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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원픽] 존재의 간절함 증명해 낸 곡
사람의 인생에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장면이 있다. 나에게 그런 순간을 하나 꼽으라면, 1980년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번을 붙잡고 있던 시간이다. 당시 나는 작곡가를 꿈꾸고 있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피아노를 배운 적도 없었고 집에는 악기조차 없었다.
그러나 입시에서는 반드시 이 곡을 연주해야 했다.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결국 신문지 위에 피아노 건반을 그려 놓았다. 소리 없는 건반 위에 손가락을 올려놓은 채, 머릿속으로 음악을 만들어갔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방 안에서, 나 혼자만의 베토벤이 흐르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한 방식이었지만, 그때의 나는 절실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음악을 포기할 수 없었고, 그 곡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 시간은 단순한 연습이 아니라, 음악을 향해 버텨낸 시간이었다.
그렇게 외워서 연주한 베토벤은 완벽과는 거리가 멀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연주에는 기술보다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그런 간절함 때문이었을까, 결국 나는 음악대학에 합격했고 그 경험은 내 삶의 방향을 바꿔 놓은 출발점이 되었다.
이후 오랜 시간 공연 예술의 현장에서 살아오면서 수많은 작품을 만났지만, 이 곡만큼은 한 번도 내 기억에서 떠난 적이 없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번은 나에게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던 시절 나 자신을 증명했던 기억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최근 낙동아트센터에서 열린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서형민이 이 곡을 첫 곡으로 연주했다. 첫 음이 울리는 순간, 나는 신문지 위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완벽한 음향 속에서 울리는 음악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이 깊고 풍부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두 시간은 하나로 이어져 있었다.
그날 나는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하나는 서툴고 부족했던 과거에 대한 부끄러움이었고, 다른 하나는 아무것도 없는 자리에서 시작해 끝내 그 무대에 서게 된 나 자신에 대한 대견함이었다. 어쩌면 그 연주는 나의 첫 공개 연주이자 마지막 연주였는지도 모른다. 이후 나는 연주자가 아닌 공연을 만드는 기획자의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선택 역시 그때의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도 나는 공연장에서 수많은 연주를 만난다. 그러나 내 음악의 시작은 여전히 소리가 나지 않던 신문지 건반 위에 있다. 그래서 누군가 내 인생의 원픽을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이 곡을 이야기할 것이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번. 그것은 내 음악 인생의 시작이자 오늘의 나를 만든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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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양승민 극단 아이컨택 대표 “부산서도 제대로 작업할 수 있는 예술 생태계 만들고 싶다”
“단순 교류보다 좋은 공연 제작과 창작·유통 환경을 만드는 게 최우선입니다.” 부산 청년 예술단체 중 가장 활발한 해외 활동을 펼치는 극단 아이컨택 양승민(34) 대표의 단호한 포부다. 부산서 태어난 그는 초중고는 울산에서 다녔지만 대학부터 부산에서 뿌리내렸다. 글로벌 프로듀서를 표방하는 그는 지난해 부산시 ‘청년 월드클래스’ 최종 3인에 선정됐다. 3년간 최대 1억 원 지원 사업으로 “해외 마켓 참여 등 개인 역량 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입증했다. 또 다른 ‘청년 월드클래스’ 강현민 작곡가와 뮤지컬 ‘조선왕세자 도망실록’ 협업도 시작했다.
올해 행보는 지난 1월 ‘틀에디션: 일장춘몽’으로 칠레 2개 도시 8회 투어로 화려하게 출발했다. 오는 6월 22~28일 프랑스 파리 국립기메(Guimet)동양박물관 초청은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사업이다. 오디토리움 메인 공연(전막)과 뮤지엄 공간 전시 컬래버레이션으로 총 3회 공연한다. 전통 융복합 ‘틀에디션: 일장춘몽’은 2023년 부산문화재단 ‘청년 예술가 자율기획형’ 초연작이다.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비팜) 쇼케이스를 거쳐 지난해 동유럽 3개국(불가리아·루마니아·폴란드) 7개 도시 투어와 뉴욕 쇼케이스를 성공시켰다.
