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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립공원 숙원 이룬 금정산, 도심형 생태·관광 허브로
부산 진산 금정산이 드디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20년 숙원이 마침내 이뤄진 것이다. 특히 금정산국립공원은 국내 최초 도심형 국립공원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금정산에 깃든 다양한 동식물에 대한 한층 체계적인 보호는 물론 금정산국립공원을 누구라도 손쉽게 찾아갈 수 있는 생태·관광 허브로 발돋움시키는 것이다. 부산은 해운대와 광안리, 다대포 등 아름다운 해양 경관과 특급호텔 등 풍부한 관광 인프라를 가진 도시다. 여기에 금정산국립공원 효과까지 더해지면 도시 브랜드와 관광 선호도는 더욱 격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정산국립공원이 부산의 가치를 한층 높이도록 부산시와 시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국립공원위원회는 지난달 31일 회의에서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및 공원계획결정안’을 통과시켰다. 금정산 자연생태와 역사 문화, 경관이 국립공원 지정 기준을 충족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태백산에서 부산 낙동강 하구로 이어지는 국가 핵심 생태 축인 금정산에는 멸종위기종 14종 등 1782종의 야생동식물이 서식하고, 자연경관 71개소와 문화자원 127점이 분포한다. 백양산까지 함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총면적은 66.859㎢에 달한다. 특히 국립공원이 도심 중앙을 관통하는 형태로 분포, 많은 시민들이 주거지 인근에 국립공원을 보유하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첫 도심형 국립공원에 걸맞은 선도모델 개발을 서두르길 기대한다.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소식이 전해지자 부산에서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리는 등 시민들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금정산국립공원시민추진본부는 “시민 열정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시민 주체로 금정산을 지키고 가꿔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5년 시작된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운동은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난관에 부딪혀 좌초될 위기도 수없이 겪었지만 시민과 각종 단체들의 지속적인 공론화와 국립공원 대상지 주요 소유주인 범어사 등의 양보에 힘입어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시민과 자치단체 협업으로 일궈낸 공공정책 모범사례라는 점에서 이번 지정은 더욱 뜻깊다. 국립공원 지정에 따라 금정산은 국가 예산으로 체계적인 관리를 받는다. 탐방로와 안전·편의시설 확충, 생태복원 사업 등도 대대적으로 추진된다. 연간 방문객은 400만 명을 상회할 전망이다. 예상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도 6조 6000억 원에 이른다. 최근 K등산 열풍과 관련, 외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홍보 작업 등도 시급하다. 금정산국립공원에서 등산과 트래킹을 즐기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기존 해양 관광 인프라와 연계한 도심형 글로벌 생태·관광 허브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부산시와 국립공원공단이 부산의 미래를 담은 정교한 장기 청사진을 통해 국립공원 지정 효과를 극대화하길 바란다.
[사설] APEC 고비 넘긴 실용 외교, 국익 극대화로 이어져야
대한민국이 의장국으로 지난달 31일부터 경주에서 치른 APEC 정상회의가 지난 1일 ‘APEC 정상 경주 선언’ 채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2005년 부산 개최 이후 20년 만에 다시 국내에서 열린 대표적 다자 외교 무대인 APEC 정상회의를 무탈하게 성공적으로 끝냈다는 점은 일단 후한 점수를 받아 마땅하다. 국내적으로는 실용적 다자 외교를 치러낸 것으로 평가받는 이재명 대통령이 어렵사리 국정 운영 동력을 얻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국제적으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2기를 맞아 불확실성 속에 요동치던 국제 정세 속에서 국익과 직결되는 사안들의 해결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을 성과로 꼽을 수도 있겠다. APEC 정상회의 직전 열린 한미 정상회담이 8월 이후 오리무중이었던 미국 관세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된 자리였다면 지난 1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대중국 관계 전면 복원의 길을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중 양국은 관계 전면 복원에 합의하고 한화 70조 원 규모의 원-위안 통화 스와프 계약 체결을 필두로 실생활 관련 7개 경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협력에 방점을 찍었다. 사드 설치 문제로 빚어진 한한령 등을 완화해 문화 교류와 관광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실무협의도 확대하기로 했다. 북한과 한국이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한중 양국의 전략적 소통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기도 했다. APEC 정상회의 기간 내에 일본 안에서 ‘강경 보수’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총리와 가진 한일 정상회담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방일 때 강조한 셔틀외교를 정례화하기로 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 양국 관계에서 항상 걸림돌이 돼 온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직시하되 미래지향적 협력을 계속해 나가자는 원칙을 재확인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과학기술 협력위원회를 16년 만에 재개하기로 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 강화 기대감도 한껏 끌어올렸다. 한미일 동맹을 중심으로 동북아 균형을 맞춰나가야 하는 냉정한 현실 속에서 한일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실용적 외교를 진전시켰다는 평가다. 이 같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만끽하기엔 아직 섣부르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미국과 타결했다는 관세 협상은 벌써부터 양국 주장이 곳곳에서 어긋나고 있다. 정확한 문구 확정을 통해 마지막까지 디테일을 점검해야 한다. 중국과도 서해안 구조물 등 첨예한 사안은 논의조차 못 했으며 핵추진잠수함 문제로 시진핑 주석이 불쾌감을 내비친 데서 보듯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일본 다카이치 총리도 자국 내 지지 기반을 의식해 언제 다시 강경 행보로 돌아설지 모른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실용 외교의 틀만 잡았을 뿐이다. 외줄 타듯 국익의 극대점을 찾는 노력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사설] 정치권, BNK금융지주 흔들기 지역 금융 장악 의도인가
