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월 거래 3000건 돌파… 부산 부동산 ‘꿈틀’
부산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2021년 10월 이후 33개월 만에 3000건을 돌파하며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산의 부동산 시장이 길었던 하락기를 마감하고 상승기로 전환하는 과정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부산에서는 모두 2711건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547건)에 비해 200건 가까이 늘었고, 2년 전의 1271건에 비하면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부산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159건으로 2021년 10월 이후 33개월 만에 3000건을 넘어섰다.전문가들은 3000건의 거래량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예고한다고 분석했다.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2018년 5월부터 아파트 매매량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부산 지역 거래량이 2500건 이하면 가격 하락세, 3000건 이상이면 상승세로 나타났다”며 “8월의 경우 거래량이 다소 꺾였지만 이는 스트레스 DSR 도입 이후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매매가 일시적으로 소폭 줄어든 것이라 대세 상승의 신호가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실제 부산의 집값은 평균적으로는 여전히 하락세이나 입지가 우수한 상급지를 중심으로 반등하는 추세가 나타난다. 특히 수영구의 경우 지난 7월 셋째 주(0.13%)부터 상승세로 전환한 뒤 12주 연속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고 있다. 8월 말부터는 매주 0.14~0.16%의 상대적으로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10월 첫째 주 역시 0.04% 매매가가 상승했다.해운대구 마린시티 등 전통적인 상급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12일 해운대구 우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204㎡(90평) 101동 74층이 38억 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8월에 102동 67층이 36억 5000만 원에 최고가 거래가 이뤄진 후 신고가다. 8월 5일에도 해운대아이파크 전용 127㎡(56평) 56층이 26억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집값의 선행지표인 전셋값도 최근 상승 국면으로 전환했다. 부산의 전세가격은 10월 첫째 주 기준 0.02% 상승하는 등 10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이영래 대표는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면 아파트 매매가격도 어느 순간 하락을 멈추고 상승세로 전환하게 된다”며 “지금은 아파트값이 하락기에서 상승기로 전환하는 시기”라고 판단했다.동아대 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해운대구와 수영구의 일부 인기 단지에서는 전고점을 따라잡는 수준의 매매거래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며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의 ‘불장’ 때 모습과 유사한 형태로 부산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주거 선호도에 따라 양극화 양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 대표들의 전쟁’ 된 금정, 득표 효과도 플러스 될까
오는 16일 치러지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가 사실상 여야 당 대표들의 ‘각축장’이 됐다. 국민의힘 한동훈·더불어민주당 이재명·조국혁신당 조국까지 주요 당 대표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금정구를 찾고 있다. 지금껏 보수가 절대 우위를 차지했던 금정구가 최근 여권의 지지율 하락으로 박빙 양상으로 변하면서 전체 재보선 승패의 바로미터가 됐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10·16 재보선 지역이 확정된 지난달 초부터 13일까지 한 달여 기간 금정을 5차례나 찾았다. 특히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야권 단일화, 당 지지율의 하락세 등 판세 변화가 일어난 이달 초부터 집중적으로 금정 지원에 나섰다. 그는 13일에도 페이스북에 전날 금정구 도보 지원 유세 사진을 공유한 뒤 “침례 병원 문제, 상권 활성화 문제, 개발 제한 문제, 태광산업 부지 문제, 금정에 맞는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 문제. 그 아름다운 금정의 길 위에 다 있었다”며 “저희가 즐거운 마음으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역시 전날까지 4차례 금정을 찾았다. 총선 못지 않은 집중 지원전이다. 자신의 지지 기반이 유독 약한 부산에서 이번에 ‘일’을 낸다면 이 대표에게는 엄청난 성과일 수 있다. 그는 전날 유세에서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결과를 알 수 없는 ‘초박빙’인 것이 분명하다”면서 “이번 선거는 금정구청장 선거가 아니라 대한민국 운명에 관한 선거”라고 ‘정권 심판 투표’를 거듭 강조했다. 여기에 14일에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당 소속 류제성 후보와의 야권단일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민주당 김경지 후보 지원을 위해 금정을 찾는다. 전날 이 대표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은 조 대표는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에 복무하고자 흔쾌히 부산에 간다”고 말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건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야 당 대표가 금정 선거에 사활을 걸면서 지역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도 치솟는 분위기다. 전날 끝난 사전 투표율이 2021년 부산시장 보선 사전 투표율을 넘어선 20.63%를 기록한 데서 그 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대표들의 전쟁’ 양상이 실제 득표율에 플러스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총선 당시만 해도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던 한 대표는 최근 지속되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 속에서 지지층 소구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내부 지적이 나온다. PK(부산·울산·경남)에 ‘안티’가 많은 이 대표 역시 총선 당시 ‘친명(친이재명) 공천’ 여파로 PK 야권 주축인 친노·친문과의 결합력이 더 떨어졌다는 평가가 있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당의 간판인 대표들이 연일 금정을 찾으면서 선거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관심 때문에 투표율이 높아질 경우 야당이 유리하다는 게 전통적인 분석이지만, 지난 총선 때처럼 보수 역결집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쪽이 플러스 효과를 가져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톤세제 5년 유예’ 유력…기재부도 ‘일몰 연장’ 공감
