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노공업 700만 주 지분 매각, 지역 자본 재편 신호탄?
코스닥 시가총액 9위(27일 기준) 기업인 리노공업의 최대주주가 대규모 블록딜에 나서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지역 상공계에서는 블록딜의 배경을 두고 사모펀드 매각설과 상속과 승계를 위한 준비 등 다양한 가능성을 거론한다. 특히 지분 매각 방향에 따라 수도권 또는 글로벌 자본으로의 편입 가능성도 있는 만큼 상공계는 향후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리노공업 최대주주인 이채윤 대표는 보유 주식 2641만 8345주 중 700만 주를 다음 달 26일부터 한 달간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할 계획이라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전일 종가 기준 매각 규모는 약 8631억 원으로, 회사 전체 주식의 9.18%에 달한다. 거래가 완료되면 이 대표의 지분율은 34.66%에서 25.48%로 낮아진다.회사 측은 거래 목적을 “보유 주식 매각을 통한 자산 운용”이라고 밝혔고, 구체적인 배경은 설명하지 않았다. 처분 대상도 공시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리노공업의 주가는 27일 장 마감 기준 11.74% 급락했다. 불과 한 달 전 정기 주주총회에서 매각 또는 승계를 언급하지 않았던 터라, 시장에서는 ‘기습 매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지역 상공계에서는 사모펀드 대상 블록딜과 상속·승계 절차를 위한 준비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한 지역 상공계 관계자는 “뚜렷한 후계 구도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사모펀드와 접촉해 왔다는 말이 있었다”며 “자기 지분이 줄어들더라도 최대주주 지위를 잃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대표가 75세 고령인 만큼 기업 승계 준비 가능성도 거론된다. 리노공업은 창업주 개인의 역량에 의존도가 높은 기업으로 평가되는데, 향후 경영 공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지분을 사전에 정리하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주가가 크게 오른 현시점은 상속세 재원 마련이나 지분 구조 재편에 유리한 시기로 꼽힌다. 일반적인 승계 시나리오에 따라 이 대표가 일부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뒤, 향후 업황 하락기에 재매입하거나 증여·상속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2세 경영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어떤 가능성이라도 이 대표가 주가가 많이 오른 지금이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할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또 다른 관계자는 “산업 현장이 AI(인공지능)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제조업 현장에 대한 AI의 학습이 필요한 상황에서 동남권의 반도체, 조선, 자동차 관련 기업들에 대한 수도권 투자업계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기업 인수나 지분 참여를 하려는 분위기가 많아졌는데, 그 연장선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지역 산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여러 관측이 나온다. 부산을 대표하는 세계적 반도체 소부장 기업인 리노공업의 지분 대량 매각은 부산 제조업 1세대 시대의 종료와 2세대 진입을 알리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향후 지분 매각의 방향에 따라 수도권 또는 글로벌 자본으로 편입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투자 확대 등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거나 핵심 기능 외부 이전 등으로 기업의 성장이 정체되거나 퇴보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아울러 지역 산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창업 1세대의 고령화와 승계 단절이 점차 표면화되고, 지역 자본시장의 취약점이 드러나면서 대형 자본의 M&A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블록딜이란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매도자가 사전에 매도 물량을 인수할 매수자를 구해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장이 끝난 후 지분을 넘기는 거래를 말한다. 매수 여력이 있는 투자사나 기관, 개인 등은 주식 대량 매입을 미리 약속하는 대신 당일 종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매수한다. 장중 주가 급락은 피할 수 있으나 공시 이후 주가가 하락할 확률이 높다.