BNK금융지주의 회장 선임을 앞두고 고질적인 정치권 흔들기가 재연되고 있다. BNK금융의 경영 승계 절차가 지난 1일 시작된 이후 지역의 여권과 금융당국에서는 부당 대출 의혹과 선임 과정의 하자를 지적하며 현 회장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BNK금융은 민간 금융회사여서 정부나 정치권이 개입할 권한이 없다. 그런데 회장추천위원회가 가동되자마자 여권이 후보군과 절차에 영향을 미치려 나선 모습은 정상적이지 않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가 금융사에 과도하게 개입해 인사와 정책을 좌지우지했던, 이른바 ‘관치’ 악습이 겹치는 대목이다. 지역 금융을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이런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무엇인가. 논란의 발단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국정감사장에서 BNK 회장 선임 과정을 문제 삼은 데서 시작됐다. 그는 “특이한 면들이 많이 보인다”며 필요시 수시 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지주 회장 선임은 금감원의 ‘모범 관행’을 따라 진행될 수밖에 없는 데다, 신한·우리금융도 같은 절차로 회장 인선을 추진 중인데 유독 BNK만 문제 삼은 대목은 의구심을 낳는다.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수장이 의심의 근거를 밝히지 않은 채 강경 발언을 쏟아낸 처신에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BNK가 이사회 사무국 설치, 후보군 관리 등 금감원 ‘모범 관행’을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밝혀 시급히 논란을 종식해야 한다. 문제는 정치권이다. 경남·울산 지역의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은행의 도이치모터스 계열사 100억 대출에 특혜 의혹이 있다며 BNK를 압박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 참여설 등 현 빈대인 BNK 회장의 친 국민의힘 성향을 의심하며 퇴진을 요구한 것이다. BNK 측은 대출이 현 회장 취임 전에 이뤄진 일이라 의혹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의혹에 기반한 정치적 공격으로 BNK가 홍역을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깝게는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국민의힘 경남 의원들의 파상 공세로 당시 김지완 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사퇴한 바 있다. 정치권이 BNK를 전리품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일어날 수 없는 구태다. 민간 금융회사 CEO 인선에 대한 정치적 외압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정권 낙하산으로 자리를 꿰찬 은행 최고경영자에게 지역 경제 부흥과 주민의 삶 보듬기가 최우선일 리 없다. 정치권 줄대기가 반복되는 지역 은행은 구조적 불신과 경영 불안정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근거 없는 의혹과 정치적 공격으로 BNK금융의 경영 승계 과정을 흔드는 행태는 결국 지역 경제의 혈맥을 위험에 빠트린다. 그 피해는 지역에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점에서 용납될 수 없다. 지역 금융은 정쟁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은 지역 민간 금융사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황남빵 외교
외교 무대에서 음식은 때로 언어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곤 한다. 말은 얼마든지 계산될 수 있지만, 음식은 마음을 움직인다. 그중에서도 빵은 보편성과 따뜻함을 지닌 매개로서 국가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가 크다. 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 빵은 사람과 사람, 나라와 나라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해왔다. 함께 빵을 나눈다는 행위는 종종 신뢰를 나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빵은 경계를 부드럽게 녹이고, 갈등의 자리에서도 손을 내밀게 만드는 묘한 힘을 지닌다.그래서일까. 세계 곳곳에서는 빵으로 마음을 풀고 관계를 다진 외교 장면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나라가 프랑스다. 빵의 나라답게 프랑스는 정상회의 만찬에 자국산 빵을 곁들이며 자국의 미식 문화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2015년 한·프랑스 정상 만찬에서는 프랑스식 브리오슈 안에 한국식 팥소와 크림을 채운 ‘코팡’이 후식으로 올라 화제를 모았다. 동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외국의 귀빈을 맞이할 때 종종 ‘빵과 소금’을 내놓는 전통이 있다. 이는 화해와 믿음, 신뢰를 상징하는 가장 따뜻한 환영의 제스처로 여겨진다. 이처럼 빵을 매개로 한 외교는 부드럽지만 강력한 문화의 언어로, 음식의 보편성과 따뜻함을 통해 한 나라의 이미지를 오래도록 각인시킨다.최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는 이른바 ‘황남빵 외교’가 화제를 모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선물한 경주의 명물인 황남빵이 그 주인공이다. 따뜻한 빵을 한식 보자기에 곱게 싸서 “경주의 맛을 즐기시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고, 다음 날에는 중국 대표단을 비롯해 APEC 회원국 전원에게도 이 빵이 전달됐다. 경주의 소박한 단팥빵이 세계 정상들의 손에 들린 셈이다. 황남빵은 경주의 전통과 한국의 정을 품은 작은 문화사절로서 세계 정상들에게 따뜻한 한국의 이미지를 남겼다.외교는 결국 사람의 일이다. 메시지의 온도와 제스처의 섬세함이 관계의 방향을 결정한다. 한 나라의 힘은 단순히 무기나 경제력으로만 평가되지 않는다. 세계가 기억하는 것은 ‘그 나라가 어떤 온도로 다가왔는가’이다. 그런 점에서 외교는 빵을 굽는 일과도 닮았다. 불이 너무 세면 겉만 타고 너무 약하면 속이 익지 않는다. 정성과 온도를 적절히 맞춰야 비로소 고소한 향이 퍼진다. 경주에서 막 구워진 황남빵처럼 한국의 따뜻하고 진심 어린 외교가 세계 각국 정상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기를 바란다.정달식 논설위원 do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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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지금 최민희에게 필요한 것이야말로 양자역학
