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경제] “호르무즈는 다시 열리지 않는다”… 유가 100달러 시대의 우울한 전망
나초(NACHO)
호르무즈해협이 표시된 지도. 로이터연합뉴스
연초 배럴당 60달러 선에 머물던 국제유가는 중동 전쟁 격화로 빠르게 100달러 시대에 진입했다. 지난 3월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유조선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자 시장은 공포에 휩싸였고, 이후 통행 재개 여부에 따라 100달러를 중심으로 유가가 급등락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호르무즈해협은 다시 열리지 않는다(Not A Chance Hormuz Opens)"는 의미의 신조어 '나초(NACHO)'까지 등장하며 중동 리스크와 고유가 장기화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에너지 안보의 핵심 통로다. 가장 좁은 구간 폭은 약 33km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이곳을 지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UAE 등 주요 산유국들이 해협에 의존하고 있어 전략적 중요성이 매우 크다. 역사적으로도 16세기 포르투갈 점령부터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의 유조선 전쟁에 이르기까지 해협 통제권은 늘 국제 정치 갈등의 핵심 변수였다.
최근 위기는 에너지 수급을 넘어 물류 대란으로 번지고 있다. HMM 화물선 사고 등 민간 선박을 향한 위협이 현실화하면서 물류망에 비상이 걸렸다. HMM 등 글로벌 선사들이 항로 예약을 중단하거나 우회를 선택하면서 발생한 긴급 위험수당과 운임 상승분은 산업계의 비용 부담으로 전가되는 실정이다.
사우디 등의 우회 송유관이 존재하지만 수송 규모에는 한계가 있다.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로서는 에너지 수급과 물류비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밖에 없다. 호르무즈해협의 안정 여부가 세계 경제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이유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