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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표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중복, ‘글로컬’ 축소 우려
서울대를 제외한 지방거점국립대학(지거국) 9곳이 모두 ‘글로컬대학30’에 선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재명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과 지원 대상이 중복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두 사업 모두 수조 원 규모의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수혜 대학마저 상당수 겹침에 따라, 기존 글로컬대학 사업의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오는 9월 ‘글로컬대학30’ 사업의 지정 대학 30곳 중 마지막 10곳을 최종 선정한다. 지난달 27일 ‘예선 통과’격인 예비 지정 대학 25곳이 발표됐는데 지거국인 전남대·제주대·충남대가 포함됐다. 이에 따라 지거국 9곳 모두가 글로컬대학30 지정 대학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6곳의 지거국은 최종 선정된 상태다. 2023년에는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강원대(강릉원주대 통합), 충북대(한국교통대 통합), 경상국립대, 전북대가 선정됐으며, 2024년에는 경북대가 추가됐다.
글로컬대학30은 교육부가 2023년부터 추진 중인 지역 대학 혁신 사업이다. 비수도권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2025년까지 30개 대학을 선정하며, 선정된 각 대학에 5년간 최대 1000억 원을 지원한다.
문제는 글로컬대학30에 대다수 지거국이 포함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지원 대상이 크게 중복된다는 점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서울대를 제외한 지거국 9곳에 서울대 예산의 약 70%에 해당하는 연간 3000억 원을 각각 투입해 서울대 수준의 연구 인프라와 교원을 확보하는 구상이다. 글로컬대학30과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별도 사업으로 추진될 경우, 지거국 9곳 모두 지원받게 될 여지가 크다.
우선 지거국들은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을 통한 집중 육성 방침을 환영하고 있다. 부산대 최재원 총장은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은 지거국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아무리 예산을 많이 투입해도 대학의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진정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거점국립대들은 기초 연구 중심 대학으로 자리매김해야 하며, 각 대학은 지역적 특성과 차별성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에서도 지거국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지원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관건은 예산이다. 두 사업 모두 수조 원 규모의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경우 지거국 9곳에 연간 3000억 원씩을 지원하면 매년 약 2조 70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기존 글로컬대학 사업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가 지원체계 중복과 예산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 사업을 통합하거나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역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로 위기에 처한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이 중단 없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추진되더라도 기존 사업을 일방적으로 축소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소리는 특히 비거점국립대와 사립대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원이 지거국에 집중될 경우,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 사립대나 중소대학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 한 사립대 총장은 “지거국에만 예산이 집중되면 다른 지역 대학은 더욱 도태될 수밖에 없다. 특정 대학군만 육성하는 방식은 오히려 지역 내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지방 사립대와 비거점국립대도 맞춤형 재정 지원과 혁신 사업 기회를 확대해, 지방 고등교육 생태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5-06-1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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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대-BISTEP, 산학 협력 활성화 위해 ‘맞손’
국립한국해양대학교와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BISTEP)이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산학협력 인프라 조성과 기술사업화 활성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두 기관은 지역 유망기술 발굴과 실증, 기술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오픈랩(Open-Lab)’ 기반 협력체계를 구축해 기업 성장을 도울 방침이다. 두 기관은 또 이번 협약이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과 창업 생태계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해양대 산학협력단과 BISTEP은 지난달 26일 ‘지역산업연계 산학협력 인프라 조성 및 기술사업화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2025년 지역산업연계 대학 오픈랩 육성지원 사업’의 일환이다. 오픈랩이란 대학이 보유한 연구 장비와 인력을 지역 기업, 연구 기관과 공유하며, 기술 기반 공동 연구와 사업화를 촉진하는 산학협력 플랫폼을 뜻한다.
두 기관은 협약을 통해 △공동 연구 및 기술사업화 거버넌스 구축 △지역 전략산업의 고도화 △기업 수요 기반 인재 육성 및 일자리 창출 △지역 기반 창업 생태계 조성 등을 위한 상호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해양대는 오픈랩을 중심으로 지역 유망기술을 발굴하고,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연계한 실증과 기업 수요에 맞춘 기술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BISTEP은 연구개발지원단을 통해 이에 대한 전략적 지원을 맡는다.
BISTEP 이종률 연구개발지원단장은 “오픈랩이 지역 전략산업에 맞는 성장경로를 갖추도록 지원하고, 산학연 협력 촉진을 통해 지역 혁신을 이끌겠다”고 전했다.
한국해양대 주양익 산학협력단장도 “지역 기술사업화 혁신기관과 협력해 지역 기업의 성장을 이끌고, 글로벌 진출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2025-06-1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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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대 외국인 유학생 44명 부산항 견학·선박 탑승 체험
부산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세계 7위 규모 컨테이너 항만인 부산항 일대를 견학하고 실제 선박에도 승선하며 지역 산업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동명대학교는 지난 9일 동명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44명을 대상으로 ‘부산항만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16일 밝혔다. 동명대 추선애 경영대학 교수와 학생들은 부산항만공사의 해설선 ‘새누리호’에 승선해 약 2시간 동안 부산항 주요 산업·물류 시설을 둘러봤다.