한때 그는 언론 자유의 최전선에 서있었다. 군사정권 시절 언론 탄압에 맞서 누구보다도 처절하게 싸웠다. 그가 기자로 일했던 월간 ‘말’은 1990년대 언론 학도들에게 어떤 레거시 매체보다 믿음직한 언론이었다. 이후 수차례 이름을 바꾼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에서 상임대표까지 지내며 민언련의 ‘대모’로까지 불리었다. 그의 현재 직업은 국회의원이다. 또한 과거의 이력을 바탕으로 현재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권력으로부터 언론을 지켜야 하는, 실제로는 언론을 감독하는, 국회 상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리고 그는 언론의 자유를 헌신짝처럼 내다버렸다. 지난달 20일 국정감사장에서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켰다. 자신의 발언이 포함된 리포트를 문제 삼으며,“이게 중립적이냐”라고 따져 물었다고 한다. MBC 보도본부장은 “개별 보도 사안에 대한 논의는 부적절하다”고 답했지만, 돌아온 건 ‘퇴장’이었다. 과방위원장은 신문과 방송, 통신 등을 감독하는 자리다. 하지만 감독이 간섭이나 통제가 되어선 안 된다. 언론은 국민의 눈과 귀다. 그런 언론이 권력의 통제 대상이 되는 순간, 눈과 귀라는 본질의 역할은 불가능해진다. 그는 MBC에 ‘친(親) 국민의힘 언론’이라는 딱지를 씌웠다. 누가 봐도 설득력이 없다.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MBC는 누구보다 계엄 세력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 관점을 지켜왔다. 게다가, 그런 사실과는 별개로, ‘친 국민의힘 언론’이라고해서 국감장에서 쫓겨나야 할 이유는 또한 뭔가. 그렇다면 반대로‘친 민주당 언론’에게는 도대체 어떤 VIP 대접을 해줄 셈인가. 사실 그의 이런 왜곡된 태도는 그다지 놀랍지는 않았다. 과거 그의 행적이나 발언에서 ‘나만 옳다’는 식의 확증편향을 느끼고 불편해했던 적이 어디 한두 번일까. 당장 지난해 당내 온건파 의원들을 향해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는 극단적 발언을 쏟아낸 것도 그였다. 오히려 놀라운 장면은 따로 있었다. 함께 불거진 딸 결혼식 논란이다. 이것이야말로 그가 공직자로서의 기본적 경계조차 지키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정감사 기간 중 치러진 결혼식에 피감기관 관계자들이 화환과 축의금을 전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공직윤리 위반 논란이 일었다. 카드 결제된 축의금은 없었다, 큰 금액은 다시 되돌려줬다…, 최 위원장의 여러 해명에도 논란은 식지 않았다. 정작 국민이 문제 삼는 것은 금전의 흐름이 아니라 공직자로서의 감수성이기 때문이다. 국회의 상임위원장이 피감기관과 사적인 행사를 공유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최 위원장은 국민들에게 해선 안될 거짓말을 했다.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딸 결혼식 날짜도 몰랐다”는 취지의 황당한 해명으로, 온 국민에게 양자역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딸 결혼식 날짜도 모를 정도로 양자역학 열공에 빠져 있어야 할 시간에 유튜브 방송에 나가 딸 결혼식에 입을 한복 이야기를 주고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그가 더 이상 언론 자유의 산 증인이 아니라 그저 확증편향 성향이 강한 고집 센 정치인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자기 편의를 위해 아무렇게나 거짓말을 내뱉는 ‘하류’ 정치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 만큼 그의 거짓말에 놀랐다. 눈물까지 글썽이는 빼어난 연기력도 놀라움을 보탰다. 기자 출신에서 언론 운동가, 시민사회 활동가를 거쳐 정치인으로 거듭난 그의 이력을 떠올려 본다. 나는 믿고 싶다. 그가 여전히 ‘언론 자유’의 가치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그래서 더더욱 그가 과방위원장 사퇴를 결심했으면 좋겠다. 그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권력의 자리에 남아 비판을 감내할 것인가, 아니면 자리에서 내려와 과거의 신념을 다시 지켜낼 것인가. 진짜 용기는 후자에 있다. 나는 그가 언론을 향한 오만 대신, 국민을 향한 겸손을 택하길 바란다. 그리고 위원장직을 벗어나 시간이 허락한다면 못 다한(?) 양자역학에 대해 제대로 다시 공부해보길 권한다. 양자역학의 주요 개념 중 하나가 불확정성의 원리라고 한다. 입자의 위치를 정확히 알면 속도를 알 수 없고, 속도를 파악하면 위치는 미지수가 된다. 입자의 운동량과 위치를 동시에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의미다. 그 속에 최 위원장이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담겨 있을 것 같다. 약자역학의 핵심이 정답이 없다는 데 있다면, 최 위원장 역시 자신의 생각과 주장만이 정답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깨닫길 바란다. 김종열 정치부장 bell10@busan.com
[오금아의 그림책방] 소원을 말해 봐
지니가 말한다. “당신의 소원은 무엇인가요?” 이선미 작가의 <진짜 내 소원>(글로연)은 나를 행복하게 하는 소원에 관해 이야기한다. 램프의 요정 지니를 만난 주인공은 신나서 소원을 말한다. 1번은 ‘공부를 잘하는 것’, 2번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다. 이것이 정말 아이가 원하는 소원이었을까? 실제로 두 개의 소원이 이뤄진 뒤 행복해진 사람은 아이의 부모였다. 지니가 묻는다. “진짜 네 소원이 뭔지 잘 생각해 봐.” ‘내 소원’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알 필요가 있다.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무엇을 할 때 즐거운지 등 나를 알아야 내가 원하는 소원을 제대로 말할 수 있다. 전금자 작가의 <사소한 소원만 들어주는 두꺼비>(비룡소)는 소원의 경중을 질문한다. 주인공 훈이는 학교 가는 길에 두꺼비를 구해준다. 두꺼비는 보답으로 소원 한 가지를 들어주겠다고 한다. 중요한 소원을 들어줄 힘은 없으니 꼭 ‘사소한 소원’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달린다. 훈이가 소원을 빌 때마다 두꺼비는 '나름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거절한다. 결국 두꺼비가 들어준 소원은 지우개 하나 구해주기에 그친다. 그런데 이 지우개로 인해 훈이가 제일 처음 바랐던 소원 성취로 가는 길이 열린다. 어떤 사소한 소원이라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안녕달 작가의 <쓰레기통 요정>(책읽는곰)에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소원 요정이 등장한다. 골목 쓰레기통에서 태어난 요정은 사람을 볼 때마다 “소원을 들어드려요”를 외친다. 대부분 사람은 쓰레기통 속 요정을 보고 기겁하거나 무시한다. 그래도 쓰레기통 요정은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의 도움으로 소중한 물건을 되찾은 아이의 웃음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쓰레기통 요정은 폐지 줍는 할아버지를 만나고, 할아버지의 소원을 위해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내놓는다. 그 모습을 보며 ‘소원을 이뤄주는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지니·두꺼비·쓰레기통 요정 모두 인간의 소원을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한다. 그들의 노력을 생각한다면 소원이 무엇인지 묻는 말에 쉬이 답하기 어렵다. 현실 속에 소원을 이뤄줄 지니는 없지만, 내가 진짜 원하는 소원을 생각해 보자. 그러면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그것을 위해 나아갈 길을 안내할 램프에 ‘반짝’ 불이 들어오지 않을까?
