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에 불안한 여, 현역 아성 흔들리는 야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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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PK 시·도지사 경쟁

민주, 당정 지지율 하락 여파
본선 승리 낙관 분위기 위축
국힘, 현직 프리미엄 위태로워
틈새 노린 경쟁자 출마설 솔솔

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산·울산·경남(PK) 여야의 시도지사 경쟁 구도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최근 ‘삼권분립’ 훼손 논란 속에 당정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면서 정권 초반 PK 지방 권력 탈환의 기대감이 신중론으로 바뀌고, 국민의힘은 강고했던 현역의 아성이 다소 흔들리면서 경쟁자들이 꿈틀대는 양상이다.

부산 여권의 경우, 최근 당정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해양수산부 이전을 앞세운 초반 ‘러시’가 주춤해진 분위기다. 물론 이재성 전 시당위원장이 지난 1일 첫 출마 선언을 하는 등 일찌감치 내부 경쟁에 불이 붙었지만, 본선 승리를 낙관하는 기류는 현저히 줄어든 기색이다.

유력 후보로 점쳐지는 전재수 해수부 장관의 출마도 아직 유동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 장관의 출마는 시장 뿐만 아니라 부산 유일 민주당 지역구인 북갑의 향배까지 달려 있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전 장관이 지역구를 비울 경우에 대비한 마땅한 후임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전 장관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민주당 본선 후보는 해수부와 관련 기관·기업의 이전 작업이 매듭지어지는 내년 초가 지나서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 국민의힘 경우, 박형준 시장이 〈부산일보〉를 비롯해 여러 언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점하고 있지만, 시정 평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면서 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김도읍 의원 등 일부 현역들이 공천 경쟁자로 부상 중이다. 물론 이들 현역 중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경우는 아직 없지만, 박 시장이 남은 기간 지지율 상승의 모멘텀을 만들지 못할 경우 당내 경쟁이 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남 민주당의 경우 한 차례 경남지사를 지낸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의 경쟁력을 가장 높게 보는 분위기지만, 김 위원장이 본선에서 확실하게 승기를 잡을 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 또한 적지 않다. ‘드루킹’ 전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아직 남아있는 데다, 지방시대위가 최근 ‘5극 3특’ 설계도를 발표하긴 했지만, 지선 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남의 다선 현역 일부가 대체재로 거론되지만, 영향력이 동부 경남에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당의 고민이 깊다.

국민의힘에서는 박완수 지사가 현직 프리미엄에 도정 평가도 부산, 울산에 비해 높은 편이라, ‘명태균 게이트’가 터지기 전까지는 독주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명태균 사태 이후 김건희 여사의 공천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 등이 불거지는 등 특검의 수사선 상에 이름이 거론되면서 아성이 다소 흔들리는 양상이다. 물론 박 지사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이 틈새를 비집고 일부 중진과 재선 현역 일부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경남 출신으로 중앙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인사도 출마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박 지사가 연말쯤 마무리되는 특검 수사에서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는다면 우위 구도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시장의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이선호 전 울주군수를 대통령실 자치발전비서관으로 기용했을 당시 사실상 울산시장 후보로 낙점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최근 ‘뇌물 수수’ 사건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송철호 전 시장의 재도전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두 사람 지지자들 간 벌써부터 당원 모집 등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비서관이 인지도 등에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반면, 송 시장의 경우 고령이라는 약점이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에서는 김두겸 현 시장의 본선 직행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역 내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도 최근 ‘김 시장 재선에 힘을 모으자’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4년 전 울산시장 출마를 검토했던 한동훈계 서범수 의원도 이번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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