방문지에는 부산항만공사 본사, 북항 재개발지역, 자성대·신선대 컨테이너 터미널, 한진중공업 등이 포함됐다. 참가자들은 세계 7위 규모를 자랑하는 부산항의 수출입 물류 시스템, 항만 재개발 현황, 민간 조선산업 구조 등 다양한 산업 현장을 둘러봤다. 견학에 참석한 한 유학생은 “책으로만 접했던 항만 물류 현장을 실제로 보며 이해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추 교수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는 단순한 전공 지식뿐 아니라 한국 산업과 사회에 대한 이해도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실무와 연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동명대는 유학생들이 빠르게 적응하고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실무 중심의 교육과 체험형 학습을 강화하고 있으며, 국제물류·무역·경영 분야에서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2025-06-1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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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자녀 교육 어떻게 할까? 동아대서 ‘6월 학부모 행복학교’
부산 지역 학부모를 위해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자녀 교육 방향과 진로 설계 전략을 다루는 특강이 마련됐다.
부산시교육청은 오는 30일 동아대 부민캠퍼스 국제관 다우홀에서 ‘6월 학부모 행복학교’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교육은 ‘AI 시대를 살아갈 지혜: 미래교육과 자녀의 진로지도’를 주제로,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자녀가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강의는 경희대학교 김상균 경영대학원 교수가 맡는다. 김 교수는 인지과학 기반으로 AI·메타버스 등 기술 발전이 인간 삶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왔으며, 디지털 전환기 교육 방향과 인재 육성에 관한 강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부산시교육청 학부모지원포털에서 16일 오전 10시부터 선착순으로 받는다. 자세한 정보는 포털 공지사항 또는 교육청 학부모교육활성화추진단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석준 부산교육감은 “AI 시대를 대비한 자녀 진로지도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특강이 학부모들에게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06-1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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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톡톡] 교사에게 먼저 힘을 실어주세요
“우리 엄마가 스마트워치 켜도 된다고 했어요.” 수업 중 스마트워치를 만지는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주의를 주자 돌아온 말입니다. 그 안에는 ‘부모가 괜찮다고 했으니 선생님의 말보다 우선해도 된다’는 생각이 담겨 있었겠지요. 교사는 다시 한 번 학교 규칙을 안내하고, 스마트워치를 꺼달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는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할지 혼란스러워합니다.
많은 보호자들은 학교와 함께 아이를 바르게 키우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불편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부모니까 이 정도는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학교에 의견을 전하시기도 합니다. 의견을 나누는 것은 당연히 가능하고 때로는 꼭 필요한 일입니다. 다만 그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서 항의가 거칠어지고, 악성 민원으로 번지는 상황은 문제입니다. 이럴 때 학부모와 학교 사이의 신뢰는 단숨에 무너지고, 아이는 더욱 혼란스러워지며 결국 부모 뒤에 숨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요즘은 부모들조차 부모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어려움을 느끼는 시대입니다. 생후 6개월부터 기관에 맡기는 일이 보편화됐고, 하루 중 자녀와 보내는 시간보다 기관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긴 시간을 함께하는 교사의 말보다, 아이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오히려 짧은 시간일지라도 가정에서 부모가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부모가 교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는 학교에서 책임과 규칙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누군가는 “어릴 적 선생님이 또박또박 글씨를 쓰라고 하셔서 지금도 그렇게 쓰려 노력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말만으로 습관이 만들어졌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 옆에서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해”라고 말해준 부모가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부모는 학교라는 공간을 통해 아이의 모든 상황을 통제하거나 보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회로 나아가기 전, 아이가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 배우며 갈등을 해결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시작점이 바로 학교입니다. 좋은 부모가 되려는 마음을 갖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아이 곁에 있는 학교와 교사에게 먼저 힘을 실어주세요. 아이가 배우는 건 단지 지식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법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다듬어 주려는 마음이 있다면, 아이도 학교도 사회도 분명 더 따뜻하고 단단해질 것입니다.
