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홈런쇼’ 나온 시범경기, 올 시즌은 타고투저?
지난 24일 막을 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경기마다 홈런 공방이 벌어지며 ‘투저타고’(투수가 약하고 타자가 강하다는 의미)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경기당 2개 가까운 홈런이 터졌는데 지난해 정규 시즌 홈런 최하위 롯데로서는 타격전으로 펼쳐질 시즌에 대한 긴장감이 높다.25일 KBO에 따르면 올해 시범경기 60경기에서 119개의 홈런이 터졌다. 경기당 홈런 개 수는 1.98개다. 지난해 시범경기 경기당 홈런 개수가 1.26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57%가 증가했다. 시범경기 홈런이 세 자릿수를 기록한 건 역대 최다였던 2016년(140개) 이후 10년 만이다. 이달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으로 시범경기에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들이 활약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리그 전반에서 타자들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정규시즌에도 시범경기와 같은 ‘대포 쇼’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홈런 수는 대체로 시범경기와 정규리그가 같은 경향성을 보여왔다. 시범경기 경기 당 홈런이 2023년 1.18 홈런에서 2024년 1.72 홈런으로 늘었는데, 정규시즌에서도 2023년 1.28 홈런에서 2024년 2.00홈런으로 증가했다. 10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경기 당 홈런을 살펴보면 단 한 시즌도 빠짐없이 시범경기보다 정규시즌에서 홈런이 늘어났다. 가장 높았던 시즌은 2018시즌으로 시범경기부터 2.03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그리고 정규시즌에는 경기당 2.44홈런이 나왔다. 그 결과 2018년은 10구단 체제에서 가장 많은 홈런이 나온 시즌으로 남았다.지난해 팀 홈런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로서는 투저타고 시즌에 대한 예상이 반갑지만은 않다. 롯데는 지난해 75개의 홈런을 때려냈는데 홈런 1위 팀 삼성의 161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10개 구단 중 팀 홈런 100개를 넘기지 못한 팀은 롯데가 유일하다. 롯데에서 최다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홈런 13개를 친 레이예스였다. 타자 중 두 자릿수 홈런도 레이예스가 유일했다.다만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는 홈런 12개로 전체 6위를 기록하며 홈런 개수를 늘렸다. 4번 타자 한동희가 정규 시즌 복귀하는 만큼 지난해보다 홈런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팀 타자들의 구성이 ‘거포 군단’이 아니어서 이같은 리그 전체의 홈런 증가 경향성을 마냥 환영할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투수진은 지난 시즌 피홈런 128개로 10개 팀 중 4번째로 많았는데, 시범경기에서는 피홈런 10개로 10개 팀 가운데 6번째로 홈런 억제에 성공했다.일각에서는 홈런 증가가 공인구 변화에 따른 것 아니냐는 ‘탱탱볼’ 논란도 제기된다. 타구의 비거리에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인 공인구 반발계수가 조정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공인구 반발계수는 공이 배트에 맞았을 때 튀어 오르는 정도를 수치화한 값이다. 시범경기에서 비거리를 결정짓는 발사각이 낮고 빚맞은 것처럼 육안으로 보인 타구가 담장을 넘어 가는 사례가 나오면서 이런 의혹을 더했다. 또한 KBO가 투수가 일방적으로 강했거나 타력이 압도적이었던 시즌 이후에 공인구 반발계수를 미세하게 조정한 선례도 있다. KBO는 올 시즌 정확한 공인구 반발계수를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KBO는 “올 시즌 별도의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주목 받는 신인 4인방] 명장 웃게 하는 신인들 “올해 승산 있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칭찬에 인색한 감독이다. 하지만 유독 올 시즌 신인들에게는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명장에게 눈도장을 찍은 이들은 올 시즌 투타에서 팀에 활력소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 감독은 신인 투수 박정민을 “공 자체가 좋다,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다”고 극찬하며 올 시즌 ‘필승조’로 낙점했다. 박정민은 올해 신인 중 유일하게 대만 타이난 1차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이어 실전 위주의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에도 끝까지 생존했다. 