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푸치니 오페라 '잔니 스키키' 부산 공연
국립오페라단이 준비한 자코모 푸치니의 희극 오페라 ‘잔니 스키키’(Gianni Schicchi)가 주말 부산 영화의전당을 찾는다.잔니 스키키는 푸치니가 작곡한 단막 오페라 3부작 ‘일 트리티코’의 마지막 작품이다. 단테의 장편 서사시 <신곡>의 ‘지옥편’을 바탕으로 인물의 성격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음악성과 코믹성이 돋보인다. 1918년 미국 뉴욕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 오페라 애호가들로부터 오랜 사랑을 받고 있다.20세기 초 이탈리아 피렌체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한 후보의 유언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친척들의 탐욕과 허영, 기발한 속임수를 해학적으로 그려낸다. 유머와 풍자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위선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동시에 푸치니 특유의 음악적 세련미와 극적 완성도까지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잔니 스키키의 딸 라우레타가 결혼을 허락받기 위해 부르는 아리아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O mio babbino caro)’는 이 작품을 상징하는 대표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영화의전당은 이번 공연이 국립오페라단이 선발한 정상급 성악가들과 탄탄한 오케스트라가 만들어 내는 완성도 높은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주인공 잔니 스키키 역에 바리톤 김원, 스키키의 딸 라우레타 역에 소프라노 오예은, 라우레타의 연인 리누치오 역에 테너 강도호 등이 출연한다. 연주는 구모영 지휘로 코리아쿱 오케스트라가 맡는다.오페라 잔니 스키키는 이야기 전개가 복잡하지 않고 공연 시간도 60분으로 비교적 짧아 어린이 동반 관객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고인범 영화의전당 대표는 “이번 공연에서는 국립오페라단의 깊이와 원작의 유쾌함을 동시에 선사할 것”이라며 “오페라 입문자부터 애호가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공연은 8일 오후 3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열린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예매는 영화의전당 홈페이지와 NOL티켓에서 하면 된다. R석 6만 원, S석 4만 원. 문의 051-780-6060.
구도심 가야 유적지 ‘MZ 놀이터’ 되다 [문화 핫플]
전통과 현대, 일상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공간. 경남 김해시 왕릉길 40(봉황동)에 자리한 ‘명월’은 ‘김해 한옥카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열자마자 청년들이 몰려들며 ‘사진 명소’ ‘뷰 깡패’ 등 찬사가 붙더니, 최근엔 부산·경남 여행 때 꼭 들러야 할 김해시의 대표 핫플로 손꼽힌다. 구도심의 가야 유적지가 MZ세대의 놀이터로 변신한 것이다. 한옥의 고즈넉함과 현대적 감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명월’. 탄생 1년 만에 ‘벼락스타’가 된 재주꾼을 만나고 왔다. ∎수로왕-허왕후 로맨스 깃든 곳 “창고로도 사용되고, 한때는 한복 체험 공간이기도 했었죠.” 지금의 명월은 김해시 한옥체험관 부속건물로 지어졌다. 2006년 조선시대 사대부 주거 공간을 재현해 문을 연 한옥체험관은 역사의 고장 김해시의 상징적인 숙박시설이다. 제대로 된 쓰임새를 찾지 못하던 부속건물과 마당이 한옥카페라는 새 옷을 입은 건 한 방송사와의 협력을 통해서다. 김해시로부터 한옥체험관 운영을 위탁받은 김해문화관광재단 역시 새로운 정체성을 세울 기회로 삼았다는 점에서 두 기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이 과정을 통해 용도를 찾지 못하던 공간은 음료를 즐기는 카페와 책이 있는 휴게 공간, 김해의 장인들이 만든 다양한 수공예품을 전시 판매하는 굿즈숍, 그리고 주말엔 공연이 펼쳐지는 복합문화공간 명월로 탈바꿈했다. 한옥체험관 주차장으로 쓰이던 마당은 김해를 온전히 수(水)정원으로 조성됐다. 국내 최대의 하천형 습지인 화포천습지를 재현한 정원엔 서리이끼를 덮었다. 이끼는 김해의 드넓은 평야를 상징한다. 전체적으로는 김해의 지형적 특색을 살려 낮고 완만한 구릉 형태로 조성했다. 여기에 인근 봉황동 가야 유적지에서 발굴된 수레바퀴 모양 토기와 고상가옥을 본뜬 장식물을 배치했다. 