하이퍼리얼리즘 연극 ‘룸메이트: 스파이크’는 어댑터씨어터와 공동 기획한 공연이다. 영어 대본 수출로, 에든버러 프린지 공식 초청을 받았지만, 올해 일정 문제로 내년 데뷔를 앞두고 있다. 최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 ‘2026 한중일 문화 교류의 해’ 사업에 전국 120팀 중 4팀으로도 선정됐다. 피지컬씨어터 작품으로 11월 백양문화예술회관 공연 후 중국 항저우, 일본 도쿄 투어를 계획 중이다.
가을 일정은 더욱 빼곡하다. 8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 ‘솔리튜드 월’(백양문화예술회관 공동 제작), 10월 초 비팜 연계 부산청년프린지연합 ‘NEXT GENERATION’ 쇼케이스, 10월 말 오피스 코미디 신작 ‘고충처리반 윤미미’, 11월 말 부산문화재단 ‘티엠포 델 푸에르토: 항만의 시간’이 줄줄이 대기한다. 청년 예술 아카데미 멘토링은 지난달 29일 오리엔테이션으로 시작해 9월까지 22명과 진행한다.
아이컨택의 창작 철학은 3부작 제작 프로세스에 담겼다. 양 대표는 “대부분 지원 사업이 1년 단위라 서큘레이션이 아닌 큐레이팅 느낌”이라며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몰리에르 극단이 300년 넘도록 공연하는 걸 보고 생존 본능이 생겼다. 3년 지원을 두 번 받으면 6년, 그리고 10년을 꿈꾼다”며 “50살 때도 실험하는 후배가 있기를” 바란다. ‘틀에디션’(일장춘몽·요괴야류·선견지명), ‘룸메이트’(페널티킥·스파이크·벤치클리어링), ‘악당의색’(퍼플·블루·레드), ‘저항정신’(필라멘트·마지막배우·몽키트랩) 시리즈가 그 실천이다.
양 대표는 동서대 연기 전공 후 영화계로 진출했다. 2017년 마블 ‘블랙팬서’ 국내 촬영 로케이션팀에서 첫 국제 경험을 쌓으며 영어 학습을 결심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 전주국제영화제, 영진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등에서 단기 스태프와 계약직으로 활약했다. 2020년 호주 워킹홀리데이 중 코로나로 귀국하며 공연계로 전환했다. 2017년 시작된 아이컨택엔 2019년 합류해 2022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아이컨택은 4인 프로듀서 체제(대표·코미디 작가·드라마 작가·상임연출)로 운영된다. 자체 극장은 없지만 백양문화예술회관 무료 사용과 어댑터씨어터 수익 공유로 안정적이다. 창작자는 원하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기획 성사 시 아티스트 섭외에 나선다. 레이블은 코미디, 전통 융복합, 피지컬씨어터, 뮤지컬 등 다양하다.
“극장이 없어도 공동 기획 극장이 많아 다행이다. 씨앗을 뿌리는 제작자가 많아져야 예술가가 머문다.” 부산을 ‘예술하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는 의무감, 책임감, 욕심이 모두 담긴 선언이다. “태양의 서커스 같은 회사는 아니지만 창·제작·유통이 삼위일체처럼 성장해야 제대로 된 작업이 가능하다”며 아티스트들이 부산으로 달려오게 하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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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대웅전 벽화’ 4점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 지정 예고
부산의 최고 건축 문화재로 손꼽히는 범어사 대웅전 벽화가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으로 지정 예고됐다. 이로써 범어사는 대웅전 건물, 봉안 불상, 벽화에 이르기까지 불전 공간을 이루는 핵심 요소 모두가 보물로 평가받게 됐다.