전지훈련에서의 ‘눈 도장’은 시범경기까지 이어졌다. 박정민은 지난 22일까지 시범경기 5경기에 등판해 4와 1/3이닝 동안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박정민의 가장 큰 장점은 구위다. 시속 150㎞ 속구로 힘 있게 싸운다.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카운트도 잡는다. 박정민은 2026 신인 드래프트 대졸 최대어로 평가 받았다. 예상대로 대학 선수 중 가장 먼저 호명됐다.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거인 유니폼을 입게 됐다. 박정민 “자신감을 갖고 내가 준비했던 공을 던지려 하고 있다”는 말로 올 시즌 각오를 밝혔다. 내야수 이서준과 외야수 김한홀은 전지훈련 기간 김태형 감독에게 ‘금일봉’을 받으며 총애를 받고 있다. 두 선수에 대해 김 감독은 “(이)서준이도 잘하고, 외야 김한홀은 내가 볼 때 수비는 기존 선수들에 그렇게 뒤지지 않는 것 같다”며 “앞으로 두 선수는 주전급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선수”라고 극찬했다. 경남고 시절부터 대형 거포 내야수로 각광을 받은 이서준은 2차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이서준이 미야자키 캠프의 마지막 연습경기였던 SSG 랜더스와 맞대결에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때려냈다. 시범경기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지난 22일까지 시범경기 9경기에 출전해 12타수 5안타로 0.417의 알토란 활약으로 롯데의 시범경기 1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서준의 타격을 극찬하며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있다. 김한홀도 시범경기에서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백업 외야수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2026년 7라운드로 입단한 이준서도 시범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시범경기 3경기에 등판해 3과 2/3이닝 동안 무실점 투구를 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시범 경기 도중 이준서를 2군에서 불러 1군에서 가능성을 실험했고 그 실험에서 이준서는 호투로 화답했다. 김태형 감독은 “올해 신인들도 그렇고 지금 우리 젊은 투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기존 1군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다들 잘 던진다. 이 선수들이 1군에서 어느 정도 자리만 잡으면 올해 승산이 있을 것 같다”며 분명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올 시즌 달라지는 것들] 피치클록 2초 빨라지고, 아시아쿼터 외국인도 첫선
2026시즌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피치클록을 줄이고 수비 시프트를 제한한다. 올 시즌 처음 ‘아시아쿼터‘도 처음 도입해 용병 선수도 1명 더 늘어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2초 줄어든 피치클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연말 피치클록 2초 단축을 발표했다. 피치클록은 2025시즌 정식 시행됐다.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주자가 없을 시 20초, 있을 시 25초 안에 포수를 향해 공을 던져야 했다. 올해는 여기서 2초 줄었다. 이제는 주자가 없을 때 18초, 있을 때는 23초 안에 공이 투수 손을 떠나야 한다. 지난해 시행 초기를 생각해보면 적응 과정에서 꽤 혼란이 있었다. 피치클록을 위반하는 경우가 더러 나왔다. 더불어 피치클록으로 인해 생긴 오해로 시범경기 ‘사상 최초’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하기도 했다. 수비 시프트 제한 규정이 새로 도입됐다. 수비팀은 포수와 투수를 제외하고 내야 흙 경계 내에 최소 4명의 야수를 둬야 하며, 2루를 기준으로 양쪽에 2명씩 서 있어야 한다. 시프트 제한 규정을 위반한 내야수가 인플레이 타구를 건드리면, 공격팀은 타자 주자의 1루 출루, 주자의 1개 베이스 진루 혹은 플레이 결과 유지 중 한 가지 결과를 선택할 수 있다. 지난 시즌 도중 도입된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팀당 2회, 번복 시 기회 유지)은 올해도 유지된다. 2루와 3루에서 발생하는 ‘전략적 오버런’이 비디오 판독 대상에 새로 추가됐다. 1, 2루심은 비디오 판독 소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무선 인터컴을 착용하고 경기를 치른다. 올해 처음 도입되는 아시아쿼터도 새로운 볼거리다. 아시아 쿼터는 아시아 야구연맹 소속 국가의 국적을 가진 선수와 호주 국적 선수가 대상이다. 팀당 한 명씩 보유할 수 있으며, 포지션 제한은 없다. 아시아 쿼터 선수 신규 영입 때 지출할 수 있는 비용은 계약금·연봉·옵션 등을 포함해 최대 20만 달러다. 