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임, ‘컬러 밴드’로 감정과 존재의 흔적을 그리다
색을 쌓는다는 건 마음을 쌓는 일, 하태임 작가는 그렇게 자신만의 색을 담은 띠를 만들어 왔다. 이름하여 ‘컬러 밴드’(색띠) 작업이다. 완성된 그림을 보는 우리는 알 수 없지만, 그 한 줄 한 줄을 그어 나갈 때 어떤 때는 몹시 슬프거나 힘들어서 눈물의 밤을 지새웠을 것이고, 또 어떤 때는 매우 기쁘거나 행복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한동안 교단에도 섰던 그가 화가로 돌아와 온전히 색에 자신을 맡겼을 때 알았다고 했다. “색은 단순한 시각의 언어가 아니라 감정의 증언이며 존재의 흔적이라는 것”을. 그리고 말했다. “색은 말보다 깊은 위로를 건넸고, 시간보다 오래 남았다”고.회화를 통해 시간과 기억의 층위를 탐구해 온 하태임 작가 개인전 ‘PALIMPSEST(팔림프세스트)_겹쳐진 시간의 층’이 지난달 23일부터 부산 OKNP(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292, 그랜드조선 부산 4층)에서 열리고 있다. 부산에서 5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이어선지 오프닝 당일 열린 아티스트 토크에도 많은 이가 관심을 보였다. 최근에는 스프레이를 활용한 배경을 더해 화면의 깊이와 공간감을 한층 확장하는 중이다.“이번 전시는 70% 정도가 빨간색입니다. 빨간색을 모티프로 잡아서 더 섬세하게 펼쳐 보자 싶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지속한 ‘컬러 밴드’ 작업이지만, 전시 때마다 집중하는 색깔이 있었던 것 같다. 연두색, 노란색, 푸른색, 분홍색을 거쳐 빨간색에 이르렀다. 빨강은 생명과 열정의 상징으로 연결된다.“제 작업은 마치 기다림의 스펙트럼 같습니다. 한 번 그은 선은 2시간 정도 말린 후 똑같은 붓으로 이전의 붓질 위에 같은 궤도로 칠합니다. 이렇게 수차례 반복된 붓질은 원하는 색감이 나올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열두 번 정도 반복됩니다. 그래서 작품 한 점당 많게는 몇 주, 혹은 몇 달이 걸려 완성됩니다.”12번의 붓질이 쌓여서 완성한 하나의 밴드인데도 얼른 봐서는 두껍지 않게 여겨지는 것도 그만의 기술이다. 마치 얇은 잠자리 날개를 만들 듯, 시간의 켜들을 쌓듯 투명하고, 여리게, 올리고 또 올린 작업이다. 이처럼 하태임의 작업은 이전의 흔적 위에 덧입혀지고 지워지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지워졌다고 사라진 건 아니고, 화면 어딘가에 남아 있으며 새로운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구조에 대해 홍익대 정연심 교수는 고대 필사본의 방식에서 유래한 ‘팔림프세스트’ 개념을 적용한다. 프랑스 디종 국립미술학교와 보자르 파리 국립미술학교를 졸업한 하태임은 홍익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시는 5월 17일까지.
