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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BPA 직접 참여, 북항 랜드마크 부지 개발 본격화하길
부산항 북항 재개발 지역의 핵심 부지이면서도 10년이 되도록 미분양 상태로 방치돼 온 랜드마크 부지에 대한 투자의 물꼬가 새로운 방향으로 트이게 됐다. 부산항만공사(BPA)가 해당 부지에 대한 최적의 투자 유치 방안을 마련해 분양 시기를 새로 검토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BPA는 11만 3000㎡ 규모의 넓은 부지를 민간이 통으로 사들이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고 보고 BPA가 직접 사업에 뛰어드는 방법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지 가격만 7000억 원에 이르는 대형 투자개발에 직접 투자자로 참여하겠다는 뜻이다. 공공 부문이 마중물 투자자 역할을 떠안음으로써 지지부진하던 사업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BPA의 해당 부지 새 투자 방향은 15일 열린 해수부 산하기관 업무보고 과정에서 나왔다. ‘북항 재개발을 통한 해양 비즈니스·문화 거점 조성’ 방안 보고 도중 해수부 장관직무대행이 장기간 미분양 부지에 대한 민간 투자자 부담을 지적하자 나온 방안이다. 여기에 해수부 담당 국장이 즉시 BPA의 직접 투자를 막는 현행 항만재개발법 개정을 위한 계획을 밝히자 쉽사리 정책의 방향성까지 마무리지어졌다. 해수부 부산 이전으로 현장성이 강화되고 이를 토대로 즉시 현장에 정책이 반영되는 순기능까지 나타난다는 평가다. 물 흐르듯 새 투자 방향이 확정되자 장기간 해당 부지의 미분양 방치가 너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북항 재개발 지역 랜드마크 부지는 BPA가 민간 사업자 유치를 위해 수차례 공모를 진행해 왔지만 번번히 투자가 무산됐다. 2023년엔 단독 입찰로 유찰됐고 2024년에는 사업 제안서가 제출되지 않아 유찰되기도 했다. 그 사이 부산시는 별도로 투자자 발굴에 나서면서 사업자 선정 방식과 속도 등을 놓고 BPA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2024년 12월에는 부산시가 4조 5000억 원 규모의 외국 자본을 랜드마크 부지에 유치해 88층 높이 3개 동 복합콤플렉스를 조성하는 방안을 발표했으나 공개입찰을 고수하는 BPA와 줄다리기만 하는 통에 1년이 넘도록 사업 자체가 표류하며 추가적인 논의조차 아예 실종되고 말았다.
부산항 북항 재개발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항만도시로서 근대화의 최전선 역할을 담당해 온 부산의 미래를 새로 쓰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성패는 재개발 지역 내 최고 노른자위 땅인 랜드마크 부지의 활성화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늦게나마 BPA가 전향적으로 직접 투자 방식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 시민으로서 무척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때마침 북항을 지역구로 하는 곽규택 의원도 BPA의 직접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항만재개발법 개정안 발의까지 공언하고 나섰다. 해수부 부산 이전 이후 모처럼 불고 있는 현장의 훈풍이 해당 부지에 제대로 된 랜드마크 조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026-01-16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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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동훈 제명 논란 확산… 공멸 부를 분열 정치 멈춰야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국힘 중앙윤리위가 ‘당원게시판 여론 조작’을 이유로 한 전 대표를 전격 제명하자 당내에서 절차적 정당성과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심의 기간을 이유로 의결을 미뤘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친윤계 일부 인사들까지 “과한 징계” “당 통합이 우선”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초·재선과 중진, 광역단체장들도 잇따라 제명 재고를 요구하고 있다. 사안의 경중을 떠나 국민 눈높이에서 더 심각한 문제는 보수 진영이 존망의 기로에 선 엄중한 시국임에도 정신을 차리기는커녕 내부 갈등이 당의 존립마저 뒤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태의 표면적 발단은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이다. 익명성과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전제로 한 게시판에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게시됐고 그 작성에 한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리위는 이를 조직적 여론 조작이자 당 질서 훼손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사실관계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사안을 근거로 전직 당 대표에게 곧바로 제명이라는 최고 수위 징계를 내린 결정은 법리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제명은 당적을 박탈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명은 공멸로 가는 길”이라며 분열과 충돌을 경고한 발언은 여권이 처한 위기 상황을 명확히 꿰뚫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의 반발이다. 