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부산국악원서 차리는 설날 한 상
국립부산국악원(원장 이정엽)이 오는 17일 오후 3시 연악당에서 여는 2026 병오년 설맞이 ‘설날音食(음식)’ 공연은 제목부터 독특하다.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밥이나 국 따위를 뜻하는 ‘음식’(飮食)에서 음을 빌렸지만, 전통음악(sound)과 음식(food)의 만남을 시도한 ‘설날音食’(Sound & Food)이기 때문이다. 부산국악원 관계자는 “무대에서는 음식 영상과 음식 모형을 관객에게 보여 드리지만, 외부 홀에 실제 음식이 전시돼 있으며, 공연을 보고 나오면 전통차와 ‘행복 떡’을 나눠 드릴 예정”이라고 전했다.공연은 새해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다채로운 우리 음악과 춤으로 구성된다. 이번 공연은 부산국악원 국악연주단뿐 아니라,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예술 단체들이 대거 참여한다.새해의 복을 기원하며 차린 바다 음식을 소재로 동해안별신굿 중 ‘성주굿’(장구 박범태, 징 정연락, 쇠 손정진)으로 막을 연다. 무녀는 김동연 동해안별신굿 전승교육사가 맡는다. 이어서 부산국악원 성악단 부수석인 김미진과 이은혜 단원이 흥겨운 민요 ‘떡타령’(장구 윤승환)을 노래하고, 부산의 알싸한 밥상이 떠오르는 판소리 심청가 중 ‘방아타령’(북 윤승환)은 부산국악원 소리꾼 정윤형이 맡는다. 또한 삶의 희로애락이 담긴 술을 나누는 정을 표현한 12가사 ‘권주가’(대금 구슬)는 성악단 이희재 악장이 나서고, 이진희 기악단 악장이 한량으로 출연한다. 마지막 무대는 다 함께 차리는 우리 모두의 밥상 순서로, ‘쾌지나칭칭소리’ 김귀엽 구덕망깨소리 보유자의 ‘복맞이’ 노래와 부산농악보존회(강신일 부산농악 상쇠 보유자 외 5명)의 신명 나는 연주에 맞춰 추는 ‘금회북춤’(무용단 서한솔 외 7명)이 펼쳐진다.이번 공연은 ‘입말 음식’(SPOKEN RECIPE) 연구가이자 작가인 하미현 아티스트가 연출과 사회를 맡아 2024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설 명절의 의미와 그 속에 담긴 삶의 이야기를 무대 예술로 승화시킬 예정이다. 부산국악원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컬처의 흐름 속에서 우리 전통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되새기고자 기획됐다”면서 “경상도 지역의 구전 음식 이야기와 전통 가락을 한 상 가득 차려낸 잔치처럼 펼칠 예정”이라고 전했다.부산국악원 로비에는 ‘설날음식音食’ 한 상 차림이 전시돼 공연의 기억을 시각적으로 다시 한번 음미할 수 있도록 한다. 야외 마당에서는 투호 던지기, 전통 악기 체험, 페이스 페인팅, 추억의 달고나 만들기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전통놀이와 체험 행사가 열린다.공연 관람료는 S석 2만 원, A석 1만 원이며, 48개월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예매는 국립부산국악원 누리집(홈페이지) 또는 전화(051-811-0114)로 가능하다. 특히 새해맞이 특별 이벤트로 한복을 입고 오거나 말띠 해에 출생한 관람객에게는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문의 051-811-0114.
[부산 전시] 이번 주에 뭐 볼까?[2026년 2월 15일~ ]
※부산 전시 소식을 주로 전합니다. 기타(대구·울산, 경남북) 전시도 소개합니다. 한 달에 두 번, 매달 1일과 15일 전후로 업로드됩니다. <1> 이번 주 새로 소개하는 전시입니다 ◆감각의 조각들(Fragments of the Senses) [갤러리 재희] 김일중, 박미, 사하라 세 작가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전시. 끊임없이 자개에 아교를 묻히는 작업을 하는 김일중, 한쪽 눈 시력을 잃은 후 세상을 바로보는 방식인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박미, 신체 움직임을 관찰한 것을 유니크한 작품으로 표현하고, 한정되지 않은 정신의 자유로움에 대한 작업을 하는 사하라, 이들 세 작가의 작업을 ‘감각’이라는 키워드로 엮었다. ▶1월 24일(토)~2월 23일(월) 부산 해운대구 갤러리 재희(좌동순환로 8번길 49).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5시. 공휴일 쉼. ◆윈터 컬렉션(WINTER COLLECTION) [OKNP 부산] 국내외 주요 작가들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된 컬렉션 전시로 김창열, 이배, 이왈종, 이응노, 우국원, 정창섭, 데이비드 걸스타인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1월 27일(화)~3월 12일(목) 부산 해운대구 OKNP(해운대해변로 292, 그랜드조선 4층).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 휴관). 2월 14~18일 휴관. ◆개관 준비전: ARTCENTER 1968 [아트센터 1968] 복합 문화 체험 명소 ‘알로이시오기지1968’ 별관(옛 알로이시오중학교 건물)인 기지#03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해 온 아시아예술협회에 이어 ‘Aa예술기지’(Aa Art BaseCamp)가 정식 출범하면서 개관 준비전을 열고 있다. ‘Aa예술기지’는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분야 작가들이 함께 작업하고 교류하는 레지던시로, 예술가들의 창작과 연구를 지원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30평 규모의 전시 공간인 ‘아트센터 1968’은 기지#03 3층의 옛 도서관 자리에 위치하며, 연내 정식 개관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개관을 준비하며 레지던시에 입주한 박태홍 목공예가 , 허위영 조각가, 김윤찬(한국화) 부산대 교수, 류형욱(한국화-채색인물화) 동아대 교수, 박미경 섬유미술가, 안재국 설치 조각가, 구경환 서양화가, 조민지 회화 작가 등 8명의 작가 작품 2~3점씩으로 채우고 있다. ▶2월 4일(수)~24일(화) 부산 서구 아트센터 1968(감천로 237 알로이시오기지1968 #03 3층). ◆염지애 개인전 ‘Meeting Room’ [갤러리 플레이리스트] 염지애 작가의 부산 첫 개인전. 오랜 시간 준비해 온 작업 24점을 선보인다. ‘Meeting Room’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연결’의 감각과 그 경계의 의미를 탐구한다. 전시는 공간의 물리적 폐쇄성과 심리적 개방성 사이의 긴장을 사유하게 한다. 통상적으로 벽과 문으로 구획된 실내는 타인의 시선을 차단하는 사적인 영역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작가의 ‘Meeting Room’은 닫혀 있음으로써 오히려 외부를 가장 예민하게 감지하는, 역설적인 감각의 장소로 기능한다. 염지애(1987년생)는 성신여대학 동양화과를 졸업(2011)하고, 서울과 남원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2월 7일(토)~3월 14일(토) 부산 중구 갤러리 플레이리스트(대청로 138번길 3). 운영 시간은 수·목요일 오전 11시~오후 5시, 금·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공휴일과 일~화요일 휴관). ◆‘기록의 YOUTH-서채하’ 개인전 [MG초읍동새마을금고] MG새마을금고가 운영하는 지역 기반 문화예술 공간 ‘우리동네 MG갤러리’에서 여는 서채하 개인전. 2026년 지역 기획자 공모로 선정된 낭만시간연구소 김민서 대표가 기획을 맡아 준비한 이번 전시는 ‘YOUTH 청춘전-예술로 그려내는 청춘의 순간을 기록하다’로, 부산 청년 작가 3명의 개인전을 릴레이 형식으로 선보인다. ‘감각의 YOUTH-손유하’와 ‘관계의 YOUTH-김수정’ 전시는 마무리됐고, ‘기록의 YOUTH-서채하’ 전시가 마지막이다. ▶2월 11일(수)~27일(금) 부산 부산진구 MG초읍동새마을금고 본점 2층 우리동네 MG갤러리(성지로 90).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4시 30분(공휴일 휴관). ◆해체와 재구성의 서사 ‘Re: construct’ [부산대학교 아트센터] 부산대 아트센터 기획전.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을 하나의 서사로 바라보며, 새로운 형식적 가능성과 예술적 감각을 소개하는 전시. 참여 작가는 김소운, 문진욱, 정안용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기존의 구조와 의미를 해체하고, 그 위에 새로운 감각을 융합하고 재구성한다. 부산대 조형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소운은 3D프린팅이라는 기술적 매체를 통해 물질의 조형 가능성을 탐구한다. 경성대와 영국 런던 골드스미스대에서 파인 아트를 전공한 문진욱은 ‘광장, 없던 질문을 만들어내는 힘’을 통해 익숙한 공간을 없던 질문을 만들어내는 장치로 작동하게 한다. 정안용은 부산 지역 소멸이라는 현재진행형 문제를 시각화해 사라져가는 도시의 흔적을 조명한다. ▶2월 13일(금)~26일(목) 부산 금정구 부산대 아트센터(부산대학로 63번길 2, NC백화점 8층).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가까이, 우리와 함께: 장애·비장애 작가 7인전 [BISCO갤러리] 부산문화재단과 부산시설공단이 남포지하상가 BISCO갤러리에서 여는 장애·비장애 작가 7인전. 부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장애·비장애 통합 레지던시 ‘창작공간 두구’의 2026년 입주 작가 7인의 작품을 전시한다. 참여 작가는 김남석, 단(이승은), 신수항, 신현채, 유시안, 이혜영, 전미이며, 회화와 디지털 프린트 등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공공기관 간 협업을 통해 마련된 전시로, 부산시설공단은 2025년 9월 남포지하도상가에 BISCO갤러리를 오픈했다. ▶2월 13일(금)~3월 31일(화) 부산 중구 남포지하상가 BISCO갤러리(구덕로 지하 44 남포지하도상가).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연중무휴. ◆손정원 개인전 ‘제비, 봄을 부르다’ [오브제후드 갤러리] 지난해 9월 부산에도 작업실을 새로 마련하는 등 경북 포항에 이어 부산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민화 작가 손정원 문화유산회복재단 경북지부장이 여는 개인전. 신작 12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제비’라는 길상적 모티프를 중심으로 계절의 경계와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한다. 특히 색면과 흰 제비, 그리고 실의 선을 통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전환의 순간을 담아낸다. 