데스팟 크루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 우승 [2026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
“2023년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는데 다시 우승하게도 감사합니다. 뭔가 증명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2026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인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 우승은 2023년 첫해 우승자였던 ‘데스팟 크루’(Despot Crew·서울·리더 심은섭)가 대회 개최 4년 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위를 한 팀에게는 상금 1000만 원을 수여했다. 2위는 1위와 마찬가지로 코레오그래피를 주 장르로 하는 ‘팀 헤이븐’(Team HAVEN·리더 임준혁·서울·상금 500만 원), 3위는 힙합 장르의 ‘데드스탁’(DEADSTOCK·리더 김민준·서울·상금 200만 원)이 각각 차지했다. 부산시가 주최하고, (사)청년문화진흥협회·부산일보사·영화의전당 공동 주관으로 10일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특설 무대에서 열린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 결선은 온오프라인 예선을 통과한 출연진 111명, 청중 평가단 100명 등 60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결선 첫날인 9일에도 출연진 146명, 청중 평가단 100명 등 1만 5000여 명이 다녀갔다. 올해 처음 도입한 ‘월드 스트리트 2:2 댄스 배틀’ 프리스타일 결선은 이날 8강부터 본선을 펼쳐 88크루(88 Crew)가 1위를 차지했다. 우승 상금으로 300만 원을 시상했다. 88크루는 박우송(매드맨)과 아히폼 순디아 다니엘(다니엘)로 구성된 팀으로, 브레이킹과 아프리칸 댄스로 열정적인 춤을 선보였다. 다니엘은 재작년 2024년 대회 때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단체)에서 우승한 아프리칸댄스컴퍼니 따그 소속 댄서이고, 박우송은 월드 스트리트 1:1 댄스 배틀 프리스타일에서도 1위를 차지해 2관왕이 됐다. 특히 경쟁이 치열했던 월드 스트리트 1:1 댄스 배틀(이하 1대1 배틀) 결선은 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치러졌다.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에선 서울팀이 강세를 보인 데 비해 1대1 왁킹은 부산에서 휩쓸었다. 주니어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이 2024년 이 부문이 생긴 이래 꾸준히 참여해 온 두 팀(씁·제스티크루)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제스티크루는 ‘어라우징주니어’와 공동 2위였는데, 심사위원 재투표로 제스티크루가 차지했다. 1대1 배틀 부문별 1~4위(50만~200만 원)와 주니어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 1~2위(100만~200만 원)에게도 각각 상금이 수여됐다. 다음은 올해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 부문별 수상자 명단이다.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심사위원 아이키·블랙큐·기린 장·루·미나미) △1위=데스팟 크루 △2위=팀 헤이븐 △3위=데드스탁 ◆월드 스트리트 2:2 댄스 배틀 프리스타일(웅·파이어박) △1위=88크루(88 Crew, 멤버 박우송/매드맨·서울, 아히폼 순디아 다니엘/다니엘·경기도 용인) ◆월드 스트리트 1:1 댄스 배틀 프리스타일(왁씨·팝핀디에스) △1위=박우송(매드맨·서울) △2위=허영무(엉클·창원) △BEST 4=신해은(해은·부산), 유명훈(페이머스·서울) ◆월드 스트리트 1:1 댄스 배틀 왁킹(제이팍·제이왁) △1위=박승주(다니·부산) △2위=한가현(가현·부산) △BEST 4=조여진(창원), 황나현(베인·부산) ◆월드 스트리트 1:1 댄스 배틀 힙합(시저·이로) △1위=정창현(범블비·서울) △2위=황민규(밍파쇼·부산) △BEST 4=강찬송(파카·서울), 권재은(재은·부산) ◆주니어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무드독·알렉스·영빈) △1위=씁(S/B·부산) △2위=제스티크루(ZESTY CREW·경남 함안).
[내 인생의 원픽] 피리 연주자로서 마주한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
