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훈련 환경 좋아지고, 시민 생활체육 편의성 높아져 [25년 만의 체전, 다시 뛰는 부산]
상. 노후 스포츠 인프라 개선
부산 전역 82개 경기장서 대회
712억 투입 전면 개보수 완료
산악·테니스 경기장 새로 지어
“각종 대회 유치로 경제 활성화”
제106회 전국체육대회가 오는 17일 부산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부산에서 전국체육대회가 개최되는 것은 25년 만이다.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에서 하나되는 대한민국’이라는 비전을 내건 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인 약 3만 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며, 부산에서는 총 1302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부산시는 50개 종목의 경기를 치를 82개 경기장 정비를 마무리했다.
■경기장 신설과 대대적 리모델링
부산시는 이번 체전을 위해 노후 경기장 개·보수와 신설에 총 712억 원(국비 200억, 시비 512억)을 투입했다.
신설 경기장은 사직종합운동장 내 조성된 도심형 산악(클라이밍) 경기장과 화명생태공원 내 테니스 경기장이다. 산악 경기장은 리드, 볼더링, 스피드 종목별로 공인 규격을 갖춘 시설로, 총 39억 500만 원의 사업비가 들었다. 공사 완료 후 첫 경기인 부산시장배 전국 금정스포츠클라이밍대회가 지난달 27~28일 열리기도 했다.
부산 산악연맹 최재우 회장은 “다른 광역시에는 3~4곳의 국제 규격 경기장이 있지만, 부산에서는 그동안 한 군데도 없어 아쉬웠다”며 “이번에 경기장 신설로 부산에서 국제 대회나 전국 단위 대회를 개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늘어나는 스포츠클라이밍 동호인을 비롯해 관심 있는 일반 시민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화명생태공원 내 테니스 경기장도 추가로 조성되면서 하드 코트 등을 국제 규격으로 단장했고, 경성대 평생교육원 등에서 개최되는 스쿼시 경기장도 국제 공인 제품인 독일산 코트 등으로 교체됐다. 하루 3000명가량 이용하는 사직운동장 실내수영장은 약 66억 원을 들여 노후 천장과 배관, 타일 등을 전면 교체했다.
또 육상과 수영, 롤러 등 15개 공인 종목의 경기장이 규격을 갖추면서 벌써 부산시에는 다른 지역에서 열렸던 대회 개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 손태욱 체육국장은 “체전을 준비하며 전문 선수를 포함해 부산 시민 모두를 위한 체육 시설이 한층 개선됐다”며 “앞으로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스포츠 프로그램도 다양해지고, 각종 대회 유치로 지역 경제 활성화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 경기력 향상에 도움
지역 체육계에서는 업그레이드된 시설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겼다.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부산 지역의 전문 체육선수는 60개 종목 8076명(지난달 26일 기준)이다.
초등학생부터 실업팀까지 80여 명의 선수가 등록된 롤러 종목은 25년 전 지어진 경기장의 노후화로 그동안 훈련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트랙의 활주 폭과 경사도가 공인 규격에 맞지 않아 제대로 훈련할 수 없었다. 시합 전 매번 다른 지역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선수들의 비용 부담과 이동 중 부상 위험이 컸다.
부산 롤러스포츠연맹 우기석 사무국장은 “이번 체전을 계기로 경기장이 공인 규격을 갖추면서 훈련 여건이 대폭 개선됐다”며 “초등생 꿈나무 선수가 많은데, 좋은 선수를 육성할 환경이 마련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체전 이후에도 부산의 스포츠 인프라 확충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영의 경우 부산에는 전국대회를 개최할 만한 50m레인 수영장이 1~2곳 정도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번에 공인 받은 육상 경기장도 사직야구장 재건축 기간에 다시 사라질 위기이다.
부산시체육회 신현기 사무처장은 “예산 부족으로 종목에 따라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체전을 통해 그동안 노후화된 스포츠 인프라 전반을 점검하고 한 단계 높일 수 있었다”며 “신설되거나 전면 개보수된 시설을 통해 부산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