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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일상 속 위협’이 된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최근 대용량 배터리 화재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아파트에서 전동킥보드 배터리 충전 중 발생한 갑작스러운 폭발로 큰 불이 났다.
2020~2024년 국내에서만 678건의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가 발생했고, 최근 3년간 증가세에 있다.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무선 청소기, 보조배터리 등 생활과 밀접한 전자기기들이 주요 발화원으로 작용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특정 산업의 리스크가 아닌 국민 모두가 직면한 ‘생활형 위협’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리튬이온 배터리를 안전하게 사용하고 있는 걸까.
이같은 화재의 핵심은 ‘열폭주(Thermal Runaway)’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고밀도의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복잡한 전기화학 반응을 활용하는데, 충격이나 과충전, 고온 환경, 내부 결함 등이 겹치면 발열과 분해, 폭발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일단 시작되면 진압이 거의 불가능하다. 2024년 6월 경기도 화성의 공장에서도 수천 개의 배터리가 연쇄 폭발하며 23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됐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일반적 화재와 달리 1000℃ 이상의 고온 화염과 유독가스를 동반하기 때문에 기존 분말이나 이산화탄소 소화기로는 진압이 어렵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그동안 발생한 화재도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했다.
이에 소비자원과 소방청은 KC 인증 제품 사용, 수면 시간 충전 금지, 충전기와 기기의 호환 여부 확인, 환기 가능한 장소에서의 충전, 손상된 배터리 즉시 폐기 등을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과 대국민 안전 캠페인이 절실하다. 더 나아가 실제 사고 발생을 가정한 대응책도 마련돼야 한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편리함 뒤에 상존하는 엄청난 위험을 반드시 인지하고, 기업은 더 안전한 제품을, 정부는 더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며, 우리 모두는 일상 속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제용기·부산중부소방서장
2025-08-2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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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점심시간 주·정차 무질서 극심, 공공의식 필요
현재 부산의 모든 구·군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광범위한 점심시간에는 불법 주·정차 단속을 유예하고 있다. 시민들이 주·정차 단속에 신경 쓰지 않고 식사하고 소상공인들도 마음 편히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서 지역경제를 조금이나마 살리자는 의도로 읽힌다. 많은 시민들에게 각광 받는 제도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좋은 제도를 악용하는 일부 운전자들이 있어서 문제다. 점심시간이 되면 간선도로는 물론이고 식당가나 재래시장 주변, 해변도로 등은 단속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법 주·정차가 판을 친다. 자동차를 도로와 직각으로 주차해 놓는가 하면 2중 주차도 만연하다. 바로 옆에 공영주차장이 있는데도 도로에 불법으로 주·정차 하는 차들도 있고, 심지어 가게나 주차장 출입구 주변에 주·정차해 통행에 방해를 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 보행로나 인도에 버젓이 주·정차해 보행자에게 큰 불편을 끼치기도 한다. 보행자들은 불법 주·정차한 차들을 피해서 차도까지 침범하며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교통사고에 노출될 우려 또한 크다.
운전자들은 자신이 볼일을 볼 지점에 주·정차할 공간이 없으면 거리가 조금 멀더라로 다른 자동차나 보행자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곳에 주·정차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공동체 사회에서는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주의나 개인주의를 지양하고 공공의 선을 위한 이타적인 마음을 지녀야 한다. 내가 편하자고 약속된 규정과 통례를 무시하고 무질서한 행동을 택한하면 결국 모두가 무질서하게 돼 나 또한 피해를 보거나 불편을 겪게 된다.
국토가 좁은 나라에 자동차는 많고 주차공간은 부족한 탓에 불법 주·정차로 인한 사회적 폐해는 엄청나다. 서로가 조금 배려하고 양보하는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정신이 절실하다.
이옥출·부산 사하구 장림번영로
2025-08-2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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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홀로 사는 어르신에게 꾸준한 관심을
60대 초반 은퇴자로, 퇴직을 하고 한동안 쉬다가 지금은 노인요양 관련 직장에서 일한다. 그래서 요즘은 70대 중반 이상의 어르신들을 주로 상대하고 있다. 연세가 있는 어르신들을 승합차에 태우고 집에서 요양보호기관으로 오가는 일이 나의 주된 업무다. 이들은 대부분 자녀의 돌봄을 받기는 하지만 일부 어르신들은 자녀가 있어도 방치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더욱이 몸과 마음이 아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직접 모시러 집에 방문하면 집안이 온통 쓰레기나 재활용품으로 가득찬 경우도 있다. 보호자로 등재된 자녀가 분명히 있는데도 어르신 거주 공간이 쓰레기로 가득찬 모습을 보면 서글프면서도 울화가 치민다. 물론 자녀가 생업에 종사하느라 부모를 세심하게 돌보지 못할 수도 있다지만 가끔이라도 부모가 사는 집을 방문할 시간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지저분한 환경에 부모를 방치하는 것은 자식으로서 모든 행위의 근본이라는 효를 다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확대하자면 부모를 학대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초고령 시대를 맞아 노인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덩달아 복지 예산도 엄청나게 증액되다 보니 어르신들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세태가 된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도시철도와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때도 노약자석이 있지만 어르신이 타도 거의 자리를 양보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가적 대비 없이 초고령 시대를 맞았다 해도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를 풍요롭게 만든 주역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어르신들이다. ‘역전의 용사’인 그들이 노후에는 좀 편안하게 살아야 하지 않나. 청년과 중년층 모두 언젠가는 노년이 되고마는 ‘예비 노인’이다. 어르신을 잘 돌봐야 젊은이들도 나중에 노인이 되었을 때, 자손들에게 돌봄을 잘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어르신들을 좀 더 챙기고 보살피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박정도· 부산 사하구 다대로
2025-08-19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