나는 피리 연주자다. 1990년 처음 피리를 잡은 이래 40년 가까이 피리를 불어왔다. 어린 시절 피아노로 음악의 세계에 발을 들인 것까지 합치면 내 삶은 온통 음악이었다. 피리는 유난히 호흡이 중요한 악기다. 몸 깊숙한 곳에서 끌어올린 숨을 좁은 관 속으로 밀어 넣어 긴 선율을 버텨내야 한다. 나는 살아오면서 ‘숨’이라는 것을 특별히 의식해 본 적이 없었다. 숨 쉬는 일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2019년 가을, 나의 당연했던 세계가 무너졌다. ‘부산시민의 날’ 축하 공연 리허설 직후 갑자기 폐가 닫히는 듯한 공포와 함께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산소호흡기를 낀 채 대기실 바닥에 누워 있다가, 부축을 받아 겨우 연주를 끝내고 응급실에 실려갔다. ‘천식’ 판정을 받았다. 그날 이후 나의 숨은 늘 ‘한뼘’ 정도에 머물렀다. 걷고 계단을 오르는 일조차 버거워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한뼘짜리 숨을 쥐어짜더라도 계속 무대에 서고 싶었다. 그것이 내가 존재하는 이유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공연 전 기관지 확장 링거를 맞고, 식은땀을 흘리며 피리를 불던 고통스러운 날들이 몇 년간 이어졌다. 병원에선 당장 입원하지 않으면 급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오랜 천식으로 인한 저산소증은 부교감신경 교란, 심부전증, 장기 기능 약화와 면역 저하까지 불러왔다. 입원은 보름으로 길어졌다. 하루에도 수차례 피를 뽑고 링거 줄에 의지한 병원 생활에서 읽었던 책이 오르한 파묵의 소설 <내 이름은 빨강>이었다. 16세기 오스만 제국, 전통을 지키려는 세밀화가들과 새로운 화풍 사이에서 갈등하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는 묘한 동질감을 주었다. 소설 속 화가들은 자신이 평생 믿어온 예술의 질서와 아름다움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스스로 눈을 멀게 하는 선택까지 감내하며 자신의 예술 세계를 지키려 한다. 그 처절한 고뇌와 집념은 이상하리만큼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보름간의 집중 치료를 마치고 병원 문을 나섰을 때, 세상은 달라져 있었다. 정상적으로 숨을 쉬고, 계단을 오른다는 것이 눈물겹게 고마웠다. 다시 찾은 귀한 숨으로 한국 문화와 한국 음악 대학 강의를 재개했고, 지난 2월 미국 학회에 선정되어 단독 세션과 리사이틀을 마치고 돌아왔다. 현지 클래식 음악가들과 교감은 피리 소리가 가진 보편적인 울림과 세계적인 가능성을 확신하게 했고, 내가 연주자로서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다시금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내가 가장 숨 막히던 시간 속에서 다시 숨 쉬고 다시 악기를 잡아야 할 이유를 조용히 일깨워준 고마운 책이다. 김지윤 소리숲 대표
한여름, 영화의 바다에 빠지다… 영화의전당 야외 상영회 개막
부산의 밤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이자 영화의전당의 대표적인 공익 프로그램인 ‘야외 상영회’가 다시 돌아왔다. 고전 명작부터 최신 화제작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라인업을 갖춰, 영화를 사랑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장이 펼쳐진다. 10일 영화의전당에 따르면 올해 야외 상영회는 오는 12일부터 9월 1일까지 지정된 화요일과 수요일 오후 8시마다 개최된다. 2012년 시작된 이래 영화의전당 상징인 루프씨어터에서 열리고 있으며, 별도의 예매 절차 없이 무료로 운영되어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선선한 밤바람을 맞으며 영화를 즐기는 이색적인 분위기 덕분에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취식과 주류 반입에 제한이 없어 한여름 밤의 정취를 만끽하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해에만 1만 908명의 시민이 야외 상영회를 찾으며 부산의 밤을 상징하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수영강휴먼브릿지가 준공됨에 따라 영화의전당 일대의 유동 인구가 늘어나, 예년보다 더 많은 관람객이 야외 상영회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2일 상영회의 포문을 여는 첫 작품은 일본 영화 ‘스윙걸즈’(2004)다. 배우 우에노 주리가 출연한 이 작품은 낙제생 소녀들이 재즈 밴드를 결성하며 음악으로 소통하고 성장하는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어 19일에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연주와 음악을 향한 청춘들의 치열한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 ‘크레센도’가 상영된다. 루프씨어터의 고품질 음향 시스템은 관객들에게 한층 깊은 몰입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음 달에는 대만 영화 ‘나의 소녀시대’가 상영되며, 7월에는 ‘여름정원’, ‘아메리칸 셰프’, ‘하이파이브’와 함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화제작 ‘괴물’이 관객을 만난다. 이어 8월과 9월에는 ‘라붐 2’, ‘원스’, ‘로마의 휴일’ 등 로맨스 장르를 대표하는 명작들이 예정되어 있어 낭만적인 밤을 완성할 예정이다. 야외 상영회는 루프씨어터의 구조적 특성상 우천 시에도 정상 진행된다. 상세한 일정과 관람 유의사항은 영화의전당 홈페이지(www.dureraum.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6회 오영수 신인문학상 권범석 ‘마지막 바다’
