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민심 잡아라” 내년 지방선거 ‘샅바 싸움’ 본격화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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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밥상머리 오를 부산 정치 현안

민주, 지방권력 탈환 목표로
해수부 연내 이전 띄우기 총력
해양 기관 추가 이전 약속도
관련 법안 지역 우려감 ‘변수’

국힘 귀향 인사에 박 시장 동참
BuTX 등 시정 성과 적극 홍보
“동남권투자공사로 후퇴” 비판
‘계엄’ 관련 부정 여론 극복 과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2일 동구 부산역 앞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추석 명절 맞이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2일 동구 부산역 앞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추석 명절 맞이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과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2일 부산역 앞 광장에서 추석 명절 맞이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과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2일 부산역 앞 광장에서 추석 명절 맞이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제공

부산 여야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일 일제히 귀향 인사길에 올랐다. 명절을 앞둔 통상적인 행보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8개월 앞둔 현재 상대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돼 왔던 부산이 요동치면서 샅바 싸움이 본격화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명절 밥상머리에 오를 지역 정치 현안과 관련해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같은 장소서 성과 두고 신경전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각각 오후 1시 30분과 오후 2시 부산역으로 향해 명절 인사에 나섰다. 불과 30분 간격으로 진행된 양당 부산시당의 행사에서는 각자에 유리한 지역 현안을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했다.

먼저 행사를 진행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자 연내 이전을 목표로 앞둔 해양수산부 띄우기에 총력을 쏟았다.

특히 이 자리에는 부산시장 출마를 위해 이날 시당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나는 이재성 시당위원장 외에도 박성현(동래), 유동철(수영), 박영미(중영도), 정명희(북을), 최형욱(서동), 이재용(금정), 서은숙(부산진갑) 등 지역위원장 등이 참석해 단일대오를 자랑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이재명 정부와 함께 민주당 부산시당이 해수부를 비롯한 HMM 등 해양 관련 기관 추가 이전으로 장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부산의 경제를 새롭게 도약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30분 뒤에는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같은 장소에서 귀향 인사에 나섰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을 노리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직접 참석해 눈길을 끌었는데 그는 시정 성과 홍보에 열을 올렸다.

박 시장은 “부산에 좋은 소식들이 계속 들려오고 있다”며 “가덕신공항~북항을 18분에 가는 부산형 급행철도(BuTX)가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며 “상용근로자는 역대 최대로 100만이 넘었고 청년 고용률도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4선의 이헌승(부산진을), 재선 이성권(사하갑) 의원과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새롭게 임명된 조승환(중영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여 투쟁 최전선에 나서고 있는 곽규택(서동) 의원 등도 모습을 드러내 내년 국민의힘 부산 지방선거 간판이 유력한 박 시장에 힘을 보탰다.

이러한 신경전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쏟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양당이 부산에서 치열하게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부산일보〉가 창간 79주년을 맞아 지난달 7~8일 부산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40%, 국민의힘은 38%로 오차범위 내 박빙이었다.

■밥상머리 지방선거 전초전 촉각

결국 〈부산일보〉 여론조사 이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주일에 달하는 이번 명절 연휴가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향락을 가를 1차 전초전인 셈이다. 이 기간 부산 여야가 언급한 현안들이 주민들 사이에서 어떤 식으로 소비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우선 민주당의 경우 연내 이전을 앞두고 있는 해수부 외에도 HMM과 해양 관련 기관들의 추가 이전을 약속한 만큼 해양수도 부산 도약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핵심이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지역에서는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한 갈증이 높은 상황에 민주당이 해양 관련 기관을 부산에 집적함으로써 새로운 활력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에서 제출한 해수부 부산 이전과 관련한 법안을 두고 지역에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변수다.

여당은 연내 해수부 이전을 위해 법안 통과에 있어 속도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전 직원들의 지원 근거를 담은 민주당 김태선 의원이 제출한 안을 처리하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하지만 지역 사회는 이 안이 실질적인 해양수도 육성이나 해양수도 비전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부산 국민의힘은 박 시장을 비롯, 현역 국회의원부터 지방의원까지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는 이재명 정부의 ‘동남권투자공사 추진’이 주목받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야권은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사보다 권한이 많은 ‘은행’을 약속했지만 취임 이후 ‘공사’의 형태로 후퇴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무산 수순에 접어든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서도 여당의 책임론을 적극 부각하고 있다.

그러나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여전히 지역 여론이 국민의힘에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야권의 이러한 노력이 실제 여론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한편 여론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 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5.4%로 자세한 내용은 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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