각 구단은 기존 외국인 선수 3명에 아시아 쿼터 1명까지 총 4명의 외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고, 4명을 모두 한 경기에 출전시킬 수 있다. 기존 외국인 선수 3명과는 별도로 아시아야구연맹 소속 국가 및 호주 국적 선수 1명을 추가로 영입했다. 아시아쿼터 10명 중 일본 출신이 7명으로 가장 많고 호주 2명, 대만 1명이다. 일본 국적 7명은 모두 일본 프로야구 경력자다. 10명 중 9명이 투수이며 KIA만 호주 출신 내야수 제리드 데일을 뽑았다.롯데에서는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활약했던 쿄야마 마사야가 활약한다. 쿄야마는 요코하마 시절 155km 빠른 볼로 주목을 받았다. 올 시즌 롯데에서는 중간 계투로 추격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추격조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요한 상황에도 나갈 수 있다"며 "삼진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실점 위기에 한 타자 승부하러 들어갈 수도 있다"고 올 시즌 쿄야마 활용 전략을 밝혔다.
롯데 외국인 '원투펀치' 로드리게스-비슬리 ‘폰세급’ 활약 기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가을야구에 희망적인 점은 역대급 외국인 ‘원투펀치’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엘빈 로드리게스(28)와 제레미 비슬리(31). 이들은 영입 당시부터 이목을 끌었다. 올 시즌 KBO리그 10개 구단 중 외국인 ‘원투펀치’(1~2선발)를 가장 잘 영입한 구단으로 롯데가 꼽혔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해 한화 이글스의 부흥을 이끌며 정규리그 MVP와 투수 3관왕을 차지한 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코디 폰세에 비교될 정도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롯데가 심혈을 기울여 데려 온 선수들이다. 롯데는 지난해 외국인 투수 농사를 망쳤다. 시즌 도중 ‘외국인 투수 교체’라는 극약 처방까지 썼지만 오히려 독이 됐다. 결국 롯데는 시즌 막판 마운드가 무너지며 12연패 수렁에 빠졌고, 8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로드리게스와 비슬리의 장점은 뛰어난 구위와 함께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해 아시아 야구가 낯설지 않다는 데 있다. 비슬리는 일본 명문 구단 한신 타이거즈에서 3시즌 활약했다. 2023년 입단한 비슬리는 그해 18경기(6선발) 41이닝을 던져 1승 2패 평균자책점 2.20로 활약하며 한신의 38년 만의 일본시리즈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그는 한신에서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투수로 평가 받았다. 로드리게스도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2시즌 뛰었다. 이 기간 동안 39경기에서 2승 6패 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하며 자기 몫을 톡톡히 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이들의 진가가 드러났다. 로드리게스는 지난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안타 1볼넷 3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날 66개의 공을 던진 로드리게스는 35개의 속구를 구사했다. 빠른 공 위주의 승부를 펼치면서 커터, 커브, 체인지업, 스위퍼 등을 점검했다. 이날 최고 구속 154㎞의 직구에다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스위퍼까지 다양한 변화구가 인상적이었다. 수비 등 경기 운영 측면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시즌이 진행되면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비슬리도 압도적인 구위로 시범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15일 LG를 상대로 5이닝 3안타(1홈런) 4사사구 6삼진 3실점(3자책)으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22일 한화와의 경기에선 5이닝 동안 5안타 1실점 3삼진의 역투를 펼쳤다. 위력적인 직구와 변화구를 구사한 비슬리는 이날 ‘폰세급 역투’라는 찬사를 받았다. 현재로선 로드리게스가 1선발로 낙점돼 있는 상태이지만 개막전 상황에 따라 비슬리도 1선발로 나설 수 있다. 그만큼 두 선수의 기량이 역대급이란 이야기다. 카네무라 사토루 롯데 투수 총괄 코디네이터는 이들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카네무라는 “굉장한 선수들이다. 비슬리는 한신에서 같이 생활했기 때문에 실력에 관해서는 잘 알고 있다”면서 “로드리게스와 비슬리는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가 될 수 있다. 폰세급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다”고 밝혔다.
