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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자리 만들어 달라'는 부산 시민 호소 후보들 잘 새겨야
부산 시민들이 지방선거를 통해 만들고 싶은 지역의 미래는 소박했지만 절박했다. ‘이 도시를 떠나지 않고 살 수 있는 삶의 질을 보장해 달라!’ 〈부산일보〉가 6·3 지선을 40여 일 앞두고 시민 63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는 ‘부산을 떠나게 만드는 조건을 개선하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부산의 유권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키워드는 일자리였다. 교통 불편, 돌봄 부족 등 다양한 요구가 분출했지만, 삶의 기반을 결정하는 핵심은 안정된 일자리라는 점에서 전 연령대에서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압도적이었다. 이는 지역 정치가 정치 담론이나 대형 개발 이슈가 아닌 일상에서 체감하는 변화에 집중해야 함을 분명히 보여준다.
시민들이 토로한 지역의 현실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구조적 위기를 드러낸다. 지역에 좋은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층이 수도권으로 유출되면 그저 인구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소비 감소, 상권 침체의 악순환을 부르고 결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부메랑이 된다. 여성과 중장년층, 노년층은 경력 단절과 재취업의 벽에 부딪히는 것이 일상적이다. 교통 불편과 돌봄 부족도 일자리와 맞물려 있다. 산업단지 접근성이 떨어지면 기업 유치가 어렵고, 돌봄 서비스가 작동하지 않으면 마음 놓고 일터로 갈 수 없다.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는 청년 대책인 동시에 인구와 상권, 지역경제를 살리는 공통 열쇠인 셈이다.
그간 지방선거는 지역 유권자들의 기대와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거대 정당을 등에 업은 후보자들은 정치 공방 구도를 지역에서 재연하기 일쑤였으며, 대형 개발 사업과 장밋빛 청사진에 치중할 뿐이었다. 문제의 핵심은 ‘일할 곳이 없는 도시에서 활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시민 인식의 변화를 정치가 따라가지 못하는 데 있다. 일자리 관련 공약은 구체적인 전략과 실행력에 허점을 드러냈고, 시민이 체감할 만한 변화를 이끌기에 부족했다. 유권자들은 지방자치가 주민 한 명 한 명의 삶을 바꾸는 ‘생활 행정’이 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 4년 지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시민 인터뷰에서 ‘일자리’는 무려 46회 언급되면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청년’(25회)과 ‘기업’(19회)이 뒤따랐다. 성별과 연령대를 불문하고 ‘먹고사는 문제’를 으뜸으로 꼽은 것은 대한민국 제2 도시로서 뼈아픈 대목이다. 이에 대해 지역의 일꾼을 자처하며 나선 후보자들이 답해야 한다. 시민들은 ‘부산에서 계속 살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한다. 지역이 활력을 되찾고 주민의 삶이 바뀔 수 있는 도시를 원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행정은 일자리 창출을 중심에 두고 산업, 교통, 돌봄, 문화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해야 한다. 지선의 관전 포인트는 정당의 유불리가 아니라 지역민 삶의 질 개선을 둘러싼 경쟁이어야 한다.