3일 범어사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지난달 30일 자로 범어사 대웅전 벽화 4점을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으로 지정 예고했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웅전 벽화를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대한불교조계종 범어사 소유의 대웅전 벽화는 △약사여래삼존도 △관음보살도 △아미타여래삼존도 △달마·혜가단비도 등 4점이다. 범어사 대웅전 내부에는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보물)을 중심으로 동쪽 벽에는 약사여래삼존도, 서쪽 벽에는 아미타여래삼존도가 배치돼 삼불 신앙의 세계관을 하나의 공간 안에 입체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이는 조선 후기 불교가 지향한 이상 세계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구성으로, 불전 공간 연출의 완성도를 잘 보여준다. 대웅전 양 옆문 상단 벽에는 동쪽에 관음보살도, 서쪽에 달마·혜가단비도 벽화가 함께 배치돼 있는데, 이것은 달마대사가 관음의 화신이라는 신앙적 배경을 도상으로 풀어낸 것이다. 삼불 신앙 세계를 구현한 벽화와 관음보살·달마대사 벽화 4점이 한 불전 내에 구현된 사례는 범어사 대웅전이 유일하다.
따라서 이번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 대상은 조선 후기 삼불 신앙 및 관음·달마 신앙을 파악할 수 있는 벽화로, 대웅전 공간의 신앙적 지향점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보수 과정에서 불상에 채색하지 않고 원형을 유지해 18세기 전반 영남 지역 화승 집단의 활동과 화풍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사료로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정오 스님은 “범어사 대웅전 벽화는 조선 후기 불교 신앙과 미술이 집약된 상징적인 작품”이라며 “이번 보물 지정 예고를 계기로 범어사 대웅전 역사와 예술적 가치가 더욱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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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조금 더 가깝게 느끼는 시간…‘KOBC 해양미술페스티벌’ 개막
해진공과 함께하는 ‘2026 KOBC 해양미술페스티벌’이 2일 오전 10시 개막식과 함께 본격 전시에 들어갔다.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안병길·이하 해진공)가 주최하고 (사)부산미술협회(이사장 최장락·이하 부산미협)가 주관하며 국립해양박물관이 후원하는 ‘2026 KOBC 해양미술페스티벌 기획전-해양의 푸른 심장! 아트로 호흡하다’전은 지난 1일부터 오는 25일까지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해진공이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해에 이어 2회째 개최하는 이번 페스티벌은 해양의 가치와 의미를 예술적으로 조명하는 △해양 주제 기획전 △어린이 해양환경 미술 공모전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다.
기획전은 1부(5월 1~10일)와 2부(5월 12~25일)로 나눠서 회화, 판화, 조각, 공예, 디자인, 설치 등 49명씩 총 100명(학술 분과 2명 포함)의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는 부산미협 소속으로 공모 과정을 거쳐 선정했다. 올해 전시 주제는 지난해 ‘만남’에 이어 ‘호흡’으로 확장됐다. 부산미협 최장락 이사장은 “바다와 인간, 자연과 예술이 서로 긴밀히 연결된 관계임을 되짚으며, 해양을 생명과 순환의 근원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 시도하는 ‘어린이 해양환경 미술 공모전’ 결과는 2층 특별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부산 지역 유치부와 초등학교 재학생(저학년부, 고학년부)을 대상으로 지난 3월 9일~4월 10일 진행한 어린이 미술 공모전에는 1858점이 출품돼 이 중 778점이 입상했으며, 특선 이상 116점은 특별전시실에서 오는 25일까지 전시된다.
부산미협 소속 장르별 작가들이 참여하는 ‘청소년·어린이 체험 부스’(바다를 기억하는 해양문화체험, 내가 그리는 바다(스퀴지 아트), 부채 그리기 체험, 해양미술 소장 프로젝트-작품을 입다, 해양 정원 만들기 등)는 오는 5일까지 국립해양박물관 2층 야외공간에서 펼쳐진다.
해진공 안병길 사장은 “이번 페스티벌은 해양을 문화와 예술의 언어로 풀어내어 시민과 미래세대가 각자의 감각으로 바다를 새롭게 만나게 하려는 뜻을 담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가 많은 분께 바다를 조금 더 가깝게 느끼는 시간, 그리고 삶의 자리에서 해양의 아름다움과 가능성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페스티벌 문의 051-632-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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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박물관에 놀러오세요!
부산의 각 박물관이 어린이날을 맞아 각각 특성에 맞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무료로 열리는 박물관 행사에 참여해 체험도 즐기고 직접 만든 선물도 가질 수 있다.
부산 대표 박물관인 부산시립박물관은 5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꿈꾸는 어린이, 박물관에서 놀자’라는 이름의 어린이날 잔치를 연다.