2025-06-1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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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작은 카메라에 큰 꿈을 담아요
지난 7일 부산 수미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부산시해운대교육지원청이 주관하는 영화 제작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완성된 작품은 제20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2025-06-1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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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6회 제한 없지만… 자소서·면접 비중 높아 꼼꼼히 준비를
이공계 특성화 대학의 2026학년도 수시 전형이 발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포함한 과학기술원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는 수시 6회 지원 제한에서 제외돼 수험생들이 부담 없이 추가 지원해볼 수 있는 선택지로 꼽힌다. 다만 대학마다 전형 방식이 크게 달라, 지원 전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정확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KAIST, 반도체시스템인재 전형 신설
KAIST는 2026학년도 수시에서 조기전형 315명, 정규전형 510명 등 총 825명을 선발한다. 조기전형은 창의도전(200명), 학교장추천(85명), 반도체시스템인재I(30명)으로 구성되며, 모두 면접 없이 서류 100%로 평가한다. 정규전형은 일반(350명), 고른기회(60명), 특기자(30명), 반도체시스템인재II(70명)로 나뉘며, 1단계 서류평가와 2단계 면접을 4 대 6 비율로 반영한다.
올해 신설된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조기·정규전형에 각각 30명, 70명이 배정됐으며, 해당 학과를 희망하는 경우 반드시 이 전형을 통해 지원해야 한다. 모든 수시 전형에서 자기소개서, 독서이력, 교사추천서 제출이 필수이며, 교내 활동이나 학교장 승인 교외 활동은 필요시 선택적으로 증빙할 수 있다. 학교장추천전형은 6월 모의평가 성적도 제출 가능하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수시모집에서 215명 내외를 선발한다. 이 중 25명은 반도체공학과 정원 외 인원이다. 전형은 일반(150명), 학교장추천(40명), 고른기회(15명), 특기자(10명)로 구성되며, 전형 간 중복 지원은 불가능하다. 모든 전형은 1단계 서류, 2단계 면접으로 진행되며, 서류평가 통과 배수는 전형별로 4~6배수 수준이다.
면접은 전형에 따라 평가 항목이 다르다. 일반·추천·기회전형은 수학·과학적 사고력, 학업 성취도, 진학 의지를 중심으로 평가하고, 특기자전형은 특정 분야 성취도와 논리적 설명 능력, 진로계획 등을 중점적으로 본다. 일반 전형은 서류 60%, 면접 40% 비율이며, 특기자전형은 정해진 비율 없이 종합 평가한다.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는 모든 전형에서 필수 제출 항목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전년도보다 7명 증가한 222명을 수시로 선발한다. 전형은 일반(115명), 학교장추천(77명), 고른기회(20명), 과학인재(10명)로 구성되며, 올해부터 반도체공학과 선발을 학교장추천전형까지 확대했다.
과학인재전형만 1단계 서류 평가와 2단계 면접을 거치며, 서류·면접 각각 50%를 반영한다. 그 외 전형은 모두 서류 100%로 선발한다. 자기소개서는 모든 전형에서 필수이고, 교사추천서는 학교장추천전형에서만 요구된다. 추천서 내 서술형 문항은 선택 항목으로 바뀌었다.
■UNIST·KENTECH, 전형 방식 차별화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는 독자적인 기준을 적용해 기존 과학기술원과 차별화된 전형 방식을 운영한다. UNIST는 이공계와 경영계열을 분리 모집하고, KENTECH는 정답 중심이 아닌 사고력 중심의 면접을 도입했다.
UNIST는 2026학년도 수시에서 정원 외를 포함해 총 465명 내외를 모집한다. 일반전형은 무학과 이공계열 250명, 반도체공학과 35명, 경영계열 25명으로 총 310명 규모이며, 이외에도 지역인재전형 65명, 탐구우수전형 50명, 고른기회전형 40명이 배정됐다. 전형에 따라 지원 자격이 상이하고, 이공계와 경영계열은 모집 단위부터 분리된다.
탐구우수전형만 서류평가와 면접을 병행해 각각 50% 반영하고, 나머지 전형은 면접 없이 서류 100%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제출 서류는 입학원서, 자기소개서, 학생부 3종이며, 지원 자격을 증명하는 서류 외에 추가 제출은 필요 없다. 탐구우수전형은 선택적으로 교내 활동이나 학교장 승인 교외 활동 자료도 낼 수 있다. UNIST는 울산 지역 고교생 대상 전형을 별도로 운영하며, 지역 인재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는 학생부종합전형만으로 일반전형 90명, 고른기회전형 10명 등 총 100명을 모집하며, 단일 학부인 에너지공학부로 운영된다. 1단계 서류평가에서 5배수 내외를 선발하고, 2단계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서류와 면접은 각각 50% 반영된다.