2026-04-20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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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 이전 공공기관 지역업체 외면, 지역화 갈 길 멀다
공공기관 이전은 단순한 물리적 이동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과의 유기적 결합과 지역경제와의 동반 성장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그 실효성을 의심케 하는 수치가 나왔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와 부산 소재 소속 기관들이 올해 발주한 부산 지역 공공구매 4595억 원 가운데 지역업체 수주액은 922억 원으로, 비율은 20.1%에 그쳤다. 이는 부산시와 구·군 등 지역 기관의 수주율 70.5%, 전체 평균 58.5%에 크게 못 미친다. 특히 부산이 사업 현장인 경우만 따로 집계한 결과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분명하다. 부산 이전 공공기관들의 지역 상생 약속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국가공공기관의 부산 지역 공공구매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역업체 몫은 24.9%에 불과해, 총 3조 8434억 원 가운데 약 4분의 1인 9580억 원만 지역에 돌아갔다. 반면 부산시와 산하기관, 교육청 등 지방 공공기관의 지역업체 계약 비율은 63.4%로 두 배 이상 높았다. 전체 공공구매의 39.8%를 차지하는 ‘큰손’이라는 점에서 낮은 지역 기여도는 더욱 뼈아프다. 특히 부산으로 이전한 공공기관들마저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각각 0.3%, 0.5%에 그치는 등 미미한 실적을 보이며 이전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결국 이전이 단순히 주소지 변경 차원에 머물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지역 일자리 창출과 산업 상생, 고용 분산이라는 약속은 구호에 그치고 실제 운영은 따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물론 현실적 제약은 있다. 중앙 부처와 공공기관이 전국 단위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역업체 참여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공사나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업일수록 지역업체의 진입 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산이 사업 현장인 경우조차 낮은 수주율을 보이는 것은 이런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지역제한입찰을 적용할 수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않는 건 의지의 문제다. HUG가 지역 인재 의무 채용 제도의 예외 규정을 활용해 ‘쪼개기 채용’을 했던 사례 역시 같은 맥락이다.
부산시는 전국 최초로 공공계약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국가·공공기관의 지역업체 수주율을 실시간 공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제도 개선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기관들과 지역상생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이행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이는 늦었지만 필요한 대응이다. 다만 근본적인 변화는 공공기관 스스로의 인식 전환에서 출발해야 한다. 지역경제의 마중물이 되지 못한다면 그 존재 이유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 이전은 단순한 장소 이동이 아니라 지역과의 ‘화학적 결합’을 전제로 한다. 그 결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균형발전 역시 공허한 구호에 그칠 뿐이다. 이제는 실천으로 답해야 할 때다.
2026-04-20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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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 한 사발을 누가 마다하리오[논설위원의 뉴스 요리]
최근 대한민국이 자체 개발한 무기들이 국제 무대에서 큰 관심을 받으면서 시중엔 소위 ‘국뽕’이 차오른다는 표현이 넘실대고 있다. 2010년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탄생한 단어인 국뽕은 국가와 필로폰(히로뽕·메스암페타민)의 합성어로서 자국에 대한 환상에 도취돼 자국을 찬양하는 행태를 일컫는 비속어에 속했다. 그러던 것이 해가 갈수록 대한민국의 위상이 가슴 벅차도록 올라가는 장면이 반복되자 ‘주모! 여기 국뽕 한 사발 주소’ 같은 밈으로 소비되며 사용빈도가 급격히 올라갔다. 특히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발전상에 대한 자부심에서 드러나는 국뽕은 그 어느 때보다 상한가를 치고 있는 중이다.
■방산 신화의 시작
70년이 넘도록 휴전 상태를 지나오면서 차곡차곡 쌓아온 대한민국의 K-방산에 대한 국뽕은 가장 대표적인 국뽕에 속한다. K-방산에 대한 국뽕의 연원은 1998년까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미국이 주도한 환태평양 군사훈련, 소위 림팩이라는 훈련이 진행되던 때. 한국에서는 국내 생산 장보고급 잠수함인 ‘이종무함’이 참여한다. 미국의 항공모함과 일본의 이지스함 등 상대적으로 어마어마한 해군 전력을 지닌 국가들 사이에서 이종무함은 초라하기 그지없어 보였다. 하지만 막상 훈련이 진행되자 이종무함은 단 한 번의 고장도 없이 가상 해전에서 미 해군 핵추진 잠수함을 비롯해 일본의 이지스함 등 모두 13척을 가상 격침시키는 활약을 보였다. 디젤 엔진을 끄고 실내가 찜통이 되는 열악한 환경을 배터리로 버티면서 타국의 대잠 기능을 무력화시킨 결과였다. 인터넷 상의 쇼츠 등에선 ‘한국은 다음부터 심판이나 보라’고 푸념했다는 귀여운 미국, 일본의 모습이 떠돌 정도다. 실전에서 국산 방산무기의 성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 이 훈련은 지금까지도 인구에 널리 회자되고 있다.