[오션 뷰] 부산항 위기 극복, '영토' 확장이 핵심
최근 부산항의 물동량에 경고등이 켜졌다.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무역 전쟁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블록화·파편화되고, 2월 이후 해운 얼라이언스 재편이라는 이중 압박이 작용하였다. 이에 따라 올해 부산항의 물동량은 등락을 반복하며 소폭 성장세를 유지하다가, 6월부터 감소세로 전환되었다. 미중 무역 전쟁의 심화는 중국발 미국향 물동량 감소로 이어졌고, 글로벌 선사들이 얼라이언스 기항 항만에서 부산항을 제외할 경우, 얼라이언스 선사 간 연결 물동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재 부산항은 미국향 환적 물동량 감소 가능성과, 제미나이 얼라이언스 협력 대상에서 부산항을 주로 이용하는 HMM 등 디 얼라이언스 선사들이 제외되면서 물동량 감소라는 이중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일시적인 현상이든 구조적인 변화든, 이제는 능동적인 전략을 통해 부산항의 물동량 안정화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도모해야 할 시점이다. 미중 갈등 속 물동량에 경고등 켜져 싱가포르, 항만공사 주도로 위기 극복 해외 거점 확보 사례 벤치마킹 시급 부산항의 위기는 단순한 항만 운영의 문제를 넘어, 우리나라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첫째, 대한민국은 2023년 기준 GDP 대비 무역 의존도가 약 88%에 달하며, 이는 미국(24.9%)이나 일본(45.2%) 등 선진국 대비 2~3배 높은 수준으로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 둘째, 우리나라 수출액의 약 70.3%가 전자 부품, 화학 소재 등 중간재에 집중되어 있어 글로벌 가치사슬(GVC) 내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우리나라 대외 무역의 99% 이상이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에 극도로 취약하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수출입의 약 80%가 경유하는 대만해협이 봉쇄될 경우, 대만(GDP 43% 하락)에 이어 가장 큰 경제적 피해(GDP 23.3% 하락)를 입는 것으로 분석된다. 해상 물류망의 안정성 확보는 곧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국내 제조기업들은 미중 갈등에 따라 북미(미국, 멕시코), 동남아 등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하고 있으며, 분산된 생산 거점과 해외 물류 거점 확보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우리는 과거 위기를 기회로 삼아 혁신에 성공한 싱가포르항의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0년대 초반,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가 과도한 비용과 혼잡 문제를 이유로 거점을 말레이시아의 탄중 펠레파스항(PTP)으로 이전하면서, 싱가포르항은 약 170만 TEU의 물량이 단숨에 이탈하는 위기를 겪었다. 당시 싱가포르항만공사(PSA)는 이 위기를 발판 삼아 단순한 항만 운영자를 넘어 ‘글로벌 항만 투자자이자 운영자’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PSA는 2024년 기준 45개국 77개 항만 터미널을 운영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싱가포르항과의 환적 연결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물동량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PSA와 같은 국영 물류기업을 통해 싱가포르가 서비스 수출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공공 부문이 주도하는 글로벌 물류 거점 확보가 국가 경쟁력에 얼마나 핵심적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로 PSA의 매출액은 우리나라 최대 항만공사인 부산항만공사(BPA) 대비 20배 이상, 종업원 수는 200배 이상으로 싱가포르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만약 BPA가 이 정도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한다면, 부산 지역경제에 큰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해양수도 부산의 성장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또한 지역 인재 유출을 방지하고 전국 및 전 세계의 우수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기능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매우 취약하다. 국적 10대 물류기업의 해외 물류센터 중 자영 비율은 5.8%에 불과하며, 글로벌 항만 터미널 운영도 4개소에 불과하여 글로벌 네트워크가 미비한 실정이다. 이러한 국가적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하고 궁극적으로 부산항의 물동량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BPA를 포함한 4대 항만공사가 중심이 되어 글로벌 물류 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는 항만공사법상 외국 항만 건설·관리·운영 사업 범위 내에서 법적으로 추진이 가능하며, 해외 진출 리스크가 큰 민간 기업들을 대신하여 ‘앵커 투자자’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위험을 경감시킬 수 있다. 2010년 이후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 순위가 급락했던 대만의 카오슝항 사례 역시 대만국영항만공사(TIPC)가 투자 자회사를 통해 해외 물류 거점을 확충하여 물동량 창출과 국가 공급망을 안정화시키고 있다. 해외 거점 확보는 궁극적으로 부산항 물동량 확충과 국가 공급망 안정화에 직접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미래 국가 공급망 안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부산항을 포함한 대한민국 항만의 미래를 결정지을 전략적 투자 실행에 나설 때이다.
