생각하는 묵고재비’라는 말에는 뭔가 심오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상지건축의 인문학 아카데미와 부산 기업 덕화명란이 함께 ‘생각하는 묵고재비’를 탐구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생각하는 묵고재비’의 시작은 덕화명란이다. 덕화명란은 음식과 세상의 관계를 고민하며 먹는 사람을 ‘생각하는 묵고재비’라 명명하고, 이러한 관점을 ‘네오미식’이라는 개념으로 제안했다. 부산에서 11년째 인문학 아카데미를 활발하게 진행 중인 상지건축이 함께 하며 ‘덕화 미식 아카데미-네오미식’이라는 프로그램이 탄생한 것이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찾는 것을 넘어, 식재료의 환경적 배경과 생산자, 역사와 문화까지 함께 고려하며 음식을 선택하는 태도를 살펴보게 된다. 최근 ‘흑백요리사’ ‘냉장고를 부탁해’ 등 미디어를 통해 셰프와 미식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맛 중심의 소비문화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네오미식은 음식이 우리 사회와 어떤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고 소비되는지 살펴보고, 보다 지속가능한 미식 문화를 제안하고자 한다. 아카데미는 작가, 셰프, 연구자 등 다양한 분야의 강사가 참여해 음식과 사회를 연결하는 이야기를 펼친다. 첫 강의는 팟캐스트 ‘여둘톡’으로 알려진 작가 김하나와 황선우가 참여하는 오프닝 토크 ‘생각하는 묵고재비’로 시작된다. 두 작가는 맛있는 것을 먹는 즐거움을 넘어 ‘생각하며 먹는 삶’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이후 정다정 기획자(농부시장 마르쉐)와 백가영 대표(식문화 플랫폼 벗밭)가 도시에서 생산과 식탁을 연결하는 실험을 소개하는 ‘도시의 리틀포레스트’, 와타나베 메구미 대표(일본 슬로푸드 협회)가 세계적인 슬로푸드·슬로피쉬 운동의 흐름을 설명하는 강연이 이어진다. 또한 김태윤 셰프, 장민영 대표(지속가능미식연구소 아워플래닛)는 책 <제3의 식탁>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식의 방향을 다시 살펴볼 예정이다. 이 밖에도 권두현 교수(연세대학교 비교사회문화연구소)와 권명아 교수(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젠더어펙트연구소)가 철학과 사회 이론을 통해 음식과 생태의 관계를 탐구하고, 신샛별 문학평론가는 작가 박완서의 작품을 통해 ‘먹는 인간’의 의미를 읽어낸다. 마지막 회차는 영화와 식탁이 결합된 프로그램으로 준비돼 있다. 참가자들은 영화 ‘바베트의 만찬’을 함께 관람한 후 김현수 대표(부산 독립영화관 모퉁이극장), 장종수 대표(덕화명란), 이규진 셰프(레스토랑 램지)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영화 속에서 음식이 예술과 신앙, 환대의 언어가 되는 순간과 영화에 등장하는 음식에 관한 대화가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박민영 대표(케이터링 소반봄)가 네오미식의 관점으로 준비한 식탁을 선보이며 참가자들은 함께 미식을 즐긴다.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나눈 생각을 모아 온라인 앤솔로지(여러 글을 모아 엮은 작품집) 형태로 기록할 예정이다. 덕화명란 장종수 대표는 “생각하며 먹는 사람, 즉 ‘생각하는 묵고재비’가 더 많아질수록 사회 역시 조금 더 평화롭고 건강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번 아카데미가 음식과 삶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는 5월부터 12월까지 월 1~2회 토요일 진행되며, 대부분의 강의는 부산 중구 상지건축 대강의실에서 열린다. 마지막 프로그램은 부산은행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에서 진행된다. 5월 2일 첫 행사가 열리며 현재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자세한 일정과 프로그램은 덕화명란 SNS와 상지인문학아카데미 홈페이지(www.archsangji.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051-260-8863, 051-240-1526.
