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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통계 세탁’에 증발한 위기개입팀 200명…‘자살률 1위’ 국가의 배신

[단독]‘통계 세탁’에 증발한 위기개입팀 200명…‘자살률 1위’ 국가의 배신

속보=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전국 광역센터 평가에서 자살 예방 최전선인 위기개입팀을 통째로 제외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사실상 정부 묵인 속에 현장의 부실을 지워내는 ‘통계 마사지’로, 전국 수백 명 요원이 ‘투명 인간’으로 전락한 셈이다. 국가 정신건강 컨트롤타워가 되레 실태 방치의 면죄부를 주면서 자살 예방 안전망의 거대한 사각지대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다.23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지난해 전국 17개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를 평가하면서 위기개입팀 요원들의 근속률을 주요 지표에서 삭제했다. 정신건강복지센터 평가는 제2차 정신건강기본계획에 따라 2022년 시범평가 후 도입됐다. 센터 측은 서면 답변을 통해 “위기개입팀은 이직률이 높아 데이터 정확도 확보가 어렵고, 현장 의견 등을 반영해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평가 점수 하락을 우려한 일선 센터의 민원을 수용해 이직이 잦은 격무 부서를 통계 분모에서 배제한 것이다.간호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위기개입팀은 24시간 정신건강 상담(1577-0199)은 기본이며, 경찰 요청 시 자살 소동 현장에 출동해 대상자의 응급성을 평가하고 입원 가능한 병상을 수배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이 소속된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는 2017년 진주 안인득 사건과 서현역 칼부림 사건 등 중증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 사건이 잇따르며 전국적으로 구축된 정신응급 대응 체계의 핵심 거점이다.지역 한 광역센터 요원은 “국립센터가 주장하는 ‘현장’은 고통받는 요원이 아니라 점수 관리에 급급한 운영진”이라며 “심판인 국가기관이 피평가 기관의 요구를 수용해 인력을 누락시킨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처럼 ‘유령 요원’으로 전락한 위기개입팀은 서울 17명, 부산 13명, 경남 21명, 울산 14명, 대전 14명 등 전국적으로 200명에 달한다.이러한 ‘통계 왜곡’은 현장의 부실을 가리는 은폐 수단으로 전락했다. 특히 근속 지표는 평가 때마다 ‘고무줄 잣대’로 변질됐다. 일례로 본보가 입수한 울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의 연도별 자료를 보면, 2022년 36개월 기준 17%에 불과했던 근속률은 2023년 기준을 12개월로 대폭 낮추면서 87%로 수직 상승했다. 고용 안정 대신 잣대를 낮춰 만든 ‘통계적 착시’인 셈이다.기준이 24개월로 다시 강화된 2025년 평가에서는 위기개입팀을 덜어내는 ‘꼼수 통계’가 동원됐다. 당시 평가 기준인 2024년 12월 기준 울산센터의 인원은 40명 안팎이었지만, 평가표에는 27명만 기재됐다. 이직률이 높은 위기개입팀을 통계에서 아예 삭제하는 방식으로 55.6%를 기록해 낙제점을 면했다.실제 울산 위기개입팀에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28명의 요원이 떠났고, 정원 14명 중 10명이 1년 미만 신입인 실태는 국립센터 평가 결과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울산의 사례를 볼 때 타 지역 역시 사정은 비슷할 것으로 보이나,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상세 평가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근속률 조사의 취지는 고용 안정을 유도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하지만 인력 이탈이 가장 심각한 부서를 통계에서 빼는 것은 행정이 스스로 안전망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국가기관이 행정 편의주의에 매몰돼,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 구조마저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태 파악이 안 되는 사이 일부 광역센터의 인력 이탈은 빨라졌고, 이는 숙련된 전문가 대신 단기 경력자가 현장을 채우는 ‘전문성의 하향 평준화’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정신건강 서비스 전반의 질적 저하로 귀결되는 것이다.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위기개입팀을 포함한 전국 실태 전수조사를 하고 고용 안정성을 지표의 핵심으로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 정신건강 전문가는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성과 평가는 예산 배분과 정책 수립의 핵심 가늠자다. 이직률이 높은 부서를 통계에서 덜어내면 서류상으론 근속률이 높은 ‘우수기관’으로 둔갑하는 데이터 왜곡이 발생한다”며 “행정은 조작된 성과라는 착시에 안주하고, 현장의 부실은 관리 부재로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취재가 시작되자 “향후 위기개입팀 관련 지표의 평가체계 반영 필요성을 복지부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한눈에 보는 건강 2025’에 따르면, 한국의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10만 명당 23.2명으로 38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전체 회원국 평균인 10.7명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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