■차세대 전투기 생산국
최근 양산 체계가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 4.5세대 전투기 KF-21은 2015년 8조 원이 넘는 개발 투자로 시작된 국산 전투기 개발 사업의 결실이다. 6.25전쟁 이후 미국이 공급한 전투기에 의존해 영공을 지켜야 했던 대한민국이 자체 전투기 생산에 이르기까지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개발에 들어가자마자 전투기 핵심 장비인 AESA 레이더 기술 이전을 미국이 거부하는 사태가 결정적이었다. 대한민국은 연인원 6만 5000명에 가까운 연구진을 ‘갈아넣다시피’ 하며 자체 레이더 기술 등 핵심 기술들을 개발했다. 전투기 개발 이후 42개월간 1600여 회 시험 비행에서 단 한 건의 사고가 없었던 점도 세계 전투기 개발사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쾌거. 인도네시아 16대 수출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와 중동 국가들의 오픈런이 예고될 정도로 양산 이후 전망은 장밋빛이다. 차후 10년 이내 독자적인 엔진 개발까지 이뤄지고 나면 미국 승인 없이도 전투기 수출이 가능해진다. 그 시기쯤이면 현재 4.5세대인 전투기가 차세대급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높다.
■미사일 강국
천궁-II가 아랍에미리트 하늘에서 이란의 탄도 미사일을 96%나 요격해낸 사실은 한국 미사일 개발의 한 획을 그은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천궁-II가 가성비까지 보태며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에 버금가는 요격 미사일로 급부상하는 동안 미국의 사드체계와 어깨를 견주려는 국내 미사일체계도 개발이 착착 진행중이다. LIG넥스원이 지난해 공개한 L-SAM이 그 주인공이다. 천궁-II처럼 수출까지 염두에 둔 L-SAM은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체계다. 천궁-II보다 높은 상층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드체계와 곧잘 비교된다. 천궁-II의 중동전 활약 등으로 요격 미사일 실전 데이터가 확보된 이상 L-SAM의 활약도 그에 못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산화한 미사일들은 수비형 미사일만 대단한 것이 아니다. 고고도로 띄운 뒤 수직으로 낙하해 적진을 타격하는 현무 미사일도 핵을 제외한 최강 무기로 세계를 놀라게 하는 중이다. 8톤급 탄두를 장착할 수 있어 북한의 지하 벙커 시설 대부분을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대한민국 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사거리 제한 지침 종료로 국내 미사일 개발은 더욱 날개를 달게 됐다.
■자주포의 나라
한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K-9을 비롯한 자주포를 3000대 넘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각 5000대와 4000대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와 중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 3위이지만 면적당 밀도를 감안하면 세계 최다 자주포 보유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 전체 자주포 수와 맞먹는 규모라는 분석도 있다. K-9 자주포는 지난해 중국과 국경 분쟁을 벌인 인도에 4000억 원 상당의 추가 수출이 이뤄졌을 정도로 실전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폴란드를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도 큰 호평 속에 수출이 잇따르고 있다. 여타 국가보다 엄청나게 빠른 납기와 탄탄한 후속 수리 서비스는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다는 평이다. 더 놀라운 것은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포탄 비축량이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포탄이 모자랄 때 대한민국은 포탄 비축량이 ‘7일치’밖에 없다면서 50만 발을 빌려준 바 있다. 그 때 드러난 대한민국의 포탄 비축량은 340만 발. 유럽 전체 규모와 맞먹는 자주포가 하루 수십만 발을 발사함으로써 7일만에 340만 발을 소비한다는 개념이 포탄 비축량 ‘7일치’의 실체였던 것이다.
방산강국 대한민국 신화의 출발점이었던 이종무함의 활약은 최근 캐나다로 출발한 도산안창호함의 위용으로 이어진다. 탄탄한 조선업을 배경으로 이룩한 잠수함 관련 기술은 핵추진 잠수함이 아님에도 독보적인 배터리 기술 접목을 통한 오랜 잠항시간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알려진다. 독일 등 잠수함 생산국들이 서류를 들이밀며 캐나다의 60조 원대 잠수함 도입 계획에 응찰할 때 대한민국은 실물 잠수함으로 직접 태평양을 건너는 퍼포먼스로 응찰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칠 정도다.