섬유·흙·판화 기법을 응용해 민화적 시각을 입체적인 형태로 확장하고, 평면을 넘어 공간으로 스며드는 조형 언어를 구현한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아로마테라피스트 정재경 작가와 조향 클래스 협업도 시도한다. ▶2월 14일(토)~3월 2일(월) 부산 기장군 기장읍 오브제후드 갤러리(기장해안로 268-32 아난티상가). ◆이명주 ‘이루어지다’(come true) [BNK부산은행갤러리] 신라대 미술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이명주 작가의 4번째 개인전. 이 작가는 “‘이루어지다’라는 제목의 이번 개인전은 믿음과 희망을 품고 노력한다면 어떤 것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마련했다”며 “그림 속 작은 종이비행기와 스쿠터 등은 꿈과 희망을 향한 작은 시작과 자유로움을 상징한다”고 전했다. ▶2월 19일(목)~27일(금) 부산 중구 BNK부산은행갤러리(광복중앙로 13, BNK아트시네마 2층).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6시. 휴무일 없음. ◆이야기가 있는 안상성 풍자인물화전 [국제지하쇼핑센터 미술의거리 전시실] 캐리커처(caricature)를 뜻하는 ‘풍자인물화’로 여는 안상성 풍자인물화가의 전시. 2005년 11월 부산에서 개최한 ‘부산APEC 정상 캐리커처전’에 이어 20년 만에 경주에서 열린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를 보고, 그 연장선에서 마련했다고 한다. ▶2월 21일(토)~28일(토) 부산 중구 국제지하쇼핑센터 미술의거리 전시실(신창동4가 56-4). ◆요시무라 무네히로 ‘Mute: Instrumental Scenes’ [갤러리 우] 1년 만에 다시 갤러리 우에서 여는 요시무라 무네히로의 전시. 경제학도에서 예술가(무사시노 미술대학 졸업)로 전향한 이력이 독특한 요시무라(1961년생)는 전통적인 유화 기법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구축한 작가이다. 물감을 겹겹이 쌓아 올리고 다시 깎아내거나 다듬는 과정을 반복한 마티에르와 미묘하게 뒤틀린 인물이나 비현실적인 설정, 정적이고 기묘한 정서 등이 특징이다. 작가는 자신을 ‘엄격한 구도 지상주의자’라고 말한다. 인물, 건물, 산과 같은 배경은 모두 계산된 위치에 놓이며, 그 결과 그의 그림은 한 편의 영화 장면처럼 정지된 순간을 가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부 리터칭 된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2월 21일(토)~3월 1일(일) 부산 기장군 기장읍 갤러리 우(대변로 74, 해운대 비치 골프 앤 리조트 CUBE 10동 1층). 관람 시간은 목~일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 30분, 월~수요일 휴관. ◆예비 작가 지원 전시 2026 ‘ARTISTART’ [KT&G 상상마당 부산] 올해로 6회를 맞는 ARTISTART-아티스타트 전시. 이 전시는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지닌 신진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KT&G 상상마당 부산 이 여는 대표 작가 지원 프로그램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부산, 울산, 대구, 경남, 경북, 전남, 전북, 제주 지역 14개 예술대학 16개 학과 예비 작가 36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2월 27일(금)~4월 10일(금) 부산 부산진구 KT&G 상상마당 부산 4·5층 갤러리.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 무료. [경남 김해] ◆노무현재단 초청 기획전 ‘새봄, 수지비(水地比) [노무현재단 봉하마을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 노무현재단이 2025년을 마무리하고 2026년을 맞이하며 여는 전시. 초대 작가는 한국화가 이동원이다. ‘수지비’는 주역의 64괘 중 8번째 괘로 ‘땅 위로 물’이 흐르는 형상이다. 울퉁불퉁한 땅 위로 물이 스며들어 만물을 적시고, 고른 토대를 만들어내듯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연대와 화합, 협력을 강조한다. 한편 매화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가정 먼저 꽃을 피워내 고난 속에서 꿋꿋한 군자의 덕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을 매화로 표현하고 있다. 한국미술연구센터 연구원을 역임한 이동원은 홍익대에서 동양화과에서 그림을 공부하고 <탐매> <다시 봄> 등의 저서를 냈다. ▶2025년 12월 5일(금)~2026년 3월 30일(월) 경남 김해시 진영읍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봉하로 134).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휴관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다음 날), 설날·추석 당일 쉼. [경남 창원] ◆김산·이채 2인전 ‘자연의 바람, 바람의 자연’ [블루브릭 갤러리] ‘바람’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블루브릭 갤러리의 다섯 번째 전시. 자연의 언어인 ‘바람(Wind)’과 인간의 언어인 ‘바람(Wish)’을 연결시키는 두 작가 김산과 이채의 작품 세계를 넘나들며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1989년생인 두 작가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주제로 작품을 펼쳐낸다. 각각 구상회화와 추상회화로 주제를 표현해내는 방식의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다. ▶2월 10일(화)~3월 20일(토) 경남 창원 블루브릭 갤러리(의창구 중동북로 23). 운영 시간은 오후 1~7시. 월·화요일 휴관. [경남 거제] ◆2026년 거제문화예술회관 신년 특별전–설치미술로 본 당신의 거제도 [거제문화예술회관 전시실] 설치미술로 본 거제도는 어떤 모습일까? 거제문화예술회관은 김창환, 박봉기, 위세복, 이재효, 조덕래 등 5명의 설치·조각 작가가 참여하는 신년 특별전을 준비했다. 5명의 작가는 거제를 상징하는 몽돌과 맹종죽, 동백나무, 다래 덩굴, 철, 거제의 인물(청마 유치환 시인, 여산 양달석 화가 스트링아트 등) 등 저마다 다른 소재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2월 2일(월)~3월 3일(화) 경남 거제시 거제문화예술회관 전시실3(장승로 145).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오후 5시 30분 입장 마감). 무료. 단체는 사전 예약 필수. <2> 계속 전시 중입니다 ◆카린 갤러리 2026년 첫 기획전 ‘ART IN LOVE’ [카린 갤러리] 2013년 개관 이후 카린 갤러리와 함께해 온 26명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기획전. 갤러리가 오랜 시간 동안 주목하고 응원해 온 작가들과의 관계를 되짚는 전시다. 참여 작가는 갑빠오, 강목, 김도플, 김옥정, 감재유, 김지선, 김한나, 만욱, 박세빈, 박주호, 수지, 서안나, 안소현, 오영준, 안영주, 이소윤, 이슬로, 이지우, 윤병운, 이주희, 제제, 조현수, 정인혜, 최은희, 콰야, 풀림 등 총 26명이다. ▶1월 23일(금)~3월 8일(일) 부산 해운대구 카린 갤러리(중동 달맞이길 65번길 154, 지하 2층).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월요일 휴관). 2월 16~18일 휴관. ◆부산현대미술관 ‘소장품섬_문소현: 공원 생활’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실1] 부산현대미술관의 소장품 전시. ‘공원 생활’은 12채널 비디오 설치 작품으로 직접 만든 인형을 한 프레임씩 촬영해 움직임을 부여하는 스톱모션 기법으로 제작됐다. 어둠과 매혹을 교차시키며 사회의 이면을 탐구해 온 작가의 초기 작품으로 사회체계에 길들어진 익명의 군중을 인형으로 표현했다. ▶2월 18일(수)까지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 1전시실.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오후 5시 30분 입장 마감). 2월 16~18일 정상 운영(19일 임시 휴관). 무료. ◆부산현대미술관 ‘시네미디어: 영화 이후’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의 격년제 영화 전시 ‘시네미디어’의 두 번째 전시. ‘영화 이후’는 타시타 딘, 장-뤽 고다르 등 국내외 영화감독과 작가 67명(팀)의 영화와 다큐멘터리, 16㎜ 필름 설치, 실험 영화, 디지털 애니메이션, 무빙 이미지 등 총 111점(전시 12점, 상영 99점)으로 구성한다. ▶2월 18일(수)까지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 2·3 전시실.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오후 5시 30분 입장 마감). 2월 16~18일 정상 운영(19일 임시 휴관). 무료. ◆이석보 작가 초대전 ‘Field Note’ [갤러리티 부산본점] 소박한 야생화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들꽃 화가’ 이석보 작가의 초대전. 이석보 작가는 쑥부쟁이, 개망초, 엉겅퀴, 패랭이, 구절초, 도라지 등 우리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화를 주요 모티프로 삼는다. 이번 전시 제목인 ‘Field Note’(들꽃의 기록)를 통해, 이름은 소박하지만 계절과 땅의 리듬을 가장 먼저 드러내는 꽃들의 강인한 생명감과 빛을 화면에 담아냈다. 이석보 작가는 경희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했다. ▶2월 18일(수)까지 부산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부산본점 2층 갤러리티 부산본점.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오후 8시(금~일요일은 오후 8시 30분까지). ◆소울아트스페이스 개관 20주년 기념 ‘The Still Point of Seeing_안성하’ [소울아트스페이스] 전업 작가로 20년 이상 서울을 중심으로 국제 무대에서 활동해 온 안성하 작가가 부산에서 처음으로 여는 개인전. 2025년 소울아트스페이스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사탕’ 시리즈 전체를 신작으로 준비했다. 20여 점의 새로운 ‘사탕’과 함께 또 다른 대표 연작 ‘담배’, ‘코르크’, ‘비누’ 대작도 각 1점 선보이며, 특별히 안성하에게 있어 회화를 완성하는데 중요한 프로세스가 되는 사진 작업이 전시장 한 섹션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2월 20일(금)까지 부산 해운대구 소울아트스페이스(해운대해변로 30). 운영 시간은 화~금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30분, 토·일요일 낮 12시~오후 5시. 2월 15~18일 휴관. ◆황명숙: 숨과 쉼 Breating and Resting [갤러리 틈] 갤러리틈 개관 1주년 기념 초대전. 한국 파스텔화 협회(KPAA)와 국제파스텔화협회(IAPS)에서 활동 중인 황명숙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선 드로잉의 중첩으로 표현되는 작가의 헤이즈(haze) 기법은 몽환적 느낌과 감정의 해소로서 마음의 평온함을 안겨준다. 