KENTECH는 자기소개서를 제출받지 않는 유일한 대학이다. 대신 면접에서 창의성과 논리력을 집중 평가하며, 전통적인 구술 면접 대신 과제 기반 면접을 실시한다. 지난해는 ‘새로운 행성의 신문 발행 순서’를 주제로 사고 과정과 논리 전개를 평가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이공계 특성화 대학들은 수시 지원 횟수 제한에서 제외되지만, 대부분 자기소개서와 면접 비중이 높아 단순한 지원이 어려운 편”이라며 “대학별 전형 요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면접 기출문제 분석과 실전 연습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5-06-1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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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았던 사랑 잊지 않으려”… 보수초등 56년째 사제의 인연
56년.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단 한 해도 빠짐없이 이어져 온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 있다. 1969년 부산 중구 보수초등학교를 졸업한 6학년 4반 학생들과 당시 담임이었던 선병은(89) 씨가 그 주인공이다. 졸업생들은 매년 스승의 날이면 선 씨를 찾아 감사를 전해왔다. 코로나19로 모임이 중단된 한 해를 제외하고는 단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이 만남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유영애(69) 씨다. 그는 대학 시절 전국에 흩어진 동창들을 수소문해 스승의 날 모임을 시작했다. 유 씨는 “학창 시절 선 씨에게 존경과 사랑을 배운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모임을 이어왔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여행을 함께했으나, 최근 몇 년은 선 씨의 건강을 고려해 당일 점심 모임으로 진행하고 있다.
졸업한 지 50년이 훌쩍 넘었지만 제자들이 한결같이 스승을 찾는 이유는 단순한 의무감이나 관습이 아니다. 유 씨는 선 씨를 ‘그 시절 보기 드문 젠틀맨’으로 회고한다. 단정한 인상과 따뜻한 태도, 그리고 훈육 속에서도 느껴지던 진심이 제자들의 마음에 오래 남았다고 했다.
특히 기억에 또렷이 남는 사건도 있다. 유 씨는 초등학생 시절 키가 커서 ‘거인’이라 불렸다. 그는 친구들의 놀림에 화가 나 돌을 던졌고, 친구의 이가 부러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더군다나 피해 학생의 이모는 같은 학교의 교사였다. 유 씨는 일이 부모에게 알려질까 두려워 숨겼다. 며칠 뒤 선 씨는 제사 음식을 들고 유 씨의 집을 조용히 방문했다. 부모에게는 직접 말하라고 타이르며 함께 피해 학생의 집을 찾아가 사과를 이끌어냈다. 유 씨는 이 일을 두고 “선생님이 어른의 품격과 책임을 보여준 장면”이라고 말했다.
선 씨는 매년 스승의 날이면 A4 용지에 직접 쓴 글을 자리에 모인 제자들에게 나눠준다. ‘이렇게 살아보니 좋더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조언은 제자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적힌 봉투에 담긴다. 점심 식사 전 1시간 남짓 짧은 강연도 이어진다. 지난 5월 초 열린 모임에서 선 씨는 “내가 너희들한테 받은 고마움이 더 크다”며 식사비를 자신이 내기도 했다. 제자들에게는 작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졸업 당시 학급 인원은 약 80명이었지만, 현재까지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는 인원은 17명 정도다. 경찰, 기업 임원, 유치원 원장 등 다양한 길을 걸어왔지만, 이 모임에서는 모두 ‘선병은의 제자’라는 이름으로 함께한다.
유 씨는 “우리도 이제 모두 일흔이 됐다. 친구 중에는 ‘이제 그만 만나자’는 이도 있다. 무릎도 아프고, 몸도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는 선생님이 살아 계시는 동안만큼은 모임을 멈추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모임은 단순한 기념이 아닌 삶의 연대이기도 하다. 안부를 주고받고, 힘든 일이 생기면 서로를 돕는 관계로 이어지고 있다. 유 씨는 “선생님을 뵙는 것도 좋지만, 친구들을 만나는 기쁨도 크다. 그게 우리가 56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했다.
스승의 날을 둘러싼 최근 분위기에 대해 유 씨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요즘은 교사들이 너무 위축돼 있다. 도덕책도 사라졌고, 학생 수가 줄다 보니 학부모들의 기대와 간섭이 더 커졌다. 교사를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단순한 ‘직업인’처럼 보는 현실이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특별한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학생들도 존중과 예의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6-0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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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중 배구부·성남초 농구부 전국소년체전 우승
부산 학교 스포츠부가 전국 무대에서 잇달아 정상에 오르며 지역 체육 저력을 입증했다. 경남여중 배구부와 성남초 농구부는 모두 압도적인 경기력과 탄탄한 팀워크로 전국 강호들을 제압하며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부산 동구 경남여자중학교 배구부는 지난 27일 막을 내린 제5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여중부 결승에서 전북 근영중을 세트스코어 2 대 0(25-9, 25-19)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경남여중은 서울 중앙여중, 충북 금천중, 경남 경해여중 등 전국 강호들을 모두 2 대 0으로 완파했다. 결승에 진출한 경남여중은 전북 근영중과 대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전국 최강임을 다시 증명했다. 이로써 경남여중은 올해만 춘계 전국 중고배구연맹전, 전국종별배구대회, 전국소년체전까지 3관왕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남여자중학교 이춘희 교장은 “배구부의 전국대회 3관왕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훈련과 경기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 코치진, 학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남은 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동구 성남초등학교 농구부 역시 같은 대회 농구 초등부 결승에서 충북 청주중앙초를 61대 5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성남초의 우승은 무려 28년 만이다. 성남초는 8강에서 서울 삼광초를 53대 44, 4강에서 인천 안산초를 63대 40으로 물리쳤다. 결승에서도 4쿼터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김서진 선수의 결정적인 3점슛으로 흐름을 되찾으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또한 전우혁 선수는 전 경기 활약과 결승전 22득점을 인정받아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성남초등학교 변상돈 교장은 “선수들의 전국소년체전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과 꿈을 응원하며, 배움과 인성을 함께 키워 갈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이상배 기자
2025-06-0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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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톡톡] 2027학년도 대입, 무엇이 달라지나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현재 고2 학생이 치르게 될 2027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2027학년도 전체 모집 인원은 34만 5717명이다. 이 중 수시는 27만 7583명(80.3%), 정시는 6만 8134명(19.7%)이다. 전형별로는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15만 6403명(45.3%), 학생부종합전형 8만 1931명(23.7%), 정시 수능위주전형 6만 3195명(18.3%)을 선발한다.