롯데 박세웅·김진욱 부활투 예고…토종 마운드 살아야 가을야구 희망 있다
매년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팀들은 국내 선발진이 강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은 웬만하면 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토종 마운드가 어느 정도 해주는냐가 그 팀의 운명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롯데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롯데는 토종 마운드를 보면 상위권 전력이라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렵다. 롯데는 토종 에이스 박세웅을 3선발에 낙점하고, 4선발에 나균안, 마지막 한 자리엔 김진욱이 유력한 상황이다. 문제는 토종 에이스의 역할이다. 3선발이 강하면 그 팀은 마운드 운영이 편안하고, 가을야구 진출에 희망적이다. 박세웅은 지난해 11승 13패, 평균자책점 4.93를 기록했다. 국내 마운드 유일한 10승 투수였다. 하지만 내용면에서 보면 만족스럽지 못하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무려 8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며 다승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후반기 3승을 수확하는데 그쳤다. 무엇보다 평균자책점이 좋지 않았다.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박세웅은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박세웅은 지난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2이닝 동안 7피안타 무사사구 4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실점은 적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여전히 불안 요소가 드러났다. 전반적으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지 못했고, 직구 구위가 예전만 못했다. 결정구의 위력도 부족해 정타 허용이 잦았다. 하지만 걱정할 게 없다. 박세웅은 올 시즌 페이스 조절을 최대한 늦추고 있다. 매년 빠른 페이스로 후반기 고전하는 악순환을 없애기 위해서다. 이는 전지훈련 때부터 준비해 온 것이다. 박세웅은 “올 시즌에는 두 자릿수 승수와 3점대 평균자책점, 160이닝 이상 던지는 목표를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픈 손가락’ 김진욱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김진욱은 2021년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 롯데 지명을 받았다. 전체 1순위였다. 특급 유망주로 프로 무대 입성 전부터 큰 기대를 받은 김진욱은 ‘고교 최동원상’도 받았다. 하지만 프로 무대 연착륙에 실패하며 롯데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다. 그런 김진욱이 달라졌다. 그는 지난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번 시범경기 두 차례 등판에서 총 10이닝 동안 3실점, 평균자책점 2.70으로 안정감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약점으로 지적 받던 제구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김진욱은 이날 5회까지 단 1안타만 허용하며 무결점 투구를 펼쳤다. 무엇보다 날카로운 체인지업이 돋보였다. 지난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체인지업을 던지기 시작하며 류현진(한화 이글스)에게 조언을 구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사비를 들여 일본 야구 교습장을 찾아가 공을 들였다. 왼팔 투수가 체인지업을 장착하면 선발 마운드를 운용하는 데 큰 힘이 된다. 김진욱은 “투수로서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으니 겉으로 표현하지 말고 항상 같은 마음으로 야구하라는 말을 새기고 있다”면서 “올해는 풀타임을 소화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강한 DNA의 롯데로 탈바꿈시키겠습니다” 롯데 감독 김태형의 약속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기세가 대단하다. 올 시즌 시범경기를 단독 1위로 마치며 그 어느 해보다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물론 롯데는 봄에만 잘 한다고 ‘봄데’로 불리며 매년 팬들을 실망시켜 왔다. 올해도 봄까지만 반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롯데는 확실히 달라졌다. 경기를 대하는 선수들의 자세가 다르다. 올해는 반드시 가을야구에 진출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지난 21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직후의 모습에서도 변화를 찾을 수 있다. 이날 롯데는 한화를 상대로 장단 16안타를 몰아치며 12-6으로 대승을 거뒀다. 기분 좋게 ‘퇴근’을 해도 되련만 선수들은 ‘전원 야간 특타’를 실시했다. 캡틴 전준우부터 신예급 선수들까지 모두가 배팅 케이지 앞에 섰다. 일부 선수들 사이에서 “피곤하다”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를 들은 롯데 김태형(58) 감독은 즉각 선수단을 소집해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너희가 지금 피곤하다고 말할 때냐.” 