작가는 동아대 예술대학 회화과와 경성대 일반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2월 21일(토)까지 부산 금정구 갤러리 틈(금샘로 470-1).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월요일 휴관). ◆박성수 ‘숲이 우는 소리, 어흥’ [카린 갤러리] 카린이 여는 병오년 첫 전시. 일상에서 겪고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박성수 작가를 초대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296일간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며 경험한 시간과 감정, 그리고 여행 이후의 일상을 담은 신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작품에는 고양이 ‘모모’(Momo)와 개 ‘빙고’(Bingo)라는 캐릭터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2월 22일(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카린 갤러리(중동 달맞이길 65번길 154, 2층).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월요일 휴관). 2월 16~18일 휴관. ◆Space Bv 개관전 ‘말을 거는 그림들: The Whispering Canvas’ [Space Bv] 지난해 8월 상설전으로 개관을 예고한 스페이스 비브이(Space Bv, 구 붐빌)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기획전. 설치미술가 이정윤이 기획하고, 미국, 서울, 부산 등 경계 없이 활동 중인 이진희. 임현정. 최경아 회화 작가 3인을 초대했다. 임현정의 그림은 풍경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제의 장소라기보다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장면이다. 최경아의 작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출발점으로 삼지만 말하지 않은 것들까지 상상하도록 이끈다. 이진희의 회화는 손으로 문지르고, 다시 그려낸 선과 면, 색이 겹겹이 쌓여 하나의 공간을 이루는 작업이다. 이정윤 기획자는 “이번 전시가 말이 되기 전의 생각, 문장이 되기 전의 감정이 작가들 작품을 통해 천천히 깨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2월 22일(일)까지 부산 금정구 Space Bv(체육공원로 595). 운영 시간 화~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일·월요일 휴관(2월 22일 제외). ◆봄눈: Spring Snow [KT&G 상상마당 부산 4층 갤러리] KT&G 상상마당 부산이 2026년 새해를 맞아 여는 첫 전시. 겨울과 봄이 만 나는 순간을 ‘담다’, ‘선우’ 두 작가를 통해 희망과 치유, 포근한 봄눈을 선사한다. 담다 작가는 터프팅(Tufting) 기법을 활용한 대형 설치 작품을 전시한다. 빈 캔버스 같던 전시장을 포근한 설경으로 채웠다.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선우 작가는 특정한 주제에 자신을 한정하지 않고 일상의 순간과 사람을 포착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스토리 형식으로 구성한 신작 ‘편지’ 시리즈를 공개한다. 주말 오후 1~5시 매 정각 눈 내리는 이벤트(1회에 약 10분)를 진행한다. ▶2월 22일(일)까지 부산 부산진구 KT&G 상상마당 부산 4층 갤러리(서면로 39). 관람료 무료. 2월 17일 설 당일 휴무. 2월 16일과 18일은 정상 운영 및 눈 내리는 이벤트 진행. ◆무량대수 無量大數 길 후(Gil Hu) [스페이스 원지] 서울의 대형 화랑인 학고재 갤러리 전속 작가로 활동하는 부산 출신의 서양화가 길 후(본명 김길후) 개인전. 전시 제목 ‘무량대수’(無量大數)는 우리가 감각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끝없이 넓고 큰 세계를 의미한다. 작가는 이 말에서 ‘사람의 마음이 가진 무한한 깊이와 움직임’을 떠올렸고, 그 찰나를 그대로 작품 속에 담고자 했다고 전했다. 화폭에는 두껍게 쌓인 물감을 통해 다양한 질감이 드러나는데, 그 생동하는 표면들은 그림이면서도 조각처럼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2월 22일(일)까지 부산 영도구 스페이스 원지. ◆김강 사진전 ‘구름과 하늘’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일상과 교육 현장을 오가며 사진이 사회 속에서 맺는 관계와 의미를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사진가 김강(경성대 사진학과 조교수) 개인전. 이번 전시는 사진이 인간의 인식과 시간 감각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는지에 주목한다. 그 중심에 놓인 대상은 구름과 하늘이다. 작가에게 구름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인간의 시간 감각과 존재 인식을 드러내는 매개체이다. 전시장 1층은 사진 작업 23점으로 구성하고, 2층은 영상 작업으로 꾸민다. ▶2월 26일(목)까지 부산 해운대구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해운대로 452번길 16).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정기 휴관은 매주 월요일과 설 연휴. ◆The Time of Hands: 손의 시간 PART. 2 [리나갤러리 부산] 김성수, 김예지, 도이재나, 송민호, 안은선, 이예원, 이은지, 장문정, 정인혜 9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전시. 리나갤러리 서울에서 열린 ‘The Time of Hands: 손의 시간 PART. 1’이 던졌던 질문,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지는 창작의 시간은 오늘날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다음 장을 이어간다. 이번 전시는 특히 ‘시간의 결’에 주목한다. 작가들이 손으로 만들어내는 시간의 결은 도자, 금속, 유리, 혼합 매체 등 서로 다른 성질의 재료를 다루는 움직임과 선택을 통해 저마다의 형상으로 드러난다. ▶2월 28일(토)까지 부산 해운대구 리나갤러리 부산(송정광어골로 85-1). 운영 시간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일·월요일과 공휴일 쉼). ◆변대용 조각전 ‘너의 의미’ [갤러리 조이] 팝아트 조각가 변대용이 오랫동안 품어 온 관계의 문제를 조각으로 보여주는 전시. 작품 속 동물 형상은 말하지 않지만, 묵묵히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무언가를 바라보거나, 스스로 사색에 잠긴 듯한 태도를 보인다. 그 침묵의 상태는 관람자로 하여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투사하게 만든다. ▶2월 28일(토)까지 부산 해운대구 갤러리조이. 운영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1시~오후 7시. 월요일 휴관. 2월 15~18일 휴관. ◆하우스 오브 알파 개관전 [하우스 오브 알파] 부산을 본사로 하는 (주)나비플렉스가 지난해 2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알파콜렉티브가 부산에서 선보이는 ‘하우스 오브 알파’ 개관전. 하우스 오브 알파는 옻칠 작가 이현승과 협업을 통해 기획 단계부터 공간 구성, 재료 선택, 분위기까지 오랜 시간 공들여 완성했다. 하우스 오브 알파는 이현승 작가가 오래전 살던 집이자 작업실이던 스튜디오 공간을 리모델링해 동래구 안락동 주택가에 자리하고 있다. 이현승 작가는 부산여대 미술대학 공예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예술대학 대학원 공예과에서 칠예를 전공했다. ▶2월 28일(토)까지 부산 동래구 하우스 오브 알파(명안로 26번길 51).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월요일 휴무. ◆변장한 겨울(Winter in Disguise) [리앤배] 허미회 작가와 최제이 작가의 2인전. 이번 전시는 ‘겨울’이라는 계절적 은유를 통해 현대인의 삶이 지닌 양가적인 면모와, 그 안에서 발견되는 위로와 희망의 단서들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변장한 겨울’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두 작가는 차가운 현실 속에 숨겨진 감정과 기억의 움직임을 각기 다른 시각 언어로 풀어낸다. 허미회 작가는 자신의 사적인 기록과 일상의 기억을 투명한 아크릴 상자에 입체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최제이 작가는 ‘바람’과 ‘풍경’이라는 매개를 중심으로 현실과 내면,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탐구한다. ▶2월 28일(토)까지 부산 수영구 리앤배 제1, 2 전시실(좌수영로 127). 관람 시간은 화~토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30분(점심시간 오후 1~2시). 일·월요일 휴무. ◆부산의 보물섬, 영도 [부산근현대역사관] 부산근현대역사관 개관 이후 처음으로 여는 부산 지역문화 전시. 부산 근현대사의 굴곡을 고스란히 간직한 영도의 역사·문화 자원을 통해 지역 정체성을 새롭게 조명한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되며 △공간 △시간 △사람 3가지 주제로 나누어 영도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영도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요 전시 유물로는 동래부사 권이진의 태종대 기우제 축문, 봉래산 정상에서 발견된 쇠말뚝, 영선피란학교학생 일기장, 수리조선 공로상패 등 전국 11개 기관과 개인 소장 유물 164점이 출품된다. ▶3월 2일(월)까지 부산 중구 부산근현대역사관 본관 2층 기획전시실. 관람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6시(오후 5시 입장 마감). 무료. 2월 16~18일 정상 운영. 19일은 임시 휴관. ◆이음展 [레오앤 갤러리] 개관 1년을 넘긴 레오앤 갤러리가 그동안의 초대전과 기획전을 통해 만난 작가들의 작품과 갤러리 소장품을 한자리에 모은다. 전시 작품은 드로잉 기법의 회화부터 조각, 브론즈, 판화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송혜수, 문신, 김창렬, 이왈종, 강선보, 이태호, 권영술, 조현서 등의 작가 이름이 보인다. ▶3월 22일(일)까지 부산 강서구 레오앤 갤러리(체육공원로 6번길 50, 5층).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오후 5시(휴관일 월요일). 토요일은 오후 1시·일요일은 오후 2시 오픈. 