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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호흡기에만 악영향? 허리 건강에도 ‘적’
오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가 1987년 창립 40주년을 맞아 담배로 인한 폐해를 줄이고 ‘담배 연기 없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지정했다. 국내에서도 정부는 물론 여러 지자체에서 이날을 즈음해 다양한 금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흡연의 해로움은 널리 알려져 있다. 폐암을 비롯해 만성폐쇄성폐질환, 심근경색, 뇌졸중 등 호흡기 및 심·뇌혈관 질환과는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하지만 흡연은 다른 신체 부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흡연이 허리 건강, 특히 척추 디스크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
■흡연, 디스크 퇴행의 중요 원인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연골 조직인 추간판을 의미한다. 척추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디스크는 젤리처럼 부드러운 물질로, 압력을 흡수하는 수핵과 그 수핵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둘러싸는 단단한 섬유조직인 섬유륜으로 구성된다. 디스크가 손상되면 수핵이 섬유륜을 뚫고 밖으로 밀려나 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이때 발생하는 증상이 바로 허리 디스크, 즉 추간판 탈출증이다. 이러한 상태는 종종 심한 요통이나 다리 저림을 동반하며 치료를 필요로 한다.
흡연은 디스크 퇴행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흡연 시 폐로 흡입된 니코틴과 일산화탄소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척추 주변의 미세혈관 순환을 저해한다. 디스크는 혈관이 거의 없는 구조여서 인접한 모세혈관을 통해 산소와 영양공급을 받는데 이 순환 체계가 손상되면 디스크 세포의 대사 기능이 떨어지면서 퇴행성 변화가 가속화한다. 니코틴의 경우 칼슘의 정상적인 대사 작용을 방해하고 골밀도를 떨어뜨려 골다공증을 유발한다. 척추에 미세한 골절이 생기면서 디스크 발생률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특히 디스크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주요 경로인 척추 주변의 종판과 미세혈관의 손상은 디스크 내부로 물질 교환을 방해하고 석회화를 유발해 디스크 내부 환경을 악화시킨다. 디스크의 수분 함량이 줄고 높이가 낮아지면서 구조적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오랜 흡연에 따른 만성적인 폐 염증은 잦은 기침으로 이어지고, 이는 복부 내 압력을 높여 디스크 손상이나 디스크 탈출의 원인이 된다. 노화와 외상, 잘못된 자세, 과도한 운동 또는 운동 부족 같은 요인까지 더해지면 이 같은 퇴행성 변화는 더욱 가속화한다. 대동병원 척추센터 정동문(신경외과 전문의) 진료부장은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허리 디스크의 퇴행 위험이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흡연은 디스크 퇴행을 앞당겨 요통이나 추간판 탈출증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금연’으로 허리 건강 지키기
정 진료부장에 따르면 장기간 흡연한 환자의 경우 디스크 탈출증 수술 후 회복 속도가 더딘 경우가 많다. 정 진료부장은 “흡연은 평소 생각지 못한 곳까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흡연이 척추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인지하고 금연을 실천하는 것이 허리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척추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금연 뿐만 아니라 일상 속 올바른 자세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허리를 곧게 편 채 등의 곡선을 의자 등받이에 맞춰 앉는 것이 좋다. 서 있을 때는 체중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양쪽 다리에 고르게 분산시키고, 수면 시에는 허리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절한 높이의 베개와 매트리스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강도 높은 운동을 할 경우에는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척추 건강에 중요한 예방법이다. 적정 범위를 넘어선 체중은 몸을 지탱하는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 주변의 근육량이 줄어드는 대신 지방이 늘어나는 것도 척추를 약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척추와 주변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스트레칭과 가벼운 근력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정 진료부장은 “요통이나 척추에 불편감이 발생했다면 자가 진단보다는 의료기관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초기에 받는 것이 척추 건강을 지키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2025-05-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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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4곳, 정신건강 입원영역 평가 3회 연속 1등급
부산경남 대학병원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제3차 정신건강 입원영역 적정성 평가’에서 3회 연속 1등급을 달성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신건강 입원영역 적정성 평가는 정신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에게 제공되는 정신건강 서비스의 표준화와 의료 질 향상을 위해 마련됐으며, 2019년부터 시행돼왔다. 입·퇴원 시 기능평가 시행률, 입원 중 정신증상 또는 이상반응 평가 시행률, 정신요법·개인정신치료 실시횟수 등을 주요 평가 지표로 삼았다.
이번 평가는 2023년 8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전국 415개 의료기관에서 정신 및 행동장애로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진료 내역이 있는 건강보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심평원 평가 결과 이들 조사대상 기관 가운데 98곳(23.6.%)이 1등급을 획득했다. 특히 부산대병원, 인제대부산백병원, 인제대해운대백병원, 경상국립대병원 등은 3회 연속 1등급을 달성했다. 양산부산대병원은 2회 연속 1등급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제4차 정신건강 입원영역 적정성평가는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간 실시될 예정이다.