[공감] 포구, 그리고 부네치아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은가. 아무 이유가 없더라도 하루쯤 사라져 버리고 싶은 순간을 느껴 보았는가. 이러한 심리를 꿰뚫은 듯 토요일 딱 하루의 짧은 여행기를 다룬 드라마도 있었다. 큰 목적도 이유도 없이 그냥 낯선 곳을 걷고 쉬며 예상치 못한 누군가를 우연히 만나고 또 헤어져 일상으로 되돌아오는 서사다. 그것이 휴식이고 치유며 유랑이고 충전이 되는 것은 자명한 일. 포구가 등장하는 책을 끼고 다녔던 적이 있다. 저자가 찾아간 불빛 깜박이는 작은 포구 마을들을 잊지 못한다. 소의 눈빛을 닮은 갈매기가 있는 구룡포, 푸른빛의 어족들이 모여 사는 어청도, 등대의 몸에 사랑의 낙서가 새겨진 늑도, 싱싱한 사투리가 출렁이는 상족포구, 변산반도 왕포, 고창의 구시포 등을 읽고 또 그곳을 찾아 걸었다. ‘조금 외로운 것은 충분히 자유롭기 때문’이라는 말에 가슴 저미던 날들이었다. 문득 떠난 여행은 휴식이자 충전 부산 내 해안 걷는 것도 좋은 힐링 특유의 색 가진 장림포구 매력적 포구 저마다 색과 역사 있어 하지만 멀리 떠나야 여행인가. 대문을 박차고 바깥바람을 맞는다면 모두 여행이 되는 것을. 무엇보다 나는 바다의 도시 속에 살고 있지 않은가. 해안선을 따라 걷노라면 머릿속에 생쪽같이 묶여 있던 매듭 몇 가닥쯤은 저절로 해풍 속에 녹게 된다. 집 근처만 하더라도 오륙도 바다가 보이는 백운포가 버티고 있으며, 좀 더 내려가면 부산 최초의 제뢰등대가 있는 감만동 부두도 볼 수 있다. 물론 해운대나 기장을 잇는 미포와 청사포 그리고 송정을 지나 공수마을 포구와 기장 대변항을 거슬러 월전과 일광과 칠암 등이 발길을 잡지만 오늘은 남쪽으로 눈길을 돌린다. 펄펄 생선이 뛰는 자갈치를 휘둘러보고 송도와 다대포를 거쳐 장림포구에 가 보기로 한다. 장림포구는 낙동강과 다대포의 두 갈래 바다가 만나는 아우라지 물목이다. 원래의 명칭은 장림항이지만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무라노섬을 베껴 놓았다. 평범한 포구 풍경에 색을 입혀 어디에서도 멋진 사진을 남기기 좋은 그런 곳. 파란색, 핫핑크, 노란색, 초록색, 분홍색, 민트 등의 작은 가게들이 배경이 되어준다. 그런데 알록달록한 색들이 이국적이라기보다 왠지 낯이 익다. 어릴 때 입은 때때옷과 절과 궁궐과 전통 한옥의 단청, 민화와 불화, 심지어 김밥이나 비빔밥 또는 면 위의 고명에도 올려진 한국의 전통색 오방색 풍경으로 되비친다. 지금은 부네치아라고 불리는 장림포도 한때는 부산 최고의 어장이었다. 강 하구를 둑으로 가로막기 전까지 김 생산지였고, 시도 때도 없이 걸망으로 숭어를 건져 올렸으며, 만조가 빠지는 급물살에는 밤새도록 멸치를 잡았다. 펄펄 끓인 소금물에 급히 삶아 건조하던 멸치 염포는 하룻밤에 십수 포가량씩 어시장 경매에 넘겼으며, 물살이 약할 때는 물밑 끌망으로 도다리와 홍대라 불리던 큰 새우도 쉽게 잡은 곳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이전, 임진왜란 때 이곳에서 장림포해전이라는 전투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충무공 일기에 “장림포 해전에서 어선 6척을 침몰시켰다”라는 기록이 생생히 새겨졌다. 포구가 저마다의 색들을 가지고 있는 것도 바다의 역사가 켜켜이 밑그림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일 터. 육지가 끝나는 곳. 그러므로 모든 포구는 땅끝에 닿아 있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 물과 뭍이 연결되고 해풍과 뭍바람이 섞이며 사람과 파도와 물고기가 드나드는 곳, 끝이라고 절망하는 자들을 시퍼런 물너울이 일으켜 세워주는 곳, 밀려서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여겼다가 어느새 땅과 바다의 중심에 서 있음을 깨치게 하는 곳이다. 그러니 이 계절에 포구를 걸어보시라. 걸음을 옮기면 다시 길이 열리고 길을 따라 걸으면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니까.