설 연휴 휴관. 18일부터 정상 운영. ◆2025 부산현대미술관 플랫폼 _나의 집이 나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이 2023년 ‘자연과 인간’, 2024년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계’를 주제로 이어 온 연례전 ‘2025 부산현대미술관 플랫폼’. 세 번째 회차인 올해 전시는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주거 위기, 고령화, 돌봄의 재편 등 도시가 직면한 현실적 과제를 건축·도시적 상상력으로 다시 살핀다. 지난해 3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10팀은 △에이디에이치디(ADHD) △리슨투더시티(Listen to the City) △강해성·문소정·한경태 △유림도시건축 △포자몽 △서울퀴어콜렉티브(Seoul Queer Collective) △주현제바우쿤스트(HyunjeJoo_Baukunst) △랩.WWW(lab.WWW) △공감각(Common Senses) △더 파일룸(The File Room)이다. ▶3월 22일(일)까지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 4·5전시실.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오후 5시 30분 입장 마감). 무료. 2월 16~18일 정상 운영(19일 임시 휴관). ◆미피 70주년 생일 기념전: 미피와 마법 우체통 in 부산 [포디움다이브M] 2025년으로 탄생 70주년을 맞은 토끼 캐릭터 미피의 70주년 생일 기념 전시가 연장 전시 중이다. 미피를 탄생시킨 딕 브루너 작가는 네덜란드의 국민 작가이자 더치(Dutch) 디자인을 대표하는 예술가로, 이 전시는 단순한 축하를 넘어 미피의 70년 역사와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3월 22일(일)까지 부산 수영구 포디움다이브M(광남로 96, 지하 2층).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8시(휴관일 없음). 관람 요금 성인 1만 8000원, 청소년·어린이 1만 5000원, 특별 요금(만 65세 이상 경로, 장애인과 동반 1인, 국가유공자 본인) 1만 원. ◆고은사진미술관 + KT&G 상상마당 올해의 작가전 [고은사진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과 KT&G 상상마당이 2012년부터 진행해 온 신진 작가를 발굴·지원하는 전시. 이번 전시에서는 ‘올해의 최종 사진가’로 선정된 성의석과 ‘올해의 사진가’로 선정된 김영경, 지원김의 작업을 소개한다. 지원김의 ‘Grand. Grand. Pa’는 가족의 이야기를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과 포개어 풀어낸다. 김영경의 ‘흐르는 땅’은 라이다를 예술적 매개로 전유한 레조그래피(‘laser’와 ‘-graphy’의 합성어로 작가가 2020년 고안한 용어)를 통해 삶과 이미지의 이동성을 중첩하여 탐구한다. 성의석의 ‘Music Has the Right to Children’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사진가이자 한 개인이 느낀 불안과 무력감에 이미지 실험으로 호응한다. ▶3월 27일(금)까지 부산 해운대구 고은사진미술관(해운대로 452번길 16). 개관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무료 관람.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연휴 휴관. ◆ 뱅크시 사진전 ‘Who is Banksy’ by Martinbull [부산시민회관 전시실] ‘얼굴 없는 거리의 예술가’ 뱅크시(Banksy)가 누구인가를 알아보는 사진전. 이와 함께 실물 크기로 재현한 복제 벽화(레플리카)를 함께 배치한다. “저작권은 있지만, 제대로 행사하기는 매우 어려운” 뱅크시 작품을 영국 브리스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큐레이터, 사진가인 마틴 불(Martin Bull)의 시선을 통해 뱅크시의 작품과 그가 남긴 흔적을 재조명한다. 포토존과 굿즈 숍도 운영된다. 뱅크시가 싫어하는 ‘상업적 목적’의 전시라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3월 29일(일)까지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 전시실. 필름컷스튜디오· ㈜늘픔이엔티가 주최·주관하는 대관 전시.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입장 마감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티켓 가격 성인 1만 8000원, 청소년 1만 4000원, 어린이 9000원. ◆TV애니메이션 체인소 맨 展 [덕스(DUEX) 부산] 일본 만화가 후지모토 타츠키의 원작을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마파(MAPPA)가 제작한 TV애니메이션 기반의 전시. 전시는 애니메이션 1화부터 12화까지의 대표 장면을 재현해 구성한다. 체인소 맨, 마키마, 파워, 하야카와 아키 등 주요 캐릭터들의 1 대 1 실물 크기 피규어가 전시되고 애니메이션 원화, 콘셉트 아트, 스토리보드, 캐릭터 설정 자료와 함께 제작사가 엄선한 비하인드 전시물을 비롯해, 제작 과정이 담긴 특별 영상과 메이킹 필름까지 제공한다. ▶5월 31일(일)까지 부산 부산진구 덕스(DUEX) 부산(중앙대로 666번길 50, 더샵센트럴스타 지하 1층). 관람 연령 8세(초등학생) 이상. 3월 2일까지는 낮 12시~오후 7시(입장 마감 오후 7시, 휴관 없음). 3월 3일~5월 31일 평일(월·목·금요일) 오후 1~7시(입장 마감 오후 6시), 주말과 공휴일은 낮 12시~오후 7시(입장 마감 오후 6시). 관람료 성인 2만 2000원, 청소년·어린이 1만 8000원. ◆랄프 깁슨 ‘블랙 3부작 THE BLACK TRILOGY’ [고은 깁슨 사진미술관] 초현실주의 사진의 거장, 랄프 깁슨의 ‘블랙 3부작 The Black Trilogy’을 재조명한다. 사진가 고유의 시선과 세계관이 집약된 1970년대 초기 대표작 젤라틴 실버 프린트 120여 점을 새로운 구성으로 선보인다. ‘몽유병자’(The Somnambulist, 1970), ‘데자뷰’(Deja-Vu, 1972〉, ‘바다에서의 날들Days at Sea’(1974)로 구성된 ‘블랙 3부작’은 랄프 깁슨을 세계적 반열로 올려놓은 시리즈이자 1970년대 초 사진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8월 30일(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고은 깁슨 사진미술관. 관람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관람료 3000원.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연휴 휴관. ◆다시, 낭만의 시대 [뮤지엄 원] 18세기 말~19세기 초 유럽에서 발생한 예술사조 ‘낭만주의’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로 오늘날 우리 삶 속 ‘낭만’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4개국 19명의(팀) 작가가 참여하며, 회화·사진·설치·영상·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는 김용관, 김태중, 김용민, 나승준, 박비오, 배즈본, 손종준, 슬래시비슬래시, 쑨지, 유미연, 유은석, 이동훈, 이병찬, 이창진, 지누박, 화면, Max Hattler, ShiShi Yamazaki, Vincent Masson 등이다. ▶10월 11일(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뮤지엄 원(센텀서로 20).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주말과 공휴일은 오후 8시까지). 입장료 성인 1인 기준 1만 8000원, 청소년(14~19세) 1만 5000원, 어린이(36개월~13세) 1만 3000원. 2월 16~18일 정상 운영. [경남 창원] ◆현대옻칠예술 : 겹겹의 시간 [경남도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의 특별 기획전. 전통 공예 기법인 옻칠이 회화와 설치 등 현대미술 매체로 확장되는 현상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1층 1전시실은 현재 조계종 종정이자 옻칠예술가인 성파 스님의 예술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2층 2전시실과 특별전시실에는 옻칠 예술의 다층적 확장을 보여주는 세 작가(정직성, 김미숙, 이영실)가 참여한다. 3전시실은 4명 작가(구은경, 신정은, 유남권, 이수진)의 작업으로 옻칠화의 스펙트럼을 넓힌다. 2월 20일 오후 2~5시엔 미술관 다목적홀에서 연계 학술 세미나도 개최한다. 발제는 이동국 전 경기도박물관 관장의 ‘옻칠과 현대미술’, 서유승 옻칠조형 철학박사의 ‘경남지역 옻칠예술의 역사와 가치’, 정종효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실장의 ‘성파의 예술세계와 옻칠’ 순으로 진행된다. ▶2월 22일(일)까지 경남 창원 의창구 경남도립미술관 1·2층 전시실(1·2·3전시실, 2층 특별전시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마지막 입장 오후 5시 30분). 2월 15·16·18일 정상 운영. 2월 17·19일 휴관. ◆테라폴리스를 찾아서 [경남도립미술관 3층 전시실] 경남도립미술관의 2025년 2차 전시로, 전 지구적 기후 재난과 생태 위기 속에서 예술과 미술관의 역할에 대해 사회적, 윤리적 관점에서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7팀의 예술가는 각기 다른 시선으로 생태와 사회,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재해석하며 새로운 감각과 사유의 장을 연다. 참여 작가는 이끼바위쿠르르, 박형렬, 다이애나밴드, 배윤환, 위켄드랩, 플라스틱노리터, 황선정 등이다. ▶2월 22일(일)까지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립미술관 3층 전시실. 2월 15·16·18일 정상 운영. 2월 17·19일 휴관. [경남 양산] ◆2026 신진작가 선정 특별전-조용한 시선들 [스페이스 나무 갤러리 오로라] 스페이스나무 갤러리 오로라기 2026년을 맞아 선정한 신진 작가 특별전과 초대 기획전. ‘조용한 시선들’을 주제로 여는 ‘특별전’ 참여 다섯 명의 작가는 강미혜, 김혜진, 이수연, 이플, 최신희이다. ‘여정의 순간’을 타이틀로 마련하는 ‘기획전’ 초대 작가 6명은 류아영, 문혜연, 박웅배, 이다현, 정진하, 최윤정이다. ▶2월 23일(월)까지 경남 양산시 스페이스 나무 갤러리 오로라(하북면 충렬로 1733).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30분(화요일 휴무). 관람료 5000원(전시와 정원 관람), 1만 원(전시와 정원 관람, 음료 포함). [경남 거제] ◆호남 거장 4인전: 오지호 임직순 배동신 손상기 [해조음미술관&갤러리 예술섬] 경남 거제 해조음 미술관과 갤러리 예술섬의 2번째 공동 기획. 이번 전시는 호남 근현대를 대표했던 원로화가 4인을 ‘빛의 오지호, 색채의 임직순, 선의 배동신, 사랑의 손상기’라는 키워드로 구성했다. ▶6월 7일(일)까지 경남 거제 해조음미술관&갤러리 예술섬. 1월 10일~3월 29일 해조음 미술관(거제시 하청면, 월~목요일 휴관, 금~일요일만 운영), 4월 2일~6월 7일 갤러리 예술섬(거제시 일운면, 월·화요일 휴관). 