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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뭘 몰라"

“소비자 조사만으로 제품을 설계하긴 어렵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직접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는 1998년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심지어 그는 2011년 〈뉴욕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제품 개발에 어떤 시장 조사를 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거 없다. 그건 소비자의 일이 아니다”라고까지 말하기도 했다. 그는 자주 이런 식의 말을 함으로써 오만한 CEO라는 인상을 많이 풍겼지만 제품 개발에 있어서 이런 철학을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 애플의 최고 히트작 아이폰은 이 같은 스티브 잡스의 고집이 만든 결과물이다.그는 당시 휴대폰에서 일반적으로 채택한 스타일러스 펜을 없애라고 기술진을 압박했다. 난처해 하는 기술진을 ‘손가락이면 충분하다’는 논리로 제압했다. 그렇게 나온 것이 손가락 멀티터치 기술과 키보드 없는 아이폰이었다. 그런 아이폰을 두고 마이크로소프트 CEO 스티브 발머는 실패를 점치며 조롱했으나 얼마 후 마이크로소프트는 휴대전화 시장에서 처절한 반성을 해야 했다.인텔의 창업 공신으로 유명한 앤디 그로브는 1987년 CEO가 된 뒤 인텔의 미래를 바꾸는 결단을 내린다. 당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일본 기업에 밀려 위기를 맞은 인텔이 가야할 길로 반도체 사업의 폐기를 들고 나온 것이다. 코카콜라사가 탄산 음료를 버리는 것에 비유할 만큼 충격적인 결단에 회사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조차 우려를 넘은 감정적 저항을 내비쳤다. 이런 저항을 뚫고 앤디 그로브가 고집스럽게 밀어붙인 것이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이었다. ‘인텔 인사이드’를 전략으로 내세운 이 사업은 결국 PC 시장에서 인텔이 독보적인 성공을 거두는 결과로 이어졌다.최근 CES를 뜨겁게 달구며 현대차의 미래를 새롭게 썼다는 평을 받은 보스톤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 로봇도 현대차 정의선 회장의 고집이 그 시작이었다. 2021년 현대차가 보스톤다이나믹스를 인수할 당시 국내외에선 성공을 점치기보다 실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정 회장은 수천억 원의 사재를 투입하는 뚝심으로 인수를 밀어붙였고 그 결과 세계적인 로봇 양산 체제 가능성 확립이라는 성공 신화를 쓰게 됐다. 특출한 CEO의 고집이 가져온 이 같은 성공 사례는 경영이 이성적 판단으로만 가능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운다.

부산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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