수레바퀴 모양 토기는 물을 내뿜는 분수, 내부에 전구를 설치한 고상가옥은 경관조명 역할을 하며 수정원을 밤낮없이 아름다운 ‘작은 김해’로 빛나게 하고 있다. 명월이라는 이름을 두고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음주가무가 행해지던 고급 요릿집인 요정을 연상시킨다는 여론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명월은 명월사라는 절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 절은 수로왕이 바다를 건너온 허왕후를 맞아 첫날밤을 보낸 곳이라고 전한다. 명월사는 임진왜란 때 불탄 후 1618년 중건되었는데, 현재는 부산 강서구 지사동 흥국사에 있는 ‘명월사 사적비’에서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김해문화관광재단 이선옥 차장은 “이런 역사적 배경은 명월을 ‘로맨틱 가야’라는 콘셉트와 잘 어울리게 한다”라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선 명월이 선남선녀의 사랑이 맺어지는 명당으로 이름나 있다”고 소개했다. ∎메뉴판에도 스며든 지역 상생 카페 명월의 메뉴판 맨 윗자리는 세 가지 시그니처 메뉴가 차지하고 있다. 카페 이름이면서 동시에 대표 음료 이름이기도 한 ‘명월’은 김해시 특산물인 장군차에 상큼한 자몽을 더한 아이스티이다. 두 번째인 ‘수로왕(약속)’은 산딸기 에이드이다. 김해시는 우리나라 산딸기의 약 60%가 수확되는 산딸기 주산지이다. 산딸기의 붉은색을 가득 품은 이 음료는 허황후를 향한 수로왕의 열정적 마음을 상징한다고 한다. 마지막 대표 메뉴인 ‘허왕후(믿음)’는 그의 고향인 인도 아유타국의 아삼티와 마살라차이 향을 더한 밀크티로, 수로왕을 향한 깊은 마음이 담긴 차라고 한다. 명월에서 마실 수 있는 커피는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바닐라라테 달랑 세 가지뿐이다. 다른 카페와 구별되는 명월만의 또 다른 특색은 디저트가 아예 없다는 것이다. 디저트는 통상 카페의 주 수입원 역할을 한다. 디저트의 종류와 맛은 카페의 수익과 직결된다. 디저트 없는 카페는 사실 ‘앙꼬 없는 찐빵’ 격으로, 심하게 말하면 카페로서는 결격사유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명월의 특이한 영업 전략에는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 정신이 깃들어 있다. 명월이 자리 잡은 곳은 가야 유적지가 모여 있는 ‘왕릉길’로, 이 거리를 따라 수로왕릉과 대성동고분군, 봉황동유적이 이어져 있다. 가야문화를 대표하는 유적이 모인 곳인 만큼 멋진 한옥과 돌담길을 따라 분위기 있는 카페가 하나둘 들어서 있다. 명월의 선택은 이들과의 경쟁이 아닌 상생이다. 손님이 몰리면 대기를 시키는 게 아니라 인근의 다른 카페를 소개한다. 디저트를 찾는 손님도 주변 가게를 이용하도록 안내받는다. 300여 권의 책을 비치한 카페 2층을 음료 구매와 상관없이 개방한 것도 수익만 추구하는 일반 영업장에서는 선택할 수 없는 명월만의 전략이다. ∎문화의 향기로 가득 채우는 주말 명월 앞에 붙은 ‘복합문화공간’이라는 타이틀은 단순히 멋을 내기 위한 장식품이 아니다. 명월에는 실제로 문화가 숨 쉬고 있다. 북카페만을 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한쪽 벽면엔 지역 공방 작가들의 공예 작품들이 보기 좋게 전시된 아트존이 있다. 장인들이 만든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발길은 자연스럽게 명월의 굿즈숍 ‘가꿈’으로 이어진다. ‘가락의 꿈’을 줄인 말인 가꿈엔 김해시의 공식 마스코트인 토더기 캐릭터를 포함해 80여 명의 등록 작가가 만든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 방문객을 맞는다. 주촌면에서 출토된 오리 모양 토기를 모티브로 제작된 토더기는 올해 지자체공공캐릭터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가꿈은 지역 공방에서 만든 굿즈와 문구류, 생활용품 판매를 대행하며 수익을 배분하는 동시에 지역 홍보의 장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명월을 문화의 장으로 불리게 만드는 일등 공신은 주말마다 열리는 버스킹이다. ‘왕릉길 음악산책’이라는 타이틀을 단 공연은 클래식과 가요, 민요, 국악 등 장르를 달리하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명월 수정원과 주변 왕릉길 일대에서 펼쳐진다. 이번 주말엔 국악그룹 보화(8일)와 가수 옐로은(9일)의 무대가 오후 4시 시작된다. 방문객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명월은 복합문화공간 역할을 더 충실히 하기 위해 곧 부분 리모델링을 할 예정이다. 우선 2층 북카페 좌석을 통창 방향으로 재배치, 편안하게 경치를 감상하며 쉴 수 있는 장소로 만들 계획이다. 가운데에는 간이 북토크나 소모임이 가능한 다인용 테이블을 두고, 벽면에는 책꽂이도 추가해 현재의 배가 넘는 1000권의 책을 비치할 구상이다. 이선옥 차장은 “이 과정에도 지역과의 상생이 이뤄진다”라며 “추가할 도서 선정과 구매는 생가(생의 한가운데) 같은 지역의 인문서점을 통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육아 정보부터 다문화 이야기까지…연제FM의 방송들
