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尹 결심 연기, 검찰 구형·최후변론 13일(종합)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에 대한 검찰의 최종 구형이 오는 13일로 미뤄졌다. 피고인 측 서증조사와 변론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재판부가 추가 기일을 지정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9일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군·경 수뇌부 8명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하던 중 오는 13일을 추가 기일로 지정했다.지 판사는 “준비해오신 분들이 에너지가 있을 때 말씀하시게 하는 게 공평하고 효율적이지 않을까 한다”며 “새벽까지 진행하는 건 제대로 된 변론이라고 하기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당초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 측 서증조사를 마친 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의 구형과 변호인의 최종 변론, 각 피고인들의 최후진술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전 9시 20분부터 약 12시간 넘게 피고인 측 서증조사조차 마치지 못했다.피고인 중 마지막으로 서증조사를 진행하는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사에 최소 6시간이 필요하단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최근 공소장을 변경해 서증조사 분량이 늘어났다는 게 이유였는데, 이에 따라 이날 변론을 종결하는 게 불가능해졌다.재판부는 오는 13일 윤 전 대통령 측 서증조사를 마무리한 후 검찰의 최종 구형과 피고인들의 최후진술 절차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다시 돌아온 반도체, 주식 시장을 흔들다 [비즈앤피플]
인공지능(AI) 바람이 전 세계 산업에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두 업체의 활약 덕분에 코스피도 4600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한물간 메모리’라는 지적을 받았던 범용 D램의 부활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가격 상승으로 양사의 실적도 급등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반도체 초호황기’를 맞아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삼성전자, D램 급등에 분기 영업익 20조 첫 달성 삼성전자는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14만 44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2일 종가(5만 3400원)와 비교하면 배 이상 올랐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은 삼성전자의 호실적과 맞물려있다. 범용 D램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20조 원(잠정 집계)을 달성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최근 1개월간 보고서를 낸 증권사 10곳의 전망치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19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를 넘어선 것이다. 전체 영업이익 중 약 17조 원 이상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에서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 분기(7조 원) 대비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이익 증가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 가격이 치솟으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024년 말 1.35달러에서 지난해 말 9.3달러로, 한 해 동안 약 6.9배 급등했다. DDR4는 2014년에 처음 공개된 구형 D램이다. 출시된 지 10여 년이 지난 제품의 가격이 출시 초반보다 높아진 이유는 공급 부족이 주된 요인이다. HBM 등 서버용 고성능 D램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공급업체들이 구형 D램 생산능력(캐파)을 줄인 것이다.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은 지난해 한 해 동안 2.76배 올랐다. 삼성전자는 주요 메모리 3사 중 캐파가 가장 큰 1위 업체여서 이번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입게 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시장의 최대 격전지가 될 HBM4(6세대) 제품에서도 기술 경쟁력 회복을 증명했다. 최근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으로부터 HBM4 SiP(시스템 인 패키지) 테스트 최고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HBM4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 탑재된다. 루빈이 출시되는 올해 하반기에 HBM4 시장도 본격화할 전망이어서 삼성의 수익 확대가 기대된다. 최근 중국 시장에 엔비디아의 구형 AI 칩이 다시 공급되기 시작한 것도 호재다.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약 200만 개가 넘는 엔비디아의 ‘H200’ 칩을 대량 주문했다. H200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3E(5세대)가 탑재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의 점유율 격차를 크게 줄일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HBM 시장에서 지난해 1분기 13%에 그쳤지만 올해는 30% 이상으로 점유율을 늘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도 반도체 사업의 부활을 선언하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부문장(부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AI 반도체 수요 확대 국면에서 기술 경쟁력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최신 AI 기술과 데이터를 반도체 설계, 연구개발(R&D), 제조, 품질 전반에 적용해 기술 혁신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AI를 반도체 전 과정에 접목해 기술 표준을 주도하겠다는 메시지다. SK하이닉스, HBM 주도로 주가 ‘80만’ 눈앞 삼성전자가 D램·낸드에서 우위라면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주도하면서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즐기고 있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1조 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SK하이닉스는 “시장 재편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HBM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58% 증가한 546억 달러로 추산했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ASIC(주문형 반도체) 기반 AI 칩향 HBM 수요가 82% 급증하며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인프라 투자가 범용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넘어 세분화된 영역으로 확장된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달 말 발표하는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시장의 기대를 상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43% 증가한 16조 2000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신증권도 “16조 8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실적과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월 3일 18만 원대였던 주가는 올해 1월 8일 오전 사상 최고가인 78만 원대를 기록했다. HBM 시장의 경우 올해 수요는 HBM3E에서 차세대 제품인 HBM4를 옮겨가는 과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HBM3E와 차세대 제품인 HBM4를 모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6일 세계 최대의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차세대 HBM 제품인 ‘HBM4 16단 48GB’를 최초로 선보였다. 투자은행들의 SK하이닉스 HBM 실적 전망도 밝다. 스위스 대형 투자은행 UBS는 “SK하이닉스가 구글의 최신 TPU(텐서 처리 장치)인 v7p와 v7e에 HBM3E를 공급하는 첫 번째 업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 주요 기업이 휴머노이드 로봇(인간형 로봇)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SK하이닉스에 호재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두뇌 역할을 하는 컴퓨팅, 메모리 부분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휴머노이드가 ‘움직이는 AI 컴퓨터’로 진화하면서 연산·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대신증권은 “중장기 휴머노이드 출하량이 자동차급 규모인 수천만~1억 대로 확산되고 로봇 1대당 ‘엣지 컴퓨팅’(분산된 소형 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기술) 평균 판매 가격이 1000~2000달러 수준으로 형성될 경우 컴퓨팅 칩은 1000억~2000억 달러 규모의 독립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양사 합산 영업이익 200조 간다? 최근 범용 D램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데다 추가로 엔비디아에 대한 HMB4의 공급이 본격화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올해 삼성전자가 100조 원대 초반, SK하이닉스가 90조 원대를 기록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은 ‘글로벌 메모리 시장 2026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번 메모리 업사이클은 10분기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역사상 가장 길고 강하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상위 3개 메모리 업체의 시가총액은 2027년까지 50% 이상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강풍에 담장 무너지고 간판 날아간 경남…부상자 3명