주요 공연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가족 대상 마술 공연 ‘우리가족 마법놀이터’가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리며 어린이 대상 풍선 쇼 ‘풍선 팡팡, 웃음 톡톡’은 오후 4시부터 4시 30분까지 박물관 야외 마당에서 운영된다.
박물관 야외 마당에 마련된 체험 부스에서는 박물관 캐릭터 배지 만들기, 갑옷키링 만들기 등 어린이가 좋아할 만한 만들기 체험이 열린다. 박물관의 전시와도 관련 있는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가 창의력을 발휘해 기념품을 직접 만든다는 점이 특징이다. 갑옷키링의 경우 지난 갑옷 전시 체험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적이 있는데 순식간에 재료가 동이 날 정도로 인기가 많았고, 가방에 부착할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했다.
현재 진행 중인 개항 150주년 특별 전시에 맞춰 카카오프렌즈를 만든 호조 작가의 박물관 캐릭터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박물관의 캐릭터 역시 세대 관계없이 귀엽고 친근한 모습으로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의 포토 존이 되고 있다. 이 캐릭터를 활용해 어린이가 직접 배지를 만들 수 있다.
마술 공연은 선착순 사전 예매로 진행돼 빠르게 매진 될 수 있다. 부산시립박물관의 어린이날 잔치 내용은 박물관 누리집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
가야 문화에 특화된 복천박물관은 어린이날에 가야 문화를 친근하게 체험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 ‘가야 옷장 열리는 날: 어린이 왕족 행차’를 준비했다.
두루마기, 왕관, 귀걸이 등 금관가야 왕족의 옷과 장신구를 어린이가 직접 착용하고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선착순 300팀에 사진을 선물로 무료 증정한다. 보여 주기 식의 단순 이벤트 장식이나 아니라 전통복식 연구가인 동명대학교 이주영 교수에게 의뢰해 이번 행사에 입는 가야 왕족 옷은 모두 정통 그대로 고증한 것들이다. 박물관은 두루마기 12벌을 새롭게 제작할 정도로 공을 들였으며, 두루마기 형태와 색상까지 세밀하게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복천박물관 3층 체험 코너에서 진행되며, 별도 사전 예약 없이 어린이 관람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복천박물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해양박물관은 4일과 5일 이틀간 박물관 1층 다목적홀에서 어린이가 해양박물관을 돌아다니며 탐험도 즐기고 전시관 곳곳에 숨겨진 유물을 찾는 ‘어린이 탐험가의 박물관 탐험!’ 프로그램을 연다.
어린이 참가자를 고려해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고 현장에 비치된 QR코드를 읽으며 전시실 곳곳에 숨겨진 해양 유물을 찾는 게임이다. 자신이 찾은 유물을 확인해 자신만의 유물 도감을 완성하게 된다. 전시 관람, 만들기 체험 같은 단순 놀이가 아니라 요즘 어린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 요소를 접목해 어린이 참가자들이 몰입해 즐길 것으로 기대한다.
모바일 도감 수집과 설문조사를 완료한 참가자는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하루 900명 씩 이틀간 1800명의 어린이가 참가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신청받는다. 자세한 프로그램 내용은 국립해양박물관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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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즐기는 맞춤형 전시 ‘3선’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열리는 인기 프로그램은 웬만하면 이미 마감이라고 한다. 그나마 예약 전쟁을 피해 갈 수 있는 게 있다면 전시 프로그램일 것이다. 전시는 어린이 전용이라기보다는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어 가족 나들이로 제격이다.