2025-05-2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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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원자력의학원-카자흐, 의료협력방안 논의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카자흐스탄은 의료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의(사진)에 나섰다. 올여름 부산-알마티 직항 신규 개설 이후 의료협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6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따르면 주부산 카자흐스탄 아슬란 아스카르 총영사가 지난 21일 의학원을 방문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2023년 보건복지부와 부산경제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카자흐스탄 부산 첨단의료기술 홍보관 운영 및 진료 상담회’에 참가해 현지에서 국내 암 치료 기술의 우수성을 알린 바 있다. 이번 방문은 당시 협력의 성과를 이어가는 한편 카자흐스탄 국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후속 논의 차원에서 마련됐다. 특히 암 정밀치료와 첨단 방사선 치료 기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이 교환됐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이창훈 의학원장은 “원격진료센터 개소 등 지속적으로 의료기술을 교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아스카르 총영사는 “직항 개설 이후 부산을 찾는 카자흐스탄 국민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양국 의료기관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2025-05-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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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부산대병원 남종길 교수, 근치적 방광적출술 500례
양산부산대병원 남종길(사진) 비뇨의학과 교수가 근치적 방광적출술 500례를 달성했다.
26일 양산부산대병원에 따르면 근치적 방광적출술은 악성도가 높거나 방광근육까지 침범한 방광암의 대표적인 치료방법으로, 방광과 인접장기, 골반 림프절을 절제한 뒤 소변 배출을 위한 요로전환까지 포함하는 고난도 수술기법이다. 남 교수팀은 이번 500례 달성 과정에서 전체 요로전환 중 절반 이상을 인공방광 수술로 시행했다. 고도화된 치료 시스템과 축적된 임상경험, 체계적인 팀워크를 바탕으로 방광적출 및 인공방광 전환술을 평균 약 4시간, 회장도관 요루 설치술은 평균 약 3시간으로 수술시간을 단축시켰다.
양산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장을 맡고 있는 남 교수는 “환자 중심의 진료 철학을 바탕으로 더욱 정교하고 안전한 수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5-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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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한방] 사상체질별로 달라지는 다이어트 방법
비만은 체질별 특성이 있어 다이어트 방법도 체질별로 달라진다. 본인의 체질에 맞춰 비만 치료와 다이어트를 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사상체질 중에서 가장 살찌기 쉬운 체질은 태음인이다. 태음인은 대부분 배가 크고 체격이 있는 편으로 소아비만인 아이들 대부분은 태음인이다. 음식을 좋아하고 노폐물이 잘 쌓이기 때문에 살찌기 쉽고 고혈압, 당뇨 등 대사성 질환에도 취약한 편이다. 태음인의 경우 땀으로 노폐물을 빼내는 것이 중요하다. 태음인 약재인 마황은 한방 다이어트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약재로 태음인의 호흡기질환과 알러지에도 많이 쓰는 약이다. 태음인 다이어트 식단은 콩, 율무, 현미 잡곡밥이 좋고 쇠고기, 치즈, 명태 등으로 단백질을 보충한다. 당근 등 뿌리채소와 버섯, 고사리나물이 잘 맞는다. 운동은 땀을 흠뻑 내는 전신운동이 좋으며, 무조건 활동량을 늘리도록 노력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소양인은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열이 잘 오르는 편인 체질로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이 많은 편이다. 소양인 비만은 혈압이나 뇌출혈 등 기운이 역상하는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소양인 약은 심장열을 식혀주는 석고를 많이 쓰는 편이며, 죽여 등으로 수면관리를 신경써야 하는 경우도 많다. 소양인 다이어트 식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맵고 짜고 단 자극적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 열을 내려주는 신선하고 담백한 음식으로 구성하면 좋다. 보리, 팥, 녹두밥이 좋으며 돼지고기수육, 달걀, 오리고기로 단백질을 보충한다. 해물이 가장 잘 맞는 체질로 회도 좋다. 운동은 걷기, 뛰기 등이 도움이 되고 하체위주 근력보강운동도 좋다.
소음인은 몸이 냉하고 순환이 안돼 신진대사가 떨어져서 비만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 약은 주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순환을 잘 되게 하며 수분대사를 도와주는 약을 많이 쓴다. 생강, 계피, 애엽 등의 약재로 소화기를 상하지 않게 하면서 체열을 올리는 방향으로 약을 많이 사용한다. 소음인 다이어트 식단은 약간 자극적이고 향이 있는 음식이 도움이 된다. 시금치, 양배추도 좋고 미나리, 쑥갓 등 향이 있는 나물류가 몸을 데우고 순환을 도와서 좋다. 샐러드와 회 같은 날 것을 너무 많이 먹으면 좋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기운이 약한 편이 많아서 땀을 너무 흘리면 오히려 무리가 갈 수 있다.