'제6회 오영수 신인문학상’에 초등교사로 재직 중인 권범석 씨의 ‘마지막 바다’가 당선됐다. 울산매일신문UTV와 S-OIL이 주최하고 한국소설가협회와 울산소설가협회가 주관하는 공모전에 412편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예심을 거쳐 20편이 본심에 올랐다. 수상작인 ‘마지막 바다’는 재개발을 앞둔 바닷가 마을에서 생계와 신념 사이에 흔들리는 인물의 내면을 그린 작품이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상문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은 “환경 보호와 인간 생활의 이중성을 설득력 있게 다뤘다”고 밝혔다. 수상자 권범석 씨는 부산교대 초등교육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창원에서 초등교사로 일하고 있다. 권 씨는 밤산책가 출판사가 주관한 ‘테라피적 글쓰기 제1회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부산소설가협회가 주관한 제11회 밀다원시대문학제 시민 글쓰기 공모전에도 우수상을 받았다. 권 씨는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자유롭게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해방감을 느끼고 있다”며 “더 치열하게 읽고 고민하며, 독자들에게 감명으로 가닿는 글을 쓰겠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번 당선으로 권 씨는 등단과 함께 한국소설가협회에 입회 예우를 받으며, 수상작은 한국소설가협회가 발간하는 '한국소설' 6월호에 게재된다. 상금은 500만 원이다.
색을 쌓는다는 건 마음을 쌓는 일, 하태임 작가는 그렇게 자신만의 색을 담은 띠를 만들어 왔다. 이름하여 ‘컬러 밴드’(색띠) 작업이다. 완성된 그림을 보는 우리는 알 수 없지만, 그 한 줄 한 줄을 그어 나갈 때 어떤 때는 몹시 슬프거나 힘들어서 눈물의 밤을 지새웠을 것이고, 또 어떤 때는 매우 기쁘거나 행복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한동안 교단에도 섰던 그가 화가로 돌아와 온전히 색에 자신을 맡겼을 때 알았다고 했다. “색은 단순한 시각의 언어가 아니라 감정의 증언이며 존재의 흔적이라는 것”을. 그리고 말했다. “색은 말보다 깊은 위로를 건넸고, 시간보다 오래 남았다”고. 회화를 통해 시간과 기억의 층위를 탐구해 온 하태임 작가 개인전 ‘PALIMPSEST(팔림프세스트)_겹쳐진 시간의 층’이 지난달 23일부터 부산 OKNP(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292, 그랜드조선 부산 4층)에서 열리고 있다. 부산에서 5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이어선지 오프닝 당일 열린 아티스트 토크에도 많은 이가 관심을 보였다. 최근에는 스프레이를 활용한 배경을 더해 화면의 깊이와 공간감을 한층 확장하는 중이다. “이번 전시는 70% 정도가 빨간색입니다. 빨간색을 모티프로 잡아서 더 섬세하게 펼쳐 보자 싶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지속한 ‘컬러 밴드’ 작업이지만, 전시 때마다 집중하는 색깔이 있었던 것 같다. 연두색, 노란색, 푸른색, 분홍색을 거쳐 빨간색에 이르렀다. 빨강은 생명과 열정의 상징으로 연결된다. “제 작업은 마치 기다림의 스펙트럼 같습니다. 한 번 그은 선은 2시간 정도 말린 후 똑같은 붓으로 이전의 붓질 위에 같은 궤도로 칠합니다. 이렇게 수차례 반복된 붓질은 원하는 색감이 나올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열두 번 정도 반복됩니다. 그래서 작품 한 점당 많게는 몇 주, 혹은 몇 달이 걸려 완성됩니다.” 12번의 붓질이 쌓여서 완성한 하나의 밴드인데도 얼른 봐서는 두껍지 않게 여겨지는 것도 그만의 기술이다. 마치 얇은 잠자리 날개를 만들 듯, 시간의 켜들을 쌓듯 투명하고, 여리게, 올리고 또 올린 작업이다. 이처럼 하태임의 작업은 이전의 흔적 위에 덧입혀지고 지워지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지워졌다고 사라진 건 아니고, 화면 어딘가에 남아 있으며 새로운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구조에 대해 홍익대 정연심 교수는 고대 필사본의 방식에서 유래한 ‘팔림프세스트’ 개념을 적용한다. 프랑스 디종 국립미술학교와 보자르 파리 국립미술학교를 졸업한 하태임은 홍익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시는 5월 17일까지.
