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 잘 자야 한다는 강박 되레 수면 장애 부를 수도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면(Sleep)과 극대화(Maxxing)를 합친 ‘슬립맥싱’이 확산 추세다. 최적의 수면을 위한 방법을 실천하고 공유하는 것으로 수면의 중요성을 재조명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청소년기엔 되레 수면 장애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슬립맥싱은 오래 자는 것이 아니라 질 높은 수면에 초점을 맞춘다. ASMR, 백색소음 등을 활용해 잠들기를 시도하거나 마그네슘과 같은 특정 성분이 포함된 수면 유도 음료, 입 테이핑, 수면 추적 앱 등을 통해 생체리듬을 관리하는 식이다. 정신적·육체적 에너지 회복과 감정 안정, 스트레스 조절, 면역력 강화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에 핵심적인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기능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문화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일부 청소년들이 슬립맥싱을 집중력과 기억력 등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만 인식해 문제다. 청소년기 수면은 성장호르몬 분비, 뇌 발달, 기억 정리, 감정 조절, 면역 강화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학업 스트레스와 사춘기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수면 장애를 겪기 쉽다. 불면증을 비롯해 수면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늦어지는 생체리듬 장애(수면위상 지연증후군), 정상적인 수면에도 낮 동안 지속적인 졸림(과다수면장애)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슬립맥싱과 같은 과도한 수면 통제 행위는 되레 수면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특정 성분이 포함된 수면 유도 보조제나 음료, 입 테이핑 등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데다가 수면무호흡증과 비염, 불안장애 등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영선(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과장은 “청소년기 발생한 수면 문제는 단순한 밤샘 습관이나 스마트폰 과다 사용,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수면 장애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청소년의 건강한 수면 습관 증진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수면과 적정한 실내 온도(18~22도) 유지 등이 필요하다. 소음과 빛이 차단된 편안한 수면 환경을 조성하도록 하고, 취침 1~2시간 전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수면 장애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수면 개선을 위한 노력에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유 과장은 “청소년기의 잘못된 수면 습관은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어 생체리듬에 맞춘 기본적인 수면 위생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수면 장애는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 학업 수행 등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조기 인식과 전문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10-05 [15:43]
-
[산림치유] 숲에 맡긴 몸과 마음… 진짜 ‘나’를 만난다
숲에 발을 디디는 순간, 잠시나마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산림치유지도사들의 안내에 따라 풀과 나무 이름을 익히고 이들이 내뿜는 향을 맡으면서 숲을 알아나갔다. 벌레소리, 나뭇잎 소리는 물론 햇빛 아래 비치는 그림자도 색다른 감동을 전하기 충분했다. ‘산림치유’는 숲에서 찾는 치유의 순간이자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 면역력 높이고 마음 돌보고
산림치유는 숲을 중심으로 향기와 경관, 피톤치드, 햇빛, 소리 등 자연의 여러 요소를 활용해 인체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 전반을 일컫는다. 인간 본연의 자기 회복력으로 병을 낫게 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 산림치유는 싱잉볼, 명상, 요가 등이 결합되면서 더욱 다채로워졌다.
지난해 말 문을 연 ‘국립부산승학산치유의숲’에서 운영 중인 맞춤형 프로그램에 참여한 단체와 함께 숲 내 제석골을 따라 500m 남짓을 걸었다. 부산에서 10년간 산림치유지도사로 활동해 온 홍현정(49) 주임과 함께 숲에 들어서기 앞서 간단한 체조부터 했다. 숲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인 만큼 충분한 운동은 기본이다. 홍 주임의 지도에 따라 숲에 들어서자마자 두 눈을 감은 채 코로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내쉬었다. 들이마신 숲의 깨끗한 산소가 몸 구석구석에 전달되면서 숨을 내쉴 때 몸속에 축적된 이산화탄소 같은 노폐물을 밀어내는 느낌이었다. 숲을 차지하고 있는 나무, 풀, 꽃들의 이름을 듣는 순간 숲이 달리 보였다. 개울물 소리와 새 울음은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홍 주임은 산림치유를 두고 자신에게 머무르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산림치유의 핵심은 잘하려는 부담이 아니라 오감을 열고 자연을 받아들이며 충전하는 것”이라며 “내면의 여행으로 시각을 바꾸는 것 또한 산림치유”라고 강조했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부산치유의숲’에서는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허브 향기를 맡고 나무 그림자를 관찰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9년 간 산림치유지도사로 활동 중인 정영숙(55) 지도사의 안내에 따라 ‘질경이 풀싸움’으로 스트레스를 ‘뽑아낸’ 뒤 걷기 시작했다. 풀잎 아래 천을 대니 햇살에 비친 그림자는 한 폭의 그림이 됐다. 여름에는 누릴 수 없는 호사였다. 골반 너비로 다리를 벌린 채 숨을 내쉬며 생각을 다듬는 바르게 걷기를 통해 마음을 가라앉혔다. 숲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일상에서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치유의 장이 되기 충분했다. 정 지도사는 “발바닥 감각을 느끼면서 한 발 한 발 내디디며 신체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도 좋다”며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숲을 주의 깊게 바라보면 보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자들의 산림치유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다. 40여 년간 미국서 생활하다가 지난해 부산에 정착했다는 김부자 씨(77)는 “집에서는 답답함을 느꼈는데 숲에 오니 기가 막히게 좋다. 힐링이 된다”며 만족해했다. 또 다른 참가자인 이숙연 씨(78)는 “마음이 탁 트이고 낭만이 느껴진다”고 웃음지었다.