태양인은 소양인보다도 더 상부가 실하고 하부가 약한 면이 있다. 태양인은 이상이 굉장히 높고 리더적인 성격이 많으며 그로 인해 분노가 생기는 경우 병이 오기 쉽다. 태양인은 병증도 오히려 마르는 병이지 찌거나 붓는 질환은 거의 없다. 다이어트에 좋은 식단은 메밀종류와 새우, 조개류, 순채나물 등을 꼽을 수 있다. 맵고 뜨거운 음식이나 지방질이 많고 느끼한 음식은 맞지 않다. 운동은 다리가 약한 경우가 많아서 하지단련 운동이 좋다.
한의원을 방문해서 본인 체질과 증상에 맞춰서 세세하게 처방을 받고, 잘 관리한다면 건강하고 가벼운 여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세정 더블유한의원 원장
2025-05-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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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아시아 재확산… 올 여름 국내 유행 가능성
대만·싱가포르·태국 등 아시아에서 코로나19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여름철 코로나19가 유행할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20주차(5월 11~17일) 국내 병원급 표본 감시 의료기관 221곳의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100명으로 전주(146명)보다 감소했다.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최근 4주간 소폭의 증감을 반복하면서 유사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은 증가세로 전환했다. 호흡기 증상자로부터 검체를 채취해 분석하는 ‘국가 호흡기 바이러스 병원체 통합감시 체계’에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은 20주차 8.6%를 기록하면서 직전 주(2.8%)보다 5.8%포인트 증가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은 올해 13주차 13.1%에서 17주차 6.9%, 18주차 4.2%, 19주차 2.8%로 계속 줄어들고 있었다.
주변국들도 마찬가지다. WHO 등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대만은 20주차 환자 수가 1만 9097명으로 전주(9984명)보다 91.3% 급증했다. 사망자를 포함한 코로나19 중증 환자는 올들어 330명을 기록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8주차(4월 27일~5월 3일) 1만 4200명으로 전주(1만 1100명)보다 27.9% 늘어났다.
홍콩의 20주차 환자 수는 977명으로 전주(1042명)보다 줄었지만 지난해 여름 유행 정점인 30주차(7월 21일~27일, 796명)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양성률은 20주차에 13.80%로 전주(13.66%)와 비슷하지만 1년 새 최고치다. 중국도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중 코로나19 양성률이 18주차(4월 28일~5월 4일)에 16.2%로 14주차(3월31일~4월6일) 7.5%에서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태국의 20주차 코로나19 확진자는 3만 3030명으로 전주(1만 6000명)에 비해 배 이상으로 늘었다. 20주차 확진자 중 1918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고, 이 중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수도 방콕 확진자(6290명)가 가장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30대 비중이 가장 높았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는 오미크론 LP.8.1이 30.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홍콩 등 일부 국가에서 유행하는 XDV계열의 NB.1.8.1은 지난 2월 국내 최초 검출 이후 지속 증가해 21.2%를 기록했다. 새로운 변이바이러스의 전파력이나 중증도에 대해서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이에 정부는 국내외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경계 태세를 유지할 방침이다. 일상에서 손씻기, 기침예절, 실내 환기, 의료기관 방문 시 마스크 착용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코로나19 고위험군의 경우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질병관리청 지영미 청장은 “유행국가 여행 시 감염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입국 시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검역관에게 알려달라”며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2025-05-2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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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장기’ 콩팥, 자각 증상 있을 땐 만성화 다반사
정년퇴직을 앞둔 직장인 김모(58) 씨는 10여 년 전 건강검진에서 당뇨병 진단을 받은 뒤 약 복용과 규칙적인 운동, 식이요법을 병행했다. 수년 간 별다른 증상이 없자 김 씨는 약물 복용과 식단 관리를 소홀히 하게 됐다. 1년여 전부터 피로감과 함께 얼굴과 양쪽 다리가 조금씩 붓고 무거워지기 시작한 김 씨는 최근 다시 병원을 찾았다. 심한 신기능 저하와 함께 단백뇨가 발견되면서 혈액투석 치료를 시작해야 된다는 설명을 들었다. 당뇨병성 신장(콩팥)병 진단을 받은 것이다.
■이상 있어도 별다른 증상 없어
콩팥은 갈비뼈 아래 등쪽 좌우에 하나씩 위치하는 강낭콩 모양의 장기로, 어른 주먹만한 크기다.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내기 때문에 몸속에서 정수기 역할을 하는데, 여과 기능을 하는 것이 사구체다. 사구체는 콩팥의 기본 단위인 네프론 내 위치한 미세한 그물망 형태의 모세혈관 덩어리로, 혈액이 이곳을 통과하면서 노폐물이 걸러진다.