한수원, ‘개인정보 보호수준평가’ 만점 획득…1442개 기관 중 1위
한국수력원자력(사장 김회천, 이하 한수원)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주관하는 ‘2025년 공공기관 개인정보 보호수준 평가’에서 만점(100점)을 획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평가에서 만점이 나온 것은 평가가 시행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한수원은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 역량과 체계를 인정받았다. 한수원은 전체 평가대상 1442개 기관 중 1등을 기록했다. 이번 평가의 전체 평균은 76.5점이고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은 기관은 54개 기관(6.6%)에 불과하다. 한수원은 ‘2024년 공공기관 개인정보 보호수준 평가’에서 최고등급(S)을 획득한 데 이어 2025년에는 최고등급(S) 중에서도 1등을 차지하며 개인정보보호 분야에서 단연 최고의 역량을 자랑했다. 개인정보 보호수준 평가는 중앙부처·지자체·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보호 관리체계, 안전조치 이행, 개인정보 처리의 적정성 등 각 기관의 전반적인 개인정보 보호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해마다 실시된다. 한수원은 경영진의 관심과 지원 속에 △전문인력 적극 양성 △조직·인력 확충 △예산 및 유공자 포상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정보 보호에 앞장서 왔다. 또한 전사가 참여하는 보호 활동도 적극 전개했다. 개인정보 유출위협 신고 포상제를 신설·운영하고, 개인정보보호 인식주간에는 전직원의 개인정보보호 온라인 실천 서약을 전개했으며, 본사 및 전 사업소 개인정보보호활동을 내부관리지표와 연계해 관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수원은 생성형AI, 내부직원 및 수탁자에 의한 개인정보유출 방지를 위해 인공지능(AI) 시스템 기획·구축·운영까지 모든 단계에서 개인정보보호 체계를 선제적으로 수립·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개인정보취급자 오남용 모니터링 및 접근 최소화를 통해 내부자로부터의 유출 요인을 차단하고 있으며, 3단계(사업소 자체점검→현장 실태점검→전사 실태감사)에 걸친 개인정보 위수탁 감독체계로 개인정보 보호수준을 한층 강화했다. 업(業)의 특성을 활용해 원전종사자 건강 연구를 위한 가명정보 활동체계도 선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수원이 거둔 개인정보 보호수준 평가 역대 최고 성적은 전 임직원이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함께 노력한 결과”라며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개인정보 수집에서 파기까지 생애주기 관리 체계 강화, ‘2026년도 개인정보보호페어(PIS-FAIR) 우수사례 발표’ 등 지속적인 개인정보보호 수준 고도화 및 성과 확산을 통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남동발전, 동반성장평가 ‘5년 연속·누적 12회’ 최우수 달성
한국남동발전은 27일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2025년도 공공기관 동반성장 실적평가'에서 5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하며, 공기업 상생협력의 대표 모델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는 134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상생협력 활동 전반을 종합 심사했다. 남동발전은 공기업 부문 최우수 18개 기관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2021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통산 12회 최우수 등급이라는 대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남동발전은 그동안 △‘함께 도전’(기술경쟁력 강화) △‘함께 성장’(사회적가치 실현) △‘함께 진출’(글로벌 기업 육성)을 3대 전략 방향으로 설정하고, 협력 중소기업과의 실질적인 동반성장에 주력해 왔다. 특히 공기업 최초의 중소기업 수출 전문 무역상사인 출자회사 G-TOPS를 통해 누적 수출 2270만 달러를 달성했으며, 코트라(KOTRA)·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6127만 달러 규모의 수출 성과를 창출하는 등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적극 지원했다. 또한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생성형 AI '남동아이'를 개발해 디지털 혁신의 성과를 공유했으며, 특히 탈석탄 전환기를 맞아 협력업체의 기술·사업 전환을 체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신사업 매출 75억 원과 신규 일자리 19개를 창출하는 결실을 보았다. 아울러 상생결제 대금 지급 비율을 목표 대비 242%를 초과 달성하며 협력사와의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 문화를 선도했다.
가스공사, 공공기관 동반성장평가 ‘최우수’ 달성
한국가스공사(사장 최연혜)는 27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5년도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 결과’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 평가는 동반성장 분야에서 공공기관의 선도적인 역할 수행을 유도하고 상생문화를 확산시키고자 2007년 도입된 것으로,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동반성장 실적을 5개 등급으로 평가해 발표한다. 총 133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행된 이번 평가에서 공기업군(31개)은 가스공사 등 18개 기관이 최우수 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가스공사는 이번에 △상생결제 및 납품 대금 연동제 확대 △중소기업과의 공동 기술개발 및 국산화 △중소기업 해외 판로 개척, 지역 소상공인 맞춤형 지역화폐 연계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펼친 실적을 인정받아 평가 등급이 전년 ‘우수’ 대비 1단계 상승함과 동시에 자사 역대 최고 점수인 97.78점을 기록했다. 특히, 가스공사는 지난해 중소기업과의 기술 협력으로 국내 최초 초저온 LNG 펌프 국산화에 성공하고, 천연가스 배관 자동 용접 기술력 확보 및 상용화를 통한 중소기업·청년 일자리 창출로 산업통상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최연혜 사장은 “이번 평가 결과로 가스공사는 2021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최우수 기관에 우뚝 섰다”며 “앞으로도 정부 국정 전략에 발맞춰 중소기업과 함께 ‘협력과 상생의 공정경제’를 선도하며 국내 에너지 분야의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자력환경공단, 한국정책대상 최우수 정책상 수상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사장 조성돈, 이하 공단)이 한국정책학회가 주관하는 ‘2026 한국정책학회 제15회 한국정책대상’에서 최우수 정책상을 수상했다고 27일 밝혔다. 한국정책대상은 행정·정책 분야에서 국가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정책의 창의성, 파급효과,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공단은 방사성동위원소(RI) 폐기물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과 의료 혁신 지원 과제를 통해 종전까지 단순 처분 대상이었던 방사성동위원소 폐기물을 재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보고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했다. 또 RI 폐기물 직거래 플랫폼을 통해 발생자와 수요자를 잇는 체계적인 자원순환 모델을 구축, 기존의 비효율적인 처리 구조를 개선했다.