●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산림치유
산림치유가 주는 효과는 연구 결과로도 입증된다. 산림청의 2022년 발간한 <쉽게 읽는 산림치유>에 따르면 실제 숲을 바라보며 하루 20분 이상 지내는 사람은 도시에 머무는 사람보다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13.4% 적었다. 산림치유인자인 피톤치드는 회복기 유방암 환자들의 NK세포 수를 늘리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치유는 혈압 떨어뜨리기 뿐만 아니라 갱년기 여성의 불면증 개선, 인지기능 향상, 피로 회복, 치매 예방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이끌어냈다. 특히 숲속 심호흡은 항산화효소와 알파파(이완 뇌파)를 유의미하게 증가시켜 노화 방지와 심신 안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의 오감을 자극한 산림치유는 소아 천식·아토피 피부염 증상 완화, 청년과 중장년기의 불안감과 우울감 감소, 장노년기 항노화 기능 향상 등 모든 연령대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산림복지진흥원에선 유아, 청소년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전생애 주기에 맞춘 ‘맞춤형 산림복지서비스’를 강조한다. 유아기에는 유아숲체험을 통해 곤충과 나무의 성장을 배우고, 청소년기에는 캠핑·트레킹 등 레포츠 활동으로 활력을 얻는다. 중장년기에는 숲해설과 산림치유프로그램을 통한 산림휴양활동을 하며, 노년기에는 숲에서 가볍게 걷고 새소리·물소리를 들으며 기분을 환기한다. 국립부산승학산치유의숲 우병건 센터장은 “가까운 공원에서도 산림치유의 일부를 경험할 수 있으며, 짧은 산책만으로도 치유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산림치유 참여하고 싶다면
가까운 치유의 숲을 찾아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다.
부울경에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치유의 숲이 제법 있다. 국립 2곳(국립부산승학산치유의숲, 국립대운산치유의숲)과 공립 8곳(부산치유의숲, 하동치유의숲, 오도산치유의숲, 창원편백치유의숲, 대봉산치유의숲, 거창치유의숲, 산청치유의숲, 거제치유의숲)이 위치해 있다.
특히 국립부산승학산치유의숲은 지하철과 버스로 접근 가능한 도심형 숲이어서 직장인이나 가족 단위 시민들이 언제든 손쉽게 찾아갈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4인 이상 단체의 경우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 숲길 걷기는 물론 명상, 다도, 싱잉볼, 온열장비 체험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사전예약제로만 운영되는 다른 치유의 숲과 달리 현장에서 키오스크를 통해서 예약 가능하다.
부산대 학술림을 기반으로 2017년 조성된 부산치유의숲에선 ‘쉬어보입시the 숲’과 ‘들어보입시the 숲(싱잉볼 명상)’ 등이 운영 중이다. 기장군치매안심센터와 연계해 어르신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지역사회 복지와 연계된 점이 특징이다. 프로그램은 사전예약으로만 진행되지만 힐링로드 등 숲 산책은 내방객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2025-10-04 [15:00]
-
여성두통, 머리 아플 땐 그냥 참는다고?… 조기 진료·치료가 우선
30대 직장인 A 씨는 고교 시절부터 두통을 겪었다. 과중한 학업과 업무가 이어지면서 생긴 스트레스 탓이라 여겨 병원을 찾지 않았지만 30대 들어서면서 증상이 더욱 악화됐다. 뒤늦게 병원을 찾은 A 씨는 ‘긴장형 두통’과 ‘편두통’이 함께 나타나는 혼합형 두통 진단을 받았고, 치료와 함께 생활 습관 교정 등을 받으며 일상생활을 회복했다. 봉생기념병원 신경과 박순원 진료과장은 “여성 두통은 단순 통증이 아니라 호르몬과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 복합적 요인으로 발생한다”며 “약물과 생활습관 관리가 병행돼야 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여성호르몬 변화가 주범
두통은 10명 중 9명은 경험해봤을 것으로 추정될 만큼 흔한 질병이다. 두통은 크게 편두통·긴장형 두통처럼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일차성 두통’과 뇌혈관 질환이나 감염성 질환 등 원인을 알 수 있는 ‘이차성 두통’으로 나뉜다. 일차성 두통은 적절한 치료만 받는다면 심각한 후유증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여성은 호르몬 변화와 연관된 편두통이 흔하며, 남성보다 발생 빈도가 높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결과 매년 60만 명 이상이 편두통으로 병원을 찾는데 이 가운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배 가까이 많다. 특히 20~40대 가임기 여성에게서 두드러진다.