오늘 <부산일보>가 소개할 3개의 전시도 마찬가지이다. 부산 사하구에 있는 부산현대미술관이 3년 만에 어린이 전시 ‘코뿔소와 유니콘’을 열고 있다. 부산 영도 동삼동에서 지난 3월 29일 개관한 부산복합문화공간 ‘새모’는 이슬로 작가 특별전 ‘하모니’(Harmony)로 관람객을 맞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4일 김해시 김해종합운동장 내에 새롭게 문을 연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도 가족 단위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현실의 코뿔소, 상상의 유니콘
“그리고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해피엔딩)”로 끝을 맺는 옛이야기는 어른 세대에겐 너무나 익숙한 결말이지만, 그 이야기의 결말이 지금도 유효하냐고 묻는다면 의문이 든다. 오는 7월 21일까지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실 2, 3과 극장 을숙(지하 1층)에서 만날 수 있는 ‘코뿔소와 유니콘’은 선과 악, 보상과 처벌이 비교적 분명한 옛이야기를 오늘의 관점에서 다시 보게(읽게) 만드는 전시이다. 현실에 존재하는 ‘코뿔소’와 상상 속 존재인 ‘유니콘’을 대비시켜, 둘 사이의 간극을 예술적으로 풀어낸다.
전시 참여 작가는 한국·일본·인도네시아·유럽권의 옛이야기에서 출발한 총 7명(팀)이다. 이들의 회화, 드로잉, 영상, 인터랙티브 아트 등 80여 점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친다. 전시장이 책이라면 총 7권의 책이 출간되는 셈이다. 참여 작가는 부산 기반의 이정윤과 창작공동체A, 그리고 추미림, 아야카 후카노, 발린트 자코, 주마디, 마고즈이다. 작가마다 하나의 이야기
를 다루고 있으며, 마지막 코너 ‘이야기 실험실’에선 각자 출판한 책을 전시하고, 낭독 영상 콘텐츠로도 보여준다.
전시의 시작은 아야카 후카노가 연다. 일본의 설화 ‘일촌법사’를 16개의 장면과 짧은 문장으로 다시 풀었다. 마고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출발점으로 삼아 시공간의 왜곡을 이미지의 리듬으로 구성한다. 주마디는 인도의 대서사시 ‘라마야나’ 그림자극 결말부를 회화와 설치, 시적 문장으로 다시 선보인다.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창작공동체A는 <토끼전>을 15명의 시선을 담은 다성적 그림책으로 변주한다. 발린트 자코는 헝가리 설화 ‘봉선화’를 바탕으로 벽화와 참여형 이미지 배열을 통해 열린 서사를 구성한다. 이 벽화는 작가가 부산에 열흘간 머물며 제작했다. 추미림은 <헨젤과 그레텔>의 빵 부스러기를 쿠키와 캐시로 바꾸어 오늘의 디지털 환경을 드러낸다. 어른은 공감을, 어린이는 즐겁게 받아들인다. 마지막으로 이정윤은 <바리공주>를 바탕으로 전시 공간 구성을 책의 문법으로 다시 엮는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애니메이션 상영 일정 등 자세한 내용은 부산현대미술관 누리집을 참조하거나 전화(051-220-7400)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부산현대미술관은 관람객 편의 증진을 위해 미술관 옥상에 비건 레스토랑 ‘리프’(LYFF)를 조성해 위탁 운영 중이다.
■이슬로 작가 특별전 ‘하모니’
복합문화공간 새모 개관 기념으로 오는 5월 27일까지 열리는 이슬로 특별전은 전시공연장과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 야외 계단광장 일원에서 개최되며 평면·입체 작품 등 8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새롭게 모인다’는 공간의 의미와 ‘문화 프리즘’이라는 시설 정체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존재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연결과 조화의 메시지를 담은 참여형 전시다.
홍익대 디지털미디어학과를 중퇴한 이슬로(YISLOW, 1985년생)는 회화와 오리지널 캐릭터 작업을 통해 내면의 감정과 일상의 순간을 직관적이고 즉흥적인 이미지로 풀어내는 작가이다. 이슬로의 작업에는 작가가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상징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열매, 딸기, 체리와 같은 요소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작은 성취와 기쁨을 의미하고, 별은 어린 시절 품었던 꿈과 이상을 상징한다. 이슬로는 특히 스케치 없이 즉흥적으로 페인팅 하기 때문에 작품 속 캐릭터가 다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작품 속 캐릭터가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아서 다양한 기업 협업으로 이어져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다.