‘연제FM’의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 가운데 눈에 띄는 대표 프로그램 4개를 골라 봤다. 먼저 장애 관련한 ‘옥 박사의 투게더’이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분야에서 빛나는 장애인들과 특수교사, 장애 예술가를 직접 스튜디오로 초대한다. 방송을 듣다 보면 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저절로 바로잡힌다. 진행자 옥혜숙 박사는 일본 뮤지컬 극단 ‘사계’ 정단원 배우 출신이자 장애인식 개선 전문가이다. 두 번째는 다문화 관련한 ‘양 교수의 다가감’이다. 평생교육 전문가이자 다문화사회 연구자인 양근숙 교수가 외국인 유학생부터 다문화 관계자들을 불러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는 시간이다. 다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을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다루다 보면 어느새 세상을 보는 눈이 깊고도 넓어진다. ‘쉬즈데이’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모여 육아와 교육정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부산교육발전위원회 엄지아 회장, 김분경 씨가 유쾌하고 발랄한 수다를 펼친다. 매회 엄마들의 관심사에 대한 답변을 해줄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초대해 생활밀착형 정보도 전한다. 또한 ‘나진설의 가요 100년사’는 가수 나진설이 매주 새로운 주제어로 부산 가요사를 재미와 함께 깊이 있게 엮어나간다.
“내 이야기가 라디오에”…부산 최초 공동체 라디오 ‘연제FM’
지난달 17일 <부산일보> 3면에는 ‘연제공동체라디오(이하 연제FM)’ 광고가 실렸다. ‘이웃의 이야기를 담는 라디오, 연제FM 106.3Mhz’라는 제목이 먼저 시선을 끌었다. 2025 사회적경제 R&D 지원사업, 언론진흥재단 미디어스타트업 지원사업, 부산시 도시재생전문기업에 잇따라 선정됐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개국한 지 일 년 남짓해서 아직은 낯선, 부산 최초의 지상파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이 실은 첫 신문 광고였다. ‘지역신문과 공동체 라디오가 함께할 때 지역 주민의 삶이 더 나아진다’라는 취지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지금은 유튜브 같은 영상매체가 대세인 시대가 아닌가. 공동체 라디오가 무엇이길래, 왜 이제서야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는지 궁금해졌다. 지난달 28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세명빌딩 2층에 자리 잡은 연제FM을 찾아갔다. 시민토론 스튜디오 등 2개의 스튜디오와 주조정실 위주로 구성된 30여 평의 공간은 방송국이라고 하기엔 비좁았지만, 지난 일 년간 다녀간 주민이 무려 800여 명이라고 했다.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 진행자 중 한 명인 김경희 씨가 기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청바지는 스스로 젊은 청춘이라고 생각하는 60~70대 여성 3명이 펼치는 이야기 한마당이다. 김 씨는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가 한도 끝도 없이 풀려서 나온다. 어려서부터 말을 나불나불하기를 좋아해서 혼이 나곤 했지만 정말 하고 싶었던 방송의 꿈을 여기서 이뤘다”라고 말했다. 이날 스튜디오에서는 ‘전우석의 커피 여행’ 생방송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커피 여행을 하는 전우석 씨가 전하는 커피 이야기다. 매일 즐겨 마시지만 잘 모르는 커피에 관해 풍부한 상식을 쌓을 수 있는 라디오 방송이 가까운 연제구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FM 106.3Mhz 연제FM은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하루 17시간 동안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모두 30개가량 된다. 주조정실에선 하수근 편성국장이 지켜보고, 김수화 기술국장이 뒤에서 송신소 및 기술 부문을 담당한다. 부산 지역 방송국에서 수십 년간 일한 뒤 퇴직한 70~80대 베테랑 두 분이 연제FM을 든든하게 지탱하고 있다. 