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이야기] 노화 예방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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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인제의대 부산백병원 내과 교수·동남권항노화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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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를 예방한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살 수 있는 수명을 연장하는 것과 나이가 들어 가면서도 젊음과 활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수명의 연장을 위해서는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악성 종양이나 심뇌혈관 질환과 같은 중한 질병들을 예방하고 조기에 진단해서 잘 치료하며 관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현실적인 방법이다. 나이가 들어가며 전신의 모든 기능들이 쇠퇴하고 치매, 관절염 등과 같은 여러 퇴행성 질환들이 악화되는 노쇠를 예방하는 방법을 찾기 위한 수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 번의 주사로 노화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에 대한 연구가 소개되어 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세포가 노화하면 염증을 유발하는 다양한 물질들을 외부로 분비해서 주변의 정상적인 세포와 조직에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하고, 이것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빨리 노화가 진행하게 됨은 잘 알려져 있다. 다양한 약물들을 사용해서 이런 노화한 세포들을 제거해 항노화 치료를 하고자 하는 연구들은 이미 상당한 수준까지 진행이 되고 있다.

2021년 일본 동경에 있는 준텐도 의대 연구팀이 노화 세포에서 발현이 증가하는 GPNMB라는 단백질에 대한 백신을 만들어 조로증 쥐에 주사한 결과 수명이 의미있게 연장되고 노화와 관련된 제반 변화들이 호전됨을 최초로 확인해서 노화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네이저 에이징이라는 저널에 발표했다. 백신을 사용해 자신의 면역계를 자극해서 노화세포들을 제거하는 ‘항노화백신’에 대한 연구들은 이제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조만간 사람에 대한 임상시험도 시작될 전망이다.

항노화를 위해 사용되어 오던 약물들은 천연물에서 유래한 것이나 항암제, 면역억제제 등이었고 지속적인 복용이 필요했기에 독성과 부작용이라는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항노화백신’은 한 두 번만 주사를 하면 되는 것이고, 초기 개발단계에서 안전성이 확립되면 이후 부작용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훨씬 더 간편하고 현실적인 방법이라 하겠다.

이미 사용되고 있는 백신들 중에서도 이러한 항노화 효과가 최근 증명된 것이 있다. 잠복되어 있던 수두바이러스의 재활성화에 의해 발생되는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백신들이 바로 그것이다. 금년 1월,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이 70세 이상 미국인 4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한 노인들에서 생물학적인 노화가 현저히 늦어짐을 확인하여 발표하였다. 대상포진 백신은 치매와 뇌졸중, 그리고 심혈관질환의 예방에도 명확한 효과가 있음이 최근 증명되고 있다.

대상포진 백신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전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어 안전성이 명확히 증명이 되어 있고, 특히 최근 사용되기 시작한 유전자재조합백신은 대상포진 예방 효과가 95%를 넘기 때문에 50세 이상의 독자분들 중에서도 접종을 하지 않으신 분들은 한 번 고려를 해 보실 것을 추천한다. 노화가 늦어져서 젊음이 유지되고, 치매가 예방될 수도 있음은 덤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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