기존 국가 대비 절반 이하의 가격과 엄청나게 빠른 납기로 상징되던 대한민국의 무기는 이제 실전에서 검증되며 신뢰까지 확보했다. 국제적인 안보 위기 고조가 뉴노멀이 돼 가는 지금, 가격과 납기에다 신뢰까지 무장한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결과물들은 앞으로 더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국뽕이라면 정말 사발로 들이키라 해도 마다할 수 없을 듯하다.
2026-04-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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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 미래는 안 보이고 정치 공학만 난무하는 6·3 지선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16일 방송 인터뷰에서 “제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다른 지역구 얘기는 곤란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부산의 미래가 아닌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관련 질문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재수 후보 역시 “빅매치는 전재수 대 박형준”이라며 지방선거보다 보궐선거가 더 큰 이슈로 다뤄지는 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47일 앞으로 다가온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지역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북갑 보궐선거가 과열되면서 6·3 지방선거가 중앙 정치의 부속품처럼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극소수 유력 정치인의 거취만 주목받고 풀뿌리 후보들은 외면당하는 이상한 선거가 되고 있다.
한 지역구 보궐선거가 지역의 4년 미래를 책임질 시장·교육감 선거를 압도하며 판을 흔들게 된 것은 정략적 접근 탓이다. 여야 모두 중앙당이 직접 개입해 선거 구도를 왜곡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북갑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자 무공천론, 복당론, 단일화론 주장이 뒤엉키며 국힘은 내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과 하정우 청와대 AI 미래기획 수석비서관은 연일 출마 읍소와 즉답 회피를 반복하며 궁금증을 유도하고 있다. 정치 신인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의구심까지 드는 대목이다. 정치 공학에만 급급하며 지자체 선거판에 분탕질을 치는 원내 양당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자치’가 ‘정치’에 질식되는 지방선거로는 미래로 도약하기는커녕 퇴행할 수밖에 없다. 메가시티와 통합특별시 구상, 미래형 산업 구조 전환, 저출생·고령화 대응 등 도시의 성장을 이끌 핵심 의제를 토론하고 숙고할 기회를 잃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유명인의 공천 여부나 출마 포기 압박, 계파 충돌, 정치적 유불리 등의 정치 공학에 급급한 것은 지역 유권자를 우롱하는 것이다. 지역 발전에 대한 유권자의 의견을 듣기는커녕 정치권이 짜 놓은 판을 바라보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격하시키는 꼴이라서다. 지방선거는 중앙 정치의 연장이 아니다. ‘지방의 선택’을 가로막는 정략적인 행태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
지방선거의 본질은 지역의 미래 비전을 놓고 벌어지는 경쟁이다. 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약을 제시한 후보자가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다. 문제는 이번 6·3 선거에서 중앙 정치의 과잉으로 지역 의제가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후보자들은 미래 비전과 정책을 알리는 기회를 잃고, 유권자들은 선택권을 제한받고 있다. 이런 기형적 구조가 고착된다면 선거 이후에 무엇이 남겠는가. 중앙 집권은 더 공고해지고 지방의 종속적 구조는 강화될 뿐이다. 지금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 지역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는 게 분명해 보인다. 여야는 이번 6·3 지방선거를 지역민과 동네 일꾼에게 돌려줘야 한다.