숙묵과 금박이 빚은 소나무의 시간
곧거나 굽었거나, 김윤찬이 그린 소나무는 줄기만 있고, 가지와 잎사귀는 과감하게 생략됐다. 나무줄기에 남겨진 숙묵(宿墨)의 흔적은 시간의 흔적이자 삶의 궤적이라 할 만하다. 붓과 먹의 가교로 표현된, 끊어지거나 갈라진 소나무 줄기는 누군가의 인생인가 싶었다. 이런 소나무에 알알이 뿌려진 금박 편은 섬광 혹은 미광일지 모르겠다. 덕분에, 천연 아마천 위에 남은 초묵의 붓질 흔적과 반짝이는 금박은 별빛이 되어 교차하고, 솔숲에 이는 바람 소리가 상상되기도 한다. 지난해 중국에서 연구년을 보내고 돌아온 한국화가 부산대 김윤찬 교수가 지난 10일부터 오는 16일까지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아트센터에서 열아홉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2021년 ‘청춘-아름다운 나날들’로 개인전을 연 지 5년 만이다. 이번 전시 역시 ‘청춘’ 연작 시리즈를 이어 간다는 의미에서 ‘청춘-함께 가는 길’로 제목을 정했다. 붓질이 한층 과감해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중국에 1년간 있으면서 하루에 2시간 운동하고, 16시간씩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동안 학생처장 등 학교 보직을 맡으면서 작업에 소홀했던 시간을 만회했다고 할까요. 덕분에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그 결과물을 이번에 전시로 선보이게 됐습니다.” 이런 김 교수의 새 작업을 선보이는 자리를 축하하기 위해 지난 10일 오후 6시 전시장에 모인 사람은 수백 명에 달했다. 근래 가장 많은 이를 불러 모은 개인전 오프닝이 아니었을까 싶다. 주요 참석자를 일일이 호명한 소개는 40여 분에 걸쳐 진행됐다. 한때 작가가 열심히 그렸던 인물이 그림에서 사라진 대신, 소나무 그림이 가득한 전시장은 인파로 뒤덮였다. 김 교수의 수묵화에 나타난 이미지 서사를 두고, 중국 쓰촨문리학원 미술관장이자 평론가인 덩 쉬는 ‘형상(象) 바깥(外)의 경지(境)’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상외지경’(象外之境)이란 평문을 보내왔다. 덩 쉬는 “김윤찬은 소나무를 전통 문인화의 도식으로부터 해방하고 이를 작가와 관람자 간의 정신적 소통의 매개로 재구성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작품 속 소나무는 더 이상 풍상을 견디는 전사의 이미지가 아니라 달빛 아래 명상에 잠긴 철학자처럼 동양 미학의 정수인 ‘공적’(空寂, 비어 있고 고요하다는 의미)과 ‘유현’(幽玄, 오묘한 깊이와 정취)의 극치로 끌어들인다고 표현했다. 한편, 이날 김 교수는 중국 체류 당시 충칭에 본사를 둔 유명 매실주 브랜드 ‘메이지엔’과 협업해 특별 제작한 라벨 제품 2가지도 소개했다. 메이지엔 고위층이 중국에서 열린 김 교수 개인전을 보고 반해서 협업을 제안했다는데, 정작 주류면허증이 없는 김 교수는 귀국할 때 2병밖에 가져오지 못했다고 말해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문의 051-510-7323.
롯데시네마 4월 '광음시네마' 라인업은?
