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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페니

굿바이 페니

미국 동전에는 1센트, 5센트, 10센트, 25센트, 50센트, 1달러짜리가 있다. 동전 앞면에는 에이브러햄 링컨(1센트), 토머스 제퍼슨(5센트), 프랭클린 D. 루스벨트(10센트), 조지 워싱턴(25센트), 존 F. 케네디(50센트) 등 전직 대통령의 초상이 나온다. 1달러 동전에는 인권운동가인 수전 B. 앤서니와 원주민 새커거위아 등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미국 최초의 동전인 1센트는 ‘페니’로 불린다. 페니는 한화로 14원가량이다. 페니는 미국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이 주도한 1792년 ‘주화법’에 근거해 1793년 처음 발행됐다. 초기 앞면 도안은 자유의 여신상이었지만, 링컨 탄생 100주년을 맞은 1909년부터 링컨 초상을 썼다. 뒷면에는 밀 이삭과 링컨 기념관 등을 새기다 최근에는 연방 방패 도안을 썼다. 페니는 200년 넘게 미국 경제 최말단에서 윤활유 역할을 했다. 문학, 영화, 속담 등의 소재로 사용돼 문화 아이콘이 되기도 했다.미국이 232년의 역사를 지닌 페니 생산을 종료했다. 미 조폐국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마지막 페니를 찍었다. 이날 특별 생산한 마지막 동전 5개 앞면에는 링컨 어깨 위에 ‘끝’을 상징하는 오메가(Ω) 표식이 새겨졌다. 이 동전들은 시중에 유통하는 대신 경매에 부쳐진다. 미 조폐국이 페니 생산을 끝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2월 액면가치(1센트)보다 생산 비용이 4배 가까이 비싸다는 이유로 주조 중단을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1793년 페니가 탄생했을 때만 해도 비스킷, 양초 등을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살 수 있는 게 없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에 따른 동전 가치 하락으로 페니가 애물단지가 된 것이다. 다만, 생산 중단 후에도 페니는 법정 통화 지위는 유지한다.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도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최저 액면 가치 동전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은 2006년부터 수요가 사라진 1원과 5원짜리 동전을 발행하지 않고 있다. 아직 10원, 50원, 100원, 500원 동전을 발행하고 있지만, 동전 사용은 큰 폭으로 줄었다. 2014년 861억 원의 동전이 시중에 풀렸지만, 2024년에는 102억 원어치만 나와 10년 새 유통량이 90% 가까이 줄었다. 전자결제 확대와 제조 단가 상승으로 동전이 천덕꾸러기가 된 셈이다. 제조단가가 액면가의 2배인 10원짜리 동전 발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쉽지 않다. 10원짜리가 물가 안정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0원의 운명은 페니와 다를까.

부산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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