국내 해운산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추진 중인 ‘톤세제 5년 유예’ 방안이 기획재정부의 적극적인 화답으로 연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 힘 박성훈 의원(부산 북을)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재위의 조세정책 분야에 대한 기획재정부 국감에서 올해 말 일몰 예정인 ‘톤세제 연장’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강조했고, 이에 최상목 경제부총리도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박성훈 의원은 지난 6월, 22대 국회 제1호 법안으로 올해 12월로 종료되는 해운기업 톤세제의 일몰 기한을 2029년 12월 31일까지 5년간 연장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정부도 지난 9 월 국회에 제출한 ‘2024년 세법개정안’에‘ 톤세제 일몰 기한을 5년 연장’하는 내용을 포함시킴으로써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2005년 도입된 톤세제는 외항 해운기업의 해운소득에 대해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이 아닌 ‘소유 또는 용선한 선박의 톤(t)수와 운항일수’를 기준으로 해운사에 법인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기존 납세 방법과 비교해 세금 감면 효과가 있다 . 박 의원은 지난 11일 기재위 국감 질의를 통해 “한국해운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해운항만 매출 72조 원 가운데 11조 원이 톤세제 파급효과로 추산되며, (톤세제에 따른) 고용 효과는 1만 6200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며 “우리나라 국적 선사는 ( 톤세제가 ) 일몰될 경우 약 70% 이상이 해외로 빠져 나가겠다는 그런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해운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톤세제 연장의 필요성에 공감을 한다” 며 “그래서 정부는 ‘(톤세제 일몰) 5년 연장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해운 선진국은 해운산업 경쟁력(강화)을 위해서 1990년대부터 모두 톤세제를 도입하고 있다”면서 “톤세제를 시행하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톤세제를 영구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국적 선사들에게 있어서 글로벌 해운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요 회원국들은 일몰 규정 없이 10년 단위로 주기적 검토를 거쳐서 톤세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 우리도 장기적으로 톤세제를 우리나라의 해운 경쟁력 제고를 위해 (영구화 필요성에 대해 ) 연구할 필요가 있다” 고 강조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 다른 조세 특례는 3년으로 운영이 되고 있기 때문에 주기적인 성과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면서 “조금 신중히 봐야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정부가 ‘톤세제 영구화’엔 신중론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음주 뺑소니 40대, 아내와 운전자 바꿨다가 실토한 까닭
음주 운전으로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아내와 운전자를 바꿔치기 한 40대가 경찰 추적에 덜미를 잡혔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A 씨를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A 씨는 한글날인 지난 9일 새벽 2시께 울산시 남구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달아났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다쳤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가해 차량이 인근 아파트로 도주했다는 피해자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수색하다가 입구에서 시동을 켠 채 정차 중인 차 한 대를 발견했다. 사고 흔적이 역력했는데, 피해자가 말한 차종, 번호판 색깔과 같았다. 당시 차 운전석에는 A 씨 부인이, 조수석에는 A 씨가 타고 있었다. 사고 경위를 파악하던 경찰이 음주감지기로 검사하자 처음에는 두 사람 다 알코올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A 씨에게서 술 냄새를 맡은 경찰이 다른 음주감지기를 갖다 대자 A 씨에게서만 음주 정황이 확인됐다. 수상한 낌새를 느낀 경찰은 부부를 상대로 음주운전 여부를 추궁했지만, 남편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에 지하주차장 CCTV 등을 확인하려 하자 덜컥 겁이 난 A 씨가 그제야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A 씨가 이른바 ‘운전자 바꿔치기’로 음주운전 사실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방교부세 4.2조 감소한다는데…지자체 13곳 '여유자금' 0원
올해 국세 수입 부족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내려받는 지방교부세도 4조 2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자체 가운데 13곳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여유자금’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더불어민주당 양부남 국회의원(광주 서을)이 13일 공개한 ‘전국 지자체별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연도 말 조성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당 기금 조성액은 총 3-조 7769억 원으로 집계됐다.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지방세나 지방교부세 같은 세입이 감소하거나 대규모 재난 재해가 발생하는 등 재정 상황이 어려울 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여유 재원을 통합 관리·조성하는 ‘비상금’ 성격의 기금이다.도입 첫 해 전국 234개 지자체 중 154곳 설치에 그쳐 12조 1345억 원 불과했던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2021년 20조 1472억 원(210곳), 2022년 31조 5640억 원(219곳), 2023년 30조 7769억 원(230곳)으로 크게 늘었다.지난해 말 기준 기금 조성액을 17개 광역 지자체별로 보면, 서울이 5조 9389억 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인천(9776억 원), 경기(9730억 원), 제주(7991억 원), 대구(7937억 원), 세종(4127억 원) 순이다. 부산은 844억 원에 그쳤고, 울산은 2458억 원, 경남은 1124억 원이었다.기금을 설치하지 않은 지자체는 모두 13곳으로 서울 종로구·중구, 인천 미추홀구·연수구·계양구, 울산 동구·북구, 경남 하동군, 경북 청송군·고령군·칠곡군, 전남 영암군, 전북 전주시이다. 부산 북구(2023년 말 기준 통합재정안정화기금 6억 2000만 원)은 기금 조성액이 미미했다.문제는 올해 지방교부세 감소가 예상되면서 이들 지자체의 세수 결손 대응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점이다.