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계보' 끊긴 한국 영화, 명예 회복 주인공은 누구?
지난해는 K컬처가 전 세계를 상대로 맹위를 떨친 한 해였다. 하지만 영화산업만 놓고 보면, 2025년은 우려하던 암흑기를 현실로 받아들여야 했던 해로 기억될 듯하다. 우선 코로나 팬데믹 기간 2년(2020~2021년)을 제외하곤 2012년 이후 이어지던 ‘천만 영화’ 계보가 끊겼다.극장을 찾은 관객은 2019년(2억 2667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억 520만 명에 그쳤다. 한국 영화는 4333만 명을 불러들이며 점유율 41%에 머물렀다. 흥행 1, 2위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주토피아 2)과 일본 애니메이션(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차지했다. 한국 영화 1, 2위 ‘좀비딸’(564만 명)과 ‘야당’(338만 명)은 전체 3위와 8위에 자리했다. 기대를 모았던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과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각각 9, 10위로 톱 10에 포함된 걸로 만족해야 했다. 2026년, 한국 영화는 어둠의 터널을 뚫고 비상할 수 있을까. 새해 첫날, ‘천만 부활’을 꿈꾸는 후보작들을 살펴보며 기대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2026년 최고 기대작으로는 우선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손꼽힌다. 화제작 ‘곡성’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황정민과 조인성, 정호연 등 출연 배우부터 눈길을 끌어당긴다.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감독답게,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할리우드 스타까지 가세해 기대감을 높인다. 비무장지대 인근의 고립된 항구 마을에 미지의 존재(외계인)가 목격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SF 스릴러물이다. 국내 영화 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으로 7월 개봉이 예상된다.류승완 감독의 ‘휴민트’는 설날 연휴를 앞둔 2월 11일 개봉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첩보원들이 격돌하는 액션 드라마로 조인성과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 등이 연기 대결을 펼친다. ‘밀수’(2023)로 514만 명, ‘베테랑’(2024)으로 752만 명을 동원한 류 감독 자체가 흥행 보증수표. 코로나 팬데믹 기간 개봉한 ‘모가디슈’(2021)조차 361만 명을 극장으로 이끈 그의 티켓 파워를 생각하면, 새해 첫 천만 영화에 가장 근접한 작품이라는 예상도 나온다.K좀비영화의 탄생을 알린 ‘부산행’(2016)으로 ‘천만 감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도 기대작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381만 명의 관객을 모은 ‘반도’(2020) 이후 6년 만에 내놓는 작품으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창궐한 후 감염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암살’(2015)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전지현을 비롯해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등이 출연한다. 연 감독이 주특기인 좀비영화로 다시 재미를 볼지 기대를 안고 지켜볼 일이다.설날 흥행을 겨냥한 사극 ‘왕과 사는 남자’에도 눈길이 간다.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유해진, 유지태, 전미도, 박지훈, 박지환, 안재홍 등이 출연한다. 조선 왕위에서 폐위된 단종과 마을 부흥을 위해 단종의 유배지를 자처하는 촌장의 사연을 그린 영화다. 2월 4일 개봉을 알렸다.이밖에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 2’와 최국희 감독의 ‘타짜: 벨제붑의 노래’도 전작의 흥행 기운을 계승하려는 바람으로 제작 중이다. 올해 개봉이 목표지만, 개봉 여부와 시기는 유동적이다.
전국 최고 수준 도서관 6곳 '도장 깨기' 어때요? [문화 핫플]
AI에게 울산이라는 도시를 요약해달라고 물었다. 그러자 ‘한국의 산업 수도로서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산업이 발달했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에너지, LG화학, 롯데정밀화학, S‑OIL, 듀폰 등 글로벌 기업이 집적돼 있고 대왕암공원, 태화강 등 자연환경도 뛰어나다’라고 답한다. 요약을 잘했지만, 울산의 큰 자랑거리 하나를 빠뜨렸다. 전국 최고의 도서관 겸 인문학당이 무려 6개나 있는 책 읽기의 성지라는 사실이다. 이미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6곳의 울산 지관서가 도장 깨기’가 유행이 되고 있다. ‘6곳의 지관서가를 품은 울산이 부럽다’라는 말은 만든 그곳을 찾아갔다. ■지관서가의 시작과 확대 지관서가는 SK그룹의 대표적인 사회 공헌 사업으로, SK가 재원을 담당했고, 지자체가 공공시설을 지원했다. 재단법인 지관이 전체 관리를 하며, 지역의 시니어클럽, 장애인협회 등 비영리 단체가 위탁운영을 맡아 지역을 살리는 상생의 목적도 실현하고 있다. 재단법인 이름이자 도서관의 이름인 지관은 ‘잠시 멈추어(止) 나와 세상을 깊이 바라본다(觀)’라는 철학을 담고 있다. 분주하게 달리던 몸과 마음을 잠시 멈추고(止), 나와 세상 전체를 깊이 바라보는(觀) 일은 우리 삶을 더 행복하게 변화시키려는 목적이 있다. 2021년 울산대공원을 시작으로 장생포, 선암호수공원, 유니스트(UNIST), 울산시립미술관, 박상진호수공원까지 4년에 걸쳐 6곳의 지관서가가 생겼다. 지관서가에 관해 처음 들었다면, 지역의 공립도서관이나 작은 서점, 사랑방 정도를 떠올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지관서가는 최고의 건축 사무소가 설계를 맡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명 회사가 자연의 빛과 조명을 섬세하게 고려해서 공사했다. 책 읽는 데 있어 조도와 색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도서 선택과 배치, 즉 큐레이션은 도서 관련 전문가들이 각 지점의 주제에 맞게 매월 교체하고 있다. 고전부터 신간까지 신선한 콘셉트로 책을 배치해 공간을 찾은 이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것 역시 이들의 역할이다. ■각자 다른 주제가 있어 매력 지관 재단은 “지관서가마다 주제가 있고 그에 따라 도서 큐레이션을 한다. 테마에 맞는 다양한 인문 행사도 열고 있다. 자연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 테마에 따라 지관서가 마니아들이 형성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지관서가의 독서 모임과 봉사자 모임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울산대공원점의 주제는 '관계'이다. 울산대공원은 주로 가족, 연인, 친구, 반려동물과 함께 느긋하게 거닐며 산책하는 곳이며, 함께 걷는 이의 보폭에 맞춰 걷는 산책길이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길을 닮았다는 점에서 이 주제를 택했다. 매주 주말마다 울산대공원 지관서가를 찾는다는 50대의 김 모 씨는 “이 곳의 주제가 심오하다. 인문, 철학책이 많아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정도 수준의 인문, 철학책이 구비된 도서관은 흔치 않다. 그런 점에서 6곳의 지관서가 중 이곳을 가장 좋아한다”라고 소개했다. 장생포점은 ‘일’이 주제이다. 산업 수도 울산의 역사가 그대로 담긴 공간이며, 버려진 냉동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장생포에 항구와 산업단지 그리고 예술인 마을이 공존하듯, 인문과 예술과 산업의 이질적인 사상과 관점들이 서로 만나 재탄생하는 공간을 기대한다. 장생포 지점은 실제로 근처 공장의 노동자들이 평일 점심시간 혹은 퇴근 후 저녁에 자주 찾고 있다. 선암호수 노인복지회관에 자리 잡은 선암호수공원점은 장소성을 고려해 '나이듦'을 주제로 잡았다. 노년이 젊음의 상실이 아닌, 노년만의 완숙함과 찬란함을 지닌 시절임을 발견하는 책들이 주로 배치돼 있다. 유니스트의 주제는 명상이다. 빨리 변하는 시대에 우리는 속도를 맞추기에 급급하다. 속도보다는 방향이라는 말이 있다. 그 방향을 스스로 설정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서서 내면으로 눈을 돌리고 ‘인간다운 삶’에 대해 깊이 질문하자는 뜻이 있다. 실제로 오전 8시, 오후 6시에 한 시간씩 집중 명상 시간이 있으며 명상음악 전문 회사 케렌시아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시립미술관의 주제는 ‘아름다움’이다. 외적인 형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비롯한 세계를 인식하는 시선과 태도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박상진 호수공원은 주제는 ‘영감’이다.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고, 닫힌 마음에 숨통을 틔우고, 삶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새로운 시선을 발견하자는 뜻이다. ■자연을 품은 명당에서 책 읽기 울산 지관서가의 장점은 대부분 자연 속에 자리 잡아 커다란 창 가득 자연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다. 울산대공원점은 입구에서 800미터 정도 숲길을 걸으면 푸근한 산장 같은 공간을 만난다. 유니스트점은 전국에서 아름다운 대학 풍경으로 꼽히는 가막저수지를 둘러싸고 있다. 잔잔한 호수 같은 물을 바라보며 명상도 하고 책을 읽는 기분은 남다르다. 실제 큰 호수를 끼고 있는 선암호수공원점과 박상진호수공원점도 있다. 호수 주변을 산책한 후 지관서가에서 따뜻한 차와 마음의 깊이를 더하는 책을 보다가 고개를 들면 호수 전경을 가득 담을 수 있다. 다만 선암호수공원은 노인복지관에 자리 잡고 있어 1층은 복지관 프로그램 이용자들로 시끄러운 편이다. 2층에 앉아 책 읽기를 권한다. 장생포점은 내부 어디서든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항구, 공장과 예술인 창작촌을 아우르는 장생포의 광활한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노을 맛집이기도 하다. 해가 질 무렵 장생포 지관서가는 저 멀리서 붉은 조명이 다가와 공간을 가득 채운다. 반면 울산시립미술관점은 울산 시내 큰 도로변에 있다. 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쁘게 지나가는 차들과 여유롭게 책을 읽는 이들의 대비가 인상적이다.