2026-04-17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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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남·울산 보건소 의사 구인난, 공공의료망 구멍 어쩌나
경남과 울산의 공중보건의사(공보의) 구인난이 심각하다. 보건소와 지소의 필수 인력인 공보의들이 3년 복무를 마치고 대거 전역하지만, 이들의 빈자리를 메울 신규 지원자가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경남 지역 의과·치과·한의과 공보의 301명 중 142명이 이달 말 복무를 마치는데, 72명만 새로 배치된다. 특히 이 가운데 필수 진료를 맡는 의과 공보의 116명 중 54%인 63명이 복무를 끝내지만, 15명만 충원된다. 울산 울주군도 비상 상황이다. 공보의 15명 중 의과 전공은 2명뿐이며, 내년 4월 복무 만료를 앞두고 있다. 충원되지 않으면 일선 보건지소 운영 중단이 불가피하다. 공보의 대규모 이탈은 지역 1차 의료 체계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지자체들은 공보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일당·계약 의사 채용에 나섰지만, 녹록지 않다. 경남 창원·김해·양산·진주 등 도시 지역의 보건소는 일당을 50만~60만 원으로 제시했지만 지원자는 거의 없다. 군 단위는 일당을 100만 원까지 올렸지만 지원자는 절벽 상태다. 울주군보건소는 조례를 제정해 1억 5000만 원의 연봉을 내걸고 ‘업무 대행 의사’ 제도를 도입했지만 근무자를 못 구한 상태다. 생활 여건이 불편한 이유 외에도 공공기관 임금 수준이 민간 의료기관보다 턱없이 낮아 선호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경남과 울산이 만성적인 의사 구인난으로 필수 진료에 차질을 빚으면서 공공의료망에 구멍이 난 셈이다.
‘공보의 썰물’ 현상이 의료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건 이미 예견됐던 문제다. 2024년 본격화한 의정 갈등 여파로 의대생들이 집단휴학을 하면서 의사 면허 취득자가 줄어들었다. 현역병보다 긴 복무 기간은 공보의 기피 현상의 주요 요인이다. 1979년 공보의 제도가 도입된 초기에는 현역병과 공보의 복무 기간이 36개월로 같았다. 이후 현역병만 1년 6개월로 줄어들면서 현역을 택하는 의대생이 늘어났다. 복지부는 단계적으로 공보의 복무 기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국방부는 학사장교·군법무관 등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다. 정부가 실효성 있는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서 지원자는 매년 줄고 있다.
내년 입시부터 도입되는 지역의사제는 공보의 미충원으로 인한 경남 지역 의료자원 부족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첫 졸업생이 나오는 2033년이 돼야 효과를 볼 수 있고, 광역시인 울산은 혜택이 아예 없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취약 지역의 필수 의료 공백을 메울 순 없는 것이다. 공보의 기피 현상이 계속되면 무의촌이 늘어나고 지역 공공의료가 붕괴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공보의 복무 기간의 합리적 단축, 근무 여건 개선과 처우 보강, 의료 취약지 인센티브 강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공공병원 확충, 퇴직한 시니어 의사 공공의료기관 매칭 확대도 추진해 지역 의료 접근성 악화를 막아야 할 것이다.
2026-04-1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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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커피 도시 부산, 생산·유통 중심 산업으로 키우자
부산은 국내 대표적인 커피 도시다. 수입 생두 90% 이상이 부산항을 통해 들어온다. 1만 개가 넘는 카페, 다양한 커피 축제, 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커피 산업을 매개로 도시 경쟁력을 강화할 인프라를 충분히 갖춘 셈이다. 〈부산일보〉가 15일 개최한 ‘커넥트 커피 부산 2026’은 부산이 커피 소비 도시를 넘어 산업 도시로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한 장이었다. 후안 루이스 전 스페셜티커피협회 이사장의 기조 강연을 비롯해 2개 세션을 통해 커피 산업 밸류체인 구축과 글로벌 협력, 로컬 브랜드 성장, 커피를 통한 도시 문화 재편 전략 등이 다뤄졌다. 글로벌 커피 도시의 잠재력을 알리고 유통·브랜드·교육·기술을 아우르는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부산의 강점인 물류 인프라가 아직 커피 산업으로 연결되지 못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생두가 부산항에 들어오지만, 그중 80% 이상이 수도권으로 이동해 로스팅된 뒤 다시 부산으로 유통된다. 보관 중심 구조에 머물러 고부가가치 창출 기회가 외부로 유출되는 구조다. 원두 수입, 물류, 가공, 유통 단계가 기업별·산업별로 분절돼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커피가 도착하는 도시일 뿐 커피의 가치가 시작되는 도시가 아닌 셈이다. 커피 산업은 생두 수입, 저장과 보관, 가공, 물류와 유통, 브랜드, 소비까지 이어지는 전형적인 연결 산업이다. 커피 연관 산업 밸류체인을 지역에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다.