한편 전시공연장이 있는 ‘새모’ 건물 B동 옆 C동은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이, D동엔 영도구 공동육아나눔터(초등학생 이하 아동과 부모를 위한 놀이체험실, 돌봄 품앗이 활동, 양육 정보 등을 제공하는 복하돌봄공간)와 문화강좌실 등이 조성돼 함께 이용해도 좋다. 매주 월요일 휴관, 공휴일 정상 운영. 평일엔 오전 10시~오후 8시, 주말은 오전 10시~오후 6시 이용할 수 있다. 전시장은 전시 기간 중 무료 개방하고, 들락날락과 공동육아나눔터 등은 새모 홈페이지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문의 051-519-3653.
■개관 한 달 맞는 ‘초신상’ 미술관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은 조각 예술과 첨단 기술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이다. 광화문 세종대왕상을 제작한 김해 출신 조각가 김영원(1947~)의 작품 250여 점을 기증받아 조성됐다. 전시관에서는 김영원 작가의 다양한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AI 로봇과의 대화, 실감 영상 활동 등 색다른 콘텐츠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개관 특별전은 △김영원: 형상을 넘어 울림으로’(10월 11일까지 제1전시실) △경계는 울리고 생은 넘친다(8월 16일까지 제2전시실)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11월 1일까지 제3전시실) 등 인간과 기술, 도시의 관계를 주제로, 3가지로 구성된다. 제1전시실은 한국 조각의 거장인 김영원의 50년 예술 세계를 총망라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제2전시실은 15인(팀)의 작품 27점을 통해 기술과 환경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영감과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제3전시실은 붓부터 AI까지, 국립한글박물관과 함께하는 한글의 조형미를 탐험하며 익숙한 글자가 예술로 변하는 감각적인 질감을 경험할 수 있다.
어린 학생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작품은 2전시실 노진아 작가의 ‘히페리온의 속도’(The Velocity of Hyperion, 2022). 인공지능(AI) 기반의 인터랙티브 두상 조각 작품 2점과 프로젝션 맵핑(2026)으로, 관람객과 실시간으로 대화하고 눈을 맞추며 상호작용을 하도록 설계됐다. 3전시실의 세종대왕 동상 원형을 찾는 관람객도 많다. 문의 070-7720-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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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오늘의 운세]5월 4일(음 3월 18일)
◎-大吉 ○-吉 △-平 X-凶
쥐
96년생 복장이나 언어사용에 신경을 써 첫인상을 좋게 남기는 것이. 84년생 과거를 성찰하여 미래를 구상하라. 72년생 타고난 기지를 멋지게 발휘하게 될 듯. 60년생 더 나은 발전을 위한 과정이니 믿음을 잃지 말라. 48년생 상황을 원망하지 말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해야. 36년생 상황을 고려하여 진퇴를 정함이.
금전-△ 애정-△ 건강-△
소
97년생 끈기가 부족할 수 있으니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을 키우도록. 85년생 뚝심과 배짱으로 승부를 내라. 73년생 어려운 상대를 만나 머리를 숙이면 도움받을 수 있을 듯. 61년생 체면 세우기에 급급하면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쉬울 듯. 49년생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해라. 37년생 현 상태를 유지하는데 신경 써라.
금전-△ 애정-△ 건강-△
범
98년생 재능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한 단계 발전을 이룰 듯. 86년생 뜻을 실현하기 위해 먼 곳으로 이동할 일이 생길 듯. 74년생 활동 영역이 넓어지니 손발 바쁘게 움직여라. 62년생 주변 일로 인해 바쁜 하루가 펼쳐질 듯. 50년생 일의 우선순위를 잘 지켜야. 38년생 가까이 있는 사람이 귀인인지 도둑놈인지 잘 판단하라.
금전-○ 애정-○ 건강-○
토끼
99년생 세심한 관찰을 하지 않으면 수박 겉핥기식일뿐. 87년생 나의 언행이 평소보다 두드러져 보일 듯. 75년생 자기 자신이나 주변을 꾸미고 가꾸는 일을 해보아라. 63년생 생각의 틀을 깨고 다른 방향의 사고를 수용해 보면 발전이. 51년생 사람들과 어우러져 즐거운 일을 도모하게 될지도. 39년생 재물 아니면 명예가 따른다.