운동 안하고 단백질 과다 섭취 땐 오히려 독
한때 운동선수와 보디빌더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단백질 보충제.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초고령사회에 들어서자 건강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면서 일반인도 단백질 보충제를 쉽게 접하게 됐다. 하지만 전문가 대부분은 무분별한 섭취를 경고하며, 단백질 보충제가 만능이 아님을 강조한다. □단백질 보충제, 정말 먹을 필요 있나 흔히 ‘프로틴’이라고 불리는 단백질 보충제는 평소 식단으로 하루 권장량의 단백질을 채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으로 분말이 일반적이다. 이용층이 확대되면서 단백질 바, 음료, 스낵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돼 인기를 모은다. 분말형 보충제 1스쿱(약 30g)에는 최대 30g의 단백질이 들어있으며 근력 운동 후 섭취하면 운동으로 미세하게 손상된 근육의 회복과 합성에 도움이 된다. 근육 분해를 억제해 단백질 섭취와 운동량이 부족한 고령층에 특히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8년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이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발표한 연구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 65세 이상 92명을 대상으로 하루 단백질 권장량(0.8g/kg) 섭취군과 그보다 훨씬 많은 1.3g/kg 섭취군으로 나눠 6개월간 관찰한 결과 두 군 간에 근육량, 근력, 신체 기능 정도에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관련 연구에 매진해 온 동의의료원 송무호(정형외과 전문의) 의무원장은 “노인에게도 성인 단백질 권장량인 하루 0.8g/kg은 근육을 유지하는 데 충분한 양”이라며 “단백질을 더 많이 먹는다고 더 많은 근육이 생기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송 의무원장은 더 주목할 만한 연구도 있다고 했다. 65세 이상 200명을 대상으로 4개월간 주 2회 근력 운동 및 류신, 유청단백질, 대두단백질, 크레아틴 등 다양한 단백질 보충제의 효과를 조사한 결과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 처방하는 어떤 단백질 보충제도 근육량을 늘리는 데 실패했으며, 근육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근력 운동’이라는 것이다. 7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단백질 보충제의 효과를 연구한 15개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에서도 지난 30년간 근감소증 해결을 위해 수많은 단백질 보충제가 나왔지만 별 효과는 없었고, 근감소증에 실제로 도움이 된 것은 근력 운동뿐이었다. 하지만 단백질 보충제가 필요한 연령층도 있다. 근감소증 위험성 있는 고령층이다. 단백질 섭취가 어려운 고령층은 물론 성장기 어린이·청소년, 회복기 환자에게는 도움이 된다. 운동 전보다 운동 후 섭취가 권장되며, 한번에 몰아먹는 것보다 나눠 먹는 것이 낫다. 단백질 1일 권장섭취량을 한 끼에 몰아서 먹기보다 매끼 골고루 분배해 섭취하는 것이 근육 합성에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대한가정의학회 한성호(동아대 가정의학과 교수) 회장은 “단백질 보충제가 필요한 연령층의 경우 하루 1~2개 정도 단백질 보충제를 먹을 수 있지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과도한 섭취, 심각한 부작용 초래 전문가들은 건강한 일반 성인의 경우엔 단백질 보충제 섭취가 필요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회장은 “보통 자기 체중이 단백질 섭취량이 되는데, 몸무게 70kg인 사람은 단백질 70g 정도 먹으면 단백질 보충제를 따로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며 “건강한 일반 성인은 먹을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단백질 보충제의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섭취로 인한 부작용이다. 특히 신장(콩팥) 기능에 문제가 있을 경우엔 문제가 된다. 단백질을 과다 섭취할 경우 체내 많은 양의 질소가 쌓이면서 콩팥에 부담을 주게 되기 때문에 신장 질환자에겐 단백질 자체가 부작용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실제 체중 1kg당 하루 1.5g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고단백 섭취군 추적 관찰 결과, 콩팥 기능의 빠른 감소나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젊은 층의 신장암 발생률이 높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단백질 과잉 섭취가 한몫한다는 주장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신장암으로 내원한 20대 환자가 2018년 대비 58%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한 회장은 “신장 기능에 문제 있는 경우 단백질 섭취는 독으로 작용한다”며 “단백질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신장 질환자의 경우 꼭 먹어야 한다면 주치의와 상담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간에도 무리가 된다. 특히 평소 식단에 단백질 함량이 높을 경우 단백질 과다 섭취로 인해 간 수치 증가, 지방간 등 각종 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칼슘 결핍 현상으로 인해 신장결석, 통풍, 골다공증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단백질 보충제의 단백질은 주로 우유에서 추출되는 만큼 유당불내증이 있는 경우엔 소화불량과 복통, 설사 등을 겪을 수 있다. 체질과 평소 식단, 알레르기 유무에 따라 뾰루지나 가려움과 같은 각종 피부 질환을 앓을 수 있다. 단백질 보충제를 먹기 좋게 하기 위해 감미료가 첨가되는 탓에 되레 살이 찌기도 한다. 한 회장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운동하는 사람처럼 많이 먹으면 남은 단백질은 전부 지방이 될 수밖에 없다”며 “과한 에너지 보충은 비만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이 답 전문가들은 단백질 보충제보다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강조한다. 송 의무원장은 “우리에게 부족한 건 운동이지, 단백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상적인 식사만 해도 이미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고단백식이나 단백질 보충제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사실상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대중의 불안감을 자극하여 필요 이상의 단백질 섭취를 부추기는 현재의 단백질 열풍은 마케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형외과 재활훈련에도 참여하는 송 의무원장은 “근육이 커지는 원리는 ‘반복된 손상을 통한 재생’”이라고 강조했다. 운동으로 근육을 많이 움직이면 근섬유가 미세하게 손상되고, 근처 위성세포가 몰려와 손상된 근섬유에 붙는 등의 과정을 통해 근육 조직을 회복시킨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근섬유 양이 기존보다 늘어나면서 근육은 커진다. 송 의무원장은 “근육이 성장하는 시점은 운동할 때가 아니라 회복할 때”라며 “근력 운동은 매일 하는 것보다 하루나 이틀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한다면 보충제가 필요하지 않다. 단백질이 많은 음식으로는 닭가슴살, 계란, 콩, 두부, 연어, 오징어, 귀리, 우유 등이 있다. 특히 닭가슴살은 많은 단백질을 가진 것에 비해 적은 지방을 자랑하며 포만감까지 살려 배부른 효과를 더해준다. 콩과 두부는 풍부한 단백질과 함께 저칼로리 음식으로 포만감을 높여줘 과식 및 폭식 예방에도 도움을 주며, 건강을 증진시키는 식물성 지방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단기간 성과가 아니라 절제와 균형이 지속적으로 반복될 때 건강한 몸이 만들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성이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계획을 세워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장기적이고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 충분한 수분 보충과 회복 시간의 확보가 핵심이다. 송 의무원장은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육을 사용하면 근육이 조금씩 커지거나 현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며 “매일 20~30분 간 유산소 운동을 하고 이틀에 한 번씩 10~20분 정도 근력 운동을 하는 등 운동을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결국 건강한 근육을 만들고 유지하는 핵심은 단백질 보충제가 아니라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인 셈이다. 한 회장은 “보충제는 말 그대로 보충하는 역할로만 그쳐야 하며, 자신의 건강 상태와 생활습관을 고려해 전문가와 상담 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고기만 먹으면 된다고? 단백질 덩어리 ‘콩’ 챙겨먹어도 굿