전국 곳곳에 강풍이 불어닥친 가운데 경남에서도 담장이 무너지고 간판이 떨어지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11일 경남·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이어진 강풍으로 인해 경남 전역에 접수된 피해 신고가 총 109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창원이 1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 진주·밀양이 각각 15건, 양산 13건, 김해 10건, 거창 7건, 창녕·사천 각각 6건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낮 12시 23분 밀양시 삼랑진읍 한 주유소에서 담장이 강풍에 무너져 주유소 관계자인 50대가 경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됐다. 같은 날 낮 12시 27분에는 창원시 의창구 한 야산에서는 60대 등산객이 하산하던 중 강풍으로 부러진 나뭇가지에 머리를 맞아 열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오후 2시 7분에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건물 간판이 떨어져 소방당국이 안전 조치를 하기도 했다. 이번 강풍으로 인한 부상자는 총 3명으로 집계됐으며, 현장으로 투입된 소방대원은 현재까지 373명에 장비는 120대로 파악된다. 도내 18개 시군 전역에 내려졌던 강풍주의보는 대부분 해제되고 창원·통영·사천·거제·고성·남해 등 6개 지역만 아직 발효 중이다. 강풍주의보는 육상에서 풍속 14m/s 이상이나 순간풍속 20m/s 이상이 예상될 때 발령되는 기상특보다. 경남도는 이번 강풍 특보에 따라 가로수·간판·가림막·타워크레인 등 낙하물과 전도 위험 시설물에 대한 고정·철거 등 안전조치를 강화하고 어선·선박·수산증양식 시설에 대해서도 결박·인양 조치 등 안전관리를 당부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주말 기간 강설 한파가 예상되는 만큼 도민들께서는 행동 요령을 준수해 주시고 눈길·빙판길 교통안전과 농축산 시설 관리에도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왜 베네수엘라를… [논설위원의 뉴스 요리]
미국이 지난 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수도 카라카스에서 전격 체포해 압송한 군사작전은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취임 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를 마약 유입의 중요 통로로 보고 마두로 정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고조시켜 왔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지 나흘 뒤인 7일(현지시간)에는 베네수엘라 석유 판매와 수익 창출, 수익 사용처까지 관리하며 원유 통제권을 장악했다. 베네수엘라산 석유 판매처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러시아 유조선을 나포하는 등 서반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차단에도 나섰다. 힘에 의한 서반구 장악이 노골화되는 형국이다.■ 거침없는 ‘돈로 독트린’마두로 축출 작전과 베네수엘라 석유자원에 대한 관할은 트럼프 대통령의 ‘돈로 독트린’(Donroe Doctrine)이 현실화함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외교안보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천명한 ‘서반구 패권 회복’ 의지를 실제 무력 행동으로 드러낸 것이다. 서반구는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본초 자오선(경도 0도)을 기준으로 서쪽 방향 경도 180도까지의 반구를 의미한다. 아메리카 대륙 전체와 유럽·아프리카 서쪽 일부, 아시아·호주 동쪽 일부를 포함한다.돈로 독트린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 ‘도널드’와 19세기 당시 아메리카 대륙에서 미국 패권을 강조한 제임스 먼로 전 대통령(재임 1817~1825년)의 외교 정책 ‘먼로 독트린’을 합성한 단어다. 중국과 러시아의 서반구 영향력을 억제하고 이 지역에서 미국의 단일 패권을 회복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4일 공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도 서반구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중요한 과제로 언급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직후부터 베네수엘라뿐만 아니라 콜롬비아, 쿠바, 멕시코, 덴마크령 그린란드 등 서반구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골적으로 꾀했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에너지·광물 등 공급망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되면서 단거리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는 라틴아메리카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때린 이유는베네수엘라는 3030억 배럴의 원유를 지닌 세계 1위 원유 보유국이다. 하지만 서방의 오랜 제재와 경제난으로 관련 인프라가 크게 낙후된 상황이다. 또 차베스 정권과 마두로 정권의 현금성 무상복지 정책과 석유 기업 국유화 조치로 인프라 재건에 차질을 빚고 있다.베네수엘라에는 과거 미국의 엑슨모빌·걸프오일 등이 진출했지만, 차베스 전 대통령이 2007년 자원 민족주의를 앞세워 석유산업을 국유화하면서 미국 석유기업 자산 일부가 강제 몰수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가 안정적인 새 정권으로 이양될 때까지 미군이 주둔하며 통치할 것이라며 미국 석유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 재건 및 수익 창출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체제 변화에 대한 진전된 구상을 내놓았다. 대 베네수엘라 정책을 안정화, 회복, 전환 3단계로 나누고 미국 영향력 하에 정권 교체까지 시사한 것이다. 베네수엘라에 친미 정권을 세워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는 의미다.트럼프 대통령은 7일 “베네수엘라가 새로 체결한 석유 거래로 받은 자금으로 미국산 제품만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제재로 수출이 막힌 베네수엘라 원유를 인수해 대신 팔고 그 수익금의 사용처까지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면서 베네수엘라 원유 통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의 ‘석유 패권’ 행보가 급가속하는 상황이다.미국의 앞마당인 중남미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한 것도 베네수엘라 공습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2007년 이후 베네수엘라 인프라에 약 670억 달러(약 97조 원)를 쏟아붓는 등 베네수엘라를 중남미 ‘일대일로’의 교두보로 활용했다. 베네수엘라 원유의 약 80%를 사들이는 국가가 중국이다. 특히 2023년 9월 마두로 대통령의 방중 이후 양국 관계는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가 중국, 러시아, 이란 등 적대 세력과 밀착해 아메리카 대륙 내 반미 교두보 역할을 해온 것을 국가 안보의 핵심 위협으로 간주해 왔다. 마두로 축출은 미국의 허락 없이 외부 세력과 손을 잡는 세력에게는 가차 없는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본보기식 경고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는 “베네수엘라는 ‘현대판 제국주의’의 첫 번째 대상이 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린란드까지 눈독트럼프는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향한 영토 야욕도 노골화하고 있다. 하지만 미 의회가 “위험한 도발”이라며 우려하고, 유럽 주요국들도 ‘그린란드 연대’를 표명하는 등 국내외적으로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 미국은 냉전기부터 매입 등의 방법을 통해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삼으려는 시도를 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부터 그린란드를 향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그린란드는 북미와 유럽의 가운데에 자리해 공군과 미사일 전력 운용 측면에서 지정학적 가치가 높다. 네오디뮴·디스프로슘 등 희토류, 니켈·리튬·티타늄 등 전략 광물, 천연가스와 원유가 풍부하다. 특히 희토류는 반도체, 배터리, 방위산업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필수적인 원자재로 중국과 패권 전쟁을 벌이는 미국에 꼭 필요한 것이다. 그린란드는 자원과 안보 측면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모두 견제해야 하는 미국 입장에선 전략적 요충지이다.■ 힘의 세계질서 가속화?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서반구 지배권을 얼마나, 어디까지 공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자국 이익을 앞세운 관세 전쟁으로 자유무역 체제를 와해시킨 것처럼 이제는 외교·안보의 국제질서까지 바꾸고 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장악은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해 힘의 세계질서를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미국이 ‘세계의 경찰’에서 ‘서반구의 경찰’로 물러나는 ‘돈로 독트린’ 폭풍이 거세지면 그 여파는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다. 미국이 유럽에선 러시아, 아시아에선 중국의 영향력을 일정 부분 인정하는 소위 ‘강대국 결탁의 시대’ 서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적나라한 힘의 논리 앞에서 인류 공동 번영이나 상호 협력의 가치가 점점 축소되는 상황이다.전후 70여 년 동안 유지돼 온 국제질서가 무너지며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 가능한 시대로 접어드는 듯하다. 우리 정부도 국제 정세에 대한 냉철한 현실 인식을 지녀야 한다. 트럼프의 ‘자기 앞마당 영역 표시’가 동북아시아의 안보·외교·경제 지형에 불러올 나비효과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만반의 대비에 나서야 할 것이다.
초속 24m 강풍 분 부산, 간판 떨어지고 통신장비 이탈
부산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지고 순간최대풍속 초속 20m 가 넘는 바람이 불편서 간판이 떨어지고 통신장비가 이탈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10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강풍과 관련된 신고 28건이 접수됐다. 오전 10시 21분께 중구에서는 간판이 인도로 추락했다. 오전 11시 52분께 수영구 광안동에서는 빌라 벽 외장재가 이탈했다. 오후에도 강풍 피해는 이어졌다. 낮 12시 20분께는 서구 암남동에서 전봇대 통신장비가 이탈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오후 3시 15분께 기장군 장안읍에서는 샌드위치 패널이 바닥에 떨어졌다. 소방 당국은 자연재난 대응대책 추진단을 일부 가동하고 대응에 나섰다. 부산에 내려진 강풍주의보는 11일 오후 9시에서 밤 12시 사이 해제될 예정이다.