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024년 국세 수입 재추계 결과’를 발표하면서 올해 국세 수입이 총 337조 7000억 원으로 당초 예산(367조 3000억 원)보다 29조 6000억 원 덜 걷힐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양부남 의원은 “올해 국세 수입 부족에 따라 지방교부세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일부 지자체의 경우 재정 어려움이 심화할 수 있다”면서 “중앙정부는 지자체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실효적이고 신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한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 이틀째 국정감사에서 "지방정부의 교부세와 교부금은 법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며 "세수 결손으로 지방교부세나 교부금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현행법에 따르면 내국세의 약 40%가 지방교부세 및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이전된다. 올해 예상되는 내국세 부족분은 22조 1000억 원이다.최 부총리는 다만 "조정하는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좀 더 소통했어야 했는데, (지난해는)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며 "올해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세입 관련 감액추경 요구에 대해서는 "감액추경을 한다는 뜻은 국채를 (추가로) 발행한다는 것"이라며 "(국가채무를 늘리는 데 대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화오션 노사 단체교섭 타결…기본급 11만 7404원 인상
한화오션 노사가 올해 단체교섭을 마무리했다.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은 지 5개월여, 업계 빅3 중 삼성중공업에 이어 두 번째다.한화오션 노조는 지난 11일 2024년 단체교섭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해 찬성률 63.66%로 가결했다.합의안에 따라 사측은 기본급을 11만 7404원 인상하고 타결 일시금·상생격려금 370만 원 일괄 지급한다.이와 함께 LNGC 생산과 같은 시운전 업무 우선 채용, 제도 개선 노사 태스크포스(TF)도 운영한다.한화오션 노사 지난 5월부터 올해 임단협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이 커 난항을 겪었다.이 과정에 노조는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그러다 지난 9일 잠정합의안이 도출됐고 이날 타결됐다.한화오션은 “노사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단체교섭을 마무리 지었다는 점에서 노사 상생과 경영정상화를 기대하게 하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생산 공정 안정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이어 “안전은 타협할 수 없는 절대가치로 무재해 사업장 구축을 위해 전체 구성원의 적극적인 동참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노사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안전한 사업장 구축을 최우선 경영 가치로 삼아 4분기 생산 안정화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쿨존서 어린이 치어 중상 입힌 배달기사 집유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를 치어 중상을 입힌 배달기사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11부(이대로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보호구역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6월 말 오후 울산 북구 한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길을 건너던 6살 어린이를 치었다. 이 사고로 어린이는 몸통 골절 등 전치 12주 부상을 입었다. 당시 A 씨는 제한속도 시속 30km인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시속 37km로 과속했다. 재판부는 “배달 업무 중 과속하고 좌우를 제대로 살피지 않아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잘못을 뉘우치면서 합의금과 치료비를 지급하고 피해자 측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부산 동구 주택에서 불… 70대 남성 사망
부산 동구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70대 남성 1명이 숨졌다. 12일 오후 11시 13분 부산 동구 범일동의 2층 단독주택에서 불이 났다. 1층에서 발생한 불은 약 15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70대 남성 A 씨가 숨졌다. 인근에 거주하던 여동생은 평소 거동이 어려웠던 A 씨의 기침 소리를 듣고 A 씨의 거주지로 향했다. A 씨가 바닥에 누워 기침을 하고 방안에 연기 가득한 모습을 본 여동생은 A 씨를 밖으로 구조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A 씨는 출동한 소방 당국에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은 주택 내부와 에어컨, TV, 침대, 냉장고 등 가재도구를 태워 148만 원 상당 재산 피해를 내기도 했다. 소방 당국은 유관기관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시 전세사기 피해지원 예산 90% 미집행…피해주택 관리는 사각지대
부산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예산 대부분이 미집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진보당 윤종오 의원(울산 북구)이 13일 부산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24년 ‘부산시 전세사기피해자 등 금융·주거지원 사업’ 예산은 총 46억 원으로, 이 중 집행액은 9월 말 기준 4억 6800만 원(10.2%)에 그쳤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은 예산현액 13억 1800만 원 중 5400만 원(4.1%), 민간주택 월세 한시지원은 17억 8200만 원 중 2억 2300만 원(12.5%), 이주비 지원은 15억 원 중 1억 9100만 원(12.7%)이 집행됐다. 이는 피해자가 시중은행에서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승인받아야 이자 지원 대상이 될 수 있고, 피해자가 피해주택에 그대로 머무는 경우 월세나 이주비 지원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4월 부산시가 전세사기 피해자 19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72%가 피해주택에 그대로 거주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부산시는 1000세대에 150만 원씩 총 15억 원 이주비를 지원한다고 설계했지만 9월 말 기준 지원 건수는 127건에 불과했다. 한편, 피해지원 예산 90%가 미집행인 데 반해 피해건물 관리는 예산 지원 없이 대부분 피해자가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시가 지난 5월 전세피해 건물 54개소(총 1579세대)를 현장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1개소(57.4%)가 임차인이 직접 관리하고, 18개소(33.3%)는 임차인이 업체를 통해 위탁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부산시는 피해건물에 대해 △단수 유예 △소방안전점검 실시 및 소방안전관리자 유예 △승강기 점검 및 안전관리자 지원 등을 소관부서에 협조 요청을 하고 있다. 윤종오 의원은 “피해자들은 건물관리 부재로 인한 누수, 승강기 오작동, 소방시설·전기시설 침수 등 2차 피해를 겪고 있다”며 “건물관리는 시민 안전과 직결된 만큼, 개정된 특별법에 따라 지자체가 피해주택 시설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정된 전세사기 특별법에는 그동안 한계로 지적된 지자체의 피해주택 시설관리 개입에 관한 근거조항(제28조의2)이 포함됐다.