단백질 섭취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필수요소다. 하지만 단백질 섭취를 위해 고기 등 동물성 식품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식물성 단백질, 특히 콩류가 우리 건강에 더 유익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결과로 증명된다. 콩을 두고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 부른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실제로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백태·서리태·흑태·서목태 등 국내 대표 콩 4종의 단백질 함량을 분석한 결과 서리태가 100g당 43.1g으로 가장 높았으며, 서목태(42.7g), 흑태(40.9g), 백태(40.8g)가 뒤를 이었다. 구운 소고기 등심 100g의 단백질 함량이 18.9g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콩의 단백질 함량이 얼마나 풍부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때 콩 단백질을 두고 일부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한 ‘불완전 단백질’로 불렀지만 국내 대표 콩 4종엔 트립토판 등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포함되어 있음이 확인됐다. 콩은 조리법에 따라 단백질 흡수율이 달라진다. 국립농업과학원은 콩을 삶으면 생콩보다 단백질 함량이 67% 늘어나며, 볶으면 23%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특히 가열하면 세포벽이 깨져 흡수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콩은 단백질 외에도 다양한 영양소를 제공한다. 식이섬유를 비롯해 비타민K, 철, 아연, 인, 칼슘, 마그네슘 등이 들어있어 심혈관계 질환 예방과 함께 장 기능 개선, 혈압조절, 항암작용 등 다양한 효능이 있다. 특히 검은콩인 서리태에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서리태 겉껍질의 안토시아닌 색소는 대표적인 블랙푸드로, 항염증 및 항산화효과가 탁월하다. 식물성 에스트로겐 이소플라본도 풍부해 유방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병아리콩과 렌틸콩 같은 다른 콩류도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연구에서도 이 같은 식물성 단백질의 이점이 두루 입증되고 있다. 동핀란드대학 연구팀이 42~60세 남성 2232명을 대상으로 19년간 진행한 연구 결과 식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35%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국립암센터의 대규모 연구 결과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4%만 식물성으로 대체해도 전체 사망률이 34%, 심혈관질환 관련 사망률은 42%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식물성 단백질만 섭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루 권장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kg당 0.8~1g 정도인데 동물성과 식물성 단백질을 약 3대 7의 비율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과체중이거나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은 식물성 단백질의 비율을 더 늘리는 것이 좋다.식물성 단백질 섭취는 간단하다. 밥에 콩을 넣어 잡곡밥으로 먹어도 된다. 쌀에 부족한 라이신은 콩에 풍부하고, 콩에 부족한 메티오닌은 쌀에 들어있어 콩밥을 먹으면 단백질 영양이 크게 높아지는 것이다. 두부를 활용한 찌개와 반찬, 콩국수, 두유 등으로도 섭취 가능하다. 병아리콩은 샐러드에 넣거나 갈아서 페이스트로 만들어 먹어도 된다.
[부산 전시] 이번 주에 뭐 볼까?[2026년 1월 1일~ ]
※부산 전시 소식을 주로 전합니다. 기타(대구·울산, 경남북) 전시도 소개합니다. 한 달에 두 번, 매달 1일과 15일 전후로 업로드됩니다. <1> 이번 주 새로 소개하는 전시입니다. ◆결혼 시말서 [스페이스 이신] 2008년 <결혼 시말서>에 이어 2025년 10월 <결혼 시말서, 이미지의 해석>이란 책을 펴낸 사진가 김홍희가 동명의 제목 ‘결혼 시말서’로 여는 초대전. 그는 작가 노트에서 “‘결혼 시말서’의 사진들은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사랑이 제도가 된 이후의 시간을 기록한다”면서 “한 부부의 사적인 추억이나 감정의 고백이 아니라 이 작업에서 카메라는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서 시간이 흐르며 얼굴과 태도에 새겨진 흔적을 기록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그는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과한 친밀성의 초상으로, 감정을 해석하지 않고 시간을 증언하는 다큐멘트”라고 부연 설명했다. ▶2025년 12월 24일(수)~2026년 1월 4일(일) 부산 금정구 스페이스 이신(금샘로 24, 6층).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6시. ◆12인의 작가와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전 [갤러리틈] 카페를 겸한 신생 갤러리틈이 여는 크리스마스 선물전. 수익금 일부는 기부된다. 참여 작가는 강명숙 노영설 류동필 박경혜 이동근 이석순 여근섭 윤희배 이 레 유현민 조형장 황보연이 등이다. ▶2025년 12월 23일(화)~2026년 1월 10일(토) 부산 금정구 갤러리틈(금샘로 470-1).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7시(월요일 쉼). ◆작은 감응들 [아트소향] 각기 뚜렷한 개성과 독자적 회화 방식으로 작품 세계를 펼치는 김봄이(1995년생), 류예준(1993), 윤덕환(1988), 최우(1983) 작가의 4인전. 아트소향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감응의 순간을 다시 바라보고, 관객이 그 진폭에 스스로 귀 기울일 수 있는 시간으로 구성돼 있다”고 소개했다. 네 작가가 포착한 감응의 장면은 서로 다른 결을 지녔지만, 모두 언어 이전의 미세한 떨림을 우리 앞에 다시 불러온다고. 한편, 이번 전시는 온라인 전시 플랫폼 ‘코리안 아티스트 (www.koreanartist.com/)’를 통해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전시되는 작품을 관람할 수 있으며, 온라인으로도 작품 구매가 가능하다. ▶2025년 12월 23일(화)~2026년 1월 17일(토) 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 ◆KEA 재단 개관전 ‘Beyond Borders: 예술로 세계를 잇다’ [KEA Busan Space] 한국수출입협회(KOEXIMA)가 지난 20여 년간 구축해 온 242개국 국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예술·문화 교류 플랫폼인 ‘KEA(KOEXIMA & Everlyn Art) 재단’을 공식 출범하면서 여는 부산 첫 개관전이자 상설 전시. 재단은 개관 전시 ‘Beyond Borders: 예술로 세계를 잇다’를 개최하며 글로벌 문화외교 프로젝트의 첫 행보에 나선다. 전시에는 세계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백남준, 이우환, 박서보, 김창열, 그리고 동시대적 실험을 지속해 온 최병소, 오세열, 김중만, 김근태, 이진우 총 9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KEA는 이번 부산 개관을 시작으로 뉴욕 센터 개관을 준비 중이다. 에블린 김 KEA 대표는 “KOEXIMA가 구축해온 국제 네트워크를 이제는 예술을 통해 확장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2025년 12월 19일(금)~2026년 1월 23일(금) 부산 해운대구 KEA Busan Space(해운대해변로 203, 오션타워 216~219호). ◆고요한 장막: The Veil of Silence [오브제후드 갤러리] 권소영, 손정기, 한재혁 3인 기획전. 이번 전시는 일상에서 잊고 지냈던 고요를 마주하며, 그 속에서 사유와 성찰의 시간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됐다. 세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자연’과 ‘고요’의 의미를 재해석한다. 권소영(1986년생)의 먹과 한지를 주요 매체로 삼아 자연과의 교감에서 출발한 감각과 순간을 화면에 담아낸다. 손정기(1991)의 화면 속 자연은 압도적인 스케일의 공간이다. 광활한 풍경 속 작은 인물 하나는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미세한지, 그럼에도 그 고요 속에서 얼마나 깊은 사유가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한재혁(1993)은 종이와 재료를 해체하고 다시 구성하며, 사유가 물질로 변환되는 과정을 탐구한다. ▶2025년 12월 18일(목)~2026년 1월 31일(토) 부산 기장군 기장읍 오브제후드 갤러리(기장해안로 268-32). 운영 시간은 월~일요일 오전 11시~오후 8시(휴관일 없음). 점심시간(낮 12시~오후 1시) 쉼. ◆이정호 개인전 ‘인간과 자연’ [부산 경찰청갤러리] 부산미술협회와 부산현대작가협회 회원으로 있는 이정호 작가 개인전. 그동안 23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주요 전시작은 ‘새벽녘’ ‘솔밭’ ‘휴양지’ ‘피카소의 여인들’ 등이다. ▶1월 2일(금)~31일(토) 부산 연제구 경찰청갤러리 1층 현관 로비층. ◆변대용 조각전 ‘너의 의미’ [갤러리 조이] 팝아트 조각가 변대용 작가가 오랫동안 품어 온 관계의 문제를 조각으로 보여주는 전시. 작품 속 동물 형상들은 말하지 않지만, 묵묵히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무언가를 바라보거나, 스스로 사색에 잠긴 듯한 태도를 보인다. 그 침묵의 상태는 관람자로 하여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투사하게 만든다. 