지난 설 연휴 때는 방송이 나오지 않는다는 전화가 청취자로부터 걸려 오는 일이 있었다. 방송 사고! 하 국장이 급하게 방송국으로 달려와 미국에 가 있던 김 국장에게 연락해 조치를 취한 덕분에 겨우 방송이 재개됐다. 이 사고는 항상 누군가는 연제FM을 듣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공동체 라디오는 송신 출력 10W 이하의 전파로 반경 10km 이내에 라디오 주파수가 나가는 소규모 소출력 방송국이다. 보통 한 구(區) 단위 정도의 소규모 지역에만 방송권역으로 허용된다. 시민단체나 마을공동체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단체가 설립해 지역 사람들이 직접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들을 전하는, 청취자 참여형 라디오 방송국이다. 따라서 방송 진행자나 제작자도 자원봉사자인 경우가 많다. 2021년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동체 라디오 방송사 20곳을 신규 허가하며 부산 최초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 개국의 길이 열린 것이다. 연제FM은 지난해 3월 14일에 개국했다. 전파를 쏘는 송신소 위치 문제로 열일곱 번이나 거절당한 뒤 맞이한 고난 끝의 개국이었다. 오랜 시간 공동체 라디오를 준비해 온 가족 같은 구성원들은 첫 방송이 나오는 순간 방송국에서 가장 전파가 잘 잡히는 싱크대 앞에 모여 있다 일제히 부둥켜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공동체 라디오들은 공통적으로 통신이나 인터넷 시설이 무너지는 지진, 태풍, 산불과 같은 재난 상황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한다. 연제FM의 슬로건 ‘생명을 살리는 기본 방송’ 역시 이 같은 고민을 포괄적으로 담았다. ‘기본 방송’이라는 낯선 개념은 오늘날 방송 매체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정보를 허용하지 않는 사실을 비판하며, 기본권인 정보를 모두가 주고받는 공간임을 강조했다. 연제FM의 가장 큰 매력은 장애나 다문화 문제에 대해 당사자들이 자신의 언어로 직접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장애인이라는 단어로 한 데 묶어서 쉽게 이야기하지만, 장애인도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불편함이 있다. 연제FM은 그런 서로 다른 결들을 살려내는 게 최고 장점으로, 실제로 배리어 프리 미디어 플랫폼 ‘라디’를 만들었다. 시간이 없거나 거동이 불편한 분, 시각 장애인까지도 인공지능을 이용해 집에서 방송을 만들어 연제FM에 보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만든 자신의 목소리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걸 들으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청소와 커피 심부름부터 주간 편성표 짜기, 공모 사업서 작성, 프로그램 진행, 원고 작성, 출연진 섭외까지. 연제FM에는 일인 십 역을 하느라 몸이 몇 개여도 늘 시간이 부족한 사람이 있다. 공동체 라디오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처음 꺼낸 연제FM 정경희 대표다. 당시 그의 포부를 들은 사람들은 “방송국을 만들자는 사람은 태어나서 처음 본다”라며 그저 신기해했다. 사실 라디오 방송국이란 원대한 꿈은 그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정 대표는 경성대 언론학 초빙교수로 강의하면서 시민 리포터로도 일했다. 그가 리포트를 맡은 방송도 한 시간 이야기한 사연을 겨우 1~2분 내보내는 경우가 많아서 늘 미안했다. 누구든 하고 싶은 말을 속 시원하게 다 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정 대표는 자신이 척추가 점점 굳어가는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는 장애인으로 마을교육 공동체와 장애인 미디어 교육을 하면서 느낀 게 있다. 너무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고도 사람이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매체가 소외계층에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뜻한 매체 라디오는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된다. 