리츠, 데이터센터·산업단지 투자도 가능해진다
오피스와 주택 등 전통적인 부동산에 집중됐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투자 대상이 데이터센터, 산업단지 등으로 확대된다. 국토교통부는 리츠의 투자 대상 확대와 규제 합리화를 골자로 한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과 관련 행정규칙 개정안을 14일부터 내달 25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6월 17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발표된 '리츠 활성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리츠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투자 대상을 다각화한다. 오피스와 주택 등 전통적인 부동산 이외에 데이터센터, 산업단지 등 토지나 건물에 설치하는 공작물과 자산유동화증권(ABS), 주택저당증권(MBS) 등 부동산 금융상품으로 투자 대상이 확대된다. 아울러 시행령에서 열거하지 않은 자산이라도 국토부 장관이 인정하면 리츠 자산에 포함하도록 포괄 규정이 신설된다. 또 리츠가 우량자산을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리츠 영업인가 전에도 감정평가를 거친 부동산의 경우 매매계약을 허용한다. 리츠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는 개선된다. 신용평가,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 이미 공시를 통해 공개된 자료를 행정청에 보고·제출하는 업무는 폐지하고, 주주총회를 거쳐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상호·본점 소재지 변경 등은 인가에서 보고사항으로 바뀐다. 자산관리회사(AMC)의 대형화를 위해 합병할 때 대주주가 될 수 없는 결격 기준을 기존 '벌금형'에서 자본시장법과 같은 수준인 '벌금형 5억원 '으로 합리화하고, 리츠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AMC 전문인력 등록 및 관리 업무는 리츠 협회에 위탁하도록 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리츠 준법감시인의 임면과 자산관리회사의 영업보고서는 보고에서 공시 사항으로 전환한다. 이밖에 리츠 정책 전반에 대한 의견 수렴 및 소통 강화를 위해 지난 4월 도입한 '리츠자문위원회'의 구성 인원을 20명에서 30명으로 확대하고, 제도, 인가·등록, 감독 등 분과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개정안은 14일부터 국토부 누리집(www.molit.go.kr)의 ‘정책자료-법령정보-입법예고·행정예고’에서 볼 수 있으며, 우편·팩스 또는 누리집을 통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배 봉지 까보니 10개 중 7개가 비정상” 올해 배 농사 망쳤다
경남 지역을 비롯한 전국 배 재배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배 열과(표면이 쩍쩍 갈라지는 현상)와 일소(껍질이 검게 타고 내부가 물러지는 현상)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건데, 농작물재배보험 적용도 어려워 농민들이 한숨만 내쉬고 있다. 13일 경남 진주시와 한국배영농조합법인 등에 따르면 최근 진주 관내 대부분 배 농가에서 일소·열과 피해가 발생했다. 진주시의 배 재배면적은 412ha로, 경남에서 제일 넓다.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해 수출 농가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진주시 확인 결과 대부분 농가에서 일소·열과 피해가 확인됐다. 일소 피해만 30~40% 발생했으며, 열과까지 포함하면 피해 규모가 최대 70%에 달한다. 배를 10개 수확하면 겨우 3개만 제대로 된 상품이 되는 셈이다. 진주시의 한 배 재배농민은 “폭염으로 인해 사과와 단감에 피해가 많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배까지 큰 피해를 입은 줄은 몰랐다. 배는 봉지에 쌓여 있어 바로 확인이 안 됐는데 수확을 위해 배 봉지를 까보니 배 상당 수가 상품 가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무더위 속에서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너무 허무하다”고 호소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배 주산지 전남 나주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일소·열과 피해가 확산하는 상황이다. 현재 지자체 별로 피해 규모 확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배 일소 피해는 한낮의 뜨거운 햇빛 때문에 발생한다. 사과·단감과 달리 봉지를 씌우는 만큼 일소 피해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배 봉지 때문에 발생한다. 여름철 과수원 온도가 30도까지 오르면 배 봉지 속 온도는 4~50도에 육박한다. 생장기까지는 폭염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수확기는 다르다. 배의 과피와 과육을 붕괴시켜 무름 증상을 유발하는 일소 피해가 나타난다. 올해는 추석 이후까지 35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피해가 커졌다. 여기에 올해는 특히 흔치 않은 열과 피해까지 확산하고 있다. 열과는 마치 가뭄철 강바닥처럼 배 껍질이 이리저리 갈라지는 현상을 뜻한다. 배가 물을 머금은 뒤 곧바로 폭염이 오면 껍질이 모두 찢어진다. 올해 추석을 전후해 비가 자주 왔고 폭염이 이어지면서 열과 피해가 대규모로 발생한 상태다. 배 수확은 추석 전후로 나뉘는데, 성장촉진제를 투입해 일찍 수확한 농가는 그나마 피해가 덜하다. 하지만 당도를 높이기 위해 나무에서 충분한 후숙 과정을 거치는 남부지방이나 수출 농가는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여기에 농민들을 더 힘들게 하는 건 다른 B 품들과 달리, 일소·열과 피해를 본 배는 가공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김건수 한국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차라리 태풍 피해가 나은 편이다. 못난이 배나 껍질에 흠집이 있는 B 품은 그래도 가공용으로는 활용할 수 있다. 배 주스나 즙으로 가공하면 되지만 일소·열과 피해 과실은 아예 폐기해야 해 고스란히 농민 손해로 남는다. 선별하는데 드는 돈과 노력까지 감안하면 무조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해했다. 피해 보상도 어렵다. 일소 피해는 자연재해로 인정돼 보상 대상이긴 하지만 특약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실제 가입한 농민은 거의 없는 상태다. 심지어 열과 피해는 현재 생리 장해로 분류돼 약관상 보상 대상에 포함돼 있지도 않다. 한 농민은 “열과와 일소피해는 연관성이 있지만 하나는 재해고 하나는 생리 장해로 분류된다. 재해보험이 급변하는 농업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치킨전용유 유통마진 '0원' 갑질…교촌에 2억 8000만원 과징금