보수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여겨져 온 부산 정치권에서도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심에 역행한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PK 의원들의 집단적 우려는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를 향해 있다. 중도층에서의 열세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내부 분열을 방치한다면 선거 경쟁력은 급속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 여기다 친한계와 비한계를 넘어 중립 성향과 과거 친윤계로 분류됐던 의원들까지 징계 수위에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은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정당의 윤리는 엄격해야 한다. 하지만 정치에는 상황을 살피는 판단과 책임의 균형도 필요하다. 징계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힘은 지금 자신들의 처지를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국 주도권을 쥐고 야권을 압박하고 있다. 정책 경쟁과 국정 견제에 힘을 모아도 부족한 상황에서 내부를 갈라 적대하는 정치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태다. 당내 초·재선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가 징계 보류와 통합의 리더십을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 국힘에게 필요한 것은 옳고 그름의 공방이 아니라 여당을 견제할 유력 야당으로서의 역할 복원이다. 장 대표는 지금이라도 통합의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 분열을 멈추고 절차와 통합의 원칙을 세우지 못한다면 이번 논란은 당 전체의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
2026-01-1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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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세와 재정 분권 이뤄져야 균형발전도 가능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사 등에서 지역 균형발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정부도 5극 3특 정책, 공공기관 이전 등 지역을 소생시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 동력인 지방정부의 재정 자립성과 조세 자율성에 대한 공감대는 부족하다. 가쁜 숨을 몰아쉬는 지역을 되살려 미래 발전 동력으로 삼으려면 지방 재정부터 튼실하게 만들어야 한다.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현재의 재정 구조를 혁신적으로 개편하지 않으면 균형발전은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특히 이미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에 따른 악순환은 고착화 단계로 진입했다. 적극적인 분권을 전제로 한 균형발전 전략이 시급한 상황이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2025년 전국 시도의 재정자립도 평균은 43.2%다. 서울의 재정자립도는 73.6%, 경기도는 55.7%로 집계됐다. 반면 부산은 42.7%에 그쳤다. 경남은 34.3%까지 떨어졌다. 경북 24.3%, 전남 23.7%, 전북 23.6% 등으로 다른 지역 재정자립도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수치들은 수도권 일극주의를 장기간 방치한 폐해를 여실히 드러낸다. 특히 수도권이 전국의 인구와 좋은 일터를 모두 빨아들이는 현재의 기형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지역의 사정은 처참하다. 지역 특성에 맞춘 조세·재정 제도 개편을 기반으로 한 분권 정책이 시급하다. 더 이상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시민단체들은 적극적인 지방분권 정책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경실련은 최근 전국 단위의 ‘지방분권운영본부’를 발족했다. 중앙정부가 재정적 권한을 틀어쥐고 있는 현재 상황을 타파하지 않고서는 지역 균형발전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부산 시민단체들도 시혜적인 현재의 지방 재정정책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분권 정책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부산 시민단체들은 헌법 개정을 통해 조세와 재정 분권을 제도적으로 담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무척 합당한 주장이다. 다음 개헌은 지방분권 강화에 초점을 맞춰 연방제에 준하는 강력한 조세·재정 권한을 지방정부에 서둘러 이양시켜야 한다.