여성에 두통이 몰리는 이유는 여성호르몬 변화가 뇌 신경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생리와 임신, 출산, 완경 등 시기에 따라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두통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실제 많은 여성들이 생리 직전이나 임신 초기, 출산 후 심한 두통을 경험한다고 호소한다. 여성은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사와 같은 외부 자극에 신경계가 더 민감하게 반응해 두통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문제는 여성 두통 환자 상당수가 병원을 찾기까지 평균 10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데 있다. 대한두통학회 조사결과 전문 치료를 받는 환자 역시 20%에 그친다. 대부분 큰 병이 아니고 나을 수 있다는 생각에 진통제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다. 습관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면 약을 먹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많이 먹을수록 증상이 더 심해지면서 약 없이는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는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 박 과장은 “진통제 의존은 두통의 빈도를 오히려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증상 억제보다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고 원인에 따른 치료와 예방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령대별로 접근 달리 해야
두통을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령대별로 두통의 원인이 조금씩 다른 만큼 두통 해소를 위한 접근법도 달라진다.
10~20대의 경우엔 초경 이후 호르몬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학업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발생한다. 수면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등 생활습관을 조절하고 두통일기를 쓰면서 두통 유발 요인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된다. 두통일기는 한 달에 3~4회 이상 두통으로 인해 일상에 지장이 생긴다면 쓰는데 정해진 기간은 따로 없다.
30~40대는 사회생활과 육아 스트레스가 두통의 주 원인이 된다. 편두통 예방약을 복용하는 동시에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고 치즈나 초콜릿, 카페인 등 두통을 유발할 수 있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건강보조제의 경우 마그네슘과 비타민B2, 코엔자임Q10 등이 편두통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0대엔 완경 전후로 호르몬 수치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만성 두통이 진행될 위험이 커진다. 무분별하게 진통제를 먹어서는 안 되고, 필요에 따라 뇌 영상검사와 신경과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정확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뇌출혈이나 뇌경색, 뇌수막염 등으로 인한 두통이나 갑작스럽고 새로운 양상의 두통이나 일반 진통제에 반응하지 않는 두통, 50세 이후 새로 발생한 두통 등의 경우엔 즉각적인 검사와 진단이 필요하다. 박 과장은 “두통은 참는 병이 아니다”며 “증상이 반복된다면 무조건 참거나 진통제에 의존하는 대신 연령과 증상에 맞춰 전문적인 관리와 맞춤 치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2025-09-30 [07:00]
-
임신부, 타이레놀 복용 가능… 하루 4000mg 넘겨선 안 돼
정부는 ‘임신 중 해열·진통제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아 출산 위험을 높인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임신부는 기존 사용상의 주의사항대로 의사, 약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고 복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타이레놀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물론 이부프로펜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관련한 복용 가이드라인도 함께 내놨다.
29일 식약처에 따르면 임신 초기 38도 이상 고열이 지속되면 태아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증상이 심할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 복용이 가능하다. 단 복용량은 하루 4000mg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타이레놀 주성분으로, 이부프로펜이나 아스피린과 달리 해열 등을 겪는 임신부가 인심하고 복용할 수 있는 약물로 인식됐다. 1955년 아동용에서 출발한 타이레놀은 오늘날 널리 쓰이는 해열진통제로, 세계보건기구(WHO)의 필수의약품 목록에 포함돼 있다.
식약처는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나프록센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경우 태아 신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임신 20~30주에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량을 최단기간 사용하고 임신 30주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식약처는 “현재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의 국내 허가 사항에는 임신 중 복용과 자폐증간 연관성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별로 의료적 상황이 다를 수 있으므로 임신부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을 복용하기 전에 의약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신부의 타이레놀 복용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아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식품의약국(FDA)을 통해 이를 의사들에게 통보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0년 대비 자폐증 유병률이 약 400% 늘었다는 미 보건당국의 통계를 제시하면서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말라”는 발언을 수십차례 반복한 바 있다.
WHO와 유럽연합(EU)는 이 같은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WHO는 “지난 10년간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광범위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현재 일관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확립된 근거는 없다고 밝히면서 “국제적으로도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을 필요시 단기간, 최소 용량으로 사용하는 것은 안전하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며 “불확실한 주장에 불안해하지 마시고 주치의와 상의해 약을 복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2025-09-29 [17:58]
-
“인공관절 양보해준 한국환자 고마워요”
지난달 말 부산을 찾은 한 미국인 환자가 88세 고령 환자의 양보로 제때 수술을 받고 재활훈련까지 마쳤다.
29일 강동병원에 따르면 수술의 주인공인 마테오 A. 산토스 씨가 병원을 찾은 것은 지난달 28일. 미국 북마리아나제도에 거주 중이던 그는 지난 2년 여간 오른쪽 발목 통증을 심하게 앓아왔다. 괌에서 발목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것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라는 소견을 받은 그는 북마리나제도와 진료 협약을 맺고 있던 강동병원으로 연락을 취하면서 부산을 찾게 됐다.
산토스 씨 진료를 맡은 강신혁 병원장 역시 발목관절 특화 정밀검사 등을 통해 발목인공관절 시행이 최적의 완치 방법이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보내 온 자료 판독이 어려워 부산서 다시 검사하다보니 수술에 필요한 발목인공관절 주문을 미리 할 수 없었다. 산토스 씨는 수술을 받지 못한 채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부산에 재입국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에 강 병원장은 발목인공관절 수술을 앞두고 있던 김명옥(88) 씨에게 양해를 구했다. 20년 전 강 병원장에게서 치료를 받은 인연이 있던 환자는 수술을 위해 2주간 기다렸음에도 산토스 씨에게 흔쾌히 양보했다.