‘복합문화공간 컬처스퀘어’를 지향하는 롯데시네마가 4월 광음시네마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번 4월 라인업은 강력한 사운드 출력과 깊은 베이스톤이 강점인 광음시네마만의 특성을 극대화하는 공포, 애니메이션, 음악 영화까지 다양한 장르로 구성돼 관객들에게 소리로 완성되는 최상의 몰입감을 제공할 예정이다. 우선 지난 8일 개봉한 한국 공포 영화 ‘살목지’를 롯데시네마 광음시네마에서 만날 수 있다. 광음시네마 특유의 초극저음 우퍼는 정체불명의 형체가 주는 압박감과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음향 연출을 생생하게 구현해 관객들의 공포감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입체적인 사운드는 마치 저수지에 있는 듯한 심리적 공포를 불러일으키며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이어 오는 15일 음악 영화의 진수를 보여줄 콘서트 무비 ‘퀸 락 몬트리올’ 역시 광음시네마에서 진가를 발휘할 전망이다. 전설적인 밴드 ‘퀸’의 압도적인 라이브 퍼포먼스를 보다 선명한 화질과 폭발적인 사운드로 재현한다. 광음시네마의 우퍼로 느끼는 프레디 머큐리의 보컬과 웅장한 밴드 사운드는 뜨거운 현장감과 함께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한다. 이와 함께 지브리의 명작 ‘마녀배달부 키키’도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히사이시 조 특유의 따뜻하고 서정적인 음악에 광음시네마의 섬세한 음향이 더해져 작품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특히 광음시네마의 선명한 화질은 작품 특유의 부드러운 색감과 청량한 감성을 한층 또렷하게 구현해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롯데시네마는 13일부터 광음시네마 팬들을 위한 ‘광음 MANIA’ 이벤트도 진행한다. 롯데시네마 이벤트 페이지에서 즉시 사용 가능한 광음시네마 할인 쿠폰을 제공하며, 해당 쿠폰으로 영화를 예매한 고객에게는 스위트샵(매점) 혜택도 함께 주어진다. 또한 광음시네마 관람 횟수에 따라 ‘광음 입덕’, ‘광음 중독’, ‘광음MANIA’를 선정하고 추첨을 통해 특별한 경품을 증정해 관객들에게 영화 관람 이상의 즐거움을 전할 계획이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4월 라인업은 사운드가 핵심인 작품들로 엄선했다”며 “이번 라인업을 통해 관객들이 광음시네마에서 각기 다른 몰입과 여운을 온몸으로 만끽해 보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4월 13일(음 2월 26일)
◎-大吉 ○-吉 △-平 X-凶 쥐 96년생 마음에 들면 망설이지 말고 시도해 볼 것. 84년생 기회는 많으니 실망 말고 기다려라. 72년생 계획한 대로 순조롭게 성사될 운. 60년생 사소한 일로 불화가 있을 수 있으니 관대한 마음으로. 48년생 내면의 수양을 하는 일에 시간을 할애하라. 36년생 사소한 일에 신경 쓰지 말고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라. 금전-△ 애정-△ 건강-△ 소 97년생 타인을 위해서 자신만의 재능을 활용하면 좋을 듯. 85년생 주변 환경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미흡한 점을 점검토록. 73년생 끌고 오던 일을 마무리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것이. 61년생 외부 사람들보다 가까운 가족들을 챙길 것. 49년생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 회복에 집중해야. 37년생 가까운 곳에 산책함으로 기분 전환을. 금전-○ 애정-○ 건강-○ 범 98년생 하나를 통하면 모든 것과 통하니 끈기를 가져야. 86년생 독단적으로 행동했다가는 역효과가 날 수도. 74년생 여태껏 기다리던 일이 이제야 기미가 보이니. 62년생 양쪽을 조정해서 화해로 이끌 일이 생길 수도. 50년생 사소한 일이 큰일 될 수 있으니 소홀히 하지 말라. 38년생 반가운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금전-△ 애정-○ 건강-○ 토끼 99년생 경험했던 일에서 구해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듯. 87년생 포기하고 싶을 때 한 번만 더 참아라. 75년생 장애물이 제거되고 점차 길운이 돌아오는 때. 63년생 정신적으로 피곤한 하루가 될 듯. 휴식이 우선. 51년생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보람을 느낄 듯. 39년생 어려운 일이라도 좋은 쪽으로 해결이. 