부마항쟁 당시 언론 자유 외친 부산대생, 47년 만에 ‘무죄’
1979년 부산대 교정에서 부마민주항쟁 시위에 참여해 구류 처분을 받았던 60대 남성이 재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만 19세 나이로 ‘언론 자유’를 외치며 애국가를 불렀다가 부산지법에서 즉결심판을 받은 그는 47년 만에 같은 법원에서 뒤바뀐 판결 결과를 받게 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단독 김정우 부장판사는 지난 8일 60대 남성 A 씨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사건 재심 선고기일을 열어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1979년 10월 16일 오전 11시께 부산 금정구 부산대 교정에서 학생 1000여 명이 참여한 부마민주항쟁 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즉결심판에 회부됐다. 당시 A 씨는 언론 자유 등을 외친 시위대 뒤쪽에 가담해 애국가를 부르고, ‘우이샤 우이샤’ 등 함성을 지르며 30분간 시위에 참여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에 붙잡힌 A 씨는 그해 10월 30일 부산지법에서 ‘구류 3일’ 즉결 처분을 받았다. 시간이 흘러 부마민주항쟁 관련자로 인정받은 A 씨는 재심을 청구했고, 부산지법은 지난해 7월 17일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재심 재판부는 A 씨가 참여한 시위가 옛 집시법에 어긋나는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되는 집회 또는 시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학교, 연구 기관, 도서실, 의료기관 등 공공시설 업무에 지장을 준 정도의 소란 또는 위압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시위는 유신 체제에 대항해 발생한 민주화운동이라 정당한 행위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가 극심해지던 중 유신 체제에 대항하기 위해 부산과 마산을 중심으로 민주화운동인 부마민주항쟁이 전개됐다”며 “부산 시민들에게 해당 시위에 대한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돼 시민들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초래하는 정도가 그다지 크지 않았을 것으로도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 증명이 없거나 형법 제20조가 정한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없어져 범죄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대통령, 다카이치 총리 고향 일본 나라현 방문…‘셔틀외교’ 지속
이재명 대통령이 13~14일 일본 나라현을 방문한다고 청와대가 9일 밝혔다.청와대는 이날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초청에 따라 1박 2일 방일 일정을 소화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다.이 대통령은 작년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가진 한일 정상회담에서 “셔틀외교 정신에 따라 다음에는 제가 일본을 방문해야 하는데, 가능하면 나라현으로 가고 싶다”는 뜻을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한 바 있다.우선 이 대통령은 13일 오후 나라현에 도착해 다카이치 총리와 정상회담 및 만찬을 할 예정이다.이 대통령 취임 후 다섯 번째이자,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가 사퇴하고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한 이후로는 두 번째 한일 정상회담이다.약 두 달 반 만에 이뤄지는 다카이치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지역 및 국제 현안과, 경제·사회·문화 등 민생에 직결된 다양한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특히 최근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일 정상이 이와 관련해 어떤 대화를 나눌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 대통령은 방일 이틀 차인 14일에는 다카이치 총리와의 친교 행사, 동포 간담회 등을 소화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청와대는 “이번 일본 방문으로 상대국을 수시로 오가는 셔틀외교의 의의를 살리는 동시에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인 한일관계의 발전 기조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청래 “‘철 지난 썩은 사과 쇼’…당명 바꿔도 ‘윤 못 잊어당’”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12·3 비상계엄 관련 사과에 대해 “장동혁 대표가 ‘철 지난 썩은 사과 쇼’를 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경남 창원시에 있는 경남도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장 대표의 사과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이른바 ‘개 사과’에 빗대 이같이 말했다. ‘개 사과’는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을 한 후 공식 사과했을 때 나온 말이다. 당시 윤 후보는 전 전 대통령에 대해 “군사쿠데타만 빼면 잘한 면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공식 사과문도 발표했지만, 사과 직후 SNS에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모습의 사진이 올라오면서 ‘진정성 없는 개 사과’란 비판을 받았다. 정 대표는 “장 대표는 전시·준전시가 아니었음에도 군대를 동원해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침탈한 것 자체에 대해 잘못됐다고 사과했어야 한다. 매우 유감스럽다”며 “장 대표는 윤어게인 세력과 왜 단절하지 않고 이 세력을 꾸짖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계엄과 탄핵의 강에 빠져버려 허우적거리고 있음을 모르고 있나”라며 “무엇을 잘못했는지 열거하지 않고 퉁 치면서 역사를 과거에 맡기잔 식을 사과의 가장 잘못된 전형”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당명 변경을 추진하는 데 대해선 “식당 간판을 바꾼다고 불량식품을 만들었던 그 식당에 손님들이 가겠나”라며 “당명을 어떻게 바꾸든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윤못잊어당’, ‘윤물망초당’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상호관세’ 9일 연방대법원 판결 가능성…“다른 방식으로 관세 유지” 전망
‘트럼프 관세정책’이 정당한 것인가를 판결할 미국 연방대법원의 심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연방 대법원이 9일(현지시간) 중대사건 판결을 예고했다. 이에 이날 관세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관측되고 있다. 9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이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0일 0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대한 판결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만약 위법 판결이 나올 경우 그간 거둬들인 막대한 규모의 관세를 토해내야 할 처지가 되는 만큼 금융시장에 전방위적인 충격을 안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국내 증권가 전문가들은 대체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순순히 판결을 받아들여 즉각 환급에 나설 가능성이 사실상 거의 없다는 것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도 ‘플랜B’를 준비 중이다. 무역확장법 232조와 통상법 301조 등을 통해 관세를 유지하거나 재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수단은 절차에 최소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급한 대로 무역적자 심화시 150일 동안 1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역법 112조를 통해 시간을 벌고 추후 관세를 유지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허 연구원은 “이러한 과정 자체가 혼란스러운 만큼 관세 환급은 미국 연방재정적자 우려를 높이고, 어수선한 분위기로 소비와 투자심리는 또 한 번 정체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허 연구원은 “미국과 달리 상대적으로 국내기업 입장에선 잃을 것이 없다. 최소한 악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허 연구원은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트럼프 관세로 분기당 1조∼2조원 손해를 본 만큼 수혜가 예상되나 실제 환급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 “그래도 트럼프 정부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위법 판결 가능성 자체는 높지만 환급의 불확실성, 대체관세 부과가능성 등을 고려해 보면 2026년 미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박혜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칙적으로 위법 판결이 나오면 상호관세가 무효화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품목관세 강화를 위협하며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상호관세율 재조정 요구를 저지하면서 오히려 대미투자 확대를 끌어내려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6일 홈페이지를 통해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10시 대법관들이 비공개회의를 통해 사건을 논의할 것이며 결정문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상호관세 관련 판결이 나오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법원은 어떤 사건에 대한 판결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법은 잉크가 아닌 피와 눈물로 쓰여진다
이 책은 추천사로 시작한다. 추천 글을 쓴 정재민 변호사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재판들은 미국 법정에서 벌어진 가장 격렬한 전투들이다. 미국 사회를 뒤흔든 판결들만 모아놓았다”라고 소개한다. 책은 법리 논쟁과 재판 결과보다 법정에 선 사람들의 사연과 얼굴, 목소리(주장)로 채워져 있다. 각각의 애틋하고 극적인 사연은 마치 단편 소설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베이징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이후 미국으로 이주해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변호사로 활동한다. 20년 넘게 변호사로 일하며 앞서 판례들과 사례를 통해 미국의 법률, 사회, 역사를 이해할 수 있었고,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는 나라’라고 믿었던 미국이 실은 허점투성이 나라였다는 걸 여실히 깨닫는다. 독립선언문의 이념과 다르게 헌법은 중립적이지 않았다. 노예제를 ‘적극적인 선’이라 칭하고, 인종 분리를 ‘남부의 생활 방식’이라 포장했다. 사랑할 권리마저 빼앗았던 법은 그저 권력의 편에 서서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었다. 노예제, 흑인 차별 등 과거 이야기가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책에는 최근 판결까지 거론하며 여전히 힘들게 싸우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도 전한다. 예를 들어 1973년 여성들의 자기 결정권과 임신 중지권을 보장한 판결이 지난 2022년 같은 연방대법원에 의해 뒤집혔다. 법은 진보할 수 있지만 불완전하고, 언제든 후퇴할 수 있다는 것까지 솔직하게 드러낸다. 책에 언급된 사건 몇 개를 보자. 흰 피부와 파란 눈동자, 금발 머리, 말투, 행동까지 완벽한 백인인 소녀 모리슨은 남부 농장주에게 노예로 팔린다. 모리슨은 농장에서 도망쳤고, 농장주는 그녀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한다. 모리슨은 자신은 흑인이 아니며 납치돼 흑인으로 팔렸다고 오히려 자신이 농장에서 학대당했다며 보상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농장주는 그녀의 선조까지 추적해 흑인 노예 혈통이 있다는 걸 서류로 증명하며, 한 번 노예는 그의 후손까지 모두 노예라는 걸 인정받는다. 물론 역사책에서 배웠듯 참혹한 내전과 60여만 명의 국민, 한 사람의 대통령까지 희생된 후에야 미국에서 노예 제도의 속박이 강제로 깨졌다. 중국계 이민자 린궁과 미국 여성 캐서린은 결혼해 딸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지만, 어느 날 학교에서 “중국인 아이는 백인 학교에 다닐 수 없다”라고 통보해 평범한 일상이 무너진다. 사립학교에 보낼 형편이 되지 않았던 이 가족은 이 관행과 맞서는 소송을 시작한다. “성실한 학생인데 인종을 이유로 쫒아낼 수 없다”라고 주장하지만, 주 대법원은 “입법자의 의도는 백인 학생을 다른 인종과 분리하는 데 있다. 학교 당국의 조치가 정당했다”라고 인정한다. 남북전쟁이 끝났어도 남부는 법으로, 북부는 관행으로 흑백을 분리했고, 앞서 린궁 가족의 판결처럼 “분리하되 평등하다”라는 논리가 만연했다. 백인 남편 리처드 러빙과 흑인 아내 밀드레드 러빙은 워싱턴DC에서 합법적으로 결혼했지만, 고향 버지니아로 이사 오자 ‘인종혼인금지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주 밖 추방형을 선고받는다. 이 법은 혼혈을 막아 백인의 순수성을 지키겠다는 노골적인 인종 규제였다. 러빙 부부는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데 이게 왜 불법이냐”라고 주장하며 연방대법원까지 이 사건을 끌고 간다. 대법원은 인종혼인금지법이 평등권과 자유권을 침해한다고 판시해 주들이 인종을 이유로 결혼을 금지하는 권한이 없다고 판결한다. 이 판결로 수많은 혼혈 가정과 그 자녀들이 ‘존재 자체가 불법 취급되던 시대’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책에선 승리의 서사만 제시되지 않는다. 정의는 한 번의 판결로 완성되지 않는다. 법을 바꾸는 일은 법률가만의 몫이 아니라 부당함 앞에 침묵하지 않는 시민, 불의를 기록하는 목격자, 변화를 믿고 법정에 서는 평범한 사람들, 이들이야말로 법을 움직이는 진정한 힘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류쭝쿤 지음/강초아 옮김/들녘/476쪽/2만 2000원.