수도권은 갈수록 부유해지고 지역은 가난해지고 있다. 지역에 지금 필요한 것은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권한이다. 조세 자치권이 강화되면 과감한 세제 혜택을 통해 기업들의 자발적 이전과 창업을 유도할 수 있다. 이렇게 될 때 지역의 재정 자립도가 높아지고 인구도 유입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현재 지방정부 공무원들은 예산 시즌이면 세종시를 찾아가 예산 지원을 ‘읍소’하느라 진땀을 흘린다. 지방정부의 자치권 자체가 유명무실한 상태다. 역대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은 모두 그럴 듯했지만 결국 조세와 재정 분권을 이루지 못해 실패로 끝났다. 이재명 정부가 같은 우를 범하지 않기를 고대한다.
2026-01-15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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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 전 대통령 사형 구형, 새 정치 출발점 삼아야
내란 특검팀이 지난 13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전직 대통령에게 사형이 구형된 것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됐던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30년 만이다.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이 사형을 구형받은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특검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무기징역, 같은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는 징역 30년을 각각 구형했다. 12·3 비상계엄이라는 느닷없는 사태에 경악했던 국민은 이어진 탄핵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형 구형이라는 참담한 역사적 장면을 마주하며 깊은 허탈감과 분노, 그리고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검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반국가 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질서 파괴 사건”으로 규정했다. 권력 유지를 위해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가기관을 압박한 점에서 죄질은 극히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다시는 이 땅에서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시도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사법적 경고로 읽힌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윤 전 대통령의 태도는 국민의 참담함을 분노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사형이 구형되는 순간까지도 그는 국민 앞에 진심 어린 사과나 반성조차 없었다. 오히려 90분에 걸친 최후 진술을 통해 계엄의 정당성을 되풀이하며 이를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치적 무대로 활용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특검의 이번 구형을 두고 민주당은 “사필귀정”이라며 환영했지만, 국힘은 “공정한 재판을 기대한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사형 구형은 정파의 이해득실로 바라볼 사안이 아니다. 대결과 대립만 반복해 온 정치권이 이를 민주주의에 대한 준엄한 경고로 받아들이고 되돌아봐야 한다. 계엄 사태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정치권은 이 비극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국힘은 뒤늦은 사과와 미온적인 과거 단절로 신뢰를 스스로 허물었다. 민주당 역시 입법 독주와 사법부에 대한 압박으로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약속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 권력의 주체만 바뀌었을 뿐 이를 대하는 태도는 여야 모두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남은 것은 법의 심판이다. 다음 달 19일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재판부는 정치적 소음과 외압을 배제하고 오직 증거와 법리에 따라 명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12·3 사태는 전시·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 개인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사유화해 입법권과 사법권을 침탈하려 한 것이다. 이는 국가 안전을 위협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다. 이런 부끄러운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정치가 이번 사태를 환골탈태하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 구형이라는 참담한 비극이 역설적으로 민주주의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새 정치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2026-01-1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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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르익는 부산·경남 행정통합 주민 공감 통해 결실 맺어야
부산과 경남의 행정통합이 여론을 등에 업고 한껏 무르익고 있다. 망국적인 수도권 일극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이 한데 뭉쳐야 한다는 막연한 수준의 구상을 훌쩍 넘어섰다. 이재명 정부도 진정한 지역균형발전을 일굴 다극 체제 확립 구상으로 인식하고 나선 만큼 향후 추진에는 큰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다만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정치공학적인 시도가 횡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을 한껏 부풀린 뒤 선거가 끝나자 흐지부지된 전례가 있어서다. 행정통합을 정치적 이벤트화하려는 그 모든 시도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13일 활동을 끝낸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는 이날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에게 활동 보고와 함께 최종 의견을 제안했다. 공론화위는 일단 두 지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과반 이상의 주민이 행정통합을 찬성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행정통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통합 절차에 있어서는 지역별로 온도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주민투표를 실시해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론화위는 아울러 기초지자체가 참여하는 권역별 상생협력기구를 통한 균형발전 정책 마련 필요성을 지적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울산을 포함해 완전한 통합이 필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공론화위의 이 같은 제안은 타지역 행정통합 논의의 속도전과는 사뭇 다른 스탠스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곳은 대전·충남 지역이다. 이들 지역은 6월 지방선거 전에 행정통합을 성사시키는 것을 목표로 주민투표를 생략하고 시·도의회 의결만으로 통합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선거 전 행정통합이 이슈화하자 정치권의 의제 선점 시도가 곧장 이어진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9일 최고위원회에서 “부울경 메가시티 결실을 맺게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본인이 경남도지사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선거 전 부산·경남 행정통합 추진’을 표명하기도 했다.