얼마 전 광주의 고려FM방송에서 있었던 사례는 공동체 라디오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광주 고려인마을 주민 7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방송의 홈페이지에 지난 추석 명절 연휴 기간 하루 평균 18만 명이 동시 접속을 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최소한 이때만큼은 고려FM방송이 광주 고려인 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듣는 글로벌 방송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연제FM 역시 연제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방송을 시작했지만, 전 세계에서 듣고 있다고 생각하고 방송을 만든다. 연제FM은 부산에 자신과 비슷한 공동체 라디오가 많이 생기길 바라고 있다. 공동체 라디오가 많아질수록 서로 네트워킹해서 새로운 뭔가를 할 거리가 더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연제FM을 보고 공동체 라디오 방송 하고 싶다고 찾아왔다가 별다른 정부 지원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부분 그냥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공동체라디오는 방송법에 따라 기부금, 지자체 보조금, 정부 광고 수익, 조합원 회비와 주민 후원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연제FM은 지자체나 정부로부터 지원이 미미한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공모사업과 다양한 협력 프로젝트에 열심히 도전하는 중이다. 연제FM 측은 “공동체 라디오를 해보니 돈이 안 돼도 와서 방송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사람들, 깨어 있는 시민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말한다. 정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이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이 공간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하는 시원한 창구가 되고, 어려운 사람에게는 좀 비빌 수 있는 언덕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연제FM에 오는 한 분 한 분이 모두 제 역할을 잘 해주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두 번째는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공동체 라디오가 지속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공동체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공동체는 공통의 가치와 정체성을 가지고 특정 사회문화적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전통적인 공동체는 물리적 공간을 기반으로 친밀성이나 세계관을 공유했다. 현대사회의 공동체는 공간이나 혈연이 아닌 공통의 관심, 상호 작용, 연대 등을 기반으로 한다. 전통적인 공동체는 약화되었지만,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부산 최초의 공동체 라디오 연제FM이 부산에 공동체 정신이 면면히 내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길 기대한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동아대 주류학술동호회와 지역 전통주 양조장이 만나면?
막걸리 수요 자체가 줄면서 전통주를 만드는 양조장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막걸리 유행이 사그라들며 MZ세대를 중심으로 음주 취향이 하이볼이나 위스키 같은 주류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행사장에서 우연히 만난 부산의 한 신설 양조장도 마찬가지였지만, 뜻밖에도 지역 대학의 주류학술동호회가 단체로 찾아오기로 예정되어 있다고 했다. 주류학술동호회가 뭘까? 아직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지역 양조장과 낯선 대학 동호회의 만남이 궁금해 찾아가 봤다. ■한식 요리사가 빚는 술 ‘가랑가랑 양조장’ 부산 사상구에서 유일하게 전통주를 빚는 ‘가랑가랑 양조장’은 부산문화재단 주최로 F1963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처음 만났다. ‘가랑가랑’은 액체가 많이 담기거나 괴어서 가장자리까지 찰 듯한 모양이라고 했다. 리드미컬한 어감이 막걸리와 잘 어울렸다. 지난해 12월 뒤늦게 양조장을 연 후발 주자였는데, 부부가 열심히 홍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내인 박선화 씨가 대표를 맡고, 남편 이주운 양조사가 막걸리를 빚는다. 