금전-△ 애정-△ 건강-○ 용 00년생 귀찮고 싫은 일을 할 상황이 생겨도 즐거운 마음으로. 88년생 더 좋은 결과를 위한 과정이니 믿음을 갖고 기다려라. 76년생 동료와 손을 잡고 화합하는 마음으로 일을 추진할 것. 64년생 외화내빈이니 남 보기만 화려하다. 52년생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건강관리에 신경 쓸 것. 40년생 좋은 소식에 귀를 기울일 일이. 금전-△ 애정-△ 건강-△ 뱀 01년생 교제가 활발해지니 대인 관계에 힘써야. 89년생 스스로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얻는 수확물도 차이가 나니. 77년생 윗사람과 관련해서 해결해야 할 일이 생길 듯. 65년생 일상의 변화가 뚜렷하게 일어날 조짐. 53년생 방해물이 생기니 답답함을 안고 지내는 하루. 41년생 감정에 치우치면 궁지에 몰리기 쉬울 수도. 금전-○ 애정-○ 건강-◎ 말 02년생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일에 적극적이면 빛을 발할 듯. 90년생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일에 에너지를 쏟아라. 78년생 나를 찾는 이가 많으니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즐거울 듯. 66년생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정보를 공유할 것. 54년생 알아서 해 주기 바라지 말고 먼저 해야. 42년생 의심하지 말고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금전-△ 애정-○ 건강-○ 양 03년생 새롭게 시작하려는 마음으로 바삐 움직여 본다. 91년생 가까운 사이라도 조심해서 말해야 한다. 79년생 주변 변동에 따라 상황이 좋은 방향으로 호전될 기미가. 67년생 관공서나 금융기관 관계된 일이 잘 안 풀릴 수도. 55년생 귀인의 도움으로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도. 43년생 정도를 지키는 것이 결과가 좋다. 금전-○ 애정-○ 건강-△ 원숭이 04년생 상대방에게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좋을 듯. 92년생 윗사람에게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고 도움을 구하는 것이. 80년생 우유부단해선 안 된다. 자신감을 회복하라. 68년생 인간관계에 얽혀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 56년생 힘든 일 끝에 좋은 일이 있다. 44년생 기력이 떨어지니 식사를 잘하도록. 금전-○ 애정-△ 건강-△ 닭 05년생 의욕이 앞서니 실수하기 쉽다. 93년생 나서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피곤한 일이 생기니 적당한 선에서. 81년생 많은 사람이 이익이 되는 쪽으로 방향 설정을 하라. 69년생 주축이 되어 전체를 이끌어 가면 원만하게 진행될 듯. 57년생 사람 사이를 중재할 일이 생길지도. 45년생 바깥 외출은 삼가고 집에서 편안한 휴식을. 금전-○ 애정-○ 건강-△ 개 06년생 개인의 능력 향상을 위해 매진하면 좋은 결과가. 94년생 냉정히 따져 향후의 흐름에 대비해야. 82년생 주변의 협조를 얻어서 상승으로 나아가는 흐름. 70년생 아랫사람과 관련하여 도움을 줄 상황이 발생할지도. 58년생 구체적인 결과물을 접하게 될 수도. 46년생 이 일 저 일로 분주한 하루를 보낼 수도. 금전-△ 애정-○ 건강-○ 돼지 07년생 올바른 일을 한 뒤에 칭찬이 따라온다. 95년생 먼 곳과 관련하여 소식 들을 일이 있을 수도. 83년생 일신이 바쁘나 당장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에는 부족할 듯. 71년생 활동 무대가 바뀌어 이동수 있을 듯. 59년생 이웃과 도움을 주고받을 일이 있을 듯. 47년생 자식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무조건 베풀도록. 금전-○ 애정-△ 건강-○
12년 전 4월, 인사도 못하고 하늘로 간 아이들에게