이에 산토스 씨는 검사 이튿날 바로 수술을 받은 뒤 2주에 걸친 재활치료도 무사히 마쳤다. 고령 환자의 따뜻한 배려를 뒤늦게 안 산토스 씨는 해당 환자를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하는 한편 환자 가족을 고향에 초청하고자 했다. 그는 귀국 후 지난 1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인 〈마리아나스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차 감사인사를 전했다.
강 병원장은 “환자 자녀들도 모두 흔쾌히 양보에 동의해준 덕분에 해외 환자의 수술 일정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며 “국내외 환자의 치료 만족도를 높이고 국위를 선양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9-29 [17:58]
-
[톡! 한방] 억울함·분노 참다가 몸 아프다면 ‘화병’ 의심을
명절을 앞둔 요즘 화병 증상이 심해지면서 한의원을 찾는 여성 환자를 자주 볼 수 있다.
화병이란 스트레스를 받아서 생기는 억울함과 분노, 화 등 여러 감정을 참으면서 생기는 병으로 억울함과 한이 정신적·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한국은 과거 유교사상 남존여비 사상이 강했던 탓에 자유가 억압되는 스트레스를 겪는 중년 이상의 여성들이 많았다. 게다가 스트레스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거나 불만을 나타내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풀어내지 못한 감정들이 신체적인 증상을 동반하는 화병으로 나타났다.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화병은 문화고유장애로 분류된다.
남성 역시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하관계로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고 억제하면서 참고 따라야 하는 경우가 많아 화병에 걸릴 수 있다.
한의원에서는 맥상 좌촌맥과 심장맥쪽에 울체된 맥이 나오는 경우, 가슴 중간부위인 전중혈 경락을 눌렀을 때 굳은 심지가 있고 압통이 심한 경우 화병으로 진단을 내린다. 동의보감에서 비슷한 병증을 찾는다면 기문에 칠기(七氣)가 있다. 이는 희·노·우·사·비·경·공 7가지 감정(기운)이 뭉쳐서 온 병이다.
다른 곳이 불편하거나 아파서 왔지만 사실은 화병으로 진단되는 대표적인 질환은 ‘매핵기’와 ‘항강배통(목어깨등통증)’이 있다.
매핵기란 매화나무열매씨가 목에 있다는 뜻으로, 단단한 가래가 목에 있어서 뱉어도 잘 뱉어지지 않는 것 같은 증상이다. 인후부를 검사해봐도 별다른 병이 없거나 아주 가벼운 역류성식도염, 인후염 등이 있는데 심하게 목이 답답하고 불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항강배통은 뒷목·어깨·등 부위가 아픈 증상이다. 스트레스로 기 순환이 제대로 안되면서 화가 오를 때 목·어깨등 상부 근육이 굳게 되는데, 체기도 겸하게 되면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화병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로 인해 기가 뭉치고 막히는 기울체된 부분을 풀어주고 순환을 시켜주는 약을 먹으면 좋다. 사향공진단을 비롯한 교감단, 분심기음, 가미사칠탕, 반하후박탕, 귀비온담탕, 유기음자 등 그 체질과 증상에 맞춰서 정신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약을 쓰면 화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처방을 구성하는 약재의 특성은 사향과 소엽, 목향, 향부자, 침향 등 향이 나는 약재들이 많다. 향이 많은 약재들은 기가 막힌 것을 풀어주고 기순환을 잘 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항우울, 항스트레스 효과가 좋다. 약을 복용하면서 수승화강 약침과 침치료를 병행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진다.
생활관리도 해주는 것이 좋다. 뭉친 기운은 가만히 있으면 더 심해지는 경우도 많으므로 생활 속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거나 좋아하는 운동을 하는 등 기를 돌릴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호흡을 좀 더 길고 편하게 해보는 것도 기 순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남의 시선을 덜 신경 쓰고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좋은 방식으로 조금씩 표현하도록 노력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박세정 더블유한의원 원장
2025-09-29 [17:58]
-
[알림] 부일건강교실 무료강좌
부산일보사는 시민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과 공동으로 '부일건강교실 무료강좌'를 개최합니다.
이번 강좌는 해운대백병원 김기훈 교수가 "탈장, 방치하면 위험! 올바른 관리와 치료법"이란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며 질의응답을 통해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일 시 : 10월 16일(목) 오후 2시
■장 소 : 해운대문화회관 고운홀(도시철도 2호선 장산역 하차)
■강 사 : 해운대백병원 외과 김기훈 교수
■문의처 : 해운대백병원 홍보실 051-797-2585~6, 부산일보사 문화콘텐츠국 051-461-4295
■주 최 : 부산일보사,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2025-09-29 [17:58]
-
[자궁근종] 40~50대 갱년기 여성 집중… 정기검진·체중관리로 예방을
직장인 A(49) 씨는 최근 들어 생리량이 급격히 늘었다. 완경 시기가 다가오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생각해 병원 진료를 미뤘다가 1년 만에 방문한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권유했다. 검사결과 자궁근종이 확인돼 치료 중이다.
자궁근종은 여성 호르몬에 민감한 질환으로, 여성에게 가장 흔한 양성 종양으로 꼽힌다. 완경 이후 대체로 크기가 줄어들지만 경우에 따라 심하면 자궁적출술이 필요할 만큼 위험하다. 이달 초 부울경 첫 산부인과 로봇수술 개인 1000례를 달성한 양산부산대병원 김휘곤 산부인과 교수와 함께 자궁근종의 증상과 치료법, 예방법을 찾아봤다.
