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보증금도 점점 줄어드는 병호 씨
뇌경색으로 두 다리 마비 증세
일 못하며 생활고 심해져 답답
필리핀 아내도 공장에서 실직
딸에게 반찬 사주기도 어려워
병호(가명·59) 씨는 선박 일을 하다가 필리핀 국적의 아내 디그마(가명·43) 씨를 만났습니다. 일을 하던 도중 뇌경색으로 쓰러지게 되었고, 병호 씨는 후유증으로 두 다리 마비 증세를 겪은 뒤 더 이상 배를 탈 수 없게 됐습니다. 처지를 비관하며 술도 마시고 삶을 내려 놓으려는 순간도 있었지만, 애정이 필요한 두 딸과, 필리핀 아내가 배고픔을 견디고 있었습니다. 병호 씨는 다시 일을 해보려 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디그마 씨는 공장에 일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돈을 벌어야 하다 보니 한국어를 배울 시간도 없었고, 두 딸의 성장에 눈을 둘 여유도 없었습니다. 한국어가 서툰 데다 공장 일로 바빠 지인이 거의 없고 다문화 모임도 가지 않아 소통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두 딸과도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 정서적인 교감이나 학습 지도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됐습니다.
첫째 딸 민지(가명·14)는 예쁘게 꾸미고 싶은 사춘기 중학생이지만, 좁고 낡은 집에서 자신의 방조차 없이 다같이 모여 잠을 청하는 상황에 점점 말이 없어졌습니다. 학교 수업도 잘 따라가지 못해 자주 위축돼 돌아오고는 합니다, 그렇게 집, 학교와 멀어지려는 민지를 볼 때면 병호 씨와 디그마 씨는 죄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디그마는 설상가상으로 일하던 공장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실직하게 됐고, 필리핀 고국에 계시는 부모님이 아프다는 소식에 적지만 목돈이었던 퇴직금을 보내게 됐습니다.
병호 씨는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상황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적 지원이나 심리 상담은 엄두도 낼 수 없습니다. 당장 생활고가 극심해 학원을 보내기는커녕 당장 반찬 하나를 사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그는 검은 비닐봉지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 하나를 사들고 오늘도 터덜터덜 집으로 향합니다.
유일한 보금자리마저도 위태롭습니다. 수개월치 월세가 밀렸고, 보증금도 점점 깎여갑니다. 집주인의 전화 벨소리는 심장을 찌르는 듯합니다.
병호 씨는 가족과 지낼 집을 마련해야 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휴대전화만 만지작거리며 일용직 구인 전화를 기다리며 누워 오늘을 걱정하며 매일을 보냅니다. 병호 씨는 삶에 따뜻한 햇살을 드리우고 행복한 가정을 꿈꿨으나, 지금은 매일이 먹구름입니다. 그 구름에 가족들 눈에 눈물이 맺히는 듯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아이들과 함께할 공간을 마련하고, 아이들이 웃고, 아내가 다문화센터에 글을 배우면서 아이들과 언어·문화의 벽을 넘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여러분의 관심과 따뜻한 마음이 그들의 삶을 지탱할 큰 힘이 됩니다.
△해운대구 복지정책과 박미옥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지난 4일 자 도희 씨
지난 4일 자 ‘벼랑 끝에서 버티는 도희 씨’ 사연에 후원자 55명이 278만 3396원을,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으로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보증금과 이사비, 가구 교체 등 새 주거지 마련을 위해 소중히 사용할 예정입니다.
최근 긴급주거지원에 선정돼 보증금 부담이 줄었고,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도희 씨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며 아침을 맞이하는 게 두려웠지만, 많은 응원과 격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게 됐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