선수단의 정신 무장을 강조하는 사령탑의 매서운 일갈이 울려 퍼졌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이 피곤하다고 하길래 한마디 했다”면서 “지금이 피곤할 때는 아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사실 선수들의 고충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낮 1시 경기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야구장에 나와 훈련하고, 경기 직후 다시 고강도 특타를 소화하는 일정은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김 감독 역시 이를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심어 주려는 것은 ‘강한 정신력’이다. 그는 “일정이 빡빡하고 훈련이 힘든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자신에게 지기 시작하면 모든 게 밀린다’고 강조했다. 더 강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김 감독의 ‘채찍’은 전지훈련 때부터 시작됐다. “가을야구를 너머 강한 롯데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김 감독은 전지훈련 일정을 그 어느 때보다 촘촘하게 짰다. 휴식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야간 훈련을 했고, 일과가 끝난 뒤에도 선수별 맞춤 훈련을 실시했다. 팀 내 깔려 있던 패배의식을 걷어내고 ‘악발이 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김 감독의 채찍이었다. 김 감독은 당시 “선수들이 자신감이 있다. 지난해 3위까지 했고, 시즌 막판 아쉬운 부분이 좋은 경험이 됐는지 훈련 태도가 다르다”고 흐뭇해했다. 하지만 롯데는 대만 전지훈련에서 일부 선수들의 불법 도박 사건이 불거지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엉망이 됐다. 김 감독은 이를 딛고 일어나고자 했다. 침체된 분위기를 다잡고 강한 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선수들의 정신무장에 무엇보다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년은 김 감독으로서는 힘든 시간이었다. 2024시즌을 앞두고 롯데 사령탑을 맡을 당시만 해도 팬들은 김 감독이 ‘우승 청부사’의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롯데는 2년 연속 리그 7위에 머무르며 그토록 간절했던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김 감독은 명장다운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8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라는 오명만 썼다. 김 감독은 올해 계약 마지막 해다.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시즌이다. 김 감독은 가을야구 너머를 보고 있다. 그는 “가을야구는 물론이고 롯데가 강한 DNA를 장착한 팀으로 탈바꿈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지금은 캡틴으로서 확실히 쓴소리 해야 할 때” 롯데 주장 전준우의 다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캡틴’ 전준우(40)는 솔선수범형 주장이다. 불혹의 나이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로 후배들에게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보인다. 롯데 김태형 감독도 전준우의 자기 관리를 칭찬할 정도다. 전준우는 지난 2024시즌부터 3년 연속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자기 성적 관리도 벅찬데 주장 완장이 부담스러울만도 하지만 팀을 위해서라면 별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전준우는 “부담감은 없지만 책임감을 느낀다. 선수단 가교 역할을 잘 할 수 있다고 감독님이 판단하신 것 같고 3년 연속 하는 것 같다”면서 “후배들이 워낙 잘 따라와 주고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강해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늘 소통을 강조해 왔다. 지난 2월 대만 전지훈련 때도 그랬다. 당시 전준우는 “쓴소리보다는 소통을 많이 한다”고 했고, 실제로 전지훈련 기간 내내 후배들을 다독이며 먼저 다가갔다. 이런 전준우가 달라졌다. ‘쓴소리 캡틴’으로 변모했다. 대만 전지훈련 때 일부 선수들이 물의를 빚은 불법 도박 사건이 기폭제가 됐다. 전준우는 “예전에는 내가 솔선수범하면 후배들도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제는 확실히 말을 해야 될 때 같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 발생 직후 “선수 개인이 잘못된 행동을 저질렀지만, 우리는 팀 스포츠다. 팀이 당연히 무겁게 받아들이는 건 당연하고, 남은 선수들이 죄송한 마음을 같이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준우는 지난 16일 롯데 구단에서 실시한 법규준수 교육에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성인이고, 본인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 건 당연하다. 팀원들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 된다”면서 “그걸로 인해 팀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게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자”고 팀 내 분위기를 추수렸다. 