이 양조사는 부산정보관광고 호텔조리과를 졸업한 뒤 여러 음식점에서 잔뼈가 굵은 한식 요리사였다. 그 뒤 대학 호텔조리과를 졸업하고 단체 급식 조리사로도 일했다. 20년이 넘는 경력의 요리사가 술독에 빠지게 된 이유는 기존 전통주 맛이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않아서였다. “우리 전통주 맛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안타까운 마음에 독학으로 술을 빚었더니 의외로 원하는 맛이 나와, 자신감을 가지고 양조장을 차리게 됐다는 것이다. 그의 양조 비결은 막걸리를 빚을 때 ‘맛있어져라!’는 주문을 외우듯 마음을 담아서 만드는 것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이 양조사는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 손맛은 마음에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부산 막걸리’를 강조하기 위해서 재료는 100% 부산 쌀과 송학곡자 소율곡 누룩을 쓴다. 사상구에 양조장을 연 이유는 평생을 산 곳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곳에서 나온 막걸리들은 공통적으로 진하고 깊은 맛이 난다. 대표 상품인 ‘가랑가랑 막걸리(12도)’는 세 번 빚은 삼양주이자 무감미료 쌀막걸리다. 2025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우리술 탁주 생막걸리 일반 주류 부문 대상을 받았다. 적당한 산미, 적당한 단맛으로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술 좀 드시는 분에게는 ‘카랑카랑 막걸리(15도)’를 추천한다. ‘생자몽 막걸리(6도)’는 와인 효모가 들어가 스파클링와인 느낌이 난다. ‘베리베리머치(6도)’에는 블루베리, 블랙베리, 라즈베리 크랜베리 등 베리 청이 네 가지나 들어갔다. 풍부한 과일 맛에다 청량감까지 더해 산뜻한 느낌이 난다. 좋은 재료와 정성으로 만들었지만 아직은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가랑가랑 막걸리, 가성비 갑의 전통주라고 하겠다. ■동아대 주류학술동호회 ‘아쿠아 비츠’ 동아대에는 주류학술동호회 ‘아쿠아 비츠’가 있다. ‘아쿠아(Acqua)’는 물, ‘비츠(vita)’는 생명, ‘생명의 물’이라는 뜻이다. 중세 유럽에서는 술을 아쿠아 비츠라고 불렀다. 요즘 대학에 주류학술동호회가 있다니, 신입생 환영식이라면서 사발주 먹이고 난리를 치던 그 시절 추억이 떠오른다. 아직도 대학에 그런 문화가 남아 있다지만, 새로운 문화 또한 생겨나고 있다. 동아대 ‘아쿠아 비츠’는 2023년부터 시작해서 올해 정식 동아리가 됐다. 부산에서는 유일한 주류학술동아리로 정식 등록한 회원이 64명이다. 주류학술동아리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학교 안팎에서는 우려가 컸다. 술을 많이 마실 테니 사고 발생도 잦아질 거라는 이야기였다.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동호회 정관의 회원 의무 1항에 ‘책임 있는 음주 태도 준수’를 명시하고,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아쿠아 비츠의 목적은 ‘세계 주류 문화 연구 및 탐방과 미식 조합’이다. 구체적으로 부산의 술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특색을 가졌는지, 그리고 부산의 주류 문화는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매달 정기 모임 때마다 발표하는 팀을 정해 다양한 술에 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방식이다. 맥주바에 가서도 라거나 에일 등 먼저 제조 방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맛을 보면서 어떤 맥주인지 맞춰보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동아리에 속한 학생들의 전공이 공대, 법대, 미대 등 다양해 술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이들은 주류학술동호회답게 MT 갈 때도 소주는 한 병도 들고 가지 않는다. 지난 MT에서는 칵테일 만들기 경연을 통해 각 조마다 새로운 술을 만들어 시상했다. 덕분에 새로 태어난 수십 개의 칵테일 맛을 비교하며 술에 대한 이해도를 크게 높였다. 학생들에게 가입 동기를 물었더니 위스키, 칵테일, 와인, 코냑, 사케, 브랜디 순으로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전통주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어 보였다. 그런데 신입생 한 명이 “전통주 콘텐츠 제발 해 주세요”라고 요청해서 전통주 양조장을 처음으로 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그냥 취하기 위해서 ‘부어라, 마셔라’였던 것 같다. 