시행계획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서류평가 반영이 확대된다. 서울시립대는 정성평가 비중을 10%에서 20%로 늘리고, 숙명여대는 기존 교과 100%에서 교과 70%, 서류 30%로 전형 방식을 변경한다. 경희대는 2027학년도부터 미인정 지각, 조퇴, 결과까지 포함해 평가한다. 동아대는 교과진로우수자전형을 신설하고 서류평가를 20% 반영하며, 부산가톨릭대도 교과우수전형Ⅱ에서 서류 20%를 반영한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전형 신설과 함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도입하거나 확대하는 대학이 늘어났다. 서강대는 기존 ‘학생부종합 일반’ 전형을 일반Ⅰ과 일반Ⅱ로 나누어 선발하고, 성균관대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없는 기존 전형 외에 수능 기준을 적용한 ‘서류형-융합인재전형’을 새로 도입했다. 중앙대 역시 기존 융합형인재, 탐구형인재 전형에 더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성장형인재전형’을 신설한다. 경성대는 학생부종합 지역인재Ⅱ전형을 통해 약학과를 선발하며,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수시 논술전형에서도 일부 변화가 있다. 중앙대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없는 논술(창의형) 전형을 신설했고, 연세대는 자연·통합계열 논술에 과학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해 기존 수리논술에 기초 과학 소양 평가를 추가한다. 부산대는 논술 반영 비율을 기존 70%에서 80%로 상향 조정했다.
정시 수능위주전형에서도 학생부를 반영하는 대학이 늘었다. 기존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사범대학), 연세대, 한양대, 부산대(의예·치의예)에 더해, 2027학년도에는 동국대가 다군에서 학생부 10%를, 중앙대는 전 계열에서 비교과 10%를 반영한다. 성균관대는 사범대학 모집단위에 대해 학생부종합전형 100%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해 선발한다.
2027학년도 대입은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정성적 평가 요소가 강화되고, 대학별 수능최저학력기준과 전형 방식이 세분화되는 등 많은 변화가 예고됐다. 따라서 현재 고2 학생들은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의 전형 계획을 면밀히 분석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
2025-06-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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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교육 산실’ 동래여고 130주년 맞아 새 도약
여성에게 배움의 문턱이 높던 130년 전 부산 좌천동에서 시작된 동래여자고등학교가 한 세기 넘는 격랑을 지나 또 한 번의 도약을 선언했다. 1895년 사립일신여학교에서 출발한 동래여고는 한국 근대 여성교육의 초석을 놓았고, 일제강점기에는 항일운동과 민족교육의 산실로서 독립운동의 불씨를 지폈다.
학교법인 동래학원은 지난달 30일 부산 동래여자고등학교 우창회관에서 ‘제13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오정석 동래학원 이사장,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백종헌 금정구 국회의원, 윤일현 금정구청장, 김승제 사학법인회장, 한덕희 조선에듀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법인 산하 동래여고, 부산예술고, 동래여중, 부산예술중, 동래초, 동래초 부속 유치원 등 6개 학교의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 1000여 명도 함께 했다.
오정석 동래학원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동래학원은 일신여학교로 시작해 시대의 변화를 헤쳐 오면서도 교육 철학과 가치를 지켜왔다”며 “앞으로 사람 중심, 가능성 중심, 미래 중심의 철학 아래 지속 가능한 가치와 품격 있는 삶을 디자인하는 교육공동체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1부 기념식은 학원 연혁 소개, 교육대상·유공 교직원 표창, 이사장 기념사, 내빈 축사, 학생 대표 사사, 교가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2부에서는 졸업생과 재학생이 함께 꾸민 음악회가 이어졌다. 동래여고 졸업생 합창단의 합창, 동래초 무용부의 부채춤, 부산예술중·고 학생들의 클래식·관현악 공연이 행사에 의미를 더했다.