전준우는 주장으로서 팀에 헌신하지만 자신의 실력도 증명해야 한다. 30대 중반이었던 2021시즌 리그 안타 1위(191개)에 올랐던 전준우는 이후 4시즌 동안 3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불혹의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실력이다. 전준우는 올해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체력 관리’를 꼽았다. 체력이 떨어지면 장기 레이스에서 밀리고 심하면 부상까지 당한다. 지난해가 좋은 교훈이 됐다. 전준우가 부상 이탈한 롯데는 시즌 막판 치명적인 12연패를 하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전준우는 올 시즌 도전 가능한 기록이 많다. 그는 최다 출장, 타석, 득점, 안타 등 4개 부문서 구단 역대 1위를 바라본다. 최다 출장 부문에서는 올해 133경기를 뛰면 이대호(1971경기)를 넘어선다. 하지만 전준우의 올 시즌 목표는 개인보다는 팀에 있다. 그는 “개인이 잘하면 팀 성적도 좋아지겠지만, 어떻게 하면 팀이 많이 이길 수 있을까 생각뿐”이라며 “롯데 선수들은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 팬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직극장 올해는 희극… 윤동희가 나가면 한동희가 부른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겨울은 유독 추웠다. 지난해 시즌 중후반까지 3위를 달렸지만, 충격의 12연패를 당하며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사직의 가을 야구는 멀고도 멀었다. 다시 담금질에 들어간 겨울, 대만 전지훈련에서 주전급 선수들의 불법 게임장 방문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은 최대 50경기 출장 정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롯데를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은 어느 해보다 시렸다. 하지만 다시 봄이 왔다. 다시 돌아온 야구의 계절. 올 시즌 그래도 롯데 팬들이 ‘다시 한번 더, 올해는 다르다’를 외칠 수 있는 이유에는 롯데의 자랑 ‘동희들’이 있다. ‘제2의 이대호’라는 꼬리표를 떼고 ‘4번 타자’ 한동희를 증명해야 하는 한동희와 2024년 혜성처럼 등장한 뒤 중심타선 한 자리를 차지한 윤동희다. 2024년 상무에 입단하며 사직구장과 잠시 이별한 한동희는 퓨처스리그(2군)를 맹폭했다. 지난해 100경기 385타수 154안타 타율 0.400, 27홈런, 115타점, 출루율 0.480, 장타율 0.675를 기록했다. 제대 후 김태형 감독은 그를 4번 타자로 전지훈련 때부터 못박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외부 영입이 없던 롯데에게 한동희의 복귀는 최고의 영입과 다름없다. 지난해 거포 부재에 시달리며 75홈런으로 유일하게 팀 홈런 100개를 넘지 못한 팀이 롯데다. 한동희가 부담감을 깨뜨리고 본래의 잠재력을 실력으로 치환시킬 수 있다면 홈런 갈증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 사령탑의 기대에 한동희는 겨우내 맹훈련으로 화답했다. 롯데에서 함께 뛰었던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마이너리그 허일 코치에게도 레슨을 받았고, 1월에는 일본 쓰쿠바대학에서 데이터 기반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전역한 이후 거의 쉬지 않고 시즌을 준비했다. 시범경기 도중 부상을 입었지만 재충전을 마치고 4월 중 타선에 복귀한다. 한동희는 “상무에 가기 전에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지만, 그때보다 지금 저는 더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에는 ‘잘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잘할 수 있다’가 된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한동희가 자리를 비운 2년, 롯데에는 또 다른 동희 윤동희가 중심 타선에 자리 잡았다. 그는 2024년 풀타임 시즌을 처음 소화하며 타율 0.293, 14홈런 85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프리미어12 대표팀까지 승선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햄스트링 부상 탓에 97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격 성적은 타율 0.282, 9홈런, 53타점으로 한 해 전보다 소폭 떨어졌다. 겨우내 윤동희는 투수가 자신을 어떻게 공략할지를 연구했다. 그 고민의 중심에는 한동희가 있다. 한동희와 앞뒤 타순에 서는 점이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한)동희 형은 나보다 힘이 있는 타자다. 투수들이 나와 빠르게 승부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동희는 시범경기 12경기 28타수 12안타, 타율 0.429로 타격왕에 올랐다. 시범경기 규정타석 기준 유일한 리그 '4할 타자’로 타격감을 예열했다. 두 동희의 올 시즌 목표는 ‘가을 야구’다. 30홈런, 3할 타율 등 개인 목표도 팀 성적보다는 후순위라는 게 둘의 같은 생각이다. 한동희는 “제가 30홈런을 친다면 팀이 분명히 가을 야구에 진출해 있을 것이다”며 “최대한 많이 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동희가 안타로 베이스를 채우고 한동희가 홈런으로 해결하는 그림. 동희가 치고 동희가 넘기는 장면이 매 경기 펼쳐져 ‘승리 공식’으로 자리매김한다면 9년 만의 가을 야구도 가능할 것이다. 두 동희에게 롯데의 올 시즌이 달려 있다.