백상예술대상 영예는 '왕사남' 유해진·'김 부장 이야기' 류승룡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배우 유해진과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의 류승룡이 올해 백상예술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2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배우 유해진이 영화 부문 대상을, 류승룡이 방송 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누적 관객 1680만여 명으로, 역대 국내 개봉작 중 ‘명량’(2014·1761만여 명)에 이어 흥행 2위에 올랐다. 유해진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광천골 촌장 엄흥도 역을 맡았다. 배우 유해진은 “‘왕과 사는 남자’를 찾아주신 약 1700만 명 되는 관객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잊혔던 극장의 맛을 아시는 것 같아서 다행스러웠고 참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로 방송 부문 대상을 받은 배우 류승룡은 “실패의 여정을 외면하지 않고 따뜻하고 섬세하게 반응해 시청자 여러분 감사드린다”면서 “유해진과 뉴욕 라마마 극장에서 포스터 붙이고, 조치원 비데 공장에서 아르바이트했던 때가 기억나는데 둘이 대상을 받게 되니까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드라마 작품상은 ‘은중과 상연’이, 방송 부문 남자 최우수상은 ‘메이드 인 코리아’ 현빈이 받았다. 이어 방송 부문 여자 최우수상은 ‘미지의 서울’ 박보영에게 돌아갔다. 배우 박보영은 “경쟁이 너무 싫고 매 순간 저의 가치와 쓰임을 증명해 내는 게 너무 버겁고 힘들 때가 많았다”며 “세상의 사슴과 소라게들에게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르니까 오늘 하루를 잘살아 보자’고 인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방송 부문 조연상은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의 유승목이 수상했다. 배우 유승목은 함께 출연한 류승룡을 바라보며 “이 상 받았다고 건방 안 떨 테니까 계속 불러달라”며 재치 있는 소감을 전했다. 영화 부문 작품상은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에 돌아갔다. 박 감독은 “‘어쩔수가없다’는 농담으로 가득한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5월 11일(음 3월 25일)
◎-大吉 ○-吉 △-平 X-凶 쥐 96년생 재주를 부려보나 좋지 못한 결과가. 84년생 변동을 하기보다 인내의 시간이 더 필요할 듯. 72년생 나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타인의 주목을 받을. 60년생 정규적인 규범을 지키는 미덕이 삶의 기반이 될 듯. 48년생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고 가는 곳 마다 인기를 모을 듯. 36년생 자연을 벗 삼아 가벼운 나들이를 하면 좋을 듯. 금전-△ 애정-○ 건강-○ 소 97년생 자기만족으로 실력향상에 태만하지 말아야. 85년생 추진력이 지나쳐 오히려 결점으로 남을 수도. 73년생 안된다 생각하지 말고 시도해 보아야. 61년생 주도적인 일의 처리가 상당한 기력 쇠퇴의 요인이 될. 49년생 고지식한 일면이 앞서있다. 융통성을 보여야. 37년생 충분한 휴식과 가벼운 산책으로 건강을 챙겨야. 금전-○ 애정-◎ 건강-○ 범 98년생 생각의 틀을 깨고 다른 방향의 사고를 가져 보면 발전이 있을. 86년생 견물생심이니 내 것을 자랑하면 남이 시기할 수도. 74년생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다시 원점으로. 62년생 분쟁 조정 분배를 할 일이 생길 수도. 50년생 쉬어가는 흐름이니 얻을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을 듯. 38년생 시원섭섭한 이별을 할 일이 있을 수도. 금전-○ 애정-△ 건강-△ 토끼 99년생 밑져야 본전이라 생각하고 시도해 보아라. 87년생 동기와 함께 계획하지만 갈등이 있을 수도. 75년생 공적인 일은 매끄럽지 못하나 개인적 일은 해결이. 63년생 금전의 운세는 좋으나 화합에 어려움이. 배려와 인내를. 51년생 과유불급이라 넘치는 것은 부족함보다 못한 것. 39년생 욕심을 버리면 편안해질 듯. 