올해 130주년을 맞은 동래학원의 중심에는 동래여고가 있다. 동래여고의 모태인 사립일신여학교는 1895년 부산진 좌천동에 설립됐다. 구한말 개항 이후 근대화를 지향하는 개화운동 속에서 세워진 일신여학교는 우리나라 근대 여성교육의 출발점이 됐다. 학생과 교사들은 부산·경남 지역 최초로 3·1 만세운동을 주도하며 항일운동의 불씨를 당겼고, 이후에도 교육을 통한 구국 운동을 이어갔다. 1925년 복천동으로 이전한 뒤에도 이러한 정신은 면면히 이어졌고, 박차정 의사를 비롯해 부산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했다.
일제의 민족말살정책 속에서도 신사참배를 거부한 일신여학교는 1940년 재단법인 구산학원(이후 동래학원으로 개칭)에 인수됐다. 이후 해방과 6·25전쟁, 4·19의거 등 현대사의 격변기를 지나며 꾸준히 교세를 확장했고,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며 부산 지역을 대표하는 명문 사학으로 자리 잡았다.
2025-06-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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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과 가장 유사한 ‘6월 모평’ 출제 경향 파악이 중요
4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가 전국 고등학교와 지정학원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당초 6월 3일로 예정됐던 시험일은 조기 대통령 선거 일정과 겹치면서 하루 미뤄졌다. 이번 시험은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첫 전국 단위 실전 평가로, 수험생들은 이 시험을 통해 수능까지 남은 5개월간의 전략을 구체화하게 된다.
■수능과 가장 유사한 시험 환경
이번 6월 모의평가에는 총 50만 3572명이 지원했다. 재학생이 41만 3685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가 8만 9887명이다. 졸업생까지 포함돼 응시하는 시험은 6월과 9월 모평뿐이다. 이 때문에 6월 모평은 사실상 수능과 가장 비슷한 응시 집단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3월과 5월 학력평가에서는 졸업생이 빠져 있어 성적이 다소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지만, 6월 모평부터는 경쟁이 본격화된다.
출제 역시 수능과 가장 유사하다. 평가원이 직접 출제하고, EBS 교재와의 연계율까지 수능과 동일하게 적용한다. 실제 6월 모평에서 등장하는 신유형 문제나 지문 흐름이 본수능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수험생들은 이번 시험을 통해 출제 경향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문항 구성뿐 아니라 교시별 시간표, 감독 방식, 문제지 구성도 본수능과 동일하게 운영된다. 시험 시간 관리 능력을 점검하고, 실전 감각을 익히는 차원에서도 반드시 실전처럼 응시하는 것이 권장된다.
■선택과목 변경·수시전략 분수령
6월 모평 이후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가 선택과목 변경 여부다. 특히 수학 영역에서는 ‘미적분 선택자가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과목 변경을 고민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그러나 과목 선택은 단순히 표본 성적만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미적분은 확률과 통계에 비해 요구하는 연산량과 개념 난이도가 높아 충분한 대비 없이 변경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탐구 과목 역시 과목 변경 시 본인의 학습 성향, 기존 누적 학습량, 향후 학습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이번 모평 결과는 수시전형 전략 수립에도 활용된다. 올해 수시 모집은 9월 8일부터 12일까지 입학원서를 접수한다. 수시전형에서 최초합격 시 정시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6월 모평 결과를 근거로 수시 지원 가능 대학과 모집 단위를 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준은 위험하다. 지금 성적이 수능까지 유지되리라는 보장은 없으며, 학습 진도 확대·시험 환경 변화·심리적 변수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상위권 대학일수록 1~2문제 차이가 당락을 가르는 만큼, 수능 성적은 다소 보수적으로 예상해 지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안정적이다.