■가장 흔하지만 가볍게 보면 안 돼
자궁근종의 정확한 단일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호르몬적·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이 근종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탓에 완경 이후에는 근종의 크기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자궁근종 환자는 40~50대가 다수를 이룬다. 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40만 명에서 2022년 61만 명으로 크게 증가한 가운데 40대(37%)와 50대(31.2%)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30대는 16.7% 정도다. 김 교수는 “완경 이후 종양 크기가 대체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지만 가족력이나 비만, 식습관 같은 요인들로 인해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궁근종 증상은 월경 과다가 가장 흔하다. 부정 자궁출혈이 반복되면 철결핍성 빈혈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근종이 방광을 압박하면 잦은 배뇨나 배뇨 곤란이 오는데 심하면 요관 폐쇄로 인한 수신증이 올 수 있다. 드물게는 직장 압박으로 변비가 올 수도 있다. 월경통과 골반통, 허리통증, 성교통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 교수는 “환자의 30~50%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건강 검진이나 초음파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근종의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달라지기도 한다. 자궁내막 쪽으로 자라는 점막하 근종은 작아도 출혈을 일으킬 수 있고, 반복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근육층 안에 생기는 근층내 근종은 자궁 비대와 월경량 증가를 동반한다. 자궁 바깥으로 자라는 장막하 근종은 골반 압박감과 복부 팽만을 주로 일으키며, 배뇨·배변 장애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출혈 증상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치료법은 단계별로 달라져
자궁근종은 크기와 개수가 다양하다. 김 교수는 “20년 전 지름 30cm, 무게 4kg에 달하는 근종을 개복 수술로 제거한 적도 있다”며 “최근에는 로봇 수술을 통해 17cm, 1.5kg 근종을 절제하거나 다발성 근종 35개를 한 번에 제거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자궁근종 치료는 환자의 증상 정도, 근종의 크기·위치, 나이, 임신 계획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면 정기 초음파로 추적 관찰한다. 피임약이나 자궁내 장치(미레나 루프), 호르몬 억제제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를 통해 출혈과 통증을 조절한다. 진통제·지혈제 같은 비호르몬 약물도 사용된다.
시술도 가능하다. 자궁동맥 색전술의 경우 근종 혈류를 차단해 괴사시키고, 하이푸 시술은 초음파로 근종만 선택적으로 파괴한다.
심하면 수술을 해야 하는데, 근종만 제거하는 근종절제술의 경우 자궁을 보존할 수 있다. 하지만 임신 계획이 없는 여성이나 다발성·대형 근종 환자의 경우엔 자궁절제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증상이 심하거나 다른 치료가 실패한 경우 자궁적출술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궁을 보존하면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생활습관 관리로 위험 낮출 수 있어
자궁근종을 완전히 예방하기는 어렵지만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도 근종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비만은 에스트로겐 합성을 증가시켜 완경 이후에도 근종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 비타민 D를 보충하면 근종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체중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고 채소·과일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며 “붉은 고기와 가공육, 알코올·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완경 전후로 출혈 변화가 흔하기 때문에 자궁근종뿐 아니라 자궁내막암, 자궁내막증식증과 감별할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비정상 출혈이 나타나면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와 조직검사와 같은 정밀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며 “갱년기 여성의 경우 호르몬 대체요법으로 치료시 근종이 성장할 수 있어 치료 전 초음파 검사를 반드시 받고,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9-23 [07:00]
-
“단어 이해 절반, 고도난청 때 인공와우 이식” [명의와 함께 휴&락]
지난해에 이어 ‘명의와 함께 휴&락’ 시리즈를 시작한다. 부산의 분야별 명의와 지역의 대표적인 웰니스 공간을 소개하는 기획이다. 부산시가 선정한 의료관광 선도 병의원 소속 의료진과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을 추진하면서 각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인터뷰 영상은 영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몽골어 등 4개 언어로 번역돼 부산메디콜(busanmedicall.com)에 업로드할 예정이다. 첫편은 부산 수영구 남천동 MFHS 마음챙김명상센터에서 BS숨이비인후과 공수근 원장과 ‘난청과 인공와우 이식’을 주제로 인터뷰했다.
-난청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 실제로 고도난청 환자의 30% 정도에서 치매가 발병했다는 통계도 있다.
“최근 여러 역학 연구에서 난청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 요인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청각 자극이 줄어들면 단순히 듣는 능력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뇌의 청각 피질과 연결된 기억력, 집중력을 담당하는 영역까지 활동이 줄어든다. 또 난청은 대화 단절→사회적 고립→우울증이라는 악순환을 만들며, 이 역시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 실제로 고도 난청 환자의 1/3에서 치매가 발병했다는 보고도 있으며, 세계보건기구는 난청을 조기 치료하는 것이 치매 예방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난청의 종류가 다양한데.
“난청은 크게 전음성 난청과 신경성 난청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음성 난청은 소리가 고막이나 중이에서 내이로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인데 중이염, 고막 천공, 이소골 손상 등이 주요 원인이다. 신경성 난청은 안쪽의 달팽이관이나 청신경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주로 노화성 난청, 소음성 난청, 돌발성 난청이 여기에 해당된다. 전음성 난청과 신경성 난청이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다.”