갤러리 조이 관계자는 “이번 전시 제목 ‘너의 의미’에서 ‘너’는 특정한 타인이기도 하고, 지나간 시간의 나 자신이기도 하며, 지금 이 순간 작품 앞에 서 있는 관람자 자신이기도 하다”면서 “변대용의 조각 앞에서 당신의 '너'는 누구인지 그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5년 12월 26일(금)~2026년 2월 28일(토) 부산 해운대구 갤러리조이. ◆조성순 개인전 ‘새벽을 여는 사람들’ [부산갤러리] 2026년 새해를 맞아 부산갤러리에서 처음으로 마련한 전시. 제3회 사진지평포트폴리오 우수작으로 선정된 조성순 작가의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다. 충북 청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육거리 시장 상인들의 삶과 풍경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이다. 조성순은 30여 년간 유아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교육과 복지에 헌신해 오다 2019년 카메라를 들며 다큐멘터리 사진의 길로 들어섰다. ▶1월 5일(월)~11일(일) 부산 사하구 부산갤러리(낙동대로 82-7).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7시(휴무 없음). ◆거리의 파편들_Fragments of Distance展 [아이엠 갤러리] 아이엠 갤러리(IM GALLERY)가 2026년 새해를 맞아 처음으로 여는 기획전. 최혜란은 거울이나 유리창처럼 반사되는 면에 비친 공간을 평면 캔버스에 사실적으로 나타내는 회화를 그린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쇼핑몰 쇼윈도, 도심 속 건물 유리창에 비친 거리와 사람들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이 주로 출품된다. 최혜란은 홍익대 미술학과에서 회화를 전공한 미술학박사(2020)이다. 2024년 9월 오픈한 아이엠 갤러리는 개인이 운영하는 신생 갤러리로, 대관전과 기획전을 번갈아 가며 개최하고 있다. ▶1월 5일(월)~14일(수) 부산 서구 아이엠 갤러리(구덕로 232번길 10, 지하 1층).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6시(일요일 휴관). ◆‘흐름의 변주’(Variation of flow) 김태연 [갤러리 화인] 신라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김태연 작가의 4번째 개인전. 작가는 “주로 자연의 이미지를 캔버스에 담아 오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 주제는 자연을 소재로 한 회화를 통한 내면의 풍요를 기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겨울 제주에서 담아 온 선인장 신작 등 24점을 전시한다. ▶1월 7일(수)~17(토) 부산 해운대구 갤러리 화인(해운대해변로 287 씨클라우드호텔 상가 111호).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6시. ◆‘변장한 겨울(Winter in Disguise)’ [리앤배] 허미회 작가와 최제이 작가의 2인전. 이번 전시는 ‘겨울’이라는 계절적 은유를 통해 현대인의 삶이 지닌 양가적인 면모와, 그 안에서 발견되는 위로와 희망의 단서들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변장한 겨울’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두 작가는 차가운 현실 속에 숨겨진 감정과 기억의 움직임을 각기 다른 시각 언어로 풀어낸다. 허미회 작가는 자신의 사적인 기록과 일상의 기억을 투명한 아크릴 상자에 입체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최제이 작가는 ‘바람’과 ‘풍경’이라는 매개를 중심으로 현실과 내면,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탐구한다. 1968년생 허미회 작가는 프랑스 파리1대학 팡테옹 소르본에서 조형예술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5년생 최제이 작가는 홍익대 미대 판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회화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월 7일(수)~2월 28일(토) 부산 수영구 리앤배 제1, 2 전시실(좌수영로 127). ◆소소하고 아름다운 선물전 [이웰갤러리] 이웰갤러리가 2026년 새해를 시작하며 조용히 여느 전시. 100만 원 이하의 소형 작품으로 구성한 기획전이다. 갤러리 관계자는 “구매를 전제로 한 전시라기보다 작품과 마주하는 경험 자체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거창한 담론이나 과도한 설명 대신, 일상에서 문득 마음에 남는 장면을 소개한다”고 전했다. 참여 작가는 고성민 등 청년 작가 9명과 김운규 신홍직 허필석 등 22명이다. ▶1월 8일(목)~22일(목) 부산 수영구 이웰갤러리(망미번영로 110번길 7). ◆space bv(구 붐빌) 개관전 ‘말을 거는 그림들: The Whispering Canvas’ [space bv] 미국, 서울, 부산 등에서 경계 없이 활발히 활동 중인 이진희. 임현정. 최경아 회화 작가 3인전. 이정윤 작가가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 space bv(구.붐빌)이 2025년 8월 소장전을 시작으로 첫 기획전을 선보인다. 임현정의 그림은 풍경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제 장소라기보다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장면들이다. 최경아의 작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출발점으로 삼지만 색과 선, 리듬으로 말해지지 않은 것들까지 상상하도록 이끈다. 이진희의 회화는 손으로 문지르고, 다시 그려낸 선과 면, 색이 겹겹이 쌓여 하나의 공간을 이루는 작업이다. 이정윤 작가는 “space bv는 단순한 전시·공연 대관 공간이 아니라, 예술가·관객·지역이 함께 참여하며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실천하는 공공적 실험의 장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월 9일(금)~2월 22일(일) 부산 금정구 space bv(체육공원로 595). 매주 일·월요일 휴관(2월 22일 제외). ◆김영순 개인전 ‘꽃 피며 새 울며’ [M543까페갤러리] 평온해 보이는 일상에서 고단함과 고뇌를 안고 살아가는 삶의 현실에 주목한 김영순 작가 개인전. 작가는 “꽃이 피고 새가 우는 자연의 질서와 달리, 인간의 삶은 언제나 녹록지 않으며 조용한 애환을 품고 이어진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전시에 등장하는 난로는 안락함의 상징이 아니라, 고된 삶을 잠시 데우기 위한 최소한의 온기를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극적인 사건이나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아무 일 없는 듯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버텨내는 존재의 태도에 주목한다. 40대 초반, 그림을 시작한 작가는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자유로운 시선으로, 제도권에 얽매이지 않는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펼치고 있다. ▶1월 13일(화)~2월 8일(일) 부산 북구 M543까페갤러리(만덕로 59번길 42-10). 관람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10시(월요일 휴무). [경북 경주] ◆Rising 4 Layers : Happy New Wave 네 개의 예술적 시선 [오션갤러리 경주점] 2026년 새해를 맞아 여는 4인전.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네 명의 라이징 작가를 한자리에 모았다. 해외 작가 토마스 라마디유, 마유와상과 국내 작가 정운식, 키미니(김정미)는 각자의 예술적 ‘레이어’(Layer, 층)를 통해 동시대에 대한 고유한 시선을 제시한다. 이번 전시에서 ‘레이어’는 작품의 형식을 넘어 작가의 삶, 철학, 시대 인식이 응축된 예술적 결과물이다. 서로 다른 네 개의 층은 전시장 안에서 충돌하고 교차하며 새로운 흐름, ‘뉴 웨이브’를 형성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정체된 일상에서 벗어나 예술이 전하는 신선한 에너지와 희망의 메시지를 경험하게 된다. ▶1월 1일(목)~2월 28일(토) 경북 경주시 오션갤러리 경주점(보문로 338 신평동 라한셀렉트경주 2층). <2> 계속 전시 중입니다. ◆베르나르 프리츠 개인전 ‘The Return’ [조현화랑_달맞이] 독일 베를린과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는 회화 작가 베르나르 프리츠(Bernard Frize, 1949년생)의 개인전. 총 24점의 신작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프리츠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규칙 실험의 장으로서 회화가 끊임없이 다른 형태로 되돌아오는 방식을 조명한다. 캔버스에 그린 ‘Loca’, ‘Kaire’, ‘Goita’, ‘Vesce’, ‘Traga’ 등 16점의 회화는 프리츠가 오랜 시간 이어온 ‘다시 하기’(re-doing)의 논리를 현재로 불러온다. 유리와 템페라로 제작된 8점의 연작은 이러한 방법론을 확장한 것이다. ▶1월 4일(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조현화랑_달맞이(달맞이길 65번길 171). 관람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30분. ◆우연 또는 필연-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사진가 강운구의 초기작이자 첫 개인전인 ‘우연 또는 필연’을 31년 만에 다시금 선보인다. 한국 다큐멘터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업은 1994년 사진집과 전시로 처음 공개된 이후, 새로운 감회로 우리 곁을 찾아온다. 전시에는 1990년대 초 인화된 11x14인치 젤라틴 실버 프린트를 중심으로, 20x24인치 크기로 확대된 17점의 디지털 프린트를 더한 총 130여 점이 소개된다. ▶1월 9일(금)까지 부산 해운대구 고은사진미술관(해운대로452번길 16). 