부울경은 2018년부터 일찌감치 공동연구 등을 통해 ‘메가시티’ 조성 방안을 추진해 왔다. 부울경의 상위 특별지자체를 만들기로 하고 2021년 공동준비기구까지 꾸리는 등 현실화를 눈앞에 둔 듯했으나 2022년 지방선거 이후 시장과 도지사가 바뀌자 백지화하고 말았다. 단체장의 소속 당에 따른 입장 변화 등 정치적 셈법이 작용했다는 후문까지 나돌았다. 위로부터 추진된 메가시티의 한계가 4년 전 여실히 드러난 만큼 이번 행정통합은 아래로부터 추진돼야 옳다. 철저히 주민 공감을 얻어가는 방식을 통해 정치적 셈법을 최대한 배제해야 함은 물론이다. 지방선거가 끝났다고 흐지부지되지 않으려면 더욱 그래야 한다.
2026-01-14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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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일 정상 ‘새로운 60년’ 실질적 협력 진전 이루길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일본 나라현을 방문해 경주 APEC 이후 두 달 반 만에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장이 수도 도쿄가 아니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고향이자 10선 지역구인 점이 눈에 띈다. 이곳은 일본 고대 국가가 형성된 지역인데다, 당시 한반도와의 교류가 활발했다. 두 정상이 고구려 승려 담징이 벽화를 남긴 호류지(법륭사)를 방문하는 것도 상징적이다. 신라 천년 고도 경주에 이은 나라현에서의 만남은 갈등보다 공존의 기억을 소환하는 장소에서 새출발을 모색하자는 외교적 메시지로 읽힌다.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보내고, 새 60년을 맞이하는 올해 첫 셔틀 외교가 신뢰 구축과 실질 협력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번 회담에서 주목할 대목은 과거사에 대한 실용적 접근이다. 1942년 갱도 수몰 사고로 조선인 136명이 목숨을 잃은 조세이탄광의 비극은 불행한 과거사 중 하나다. 하지만 유해 발굴과 DNA 감정은 인도적 차원에서 얼마든지 협력이 가능한 분야다. 과거를 덮으려 하지 말고, 동시대인끼리 해결 가능한 문제부터 손을 잡는 것이 합리적 접근법이다. 강제징용 판결과 위안부 문제 해법을 둘러싼 감정적 대립이 외교 갈등으로 증폭되고, 급기야 일본이 반도체 분야 한국 수출을 통제하며 보복한 무리수가 남긴 후유증은 적지 않다. 역사 인식 문제는 원칙에 입각해 다루되, 안보와 통상 현안은 국익 중심으로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
두 나라 사이의 인적 교류가 연간 12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민간의 교류는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의 밑바탕이자 추동력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 회담에서 청년 세대 교류 확대, 출입국 간소화, 수학여행 장려, IT 분야 외 자격 인정 확대를 비롯해 스캠 범죄 및 저출산·고령화 공동 대응 등 사회분야 협력 방안들이 논의됐다. 또 단순한 교역을 넘어 경제와 안보의 국제 규범과 관련된 포괄적 협력을 위한 논의도 시작하기로 했다. 한일 양국은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 등 미래 산업의 공급망 재편이라는 공통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감정에 휘둘리는 외교에서 벗어나, 국익을 앞세운 전략적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날 이 대통령은 언론 회견에서 한일, 한미일의 협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한중일이 소통하며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동북아의 지정학적 긴장이 재편되는 와중에 한국이 지켜야 할 국익과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대통령이 표방하는 실용 외교는 ‘국익의 언어로 설계된 협력’으로 실현돼야 한다. 그중 한일 관계는 한국 외교의 중요한 고리다. 한일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실용만을 앞세워 과거사를 외면해서도 안 되고, 감정을 내세워 협력의 문을 닫는 것도 곤란하다. 외교의 본령은 원칙과 현실의 조화다. 한일 관계는 지금 그 시험대에 올라 있다.