[논설위원의 뉴스 요리] 그들은 어떻게 검사님이 되었나
전화금융사기인 보이스피싱 수법은 진화하고 있다. 통화를 통해 피해자를 속여 돈을 뜯어내야 하는 범죄의 속성 상 보이스피싱 조직은 세간에 널리 알려진 수법을 폐기하고 새로운 사기 방안 고안에 골몰하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에 대한 지속적 홍보에도 불구하고 국내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이 2023년 4400억 원에서 지난해 8500억 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최근 가스라이팅 기법까지 동원하고 있다. 가스라이팅은 사실이나 사건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방식으로 상대방 심리나 상황을 조작, 피해자를 통제하고 조종하는 등 심리적 지배 상태에 빠뜨린다. 특히 최근엔 피해자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첨단 기술까지 활용해 가스라이팅 강도를 높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피해를 볼 수 있다. 특히 그동안 젊은 층에 비해 스마트폰과 최신 AI(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50대 이상 장년층과 노년층들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주로 입었지만 최근 가스라이팅 유형의 보이스피싱 피해는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경찰관과 가족들이 설득을 해도 쉽사리 자신이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만큼 강하게 심리를 지배 당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 가스라이팅 보이스피싱 사례 # 지난달 울산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A 씨는 ‘카드 배송’을 알리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A 씨가 카드를 신청한 적 없다고 하자, 전화를 건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가짜 고객센터로 안내했다. 해당 연락처로 전화하자 상담원을 사칭한 조직원이 “명의가 도용된 것 같다”며 원격 제어 기능이 있는 악성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했다. 이어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상황극을 하듯 A 씨에게 연이어 접근했다. 자신을 금융감독원이라고 밝힌 조직원은 전화로 “계좌가 범행에 이용됐으니 서울중앙지검으로 연락해 보라”며 불안감을 조장했다. A 씨가 인터넷으로 직접 검색해 알아낸 서울중앙지검 대표 번호로 연락했지만, 악성 앱 때문에 통화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됐다. 검사를 사칭한 조직원은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인데 어떻게 알았냐”며 화를 낸 뒤 가짜 구속영장과 입출금 내역서를 A 씨에게 보내 “당장 구속시키겠다”고 압박했다. A 씨는 극도의 공포감에 빠졌다. 검사 사칭범은 이런 심리 변화를 인지한 듯 “수사에 순순히 협조하면 약식기소로 처리해주겠다”며 A 씨를 회유했다. 연이은 겁박과 회유를 통해 심리 지배 상태에 빠진 피해자는 결국 보이스피싱 사기범을 자신을 도와주는 ‘검사님’으로 믿게 됐다. 상식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진 것이다. 결국 사기범은 “범죄 수익금이 섞였는지 확인해야 하니, 모든 자산을 골드바로 바꿔 안전하게 전달하라”라고 유도했다. A 씨는 이 말을 믿고 평생 모은 적금 1억 9000만 원으로 골드바 10개를 구매해 전달하려 했다. 다행히 악성 애플리케이션 설치 기록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중이던 경찰이 A 씨의 소재지를 추적하면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이미 완전한 심리 지배 상태에 놓인 A 씨는 되레 경찰에게 “(검찰) 수사를 방해하지 말라”며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고 한다. 당시 출동한 경찰관은 “피해자가 조직에 완전히 가스라이팅을 당해 설득에만 서너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 올 5월 대전에서는 20대 B 씨가 보이스피싱에 속아 자신을 모텔에 '셀프 감금'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보이스피싱범은 B 씨에게 자신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라고 사칭했다. 이어 "검찰이 수사 중인 특수 사기 사건에서 본인 계좌가 발견됐다"면서 "범죄에 관여하지 않았느냐"고 B 씨를 추궁했다. 사기범은 가짜 수사 서류를 B 씨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 이후 "혼자 있을 수 있는 곳에 가서 대기하라.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바로 구속하겠다"고 겁을 주는 방식으로 B 씨에 대한 가스라이팅을 이어갔다. 보이스피싱범의 가스라이팅 때문에 판단력이 저하된 B 씨는 지시에 따라 모텔에 투숙, 장시간 머물면서 보이스피싱범들과 통화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 스마트폰 공기계를 구입했고 원격제어 앱을 다운로드해 실행했다. 다행히 "수사관과 통화하더니 모텔에 들어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B 씨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덕분에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B 씨도 A 씨처럼 처음엔 출동한 경찰관을 되레 의심했다고 한다. # 올 6월 30대 C 씨는 치밀한 각본에 따라 검사,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하며 가스라이팅을 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4억 원을 뜯겼다. C 씨는 등기우편이 반송됐으니 수령 가능한 날을 알려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보이스피싱범은 문자를 통해 홈페이지 주소를 남겼고, 해당 홈페이지엔 ‘C 씨의 계좌가 불법 사기 사건에 연루돼 조사받고 있다’는 내용의 공문이 게재돼 있었다. 이후 C 씨는 검사를 사칭한 일당의 전화를 받았다. 검사 사칭범은 “불법 계좌를 발견했는데 이 계좌가 사용되지 않았다는 입증은 본인이 직접 해야 한다”며 “특급사건이니 절대 어디에 말하지 말라”고 강요했다. 검사 사칭범은 C 씨에게 수사를 위해 새로운 휴대전화를 개통할 것도 지시했다. 특히 C 씨에게 인근 호텔로 이동할 것과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에 원격조종 애플리케이션 등을 설치할 것 등을 주문한 데 이어 불법 계좌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려면 대출을 실행하라고 유인했다. 추후에 계좌가 도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고 피해자를 안심시키는 수법도 사용했다. 그들의 말을 믿은 C 씨는 대출금 8000만 원가량을 그들의 계좌로 송금을 했다. 