1분 동안 걸러주는 혈액의 양을 사구체여과율이라 하는데, 이 수치는 콩팥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하는지 보여주는 척도다. 사구체여과율은 나이와 성별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분당 90~120mL면 정상으로 간주된다. 60~89mL면 경미한 저하, 30~59mL는 중등도 기능 저하로 만성 콩팥질환의 진행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15~29mL면 콩팥 기능의 심각한 저하, 15mL 미만이면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한 상태로 본다.
콩팥은 또 나트륨 등 몸속에 존재하는 전해질 균형을 맞춰주고 혈압을 조절한다. 적혈구 생성을 자극해 빈혈에 빠지지 않게 도와주는 호르몬도 생성한다.
문제는 콩팥에 이상이 생겨도 대개 아무런 증상이 없다는 데 있다. 좋은문화병원 신장내과 허수정 과장은 “자각 증상이 나타났을 땐 병이 꽤 많이 진행됐거나 만성화된 경우가 많다”며 “이로 인해 콩팥은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고 설명했다.
■‘조용한 신장 파괴자’ 당뇨병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국내 만성 콩팥병으로 투석을 받은 환자의 절반 정도가 당뇨병 환자다. 콩팥을 망가뜨리는 당뇨병이 ‘조용한 신장 파괴자’로 불리는 이유다.
고혈당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사구체 내 압력을 상승시켜 콩팥의 여과 기능이 서서히 저하돼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단백뇨가 발생한다.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방심하기 쉽지만 손상이 진행될수록 회복이 어려워 결국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피할 수 없게 된다.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상 당뇨병 유병률은 12.4%다. 65세 이상은 25.1%에 달한다. 65세 이상 4명 중 1명은 콩팥에 이상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콩팥 손상뿐만 아니라 뇌혈관 심혈관 발가락괴사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 구석구석에 합병증을 일으킨다는 데 있다. 실제로 만성 콩팥병 원인 1위, 망막 합병으로 인한 실명 원인 1위, 교통사고를 제외한 족부절단 1위가 당뇨성 합병증이다.
■약물·생활습관 관리 병행
당뇨병 환자는 특히 만성 콩팥병을 예방하기 위해 혈당 조절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소변 검사(단백뇨)와 혈액 검사(eGFR)를 병행할 것을 전문의들은 권고한다. 허 과장은 “이상 소견이 발견될 경우 사구체 보호 효과가 입증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i)와 안지오텐신수용체Ⅱ 길항제(ARB) 계열의 약물이나 최근 효과가 입증된 억제제(SGLT2)를 처방받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콩팥 기능이 저하된 환자라면 수분 섭취를 하루 최대 2L로 늘리고 단백질 섭취는 과하지 않게 해야 한다. 짠 음식은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 관리도 필요하다. 콩팥 기능이 나빠질수록 체내 노폐물 제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식단 조절은 혈압과 혈당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건강즙이나 생약 진액류의 무분별한 섭취는 콩팥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과도한 칼륨 섭취는 심장 박동 이상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모든 건강보조식품은 전문의와 상담 후 섭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허 과장은 “당뇨병이 있다고 해서 모두 투석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방심하면 어느 순간 콩팥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회복 불가능 상태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당뇨병 진단 시점부터 콩팥을 동반자처럼 여기고 관리하는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05-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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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치료 위한 '피부조직은행' 활성화 절실
최근 개최된 ‘산업재해근로자의 날’ 기념식에서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을 수상(부산일보 5월 6일 자 15면 보도)한 바 있는 하나병원 정철수 병원장은 ‘피부조직은행’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피부조직은행은 광범위한 화상이나 외상, 연부조직 손상의 치료를 위해 필요한 의료용 시설로, 피부이식의 역사는 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 원장에 따르면 최초의 자가 피부이식은 1871년 유럽에서 시행된 것으로 기록됐다. 1890년대 피부이식 관련 연구를 거쳐 1930년대 들어 처음으로 동종피부이식이 화상치료에 적용됐다. 1949년 미국 해군에 조직은행이 설립되면서 현대적인 개념의 피부조직은행이 시작됐다. 1971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기능적인 피부조직은행이 설립되면서 소아화상환자를 대상으로 한 화상 상처절제와 일시적 동종피부이식이 성공적으로 시행됐다. 피부조직은행은 북미에서만 80여 군데에 이른다. 정 원장은 “광범위화상환자치료에서 자가 피부이식이 부족한 경우 일시적 동종피부이식이 화상치료방식의 표준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피부조직은행에 있어 공여자의 선별검사는 필수다. 조직이식의 안정성을 위해 완전하고 정확한 의학정보를 가진 공여자의 조직을 획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HIV, 감염성 질환, 매독 등 전파가능성 질환의 혈청학적 선별검사도 필수다. 인체피부조직은행에 대한 FDA 규정을 보면 모든 공여자는 정확한 병력과 사회이력을 기재하며 B형간염과 C형간염, HIV감염의 위험요소들을 없애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유럽에 비해 규모가 적은데다 대부분은 수입된 동종피부를 중화상치료에 사용하거나 가공을 거쳐 동종진피제품으로 만들어서 치료에 적용하는 게 현실이다. 피부조직은행이 광범위화상치료는 물론 피부대체물을 만들어 영구적인 상처 치료를 도와줄 수 있도록 발전돼야 한다는 것이 정 원장의 설명이다. 정 원장은 “재생의학, 줄기세포치료, 탈세포조직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연구도 진행돼야 한다”며 “간엽성 줄기세포를 적용하면 화상상처의 회복을 촉진시키고, 염증을 완화해주며 화상 흉터의 질적 개선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피부조직은행이 화상센터나 창상치유센터와 함께 기본적인 임상적 연구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동종진피가 임상적 적응증을 갖고 다양한 피부질환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 원장은 “여러 피부조직은행들이 서로 통합하고, 연구 성과를 공유해 피부조직 공급과 활용성을 넓혀 임상적 연구와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발전 목표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05-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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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병원 '제13회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날' 행사