관람 시간은 두 곳 모두 오전 11시~오후 6시. [대구] ◆ 제25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 ‘허윤희: 가득 찬 빔’ [대구미술관] 이인성 화백(1912~1950)의 예술정신을 기리고자 대구시가 1999년 제정한 이인성미술상 25회 수상자인 허윤희의 개인전. 지난해 수상자인 허윤희(1968년생)는 인간 존재의 근원과 자연의 순환을 탐구하며, 실존적 사유와 생태적 감각을 결합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미술관 2·3전시실과 선큰가든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회화, 드로잉, 조각, 영상 등 24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작가의 지난 30여 년간의 예술 여정을 종합적으로 조명한다. 부산 출신의 허윤희는 이화여대와 독일 브레멘예술대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마이스터쉴러를 취득했다. ▶2월 22일(일)까지 대구 수성구 대구미술관 2, 3전시실과 선큰가든(미술관로 40). 관람료는 성인 기준 1000원. [경북 경주] ◆Rising 4 Layers : Happy New Wave 네 개의 예술적 시선 [오션갤러리 경주점] 2026년 새해를 맞아 여는 4인전.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네 명의 라이징 작가를 한자리에 모았다. 해외 작가 토마스 라마디유, 마유와상과 국내 작가 정운식, 키미니(김정미)는 각자의 예술적 ‘레이어’(Layer, 층)를 통해 동시대에 대한 고유한 시선을 제시한다. 이번 전시에서 ‘레이어’는 작품의 형식을 넘어 작가의 삶, 철학, 시대 인식이 응축된 예술적 결과물이다. ▶2월 28일(토)까지 경북 경주시 오션갤러리 경주점(보문로 338 신평동 라한셀렉트경주 2층). ◆오아르미술관 소장품 기획전 ‘잠시 더 행복하다’ [경북 경주 오아르미술관] 2025년 4월 문을 연 경북 경주 오아르미술관이 여는 소장품전.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이우환, 하종현을 비롯해 영국 작가 줄리언 오피,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 등 유럽과 아시아 동시대 작가 29명의 회화·영상 작품 49점을 만날 수 있다. ▶3월 16일(월)까지 경북 경주시 오아르미술관 제1, 2전시실(금성로 260-6).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화요일 휴관). 유료 입장.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 ‘Turner: In Light and Shade’ [경북 경주 우양미술관]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J.M.W.Turner, 1775~1851)의 한국 최초 전시. 터너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영국 맨체스터대 휘트워스 미술관 협력으로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터너의 풍경 판화 연작을 집중 조명하며 판화와 회화 총 86점을 선보인다. 특히 터너가 유럽 각지를 여행하며 직접 그린 풍경 스케치를 바탕으로 ‘리베르 스투디오룸’이라는 판화 연작을 제작했고, 총 71점을 출판했는데 이번에 71점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휘트워스 미술관은 또 터너 수채화 컬렉션도 일부 전시한다. 유화는 이번 전시에 극히 일부이다. ▶5월 25일(월)까지 경북 경주시 우양미술관 2전시실(보문로 484-7).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 설날 당일 휴관). 입장 마감 오후 5시 30분. 입장료(2개 전시 통합권) 성인 1만 8000원, 학생 1만 5000원, 어린이 1만 2000원.
'컴백' BTS가 세계에 던진 질문…"당신의 러브송은 무엇입니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다음 달 20일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앞두고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당신의 러브송은 무엇입니까?'(WHAT IS YOUR LOVE SONG?)라고 묻는 캠페인을 펼쳤다고 소속사 빅히트뮤직이 15일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서울 성수동,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이스트 빌리지·소호·브루클린, 영국 런던 워털루역·브리지역 등에 이 같은 문구를 선보였다.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펼쳐진 이 같은 캠페인은 처음에는 그 주체가 공개되지 않아 궁금증을 키웠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다양한 추측이 이어졌지만, 그 주인공은 방탄소년단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 서울 코엑스에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장미로 채운 아트월이 설치됐는데, 시민들이 벽에 꽂힌 꽃을 모두 가져가자 장미 뒤에 가려져 있던 '당신의 러브송은 무엇입니까?'(WHAT IS YOUR LOVE SONG?)라는 문구와 방탄소년단의 로고가 나타났다. 빅히트뮤직은 "이번 홍보는 정규 5집 '아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된 글로벌 캠페인"이라며 "신보는 팀의 정체성과 깊은 사랑 같은 보편적인 감정을 다룬다. 방탄소년단은 깊은 사랑의 감정에서 착안한 질문을 전 세계에 던졌다"고 소개했다. 각자가 간직한 러브송을 떠올리며 앨범의 정서를 자연스레 느껴보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오는 22일까지 서울, 뉴욕, 런던 곳곳에 부착된 포스터의 QR 코드를 스캔하면 전용 사이트에 자신의 러브송을 남길 수 있는 캠페인도 진행된다. 방탄소년단은 다음 달 20일 오후 1시 5집 '아리랑'을 발표한 뒤, 다음 날인 21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무료 복귀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을 연다. 이 공연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생중계된다.
인생 별 거 아닌데 왜 아등바등 살았을까?
초고령화 시대, 중년이 된 형제, 자매가 나누는 고민의 양상이 비슷하다. 날로 쇠약해지는 부모를 누가, 어떻게 모셔야 하느냐를 두고 눈치 싸움이 시작된다. 저마다 팍팍한 현실을 토로하며 현재 상황에선 곤란하다고 토로한다. 그렇다고 가기 싫다는 요양원에 강제 입원시키는 건 자식의 도리가 아닌 것 같다. 부모 중 한 분만 계신다면 고민의 깊이가 더해진다. 이럴 때 ‘실버타운’이 대안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 실버타운이 들어온 지 세월이 꽤 지났지만 여전히 정보가 많지 않다. 초호화 시설을 자랑하는 고가의 실버타운 광고는 계속 나온다.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서민이 갈 수 있는 실버타운은 어떤 걸까. 40여 년 변호사로 살았고 그중 반은 신문 잡지 등 언론매체에 칼럼을 쓰며 글 쓰는 변호사로 잘 알려진 저자. 19년 전에 늦깎이 소설가로 등단하기도 한 저자는 70대 초반인 2년 전 동해 조용한 실버 타운에 입주한다. 좋은 풍경을 보며 글이나 쓰며 살자 싶은 마음이었다. 저자 스스로는 “세상과 떨어져 노인 나라로 건너왔다”고 표현했다. 책은 2년간 체험한 실버 타운에서 생긴 실화들과 이를 통해 깨달은 것들을 담고 있다. ‘저승 대합실’이라고 자조하는 노년기 인간 군상들의 속살을 섬세한 필치로 전달하며 생각과 다를 수 있는 실버타운의 생활을 담담하게 소개한다. 저자는 먼저 한적한 동해 바닷가에 위치한 실버 타운이 책 읽기, 글쓰기를 좋아하고 물을 좋아하는 자신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곳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무료한 지옥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저자의 지인 여러 명이 구경삼아 실버 타운에 왔다가 경치는 좋지만, 자신들과 맞지 않는 것 같다며 그대로 돌아간 적도 있다. 실버 타운에서의 삶은 현세와 내세 사이에 존재하는 황혼의 틈새를 즐기려는 자세가 중요하며 그걸 잘하는 사람에게 만족감이 큰 곳이다. 저마다 어떻게 편안하게 죽을 것인지를 두고 입주자끼리 치열하게 토론하는 걸 보며 많은 걸 생각하게 된다. 실버 타운에서 만난 이들을 통해 저자는 “돈이 많다고, 땅이 많다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전문직을 가졌다고, 잘 생겨서 등 많은 이들이 연연했던 것들이 정작 삶과 상관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말한다. 돈이 많아도 나이 칠, 팔십이면 소용없고, 건강해도 구십이면 의미가 없다고 한다. 두 다리로 걸어서 봄날 꽃구경을 다니고, 이가 좋을 때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다니고, 눈이 괜찮을 때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귀가 들릴 때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하고, 베풀 수 있을 때 남에게 베풀고, 즐길 수 있을 때 마음껏 즐기는 게 최고의 잘 사는 방법이라고 알려준다. 실버 타운 인근에는 젊은 부부들이 운영하는 작은 음식점들이 몇 곳 있다. 손맛도 좋아서 손님들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운영한다. 그 시간이 지나면 손님이 와도 가게 문을 닫고 간다. 구세대인 저자의 시각으로는 그들이 왜 일을 하지 않는지, 들어오는 돈을 마다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단다. 자신의 세대는 일하다가 삶을 마감하는 걸 명예롭게 생각했다. 저자 선배 중에는 팔십이 넘었어도 새벽 5시면 양복을 입고 사무실에 출근해 신문이라도 봐야 마음이 안정된다고 하는 이가 있다. 자연계의 생물들은 먹기 위해 최소한의 활동만 하고 노는데 유독 인간만 일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일이 삶의 전부였던 그 시절의 삶이 과연 잘 살았던 것인지 새삼스럽게 의문이 든다고 고백한다. 실버타운에서 친해진 노부부는 “불행하지만 않으면 생활이 다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세상의 잣대로 보면 이 부부는 행복하지만은 않다. 나이 먹었고, 부인은 눈이 많이 아프다. 공부하느라 결혼이 늦어져 아이도 없다. 그러나 순간순간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부부는 늘 행복하다고 했다. 2년간 실버 타운에서 만난 노인들의 공통된 후회가 있다. 인생이 별거 아닌데 왜 그렇게 아등바등 힘들게 살았는지,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한다. 저자의 실버타운 체험기는 젊은 세대에게 전하는 인생 꿀팁처럼 느껴진다. 엄상익 지음/답게/396쪽/1만 8000원.