광해광업공단, 공공기관 동반성장평가 3년 연속 ‘최우수’ 달성
한국광해광업공단(사장 황영식)이 3년 연속 동반성장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광해광업공단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도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에서 98.89점(100점 만점)을 획득하며 최우수 등급을 달성했다고 27일 밝혔다. 동반성장 평가는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상생협력 선도를 목적으로 2007년부터 매년 시행되고 있다. 평가는 133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활동 실적과 협력(거래)기업 체감도 조사, 가·감점을 합산해 5개 등급(최우수, 우수, 양호, 보통, 개선)으로 나눈다. 공단은 고유사업을 통해 축적해 온 전문성과 협력 기반을 중소기업의 성장 동력으로 확장하며, 자원산업 생태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재무위험 기관으로 지정된 어려운 경영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책임 구현을 위한 동반성장 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공단은 광산개발·환경복구 기술, 자원개발 인프라 등을 적극 개방하며, △중소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연구개발(R&D)·기술혁신 △협력사 고용안정 및 복리후생 △국·내외 판로 진출 확대 △거래환경 개선 △지역사회 상생 등의 동반성장 사업을 펼쳤다. 주요 실적으로, △폐광지역 지자체 금융펀드 168억 조성을 통한 지역경제 견인 △기술협력을 통한 친환경·자원순환 제품 사업화 △수질정화시설의 생태공원 조성 △K자원개발 ODA(공적개발원조) 플랫폼 가동을 통한 중소기업 해외 매출 23억 원 창출 등 현장 중심의 실효성 있는 사업을 추진했다. 아울러 공단은 지난해, 동반성장 우수사례인 ‘윈윈아너스(Win-Win Honors) 프로젝트’ 선정, ‘납품대금 연동제’ 업무유공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 수상, ‘농어촌ESG 실천인정기관’ 4년 연속 선정 등 중소기업·지역사회 상생협력과 관련된 분야에서 잇따라 성과를 거뒀다. 황영식 사장은 “이번 성과는 모든 임직원이 한 마음으로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라며 “통합과 화합, 그리고 소통으로 지속가능한 기업가치를 창출한다는 경영 방침 아래, 자원산업 생태계의 동반성장을 이끄는 선도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한난, 공공기관 동반성장평가 ‘기관 최초’ 최우수 등급 달성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공공기관 동반성장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지역난방공사(사장 하동근, 이하 한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5년도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에서 기관 설립 이래 최초로 최고 등급인 ‘최우수’를 획득했다고 27일 밝혔다. 2024년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데 이어 1년 만에 최고등급(최우수 등급)을 획득하며 명실상부한 ‘상생협력 선도 공기업’임을 입증한 것이다. 한난은 단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중소기업의 다양한 의견을 지원사업에 반영해 실효성을 제고하고 기술 혁신, 매출·판로 지원, 공정거래 환경 조성 등 ‘함께 성장하는 집단에너지 생태계’ 조성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왔다. 특히, 성과공유제를 강화하여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기술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그 성과를 공정하게 나누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신시장 개척 및 해외 동반 진출 지원 △중소기업 기술마켓 구매 확대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업·벤처 활성화 등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강화하는 지원책들이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난은 지난 9월 ‘상생 파트너십 협의회’를 출범해 협력사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기관의 공동 연구개발(R&D) 추진방향 등 미래 추진 계획을 공유하고, 견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에 반영하려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또한, 급변하는 산업 트렌드에 발맞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혁신 지원을 위해 ‘AX(인공지능 전환) 역량 강화 사업’을 론칭함으로써 중소기업이 기술 격차를 해소하고 비즈니스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략적 가이드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난은 2025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유공 단체 분야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동근 사장은 “우수 등급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적인 상생 모델을 발굴해 온 노력이 기관 최초 최우수 등급이라는 값진 결실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협력 중소기업과의 상생경영을 통한 연대의 가치를 실현하고, 지속가능한 동반성장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로봇-사람 '일자리 전쟁' 시험대 오른 울산 산단