■오답 분석·실수 최소화가 핵심
6월 모평 이후 남은 5개월은 단순히 문제를 많이 푸는 시간이라기보다 본인의 약점을 구조적으로 점검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 이제 전 범위를 처음부터 다시 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상위권 학생들은 그동안 반복 실수했던 문제 유형을 오답 노트로 철저히 복기하고, 개념 정리가 부족한 부분은 짧은 기간 내 완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주 출제되는 핵심 단원은 예상 문제나 기출 문제 중심으로 집중 복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위권 이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쉬운 파트를 확실히 공략해 점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영어 영역에서는 듣기 문제를 전부 맞히고, 비교적 평이한 독해 문항에서 실수를 줄이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수학의 경우 기본 개념과 필수 유형을 반복해 정확도를 높이고, 탐구 과목도 단골 개념 위주로 정리하는 것이 점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6월 모평은 수능을 앞두고 자신의 학습 현황을 가장 현실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시험”이라며 “이번 시험을 통해 드러난 취약점을 차분히 정리하고, 남은 기간 구체적인 보완 계획을 세운다면 수능 당일 충분히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25-06-0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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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산업 연계한 특성화, 국가 차원 전략적 투자 급하다 [새 대통령에 바란다]
부산 지역 대학 총장들이 새 정부에 수도권 중심의 획일적 지원에서 벗어나 대학별 특성을 살린 전략적 투자를 통해 지역의 청년 유출과 소멸을 막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를 위해 지역 대학을 육성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재정을 뒷받침하는 국가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줄 세우기 대신 역할 분담 필요
부산대학교 최재원 총장은 수도권 중심의 대학 서열화 구조에서 벗어나, 각 대학이 고유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꽃이 제철에 가장 아름답듯, 대학도 각자 잘하는 역할을 할 때 가장 의미 있다”며 “새 정부는 대학 서열화 문제를 풀고 대학들이 고유한 기능을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서열 중심의 사회 구조가 대학을 ‘형식적인 스펙 쌓기’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투자와 관심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역 거점 국립대학들은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가 거점 국립대학의 역할 재정립을 제안하며, 권역별 특화산업 육성과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기초연구 중심 대학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 간 기능을 기초연구, 산학 연계, 실무 특화 교육 등으로 분담해 중복 투자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최 총장은 “대학과 고등교육 혁신은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과 혁신적 도약을 좌우하는 과제인 만큼, 새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학-산업 연계로 특성화해야
국립부경대학교 배상훈 총장은 각 대학의 특성화 분야와 지역 전략 산업을 연계해 고등교육과 지역 발전을 동시에 실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총장은 “대학 지원이 주로 10개 거점 국립대에 집중돼 있지만, 실제로는 18개 국가 중심 국공립대학이 각 지역의 특성화 산업과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대학별 기능을 살리는 방향으로 지원 체계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 총장은 “지역 산업의 첨단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을 넘어, 석박사급 전문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대학원 중심의 고급 인재 양성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은 고등교육을 넘어 지역과 국가의 전략 산업을 이끄는 거점이 돼야 한다”며 “새 정부가 해양수산 첨단산업을 국가 미래 전략으로 채택하고, 교육과 지역균형발전을 아우르는 정책적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일자리가 지역 생존의 핵심
동의과학대학교 김영도 총장은 지역을 살릴 가장 현실적인 해법으로 직업교육과 산업 기반 재구축을 제시했다. 그는 “지역 소멸과 청년 유출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되돌리기 위해선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반도체·바이오헬스·이차전지·미래 모빌리티·피지컬 AI 같은 신산업의 생산기지를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청년들이 지역에 머물며 일하고 살아갈 수 있는 분명한 이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또한 중장년층을 위한 평생직업교육 강화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업 변화에 대응하려면 전 세대가 함께 역량을 키워야 하며, 이는 고용 안정과 지역 공동체 유지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새 정부는 지역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직업교육과 산업 기반 재구축에 전략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2025-05-2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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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10개" "공동 학위제" 잇단 지거국 대선 공약
6·3 대선후보들이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 속에서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역 거점 국립대 육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지역 대학 중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춘 부산대가 최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후보 간 입장은 ‘교사의 정치 활동 보장’과 ‘교육감 직선제 폐지’로 뚜렷하게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 15일 스승의날을 맞아 전국 9개 지역 거점 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지역 거점 국립대에 연간 3000억원 규모, 즉 서울대 예산의 약 70% 수준을 지원해 우수 교원 확보와 연구 인프라 확충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후보는 “지역 국립대를 세계적인 연구 중심 대학으로 육성하고, 지역 사립대와 협력해 대학이 지역 혁신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며 “이를 통해 대학 간 서열 문제를 완화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같은 날 서울대와 지역 거점 국립대 간 ‘공동 학위제’ 도입을 공약했다. 공동 학위제는 지역 국립대가 강점을 가진 특정 전공에 한해서 서울대와 교수·수업을 공유하고 ‘서울대’와 ‘지역대’ 이름이 함께 적힌 ‘공동 학위’를 주는 방식이다. 직접적인 예산 확대를 내세운 이 후보와 방식은 다르지만, 지역 위기 대응과 대학 서열 완화라는 목적은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두 후보가 모두 지역 국립 거점대 육성에 방점을 찍고 있으면서 부산대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측된다. 부산대는 규모와 연구 역량, 지리적 이점에서 이미 지역 국립대 중 최고 수준인 데다, 대선 공약과 정부 사업이 맞물리면 규모의 경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대는 이미 2023년 교육부의 ‘글로컬30대학’ 사업 대상에 선정되면서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받는다. 부산대는 이를 바탕으로 2027년까지 부산교대와 통합을 완료할 예정이다.