“설 명절 많이 먹어 배 아픈 줄 알았는데…” 단순 복통 아닐 수도
기름진 식사와 과음이 잇따르는 명절 연휴, 소화불량으로 소화제를 먹는 일이 다반사다. 하지만 약을 먹어도 복통이 호전되지 않고 구토 증상까지 나타난다면 단순 위염이 아닌 ‘급성췌장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14일 대동병원에 따르면 급성췌장염은 담석에 의한 담췌관 폐쇄, 과도한 음주, 고중성지방혈증 등 다양한 원인으로 췌관이 막히거나 췌장액 흐름에 이상이 생기면서 급성 염증이 유발되는 질환이다. 명치 부위의 극심한 통증이 수 시간 이상 이어지거나 통증이 등 쪽으로 퍼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통증은 갑작스럽게 시작돼 점차 악화되는데, 똑바로 누운 자세에서 통증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상체를 앞으로 숙이거나 웅크리면 통증이 다소 완화되기도 한다. 반복적인 구토, 오심, 미열, 식은땀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경미한 췌장염은 췌장이 붓는 정도에 그치지만 심한 경우 췌장액이 췌장막 밖으로 새어 나가면서 주변 조직을 손상시킨다. 흘러나온 췌장액이 가성낭종(물주머니)를 형성하거나 출혈, 감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평가와 치료가 중요하다. 알코올성 췌장염은 과음 후 수 시간에서 다음 날 사이, 담석성 췌장염은 기름진 식사 이후 수 시간 내, 특히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급성췌장염의 85~90%는 보존적 치료 후 호전되지만 일부는 중증으로 진행되거나 가성낭종 출혈, 농양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때는 의료진 판단하에 외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대동병원 내과 김재한(내과 전문의) 과장은 “명절 기간 과식과 음주로 인해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대부분 위염이나 장염과 같은 비교적 경미한 질환”이라면서도 “명치 부위 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구토가 반복될 경우에는 신속히 의료기관에 방문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급성췌장염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과음을 피하는 것이다. 단기간 연속적으로 술을 먹는 것을 삼가고 갑작스럽게 폭음하지 않아야 한다. 급성췌장염 병력이 있는 경우 금주가 원칙이다. 기름진 음식의 과도한 섭취는 췌장 효소 분비를 증가시켜 췌장에 부담을 주므로 고지방은 적정량 나눠 섭취하며 늦은 시간 과식하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 김 과장은 “무리한 과식이나 과도한 음주보다는 절제와 균형을 선택하는 것이 급성췌장염을 비롯한 다양한 소화기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인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해운대 온천서 묵은 때 빼고, 새해 광 내자
예전에는 설을 앞두고 가족들이 함께 목욕탕에 가서 묵은때를 밀었다.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한다는 의미였다. 얼마 전 오랜만에 목욕탕을 찾았다. 해운대문화원이 최근 발간한 <Go Go 해운대온천> 덕분이었다. 해운대 온천 대중탕 10곳을 찾아가 즐긴 체험기를 읽다 보니 목욕탕을 향해 몸이 먼저 반응했다. 이 책을 바탕으로 직접 방문하거나 자료 조사를 추가해 해운대 온천 대중탕의 특징을 비교해 봤다. 할매탕, 해운대온천센터, 클럽디 오아시스, 스파랜드, 송도탕, 힐스파, 해운온천, 베니키아 호텔, 해운대온천 족욕탕까지 9곳의 이야기다. 해운대에는 바다 말고, 온천도 있었다! ■두 지붕 한 가족 할매탕&해운대온천센터 1935년에 영업을 시작해 90년 전통을 자랑하는 ‘할매탕’부터 먼저 방문해야 할 것 같았다.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2023년에 리모델링해서 깨끗하다. 직원들이 수시로 물 온도를 체크하는 모습도 믿음이 간다. 해운대 온천은 식염천이라더니 역시나 물맛이 약간 짭짤하다. 초창기에 유독 할머니들이 많이 찾아 할매탕이라고 이름이 붙었단다. 온천수의 치유 효과가 뛰어나다는 이야기에 할머니들이 아픈 부위(?)만 탕에 담그는 진풍경이 펼쳐졌다나…. 여탕은 잘 모르겠지만 남탕(할매탕에도 남탕이 있다!)에는 멋쟁이 할배들이 눈에 띄었다. 이웃한 해운대온천센터는 2006년에 문을 열었다. 낡은 할매탕을 허물고 그 자리에 세운 대규모 온천 시설이 해운대온천센터다. 지하 2층, 지상 7층의 대형 건물이다. 4층은 매표소와 여탕, 5층은 남탕, 7층은 헬스장이 운영되고 있다. 해운대온천센터는 여자 남자 사우나 각각 500평으로 규모가 크고 시설도 좋다. 저온탕, 고온탕, 열탕, 냉탕2, 냉각탕1, 폭포수, 소금벽돌사우나, 황토사우나, 암염사우나, 원적외선 조사대 등을 갖추고 있다. 열탕은 온천수 원탕이라 펄펄 끓는다. 해운대온천센터는 해운대 다른 온천 시설에 비해 몇 배 더 깊은 심도인 지하 954m에서 섭씨 63도의 온천수를 하루 평균 1500톤 자체 생산하고 있다. 알고 보니 옛날 향수를 그리워하는 분들을 위해 바로 옆에 별관 형태로 만든 시설이 지금의 할매탕이라고 했다. 고로 할매탕과 해운대온천센터는 두 지붕 한 가족인 셈이다. ■클럽디 오아시스 청수당 해운대 엘시티에 위치한 대규모 스파 및 워터파크인 ‘클럽디 오아시스’는 해운대 온천의 신흥 강자다. 사막 같은 도시에서 오아시스를 꿈꾼다는 의미를 담았다. 2024년에는 부산 최초의 ‘국민보양온천’으로 지정됐다. 온도나 성분이 우수하고 주변 환경이 양호해 건강 증진에 적합하다고 인정된 온천이란 의미다. 클럽 디오아시스는 4층 워터파크, 5층 실내외 온천탕, 6층 찜질방과 스파로 구성되어 있다. 목욕탕 개념인 5층은 탕 5개 (해, 운, 목, 지, 금)와 야외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스파를 즐길 수 있는 노천탕 테마 구역인 청수당이 있다. 뜨끈한 온천탕에 앉아 하늘과 맞닿은 바다를 감상하는 맛이 일품이다. 혹한의 추위가 몰려온 날, 겨울비가 내리는 날, 특히 청수당의 매력은 극대화된다. 일차 목욕을 마쳤다면 다채로운 찜질방 구경을 다닐 차례다. 찜질방은 소금방, 맥반석방, 히노끼방, 면역공방 등 특색 있는 방으로 꾸며져 있다. 야자 매트를 깔아 자연친화적인 느낌의 소금방은 적당히 따뜻해 휴식하기에 좋다. 스파 이용 시간 5시간이 생각보다 금방 지나간다. ■센텀 스파랜드 스파랜드에서는 두 종류의 온천수가 나온다. 염화칼슘온천은 피부를 매끄럽게, 해운대 온천의 전형적인 염화나트륨온천은 혈액순환과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2005년 10곳을 뚫어도 나오기 힘들다는 온천수가 두 번의 굴착공사에서, 그것도 각기 다른 온천수가 터져 나오자 ‘신의 축복이 내렸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스파랜드는 2300여 평의 면적에 18개의 온천욕탕과 13개의 찜질 시설을 자랑한다. 스파랜드 온천은 염화칼슘온천탕, 염화나트륨온천탕, 바데풀(마사지나 지압 효과와 같은 기능을 동시에 갖춘 물놀이시설), 미냉탕, 급냉탕, 핀란드사우나를 갖추고 있다. 스파랜드의 찜질방은 마치 세계의 찜질 문화와 최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것 같다. 심해나 우주에 머무는 듯한 환상적인 느낌의 웨이브드림룸, 몸 전체로 소리를 느끼며 휴식하는 바디사운드룸, 전자를 발생시켜 몸을 이완시키는 SEV룸 등이 있다. 터키의 고대 욕장을 재현해 대리석에서 증기욕을 체험하는 하맘룸에서는 시간 여행 기분까지 든다. 2층에 위치한 릴렉스룸의 해먹방에는 마치 누에고치처럼 사람들이 공중에 매달려 평화롭게 휴식하고 있다. 기본 이용 시간은 4시간이며, 식음료 1만 원 이상 사용 시 6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부산 여행을 왔다면 클럽디 오아시스, 20~30대라면 스파랜드를 추천한다. ■전망 좋은 베스타부터 족욕탕까지 일제강점기 해운대는 송림과 백사장, 그리고 온천 여관들이 띄엄띄엄 자리 잡은 한적한 휴양지였다. 그 흔적이 해운대 온천지구의 역사를 간직한 ‘송도탕’의 이름에 남아 있다. 송도탕은 소나무 송(松), 파도 도(濤)를 쓴다. 송도탕 이름은 일제강점기 부산의 관광지로 유명했던 온천 숙박시설 송도각에서 따왔다. 동래별장과 쌍벽을 이룰 만큼 유명했던 송도각은 1960년에 불에 타 전소했다. 그 자리를 1970년 대중탕인 송도탕이 이어받았다. 현재 건물은 1997년에 다시 지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곳 냉탕은 다른 곳에 비해 길이가 길고 넓다. 냉탕 물은 장산에서 내려오는 청정수 그대로다. 물도 더 미끈미끈하고 깨끗한 느낌이다. 달맞이언덕에는 통유리를 통해 해운대 앞바다와 오륙도, 광안대교까지 보이는 바다 조망으로 유명한 ‘힐스파’가 있다. 2023년 리모델링을 마치고 이름을 베스타에서 힐스파로 바꿔 재개장했다. 