아시아 최대 현대음악제 ‘통영국제음악제’ 업그레이드
아시아 최대 현대음악제로 발돋움한 통영국제음악제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한다. 10일 통영국제음악재단에 따르면 ‘통영국제음악제’가 2026년 기관 공모 사업을 통해 국비 8억 4000만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우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2026년 대한민국공연예술제’에 7년 연속 선정되며 4개 분야(연극·뮤지컬, 무용, 음악, 전통예술) 32개 선정 단체 가운데 최고액인 4억 8000만 원을 지원받게 됐다. 대한민국공연예술제는 한국문화예술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초공연예술 행사를 선정·지원하는 사업이다. 통영국제음악제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3년 단위로 두 차례 장르 대표 축제로 선정돼 총 34억 5000만 원을 지원받은 바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번 심사에서 최근 활동 실적을 비롯해 △상근 행정 인력, 조직위원회 구성을 통한 시스템 지속가능성 △예산의 체계적인 집행을 통한 사업 실행 가능성 △대중과 소통과 확산을 위한 홍보 전략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또 과거 지원 대상 단체라도 사업 취지와 적합성 그리고 실적을 재검토해 최종 선정과 지원 금액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진행했던 ‘2025 장르별 시장 거점화 지원 사업’에도 선정됐던 통영국제음악제는 2025년 사업 평가에서 ‘우수’ 등급까지 받았다. 덕분에 올해 국비 3억 6000만 원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번 평가는 지난해 선정기관의 1차 년도 사업 성과를 평가하고 올해 연속 지원 여부와 예산 규모 결정을 위한 절차로 진행됐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은 지난해 통영국제음악제를 중심으로 현대음악과 젊은 음악가를 위한 포럼, 전공생 대상 마스터 클래스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했다. 올해도 젊은 음악가를 위한 ‘Discovering Tomorrow’ 포럼, TIMF아카데미와 연계한 ‘The Sound of Now’ 현대음악 포럼 등을 통해 동시대 음악 담론을 더욱 깊이 있게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통영국제음악제는 통영 출신 천재 음악가 윤이상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시작된 예술제다. 1999년 ‘윤이상 음악의 밤’과 2000년과 2001년에 열린 ‘통영현대음악제’를 모태로 2002년부터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에 걸쳐 열리고 있다. 독일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에서 ‘아시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라고 소개할 만큼 명실상부 아시아 최대 현대음악제로 성장했다. 국제연합(UN) 산하 교육과학문화기구인 유네스코는 2015년 통영국제음악제 무대인 통영을 음악 창의 도시로 지정하며 그 가치를 공인했다. 최근에 고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와 세계 정상급 연주자·단체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해가 거듭될수록 국내외 음악계와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는 3월 27일부터 4월 5일까지 '깊이를 마주하다'(FACE the DEPTH)를 주제로 열린다. 현대음악 작곡가 조지 벤저민 경이 상주 작곡가로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카운터테너 야쿠프 유제프 오를린스키가 상주 연주자로 참여한다.
통영 섬마을에 아이들 웃음소리 다시 피어난 비결은?
“아이와 함께 시작하는 새로운 삶, 욕지가 함께 응원합니다.”매서운 한파에 바닷물까지 얼어붙은 9일 오전 11시 통영 욕지도 마을도서관. 상기된 표정의 주민과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단상 벽면에는 ‘2025 자녀 동반 전입가족 환영식’ 현수막이 붙었다. 어린 자녀와 함께 욕지도에 새 둥지를 튼 가족들을 환영하려 욕지학교살리기추진위원회와 욕지총동문회가 준비한 두번째 이벤트다. 전입 가족과 섬마을 주민 등 50여 명이 시청각실을 가득 채웠다.추진위에 따르면 지난해만 7가구 23명이 자녀와 함께 욕지도에 정착했다. 이 중 6가구 21명(유치원생 3명, 초등학생 4명, 중학생 1명)이 서울, 부산, 울산, 대구, 안동 등 관외 전입자다. 1가구는 통영 시내에서 욕지로 터전을 옮겼다. 다음 달에는 경기도 양주에서 초등생 자녀 2명을 둔 일가족이 욕지에서 인생 2막을 연다.이들 모두 추진위가 기획하고 통영시가 지원한 ‘욕지학교 살리기’ 프로젝트 수혜자다. 추진위는 욕지초등 졸업생과 주민들이 동네 학교를 살리려 2024년 9월 결성된 순수 민간단체다.욕지도는 통영에서 뱃길로 1시간 30분가량 달려야 닿을 수 있는 외딴섬이다. 과거 ‘어업 전진기지’로 명성을 떨칠 땐 주민 수가 2만 명을 넘었다. 이를 토대로 1924년 원량공립보통학교가 개교했다. 현 욕지초등의 전신이다. 이후 100년 동안 7500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어 1946년엔 욕지공민학교라는 이름으로 지금의 욕지중학교가 문 열었다.하지만 여느 섬이 그렇듯 열악한 정주 환경과 접근성 탓에 인구 유출이 가속하면서 주민 수는 1300명 대로 급감했다. 전교생이 15명인 욕지초·중학교 역시 폐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이에 추진위는 지난해 초 유튜브에 ‘작은 학교에서 시작되는 큰 꿈, 욕지초등학교, 욕지중학교로 오세요’란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는 자녀와 함께 이주 시 제공되는 주거와 일자리 혜택 그리고 장학금, 공부방, 골프, 스노클링 등 사교육 걱정 없이 작은 학교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담았다.작은 희망을 품고 올린 영상이었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전국 각지에서 문의가 빗발쳤고, 추진위는 3학년 학생 1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학교 인근 빈집을 전학생 가족을 위한 보금자리로 꾸몄다. 리모델링 비용은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아 마련했다.전학생 아버지 일자리는 욕지수협에서 책임지기로 했다. 기대 이상의 호응에 통영시도 빈집 정비 예산 8000만 원을 편성하며 거들고 나섰다. 덕분에 욕지초등 학생 수는 지난해 초 5명에서 지난해 말 10명으로, 유치원생 수는 같은 기간 1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욕지중학교 학생은 7명에서 8명이 됐다.욕지총동문회는 이날 환영식에서 전입 가족에게 온누리상품권을 선물했다. 욕지해상풍력대책위원회는 전입 학생은 물론, 유치원생, 초·중학교 재학생 모두에게 장학금 20만 원씩을 전달했다. 욕지주민자치위원회와 전입 가족이 정착한 마을 주민들은 따로 장학금을 맡겼다. 욕지도 인근 해상에서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하는 뷔나에너지는 학교 살리기 후원금 1000만 원을 기부했다.욕지학교살리기 김종대 위원장은 “아이들과 함께 욕지도에 정착하기까지 큰 결심이 필요했을 텐데 감사드린다”며 “전입 주민들이 섬과 마을에 잘 안착하도록 물심양면 돕겠다”고 약속했다.통영시는 올해도 1억 4300만 원을 들여 ‘욕지도 자녀동반 전입세대 주거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전입 세대가 새단장한 집에서 3년간 무상으로 머물며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직업·특기를 살린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돕는 게 핵심이다. 이후 한산도, 사량도 등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다른 섬 지역으로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마음 산책] 배우자라는 통념에 근본적 질문 던져본다면