이후 검사 사칭범은 “불법 계좌가 또 발견됐는데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호텔 방을 나갈 수 없다”며 “입증이 안 되면 제 검사 커리어를 걸고 구속하겠다”고 협박했다. 사건 정보를 유출할 경우에도 구속하겠다고 위협했다. 가족이나 회사 등을 언급하며 겁박도 서슴지 않았다. 또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남성은 “남부지검에서 공탁금을 원한다”고 말해 C 씨가 7000만 원을 송금토록 했다. 심리 지배 상태가 이어지면서 C 씨가 일당에게 건넨 돈은 결국 4억 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 상식적 판단 차단하는 치밀한 수법 가스라이팅 유형의 보이스피싱은 범인들이 피해자에게 공포와 불안감을 유발해 판단력을 저하시킨 뒤 자신들의 말을 듣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각종 피해 사례를 참고할 때 피해자의 내면을 지배하는 가스라이팅 유형의 보이스피싱은 크게 ‘접근, 피해자 행동 통제, 심리 지배’ 등의 단계를 거친다. 접근 단계는 주로 가짜 신분을 진짜인 것처럼 피해자에게 사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자신이 금융기관, 수사기관, 카드사 등의 관계자라며 피해자에게 접근한다. 특히 검찰과 경찰, 금융감독원 등 권위있는 기관 소속원을 가장 많이 사칭한다. 취업이나 저금리 대출·신용 회복 지원 등을 미끼로 접근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유행하는 카드 배송 사기의 경우 카드사 직원이나 배송기사를 사칭한다. 가족이나 지인, 친구를 사칭하는 경우도 많다. 행동 통제 단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피해자의 휴대전화부터 최우선적으로 통제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위의 사례들처럼 보이스피싱범들은 통상 휴대전화에 악성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위해 명의도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속이는 등의 수법을 사용한다. 이 앱을 통해 원격조종으로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마음대로 조작하고 위치까지 파악한다. 범죄 수익을 얻은 뒤에는 피해자에게 휴대폰을 초기화시킬 것을 종용, 범죄 증거까지 없애는 치밀함을 보인다. 본격적인 심리적 지배를 위해 보이스피싱범들은 협박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불안을 조장한다. 피해자의 무고함을 입증하기 위해 좋은 마음을 갖고 도와주고 있는데도 지시에 따르지 않는다면 구속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대화를 끌고 간다. 이 과정에서 호통을 치거나 강하게 협박하면서 피해자들이 상식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도록 옥죈다. 피해자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가족이나 회사 등에 알려 큰 불이익을 받도록 하겠다는 등의 강한 겁박도 사기범들이 흔히 사용하는 심리 지배 기법이다. 일반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법률 등 어려운 전문용어를 사용해 피해자들에게 심리적 위축감을 주는 것도 흔한 수법이다. 심지어 가짜 수사 공문과 위조 신분증, 조작된 인터넷 홈페이지 등도 동원한다. 특히 악성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은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피해자들이 해당 기관에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기관 진짜 전화번호로 연락하더라도 보이스피싱 조직의 전화로 연결되도록 하는 악성 애플리케이션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예전엔 해외에서 전화를 하더라도 피해자 휴대전화에 뜨는 발신자 번호를 국내 전화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를 사용하던 수준의 단계에서 한층 더 진화한 것이다. 이쯤 되면 가스라이팅 보이스피싱에 대한 지식이 없는 피해자들은 아무런 의심없이 사기범들의 지시에 순순히 따르게 된다. 더욱이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하면서 목소리를 변조하는 방식도 일반화되고 있다. 최근 피해자들이 자신을 모텔 등에 자체 감금하거나 사기범들에게 피해자의 일상을 보고하고 반성문까지 작성해 제출하는 등의 사례가 이어지는 것도 악성 애플리케이션과 위조 서류 등을 활용한 심리 지배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 가스라이팅 보이스피싱 예방하려면 가스라이팅 형태의 보이스피싱은 심각한 피해를 유발한다. 심리 지배를 당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유형에 비해 피해액이 큰 편이다. 더욱이 보이스피싱은 단순한 금전 사기 범죄가 아니다. 가정을 무너뜨리고 평생 자책감에 시달리도록 하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의심하는 것이다. 의심스러운 전화는 일단 즉시 끊어야 한다. 또 경찰, 검찰, 금융감독원 등 정부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국민들에게 현금이나 금괴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숙지하는 것이다. 특히 개인에게 불쑥 전화를 걸어 호통을 치거나 협박하는 검사나 경찰관은 존재할 수 없다. 금융기관 관계자가 전화로 계좌 비밀번호를 물어보는 일도 절대 없다. 그리고 전화를 건 사람이 사건 조회, 특급보안, 엠바고, 약식조사, 보호관찰, 자산 검수, 자산 이전 등의 용어를 사용하면 보이스피싱일 가능성이 무척 높다. 또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의 링크를 클릭하면 안 된다. 전화로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라는 요구도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 현금 인출, 송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가족 사칭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으려면 가족들만 아는 비밀 암호를 사전에 정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보이스피싱 차단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권장되고 있다. 경찰청의 보이스피싱 방지 애플리케이션인 시티즌코난 등을 설치해 수시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검사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입었다면 경찰(112)이나 금융감독원(1332)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은행에도 전화해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 인출을 차단해야 한다. 빨리 대처할수록 피해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보이스피싱범의 전화번호와 계좌번호, 통화 내용, 문자, 송금 내역 등 증거를 보전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신거래·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 서비스를 사전에 이용하는 것도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는 방법이다.