부산대병원 순환기내과 폐고혈압 클리닉은 지난 9일 병원 J동 아트리움에서 ‘제13회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날’(사진) 행사를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올해로 13회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폐동맥 고혈압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과 정서적 지지를 위해 매년 5월 ‘세계 폐고혈압 환자의 달’을 기념해 마련돼왔다.
폐동맥 고혈압은 국내 6000여 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폐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폐동맥의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병이다.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암보다도 생존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대병원 최정현 순환기내과 교수는 “폐동맥 고혈압은 조기 진단과 적절하고 꾸준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환자들이 정보를 얻고 치료 의지를 다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류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5-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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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문화병원 문화숙 병원장, AAGL 심사위원 위촉
좋은문화병원 문화숙(사진) 병원장이 3년 연속 세계적 권위의 미국부인과내시경학회(AAGL)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19일 미국부인과내시경학회에 따르면 오는 11월 8~11일 캐나다 밴쿠버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54차 학회에서 문 병원장은 논문 초록과 영상 연제 선정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한다. 2023, 2024년에 이어 3년째다.
미국부인과내시경학회는 110개국 이상의 전문가 8000여 명이 회원인 세계 최대 규모의 산부인과 내시경 전문학회다. 산부인과 최소침습 수술분야에서 학문적 권위와 기술적 표준을 이끄는 기관이다. 미국부인과내시경학회의 공식 학술지 ‘최소침습 부인과 저널(Journal of Minimally Invasive Gynecology·JMIG)’은 이 분야 최고 저널로 꼽힌다.
한편 문 병원장은 미국산부인과저널(American Journal of Obstetrics & Gynecology) 등 SCI·SCOPUS급 세계 유명 등재지에 지금까지 25편의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2025-05-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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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찾아온 이 병… 기저질환 땐 사망률 50% 치솟아
올해 첫 비브리오패혈증 환자가 발생하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간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한 70대는 지난 1일부터 설사와 복통, 소화불량, 다리 부종 등으로 충남 소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던 중 지난 10일 비브리오패혈증 진단을 받았다.
제3급 법정감염병인 비브리오패혈증은 해수, 갯벌, 어패류 등 광범위한 연안 해양 환경에서 서식하는 비브리오패혈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패혈증으로, 오염된 해산물을 날로 먹거나 상처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했을 때 감염된다.
잠복기는 12~72시간이다. 급성 발열과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하며 저혈압도 동반된다. 증상 시작 후 24시간 내에 다리 쪽에 발진, 부종, 수포(출혈성) 등의 피부병변이 생긴다. 매년 5~6월 첫 환자가, 8~10월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하며 사람 간 전파는 없다. 지난해 49건이 발생한 가운데 사망자는 2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일반인의 경우엔 식중독 증세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만성 간 질환자를 비롯해 당뇨병, 알코올 의존자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의 경우엔 사망률이 최대 50%에 이르는 만큼 이 같은 증상이 생기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브리오패혈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반드시 85도 이상 익혀서 어패류를 섭취하고, 조리할 때 흐르는 수돗물에 깨끗이 씻어야 한다. 어패류를 요리한 도마, 칼 등은 반드시 소독 후 사용하고, 어패류를 다룰 때는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비브리오패혈균은 해수 온도가 영상 18도 이상일 때 증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더운 날씨 피부에 상처가 있는 경우엔 바닷물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 지영미 청장은 “비브리오패혈증은 어패류, 게, 새우 등 익히지 않은 음식 섭취를 피하는 등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며,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은 치사율이 높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25-05-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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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심장판막 수술 않고 시술로 쓱 삽입”…대동맥판막 협착증과 타비 시술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심장에 있는 판막이 펌프질을 제대로 못하면서 혈액순환이 안되는 질환이다. 심장 판막이 잘 안닫혀서 피가 역류하거나 막힘으로써 여러가지 증상이 유발된다. 호흡곤란으로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럽고, 심하면 실신을 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4단계 중증 단계로 진입했다고 보면 된다.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어서 진단이 어렵다. 과거에는 주로 수술을 했지만 지금은 가슴을 열지 않고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타비, TAVI)로 치료가 가능해졌다.