우울, 불안,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정신과와 심리상담센터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말 못할 고민에 마음 아픈 이들이 기댈 곳은 실상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마음산책>은 이들의 아픔을 들여다보고 내적 고통에서 벗어날 길을 보여줍니다. 올해 초 동아대병원에서 정년퇴임한 정신과 전문의이자 정신분석가인 김철권 박사와 함께 이메일(gomin119@busan.com) 등을 통해 접수된 사연 중 한 건을 선정해 매월 한차례 고민을 풀어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편집자주) Q. 아내는 현모양처의 전형이었습니다. 살뜰하게 집안일을 챙기고 자녀들도 남부럽지 않게 키웠습니다. 열심히 공부해 자격증을 따고 소일거리를 찾아 가정에 보탬이 됐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연예인에 빠지면서 조금씩 삐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자녀를 어느 정도 키우고 몰입할 거리를 찾았나 싶어 같이 콘서트도 가면서 응원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생활의 중심이 연예인이 됐습니다. 콘서트에 간다며 수일간 집을 비우고 팬클럽 사람들하고만 어울렸습니다. 은퇴하고 나서 아내와 함께 할 생각에 마냥 들떴는데…. 아내가 가정을 내팽개친 듯해 너무 속상합니다. 부부상담을 받자고 하면 연예인 좋아하는 게 무슨 죄냐며 화부터 냅니다. 어디서 어떻게 문제를 바로잡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 이번 사례에 대해 3가지 치료 기법으로 접근해 보겠습니다. 먼저 ‘행동치료’입니다. 임상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며 문제해결 방식을 중시합니다. 대부분의 부부상담이나 부부치료가 이런 접근법을 채택합니다. 행동치료에서는 what(무엇이 문제인가?)과 how(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중시됩니다. 대신 why(왜 아내는 그런 행동을 할까?)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깁니다. 여기서 문제란 아내가 현모양처의 전형에서 벗어나 가정을 내팽개친 듯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설정됩니다. ‘지금, 그리고 여기’ 원칙에 맞춰 과거는 묻어두고 현실에 초점을 맞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해결책들을 생각해냅니다. 각 해결책을 놓고 장단점을 따져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선택합니다. 구체적으로 남편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설정하고(아내가 집을 비우는 기간), 아내를 비난하기보다는 자기의 불안과 상처 입은 감정을 이야기하고(당신이 연예인을 좋아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가정을 내팽개친 듯이 행동해서 불안하다. 가정이 파괴될까 겁이 난다), 서로 양보하면서 가정의 틀을 깨지 않기 위해 합의할 수 있는 타협점을 도출해 냅니다. 행동치료의 장점은 부부가 서로 동의하고 만족하는 타협점을 찾아낸다면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부부 중 한쪽이 치료를 거부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부부 중 한 사람을 대상으로 ‘정신분석치료’를 하는 것입니다. 이번 사례에서는 아내가 대상이 됩니다. 인간의 모든 행동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현모양처의 역할을 하던 아내가 갑자기 생활의 중심을 연예인으로 잡은 데는 분명한 심리적 요인이 작용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사건이나 행동 뒤에는 언제나 욕망이 흐르고 있습니다. 인간은 욕망의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억압된 욕망의 분출이 증상(현모양처의 전형에서 벗어나 가정을 내팽개친 듯한 행동을 하는 것)을 만든 것입니다. 억압된 욕망은 무엇일까? 그것을 알아가는 것이 바로 정신분석치료입니다. 아내가 ‘아! 그런 이유 때문에 내가 연예인에게 집착하는구나’를 깨닫는다면 문제는 해결됩니다. 정신분석치료의 장점은 아내만 동의하면 시행할 수 있지만 단점은 시간과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고 좋은 분석가를 만나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남편의 시각이나 관점을 바꾸는 것입니다. 정신과에서는 보통 인지치료라고 하지만 저는 ‘철학치료’라고 부릅니다. 철학치료는 정신과에서의 인지치료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깊이와 폭이 깊고 넓습니다. 철학자는 그 어떤 정신과 의사보다도 뛰어난 치료자의 자질을 갖고 있습니다. 철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근본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철학을 공부하면 더 좋은 정신과 의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례는 ‘아내는 현모양처의 전형이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이 문장이 남편의 아내관을 보여주는 핵심입니다. 남편이 생각하는 아내의 본질은 현모양처이고 그 본질을 기준으로 어느 정도 일치하느냐 얼마나 닮았느냐가 아내에 대한 가치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현모양처의 전형에서 가까워질수록 아내는 좋은 아내가 되고 전형에서 벗어날수록 아내는 나쁜 아내, 아내답지 못한 존재가 됩니다. 현모양처의 기준이나 전형에서 벗어나는 아내의 행동들은 일탈로 낙인 찍힙니다. 그런데 이런 의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왜 아내는 현모양처여야 하는가? 아내는 생활의 중심을 연예인으로 두면 안되는가? 나는 왜 그런 아내관을 가졌는가? 이런 주제를 놓고 남편과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철학치료를 통해 남편의 아내관을 더 확장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정신세계는 사고, 행동, 감정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고는 철학치료로, 행동은 행동치료로, 감정은 정신분석치료로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부산역 폭파 협박 메일에 경찰·소방 출동 소동
부산역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메일이 발송돼 경찰과 소방이 출동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10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6시 46분께 경찰의 요청에 따라 부산역에 출동했다. 공직자 통합 메일함에 ‘부산역을 폭파하겠다’는 취지의 협박성 메일이 발송돼 경찰과 소방이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다행히 실제 폭발물이 발견되거나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게임 이젠 별로”…게임 이용률 50%, 10년만에 가장 낮아
게임 세상을 조용히 떠나는 게이머들이 늘어나고 있다. 1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발표한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게임 이용률은 50.2%로 이 지표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임 이용률은 2022년에 74.4%까지 치솟았으나 3년 만에 50% 선을 겨우 지지하는 수준까지 떨어진 셈이다. 다만 70%대를 기록한 2020∼2022년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에도 게임 이용률은 계속해서 60% 이상을 유지해온 점을 고려하면 최근 게임 이용률은 많이 떨어진 셈이다. 게이머들이 게임을 그만 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대체 여가의 등장이다. 진흥원 조사에서 게임을 대체하는 여가 활동을 찾았다는 응답자 1331명은 대체 여가 활동으로 86.3%(중복 응답)가 ‘OTT·영화·TV·애니메이션’ 등을 꼽았다. 별도로 집계되지는 않았으나, 여기에는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같은 동영상 소셜미디어와 숏폼도 포함된다. 인공지능(AI) 기술의 급부상도 게임산업에 마냥 호재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위기일 수도 있다. 이미 생성형 AI는 게임이나 영상, 웹툰 업계가 제공하던 엔터테인먼트 수요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스캐터랩의 ‘제타’, 뤼튼의 ‘크랙’ 같은 AI 기반 캐릭터 채팅 앱은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가 수백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까지 AI 채팅 앱이 제공하는 대화의 수준이나 이미지·음성 생성 기능은 성능의 한계가 뚜렷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가속화하는 AI의 발전 속도에 비춰볼 때, AI 채팅 앱은 수년 내로 게임 이상으로 현실적인 상호작용과 시각 효과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50%까지 떨어진 게임 이용률은 게임이 더는 흥미롭고 새로운 여가 활동이 아니게 되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게임 이용 경험이 있으나 현재는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미이용 이유로 △44%(중복 응답)가 이용 시간 부족을 들었고 △게임 흥미 감소 36% △대체 여가 발견 34.9% △게임 이용 동기 부족 33.1% 등으로 나타났다. 네 항목은 말만 다르지 사실상 같은 취지의 답변이다. “게임은 이제 재미없다”는 말이다. 혁신보다는 수익성을 택해온 게임업계에도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다. 2020년대 리니지나 오딘 같은 확률형 아이템 기반의 경쟁형 모바일 MMORPG가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을 보고, 국내 게임업계는 이를 베낀 아류작을 쏟아냈다. 일부 업체는 다른 게임을 노골적으로 베끼거나 프로젝트를 통째로 들고 퇴사해 창업하는 등의 논란으로 경찰 압수수색을 받거나 법정에 서기도 했다. 혁신적인 게임이 더 많이 만들어지고, 좋은 게임이 수익을 내는 시장 환경을 만들 방법을 대형 게임사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는 목소리다.