협력사의 치킨 전용 기름 유통마진을 일방적으로 인하하는 '갑질'을 한 교촌에프앤비(주)가 당국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치킨 프랜차이즈 본부인 교촌에프앤비(주)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협력사의 전용유 유통마진을 일방적으로 인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 83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교촌치킨' 프랜차이즈 본부인 교촌에프앤비는 ‘최소 유통마진 보장’, ‘연단위 계약갱신의 거래조건’으로 거래하던 중 코로나10 영향 등으로 치킨 전용유 가격이 급등하자 2021년 5월에 협력사들과 연간 계약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당초 약정된 캔당 유통마진을 1350원에서 0원으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협력사들은 2021년 5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기존 거래조건으로 얻을 수 있었던 7억 원 상당의 유통마진을 잃게 됐다. 같은 기간 교촌에프앤비의 유통마진은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교촌에프앤비의 행위가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불공정 거래에 해당한다고 보고 제재를 결정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치킨 가맹사업 등 민생과 밀접한 분야에서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지속 감시하고,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교촌에프앤비는 공정위의 제재 결정에 대해 "유감스럽다"면서 "입장을 소명할 수 있는 다양한 절차를 검토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교촌 측은 "이번 건은 본사가 아니라 가맹점주의 이익을 개선하려는 정책으로, 본사는 부당한 이득을 취하지 않았으며 폐식용유 수거 이익이 새 식용유(전용유) 공급 이익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해당 업체도 새 식용유 공급 마진 조정에 동의했다는 점을 소명했으나 반영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좌석 매진된 기차 탑승하는 꿀팁? SRT 부정승차 만연한 이유
수서발 고속철도(SRT)를 무임승차했다가 적발된 사례가 최근 5년간 55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매년 10만 건 이상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인데, 명절이나 주말처럼 열차표 예매가 어려운 기간에 승차권 없이 일단 탑승했다가 소정의 부가운임만 내는 ‘꼼수’가 태반이라 이를 방지할 실효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점식 의원(국민의힘, 경남 통영시·고성군)이 SRT 운영사인 (주)에스알(이하 ‘SR’)로부터 제출받은 ‘부정승차 적발 및 금액 현황’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정승차로 적발된 건수는 55만 990건이다. 2019년 11만 5177건이던 부정승차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4만 8621건, 2021년 5만 7909건으로 감소했다가 2022년 12만 8928건, 2023년 20만 355건으로 다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도 8월까지 15만 3519건 적발됐다. 부정승차 유형별로는 표를 구매하지 않고 열차에 탑승했다가 적발을 우려해 자진신고하는 ‘사전신고’가 69만 8562건, 전체의 99%였다. 부정승차 적발 시 철도사업법에 따라 부가운임이 징수되는데 부정승차 유형에 따라 기준운임의 0.5~30배의 부가운임이 부과된다. 하지만 통상 사전신고를 하면 운임의 0.5배 부가운임만 부과하는 탓에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명절이나 주말처럼 열차표 예매가 어려운 기간에 일단 열차에 탑승했다가 자진신고하는 수법으로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를 ‘좌석 매진된 기차 탑승하는 꿀팁’이라며 부정승차 방법과 적발 시 행동 요령 등을 소개한 게시물이 올라와 있기도 하다. 이마저도 거부하거나 상습적이라고 판단될 때 철도사법특별경찰대에 인계돼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처리된다. 2019년 이후 최근까지 경찰대에 넘겨진 인원은 77명이다. 그런데 이 중 99%에 해당하는 76명(1191만 원)은 끝까지 부가운임을 납부하지 않았다. SR 측은 특별 기동검표 단속을 늘리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실제 시행 횟수는 2022년 3건, 2023년 6건, 올해 8건에 불과해 부정행위를 근절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정점식 의원은 “부정승차는 정당한 요금을 내고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 서비스 질을 저해하는 명백한 범법 행위”라며 “처벌 규정 강화 및 체계적이고 상시적인 기동검표 단속 등 실효적인 대책 강구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통영 욕지도 인근서 실종된 남녀 다이버 2명 어디로 갔나
속보=경남 통영시 욕지도 인근에서 수중 레저 활동 중 실종된 50대 남녀 다이버 2명(부산닷컴 10월 12일 보도)의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항공기와 해경 특수구조대까지 투입돼 밤낮으로 사고 해역 주변을 훑었지만 아직 별다른 흔적을 찾지 못했다. 통영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오전 11시 45분 통영시 욕지도 서방 5.5해리(약 10km) 해상에서 다이버 2명이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실종자는 50대 또래 남성 A 씨와 여성 B 씨다. 이들은 일행 8명과 함께 4t급 레저선박을 타고 사고 해역으로 이동해 입수했는데, 이후 출수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자 선장이 해경에 도움을 요청했다. 해경은 해군 등 관계기관과 민간어선 그리고 항공기, 해양경찰청 중앙특수구조단 등 가용한 세력을 모두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였다. 해가 진 이후에도 특조단을 중심으로 야간 수색을 진행했다. 수색 2일 차인 지금은 경비함정 등 선박 14척과 항공기 3대가 해상을, 통영해경구조대, 중앙특수구조단이 수중을 살피고 있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현장 떠난 경찰 해임 확정…소송 최종 패소