2026-01-14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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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덕신공항 새 컨소시엄 가시화, 공기 단축 방안 찾아야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에 참여할 컨소시엄 구성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앞선 현대건설 컨소시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던 포스코이앤씨가 새 컨소시엄 불참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건설 현장의 잇따른 인명 사고 발생으로 포스코이앤씨가 신규 사업에 발을 빼기로 결정했기에 이번 탈퇴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의 이탈에 따른 새 컨소시엄 구성과 공기 등 진행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특히나 이번 공사 입찰에서도 경쟁 응찰이 이뤄질지 여부가 불투명하기에 컨소시엄 구성의 내실과 공기 준수 등에 대한 지역의 요구는 더욱 높은 실정이다.
대우건설은 오는 16일 가덕신공항 부지 건설공사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신청을 앞두고 13일부터 컨소시엄 구성 회의에 들어갔다. 포스코이앤씨가 불참하는 대신 한화 건설부문과 롯데건설, HJ중공업 등 대형 건설사들이 참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해당 공사가 경쟁 입찰로 진행되기 힘들 전망이라는 데 있다. 자칫 컨소시엄이 좌초하거나 이전처럼 공사 지연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구조라는 것이다. 이에 부산시는 시공사가 선정되는 대로 국토부와 공항건설공단, 시공사, 부산시가 참여하는 업무 조정 협의체를 구성해 준공과 개항을 분리해서라도 개항을 앞당기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부산시가 이처럼 준공에 앞서서라도 개항을 앞당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필요성에 대한 압력이 그만큼 상승했기 때문이다. 가덕신공항 건설의 이유인 김해공항의 포화도는 지난해 크게 심화했다. 대한항공 등 대형 항공사가 기항을 줄임으로써 운항편수가 6.7%나 감소했음에도 국제선 승객은 10% 이상 증가해 연간 이용객이 1695만 명에 육박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1693만 명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국내 타 공항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이용객이 줄어든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인천공항이 그나마 승객이 늘었지만 운항편수가 5.4%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김해공항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없었다면 김해공항 포화도는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을 것이란 점은 이처럼 수치로써 증명된다. 따라서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은 엑스포 같은 대형 이벤트의 유치를 위한 생떼가 아니라는 점도 명백하다. 이런 명분에도 이전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기를 늘리고 사업을 포기하기에 이르기까지 부산시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은 무척 아쉬웠다. 이번 입찰을 앞두고 컨소시엄 구성 시작 시점부터 업무 조정 협의체 구성 등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나서려는 부산시의 모습은 그래서 반갑다. 시공사와 함께 공기 단축 방안을 찾는 전향적 행정으로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꼭 이뤄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026-01-13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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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광안리 드론레이저쇼 부산의 대표 관광 콘텐츠로 키우자
수영구청이 오는 9월부터 광안리 드론레이저쇼 상설 공연에 나선다. 기존 ‘광안리 M 드론 라이트쇼’에 레이저를 결합해 드론레이저쇼를 격주 정기 공연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드론레이저쇼는 14분간 드론쇼를 진행한 뒤 10분간 레이저쇼가 이어지는 구조라고 한다. 수영구는 드론쇼 공연 시간이 짧다는 반응에 따라 관광객 체류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 드론레이저쇼를 기획했다. 오는 5월 드론레이저쇼 마지막 시범 공연을 열어 최종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드론 공연과 레이저쇼가 합쳐진 상설 공연은 세계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부산 관광 활성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안리 드론쇼는 2022년 4월 국내 최초 상설 드론쇼로 시작해 매주 토요일 광안리 해변에서 열렸다. 