개관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무료 관람. 월요일과 1월 1일 쉼.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전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으니’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고은사진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이 공동 주최하는 전시.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 중 ‘자연’, ‘절망 속 희망’이라는 이중성의 원리를 함축하는 회화와 영상 총 14점으로 구성한다. 참여 작가는 권용호, 김은주, 박민하, 송명진, 이종석, 임창민 등이다. 2005년 설립된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은 국내 미술시장 활성화와 국민의 문화 향유 증진을 위해 미술 작품의 구입과 대여, 전시 개최를 하고 있다. ▶1월 9일(금)까지 부산 해운대구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해운대로 452번길 16). 개관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FUTURE, POWER, TIME [카린 갤러리] 디지털 시대에 변화하는 인간의 조건과 감성을 탐구하며, 현대인의 사유 방식을 회화로 전환하는 이상엽 작가의 전시. 작가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정서와 사회적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재조명한다. 더불어 ‘Love, Life, MONEY, TIME, Hope, POWER, FUTURE’라는 7개의 단어를 언어와 색으로 시각화하며, 오늘날의 가치와 감정 구조를 기록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1월 11일(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카린 갤러리(중동 달맞이길 65번길 154). ◆공간 힘 2025 기획 전시 ‘루밍 아이즈’ [공간 힘] 공간 힘이 2025년 마지막으로 기획한 전시. 가덕도신공항 논의를 출발점으로 삼아 홍콩국제공항과 인공섬 매립, 타오위안·나리타국제공항 등 동아시아에서 추진된 공항 건설과 개발을 하나의 연속 장면으로 제시하며, 개발을 당연한 국가적 과업으로 만들어온 시각적·정치적 메커니즘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전시 제목 ‘루밍 아이즈’의 단서가 된 ‘루밍 아이즈 부이’는 조류를 보호하는 장치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더 많은 어획·더 많은 항공기 운항을 가능하게 하려고 새들의 이동 경로와 서식지를 차단하는 기술이다. 참여 작가는 리 카이 청, 린 옌샹, 세컨드 콤플렉스이다. ▶1월 11일(일)까지 부산 수영구 공간 힘(수미로 50번 가길 3, 지하와 2층).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7시. 월요일 휴관. ◆미피 70주년 생일 기념전: 미피와 마법 우체통 in 부산 [포디움다이브M] 2025년으로 탄생 70주년을 맞은 토끼 캐릭터 미피의 70주년 생일 기념 전시. 미피를 탄생시킨 딕 브루너 작가는 네덜란드의 국민 작가이자 더치(Dutch) 디자인을 대표하는 예술가이다. 이번 기념전은 단순한 축하를 넘어 미피의 70년 역사와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1월 11일(일)까지 부산 수영구 포디움다이브M(광남로 96, 지하 2층).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8시(휴관일 없음). 관람 요금 성인 1만 8000원, 청소년·어린이 1만 5000원, 특별 요금(만 65세 이상 경로, 장애인과 동반 1인, 국가유공자 본인) 1만 원. ◆정지숙 개인전 ‘Dopamine Farm’ [갤러리 플레이리스트] 갤러리 플레이리스트가 마련하는 정지숙 개인전. 작가는 오랫동안 탐구해 온 ‘내면의 생명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한 신작 조각과 회화 약 30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인간의 내면을 하나의 ‘농장’에 비유하고, ‘도파민’을 부정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인간의 내적 능력과 창조적 에너지로 재해석한다. ▶1월 16일(금)까지 부산 중구 갤러리 플레이리스트(대청로 138번길 3). 운영 시간은 수·목요일 오전 11시~오후 5시, 금·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공휴일과 일~화요일 휴관). ◆거장의 비밀: 셰익스피어부터 500년의 문학과 예술 [부산박물관] 부산시립박물관과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이 협력해 마련한 대규모 교류 기획전.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버지니아 울프 △아서 코난 도일 △제이케이(J.K.) 롤링 등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영국 문학 거장 78인의 초상화와 친필 원고, 편지, 초판본 등 총 137점을 선보인다. ▶1월 18일(일)까지 부산 남구 부산박물관 기획전시실. 관람료는 성인 기준 1만 5000원. 부산 시민은 현장 구매 시 2000원 할인. ◆Art Cycle-첫 번째 순환: Unexpected Surprise(1부) / Gallop(2부) [갤러리 재희] 연말과 새해에 맞춰 진행하는 갤러리 재희 연례 전시 프로젝트. 아트 사이클은 변화, 기억, 형식, 관계라는 예술의 순환 구조를 주제로 한다. 첫 번째 순환은 1부 Unexpected Surprise(예상치 못한 놀라움)와 2부 갤럽(Gallop, 역동성과 에너지)으로 구성해 연말의 미묘한 감정 떨림에서 시작해 새해의 역동적인 에너지로 확장되는 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참여 작가는 김누리, 하지혜, 루시다, 김유경, 강채화, 호세리, 주영호, 박미, 서금희, 전미, 임미나, 김근아, 백철준 총 13명이다. 2부 갤럽 전시 오프닝은 1월 10일(토) 열린다. ▶1월 19일(월)까지 부산 해운대구 갤러리 재희(좌동순환로 8번길 49). ◆서은경 개인전 ‘로맨틱 가든, 크리스마스’ [레오앤갤러리] 신라대 디자인대학 학장을 맡고 있는 서은경 작가의 개인전. 단순한 계절 테마를 넘어, 개인의 기억과 감정이 교차하며 형성되는 ‘정서적 풍경’을 탐구하는 전시로 마련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말하는 ‘로맨틱함’은 화려한 감정의 과장이 아니라, 차가운 계절 속에서도 우리를 지탱하는 작은 온기와 희망의 순간이다. ▶1월 22일(목)까지 부산 강서구 레오앤갤러리(체육공원로 6번길 50, 5층).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오후 5시(월요일 휴관). 토요일 오후 1시, 일요일 오후 2시 오픈. ◆부산현대미술관 ‘소장품섬_문소현: 공원 생활’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실1] 부산현대미술관의 소장품 전시. ‘공원 생활’은 12채널 비디오 설치 작품으로 직접 만든 인형을 한 프레임씩 촬영해 움직임을 부여하는 스톱모션 기법으로 제작됐다. 어둠과 매혹을 교차시키며 사회의 이면을 탐구해 온 작가의 초기 작품으로 사회체계에 길들어진 익명의 군중을 인형으로 표현했다. ▶2월 18일(수)까지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실1. ◆부산현대미술관 ‘시네미디어: 영화 이후’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의 격년제 영화 전시 ‘시네미디어’의 두 번째 전시. ‘영화 이후’는 타시타 딘, 장-뤽 고다르 등 국내외 영화감독과 작가 67명(팀)의 영화와 다큐멘터리, 16㎜ 필름 설치, 실험 영화, 디지털 애니메이션, 무빙 이미지 등 총 111점(전시 12점, 상영 99점)으로 구성한다. ▶2월 18일(수)까지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 2, 3 전시실. ◆소울아트스페이스 개관 20주년 기념 ‘The Still Point of Seeing_안성하’ [소울아트스페이스] 전업 작가로 20년 이상 서울을 중심으로 국제 무대에서 활동해 온 안성하 작가가 부산에서 처음으로 여는 개인전. 2025년 소울아트스페이스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사탕’ 시리즈 전체를 신작으로 준비했다. 20여 점의 새로운 ‘사탕’과 함께 또 다른 대표 연작 ‘담배’, ‘코르크’, ‘비누’ 대작도 각 1점 선보이며, 특별히 안성하에게 있어 회화를 완성하는데 중요한 프로세스가 되는 사진 작업이 전시장 한 섹션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2월 20일(금)까지 부산 해운대구 소울아트스페이스(해운대해변로 30). ◆무량대수 無量大數 길 후(Gil Hu) [스페이스 원지] 서울의 대형 화랑인 학고재 갤러리 전속 작가로 활동하는 부산 출신의 서양화가 길 후(본명 김길후) 개인전. 전시 제목 ‘무량대수’(無量大數)는 우리가 감각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끝없이 넓고 큰 세계를 의미한다. 작가는 이 말에서 ‘사람의 마음이 가진 무한한 깊이와 움직임’을 떠올렸고, 그 찰나를 그대로 작품 속에 담고자 했다고 전했다. 화폭에는 두껍게 쌓인 물감을 통해 다양한 질감이 드러나는데, 그 생동하는 표면들은 그림이면서도 조각처럼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2월 22일(일)까지 부산 영도구 스페이스 원지. ◆부산의 보물섬, 영도 [부산근현대역사관] 부산근현대역사관 개관 이후 처음으로 여는 부산 지역문화 전시. 