2021년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에서 부실 대응으로 해임된 경찰관이 불복 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전직 경위 A 씨가 인천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패소 판결을 지난 10일 확정했다. A 씨는 2021년 11월 15일 인천시 남동구 빌라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했으나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이유로 해임됐다. 당시 출동했던 A 씨와 순경 B 씨는 빌라 4층에 살던 50대 남성이 아래층 거주자인 4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르는데도 가해자를 제압하거나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 피해자는 흉기에 목을 찔려 의식을 잃었고, 이 사건이 보도되면서 비난 여론이 크게 일었다. 가해자는 재판에 넘겨져 징역 22년이 확정됐다. A 씨는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해임은 지나치다며 소송을 냈으나 1심과 2심에서 전부 패소했다. 2심 법원은 "A 씨와 B 씨는 권총과 테이저건 등을 갖고 있었고 수적으로도 우세해 가해자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다"며 "(부실 대응으로) 경찰관으로서의 품위를 크게 손상시켰다"고 질타했다. A씨가 불복했으나 대법원 역시 2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B씨도 별도로 해임취소 소송을 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두 사람은 직무유기 혐의로 형사재판에도 넘겨졌다. 인천지법은 지난 7월 두 사람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통영 욕지도 인근서 레저 활동하던 50대 남녀 다이버 실종
경남 통영시 인근 해상에서 수중 레저 활동을 하던 다이버 2명이 실종돼 해양경찰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통영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오전 11시 45분 통영시 욕지도 서방 5.5해리(약 10km) 해상에서 다이버 2명이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실종자는 50대 또래 남성 A 씨와 여성 B 씨다. 이들은 일행 8명과 함께 4t급 레저선박을 타고 사고 해역으로 이동해 입수했는데, 이후 출수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자 선장이 해경에 도움을 요청했다. 해경은 해군 등 관계기관과 민간어선 그리고 항공기 등 가용한 세력을 수색에 나섰지만, 아직 별다른 흔적을 찾지 못했다.
한국 작가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은 누구
한강(54)은 1970년 11월 전라남도 광주에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났다. 서울로 올라온 그는 1993년 국문과를 졸업하고 잡지 '샘터'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본격적으로 습작을 하기 시작했다. 그해 계간 문예지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이듬해인 1994년에는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아 소설가로 데뷔했다. 한강은 이후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 다양한 소설집과 장편소설들을 발표해 한국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다. 소설 외에도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와 동화 '내 이름은 태양꽃', '눈물상자' 등을 펴내는 등 시와 소설 아동문학을 넘나들며 전방위로 작품활동을 했다. 한국 작가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집 '채식주의자'(영어판 제목 The Vegetarian)는 2004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처음 연재된 연작소설이다. 국내에서는 2007년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한강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예대 미디어창작학과(구 문예창작과)에서 예비 작가들을 상대로 소설 창작론을 가르치기도 했다. 서울예대 학생들은 한강에 대해 "섬세함과 카리스마로 학생들을 사로잡는 교수"라는 평가를 했다. 한강은 문인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아버지는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 '다산의 삶' 등을 펴낸 작가 한승원이다. 한승원은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딸 한강은 전통사상에 바탕을 깔고 요즘 감각을 발산해 나는 작가"라며 "어떤 때 한강이 쓴 문장을 보며 깜짝 놀라서 질투심이 동하기도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승원과 한강은 국내 최고 소설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을 부녀 2대가 수상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한강의 오빠 한동림 역시 소설가로 작품활동을 했다. 한강은 어려서부터 익힌 피아노와 노래 실력도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에는 산문집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를 펴냈는데, 흘러가 버린 노래 스물두 곡 속에 작가의 아련한 추억을 담아낸 이 책에 자신이 작사·작곡하고 보컬까지 맡아 부른 노래 10곡을 담은 음반(CD)을 함께 수록했다. 산문집에서는 어린 시절 피아노가 배우고 싶어 "십 원짜리 종이 건반을 가지고 피아노를 '연주'하곤 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한강의 가장 최근 작품은 제주 4·3의 비극을 다룬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다. 이 소설로 지난해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상의 외국문학 부문을 수상하고, 올해 3월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도 받았다.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한강은 "소설을 써오면서 제일 기뻤던 순간이 2021년 4월 말 '작별하지 않는다'를 완성한 순간"이라면서 "워낙 오래 걸리고 힘들게 썼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2014년 작 장편 '소년이 온다'와 4·3의 비극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 까지, 한국 현대사의 깊은 어둠과 상처를 소설로 형상화해 온 작가는 이 회견에서 앞으로 '밝은 얘기'를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강 노벨상 소식에 주문 폭주 서점가 ‘단비’