이들처럼 맛도 음미하고, 지식도 쌓아가면서 마시면 술도 아주 유익할 수 있겠다. 아쿠아 비츠의 향후 계획은 전통주, 맥주, 위스키로 구분해 부산의 술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양조장과 주류학술동호회의 운명적 만남 지난달 24일 사상의 가랑가랑 양조장에서 ‘가랑카세(가랑가랑+오마카세)’가 열렸다. 예전에 떡볶이 가게였다는 20여평 규모의 양조장은 생각보다 비좁았다. 아쿠아 비츠 회원 8명이 앉자 한 명이라도 화장실에 가려면 일어나서 자리를 비켜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발효조, 발효기, 숙성 탱크, 병입기 등 술을 빚는데 필요한 설비는 다 갖춰 전통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술을 만드는 효모가 날아다닌다고 생각하니 양조장에서의 식사는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양조장에 오면 특별한 술을 맛볼 수 있다. 먼저 비매품인 약주(물을 섞지 않은 원주)가 웰컴드링크로 나왔다. 위에 뜬 맑은 막걸리를 더 숙성시켜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맛이 났다. 이날 가랑카세는 약주와 제철을 맞은 밤수프로 출발했다. 단감샐러드와 ‘베리베리머치’가 다음 순서다. 이주운 양조사는 “베리베리머치는 많이 달지 않아서 식전주로도 어울린다. 한식·양식·중식, 치킨 등 모든 음식과 잘 어울리도록 설계해 뒀다”라고 말했다. 만든 이의 의도를 알고 마시니 더 맛이 느껴진다. 스파클링 와인 맛이 나는 자몽 막걸리는 뜻밖에도 와사비타코 샌드위치와 함께 나왔다. 조선 시대부터 먹어 온 ‘파전+막걸리’라는 식의 진부한 장르를 깨보고 싶은 의도라고 했다. 막걸리를 마시면 배가 빨리 부른 게 단점이다. 막걸리의 안주로 이처럼 한 입 거리 정도의 가벼운 핑거 푸드가 더 많이 개발되면 좋겠다. 베리베리머치에 얼음을 넣었더니 진득한 느낌이 풀리며 하이볼처럼 산뜻한 맛이 났다. 한 솥 끓여온 가리비찜은 시각적 놀라움을, 등갈비와 닭조림은 먹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한식 요리사 출신 양조사의 매력이 유감 없이 발휘되는 공간이었다. 아쿠아 비츠 박진홍 회장(국제무역학과 4학년)은 “저는 막걸리를 마시면 숙취가 심해서 막걸리에 약하다고 생각하고 그동안 잘 안 마셨다. 그런데 오늘 마신 막걸리는 그동안 마셨던 것과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랐다”라고 말했다. 제대로 만든 프리미엄 부산 막걸리의 재발견이라고 하겠다. 어떤 특정한 음식만을 가려서 즐겨 먹는 걸 편식이라고 한다. 편식이 좋지 않다면, 편주도 좋지 않은 것 같다. 한식당에서는 와인보다 우리 술이 더 어울리는 법이다. 이렇게 양조장을 견학하고 그 양조장에서 나오는 여러 술을 비교해 마시니 이해도가 높아져서 좋았다. 지역에서 나온 전통주를 지역 대학생들이 널리 알리려는 모습이 보기에도 좋았다. 가랑가량 양조장은 내년 대저 짭짤이 토마토가 나오는 계절에는 토마토를 이용한 새로운 스파클링 막걸리를 낼 계획이라고 했다. 벌써부터 그 맛이 궁금해진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알림] BNK부산은행과 함께하는 부일시네마
부산일보 해피존플러스에서 영화를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을 극장으로 초대합니다. 매달 부산닷컴 회원 50명을 추첨해 숨은 명작을 관람할 기회(1인 2매)를 제공합니다. BNK부산은행아트시네마(모퉁이극장)에서 영화의 감동을 나누세요. ■11월 상영작 : 사랑은 낙엽을 타고 ■일 시 : 2025. 11. 25.(화) 오후 7시 ■장 소 : 모퉁이극장 ■전체 상영작 안내 및 참여방법 : 해피존플러스 독자이벤트 참여 https://hzplus.busan.com/
[기자 픽] 음악-부산 모던국악 밴드 '탈피' 콘서트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모던국악밴드 ‘탈피’(사진)가 한국 전통음악을 현대적인 감각과 밴드 사운드로 풀어내 관객들에게 음악적 비행의 순간을 선사한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국악과 미디어아트의 융합 공연인 ‘날아오르다’ 콘서트를 통해서다. 탈피는 전통의 울림을 현대의 감각으로 풀어내 국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겠다는 포부로 2022년 창단했다. 한국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록,재즈,월드뮤직 등 다양한 장르와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김아름(소리), 김인균(타악), 이선영(해금), 서규범(가야금), 박수빈(피리, 태평소, 생황) 등의 멤버로 구성됐다. 9일 오후 5시 해운대문화회관 해운홀. 관람료 1만 원. 공연문의 010-2364-4746 , 010-5352-7670.