부산 소방, ‘7분 내 현장 도착률 전국 2위’ 등 성과 공개
부산 소방이 한 해 동안의 성과를 발표했다. 화재 발생 시 7분 이내 현장 도착률 전국 2위를 기록했으며 노후 공동주택 199곳의 화재 안전을 개선했다. 10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부산 소방은 한 해 동안 재난 대응과 예방, 구급 서비스 전반에서 거둔 성과를 발표했다. 먼저 재난 현장에서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 역량이 성과를 보였다. 화재 시 7분 이내 현장 도착률은 86.7%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시민의 생활공간을 지키는 화재 예방 활동에도 힘을 쏟았다. 노후 공동주택 2593단지를 직접 찾아 전수조사와 안전컨설팅을 실시하고 이 중 199건의 개선을 이끌어냈다. 화재안전 취약자를 위한 민·관 협력 지원단 운영체계를 마련했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산도시공사(BMC)와의 협약을 통해 공공임대 아파트 소방시설 보강을 추진하기도 했다. 주택용 소방시설 1만 5000가구 보급, 전기 안전용품 2만 가구 지원으로 생활 속 안전을 강화했다. 또 전국 최초로 ‘위험물 정보지도’를 자체 개발하고 운영해 예방 실효성을 높였다. 119구급 서비스는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방향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응급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병원을 분산해 이송하는 분산 이송체계가 안정적으로 정착됐다. 상급 종합병원 이송 인원이 4280명 줄어 응급실 과밀화가 35.9% 완화되는 성과를 거뒀다. 또 노후 장비 교체와 심리 회복 프로그램, 법률·복지 지원을 통해 현장 소방공무원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 이는 각종 전국 평가와 경진대회에서의 수상 성과로도 이어졌다. 부산 소방 관계자는 “여전히 시민들의 생활공간에선 노후 공동주택 화재와 대형 공사장 화재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며 “예산과 제도적 한계로 스프링클러 등 주요 소방시설 보강에 어려움이 있는 건 현실이지만 민·관 협력 기반의 주거 안전 관리체계를 더 촘촘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포토뉴스] ‘낙동아트센터’ 개관 공연
서부산권 최초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낙동아트센터’의 개관 공연이 10일 오후 강서구 명지동 낙동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예술분야 주요 인사, 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개관 공연은 시민들과 예술인들의 축하 메시지영상을 시작으로 1부 창작교향곡, 2부 말러 8번 교향곡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개관 공연은 지역 작곡가의 낙동강의 역사와 생명을 주제로 한 창작 교향곡 ‘낙동강 팡파레’가 초연되고, 비수도권 최초로 연주되는 말러 교향곡 8번은 지역 연주자들로 구성된 ‘낙동아트센터 페스티벌 오케스트라(NAFO)’와 부산·김해·창원 등 낙동강 유역의 예술가들 33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개관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3월 5일까지 진행되는 개관페스티벌에는 자체 제작 오페라 ‘아이다’와 독일 ‘쾰른(WDR)방송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 등 총 20개 작품, 27회 공연이 준비돼 있으며, 지역예술인이 주체가 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지역 예술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낙동아트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콘서트홀’(987석)과 다목적 공연장인 ‘앙상블극장’(292석)으로 조성됐다. 개관전부터 클래식 협연, 오페라, 합창, 실내악, 성악 등 다양한 장르의 시험 공연이 연이어 매진되는 등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사하구 공장서 60대 노동자 천장 크레인 추락
부산 사하구 YK스틸 공장에서 60대 계약직 노동자가 천장 크레인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다. 9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사하구 구평동 YK스틸 공장에서 60대 남성 노동자 A 씨가 9m 높이 천장 크레인에서 추락했다. A 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A 씨는 천장 크레인에 올라 천장 크레인 청소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모는 쓴 상태였던 것으로 CCTV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그는 올해부터 근무를 시작한 계약직 노동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부산 해경, 태풍급 풍랑 대비 남항 등 현장 점검
이번 주말 부산 일대에 태풍급 강풍이 불고 파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자 부산 해양경찰이 선박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영도구 남항 일대와 집단 계류지를 대상으로 현장 안전 점검에 나섰다.부산해양경찰서는 영도구 봉래동·청학물양장 등 집단 계류지와 선박 통항량이 많은 남항 일대에서 현장 안전 점검을 진행했다고 9일 밝혔다. 해경은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태풍급 풍랑특보가 전망돼 선박 사고를 사전에 막고자 이번 안전 점검에 나섰다. 해경은 현장에서 홋줄 절단 사고에 취약한 노후 선박과 관리가 부실한 선박 등을 대상으로 집중 점검을 진행해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즉시 개선하도록 조치했다.특히 해경은 남항에 정박한 선박들이 안전하게 닻을 내렸는지, 항내 작업선이 피항 조치를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또 봉래동과 청학물양장 등에 계류한 선박들의 고정 상태도 살폈다. 오는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부산 앞바다에는 최대 20m/s 강풍과 함께 최대 3m의 높은 파도가 예상되는 만큼, 선제 대응 차원에서 점검에 나선 것이다.부산 해경 관계자는 “이번 주말에는 태풍 내습에 준하는 수준의 바람, 파도가 전망됨에 따라 묘박, 계류선박의 홋줄 절단이나 표류 등으로 인해 충돌 사고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며 “앞으로도 남항 묘박지와 주요 집단계류지 중심으로 선제적인 현장점검과 안전관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해운대 빛축제 막바지, 아름다운 은하수 해변 걸어요
부산 해운대 구남로와 해운대해수욕장에서도 겨울밤 수준 높은 빛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 12회째를 맞는 해운대 빛축제는 해마다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11월 29일 개막 이후 350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된다.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해운대 빛축제 2025’는 폐막이 열흘 남기고 있지만 여전히 인기 만점이다. 올해는 ‘STELLAR HAEUNDAE(스텔라 해운대)로 별의 물결이 밀려오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해운대 유니버스존이 가장 인기다.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 10m 규모의 지구 모형과 180m 구간을 은하수를 연상케 하는 조명은 마치 은하계 한 가운데 와 있는 느낌을 준다. 형형색색의 불빛들을 따라 걷다 보면 해운대 백사장이 아니라 마치 별빛이 쏟아지는 은하 속을 걷는 착각마저 든다. 우주선 모양의 ‘루미크래프트’ 앞에 서면 해운대 바닷가의 파도소리와 묘하게 어울리면서 마치 우주선을 타고 하늘로 날아가는 상상을 하게 된다. 토성 모양의 ‘스텔라 오르빗’ 앞에선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든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포토존이다. 체험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해운대해수욕장 해운대스퀘어에는 샌드 아트를 비롯해 라인 아트, 포토 부스, 자가발전 자전거, 소원트리 등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바다와 이어지는 구남로도 ‘스텔라 웨이브 존’으로 꾸며 포토존 역할을 톡톡히 한다. 구남로 입구에는 별빛 게이트가 관람객을 맞이하고, 중앙에는 별이 폭발해 방출하는 찬란한 빛을 형상화한 4m 크기의 입체적인 별 조형물을 설치돼 있어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특히 주변 빌딩 야경과 어우러지면서 겨울밤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어둠 밝힌 빛, 별처럼 반짝이니 마법같은 세상