해운대 온천지구의 다른 온천하고 달리 물에서 짭짤한 맛은 느껴지지 않는다. 심층 암반수의 성격이 강해 미네랄은 풍부하지만, 염화나트륨 비중이 낮아 짠맛이 나지 않는 것이다. 소금기 특유의 끈적임이 없어 선호하는 분도 많다. 힐스파는 24시간 찜질방을 운영(최대 10시간 이용 가능)하고 수면실도 있다. 혼자 부산 여행을 왔거나,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객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어 보인다. ‘해운온천’은 오래된 단골이 많은 온천탕이다. 소박하고 정겨운 동네 목욕탕의 분위기를 띠고 있지만 수질만큼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 있다. 해운온천 앞에는 시 소유 1호 온천공이 있다. 과거에는 이곳에서 용출된 온천수를 해운대 곳곳의 온천탕과 숙박시설에 보냈다. 지금은 각 온천마다 자기 온천공을 뚫어 쓰는 경우가 많아 과거보다는 인근 업장에 보내는 온천수 양이 적다. 고온탕은 천연온천 100%. 저온탕은 온천수와 수돗물이 적절하게 섞여 있다. 이전에는 해운장·해용장 등 온천여관이 있었던 곳이고, 오래된 옛 사진을 보면 해운각이 있었던 곳으로 보인다. 베니키아호텔 해운대 대중탕은 예전에 서울온천으로 알려진 곳이다. 바닷가에서 3분 거리에 있어 여름철 피서객들은 해수욕을 즐기고 이곳에서 온천을 한다. 자체 온천공이 있어 62도의 온천수를 사우나와 전 객실에 공급한다. 서울온천을 2016년 재개발해 베니키아호텔 내 사우나로 재개장하며 온천 규모가 축소되었다. 해운대 해수욕장 관광 안내소 바로 옆에는 해운대온천 족욕탕이 있다. 족욕탕 운영시간은 4~10월 13시~18시, 11월~3월 12시~17시다. 요즘 같은 한겨울에도 족욕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따뜻한 온천물에 족욕을 하고 나면 체온이 올라가 덜 춥게 느껴진다. 언제 봐도 시원한 바다와 따뜻한 온천, 해운대가 새삼 더 좋게 느껴진다. 해운대문화원 최수기 원장은 “국내 유일의 임해 온천인 해운대 온천을 해운대 관광의 중심으로 육성해야 한다. 해운대 온천 체험을 위한 스탬프 투어를 구성하고, 외국인 때밀기 체험 등 외국인 대상 콘텐츠 개발도 필요하다. 해운대 구민이 온천을 피부로 실감하도록 입장료 할인과 지역 상권 할인 쿠폰으로 온천을 일상 속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해운대 온천 역사와 특징
해운대온천의 역사는 신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 제51대 진성여왕이 어린 시절 천연두를 앓았는데, 해운대 온천에서 목욕하고 씻은 듯이 나았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는 구남온천(龜南溫泉)으로 불렸다. 피부병과 나병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고 한다. 구남온천의 흔적은 지금도 구남로라는 지명으로 남아 있다. 근대식 온천으로의 개발은 일본인이 주도했다. 1897년 의사 출신 일본인 와다노 시게미즈가 해운대에서 최초의 근대식 온천을 개발했다. 해운대 온천은 1920년대 전차 노선이 해운대까지 연장되면서 대중적인 온천 단지로 급부상했다. 1934년에는 동해남부선이 개통하며 일본인과 국내 관광객이 몰리는 근대 관광 단지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해운대온천은 해저 암반의 지하수다. 수백만 년 전 동해 깊은 곳이 갈라지고 그 영향으로 생긴 좁은 틈을 따라 올라온 마그마의 열에 데워진 온천수다. 식염(염화나트륨) 성분이 함유된 알칼리성 단순 식염천(食鹽泉)으로 약간 짭짤한 맛이 있다. 동래온천과 태종대온천도 식염천이다. 수소이온 농도는 pH 7.7이고, 수온은 섭씨 45~63도를 유지하고 있다. 라듐이 다량 함유되어 만성 류머티즘, 관절염, 신경통, 말초 혈액 순환 장애, 요통, 근육통, 피부병,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에 효험이 있다. 입욕 시 비누 거품이 잘 일지 않을 정도로 염도가 강하지만 온천욕을 마치고 나서 몸이 가볍고 피부가 매우 매끄러운 것이 특징이다. 하루 4750톤의 온천수가 생산되며, 연간 60만 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다.
해수부 이전한 동구 수정동 '낭만 맛집'이 반짝인다
부산 동구 수정동(水晶洞)은 조선 시대에 두모포였다. 두모포에 설치되었던 왜관이 이전하면서 고관 또는 구관(舊館)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고관이라는 이름의 흔적은 지금까지 남아 있다. 수정동이라는 지명은 일제 강점기에 처음 사용되었다. 맑은 샘이 솟아나는 곳, 혹은 수정산 일대에서 수정이 나와서 그렇게 불렀다는 설도 있다.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하며 수정동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설날을 앞두고 수정동을 오랫동안 지켜온 맛집들을 찾아가 그동안 쌓아둔 이야기를 들었다. 수정동 터줏대감들은 한결같이 잘 익어서 나는 향기가 흘러넘쳤다. 수정동에 자리 잡은 유일한 시장인 수정전통시장의 역사는 196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 이후 부산진역을 통해 전국 각지의 보따리상들이 모이면서 상권을 형성했다. 2005년 부산진역이 문을 닫으며 활력이 위축되었지만, 시장 곳곳에 다양한 음식점들이 여전히 성업 중이다. 수정시장은 우선 머릿고기 수육을 파는 돼지국밥집 거리가 형성되어 있고, 저렴한 활어횟집도 많다는 특색이 있다. 숙이수육, 종합식육점, 거창수육, 88수육, 하동수육, 진주수육, 욱이수육, 수정수육, 손가네수육 등 수육집이 9곳이나 된다. 머릿고기는 돼지의 머리 부위에서 얻은 살코기다. 보통 돼지국밥, 순대국밥과 곁들여 먹거나 수육 형태로 즐긴다. 머릿고기는 부위별로 식감이 다양해서 마니아층이 두껍다. 돼지머리 하나에서도 여러 세부 부위가 나온다. 볼살은 쫄깃 담백하고, 항정살(뒷덜미)은 기름지고 고소하다. 콧살과 귀 살에는 연골이 포함되어 씹는 재미가 있다. 식감이 부드러운 혀에서는 독특한 풍미가 난다. 아쉬운 점은 대부분의 가게가 수육 배달만 하고 이제는 돼지국밥 식당 장사를 접었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식당을 이어가고 있는 ‘88수육’에 들어가 봤다. 마침 노부부 손님이 식사 중인데 꼭꼭 씹어먹으라며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머릿고기 돼지국밥을 찾아 송도에서 ‘역부러’ 여기까지 찾아왔단다. 8000원짜리 돼지국밥에 든 고기양이 엄청나다. 예전 시골 장터에서 이같은 투박한 스타일의 돼지국밥을 먹었을 것 같다. 허름하고 테이블도 3개뿐이지만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유명인들도 많이 다녀갔다. 1989년에 문을 열어 올해로 37년째다. 김석순 대표는 “돼지 머릿고기하고 뼈하고 같이 삶아서 내는 국물 자체가 고소하다. 우리 집과 비교하면 뼈만 삶는 일반 돼지국밥 국물은 싱겁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수정시장에는 천일횟집, 틈새횟집, 동해횟집, 해풍횟집, 물금횟집, 큰바다횟집 등 횟집이 6곳이나 된다. 한결같이 가성비와 푸짐한 양을 자랑한다. 이 가운데 수정동에 자리 잡은 지 25년째의 ‘해풍횟집’은 여름에는 물회, 겨울에는 우럭탕으로도 이름이 났다. 박성태 대표는 고등학교 때 일식 조리사 자격증을 따서 시작한 요리 경력이 45년에 달한다. 언양에서 태어났지만 20년 넘게 장사한 수정동이 고향보다 더 친숙한 곳이 되었다고 했다. 물회는 여름에만 먹는다는 생각은 편견이었다. 따뜻한 실내에서 먹는 겨울 물회는 별미였다. 곁들여 나온 지리탕은 얼마나 진하고 감칠맛이 좋은지 모른다. 고춧가루 푼 매운탕은 텁텁한 맛이 나서 물회와는 덜 어울린다. 박 대표의 칼솜씨가 좋은 건 일찍부터 알았지만, 손님을 대하는 마음은 이날 처음 듣게 됐다. 그는 어느 날 “그동안 손님 덕분에 먹고 살았다. 비록 허름하고 가게도 작지만 찾아오는 우리 손님들에게 최고로 맛있게 대접하자”라고 각성했단다. 또 박 대표는 자신의 흰머리를 누구에게도 보인 적이 없다고 했다. 요리사가 깨끗해야 손님들도 기분 좋다는 배려의 마음이었다. 요즘 부산을 대표하는 양대 음식이 돼지국밥과 함께 밀면이다. 수정동 일대에서는 가장 전통이 있었던 수정밀면이 폐업하고, 장수밀면도 업주가 바뀌는 변화가 있었다. 그 사이에 막내 격이었던 ‘진역밀면’이 수정동의 밀면 대표 주자로 올라섰다. 진역밀면이 수정동에 자리 잡은 지는 만 6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호텔 요리사 출신의 김희관 대표는 횟집과 이자카야 경력까지 포함하면 수정동에서 16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을 보냈다. 횟집은 장사가 잘되었는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지며 박살이 나버렸단다. 