금전-△ 애정-◎ 건강-○
용
00년생 노력에 비해 얻는 수확은 기대해 볼 만. 88년생 방해물이 사라지니 목표를 향해 걸음을 내디딜 때. 76년생 과도한 욕심은 미래의 부채만을 초래할 듯. 64년생 당장의 변화는 없어도 주변의 협조를 얻어서 발전으로 나아가는 흐름. 52년생 구설과 금전의 낭비가 따르기도. 40년생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쏟아야.
금전-○ 애정-△ 건강-△
뱀
01년생 선배의 성공담을 본받아서 새겨 두어라. 89년생 발전을 위해서는 금전 지출이나 손해는 불가피한 상황. 77년생 속으로 골병들지 말고 전환의 기회를 노릴 것. 65년생 함께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것이. 53년생 주변과의 의견 대립이 있을 수 있으나 양보하면 무탈할 듯. 41년생 상대방 의견도 수용을 해야.
금전-△ 애정-△ 건강-△
말
02년생 무리한 것을 억지로 하려다가 도로 탈날 수가. 90년생 모임이나 단체의 리더 역할을 해야 할 듯. 78년생 지지부진하던 일에는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듯. 66년생 서두르면 공든 탑도 무너진다. 때를 기다려야. 54년생 내가 주도하여 행하되 주변과의 조화를 함께 고려하라. 42년생 급할수록 돌다리도 두들기며 가야 한다.
금전-○ 애정-○ 건강-△
양
03년생 내 능력을 인정받기 좋으니 열심히 뛰어라. 91년생 모든 채비가 갖추어졌으니 당당히 나아가라. 79년생 실망하지 말고 다가올 새로움을 맞이해야. 67년생 인간관계는 인화가 제일이다. 먼저 배려와 인내를. 55년생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아낌없이 베풀도록. 43년생 자기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라.
금전-○ 애정-◎ 건강-○
원숭이
04년생 지금까지의 생활에 변화가 이루어질 조짐이. 92년생 안 되는 일은 빨리 포기하는 것이 나을 듯. 80년생 꾸준한 발전보다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필요. 68년생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발전의 흐름으로 나아갈 듯. 56년생 백 가지 덕이 따르는 양상이라 길한 모양. 44년생 맛있는 음식으로 즐거운 하루를 보낼 듯.
금전-△ 애정-○ 건강-△
닭
05년생 능력 개발을 위한 일이나 공부에 투자하라. 93년생 새로운 계획을 짜 보아라. 의외의 해답을 얻을 수도. 81년생 어려운 상황에 마주치면서 상승의 흐름으로. 69년생 옛일을 다시 경험하거나 옛사람과 재회가 이루어질 수도. 57년생 순간의 기분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45년생 지지자가 생기고 귀인을 얻는다.
금전-○ 애정-△ 건강-△
개
06년생 실력자를 만나서 능력 발전에 많은 도움을 받을지도. 94년생 시작보다 마무리를 신경써서 잘하는 것이 중요. 82년생 자만하면 오던 복도 달아나니 겸손의 자세를. 70년생 자신의 위치를 점검하고 나아갈 방향을 정하도록. 58년생 주변 정리를 잘하고 매듭지을 일은 미루지 않도록. 46년생 화합의 기운으로 하루가 즐겁다.
금전-○ 애정-△ 건강-○
돼지
07년생 자존심만 앞세우면 손해 보게 된다. 95년생 씀씀이가 커지니 알뜰함이 필요하다. 83년생 장기전보다 속전속결로 나아가는 것이 좋은 결과를 유도할 듯. 71년생 예기치 않았던 갑작스런 일이나 상황이 생길 수도. 59년생 자연스런 금전 지출을 통해 손재수를 벗어날 수도. 47년생 기다리던 소식이 들려오고 결실이 생긴다.
금전-○ 애정-△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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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은 어른이 잃어버린 초심이다”
문화부 기자로 경력이 쌓이며 세계적인 화가 혹은 시인, 소설가를 인터뷰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그들에게 작품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 질문한 적이 있다. 단어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내용은 거의 비슷했다. 어린이처럼 그리고 싶고 어린이 마음으로 단어를 길어 올려 작품에 넣는다고 답했다. 자신의 분야에 대가인 이들이 왜 서툴고 실수 많은 어린이를 언급했을까.