부산 근현대사의 굴곡을 고스란히 간직한 영도의 역사·문화 자원을 통해 지역 정체성을 새롭게 조명한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되며 △공간 △시간 △사람 3가지 주제로 나누어 영도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영도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요 전시 유물로는 동래부사 권이진의 태종대 기우제 축문, 봉래산 정상에서 발견된 쇠말뚝, 영선피란학교학생 일기장, 수리조선 공로상패 등 전국 11개 기관과 개인 소장 유물 164점이 출품된다. ▶3월 2일(월)까지 부산 중구 부산근현대역사관 본관 2층 기획전시실. ◆2025 부산현대미술관 플랫폼 _나의 집이 나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이 2023년 ‘자연과 인간’, 2024년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계’를 주제로 이어 온 연례전 ‘2025 부산현대미술관 플랫폼’. 세 번째 회차인 올해 전시는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주거 위기, 고령화, 돌봄의 재편 등 도시가 직면한 현실적 과제를 건축·도시적 상상력으로 다시 살핀다. 지난 3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10팀은 △에이디에이치디(ADHD) △리슨투더시티(Listen to the City) △강해성·문소정·한경태 △유림도시건축 △포자몽 △서울퀴어콜렉티브(Seoul Queer Collective) △주현제바우쿤스트(HyunjeJoo_Baukunst) △랩.WWW(lab.WWW) △공감각(Common Senses) △더 파일룸(The File Room)이다. ▶3월 22일(일)까지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실 4, 5. ◆시민의 빛, 부산에서 타오르다 [민주공원 잡은펼쳐보임방]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부산민예총 등이 12·3 불법계엄 저지 1년을 맞아 여는 시민 헌정 아카이브전. 전시는 시민추진위원의 후원을 받아 제작된다. ▶4월 4일(토)까지 부산 중구 민주공원 잡은펼쳐보임방.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 ◆랄프 깁슨 ‘블랙 3부작 THE BLACK TRILOGY’ [고은 깁슨 사진미술관] 초현실주의 사진의 거장, 랄프 깁슨의 ‘블랙 3부작 The Black Trilogy’을 재조명한다. 사진가 고유의 시선과 세계관이 집약된 1970년대 초기 대표작 젤라틴 실버 프린트 120여 점을 새로운 구성으로 선보인다. ‘몽유병자’(The Somnambulist, 1970), ‘데자뷰’(Deja-Vu, 1972〉, ‘바다에서의 날들Days at Sea’(1974)로 구성된 ‘블랙 3부작’은 랄프 깁슨을 세계적 반열로 올려놓은 시리즈이자 1970년대 초 사진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8월 30일(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고은 깁슨 사진미술관. 관람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관람료 3000원. ◆다시, 낭만의 시대 [뮤지엄 원] 18세기 말~19세기 초 유럽에서 발생한 예술사조 ‘낭만주의’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로 오늘날 우리 삶 속 ‘낭만’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4개국 19명의(팀) 작가가 참여하며, 회화·사진·설치·영상·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는 김용관, 김태중, 김용민, 나승준, 박비오, 배즈본, 손종준, 슬래시비슬래시, 쑨지, 유미연, 유은석, 이동훈, 이병찬, 이창진, 지누박, 화면, Max Hattler, ShiShi Yamazaki, Vincent Masson 등이다. ▶10월 11일(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뮤지엄 원(센텀서로 20).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주말과 공휴일은 오후 8시까지). 입장료 성인 1인 기준 1만 8000원, 청소년(14~19세) 1만 5000원, 어린이(36개월~13세) 1만 3000원. [울산 울주] ◆뮤즈세움 연말기획 4th ‘빛의 순간들’ [뮤즈세움 갤러리] 뮤즈세움 갤러리가 2025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선보인 기획전. ‘빛의 순간들’은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지만 마음에 오래 머무는 찰나의 빛을 포착한 전시다. 참여 작가는 김경한, 김산, 박길주, 이헌, 전희경, 정성윤, 조현선, 주한경, 임지민, 최영욱, 최울가, 최은혜, 홍형표 등 13명이다. ▶1월 10일(토)까지 울산시 울주군 뮤즈세움 갤러리(두동면 서하천전로 213). 운영 시간은 화~토요일 오후 1~5시(일· 월요일 휴무). [경남 창원] ◆윤예진 개인전 ‘우리는 서로의 온기로 자란다’ [창원 블루브릭 갤러리] 현시대의 정체성이 해체된 불완전한 존재가 스스로 파편을 모으는 과정을 시각화하는 데 집중해 온 윤예진 작가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고요하게 감응하며 견디는 존재들의 생을 다룬다. 그러면서 생명체에 혹독한 이 계절에 필요한 온기와 연대를 이야기한다. ▶1월 24일(토)까지 경남 창원시 의창구 블루브릭 갤러리(중동북로 23). ◆현대옻칠예술 : 겹겹의 시간 [경남도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의 특별 기획전. 전통 공예 기법인 옻칠이 회화와 설치 등 현대미술 매체로 확장되는 현상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현재 국내외에서 한국 옻칠 예술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가 전시에 참여한다. 전시 배경에는 창원 다호리의 역사성이 놓여 있다. 다호리는 한국 옻칠 문화의 기원을 밝혀주는 핵심 유적으로, 기원전 2세기경의 세형동검과 원통형 칠기, 칠기 배, 칠기 부채, 옻칠 신발 등 다양한 칠기 유물이 출토되었다. 1층 1전시실은 현재 조계종 종정이자 옻칠예술가인 성파 스님의 예술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2층 2전시실과 특별전시실에는 옻칠 예술의 다층적 확장을 보여주는 세 작가(정직성, 김미숙, 이영실)가 참여한다. 3전시실은 4명 작가(구은경, 신정은, 유남권, 이수진)의 작업으로 옻칠화의 스펙트럼을 넓힌다. ▶2월 22일(일)까지 경남 창원 의창구 경남도립미술관 1·2층 전시실(1·2·3전시실, 2층 특별전시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마지막 입장 오후 5시 30분). 매주 월요일 정기 휴관. ◆테라폴리스를 찾아서 [경남도립미술관 3층 전시실] 경남도립미술관의 2025년 2차 전시로, 전 지구적 기후 재난과 생태 위기 속에서 예술과 미술관의 역할에 대해 사회적, 윤리적 관점에서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7팀의 예술가는 각기 다른 시선으로 생태와 사회,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재해석하며 새로운 감각과 사유의 장을 연다. 참여 작가는 이끼바위쿠르르, 박형렬, 다이애나밴드, 배윤환, 위켄드랩, 플라스틱노리터, 황선정 등이다. ▶2월 22일(일)까지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립미술관 3층 전시실. [대구] ◆ 제25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 ‘허윤희: 가득 찬 빔’ [대구미술관] 이인성 화백(1912~1950)의 예술정신을 기리고자 대구시가 1999년 제정한 이인성미술상 25회 수상자인 허윤희의 개인전. 지난해 수상자인 허윤희(1968년생)는 인간 존재의 근원과 자연의 순환을 탐구하며, 실존적 사유와 생태적 감각을 결합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미술관 2·3전시실과 선큰가든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회화, 드로잉, 조각, 영상 등 24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작가의 지난 30여 년간의 예술 여정을 종합적으로 조명한다. 부산 출신의 허윤희는 이화여대와 독일 브레멘예술대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마이스터쉴러를 취득했다. ▶2월 22일(일)까지 대구 수성구 대구미술관 2, 3전시실과 선큰가든(미술관로 40). 관람료는 성인 기준 1000원. [경북 경주] ◆오아르미술관 소장품 기획전 ‘잠시 더 행복하다’ [경북 경주 오아르미술관] 2025년 4월 문을 연 경북 경주 오아르미술관이 여는 소장품전.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이우환, 하종현을 비롯해 영국 작가 줄리언 오피,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 등 유럽과 아시아 동시대 작가 29명의 회화·영상 작품 49점을 만날 수 있다. ▶3월 16일(월)까지 경북 경주시 오아르미술관 제1, 2전시실(금성로 260-6).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화요일 휴관). 유료 입장.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 ‘Turner: In Light and Shade’ [경북 경주 우양미술관]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J.M.W.Turner, 1775~1851)의 한국 최초 전시. 터너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영국 맨체스터대 휘트워스 미술관 협력으로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터너의 풍경 판화 연작을 집중 조명하며 판화와 회화 총 86점을 선보인다. 특히 터너가 유럽 각지를 여행하며 직접 그린 풍경 스케치를 바탕으로 ‘리베르 스투디오룸’이라는 판화 연작을 제작했고, 총 71점을 출판했는데 이번에 71점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휘트워스 미술관이 ‘리베르 스투디오룸’을 관객 앞에 내놓은 것은 1922년 이후 100여 년 만이다. 휘트워스 미술관은 또 터너 수채화 컬렉션도 일부 전시한다. 유화는 이번 전시에 극히 일부이다. ▶5월 25일(월)까지 경북 경주시 우양미술관 2전시실(보문로 484-7).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 설날 당일 휴관). 입장 마감 오후 5시 30분. 입장료(2개 전시 통합권) 성인 1만 8000원, 학생 1만 5000원, 어린이 1만 2000원.