하지만 두 후보가 실제 공약을 이행하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단위에 달하는 재원 마련은 물론 구성원 반발을 넘어서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도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을 내걸며 9곳의 지역 거점 국립대학에 2조 7000억 원을 지원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구체적인 재원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공동 학위제의 경우에도 서울대 동문과 학생을 중심으로 큰 반발이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경상국립대는 서울대와 우주항공 분야에서 공동 학위제 도입을 추진하다가 서울대 구성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한 지역 대학 관계자는 “대선 후보들이 지역 대학을 살리겠다고 나선 것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예산이 얼마나 확보되고 어떻게 집행될지가 관건”이라며 “공약이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지역 사회와 대학 구성원들의 감시와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두고서는 정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는 ‘교사의 정치 활동 자유’를 대선 교육정책 공약으로 제시하며 “근무시간 외에는 직무와 무관한 정치 활동의 자유를 보장해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은 교사의 정당 가입이나 선거운동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반면 김 후보는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주장했다. 2007년 도입된 현행 제도가 정책 중심이 아닌 보수·진보 진영 간 대결로 변질됐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는 광역자치단체장이 교육감을 임명하거나, 기초단체장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선출하는 방식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앞서 지난달 2일 치러진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투표율이 22.8%에 그치며 교육감 선거 무용론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지난 14일 부산대 금정회관 학생식당을 찾아 ‘학식먹자’ 캠페인을 열고 학생들과 소통하며 “수도권 대학과 지역대 간 교육비 격차가 심각해 쏠림 현상이 심화된다. 지역대에 대한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05-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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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 피해 교사 53% “후속 조치 없었다”
부산 서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 A 씨는 최근 학생의 물품 분실 문제로 학부모에게 집요한 항의를 받았다.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고, 아동학대로 소송하겠다는 위협까지 받자 학교 관리자에 보호를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관리자는 제3자“ “학부모 말도 들어봐야 한다” 뿐이었다. 결국 A 씨는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며 정신과 진료와 교원힐링센터 상담을 받고 있다.
스승에 대한 존중을 되새기는 스승의날을 맞았지만 부산 교사 3명 중 2명은 우리 사회에서 존중받지 못 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부산에서 교권보호위원회가 223건 열렸으나 실질적인 보호 조치가 이뤄진 사례는 20%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교권 보호 대책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면서 교사들의 자존감과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시교육청이 백승아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에서 총 223건의 교권보호위원회 심의가 열렸다. 교권보호위원회는 교사에 대한 폭언·폭행 등이 발생했을 때 사실관계 확인과 보호 조치를 논의하는 공식 기구다.
이중 가장 많은 교권 침해 유형은 ‘모욕 및 명예훼손’ 61건(27.3%)이었고 ‘상해 폭행’과 ‘교육활동 방해’가 각각 32건(14.3%)으로 뒤를 이었다. 그밖에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주는 행위’와 ‘영상 무단 합성 및 배포’ 사례도 발생했다. 침해 주체는 학생이 194건(87%), 보호자 등은 29건(13%)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피해 교사에 대한 보호 조치가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점이다. 피해 교사 223명 중 치유 및 치료 지원 등 실질적인 보호 조치가 이뤄진 경우는 22%(50건)에 불과했다. 54건(24.2%)은 ‘상담 안내’에 그쳤고, 나머지 119건(53.4%)은 미조치(32건) 혹은 기타(87건)로 분류됐다. 기타는 치료 지원이나 상담 안내가 아닌 그밖의 조치를 뜻하는데, 화해만 유도하는 등 실질적인 후속 조치로 보기 어렵다는 게 현장 교사들 입장이다. 부산의 한 교사는 “교권 침해를 당한 이후에도 학교 여건상, 혹은 관리자의 강요로 근무를 지속하거나 연가를 사용해야 쉴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부실 대응은 교사들의 자존감과 업무 만족도를 떨어뜨려 교육 전반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사노조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7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산 교사 374명 중 ‘사회에서 교사가 존중받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5.0%(243명)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또한 ‘최근 1년간 이직 또는 사직을 고민한 적 있느냐’는 항목에는 55.9%(209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이 꼽은 주요 이유는 ‘교권 침해 및 과도한 민원’(51.3%), ‘낮은 급여’(31.6%)였다.
특히 수업 방해 학생을 분리하는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92.5%(346명),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민원 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90.6%(339명)로 집계됐다.
부산교사노조 김한나 위원장은 “존중은커녕 교사에게 희생만 강요하는 현실에서 스승의날조차 의미를 잃고 있다”며 “교권 보호 정책은 마련돼 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과 교육청의 의지 부족 탓에 피해 사례는 줄지 않고 있다. 교사들이 부당한 상황을 혼자 감내하지 않도록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제도 보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2025-05-14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