첫 번째 세션 ‘커피도시 부산, 밸류체인으로 여는 미래’에서 제시된 글로벌 사례는 부산이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보여줬다. 두바이의 DMCC는 단순한 물류 거점이 아니라 거래와 가공, 금융과 교육까지 결합된 하나의 커피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벨기에의 앤트워프 역시 단순한 항만이 아니라 커피의 품질과 가격, 유통이 결정되는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부산도 두 도시처럼 산업적 확장을 위해 거래·가공·금융이 결합된 산업 클러스터를 만들고, 대규모 저장과 유통 기능을 기반으로 시장을 움직이는 커피 허브로 발전해야 한다는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산에는 우수한 로컬 커피 브랜드도 있고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가 많다. 단순히 좋은 브랜드가 있는 도시를 넘어 생산·유통 중심 산업을 지닌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커피 산업 육성의 정책 방향을 단순 지원 확대가 아닌 산업구조 재설계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이다. 부산은 생두의 생산과 물류 과정을 추적하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이미 구축한 상태다. 나아가 로스터리, 브랜드, 데이터 기업 등 고부가가치 영역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산업의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 글로벌 앵커기업 유치, 규제 완화, 산업 간 융합 구조 구축을 통해 클러스터를 만들 필요가 있다. 그것이 부산이 글로벌 커피 산업을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길이다.
2026-04-16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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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울경 맞춤형 '메가특구' 유치 전략 필요하다
정부가 대규모 지역 단위 규제특구인 ‘메가특구’ 조성을 공식화했다.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균형성장 전략인 ‘5극3특’과 연계해 로봇, 재생에너지, 바이오, AI자율주행차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광역·초광역권 메가특구를 조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핵심 성장거점으로 삼아 선도기업과 인재를 유치하고 지역 특화산업을 집적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전략산업 육성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기존의 제한 중심 규제를 허용 중심으로 전환해 산업 성장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번 구상은 규제개혁을 성장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규제 방식의 전환이다. 이날 이 대통령은 “기존의 포지티브 규제에서 벗어나 금지된 것만 제외하고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라”고 주문했다. 자율주행 실증을 도시 전체로 확대하고 무인 소방로봇의 도로 통행을 허용하는 방안은 이러한 변화의 단면이다. 그동안 현장에서는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때마다 허가와 규정 변경을 기다리다 경쟁력을 잃는 일이 반복돼 왔다. 수도권 집중이 자원 배분의 비효율과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특히 부산을 비롯한 비수도권 대도시가 인구 유출과 산업 기반 약화라는 이중고를 겪는 상황에서 이번 발언은 규제의 문을 열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정부가 제시한 메가특구 모델은 기존 특구 정책과 결을 달리한다. 로봇, 바이오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메뉴판식 규제특례’ ‘수요응답형 규제유예’ ‘업그레이드 규제샌드박스’를 결합했다. 기업과 지방정부가 필요한 규제완화를 선택하거나 요청하면 심의를 거쳐 즉시 적용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재정·세제·인재·연구개발(R&D)을 묶은 7대 정책 패키지와 1조 원 규모 메가펀드도 더해졌다.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권한의 지방 이양, 데이터 활용 확대 등은 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조치다. 특히 창업기업 행정서류를 줄이고 행정조사를 정비하겠다는 계획은 실질적 규제개혁을 겨냥한다. 단편적 규제개혁을 묶어 지역 혁신과 연결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관건은 이러한 정책이 지역 현장에서 얼마나 현실화되느냐다. 메가특구는 기업과 지자체가 계획을 수립해 신청하면 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되는 구조로 권역 간 경쟁이 불가피하다. 수도권은 물론 각 지방이 전략 산업을 앞세워 유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부울경 역시 경쟁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다. 동남권은 조선, 자동차, 우주항공 등 기존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이를 로봇, 바이오, AI자율주행차 등과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결국 부울경의 위치는 지금의 준비와 선택에 달려 있다. 메가특구가 지역경제를 살릴 성장 거점이 될지, 또 하나의 정책 실험에 그칠지는 각 지역의 전략에 달렸다.