'소셜 포토그래퍼' 이준희 작가의 부산 향한 ‘낯선 시도’
2024년 봄. 한 청년이 서울에서 부산으로 왔다. 큰 키에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원도심에 집을 구하더니 시간만 나면 북항의 바다공원길을 뛰었다. 어느 날 무작정 사상구청을 찾아가 사상공단의 공장에서 춤추는 무용수들의 사진을 찍게 해달라고 사정을 했다. 그렇게 공장에서는 만날 수 없는 무용수들의 춤과 그동안 보지 못했던 조명이 더해지며 지난해 연말 <춤추는 사상>이 탄생했다. 사상공단의 공간을 재창조한 이 프로젝트 사진집은 이준희 사진작가의 부산 시민 신고식인 셈이었다. 이번에 함께 나온 에세이 <빛과 디렉션>과 그와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신입 부산 시민이 꾸는 꿈을 따라가 봤다. 이준희 작가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피아노를 쳤다. 고등학교 때는 밴드부에서 살았고, 대학에서는 실용음악을 전공했다. 뮤지션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음악을 노력만으로 잘할 수는 없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깨닫고 꿈을 접었다. 대신 선택한 것이 사진이었다. 음악만 생각했던 그 오랜 시간이 무의미했던 것은 아니었다. 음악은 사진에 대한 그만의 예술관을 만드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었다. 이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책도 좋아했다. 음악을 전공할 때도 도서관이 가장 친숙한 공간이었을 정도였다. 사진을 찍으면서 신기하게도 문학이 더 좋아졌단다. 걷고, 찍고, 보정하고, 블로그에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문학은 책에 나오는 내용을 머릿속에 상상하게 만드니, 사진가의 프레임 구성력을 만들어주는 훈련과도 같았다. 사실 서로 다른 장르의 예술도 알고 보면 본질적으로 공통점이 많다. 직업 사진가가 되고 난 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요?”였다. 십수 년간 고민 끝에 한 번에 이해되는 대답을 발견했다. “먹은 만큼 싼다”라는 것이다. 사진가가 자기만의 세계관을 가지고 작가적인 메시지를 내려면 인문학과 예술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2015년부터 이탈리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스냅 촬영을 했다. 그게 잘 되면서 몇 년간 걱정 없이 살던 때가 ‘리즈 시절’이었다. 스냅 사진은 진입 장벽이 가장 낮은 촬영 분야라는 한계가 있다. 2018년부터 촬영 단가가 내려가더니 예약 건수가 줄어들었다. 결국 짐을 쌀 수밖에 없었다. 2020년 서울로 돌아와 스튜디오를 열었다. 하지만 팬데믹과 동시에 개업한 스튜디오는 실패했다. 동업자에게 사기까지 당하고 2024년 초반까지 악몽 같은 시기를 보냈다. 돈이 되는 일을 찾아 편의점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매장을 쓸고 닦고, 물건을 진열하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골라냈다. 점원 중에는 갑자기 연락이 끊기는 사람도 있었고, 몸이 피곤하다면서 상품 발주량을 줄여달라는 청년도 있었다. 또 다른 배움의 현장이었다. 예술가로만 살다가 다른 삶을 살아보니 세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한국에서는 계속 서울 사람이었다. 서울 사람들은 사실 서울에 사는 이유를 생각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몰려 있으니 실력이 있는 사진가도 서울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은 창의적인 예술가들로 넘쳐난다. 수천만 명의 무한 경쟁이 이 작은 면적 안에서 이뤄지니, 장점도 있지만 모두가 정서적으로 가난해지는 것 같았다. 그걸 견디지 못했다. 부산은 낯선 지역이었다. “부산은 살기는 좋은데, 일이 없어서 문제지.” 부산에 사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면 대다수가 이런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부산의 사회적 문제와 예술 콘텐츠의 빈자리는 오히려 사진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펼칠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부산에서 살아간다면 새롭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 추려보았다. 노력하기에 따라서는 부산에서도 삶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2024년 부산 중구 중앙동에 집을 구했다. 부산의 젊은 세대가 수도권으로 향하는 것에 반하는 역주행이었다. 그는 사진가로서 부산에 정착하면서 부산을 에너제틱하게 만드는 사진 작업을 하기로 결심한다. 사상은 부산의 산업이 몰려 있었던 지역이지만 빈 공장이 늘어가고 있다. 사상에서는 어떤 예술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오히려 그가 필요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장, 이용원, 세탁소…. 촬영 장소 섭외가 가장 어려웠지만 될 때까지 최선을 다했다. 마침내 촬영일. 순간광 조명이 켜지자 공장은 뮤지컬 무대처럼 바뀌었다. ‘새로운 조명이 켜지면 기존의 공간과 지역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그가 정말로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춤추는 사상>이 사상의 현재를 알려 지역과 산업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무용수의 유연한 움직임은 생각의 유연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촬영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모니터를 바라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소멸 위기의 지역이라면 어디에서든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라는 게 그의 꿈이다. 지금은 부산시장애인체육협회와 함께 장애인 스포츠 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의 장애인 선수들이 “저희를 촬영하러 온 게 처음이다”라고 해서 놀랐다고 했다. 그들도 멋진 사진을 가질 자격이 있는데 왜 그동안에는 한 번도 없었을까.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때부터 선수들을 그만의 방식으로 찍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종목이 철인3종이라고 했다. 선수들은 750m를 바다 수영으로 완주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과 양팔이 없는 신체장애인 선수들이 파도와 싸우는 장면은 무한한 감동이었다. ‘춤추는 사상’ 전시회 토크 콘서트장에 그가 사진을 찍었던 선수 몇 분이 왔다. 청각장애인들이었다. 스마트폰 앱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번역해서 열심히 듣는 모습을 보니 그만 목이 메었다고 했다. 이 작가는 “사진 촬영이 끝난 뒤에는 기부 전시회를 열어, 기부금을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하는 장애인 선수들의 훈련 비용으로 후원할 생각이다. 장애인 선수들의 혼신을 다한 몸의 움직임과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력을 예술화해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바꿔놓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작업을 하는 스스로를 ‘소셜 포토그래퍼’라고 명명했다. 부산에 와서 청년 감소 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실감했고, 이 같은 문제를 사진을 통해 보여 주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소멸 위기의 지역을 알리기 위한 무용수들과의 협업이나 장애인 스포츠 선수 촬영 같은 한국 사진계에서는 낯선 시도를 하는 이유다. 그는 “사진을 통해 이런 문제에 대한 생각의 각도를 단 1도라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소셜 포토그래퍼로서 큰 보람이다”라고 말했다. ‘맨땅에 헤딩’이라는 말이 있다. 이 작가가 하는 일들이 그렇게 보인다. 그는 “요즘 이마가 무척 아프다. 하지만 부딪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근사한 멘트를 날린다. 그는 “한 명의 사진가가 뒤집어 본 시선을 통해 부산이 얼마나 대단한 에너지를 가졌는지 알게 되면 좋겠다. 우리가 함께 조금만 노력하면 좋아질 수 있는 게 세상에 많다”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가장 괴상한 사진가이자, 독특하고 이색적인 작품 세계를 가진 사진가가 되고 싶다’라고 큰소리치는 신입 부산 시민을 관심 가지고 지켜보게 될 것 같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100만 피란민·140만 동포 품은 부산… ‘수용’이 재도약 해법 [부산은 열려 있다]