부산은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35.5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3.9%로 가장 높아 대동맥판막 협착증에 아주 취약한 도시다. 부산대병원 순환기내과 타비 시술팀(이한철 최정현 최정천 교수)으로부터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치료법에 대해 들어본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원인과 주요 증상은.
“태어날 때부터 판막에 기형이 있는 경우가 있고 노화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감염성 심내막염의 후유증으로 생기기도 한다.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왜냐하면 증상이 없게 하기 위해 심장에서 일을 더 많이 하기 때문이다. 혈액순환이 안되어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나면 굉장히 중증 단계에 이른 것이다. 이럴 때는 바로 병원을 와야 된다. 치료받지 않으면 사망률이 아주 높아진다.”(최정현 교수)
-초기에는 어떤 치료를 받으면 되나.
“불행히도 아직까지는 약물 치료가 안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판막을 저속 노화시키는 방법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조절하고 생활습관을 잘 관리하는 것 외에는 딱히 특효약이 없다. 구체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단계에 이르렀다면 수술이나 시술을 받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65세 이하는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65세가 넘으면 수술이나 시술의 차이가 크게 없으므로 타비 시술을 권한다. 수술 위험도(STS 점수)가 8이상의 고위험군은 시술, 저위험군은 수술을 먼저 추천한다.”(최정현 교수)
-타비 시술의 장점과 성공률은.
“수술은 가슴을 열고 진행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위험 요인들이 있다. 반면에 타비 시술은 다리 쪽에 0.5cm 정도 절개를 하고 수면마취 상태에서 진행된다. 1시간 안팎으로 걸리기 때문에 노인 환자들도 부담이 적다. 최근에 장비가 많이 개선됐고 사이즈도 아주 작아졌다. 시술 성공률도 99% 정도가 될 정도로 굉장히 좋다. 판막을 넣는 시술 자체는 거의 대부분 성공한다고 보면 된다. 주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시술과 무관하게 혈관 손상 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이한철 교수)
-시술을 할 때 보험급여가 확대돼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많이 줄었는데.
“지난 2022년 5월부터 보험 급여가 확대되면서 타비 시술건수도 많이 늘었다. 80세 이상 또는 고위험군(STS 8점 이상) 또는 수술 불가능 환자는 전체 시술비의 5%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중위험군(STS 4~8점)은 환자가 50%를 부담하고, 저위험군(STS 4점 이하)은 80%를 부담한다. 타비 시술 성적이 좋기 때문에 보험급여 적용대상 나이를 젊은층으로 더 내렸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이한철 교수)
-부산대병원 순환기내과 타비 팀의 경쟁력은.
“그동안 누적 시술 건수가 200건에 이르는데 영남권에서는 최고 실적이다. 그만큼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순환기내과와 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과 다학제 협진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 진료과 간에도 팀웍이 좋아서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흉부외과로, 시술은 순환기내과로 원활하게 전원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최정천 교수)
-흉부외과에서 담당하는 수술은 어떻게 진행하나.
“가슴 정중앙을 절개하지 않고 갈비뼈 사이로 최소침습 수술을 진행한다. 전신마취 상태에서 심장을 잠시 세워놓고 심장 판막을 집어넣고 나온다. 회복 시간도 빠르고 통증도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 고령 환자들의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서 수술도 많이 간단해지는 추세다.”(최정현 교수)
-타비 시술 후에 재발이 되기도 하나.
“재발이라기 보다는 관리의 문제라고 봐야 된다. 영구적으로 쓸 수도 있는데 관리를 잘못해서 5년만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계가 고장나는 시점은 환자가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최정현 교수)
-타비 시술 후에 재발 방지를 위해 지켜야 할 수칙은.