지난 24일 막을 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경기마다 홈런 공방이 벌어지며 ‘투저타고’(투수가 약하고 타자가 강하다는 의미)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경기당 2개 가까운 홈런이 터졌는데 지난해 정규 시즌 홈런 최하위 롯데로서는 타격전으로 펼쳐질 시즌에 대한 긴장감이 높다. 25일 KBO에 따르면 올해 시범경기 60경기에서 119개의 홈런이 터졌다. 경기당 홈런 개 수는 1.98개다. 지난해 시범경기 경기당 홈런 개수가 1.26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57%가 증가했다. 시범경기 홈런이 세 자릿수를 기록한 건 역대 최다였던 2016년(140개) 이후 10년 만이다. 이달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으로 시범경기에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들이 활약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리그 전반에서 타자들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정규시즌에도 시범경기와 같은 ‘대포 쇼’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홈런 수는 대체로 시범경기와 정규리그가 같은 경향성을 보여왔다. 시범경기 경기 당 홈런이 2023년 1.18 홈런에서 2024년 1.72 홈런으로 늘었는데, 정규시즌에서도 2023년 1.28 홈런에서 2024년 2.00홈런으로 증가했다. 10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경기 당 홈런을 살펴보면 단 한 시즌도 빠짐없이 시범경기보다 정규시즌에서 홈런이 늘어났다. 가장 높았던 시즌은 2018시즌으로 시범경기부터 2.03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그리고 정규시즌에는 경기당 2.44홈런이 나왔다. 그 결과 2018년은 10구단 체제에서 가장 많은 홈런이 나온 시즌으로 남았다. 지난해 팀 홈런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로서는 투저타고 시즌에 대한 예상이 반갑지만은 않다. 롯데는 지난해 75개의 홈런을 때려냈는데 홈런 1위 팀 삼성의 161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10개 구단 중 팀 홈런 100개를 넘기지 못한 팀은 롯데가 유일하다. 롯데에서 최다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홈런 13개를 친 레이예스였다. 타자 중 두 자릿수 홈런도 레이예스가 유일했다. 다만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는 홈런 12개로 전체 6위를 기록하며 홈런 개수를 늘렸다. 4번 타자 한동희가 정규 시즌 복귀하는 만큼 지난해보다 홈런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팀 타자들의 구성이 ‘거포 군단’이 아니어서 이같은 리그 전체의 홈런 증가 경향성을 마냥 환영할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투수진은 지난 시즌 피홈런 128개로 10개 팀 중 4번째로 많았는데, 시범경기에서는 피홈런 10개로 10개 팀 가운데 6번째로 홈런 억제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홈런 증가가 공인구 변화에 따른 것 아니냐는 ‘탱탱볼’ 논란도 제기된다. 타구의 비거리에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인 공인구 반발계수가 조정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공인구 반발계수는 공이 배트에 맞았을 때 튀어 오르는 정도를 수치화한 값이다. 시범경기에서 비거리를 결정짓는 발사각이 낮고 빚맞은 것처럼 육안으로 보인 타구가 담장을 넘어 가는 사례가 나오면서 이런 의혹을 더했다. 또한 KBO가 투수가 일방적으로 강했거나 타력이 압도적이었던 시즌 이후에 공인구 반발계수를 미세하게 조정한 선례도 있다. KBO는 올 시즌 정확한 공인구 반발계수를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KBO는 “올 시즌 별도의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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