연말 카운트다운과 추석·설 특별 공연 때는 해외와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수영구청은 지난해 7월과 11월 기존 드론쇼를 업그레이드한 드론레이저쇼 시범 공연을 실시했다. 7만 5000명이 몰린 지난해 7월 시범 공연 당시 일부 구간에서 레이저가 잘 보이지 않고, 공연 연출이 단조롭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5월부터 공연 비용을 기존 회당 5000만 원에서 9000만 원으로 늘리고, 공연에 투입되는 레이저빔 기기도 6대에서 20대로 3배 이상 늘린다고 한다. 공연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콘텐츠의 질적 개선에 주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광안리 드론레이저쇼가 부산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드론 추락 사고 방지 등 관람객 안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2023년 8월 드론쇼 도중 추락해 관람객 2명이 다친 사고는 지금도 아찔하다. 무게 500g의 드론이 통신 오류로 공중에서 추락했는데, 이런 사고는 앞으로 절대 없어야 할 것이다. 드론쇼에는 보통 1000대의 드론이 투입되는 만큼 빈틈 없는 대책이 필요하다. 드론레이저쇼가 상설화되면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은 자명하다. 인파 밀집으로 인한 혼란과 사고 예방을 위해 수영구는 부산시, 경찰 등과 공조해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관람객 안전을 지키는 것이 지속 가능한 드론레이저쇼를 담보하는 길이다.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역대 최초로 300만 명을 돌파했다. 불꽃축제 등 대형 행사와 미식, 크루즈 관광 등 체험 중심의 관광 콘텐츠가 기록적인 증가세를 이끌었다고 한다. 부산시는 2028년까지 유치 규모를 500만 명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부산이 스쳐 지나가는 경유지가 아니라 머무르고 즐기고 누리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가 되어야 한다. 불꽃축제도 눈길을 끌지만, 연 1회로 제한적이어서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드론레이저쇼 상설 공연은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매력적인 볼거리가 될 수 있다. 국제 관광도시 부산의 도시 브랜드를 높일 수 있도록 대표 관광 콘텐츠로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2026-01-1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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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민이 건강한 도시가 살기 좋은 도시다
사람이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더 오래 살거나 일찍 죽는 것이 결정된다면 정상적인 공동체라 할 수 없다. 그런데 부산은 너무나 오랫동안 ‘단명 도시’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통계상으로 7대 대도시 중 사망률 1위, 기대수명 7위로 꼴찌 수준이다. 〈부산일보〉가 건강사회복지연대와 함께 1985년부터 2024년까지 통계청 생명표를 분석한 결과, 부산과 서울의 기대수명 차이는 40년째 2.5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부산 시내 생활 권역별 수명 격차가 최대 6세까지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건강마을사업이나 마을건강센터 운영 등으로 노력했는데도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부산 시내에서 점차 커지는 건강 양극화는 고령화나 소득 수준 범주를 벗어난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시내를 62개 생활권으로 나눠서 2020~2024년의 기대수명을 분석한 결과, 해운대구 반송석대와 우동의 차이는 최대 6세까지 벌어졌다. 서구의 아미충무 생활권은 2010~2014년 81.39세였던 기대수명이 2020~2024년 80.60세로 하락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시대에 되레 단명으로 역행하는 기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미충무권에서 고위험 음주율과 흡연율이 낮아졌고, 걷기 실천율도 평균을 상회한 점에서 저소득 고령 1인 가구 밀집 지역의 열악한 거주 여건 등에서 수명 단축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미충무와 반송석대 같은 취약 생활권은 40대부터 사망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60대에 이르면 비교 지역보다 네 배가량 높은 초과 사망률을 보였다. 이는 수명 격차가 단순히 고령화 때문만은 아니며, 젊은 연령대부터 누적된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물론 소득 수준과 경제적 여건이 건강 지표와 연관성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영구임대주택 밀집지, 고지대 산복도로, 기초수급자 비율이 높은 지역과 신도시와 전통적 부촌의 지표는 대비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건강 불평등은 경제적 격차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 지표를 높이려는 공공의료 수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개인의 책임을 넘어선 사회적 구조 문제로 접근해야 해결할 수 있다.