산업수도 울산이 공정 무인화라는 거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인력난과 산업 안전을 앞세워 로봇 투입을 서두르는 사측과 일자리 사수에 사활을 건 노동계가 정면충돌했다. 특히 이번 갈등은 단순한 지역 사업장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 제조업의 임금 협상과 인간 일자리 구조 재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최대 뇌관으로 부상했다. 27일 지역 경제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등 핵심 사업장 노사는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을 둘러싼 치열한 기 싸움에 돌입했다. 사측은 생산성 향상과 구인난 해소를 위해 무인화를 밀어붙이고, 노조는 이를 생존권 위협으로 규정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가장 전운이 짙은 곳은 HD현대중공업이다. 노사가 최근 K조선 미래 항로 개척을 위한 노사 공동협의체를 가동 중이나 갈등의 골은 깊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사측이 2024년 6월 이후 노사 합의 없이 82대에 달하는 로봇을 현장에 일방 투입했다”고 반발한다. 가공소조립부 용접 로봇과 판넬조립부 슬릿(틈새 용접) 로봇, 드론 촬영 등이 무분별하게 도입됐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기존 단체협약을 보완할 강력한 산업전환협약 체결로 사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로봇의 카메라와 센서가 노동자 감시망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자 데이터 관리 권한의 노사 공동 행사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2028년 투입이 예고된 휴머노이드 앨리스를 두고 기술 설계 단계부터 노조가 참여하는 참여형 전환으로 배수진을 쳤다. 인력 대체가 아닌 작업 보조와 안전 향상으로 자동화의 기준을 명확히 하겠다는 의도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관계자는 “자동화가 노동자 감시와 구조조정의 도구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단체협약을 보완하는 포괄적 개념의 산업전환협약 체결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노조 역시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 전면에 AI 도입에 따른 고용과 노동조건 보장을 명시했다. 노조는 “노사 합의 없이는 단 1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며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도입에 제동을 걸었다. 현대차 노사 갈등의 핵심은 일자리 축소와 임금 삭감 방어다. 노조는 무인화 공정으로 근로 시간이 단축되더라도 기존 임금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완전 월급제 쟁취를 벼른다. 사측은 아틀라스의 국내 투입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노조는 선제적 방어막 구축에 총력을 쏟고 있다. 반면 석유화학 산업은 무인화가 생산 인력 대체보다 중대재해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상대적으로 마찰이 덜하다. 가상공간에 공장을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로 이상 징후를 찾거나,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안전 AI 에이전트를 KPX케미칼 등 산단 전반에 구축하며 실시간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역 노동계와 학계는 울산에서 촉발된 이번 무인화 갈등이 향후 전국 모든 사업장의 노사 관계를 규정할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자본의 이익 극대화 논리와 노동자의 일자리 방어 논리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로봇이 창출한 부가가치를 자본이 독식할 것인지, 근로 시간 단축과 임금 보전을 통해 노동자와 나눌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울산에서 처음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취업자 중 제조업 비중은 15.2%로 역대 최저치를 찍었고 관련 취업자 수도 3년 연속 내리막이다. 55세 이상 숙련 인력 이탈이 가속하는 상황에서 로봇으로 생산 공백을 메우려는 사측과 생존권을 지키려는 노동계의 격돌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전문가들은 신기술 도입이 인간의 일자리를 소외시키지 않도록 제도적 완충 장치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디지털 자동화 컨설팅 회사인 어고노믹스 백승렬 대표(전 현대자동차 고용안정위원회 노사 자문위원)는 “현재의 휴머노이드는 숙련된 사람의 동작 데이터가 있어야 학습과 실행이 가능하다”며 “이 핵심 데이터의 주권이 노동자에게 있는 만큼, 노사가 이를 공유하며 기술 발전의 이익을 나누는 ‘윈윈’ 지점을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순 반복 노동은 기계에 맡기되 사람은 로봇을 교육·관리하는 고차원적 업무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노사가 합의한 정의로운 산업 전환 모델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산업장관 "삼성전자 이익, 현세대 전유물 아냐”…"파업은 상상조차 힘든 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삼성전자 노조의 내달 파업 예고와 관련, 삼성전자가 단순히 일개 기업을 넘어 국가 공동체의 자산임을 강조하며 노사 양측에 성숙한 결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김 장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과 경쟁력이 