“타비 시술 후에는 고혈압 당뇨 등의 동반질환을 약물치료를 통해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판막 시술 후에 심장재활 치료를 받으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심장 내에 기구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감염의 우려가 항상 존재한다. 심장 초음파를 주기적으로 해보고 감염성 심내막염 여부를 주기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최정천 교수)
“내시경 검사를 하거나 치과 치료를 받을 때도 감염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심장에 세균으로 인한 염증을 예방하기 위해 주치의와 의논해 항생제를 쓰는 것이 좋다.”(이한철 교수)
-대동맥 판막질환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선천적으로 대동맥에 이상이 있는 분들은 50대 중반부터 주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해 볼 것을 권한다. 퇴행성으로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대동맥 판막질환은 70대부터는 잘 발병하므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빠뜨려선 안된다. 대동맥 판막질환 환자가 흉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이한철 교수)
2025-05-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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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지는 이야기] 맛있는 음식 vs 몸에 좋은 음식
“몸에 좋은 음식은 맛이 없다”, “맛있는 음식은 건강에 해롭다.” 흔히 듣는 말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맛있다’는 감각은 단순한 기호의 문제가 아니다. 단맛, 짠맛, 감칠맛, 매운맛 같은 자극적인 미각 요소뿐 아니라 어린 시절의 기억, 스트레스를 달래주는 음식, 유행하는 메뉴처럼 심리적·사회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특히 젊은 세대나 남성은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반대로, ‘몸에 좋다’고 평가되는 음식은 영양의 균형, 소화의 편안함, 질병 예방 효과 등 건강 기준에 따라 판단된다. 최근에는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를 억제하는 식단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만성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되며, 중장년층과 여성은 이러한 음식에 특히 긍정적이다.
맛의 기준은 지역과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전라도는 풍성한 양념을, 경상도는 짠맛과 매운맛을, 강원도와 제주도는 담백한 조리법을 선호한다. 결국 ‘맛’은 나이, 성별, 건강 상태,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달라지는 유동적인 개념이다.
그렇다면 건강한 음식은 정말 맛이 없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대표적인 예가 지중해식 식단이다. 채소, 과일, 생선, 견과류를 올리브유와 함께 섭취하는 이 식단은, 오랜 시간 축적된 지역의 문화와 기호를 반영한 결과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맛있는 건강식’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가 건강식을 즐기지 못하는 이유는 음식 자체의 한계라기보다는 조리법과 기억, 감정, 인식 등 ‘맛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해서다. 예컨대 브로콜리를 그냥 찌는 대신, 올리브유에 살짝 굽고 레몬즙과 소금을 더하면 풍미가 확 달라진다. 조리법 하나만으로도 음식의 맛과 매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맛은 감정과 기억과도 연결되어 있다.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한 식사는 그 음식 자체를 더 맛있게 느끼게 만든다. 건강식도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분위기에서 먹는다면 충분히 ‘맛있다’고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반복이다. 건강식을 먹고 난 뒤 속이 편안해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경험이 축적되면, 뇌는 그 음식을 ‘기분 좋은 음식’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나는 건강한 맛을 즐기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갖는 순간, 건강식은 억지로 참고 먹는 음식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즐기는 음식이 된다.
몸에 좋다고, 건강에 좋다고 맛없는 음식들을 계속 먹어야 한다면 그것만큼 끔찍한 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본 칼럼에서 계속 언급한 것처럼 건강을 잘 유지하고 노화를 억제하기 위해 먹는 음식의 선택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하지만 한 번 두 번으로 그쳐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이기에 몸에 좋은 음식들을 맛있게 오래도록 잘 먹는다는 것은 이 세상의 어떤 약들보다 더 중요하고 효과가 크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오래도록 건강하게 잘 사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2025-05-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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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갑자기 물 많이 마시고 밤중 화장실 자주 간다면?
막 10대에 접어든 A(10) 양은 최근 들어 목이 부쩍 마르고 소변이 마려워 한밤중에 자주 깼다. 많이 먹어도 살이 되레 빠져 외모에 관심이 많던 A 양은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부모와 함께 병원을 찾았던 A양은 이른바 ‘소아 당뇨병’이라 불리는 제1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A 양 부모는 “평소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던 아이가 당뇨병이라니 믿을 수 없다”고 울먹였다.
■소아 당뇨병 증가 추세
당뇨병은 어른들의 병으로 여겨졌지만, 어린 아이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흔히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많이 발병하는 제1형 당뇨병은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매년 증가 추세다.
국제당뇨병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 915만 명 정도가 제1형 당뇨병을 앓고 있고, 매년 50만 명 이상이 새롭게 진단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19세 미만 제1형 당뇨병 환자 수는 2018년 1만 1473명에서 2022년 1만 4480명으로 불과 4년 새 26% 이상 증가했다. 성인형 당뇨병으로 여겨지던 제2형 당뇨병 역시 소아청소년의 급격한 비만율 상승과 함께 세계적인 증가 추세를 보인다.