금전-△ 애정-X 건강-△ 용 00년생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어 보기도. 88년생 한 번의 실수가 성공의 지름길이 되도록 해야. 76년생 뜻한 바를 성취하기엔 힘이 드니 인내심이 필요한 날. 64년생 작은 어려움에 움츠려들 필요는 없을 듯. 52년생 새로운 곳을 가는 것보다 익숙한 곳을 가는 것이 좋을 듯. 40년생 지나온 삶의 결과가 지금의 인과로서 다가오고. 금전-△ 애정-△ 건강-△ 뱀 01년생 어려움을 극복할 만큼 강한 운기이니 두려움을 버려야. 89년생 배우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좋을 듯. 77년생 밀어붙이기식의 강경 대응은 곤란함이 따를 듯. 65년생 고집과 정당성을 구분할 수 있어야. 53년생 어려움이 지나간 후에 더 좋아진다. 41년생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해야. 금전-○ 애정-○ 건강-○ 말 02년생 자신감이 지나쳐 자만심이 될까 걱정이다. 90년생 중간 역할이나 소개등으로 부가 이익이 따를 수도. 78년생 재물의 운세가 좋으니 부지런히 변통해야. 66년생 배우자에 의존해서 금전 문제를 해결해야. 54년생 염려를 떨쳐버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품어라. 42년생 건강을 위해서는 금전 지출은 불가피한 상황. 금전-○ 애정-○ 건강-△ 양 03년생 아이디어는 넘치지만 행동이 부족하다. 91년생 순간적인 감정에 휩쓸리기 쉽다. 스스로 잘 다스려라. 79년생 좀 더 욕심을 부려도 될 듯. 판단을 잘하여야. 67년생 동반적인 삶이 우선시 되어야. 독단은 시비를 야기하니. 55년생 실망하지 말고 다가올 새로움을 맞이해야. 43년생 모처럼 일상이 주는 평안함이 찾아올 듯. 금전-△ 애정-X 건강-○ 원숭이 04년생 지나친 어울림은 자제해야 한다. 92년생 우연찮게 즐거운 만남이 이루어질 듯. 80년생 꾸준한 발전보다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좋을 듯. 68년생 정체되었던 일에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난다. 56년생 너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 것. 44년생 아랫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서 일을 처리해야 결과가 좋을. 금전-△ 애정-△ 건강-△ 닭 05년생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니 내공을 길러라. 93년생 너무 나서면 실속을 챙길 수가 없을 듯. 81년생 임기응변으로 일을 처리해도 일단은 무사통과. 69년생 보람된 일로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행복할 듯. 57년생 적은 금액의 나눔이 미래에 복덩어리로 되어 다가올. 45년생 떨어진 밥맛을 보양식으로 보충시켜야. 금전-◎ 애정-○ 건강-◎ 개 06년생 의욕을 보인 일이 말뿐으로 끝나기 쉽다. 94년생 내가 나서서 남의 일을 도와줄 일이 생길 수도. 82년생 금전의 융통은 가능할 듯. 큰 이익을 보기엔 미흡함이. 70년생 아랫사람의 도움을 받으니 기쁘고 뿌듯함이. 58년생 가족과 함께 일을 도모하고 처리해야 좋을. 46년생 즐거운 생활이 만족으로 전환되는 운세. 금전-○ 애정-△ 건강-○ 돼지 07년생 머리를 써봐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95년생 의욕적으로 일에 매달리니 성과가 있는 날. 83년생 일의 진척과 전개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71년생 작은 손실에 연연해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잃을 수도. 59년생 바른 마음만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시킬 듯. 47년생 긍정적인 생각과 말을 해야. 밝은 마음이 보약. 금전-X 애정-○ 건강-△
“우주에서 단 한 번뿐인 오늘! 행복하자”
