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불확실성 벗어났지만… 美 관세·내수 부진은 악재 [윤 대통령 파면]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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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4일 윤석열 탄핵 선고 전후
금융시장은 일시적 안정세 보여
상호 관세 대응이 경제 명운 좌우
정부 ‘10조 추경’ 현실화가 관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극도의 불확실성에 빠졌던 정치적 상황이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으로 일단락되면서, 한국 경제도 불활실성 국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현재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역대 최악 수준으로 나빠졌다는 점이다. 자동차·반도체·철강 등 한국 경제를 떠받혀 온 수출 산업 전반에 상호 관세라는 미국의 일방적 압박이 파도처럼 몰려오고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특히 두 달 후 치러질 차기 대선까지는 한국을 이끌어갈 리더십이 부재하는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 정치판이 대선 정국으로 빠르게 전환하게 되면 산불 대응과 소상공인 지원 등 시급한 현안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필요하지만 논의가 지지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먼저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하면서 4개월간 경제를 짓누른 불확실성이 일부 걷히게 됐다. 본래 시장은 악재보다 불확실성을 더 싫어한다. 이날 헌재 선고 전후 금융시장이 일시적으로 안정세를 보인 것도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경제 지표에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선까지 약 두 달간 리더십 공백과 불투명한 정치적 상황은 새로운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상호 관세 대응이다. 상호 관세는 우리나라만 당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국가들 모두 해당되는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커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국 경제의 명운이 좌우된다.

당장 미국에 수출하는 우리 상품에 대해 25% 관세가 붙게 되는 것은 물론,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된 우리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려면 46% 관세가 부과된다.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대기업 실적 악화는 우리나라 법인세 세수에 직접 영향을 미쳐 나라 곳간을 불안하게 만든다.

내수 부진도 심각하다. 내수 부진은 자영업자들에게 직격탄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는 각각 1만 2633건, 1만 477건에 달한다. 통상 지급 건수는 1월에 가장 많지만, 2월에도 1만 건이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1월 건설 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25.1% 감소했으며 건축 허가 면적과 착공 면적도 각각 33.2%, 32.6% 줄었다. 건설 공사비 상승으로 웬만한 지역 공공 공사는 적자를 우려해 건설사들이 입찰에 나서지 않는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추경 등을 통한 재정 역할 중요성도 커졌다. 그러나 정부는 산불 피해 대응, 소상공인 지원 등을 위해 10조 필수 추경을 공식화했지만 예비비 증액, 지역화폐 등 이견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면 추경도 더 빨리 될 수 있다. 여야정 협의체도 더 유연하고 전향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추경은 빨리할수록 효과가 크지만 정치적 상황을 보면 성사되긴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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