노사만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결실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의 결실에는 수많은 인프라, 수많은 협력기업, 400만 명이 넘는 소액 주주와 국민연금(지분 약 7.8% 보유)이 연결돼 있다"며 "현재 발생한 이익을 회사 내부 구성원들끼리만 나눠도 되는 이슈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 최대 45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성과급을 요구하며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대해 사측은 파업 대상이 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이어서 협상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김 장관은 반드시 재투자 구조를 갖춰야만 생존할 수 있는 반도체 산업의 특수성에 대해 언급했다. 김 장관은 "반도체는 한 번 이익을 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지 않으면 안 되는 산업 구조"라고 했다. 이어 "현 단계에서 어느 정도 이익을 누리고 미래 세대의 몫이자 미래 경쟁력을 위해 남겨놓을 것인지 대한 조화가 필수적"이라며 노조의 요구가 미래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역설했다. 특히 과거 인텔이나 일본 반도체 기업들의 사례를 들며 반도체 산업의 냉혹한 현실을 상기시켰다. 김 장관은 "반도체는 한 번 경쟁력에서 밀리면 회복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고 회복 못 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에서 지금 유일하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산업이다. 하지만 그 격차는 지속해 축소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주무 부처 장관 입장에서 봤을 때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파업'이라는 사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겠다"며 "경영자든 엔지니어든 노동자든 모두가 이 업의 위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노사 간의 협상에 영향을 주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 노사 양측의 대승적인 결단을 거듭 요청했다. 그는 "노동자의 몫은 분명히 있지만 노사가 현재의 여건을 충분히 감안해서 성숙한 결론을 내주길 바란다"며 "삼성전자가 우리 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 믿기에,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성숙하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판단을 해주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석유 최고가격제에 대해서는 대외 여건이 안정되는 대로 조속히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장관은 29년 만에 전격 시행한 이 제도에 대해 고(故) 이어령(1933∼2023) 초대 문화부 장관의 비유를 인용하며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여름철 모기가 들어온다고 문을 닫으려는 어머니와 덥다고 문을 열라는 아버지 사이에서 아들은 '모기장'을 쳐야 한다"며 더위(시장 자율)와 모기(고유가)라는 두 가지 난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제3의 선택지로서 최고가격제를 운용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인 소신으로는 정부의 시장 가격 개입이 마뜩잖지만 중동 전쟁이라는 초유의 사태에서 불가피하게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며 "날이 선선해져 모기가 없어지면 문을 열면 되듯 전쟁이 종료되고 상황이 안정되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제도를 종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현재 국내 유가 상황이 '적절한 균형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김 장관은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30∼40% 급등할 때 우리나라는 10% 언저리 상승에 그쳤다"며 "휘발유 소비가 작년보다 좀 줄었는데, 전쟁 상황 속에서 시장이 적절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쿠팡에 대한 국내 규제 논란이 한미 간 통상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해당 이슈가 통상 분야로 전이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내 몫"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현재까지 이 사안이 통상 문제가 됐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면서 "미국 측은 이를 사소한 정보 유출로 볼 수 있지만, 우리는 성인 80%의 개인 정보가 외국에 유출된 심각한 정보 유출로 생각하고 있어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결국 정부의 진정성 있는 스탠스를 미국 쪽에 지속해 알리는 '아웃리치'(대외 접촉)를 지속하는 게 답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국내 3대 석유화학 산업단지 중 대산과 여수에서 구조개편안이 나온 데 반해 마지막 남은 울산 산단이 아직 잠잠한 것에 대해 김 장관은 민간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장관은 "정부가 강제로 개입하기보다는 업계 스스로 최적의 균형점을 찾을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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