2026-04-1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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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메가시티 vs 행정통합, 실익과 실현 가능성 잘 따져야
부산·울산·경남이 한데 뭉쳐야 한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망국적인 수도권 일극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재명 정부가 광역 행정통합을 추진하기 전부터 제기돼 온 필요성이다. 그 필요성에 의해 2020년 전후로 추진됐던 게 부울경 메가시티 조성 계획이었으나 광역 지자체장 교체 이후 2022년 백지화하고 말았다. 그랬던 메가시티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되살아나고 있다. 부울경 여권 후보들의 입을 통해서다. 반면 야권에서는 정부 주도 추진에 반발하며 미뤘던 행정통합안을 들고 나왔다. 야권이 특별법까지 발의하고 나섰기에 지방선거 기간 내도록 여야의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부울경 시도지사 후보들은 14일 ‘해양수도 메가시티’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함께 밝혔다. 해양수도라는 명칭이 새로 붙었지만 대체적인 얼개는 2020년 전후 추진된 메가시티 조성 계획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여권이 밀어붙인 행정통합이 부울경에서 무산된 뒤 3개 지자체장만 합의하면 당장 가동할 수 있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 성사 속도를 최우선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규모 인센티브를 걸고 특별법에 의해 추진된 행정통합에 비해 정부의 재정 지원은 약할 수밖에 없다. 3개 지자체가 합의해야 사업 진행이 가능한 점 등 강제력에도 한계가 뚜렷해 옥상옥만 만들게 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같은 날 ‘경남·부산행정통합 특별법’을 발의하고 나섰다. 자치법규의 범위를 확대하고 매년 8조 원 상당의 자주재원을 확보하는 방안과 가덕신공항 관리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현재 75%와 25%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각각 60%와 40%로 조정하는 재정 분권안 등 정부 권한의 대폭 이양을 요구하는 내용도 담겨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나치게 파격적인 권한 이양을 요구하는 조항이 줄줄이 명시돼 실제 법제화 가능성이 낮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 주도 행정통합 거부로 난처해진 두 지자체장의 선거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여야가 같은 날 동시에 들고 나온 메가시티와 행정통합 방안은 실익과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반비례 관계를 보여 준다. 실익이 크면 실현 가능성이 낮거나 실현 가능성이 크면 실익이 적다고 할 수 있다. 여야의 방안 모두 선거용 전략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금세 뒤따르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내놓은 방안은 동남권에 큰 의미를 지닌다. 이번처럼 본격적으로 여야 모두 동남권을 어떻게든 한데 뭉치려는 시도를 한 것은 처음이어서다. 모처럼 선거 앞에 의미 있는 지역 이슈가 던져진 마당이라면 선거 기간 동안 실익과 실현 가능성을 제대로 따져 동남권 미래 전략을 현실화해야 마땅할 것이다.
2026-04-15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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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 자영업 몰락, 지역 경제 살릴 산업생태계 혁신을
빈 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다. 역세권에도 세입자를 구하는 임대 매물이 넘쳐난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등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폭증한 데 따른 것이다.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부산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4년 동안 지역 자영업자 8만 명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도시인 부산은 그동안 자영업 도시로 일컬어질 만큼 소상공인들이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실핏줄 같은 역할을 했다. 하지만 수도권 일극 체제 때문에 부산이 급격한 인구 감소에 시달리는 데다 기반 산업인 전통 제조업 등 지역 경제도 장기 부진에 시달리면서 자영업자들이 연쇄 폐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린 것이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 자영업자는 지난 2021년 37만 명에서 지난해 28만 9000명으로 4년 만에 8만 명 넘게 감소했다. 특히 지난 2023년 이후에는 해마다 약 3만 명가량씩 줄었다. 부산 지역 경제의 버팀목인 자영업 붕괴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 것이다. 특히 직원 없이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2021년 27만 6000명에서 지난해 20만 4000명으로 큰 감소 폭을 보인 것이다. 매출 감소를 감당할 자본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영세 자영업자들이 먼저 무너졌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진다. 골목상권의 위축은 부산 경제 체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더 큰 문제는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상당수도 악전고투 중이라는 것이다. 거리마다 자영업자들의 아우성이 넘쳐난다. 자영업자들은 경기 악화로 쌓인 적자를 메우기 위해 대출에 의존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간신히 하루를 버티는 게 부산 자영업자들의 현주소다. 더욱이 원도심인 중구와 외곽 지역인 금정구, 기장군, 서구 소상공인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는 3억 4000만 원에 달한다. 현재 상황은 자영업자들이 스스로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정부와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하다.