책이 도착하기 전 편집자가 직접 쓴 메일이 먼저 왔다. 메일에는 “마음을 다해 편집한 책이 며칠 후면 도착할 것”이라며 “4월 16일에 맞춰 출간되는데 애정이 어린 관점으로 책을 읽어봐 주고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부탁한다”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시 그림책 형식으로 만든 <오늘은 나의 생일이야>라는 책은 제목이 특이한 것도 아니고, 판형이나 책 표지도 특이하지 않았다. 그러나 편집자가 “마음을 다해 편집했다”라고 표현했다는 건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순간 4월 16일에 맞춰 출간한다는 대목이 마음에 콕 박혔다. 이젠 세월이 꽤 지났지만, 아이를 잃은 부모와 형제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이 여전히 생생하게 당시의 아픔을 느끼는 그 사건이 일어난 날이다. 맞다. 이 책은 세월호 사건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건이 발생한 지 올해 12년째인데, 그 여파는 현재진행형이다. 출판사는 이 책을 오래 준비했다. 어떤 형식으로 책을 만들지 많이 고민한 끝에, 그림책의 형식을 선택했다. 한국에선 그림책은 아동용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사실 출판계에서 오래전부터 그림책은 아동서적, 어른 서적에 속하지 않는 독립된 분야로 취급하고 있다. 좀 더 다양한 연령층에게 편하게 다가가고 그림이 더해지며 글의 분위기와 메시지의 선명성이 돋보이기 때문에 그림책이라는 형태를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있다. 이 책 역시 출판사에선 100세용 그림책이라고 소개했다. 유아부터 100세까지 모든 연령이 대상이라는 말인 듯싶다. 사실 이런 소개가 붙은 그림책은 유아, 어린이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편이다. 그림을 직관적으로 보거나 글 그 자체에 집중하는 어린이보다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만든 분위기, 짧은 문장 중간에 숨은 행간읽기의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나의 생일이야>라는 책은 사건 당시 또래였던 학생(지금은 이미 성인이지만)부터 성인들이 더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사고로 떠난 아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생일에 맞춰 작가들이 쓴 '생일시'라는 것이 있었다. 17살 생일을 맞지 못한 아이의 마음을 표현하거나 엄마, 아빠에 대한 미안함을 담은 글도 있었다. 이 책은 생일시 중 진은영 작가의 ‘그날 이후’라는 작품을 다듬었고, 이수지 작가의 그림이 더해졌다. ‘그날 이후’는 박예은 학생의 사연을 토대로 쓴 시이다. 집을 나서는 고등학생 아이의 뒷모습에서 시작해, 갓 태어난 아이가 우는 앞모습으로 끝나는 구성이다. ‘엄마 미안/너무 조그맣게 태어나서 미안/스무 살도 못 되게/너무 조금 곁에 머물러서 미안’으로 시작된 글은 ‘아빠 미안/이번에 배에서 돌아올 때 일주일이나 연락 못 해서 미안’ ‘할머니/지나간 세월의 눈물 합한 것보다/더 많은 눈물을 흘리게 해서 미안’ ‘엄마 여기에도 아빠의 넓은 등처럼/나를 업어주는 뭉게구름이 있어’ ‘아빠 여기에 친구도 있고 국어 선생님도 있다’ ‘아빠 내가 애들과 노느라 꿈속에 자주 못 가도 슬퍼하지 마’ 등 하늘에서 예은 학생이 직접 말하는 것처럼 전개된다. 책의 마지막 장은 갓 태어난 아기의 모습이다. 탄생 그 자체로 엄마, 아빠에게 기쁨이 되었고 첫 생일이기도 하다. 이수지 작가의 그림은 아이들의 일상의 한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했고 맑고 담담한 느낌이다. 이 작가는 “뭘 자꾸 그리려 하지 말고 빡빡하게 칠하려 하지 말고 마음을 담아서 무심하게, 정돈되어 있지만 자유롭게, 밀도가 있으면서 밀도가 없게 그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시를 쓴 진은영 작가는 “가혹한 사건을 기억하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우리는 자꾸 잊으려 한다. 우리가 무엇보다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참혹한 사건이 아니라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 아이들을 기억해야 다른 아이들도 지킬 수 있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특별한 애정을 밝힌 편집자의 메일 마지막은 “이 책이 더 멀리 갈 수 있도록,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세상 모든 아이의 삶을 축원하는 이 책이 어김없이 찾아온 열두 번째 봄에, 더 많은 사람들의 눈물 젖은 마음을 따뜻하고 환히 비출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쓰여 있었다. 진은영 글/이수지 그림/초록귤/64쪽/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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