부산의 기대수명이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한 지 오래다. 게다가 도시 내 거주지에 따른 수명 격차도 커지고 있다. 우선 그간의 건강 정책에 허점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의료 접근성 향상, 건강 거버넌스 구축, 생활 기반 인프라 정비 사업에서 어떤 한계점이 있었기에 ‘건강 최악 도시’에서 탈피하지 못하는지를 밝혀야 한다. 1인 가구의 증가 등 변화된 조건에 적합한 건강 돌봄 모델이나 지역 커뮤니티 회복 또한 필요하다면 적극 추진해야 한다. 건강 지표가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렵다. 중요한 건 함께 잘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공동체 정신이다. 건강한 도시를 만드는 일은 지역 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과제다.
2026-01-12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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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인기 북한 침공' 논란 한반도 안보 위기 고조 안 된다
북한이 한국의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며 한반도 안보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은 한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인기 도발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 확인 여부도 없이 무조건 우리의 소행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 더욱이 북한은 2022년 무인기를 보내 우리 영공을 침범한 전력이 있다. 그동안 북한의 주장엔 항상 자신들의 입지 강화 등의 노림수가 있었다. 그렇다고 이런 주장을 방치할 경우 한반도 안보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북한의 주장에 대한 진상을 정확하게 규명, 한반도 긴장 완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9일 ‘한국 무인기가 주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대변인은 지난 4일 북쪽 방향으로 이동하는 공중목표를 포착해 개성시 개풍구역 묵산리에 강제 추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도 한국 무인기를 개성시 장풍군에 추락시켰다고 밝혔다. 북한은 무인기들이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남쪽 지역에서 이륙했다는 점 등을 들어 우리 군을 배후로 단정했다. 국방부는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남북 공동조사를 제의했다. 원칙적이고 바람직한 대응이다. 북한이 공동조사에 참여해 이번 논란을 빠르게 매듭짓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이 합당하다.
이번 무인기 논란은 북한의 자작극일 가능성도 있지만 민간 소행일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민간의 무인기 운용 가능성에 대해 신속·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무인기 침투가 민간에 의한 것이라면 우리 군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 군이 민간의 무인기 활동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인지도 의문스럽다. 낌새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안보망에 구멍이 뚫린 것이나 다름 없다. 북한과의 접경 지역에서의 민간 무인기 도발 가능성 여부 등을 파악해 원천 봉쇄하는 것이 시급하다. 북한의 상시적인 무인기 위협에 대한 감시·정찰 요격시스템 등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업그레이드도 필요하다.
특히 북한의 ‘무인기 성명’이 한중 정상회담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진위 여부를 떠나 북한의 이번 무인기 침투 주장은 안보 불안감을 키운다. 이번 논란을 감안할 때 섣부른 남북대화 추진 대신 신중한 분석이 우선되어야 한다. 가뜩이나 중일 센카쿠 열도 갈등 등으로 국제 정세는 불안하다. 정치권도 이번 무인기 논란을 두고 불필요한 정쟁을 자제하는 모습이 요구된다. 남북이 더 이상 무인기 공방과 논란으로 갈등을 키우지 않길 바란다. 발 빠른 조사와 신속한 결과 공개가 필요하다. 지금은 굳건한 안보 의지를 바탕으로 남북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는 실질적인 조치와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2026-01-12 [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