10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관련서 주문이 폭주하면서 대형 서점 사이트가 한때 마비되는 혼란이 빚어졌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사이트에 잘 접속되지 않고, 되더라도 래그(Lag)가 걸려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는다는 불만이 접수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강의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 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한강의 책을 출판한 창비나 문학동네 등에 급하게 연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스24 측도 "사이트를 열 때 조금 지연이 되고 있다는 불만을 들었다"며 "다만, 모바일은 지금 순조롭게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트 마비 속에 한강이 선보인 작품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교보문고 실시간 베스트셀러를 보면 채식주의자가 1위, 소년이 온다'가 2위, '작별하지 않는다'가 3위, '희랍어 시간'이 4위,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가 5위, '흰'이 6위, '채식주의자'(개정판)가 7위, '더 에센셀'이 8위, 소년이 온다(특별판)가 9위를 기록 중이다. 예스24도 상황은 비슷하다. 1위부터 10위까지가 한강 작품으로 도배됐다. 예스24 관계자는 "'채식주의자'나 '소년이 온다'는 주문 수량을 못 맞출 것 같아 예약판매로 돌렸다"며 "'소년이 온다'는 월요일에 입고가 되고 '채식주의자는 수요일에 들어올 것 같다. 지금은 정확한 판매 집계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점계는 한강의 깜짝 노벨상 수상 소식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서점업계에 단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싹트고 있다. 교보문고 김현정 베스트셀러 담당은 "그간 서점업계가 불황에 시달렸는데, 한강의 작품으로 조금 숨통이 트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채식주의자'는 수상 소식과 함께 30분 만에 재고가 다 떨어졌다"며 "고객분들도 '한강이 됐다'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하며 기쁨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BTS 지민 생일에 기초 지자체 안전 관리 ‘총력’
11일 오후 1시 50분께 남구 대연동.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 지민 아버지 박 모 씨가 운영하는 A카페 앞에 외국인 십수 명이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이들은 조만간 다가오는 지민 생일을 기념해 A카페를 방문했다. 카페 정문에는 헝가리, 우크라이나, 멕시코, 일본, 중국 등 각국에서 찾아온 팬들이 놓은 선물, 꽃들이 놓여 있었다. 자신을 BTS 팬이라고 밝힌 김 모(33·서울) 씨는 “주말에는 너무 붐빌 것 같아서 일찍 부산에 내려왔다”고 말했다. 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그룹 BTS 소속 지민의 생일이 찾아오면서 기초 지자체, 경찰 등이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대 수천 명이 지민 아버지가 운영하는 A카페를 찾으면서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것이다. 부산 남구청은 1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집중 관리 기간으로 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오는 13일 그룹 BTS 소속 지민 생일을 맞아 A카페에 팬들이 몰리는 것과 관련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앞서 2022년 이태원 참사 여파로 주최자 없는 축제에 대해 지자체장의 안전관리 의무가 적용됐다. 다수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축제 가운데 개최자가 없거나 불분명한 경우에도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매년 지민 생일을 맞아 A카페에 수백, 수천 명에 달하는 BTS 팬이 모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올해 지민 생일은 주말을 끼고 있어 더 많은 팬이 운집할 것으로 분석된다. 남구청에 따르면, 올해 지민 생일로 해당 기간 A카페를 찾는 팬의 수는 최대 3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순간 최대 400명이 A 카페 인근에 모일 수 있다는 게 남구청 관계자 설명이다. 남구청은 재난상황실 등 직원 36명을 동원해서 현장 안전을 강화한다. BTS 팬들이 대형 버스로 A카페를 방문하기에 이와 관련 도로 통제 필요성도 부각되면서 경찰 측에도 불법 주정차 단속 등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남구청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올해 BTS 지민 생일이 주말인 점을 고려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안전 관리 인력을 배치했다”며 “갓길 주차, 불법 주정차, 인파 관리 등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건물 베란다에 칠한 페인트, 토치로 말리던 60대 화상
부산 한 건물 베란다에 칠한 페인트를 토치로 말리던 60대 여성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11일 오후 1시 28분께 부산 연제구 연산동 한 건물 4층 베란다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60대 여성 A 씨가 오른쪽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A 씨는 베란다에 칠한 방수 페인트를 토치로 건조하던 중이었고, 불꽃이 튀면서 화재가 시작됐다. 현장에서 함께 작업하던 남편 B 씨가 소화기로 불을 껐고, 화재를 진압하던 중 A 씨가 부상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부탄가스 토치 사용을 화재 원인으로 보고 있다.