자영업 폐업 증가는 지역 고용은 물론 해당 가족과 종사자의 삶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자영업 침체가 고용 감소, 소비 위축, 지역 체감경기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외식업은 배달 플랫폼과 프랜차이즈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자영업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공공 배달앱과 지역화폐 사용을 활성화해 자영업자들의 자생력을 높이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부산 서비스업의 기반을 이루는 자영업자가 흔들리면 이 여파는 관광 등 다른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자영업 생태계를 살릴 수 있도록 지역 산업생태계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자영업 여건 마련을 위한 총력 대응을 촉구한다.
2026-04-1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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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재 육성과 일자리 확대… 부울경이 함께 가야 할 길
부산시가 행정권역에 앞서 노동시장의 경계를 먼저 허물자는 취지로 ‘초광역권 일자리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부울경을 넘나드는 통근자에게 교통비를 지원하고, 거주지와 근무지가 다를 경우 지역화폐 연계 혜택을 줘 역내 출퇴근이 수월해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지역 인력 채용 때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제기됐다. 5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고용 지원책을 넘어 동남권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재편하려는 구조적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산과 울산, 경남이 인재 육성과 일자리의 공유로 공동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야말로 번갯불에 콩 구워 먹기식 행정통합보다 실속이 있다 할 것이다.
동남권이 ‘둥지와 먹이’를 공유하는 보다 확장된 경제권이 될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례는 현장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경남 사천에서는 경상국립대 캠퍼스 조성을 계기로 항공우주 인재 양성이 본격화되고 있다. 울산은 20m 바닷속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실증하는 사업과 조선업의 AI(인공지능) 전환을 통한 산업 구조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경남 김해는 가덕도신공항, 부산항신항, 철도 등 트라이포트 인프라를 배경으로 물류와 항공, 컨벤션 기능을 결합한 국제 비즈니스 거점으로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제각각 경쟁력이 확보된 지역 산업에 기반하면서 디지털·AI 등 미래 첨단산업의 전환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해양수도 부산은 북극항로 개척 등을 통한 해양경제권의 중추를 지향하고 있다. 여기에 항공우주, 제조, 에너지, 조선해양, 물류로 약동하는 경남과 울산과의 화학적 결합으로 동반 성장하자는 것이 초광역 경제동맹의 비전이다. 그 목표를 실현하려면 구인·구직 불일치를 푸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이 맞물리면서 정주 여건이 뒷받침되어야만 자생적 경제권 형성이 가능해진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행정의 칸막이를 없애는 것이다. 이익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출발점이다. 각 지자체가 각자의 성과에 급급하면서 투자와 사업이 중복·누락되거나 기업·대학 연계가 헛도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사천의 하늘, 울산의 바다, 김해의 관문 그리고 부산의 항만이 따로 움직여서는 미래는 없다. 전국이 하루 생활권인데 행정 경계에 매몰되면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구조의 탈피는 요원하다. 노동권역의 경계를 허물고 인력과 기회를 공유하자는 ‘초광역권 일자리 프로젝트’는 반전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동남권의 인재가 유출되지 않고 역내 기업에서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정주 여건, 교통망, 육아 환경 개선 등도 병행돼야 한다. 부울경은 수도권 밖에서 성장 산업과 인재 육성 기반을 유일하게 갖춘 지역이다. 부울경의 미래는 산업 벨트 형성에 달려 있다. 지역이 이익 공동체로 변모해야 살아남는다는 절박감이 중요하다.
2026-04-14 [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