-난청의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어떻게 다른지, 약물치료는 어떤 경우에 하는지.
“난청 치료는 원인과 손상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약물치료는 급성 중이염이나 원인 불명으로 갑자기 발생하는 돌발성 난청 등에서는 항생제, 스테로이드, 혈류 개선제를 투여한다. 그러나 만성 난청, 특히 노인성 난청에는 약물이 효과적이지 않다. 전음성 난청일 때는 고막이식수술이나 이소골 재건술 등의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신경성 난청일 때는 보청기나 인공와우 이식을 진행한다.”
-노인성 난청이 오면 흔히 보청기를 끼는데 보청기는 어떤 원리인가.
“보청기는 소리를 증폭시켜 귀 안쪽의 달팽이관을 통해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최근의 보청기는 환경에 따라 잡음을 줄이고 말소리를 강조하는 스마트 알고리즘을 탑재하기도 한다. 또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TV,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할 수 있어 점점 편리해지고 있다. 하지만 노화로 달팽이관 기능이 떨어지면 보청기로도 해결이 안된다.”
-청력에 문제가 생겨도 귀찮다거나 비용이 부담된다는 이유로 보청기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은 OECD 국가 중 보청기 착용률이 가장 낮다. 보청기를 거부할 경우 대화 참여가 힘들어지고, 사회적 활동이 줄어 우울증이 심해지고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난청 자체가 치매 위험요인인데, 보청기 착용을 미루면 치매 발병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보청기는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불편하다는 이들도 있다.
“보청기는 주변 잡음 속에서 말소리를 구분하기 어렵다. 초기에는 귀에 이물감과 울림 현상 생길 수 있다. 장치가 눈에 띄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도 있고 정기적인 배터리 교체 또는 충전이 필요하다.”
-보청기로도 해결이 안될 경우에는 인공와우(인공 달팽이관) 이식은 어떤가.
“보청기는 청력이 남아 있는 경우(청력역치 40~70dB)에 가장 먼저 시도하는 방법이다. 남은 청력을 증폭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최소한 어느 정도 청력 세포가 살아 있어야 한다. 인공와우는 청력이 거의 남아 있지 않거나, 보청기로도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경우 고려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양측 청력 손실이 70dB 이상이고, 보청기 착용 후에도 단어 이해도가 50% 이하인 경우 인공와우 이식 대상이다.”
-인공와우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인공와우는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꾸어 청신경에 직접 자극을 주는 장치다. 시술 후 대부분의 환자에서 일상 대화가 가능해지고, 특히 소아 환자의 경우 언어 발달에 획기적인 도움이 된다. 다만, 자연 청력처럼 섬세한 음색이나 음악 감상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사회생활이나 전화 통화에는 충분히 유용하다는 평가가 많다.”
-인공와우는 어떻게 이식하나.
“인공와우 이식은 전신마취 하에 이루어진다. 귀 뒤쪽 피부를 절개한 뒤, 달팽이관에 가느다란 전극을 삽입하고, 귀 뒤쪽 뼈에 수신기와 자극기를 고정한다. 이후 외부 장치(마이크·프로세서)에서 수집한 소리를 전송 받아 신호를 청신경에 전달한다. 수술 자체는 2~3시간 정도 소요되며, 2~3일 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부산지역 개원가에서는 최초로 인공와우 이식에 성공했다고 하는데 어떤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나.
“이비인후과 전문의 2명이 있어야 하고 그중 1명은 인공와우를 이식하는 의료기관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청각실과 언어치료실에서 근무할 전문인력을 각각 1명 이상 확보해야 하는 기본 요건을 충족한 의료기관에서 인공와우 이식을 시행할 수 있다.”
-인공와우 이식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인공와우 이식은 내외부 장치 및 수술비용까지 합하면 대략 3000만 원에 달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성인의 경우 양측 고도 난청 환자(70dB 이상)가 보청기 착용 후에도 어음 분별력이 50% 이하이면 한쪽 인공와우 이식 때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나머지는 본인 부담으로 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한쪽 귀 수술만 보험 적용을 받는 경우가 많다.”
2025-09-22 [17:41]
-
[젊어지는 이야기] 채식의 명과 암
국내 채식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08년 약 15만 명에 불과했던 채식 인구는 2018년 150만 명, 2022년에는 200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는 전체 인구의 5%인 약 250만 명 수준에 이른다. 여론조사에서도 성인 10명 중 2명 가까이가 채식을 실천하거나 지향한다고 답해, 채식이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세계적으로도 분명하다. 영국에서 시작된 ‘비거뉴어리(Veganuary, 매년 1월 한 달간 비건 체험)’ 캠페인은 2014년 첫해 3000여 명으로 출발했으나, 2025년에는 전 세계 2580만 명이 참여할 정도로 성장했다. 인도와 멕시코에서는 인구의 9%가 비건으로 집계됐다. 엄격한 채식보다 상황에 따라 육류를 병행하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은 전 세계 성인의 절반 가까이가 자신을 그렇게 인식할 정도로 확산됐다.
