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연합뉴스

'용의 눈물', '정도전' 등 대하 드라마와 사극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김주영이 전날인 지난달 30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1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故김주영의 유족은 "고인이 젊은 시절에 폐결핵에 걸렸던 적이 있는데, 폐가 약한 상황에서 폐렴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김주영은 중앙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하고 1974년 MBC 공채 탤런트 6기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동양방송(TBC) 15기 공채로 합격했다. 1980년대 방영된 MBC '수사반장'에서 악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으며, 1985년 MBC 베스트 극장 '달빛 자르기'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이후 수많은 대하 사극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MBC '조선왕조 오백년' 시리즈를 비롯해 KBS '용의 눈물'에서는 제2차 왕자의 난을 일으킨 회안대군(이방간)을 열연해 시청자에 큰 인상을 남겼다. 이외에도 '왕과 비', '태조 왕건', '명성황후', '무인시대', ' 해신', '대조영', '천추태후', '근초고왕' 등에서 불같은 성미를 지닌 장군이나 대신 역할을 주로 소화했다. 또 '여명의 눈동자', '서울의 달', '하늘이시여', '신기생뎐' 등을 통해서도 시청자와 만났다. 영화 '회색도시', '해병 묵시록', '마지막 시도'에도 출연했다. 고인은 2014년 KBS '정도전'에서 고려 말기의 무신 조민수 역으로 출연한 뒤 사실상 연기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김주영은 생전 한 방송에 출연해 "드라마 '정도전'이 끝나고 몹시 아프기 시작했다. 폐가 심장을 눌러서 호흡할 수가 없어서 폐를 절제하고, 다른 쪽 폐는 봉합했다"고 건강 악화를 고백했다. 이어 이 같은 건강 문제가 신병 때문이라고 보고 "가족들과의 상의하에 신내림을 받게 됐다"며 무속인이 된 근황을 알렸다. 그는 이 방송에서 무속인이 됐지만 "연기는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열정도 내비쳤다. 발인은 2일, 장지는 인천가족공원이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