이번 주 톱기사로 쓸 책은 긴 고민 없이 선택했다. 10년 전 150만 독자에게 위로와 힘을 주었고, 10년 만에 드디어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됐다. 공지영 작가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2>가 바로 그 책이다. 명실공히 대한민국 독자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한 사람이며 수많은 베스트셀러 작품을 썼지만, 공 작가의 이 에세이는 뭔가 특별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10년 전 스무 살을 앞둔 딸에게 쓴 편지 형식으로 구성된 책은 당시 힘들게 인생의 한때를 지나가는 모든 이에게 보내는 응원이자 지지였다. 굳이 연령대를 따지지 않고 삶에 대한 고민이 가득한 사람이면 공 작가의 글에 공감할 수 있었다. 심지어 작가조차 머리글에서 “신비롭게도 나 역시 힘겹고 슬플 때 이 책을 꺼내면 기운이 나는 묘한 체험을 가끔 했다”라고 고백할 정도이다. 공 작가의 그 딸은 이제 삼십 대 중반이 되었고, 공 작가 역시 중년에서 노년의 나이로 접어들었다. 8년 전 도시를 떠나 산골로 들어갔고, 혼자만의 산골살이를 이어가고 있다. 달라진 세월만큼 이번 책에선 확장된 작가의 사유를 온전하게 담아냈고, 인생을 조금은 더 채도 낮은 빛깔로 바라볼 줄 아는 나이가 됐다고 스스로 밝힌다. 1권에 이어 이 책도 삼십 대 중반이 된 딸에게 보내는 12개의 편지를 담고 있다. 공 작가는 “30대에는 모든 아는 것들이 모르는 것으로 변해버리고, 가진 것도 없는 채로 기성세대가 되어버리는 듯 두려웠다”라고 말한다. 관계는 더 복잡해지고, 선택의 책임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 되며, 한 때 단단하다고 믿었던 기준들이 하나둘 흔들리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표현한다. 책은 딸에게 어떻게 살라는 식의 조언이나 잘하고 있다는 칭찬의 말이 없다. 그럴듯한 격려사나 응원 문구조차 없다. 유명한 스타 작가이자 오피니언 리더로 꼽히는 공 작가가 인생에서 어떤 실패를 했고 후회하며 부끄러웠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혼 후 생계가 어려워 아이 기저귀, 분윳값을 벌기 위해 글을 써야 했던 상황까지 나온다.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귀하게 키웠던 아버지와 치열하게 대립했던 대학 시절, 3명의 자식을 살뜰하게 챙기지 못해 상처를 주었던 순간까지 말한다. 공 작가의 이 같은 고백은 묘한 안도감과 더불어 독자가 스스로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게 만든다. 작가는 삶의 고통을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통과해야 할 과정으로 바라본다. “고통은 블랙홀과 같아서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라는 말에서 우리가 얼마나 쉽게 고통에 잠식되는 존재인지 깨닫게 하고 그 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거리두기를 알려준다. 심지어 자식과 부모 역시 거리두기를 꼭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 작가도 자식에게 시골에 한 번 내려오라는 말을 하지 않으며, 연휴나 명절에 자신을 위한 여행을 가겠다는 딸에게 쿨하게 “잘 놀고 오라”는 말을 전한다. 세상에서 난관에 봉착할 때, 누군가와 갈등하며 맞서야 할 때, 마음이 몹시 괴로울 때 외우는 마법의 주문도 알려 준다. 위대한 스승에 관한 책에서 발견한 이 주문은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이다. “이건 백 퍼 맞아”라는 생각이 들 때도 힘겹게 틈을 내어 3퍼센트의 공간을 열어 놓고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걸 아는 것이 아주 중요한 삶의 지혜이다. 엄마인 공 작가도 딸도 말하지 않지만, 아픈 기억들이 있다. 그 기억을 축소하거나 왜곡하는 건 부질없는 짓이며 없어지지 않는다. 다만 생은 지속되고 우리는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인생의 도화지가 돌이킬 수 없이 망가졌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히 주어지는 시간이라는 방법이 있다. 시간이 새로운 여백을 날마다 만들어냈고, 도화지를 더 넓게 만들어주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행간 속 메시지가 보인다. 편지의 마지막은 늘 똑같은 문장으로 끝난다. “이 우주에서 단 한 번밖에 없는 오늘이 가고 있구나. 그러니 오늘도 꼭 행복하자”.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행복해졌고, 내일은 조금 더 나아갈 것 같다. 공지영 지음/해냄출판사/304쪽/1만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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