채식의 긍정적 효과는 다양한 연구로 확인된다.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고 채소·과일·곡류를 충분히 섭취하면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풍부한 식이섬유는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체중 관리에도 유리하다. 일부 연구에서는 제2형 당뇨병, 대장암 등 만성질환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결과도 나왔다. 2025년 8월 미국에서 발표된 재림교 건강 연구(AHS-2)는 약 8만 명을 10년 이상 추적한 결과, 채식주의자의 암 발생 위험이 전체적으로 12% 낮았다고 보고했다. 세부적으로는 대장암 21%, 위암 45%, 림프종 25% 감소가 확인돼 채식이 암 예방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채식이 곧 건강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비타민 B1·B2, 철분, 칼슘, 단백질, 오메가-3 지방산 등은 동물성 식품에 풍부하다. 장기간 결핍될 경우 빈혈·골다공증·근육 소실 위험이 따르고, 특히 노년층은 단백질 섭취 부족에 주의해야 한다. 섬유소 과다 섭취로 인한 소화 불량이나 복부 팽만도 문제다. 2019년 영국에서 발표된 EPIC-Oxford 연구는 약 4만 8000명을 10년 동안 추적한 결과, 채식 그룹의 뇌졸중 발생 위험이 20% 높게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저콜레스테롤 식단이 일부 뇌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해석도 뒤따랐으며, 불균형한 채식은 오히려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최근 급증한 ‘비건 가공식품’에도 함정이 있다. 일부는 고염·고당·고지방을 포함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채식은 균형 잡힌 식단과 맞춤형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가공식품보다는 신선한 채소, 통곡물, 콩류, 견과류 등을 다양하게 섭취하고, 연령과 활동량, 건강 상태에 따라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B1·B2, 비타민D, 오메가-3 등은 보충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필요하다면 전문가 상담을 통해 몸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면 보다 건강하게 채식을 즐길 수 있다.
2025-09-22 [17:39]
-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지원 본격화… 부울경 병원도 합류
보건복지부의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지원 사업’에 수련병원 60곳이 참여한다. 부울경 상급종합병원과 2차 종합병원 등도 다수 포함됐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지원 사업은 수련병원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인턴 및 8개 과목(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심장혈관흉부외과·신경과·신경외과)에 대해 우선해서 수련체계 구축을 지원한다. 추경 기준으로 1175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에 참여하는 60곳 중 35곳은 상급종합병원이며, 25곳은 종합병원이다. 이들 참여 병원들은 대한의학회와 전문학회, 병원계, 의학교육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사업계획 심사위원회를 거쳐 선정됐다. 부울경의 경우 고신대병원을 비롯해 동아대병원, 울산대병원, 창원경상국립대병원, 경상국립대병원, 부산대병원, 인제대부산백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7곳과 인제대해운대백병원, 부산성모병원, BHS한서병원 등 종합병원 3곳이 포함됐다.
수련병원들은 전공의가 전문의로서 갖추어야 할 지식·태도·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수련 프로그램을 체계화하는 데 집중한다.
우선 수련병원·전문과목별 전공의 수련 총괄 및 질 관리 등을 담당하는 책임지도전문의, 전공의 교육·면담 등을 담당하는 교육전담지도전문의로 전문의 역할을 세분화해 체계적인 수련을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인턴의 경우 그동안 담당 지도전문의가 없거나 병원에서 개별적으로 지도전문의 제도를 운영해왔지만 수련병원에서는 인턴을 집중해서 담당하는 지도전문의를 지정하도록 했다. 의대를 졸업하고 전공의 수련을 시작한 인턴들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실제 진료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달부터 수련병원에 지도전문의별 역할 부여와 수련업무 증가에 따른 지도전문의 수당, 전공의 교육 운영 비용 등을 지원한다.
복지부는 전공의 학습실과 휴게실 개보수, 실습 기자재와 교육·사례 발표에 필요한 집기 등 병원 내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장비를 지원하는 수련시설 개선사업도 펼친다. 수련병원은 전공의 인원에 따라 최소 3000만 원에서 최대 3억 원을 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다음 달까지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수련병원을 추가 모집한다.
2025-09-15 [17:30]
-
가을철 성묘, 야외활동 때 진드기 조심 또 조심!
벌초, 성묘, 야외 작업 등의 외부 활동이 늘어나는 가을철을 맞아 진드기 물림에 의한 감염성 질환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가을철 대표 풍토병으로 꼽히는 쓰쓰가무시병은 털진드기 유충에 있던 쓰쓰가무시균에 감염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감염되면 1~3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오한, 고열, 두통 등의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에는 기침, 구토, 근육통, 복통, 인후통 등의 증상을 거쳐 전신에 걸친 발진과 함께 물린 부위에 딱지가 생긴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에서 총 6268건이 발생했으며, 이 중 83.7%(5246건)가 10∼12월에 집중됐다.
항생제를 투여하면 대부분 호전되지만 방치할 경우 뇌수막염, 장기부전, 패혈증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예방 백신이 없는 만큼 산행 땐 긴 옷 착용, 진드기 기피제 사용, 야외활동 후 즉시 씻기 등 진드기 물림을 막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참진드기에게 물려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치명률이 18.5%에 달할 정도로 높아 ‘살인 진드기’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이미 감염된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보호자 또는 의료진에게 2차 감염이 일어나기도 한다. 올해의 경우 지난 4월 첫 환자가 발생한 이래 15일 현재 발병 환자는 170명으로, 이미 지난해 총환자 수(170명)에 도달했다.