그 뒤에 시작한 이자카야도 괜찮았는데 김 대표 아들의 요리 고등학교 진학이 업종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 자식에게 술집을 물려줄 수 없다는 고집으로 찾은 아이템이 밀면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겨울이 짧아지니 밀면으로 정면 승부를 걸어도 앞으로는 괜찮겠다는 생각이었다. 진역밀면이라는 상호의 영향인지 몰라도 요즘 같은 한겨울에도 칼국수보다 밀면이 더 많이 나간다. 김 대표는 “만두피, 만두소, 칼국수면, 밀면 등 단무지만 빼고 여기서 직접 다 만든다는 게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잠깐 둘러본 주방은 호텔 요리사 출신이 일하는 공간답게 넓고 깨끗했다. 진역밀면은 쫄깃한 면발과 감칠맛 나는 육수, 매콤달콤한 양념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는 평가가 많다. 수정동에는 만두 마니아라면 반드시 찾아가야 하는 만두의 성지가 있다. 33년 전통의 ‘명당만두’다. 경남여중·경남여고에 다니며 만두를 즐겨 먹던 소녀 단골들은 성인이 되어 명절에 고향에 왔다가 지금도 명당만두가 그대로 있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단다. 남편 백형진 대표는 만두피만 빚고, 아내 김귀심 씨는 만두소만 만든다. 대한민국 어디 가도 만두피에 대해서만큼은 자부심을 가진다는 백 대표의 손바닥에는 두터운 굳은살이 훈장처럼 박혀있다. 아내 김 씨가 몸이 아프기라도 하면 아예 가게 문을 닫는다. 백 대표의 성격을 알 수 있는 일화가 있다. 가게 초창기에 부부는 많이 싸웠다고 했다. 반죽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드는 날에는 백 대표는 쓰레기통에 반죽을 갖다 버리고 장사를 쉬었다. 어느 날 김 씨가 아깝다고 반죽을 다시 주워 온 적이 있었다. 성격이 유별나다는 백 대표가 반죽에 연탄째를 섞어서 다시 갖다 버렸단다. 백 대표는 하루도 빠짐없이 오전 6시에 가게에 나와 정화수 떠 놓고 촛불 켜서 기도를 드린다. “어제 하루도 잘 살았고 오늘 하루도 고맙게 잘 살겠다고….” 명당만두의 만두를 집어 먹다, ‘음식은 정성’이란 말을 실감했다. 백 대표는 13년째 수정전통시장 상인회 회장도 맡고 있다. ‘SINCE 1983.’ 수정동에는 동구청이 인정한 4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할매곱창’이 있다. 경남여고 밑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하다 지난해에 지금 자리로 이전했다. 깔끔해져서 보기는 좋은데 노포 감성이 사라져 살짝 아쉽다. 오랜 단골 중에는 옛날의 안방이 그립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겨울에 온돌방에 앉아 뜨끈한 곱창전골과 소주 한잔하는 맛이 있었다. 특히 부산일보 기자들이 애용하는 식당으로 한 중앙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오래 가는 비결은 역시나 재료에 있는 것 같다. 곱창은 국내산을 쓰고, 집에서 직접 짠 참기름으로 음식을 만든다. 전골이지만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다. 가게에는 여러 연예인의 사진과 사인이 걸려 있다. 영화배우 허성태가 이 집 사위라는 소문이 파다한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소문이다. 할매곱창에서 20년 넘게 도와준 이수일 대표의 친구 딸이 허성태의 부인이다. 수정동에는 올해로 40년이 되어가는 중국집 ‘북경’도 빼놓을 수 없다. 오랜만에 북경에 들러 탕수육과 이과두주를 시켰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탕수육은 ‘겉바속촉’ 그 자체였다. 이과두주는 도수가 높으면서도 저렴해 중국에서는 서민의 술로 불린다. 이과두주를 처음 배운 곳이 수정동 ‘북경’이었다. 화교였던 이전 사장님은 해마를 넣은 해마주도 담가 맛을 보여주곤 했다. 90년대에 서빙하던 청년이 지금의 왕극량 대표다. 어느새 머리 희끗희끗한 중년 아저씨가 되어 있었다. 예전에 2층 방에 죽치고 앉아 카드 돌리던 선배 중에는 이제 세상에 없는 분도 계신다. 오랜만에 찾은 북경에서 추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부산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부산의 중국집에서는 간짜장에 계란 후라이도 올려준다. 새로 개발한 2만 5000원 실속 코스가 반응이 좋다고 한다. 소개는 맨 뒤로 밀렸지만, 수정동의 손맛 하면 남해 출신의 ‘수미식당’ 이순자 대표를 첫손에 꼽지 않을 수 없다. 점심에는 미역국 순두부 시락국 등을 파는 밥집이다. 조물조물 무쳐낸 반찬이 하나같이 맛깔나다. 저녁에는 생선회를 비롯한 해산물 위주의 안주로 부담 없이 한잔하기에 좋은 선술집으로 변신한다. 고향의 맛을 잊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곳이자, 부산이 아직 낯선 분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집이다. 일전에 언론인 출신 소설가 선배가 수미식당을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모신 적이 있었다. 흥이 돋은 이 선배가 갑자기 노래를 시작했는데 노래도 잘 불렀지만, 사장님의 젓가락 장단이 아주 일품이었다. 부산의 축소판, 수정동은 부산의 낭만이 강처럼 흐르는 곳이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이상훈의 시그니처 문화공간 이야기] 초현실주의의 거대한 무대… 피게레스 달리 극장미술관
스페인 카탈루냐 북부의 작은 도시 피게레스(Figueres)는 미술사에서 가장 기이하고도 매혹적인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달리 극장미술관(Teatre-Museu Dalí)이다. 이곳은 단순히 초현실주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모아둔 미술관이 아니라 건물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설치미술이자, 달리라는 인물의 정신세계를 압축해 놓은 공간이다. 이름에서와 같이 처음 용도는 19세기에 지어진 시립 극장이었다. 스페인 내전으로 파괴된 건물을 1960년대에 달리가 구입해서 직접 복원 및 개조해 자신의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고, 1974년 개관 이후, 달리 극장미술관은 그의 작품을 가장 방대하게 소장한 공간이자, 그가 생전에 직접 기획한 유일한 미술관으로 남았다. 달리가 태어나고 자란 도시 피게레스는 바르셀로나에서 북쪽으로 150km 기차로 2시간. 역에서 내려 도시를 걷다 보면, 붉은 외벽 위에 빵 모양 장식이 줄지어 얹히고, 거대한 달걀이 옥상에 올라간 기묘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이 외관은 이미 달리적 상상력의 선언이다. 빵은 생존과 욕망을, 달걀은 탄생과 가능성을 상징한다. 그는 일상적 사물을 낯설게 변형함으로써 현실의 경계를 허물고, 관람객의 무의식을 자극한다. 입구를 지나 중앙의 유리 돔 아래에 서면, 마치 거대한 무대 위에 올라선 배우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이 공간은 과거 극장의 무대 자리다. 달리는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큰 초현실주의적 오브제’로 만들고자 했다. 실제로 내부는 회화, 조각, 홀로그램, 입체 설치, 광학적 착시 작품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관람객은 전통적 의미의 전시 감상이 아니라 하나의 체험적 여행을 하게 된다. 또한 미술관에는 ‘기억의 지속’으로 대표되는 녹아내리는 시계 이미지의 변주들, 종교적, 과학적 상징이 뒤섞인 후기 작품들, 그리고 갈라(Gala)를 향한 집요한 헌정이 가득하다. 달리에게 갈라는 연인이자 뮤즈, 그리고 예술적 동력의 원천이었다. 미술관 곳곳에서 반복되는 그녀의 초상은 개인적 사랑과 예술적 집착이 어떻게 신화로 승화되는지를 증언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공간이 단순히 과거를 보존하는 장소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달리는 자신의 무덤을 이 미술관 중앙 무대 아래에 두었다. 그는 말 그대로 자신의 예술 세계 한가운데에 잠들어 있다. 관람객은 그 위를 걸으며 작품을 감상한다.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이 설정은, 그 자체로 마지막 퍼포먼스와도 같다. 달리 극장미술관은 전시 공간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연극적 장치다. 관람객은 관찰자가 아니라 참여자가 되고, 작품은 벽에 걸린 이미지가 아니라 공간 전체를 장악한 사건이 된다. 초현실주의가 꿈과 무의식, 우연과 상징을 통해 이성의 질서를 전복하려 했던 시도라면, 이 미술관은 그 사상을 건축공간으로 실현한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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