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는 소비자가 사전에 신용대출, 신용카드 발급, 카드론 등 본인의 여신거래 여부를 설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신규 여신거래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별도 해제 신청을 하지 않으면 차단된 상태를 계속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비대면 계좌 개설 안심서비스는 모든 금융권의 수시입출식 계좌의 비대면 개설을 사전에 일괄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신분증, 휴대폰 등 분실로 명의도용 계좌 개설이 우려되거나 본인이 모르게 개설된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는 것을 예방하고 싶을 때 신청하면 된다. 천영철 논설위원 cyc@busan.com
[정달식의 일필일침] '닫힌 산업 공간'에서 '열린 플랫폼'으로
2011년의 일이다. 대안공간 ‘반디’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다른 공간을 모색하던 반디의 김성연 디렉터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렇게 물었다. “동일고무벨트(DRB) 동래공장은 어때요?” 1945년 설립돼 한국 산업화의 심장으로 뛰던 이 공장은 1980년 부산 금정구 금사동으로 신공장이 이전하면서 가동이 멈춘 상태였다. 그러나 당시 건물은 원형을 간직한 채 산업화 시대의 흔적과 시간을 품고 있었다. 김 디렉터 역시 그곳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여러 가능성을 타진하던 반디는 끝내 새 둥지를 찾지 못하고 그해 10월 말 문을 닫았다. 세월이 흘러 김 디렉터가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다시 한번 이 공장을 비엔날레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려 했지만, 끝내 문은 열리지 않았다. 이후에도 공장을 문화공간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이어졌지만, 공장 측은 쉽게 마음을 내주지 않았다. 그 사이 ‘곧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돌았다. 올해 초에는 부산의 한 공공기관이 공간 활용과 관련해 동일고무벨트와 접촉하기도 했다. 40년 넘게 닫혀 있던 이 공장이 지난 17일 마침내 시민들에게 문을 열었다. 한원석 작가의 개인전 ‘지각의 경계: 검은 구멍 속 사유’를 통해서다. 창립 80주년을 맞은 동일고무벨트가 공장을 처음으로 시민에게 공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비록 한 달 남짓의 짧은 개방이지만, 시민 입장에서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 오랫동안 담장 너머로만 바라보던 산업 공간이 예술의 언어로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마치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의 아르세날레 전시장이 떠오른다. 과거 공장 가동 시 사용되던 대형 기계들이 자리를 지켜 공간 전체에 시간의 켜가 느껴진다. 아르세날레 역시 옛 해군 조선소를 전시장으로 활용한 경우인데, 당시 사용했던 기계와 설비가 예술 작품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번 동래공장 전시 역시 산업의 기억과 예술의 상상력이 한 공간에서 맞닿는 드문 경험을 시민에게 선사한다. 세계 여러 나라들은 오래전부터 산업 공간을 재생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왔다.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장과 유사한 사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템스강 남쪽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런던 문화의 심장부가 되었다. 독일 루르 지역 졸페라인 박물관은 주 정부가 나서 탄광 공장을 문화공간으로 바꾼 대표적 사례다. 중국 베이징의 옛 군수공장 지대는 다산쯔 예술특구로 부활했다. 일본 요코하마 역시 근대 산업시설이 남은 공장지대를 창작 스튜디오와 전시장으로 바꾸며 지역 재생의 모범이 됐다. 부산에도 산업 공간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해 성공한 사례가 있다. 바로 F1963이다. 고려제강의 옛 공장은 기업 참여와 지자체 등의 지원, 지역 예술계의 기획력이 결합해 국내 대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 사례는 산업 공간이 단순 개발 대상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 공간은 더 이상 버려진 땅이 아닌 것이다. 도시의 기억과 정체성을 새롭게 짜 맞추는 문화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 산업시설은 지역 향수를 자극하고, 도시 문화관광과 산업 재창출을 유도하는 잠재력을 지닌다. 부산에는 동일고무벨트 동래공장과 F1963뿐 아니라, 금정구 구서동 태광산업 옛 공장처럼 재활용 가능성이 높은 산업 유산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부산시립미술관 서진석 관장은 “유휴 산업 공간을 도시와 통합된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공공과 민간의 협업을 기반으로 한 유기적 연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철저한 준비와 협력을 바탕으로 산업 유산을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문화의 장으로 만들어낸다면, 도시는 한층 풍요로워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는 과제가 존재한다. 기업 이해관계, 공공 리더십 부재,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 결여 등이다. 의지 없는 제안은 공허하고, 준비되지 않은 개방은 일시적 이벤트로 전락할 수 있다. 따라서 정책적 의지와 제도적 장치, 지역 사회의 지속적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 관광 콘텐츠가 아니라 산업유산 기반 공공 문화 실험이라는 정체성이 필요하다. 과거를 박제하는 공간이 아니라, 기억을 현재화하고 미래를 실험하는 무대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된다. 부산의 산업 공간들이 문화와 예술이라는 새로운 언어 속에서 다시 자신을 읽고 말하고 이어가기를 바란다. 닫혀 있던 문이 열리는 순간 부산의 기억도 깨어날 것이다. 공공과 민간이 손을 맞잡고 산업유산을 시민의 공간으로, 도시의 기억을 문화 현장으로 꽃피우는 날을 기다린다. 문화와 예술은 산업의 끝이 아니라 산업의 새로운 언어다. 산업유산을 어떻게 기억하고 미래 자산으로 전환할 것인가는 부산이 안고 있는 과제다. 이번 동래공장 전시가 그 가능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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