참진드기에게 물리면 짧게는 5일에서 최대 14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근육통, 설사, 오심, 두통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중증으로 진행하면 호흡곤란, 의식저하, 다발성 장기부전에 이를 수 있다. SFTS 역시 백신이 없는 만큼 참진드기에게 물렸다면 초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이 질환 역시 피하려면 야외 활동 시 잔디나 풀에 살갗이 직접 닿지 않도록 긴소매 상의와 긴 바지를 입고, 풀밭에 30분 이상 앉거나 눕지 않는 게 좋다. 또 외출 후에는 진드기가 옷이나 몸에 붙어 있지 않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2025-09-15 [17:30]
-
몽골 백내장 환자, 부산서 눈 건강 찾다
외상성 백내장 질환을 앓던 몽골 도르노고비 지역 40대 남성환자가 은성의료재단 좋은강안병원의 의료나눔을 통해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이는 지난 7월 몽골 방문에서 논의된 의료기술 교류와 나눔의료 활동의 첫 결실이다.
15일 좋은강안병원에 따르면 몽골 도르노고비 국립병원에서 진료받던 체렌 네르구이바타르 씨는 지난 12일 좋은강안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뒤 백내장 수술을 마치고 현재 안정적인 회복 경과를 보이고 있다.
이번 수술은 좋은강안병원이 지난 7월 말 몽골을 방문해 실시한 의료기술 교류와 나눔의료 활동의 후속 조치다. 좋은강안병원은 지난해 11월 몽골 울란바토르 국립외상센터에 설치된 원격진료센터의 시스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좋은강안병원 안과 임재완 과장은 외상성 백내장을 앓던 체렌 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부산으로 초청, 수술을 약속한 바 있다.
수술은 임 과장이 맡았고, 환자와 함께 내원한 도르노고비 국립병원 안과 전문의가 참관했다. 그는 좋은강안병원에서 일주일간 연수를 받으며 진료 및 수술 시스템을 경험 중이다. 좋은강안병원 서우영 국제진료센터장은 “몽골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헬스케어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5-09-15 [17:30]
-
‘이비인후과 개원의 함께하는 숨쉬는 심포지엄’ 20일 개최
이비인후과 개원의에게 꼭 필요한 최신 치료법과 진료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부산울산경남지회(회장 박진복)가 오는 20일 오후 2시 부산 서면 롯데호텔 41층 에메랄드룸에서 ‘2025 이비인후과 개원의 함께하는 숨쉬는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날 행사는 전국의 이비인후과 개원가 중에서 전문의가 가장 많은 부산의 BS숨이비인후과의원이 부산울산경남지회와 공동 주최한다.
심포지엄에서는 최신 이과 검사, 수면클리닉, 코수술, 음성 클리닉 등 4개의 세션이 준비돼 있으며 8개 주제발표와 1개 특강이 진행된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이관 기능검사(공수근), 개원가에서 시행 가능한 어지럼증 검사(김동조),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양압기 외 치료법(강지헌), 개원을 준비중인 이비인후과 수면검사실 세팅(정재훈), 만성비염에 대한 신개념 수술적 치료-클라리픽스의 실제(김홍대), 늑연골을 이용한 비중격 천공교정술(김무건) 등 6개의 강좌에 BS숨이비인후과 의료진들이 대거 연자로 나선다.
나머지 2개 강좌는 보아스이비인후과 오재국 원장(개원의 음성 클리닉의 현재), 양산부산대병원 성의숙 교수(외래에서 흔히 보는 음성질환과 수술)가 맡는다. 마지막 순서로 ‘개원 외래에서의 수술-나의 경험을 중심으로’이라는 주제로 BS숨이비인후과 노환중 원장이 특강을 할 예정이다.
BS숨이비인후과 정재훈 대표원장은 “이론보다는 현장에서의 결정과 판단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임상 경험과 노하우를 함께 나누는 자리를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9-15 [17:30]
-
“위암 다학제 진료, 환자 치료에 긍정적 영향 입증”
위암 환자를 치료할 때 다학제 진료가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사실이 논문으로 입증됐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위장관외과 성바울 과장이 ‘위암 환자 치료에서 다학제 진료의 효과와 효율적 운영을 위한 환자군 선정 기준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다학제 진료는 외과, 내과, 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분과의 전문의와 전문가가 환자와 보호자와 함께 참여해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진료 방식으로 △정확한 진단 △치료방법 합의 및 변경 △치료 결정 시간 단축 △환자 생존율 향상 등의 장점이 있다.
성 과장이 2015년 1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다학제 진료를 받은 위암 환자 142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3명 중 1명(29%, 41명)꼴로 다학제 진료를 통해 치료 방향이 변경됐다. 대한위암학회 치료 가이드라인에 다학제 진료에 관한 언급은 있으나 구체적인 기준은 마련되지 않은 만큼 이번 논문이 기준 마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연구는 ‘외과의의 관점으로 본 위암 적정성 평가와 관련된 다학제 진료의 적절성: 후향적 코호트 연구’라는 제목으로 지난 4월 대한외과학회지에 게재된 바 있다. 제1저자는 성 과장이며, 교신저자는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유문원 교수다. 성 과장은 “다학제 진료는 많은 인적·물적 자원이 투입되는 만큼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환자군 선정 기준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09-15 [1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