태종대서 '영도유격부대 추모제' 열려
6·25전쟁 당시 계급과 군번도 없이 북파되어 적 후방에서 작전을 펼치던 중 전사한 영도유격부대 대원들에 대한 추모행사가 열렸다. 영도유격부대전우회, 영도유격부대유족회는 11일 태종대 유원지에서 ‘영도유격부대 추모제’를 열었다고 전했다. 이날 국가보훈부와 국방부 등이 후원하는 추모제에는 부산지방보훈청, 53사단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영도유격부대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200여 명의 자원자를 중심으로 극비리에 창설되었고, 영도 태종대 일대에서 3~4개월간의 특수훈련을 받고 북한지역에 침투, 비정규전 임무를 수행토록 조직됐다. 영도유격대는 1951년 해상과 공중으로 900여 명이 적 후방에 침투해 기지 파괴와 정보수집 등 유격전을 수행했다. 적 사살 4800여 명, 무기류 노획 1100여 건, 군사통신 시설 파괴 855개소 등의 전과를 올렸다.
[BIFF 2024] 폐막작 ‘영혼의 여행’, 죽음에서 삶을 찾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감독 에릭 쿠가 폐막작 ‘영혼의 여행’으로 올해 BIFF를 찾았다. ‘영혼의 여행’ 팀은 폐막식에 앞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을 찾아 영화를 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11일 오전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열린 BIFF 폐막작 기자회견에 참석한 에릭 쿠 감독은 BIFF와의 인연을 소개하며 말문을 열었다. 에릭 쿠 감독은 “제 첫 영화 ‘면로’가 BIFF에서 상영됐는데 당시 제 아들이 1살이었다. 올해 제 아들이 29살이 돼 이번 영화에 각본을 맡게 됐다”며 “이 영화제는 제게 특별한 의미이고 폐막작으로 ‘영혼의 여행’을 선택해 줘 정말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는 에릭 쿠 감독을 포함해 에드워드 쿠 작가, 아드리안 탄 촬영감독, 사카이 마사아키 배우, 후부키 준 배우, 타치바나 유타카 프로듀서, 박도신 BIFF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이 참석했다. 에릭 쿠 감독은 싱가포르인 최초로 칸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에 모두 초청되며 문화 훈장을 받았다. 그는 1995년 영화 ‘면로’로 데뷔해 ‘12층’(1997), ‘내 곁에 있어 줘’(2005), ‘마이 매직’(2008) 등의 작품이 칸 영화제에 초청됐다. 그의 신작 ‘영혼의 여행’은 감독의 아들 에드워드 쿠 작가가 각본을 쓰고, 프랑스의 대배우 카트린느 드뇌브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싱가포르, 프랑스, 일본 제작진이 함께 작품에 참여했다. ‘영혼의 여행’은 세계적인 샹송 가수 클레어(카트린느 드뇌브)와 그의 열렬한 팬인 유조(사카이 마사아키)가 사후세계를 함께 하며 겪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에드워드 쿠 작가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사람들이 느낀 폐쇄감과 상실감을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제작 취지를 밝혔다. 그는 “팬데믹 기간 집에 갇혀있어야 하는 순간에 구원을 받거나 탈출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상황에 영감을 받아 각본을 쓰게 됐다”며 “사후세계와 살아있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산다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카트린느 드뇌브 배우는 일정 등의 이유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부산을 찾은 다른 배우들은 훈훈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사카이 마사아키 배우는 “다양한 언어로 이야기하는 만큼 현장에서 의사소통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언어가 달라도 말이 통하는 사후세계를 다루는 작품의 내용처럼 언어의 장벽은 느끼지 않았다”며 “우리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었던 현장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후부키 준 배우는 “사카이 배우가 촬영 당시 팥앙금이 들어간 간식을 사줬는데 드뇌브 배우가 그걸 너무 좋아하며 먹었다. 드뇌브 배우에게 다른 일본 음식도 소개해 주고 싶었다”며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허물없이 즐기며 촬영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에릭 쿠 감독은 “팬과 가수가 거의 같은 날 죽고 사후세계에서 만난다는 건 특별한 의미다. 저쪽 어딘가에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며 “촬영 감독이 카트린느 드뇌브 배우의 과거 영상을 다 살핀 뒤 촬영에 참고했고, 촬영 중에도 찍은 영상을 모두 검토해 영화 속에서 아름다운 장면들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IFF 폐막식은 11일 오후 6시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한강 작가 노벨상 상금 13억원 세금은…“법에 비과세 명시”
노벨상을 받은 수상자들에게는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에서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 4000만원)가 수여된다. 그러면 노벨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3) 작가가 받는 이 상금에는 세금이 부과될까. 1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소득세법 시행령 18조는 비과세되는 기타소득으로 ‘노벨상 또는 외국 정부, 국제기관, 국제단체 기타 외국의 단체나 기금으로부터 받는 상의 수상자가 받는 상금과 부상’을 명시했다. 노벨상이라는 말이 법에 명시돼 있는 것. 이에 따라 한강 작가는 상금을 세금없이 받게 된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라 노벨상 상금은 비과세하느냐’는 질의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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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서서 마시는 찻집·잔술 파는 밥집… 여기에만 있지요 [피시랩소디]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을 들으면 수산물 경매가 이뤄지는 위판장이 주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 이면에 숨겨진 공간들 역시 이색적이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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