추위 때문일까. 겨울밤의 공기는 유난히 밀도가 높다고 느껴진다. 무겁기도 하지만 무척이나 까맣다. 무겁고 까만 겨울밤엔 불빛이 유난히도 밝게 보인다. 연말연시만 되면 이러한 분위기를 그냥 넘길 수 없어 지역마다 앞다퉈 불을 밝힌다. 불빛 축제들이다. 대구 달성군 송해공원을 찾았다. 대구시가 올해 처음으로 송해공원에 ‘별빛 산타 레이크’를 만들었다. 크리스마스가 지났는데 웬 산타하겠지만, 이곳은 내년 3월까지 운영되면서 새로운 겨울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송해공원 산타마을 송해공원은 대구시 달성군 옥포읍의 ‘옥연지’라는 대규모 저수지 인근에 마련돼 있다. ‘전국노래자랑’ MC로 유명한 방송인 송해 씨의 이름을 딴 공원이다. 이곳은 송해 씨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옥연지 바로 옆 동네 ‘기세리’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송해 씨의 처가가 있는 곳이다. 황해도 출신인 송해 씨는 생전 이곳을 ‘제 2의 고향’이라 여기며 실향의 아픔을 달랬고, 명예 군민과 홍보대사를 맡았다. 마을 주민들도 송해 씨의 장수 이미지에 걸맞게 백세교와 백세정을 지으면서 2015년 65만㎡ 규모의 송해공원이 생겨났다. 계절마다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는 송해공원은 둘레길 데크, 백년수중다리, 바람개비 쉼터, 전망대, 얼음빙벽 등 많은 볼거리로 조성돼 있다. 2018년 제21회 세종문화대상 대한민국 명인·명품·명소 대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명소로 선정되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서울 청계천, 가평 자라섬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선정됐다. 올해부터는 별빛 산타마을까지 조성되면서 사계절 관광지로 떠올랐다. 송해공원 입구에 들어서기 전 산타복장을 한 거대한 조형물 ‘웰컴투 산타할아버지’가 반긴다. 입구부터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줄을 서 있다. 산타를 담으려면 횡단보도 밖에서 사진을 찍어야 해서 마치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줄을 서 있는 듯한 묘한 풍경도 연출된다. 산타할아버지를 뒤로하고 마을에 들어서면 일명 별빛 터널인 ‘마법 터널’을 만날 수 있다. 수천 개의 작은 전등들이 별 형상을 하며 터널을 이루고 있다. 이곳을 지날 때면 마치 은하계의 한가운데를 통과하는 느낌마저 든다. 별빛 터널을 통과하면 10m 높이의 대형 트리와 그 주변에 8m 높이의 트리들이 어울어져 송해공원의 야경은 생기를 더한다. ‘ㄷ ㅏ ㄹ ㅅ ㅓ ㅇ(달성)’이라고 적힌 커다란 트리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최고의 포토존이다. 트리존을 지나면 추운 겨울 몸을 녹일 수 있는 훈훈한 공간이 나온다. 달성군이 관광객들의 위해 온기가 나오는 쉼터를 마련한 것이다. 세심한 배려다. 이곳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돼 있다. 새해맞이 ‘소원지 작성’과 산타 복장을 입고 촬영을 할 수 있는 대여숍도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잠시 몸을 녹인 뒤 백세교와 백세정으로 향하면 산타할아버지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X-마스가 지나 다소 이상해 보이지만 여전히 산타할아버지는 모두에게 인기다. 생뚱맞은 산타를 뒤로 하고 프러포즈 포토존 ‘설렘 가득한 하트 터널’을 지나면 백세교를 만날 수 있다. 백세교 입구에 삿갓 쓴 송해 씨의 모형물이 반긴다. ‘전국~ 노래자랑’이란 우렁찬 송해 씨의 음성이 귀가를 스쳐 지나간다. 백세교는 태극 모양으로 이어져 있는데, 쉼터에서 작성한 소원지는 백세교 난간에 걸면 된다. 백세교를 따라가면 백세정이 나온다. 방문객들에겐 쉼터다. 2층 누각으로 지어진 백세정에서의 야경은 더욱 매력적이다. 태극 모양으로 이어진 백세교가 마치 새로운 세계를 이어주는 다리인 듯 하고, 백세교 양편으로 수면 위에 떠 있는 달 모양의 조형물에선 신묘함마저 들었다. 백세교와 백세정은 모두 송해 씨의 무병장수 이미지에 맞춰 이름 지었다. 송해 씨는 2022년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곳에서는 ‘백세교를 한 번 건너면 100세까지 살고 두 번 건너면 무병장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가족과 연인이 함께 복을 비는 명소로 인기가 높다. 송해공원 산타마을은 일몰 후 자동 점등되고 오후 11시까지 매일 운영된다. 3월말까지 빛축제를 관람할 수 있다. ■송해기념관 송해공원 인근에 송해기념관을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송해기념관은 방송인 송해 씨의 인생과 삶의 흔적을 한곳에 모아 놓은 곳으로 2021년 12월 문을 열었다. 지상 3층으로 지어진 기념관에는 송해전시관을 비롯해 체험실, 하늘정원, 송해카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송해 씨의 60여 년 활동상을 알 수 있는 432점의 소장품을 볼 수 있고, 달성군과의 인연, 전국노래자랑 코너 등도 관람할 수 있다. 송해 씨는 생전 이곳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전해진다. 그는 기념관이 건립될 당시 “처음 달성군과 인연이 된 건 집사람 고향이 달성군이기 때문인데 그 인연을 시작으로 고맙게도 송해공원이 만들어지고 기념관까지 건립이 됐다. 많은 분들이 이곳에 오셔서 못다 한 저의 인생 이야기도 들어보시고, 제가 사랑하는 달성의 더 큰 매력도 듬뿍 느끼고 가시길 바란다” 고 밝히기도 했다. 요즘은 이곳이 지역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지역문화 활성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재)달성문화재단 달성문화도시센터가 송해기념관을 선비체험관 등으로 운영하면서 치유명상과 자연인문학, 역사문화산책 등 문화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활용해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잠깐을 살아도 하고 싶은 일 해야 하지 않을까요"
2006년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WHO(세계보건기구)에 단기 계약직으로 채용된 한국인 여성이 있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박문주 씨다. 거의 모든 국제기구의 문을 두드려 100번도 넘게 떨어진 끝에 이뤄낸 값진 성과였다. 20년이 지난 지금 박 씨는 WHO 사무총장실 비서국장 대행이자 독립자문위원회를 책임지고 있는 핵심 인사로 성장했다. 그는 WHO뿐만 아니라 다른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들의 멘토 역할까지 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지난해 연말 가족과 함께 휴가차 고향 부산을 찾은 박 씨를 만났다.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 사태에 대한 대비는 잘되어가는지, 요즘 유엔의 분위기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등 궁금한 점이 많았다. 그는 WHO에 들어가게 된 이야기부터 시원하게 털어놓았다. 박문주 씨는 7공주집의 넷째 딸로 태어났다. 이 유별난 가족의 사연은 KBS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행복이 가득한 집’에 소개되기도 했다. 92학번으로 들어간 부산대 분자생물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이탈리아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하필 이탈리아를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영어에 자신이 없어서”라는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자전거 도둑’ 같은 이탈리아 영화를 좋아하니 이탈리아에 가면 재미있을 것 같았단다. 옷 가게를 하던 아버지에게 이탈리아에 가서 패션 공부를 하겠다고 내건 명분도 주효했다. 하지만 패션은 적성에 전혀 맞지 않았고, 친구들 따라 지원해 혼자 합격한 곳이 명문 보코니 대학 MBA 과정이었다. 학위를 마친 뒤에는 유명 종합병원 마케팅실장으로 스카우트되었다. 직장에서는 인정받았고, 가끔은 친구들을 만나서 술 마시고 놀았다. 이만하면 성공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던 시절이었다. 그 생활도 5년이 지나자,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국제 NGO(비정부기구)에 지원했다. 한 번이라도 이름을 들어본 NGO는 다 도전했지만 한결같이 문전박대였다. 나이가 많아서, ‘과한 스펙(Over-Spec)’이어서…. 떨어뜨리는 이유도 참 가지가지였다. 시간을 두고 방법을 모색하자며 2004년 영국의 명문 요크대학 보건경제학 석사 과정에 들어갔다. 그게 신의 한 수였다. 논문을 쓰기 위해 WHO의 인턴십 과정에 지원해 운 좋게 합격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인턴을 하며 내부 세미나를 부지런히 쫓아다녔고, 틈날 때마다 조언을 구하면서 여기서 일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006년 2월 드디어 풍토·열대병 관리과에 전문 직원으로 채용됐다. 지성이면 감천이었다. 돌이켜 보니 국제기구마다 WHO는 협력 사업이 많은 A 학교, ILO(국제노동기구)는 또 B 학교를 나오면 유리하다는 식으로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가 있었다.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면 유학할 학교와 지도교수를 정할 때부터 이 같은 사항을 미리 고려하면 좋겠다. 박 씨는 그동안 WHO의 공중보건 위기 대응과 긴급 상황 처리 등을 감독·평가하는 독립자문위원회를 책임져 왔다. 얼마 전부터는 WHO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을 가까이 보좌하는 사무총장실 비서국장 대행까지 겸임하고 있다. 게브레예수스 총장은 2017년 아프리카 출신으로는 최초로 제8대 WHO 수장으로 선출됐고, 2022년 연임되어 2027년까지 WHO를 이끈다. 박 씨는 코로나19 대응 데이터 수집·분석, 전략 지침 발간 등 팬데믹 대응과 관련된 중요한 업무에도 참여했다. 그는 “코로나를 담당하는 부서가 별도로 있었지만 총장실에서는 전체 정책 결정과 미디어 대응을 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사무총장실에서는 매일 사건이 터졌다”라고 말했다. 게브레예수스 총장은 한국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우리는 문주 씨가 자랑스럽습니다. 