<투명하지만 깨지지 않는>은 이 같은 질문에 명쾌한 답을 제시하는 책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는 스무여 명의 어린이와 시종일관 바글거리고 지내는 생활을 시트콤이라고 소개한다. 시시각각 희로애락이 오가고 별의별 장면이 연출된다. 그 공간에서 저자는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유일한 어른으로 질서를 잡아야 한다.
교사인 자신도 어린 시절 우정을 지키기 위해 친구에게 늘 양보하고 조심스러웠고 애정 표현을 잘하는 편은 아니어도 부모님께 최선을 다해 “사랑해요”라는 말을 전했다. 하지만 시간이 속절없이 흘렀고 매 순간 온몸으로 부딪히며 어린 시절 중요했던 것들을 순위에서 점점 뒤로 밀렸다. 용기는 긁어 부스럼이 될 때가 많았고, 성실하면 궂은일을 도맡아야 했으며, 우정은 큰 의미 없게 느껴졌다. 순수함은 철없는 것이었고, 희망은 괜한 기대처럼 발목을 잡기만 했다. 대부분 그런 어른으로 변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소개하고 싶었던 건 지키고 싶었지만 어느새 잃어버린 어떤 마음을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서 발견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동심은 어른들이 잃어버린 초심이었다. 정신없이 살다 보니 잃어버렸던 마음의 퍼즐 몇 조각을 찾는 기분이었다. 20개의 일화는 어른의 마음에 여전히 있지만, 어느 순간 잊어버린 그 진심을 떠올려 보자는 동행의 제안이다.
아이의 행동을 통해 어른 세대에게 훈계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따분한 도덕 교과서도 아니고 교사와 아이들의 학급 운영 이야기도 아니다. 동심 주변에서 하루의 반을 머무는 사람이 소중히 건져 올린 순간들을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기록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책 제목을 <투명하지만 깨지지 않는>으로 정한 건 아이들은 맑고 순수하면서도, 의외로 쉽게 무너지지 않는 단단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악보도 볼 줄 모르면서 합주부에 지원한 윤채가 상처받을까 싶어 저자는 다시 생각해 보라는 말을 하려 하지만, 정작 윤채는 “그냥 해 볼래요”라고 답했다. 실제로 다른 아이에 비해 배움이 늦지만, 윤채는 자기가 못해서 연습을 더 해야겠다는 식으로 대응한다. 학예회 무대를 마치고, 내년에는 선배들이 하는 더 어려운 악기에 도전하겠다고 해맑게 웃는다. “잘하지 못하면 어쩌지”같은 계산은 처음부터 없다. 아이들은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그냥 뛰어든다.
역사 덕후이자 책을 무척 좋아하는 한울이에게 사회 수업 질문은 너무 쉽지만, 결코 발표하겠다고 손을 들지 않는다. 다른 아이들이 생각할 시간을 뺏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분리수거함 뚜껑이 고장 나면 아이디어를 발휘해 다른 걸 만들어내고, 청소 시간 자신이 맡은 영역이 일찍 끝나면 배정되지 않은 신발장 먼지를 닦는 아이가 있다. 이렇게 어린이들의 다정함이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세상 구석구석에 오래도록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책 곳곳에서 드러난다.
다정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다정한 상상력이 발휘되고, 두려움 앞에 멈춰 있기보다 그냥 뛰어들 수 있는 용기가 누구에게나 있었다. 모두에게 각자의 사정이 있고, 그 사정을 헤아릴 품 넓은 마음이 어린이에게는 있다. 책은 어린이와 마음을 주고받는 일이 세계를 한 뼘 넓히는 일이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이 나이가 더 들면 반짝 반짝 빛나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마저 더는 알아채지 못하게 될지 걱정한다. 진심이 모이는 자리에 비로소 빛이 생겨나니, 여기 모인 아이들의 진심이 세상에 봄기운처럼 스며들기를 기원한다는 말로 책을 끝낸다. 어른은 이 책을 읽으며 편견 없이, 유연한 파도처럼 자유롭게 살던 원래의 우리를 만날 수 있다. 박상아 지음/부키/224쪽/1만 7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