해양수산부가 옮겨 온 부산은 ‘해양수도’로 불린다. 우리나라 해양과 관련한 모든 걸 아우르는 도시. 그런데, 사실 부산은 해양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국정을 모두 떠안은 국가 수도의 역할을 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이후 1953년 종전 때까지의 피란수도 부산. 전쟁을 피해 전국 팔도에서 몰려든 피란민들과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했던 시기였지만, 부산에 상흔만 남긴 건 아니다. ‘피란수도 부산 1023일’은 부산이 그들을 품고, 그들과 어울려 일상을 영위하며 자연스럽게 ‘공존과 개방의 DNA’를 체득한 귀중한 시간이었다. ■이방인 껴안은 공생의 역사 한반도 남동쪽 끝단의 부산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자유 진영의 마지막 보루가 됐다. 그해 6월 전쟁 시작 사흘 만에 서울이 북한군에 점령될 만큼 남한은 대비가 전혀 없었다. 서울과 경기도, 강원도는 물론이고 충청도 주민까지 물밀듯 부산으로 몰려왔다. 곧이어 전라도와 경북 등 도미노처럼 북에 점령된 지역에서 지주나 반동분자로 몰린 이들이 야반도주하듯 피란 대열에 합류했다. 1949년 47만 명이던 부산 인구는 전쟁 2년째인 1951년 84만 명에 이른다. 이런 흐름은 휴전협정이 맺어진 1953년까지 이어진다. 한 기록은 1·4 후퇴 직후인 1951년 3월 부산 인구가 120만 명에 달했다고 전하기도 한다. 전란기 기록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전쟁 전의 곱절이나 되는 100만 명 안팎의 사람들이 부산에서 부대끼며 살았다는 얘기다. 부산으로선 낯선 외지인을 품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전쟁통의 피란민 생활은 참혹하기 이를 데 없었다. 고단한 몸을 누일 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야산으로, 하천으로, 심지어 소 막사와 공동묘지로도 향했다. 1951년 가을은 혹독한 겨울을 예고하듯 연일 기온이 떨어졌다. 판잣집조차 구하기 쉽지 않던 그때, 부산의 개방 DNA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시가 나서 ‘전재민(전쟁 이재민)을 위한 방 비워 주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인 것이다. 콩 한 쪽 나누듯, 집안의 방 한 칸이라도 양보하자는 이 캠페인은 이방인을 기꺼이 껴안은 부산의 개방성과 포용성이 잘 드러난 사례로 꼽힌다. 부경근대사료연구소 김한근 소장은 “부산 토착민들도 먹고살기 힘든 상황에서 한두 명 선행을 베풀 수는 있지만, 시 차원의 캠페인을 벌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부산의 몸에 밴 공동체 정신이 발휘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개방 DNA, 다시 발휘할 때 이런 부산의 포용성과 개방성은 사실 한국전쟁 이전부터 형성된 것으로 봐야 한다. 1945년 해방 이후 일본 본토를 비롯해 동남아 각지로 이주했거나 강제로 끌려갔던 동포들이 부산항을 통해 귀환했다. 1946년까지 이어진 귀환 행렬은 1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귀환 동포 중 약 20만 명이 부산에 정착했다. 당시 28만 명이 거주하던 부산은 기존 인구와 맞먹는 식구를 새로 맞아들인 셈이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부산항을 기종점으로 진행된 조선통신사 교류와 일본인 거류지로 조성된 왜관도 빼놓을 수 없다. 부산학 연구자들은 이런 역사가 부산이 동족 간의 공존지대를 넘어 오늘날 다문화사회로 불리는 이민족과의 공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적 토양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7월 부산에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개최되는 것도 부산의 포용과 개방 DNA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부산은 전쟁과 피란의 한가운데에서 문화와 인류애를 지켜온 피란수도 역사를 강조해 회원국의 지지를 받았다.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피란유산)’은 국가유산청이 지난해 1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으로 선정했다. 잠정목록으로 선정된 지 2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부산이 품고 있는 이런 포용의 역사와 개방 DNA가 인구 감소와 경제적 쇠락을 극복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부산문화재단 오재환 대표이사는 “강과 바다로 열린 부산은 역사적으로 거부보다 환대, 배척보다 수용의 기질을 발휘한 혼종의 도시”라며 “이런 부산의 기질은 경제 성장기 수출의 현장으로서, 또 글로벌 문화 교류와 유행의 최일선으로서 현재까지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 대표이사는 이어 “부산이 위기라고 하는데, 이럴 때 우리 특기인 개방 정신이 다시 발휘된다면 글로벌 도시로 재도약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부산은 거대한 용광로, 다양한 문화 융합해 보석 같은 작품 탄생" [부산은 열려 있다]
부산은 이름처럼 ‘들끓는 가마솥’이었다. 〈부산의 탄생〉이라는 책을 쓴 유승훈 부산근현대역사관 팀장은 “한국전쟁 때 대한민국 정부는 부산에 정착해 피란수도를 운영했고, 부산은 경제, 정치, 문화, 교육 모든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심장이 되었다. ‘거대한 용광로’로 거듭났다”라고 설명했다. 부산은 전국에서 몰려온 피란민을 받아들였고, 그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전국 예술가들이 교류하며, 예술이 융합돼 보석 같은 작품들이 탄생했다. 김환기를 비롯해 이중섭, 권옥연, 김은호, 박고석, 변관식, 유영국, 장욱진, 천경자, 이응노, 문신 등이 부산으로 왔고, 고단했던 피란 생활 속 예술 활동은 각자에게 응원과 공감, 자극과 비평으로 다가가 창작의 씨앗이 됐다. 〈한국 근현대 화가들의 부산시대〉를 출간한 박진희 마루 아트컴퍼니 대표(전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중구 광복동의 다방은 미술가에게는 전시장으로, 문인에게는 작품 발표 장소 등으로 문화센터이자 살롱 역할을 했다”라고 소개했다. 광복동 일대는 국제시장과 인접해 소비와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되었고, 작품을 팔아야 했던 화가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장소가 됐다. 이중섭이 담뱃갑 속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던 곳도 부산의 다방이었다. 광복동 밀다원 다방은 김동리의 단편소설 ‘밀다원 시대’에도 등장한다. 경남 통영 출신의 화가 전혁림이 피란 중 첫 개인전을 열었던 곳도 밀다원 다방이었다. 부산 중구청은 매년 연말 부산소설가협회와 공동으로 밀다원 문학제를 열며 예술의 꽃을 피웠던 광복동 시대를 조명하고 있다. 당시 부산 영도의 대한도기 회사는 화가를 고용해 접시에 그림을 그리게 하며 생계를 도왔다. 도화 작업에 참여한 대표적인 인물로 김은호, 변관식, 김학수, 황염수, 이중섭, 서울대 교수였던 장우성과 학생이었던 김세중, 서세옥, 박노수, 장운상, 박세원 등이 있었다. 대한도기의 역사를 연구 중인 이현주 범어사 성보박물관 부관장은 “대한도기 지영진 대표는 서울대 장우성 교수와 제자들을 배려해 작업 공간과 숙소까지 제공했다”며 “3~4명씩 팀을 이뤄 일했다”라고 밝혔다. 외국인 선교사들이 부산에 세운 교육 시설과 병원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호주 선교사가 설립한 부산·경남 지역 최초 근대여성교육기관인 ‘부산진일신여학교’(일신여학교)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3·1운동을 일으켰고, 현재까지 호주 선교회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일신여학교 근처 일신기독병원에는 ‘매견시(맥켄지) 목사 기념비’가 있다. 매견시는 ‘나환자들의 아버지’로 불리며 부산에서 30년간 헌신했고, 한국전쟁이 터지자 두 딸이 아버지의 뜻을 이어 일신부인병원을 세웠다. 그것이 오늘날 일신기독병원이다. 1964년 미국 메리놀 수녀회의 파트리샤 앤 칸로이 수녀는 한국전쟁 이후 의료 소외계층을 챙기기 위해 부산에 메리놀 간호학교를 세웠고, 현재 부산가톨릭대학의 모태이기도 하다. 글·사진=김효정 기자 teresa@
[기자 픽] 연극-50억 보험금 노린 가족 사기극 '행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5년간 행복하기만 하면 50억 원이 지급됩니다. 게임에 참가하시겠습니까?” 평범한 게 제일 어려운 한 가족의 포복절도 행복 챌린지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지난해 9월 막을 올린 후 해를 넘기며 롱런하고 있는 연극 ‘행쇼’는 ‘50억을 향한 대국민 사기 SHOW’를 펼쳐 보이는 코미디극이다. 무대는 이혼율이 90%에 이르는 이혼 전성시대, 50억 원의 보험금을 타기 위해 이혼 계획을 접고 사기극을 펼치는 가족 이야기로 꾸며진다. 무능한 아빠와 그런 남편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엄마, 공부 말곤 뭐든지 하려 드는 딸과 아들. ‘쇼’를 표방한 코믹물답게, 웃음과 재미가 가득해 90분이 순식간에 지났다는 관람평이 줄잇는다. 가족과 행복의 참 의미를 묻는 주제 의식도 놓치지 않아 극이 끝날 무렵 객석 여기저기서 훌쩍훌쩍 소리가 날지도 모른다. 중구 BNK부산은행조은극장 2관에서 1월 4일까지 만날 수 있다. 평일 오후 7시, 토·일요일 오후 2시 30분, 5시. 문의 1588-2757.
[속보] 교황, 성심당 70주년 축하 메시지 전달 "공동체 위한 업적에 깊은 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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