문주 씨 덕에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말도 할 줄 압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박 씨에 대한 신뢰와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씨는 미래에 다가올지도 모를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WHO 회원국들이 2021년 결의한 ‘팬데믹 조약’이 아직도 표류하는 데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마감 시한인 올 5월을 넘겨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드러난 백신과 치료제의 불평등한 접근, 정보 공유 부족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조약조차 제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WHO의 존재 이유에 대해 회의가 들 수밖에 없다. WHO는 사실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져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WHO 탈퇴 절차를 시작하는 문서에 서명하고, 분담금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WHO 예산의 20%가까이 내는 최대 재정 후원자였다. WHO는 재정적 위기에 따라 본부가 있는 제네바에서만 600명을 해고하고, 모든 신규 채용까지 취소한 상태다. 박 씨는 WHO가 어려워질수록 제6대 이종욱 사무총장이 생각난다고 했다. 이 총장은 한국인 최초로 선출직 유엔 전문기구 수장에 올랐지만, 회의 중에 쓰러져 61세로 별세하고 말았다. 박 씨는 이 총장이 WHO의 개혁을 위해 홀로 분투하다 돌아가셨다고 기억했다. 그는 이 총장을 오래 보지는 못했지만 부인 가부라키 레이코 씨와의 인연은 지금까지 유지해 오고 있다. 이 총장의 장례식을 앞두고 WHO 직원들에게 레이코 씨가 보낸 단체 메일이 계기였다. “부조는 받지 않습니다. 꼭 내고 싶은 분은 제가 일하는 NGO에 기부해 주세요”라는 내용이었다.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 정신이 하나도 없을 때 그런 원칙을 먼저 내세우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박 씨는 시키는 대로 NGO에 기부하고, 애도의 뜻을 표하는 이메일도 보냈다. 몇 달 뒤에 레이코 씨가 제네바에 왔다가 그를 만난 뒤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내게 된 것이었다. 팔순이 넘는 나이의 레이코 씨는 지금도 페루의 가난한 마을에서 현지 여성들과 함께 뜨개질을 하며 알파카 울을 팔아 자립을 돕는 활동을 한다. 박 씨는 오는 5월에 열리는 WHO 총회장에서 이 사무총장 추모 20주년 행사를 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세월이 흐르며 거의 잊힌 한국인 이 총장을 기억하고 챙길 사람은 자신밖에 없을 것 같아서다. 페루에 있는 레이코 씨를 제네바로 초청했던 10주년 행사도 그가 먼저 제안했다. 매년 5월 제네바에서는 WHO 194개 회원국 대표단(대개 보건부 장관급)이 참석하는 세계보건총회가 열린다. 덕분에 박씨는 재직 기간 한국의 보건복지부 장관은 거의 다 만나봤다. 그가 보기에 안타깝게도 한국은 돈을 쓰면서도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나라다. 반면에 선진국도 아니고 돈도 안 쓰면서 WHO에 와서 자국 이익에 맞춰달라고 요구하는 나라들이 있다. 이들 국가는 관심도 많고 “어떻게 저런 것까지 알지?”라고 놀랄 정도로 지식도 많아 온갖 잔소리와 훈계를 늘어놓는다. 말이 많으면 어느 정도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게 세상 이치다. 한국은 세계 9위 규모의 WHO 의무 분담금을 내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국제기구에 관심이 크지 않아, 국제 무대에서 위상이 떨어지는 편이다. 박 씨는 "한국 정부는 국제기구에 당연히 해야 할 요구도 하지 않는다. 한국에 유리하게 해달라든지, 우리 자리 하나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왜 하지 않느냐”라고 답답해했다. 그는 “어린 시절에는 국제기구에 들어오는 데 전부를 걸었지만, 막상 들어와 지금까지 살아남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라고 과거를 돌아봤다. 이어서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다자 협력 기구 UN이 과연 필요한지, 다국적 협력이 유용한지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라고 털어놓았다. 박 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깐을 살아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자기가 믿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래서 국제기구 후배들이 그를 많이 믿고 의지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모양이다. 국제기구에서는 개인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자국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밀어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래 기억에 남았다.
미포광장에 공사 차량 무단 출입… 소장 검찰 송치
부산 해운대구 미포광장 일대에 인근 상가 공사 현장 차량이 무단 통행하면서 주민 반발(부산일보 지난해 11월 11일 자 8면 보도)이 이어진 가운데, 경찰이 해당 건설사 현장 소장을 검찰에 송치했다.부산 해운대경찰서는 국유재산법 위반 혐의로 부산 한 건설사 현장소장인 40대 남성 A 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5월 말부터 지난해 10월 중순까지 국유지인 해운대 해변열차 미포 정거장 앞 광장에 관계 기관의 사용 허가를 받지 않은 채 공사 차량과 중장비를 출입시킨 혐의를 받는다.경찰에 따르면 미포광장은 국가철도공단 소유 국유지로 긴급 차량 또는 해변열차 유지·보수 차량을 제외한 일반 차량 출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에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A 씨가 근무하는 건설사는 해변열차 미포역 인근에서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의 근린생활시설 신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공사 차량과 중장비가 미포광장을 통해 이동했고, 주민들은 관광객 동선인 광장에 중장비가 오가는 것이 안전을 위협한다며 반발해 왔다.허가 없이 국유재산을 무단으로 사용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사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부산 디지털금융 도약의 계기로
[사설] 해산 위기 넘긴 대형선망, 국민 생선 지킬 근본 대책 필요
[이재희의 디지털 광장] 어제보다 오늘이 낫다
[밀물썰물] 패권에서 다극화로
[백재파의 생각+] AI 시대의 평가 방향
시사보도·휴먼·스포츠 3색 유튜브 채널서 입맛대로 즐긴다
<부산일보>가 창간 80주년을 맞아 ‘TV방송국’을 개국하고 대대적인 콘텐츠 혁신에 나선다.
‘우키시마호 비극’ 온라인 추모기록관 열었다
생존자 증언, 유족의 사무친 한, 놓쳐버린 기록들…. 78년 전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 참사 기록을 집대성한 온라인 추모관이 문을 열었다. 파편적으로 남은 ‘그날의 기억’과 새로 확인된 사료를 한데 모은 첫 온라인 페이지다. 우키시마호 사건을 알려 추모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앞으로 오프라인 추모 공간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일보〉는 9일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만든 인터랙티브 페이지 ‘우키시마호 마지막 항해’(ukishima.busan.com)를 공개했다. 페이지에는 올 초부터 수개월간 진행한 취재진의 우키시마호 취재 기록과 결과물을 담았다. 비극의 증언록, 생존자 개인기록부, 사무친 유족의 한, 놓쳐버린 기록, 추모의 배 등 총 5개 세부 추모관으로 나뉜다. 모바일로도 동일한 콘텐츠가 제공된다. ‘비극의 증언록’은 두 달간 서울, 인천, 대구, 경남, 전남, 충남 등 전국 곳곳을 돌며 생존자를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취재진이 수소문 끝에 찾은 생존자 이순연(87)·전영택(95)·이재필(81) 씨의 생생한 증언도 기록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우키시마호 사건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생존자 개인기록부’에서 볼 수 있다. 해당 페이지에서는 28년 전 우키시마호폭침진상규명회가 작성했던 생존자 80명의 기록부와 증언록을 일일이 첨부해 고인을 추모한다. ‘사무친 유족의 한’에는 12명의 피해자 유가족의 가슴 아픈 이야기와 그들의 마지막 바람을 담았다. 고인의 이름과 출생, 사망 연도가 적힌 위패를 누르면 영상과 사진, 기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놓쳐버린 기록’에서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우키시마호 희생자 명단 원본을 비롯해 침몰한 우키시마호 모습, 선실에 널브러진 희생자 유해 등의 실제 사진을 보여준다. 우키시마호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자 유족과 시민단체가 지난 30년간 애쓴 모습과 한일 추모 활동도 담겼다. 마지막 ‘추모의 배’는 방문자가 직접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곳이다.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4일 일본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의문의 폭발로 침몰했다. 한국인 강제징용자와 가족 8000명이 귀향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수장된 비극적 참사였지만 여태 유해 봉환이나 진상 규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교과서에도 사건이 등재되지 않았고, 추모 공간도 턱없이 부족해 국민의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다행히 행정안전부가 올해부터 유해 봉환 절차를 밟는 등 사건은 해결 국면에 돌입했다. 우키시마호의 당초 목적지였던 부산항 1부두에 추모 공간을 조성하자는 목소리도 커진다. 동북아평화·우키시마호희생자추모협회 김영주 회장은 “온라인 추모관은 우키시마호 사건을 잘 알지 못하는 젊은 층을 비롯해 모든 세대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라며 “사건 해결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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