소아청소년 당뇨병 환자의 상당수(21~49%)는 심한 탈수를 동반한 당뇨병성 케톤산혈증으로 응급실을 찾으면서 첫 진단을 받는다. 잦은 목마름과 소변,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는 제1형 당뇨병의 전형적인 경고 신호다. 양산부산대병원 유석동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가 평소보다 유난히 물을 많이 마시거나 밤중에 소변을 보러 일어나는 횟수가 부쩍 늘고, 잘 먹는데도 체중이 줄어든다면 당뇨병을 의심하고 병원을 방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1형은 인슐린주사 무조건 맞아야
당뇨병은 크게 제1형(인슐린 의존형), 제2형(인슐린 비의존형), 임신성 당뇨병, 기타 당뇨병으로 나뉜다. 당뇨병의 대표주자 격인 제1형과 제2형은 혈당(혈중 포도당 농도)이 만성적으로 높아진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원인에는 큰 차이가 있다. 췌장의 β세포는 인슐린을 분비하며, 인슐린은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에 흡수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거나 저장되도록 도와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제1형은 췌장 β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을 거의 만들지 못하게 되는 병인 반면 제2형은 인슐린은 만들어지지만, 몸이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해 효과가 떨어지는 인슐린 저항성을 보인다. 이처럼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 방법도 다르다. 제1형의 경우 반드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며, 하루에도 여러 번 부족한 인슐린을 보충해야 한다. 제2형은 비교적 가벼운 경우에는 생활 습관 개선, 식사 조절, 먹는 약만으로도 혈당 조절이 가능하다.
제1형 당뇨병이 있는 아이는 하루에도 여러 번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식사나 간식을 먹을 때마다 올라가는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서다. 공복이나 잠을 자는 동안에도 높아질 수 있는 혈당을 막기 위해 주사를 맞는다. 아이는 혈당 수치와 인슐린 주사량을 알기 위해 매번 손가락 끝을 바늘로 찔러 피를 내고 혈당을 측정해야 한다. 최근에는 피부에 붙이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 사용이 늘면서 핸드폰 화면으로 혈당 수치와 변화 추이를 확인하거나 인슐린을 좀 더 자유롭게 주입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민감한 피부에는 접촉 피부염이나 상처가 생기기 쉽고 활동량이 많은 어린이의 경우 기기가 자주 떨어지기도 한다. 유 교수는 “아직 완전히 자동으로 작동되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의 끊임없는 관리와 개입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사회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 절실
소아청소년 당뇨병 환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에 처하곤 한다. 수업 중 갑자기 저혈당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급식 시간에 인슐린 주사는 언제 어디서 맞아야 할지, 친구나 선생님에게 병이 있다는 걸 알려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체육 시간이나 수학여행처럼 평범한 일정조차 당뇨병을 가진 아이에게는 도전이 될 수 있다. 당뇨병 학생을 처음 만나는 선생님도 당황할 수 있다.
반대로 과도한 보호나 배려로 인해 아이가 또래와 다르게 대우 받는다면 예민한 시기의 아이가 오히려 부담이나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유 교수는 “성장기에는 키와 체중이 빠르게 변하고, 사춘기를 겪으며 인슐린 필요량이 달라지기도 한다”며 “특히 여학생의 경우 월경 주기에 따라 혈당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뇨병은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한 질환이다. 성장 과정, 심리적 상태, 그리고 환경적인 요인들이 병의 경과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소아청소년 당뇨병 환자들이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회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꼭 필요하다. 아이들이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유치원과 학교의 지원 체계는 더욱 중요하다. 교사를 대상으로 한 당뇨병 교육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유 교수는 “당뇨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사회의 따뜻한 지지가 함께 한다면 당뇨병을 가진 아이들도 또래 친구들과 다름없는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5-05-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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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한방병원 박소정 교수, 신규 과제 선정
부산대한방병원 박소정(사진) 교수가 2025년도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의 신규과제 2건에 참여한다.
12일 부산대한방병원에 따르면 박 교수는 ‘역류성위식도염 치료제-한약제제 약물상호작용 및 역류성위식도염 한양약 병용투여 지침 개발연구’의 책임연구자로 선정됐다. 향후 5년간 연구비 19억 5000만 원을 지원 받게 된 박 교수는 충남대 약대 채정우 교수, 전북대 의대 문설주 교수와 공동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박 교수는 또 2년간 수행되는 ‘전립선암의 한의통합암치료 표준임상진료지침 및 표준임상경로(CP) 개발’ 과제의 공동연구자로 참여하게 됐다. 박 교수는 “이번 과제를 통해 한의약이 안전하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현대의학과 조화롭게 병행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환자 중심의 통합의료 실현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2025-05-12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