[기자 픽] 연극-극단 액터스 ‘루시드드림’
꿈속의 자신을 통해 현실의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철학 심리극이 관객을 맞는다. 극단 액터스가 무대에 올리는 ‘루시드드림’이다. 상류층 사건만 수임해 승승장구하는 변호사 최현석은 어느 날 죽은 선배 변호사의 부인으로부터 소설 <죄와 벌>을 건네받는다. 자신이 대학 시절 선배에게 선물한 책이다. 최 변호사는 이 일을 계기로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희대의 살인마 이동원의 변호를 맡는다. 자각몽이라는 뜻의 제목처럼 연극은 꿈인 듯 꿈이 아닌,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직면하는 인간의 본성을 무대 위로 드러내 보일 참이다. 차근호 작가의 희곡을 부산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인 손병태 액터스 대표가 연출했다. 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수영구 남천동 소극장 6번출구에서 만날 수 있다. 출연 양성우 이경진 정성현 배문수 장선아 김건.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4시. 고교생 이상 관람가. 티켓은 3만 원이며 인터파크와 네이버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문의 010-3577-3092.
[기자 픽] 전시-이영인 개인전 ‘EXISTENCE’
극사실적인 묘사로 돌을 그리는 작업을 하는 재불 작가 이영인 초대 개인전 ‘EXISTENCE’(존재)가 부산 해운대구 갤러리하스(달맞이길 30, LCT 포디움동 3051호)에서 열리고 있다. 이영인은 자연 속에서 가장 원초적이고 보편적인 존재인 ‘돌’을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이다. 극사실적인 기법으로 돌의 무게감, 질감, 형태를 치밀하게 묘사하는 그의 회화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돌이 지닌 미적 가치와 존재론적 의미를 새롭게 사유하게 만든다. 이 작가에게 돌은 단단한 물질임과 동시에 시간의 축적과 자연의 흔적을 품은 상징적 대상인 것이다. “돌마다 가지고 있는 느낌이나 색깔이 다릅니다. 비슷해 보여도 모양이나 색깔, 상처가 달라요. 요새는 돌을 가져다주는 지인도 많이 늘었어요. 돌마다 가지는 이력이 다른 건 그 때문이죠. 그래서 어떤 때는 돌을 그리지만 돌을 통해서 사람의 초상화를 그린다는 생각도 해요.” 사진보다 더 진짜 같아 보이는 이유는 작가가 붓 대신 에어브러시를 사용한 덕분이다. 저마다 다른 시간과 이야기를 지닌 돌을, 지극히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해 깊은 감동과 경외심마저 불러일으킨다. “제가 주로 쓰는 에어브러시는 0.15mL 예요. 조금만 도가 지나쳐도 막혀서 분사가 안 되기 때문에 일정한 농도를 맞춰서 그걸 여러 번 반복해서 겹쳐 올라가는 데 시간이 좀 오래 걸려요. 요새는 손목도 많이 아파서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1973년생인 작가는 경기대 미술학과(서양화 전공)를 졸업하고 2000년 프랑스로 건너가 몽펠리에 시립 미술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현재 파리에 거주하며 활동 중이다. 지난해 10월 갤러리하스에서 개인전을 연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았다. 그는 수년간 나무, 자작나무, 소나무 등을 소재로 작업하다 최근 몇 년간은 돌을 소재로 작업하고 있다. 전시는 11월 17일까지이다. 관람 시간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일·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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