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새 출발선에 서다 [윤 대통령 파면]
2025. 04. 04. 오전 11시 22분 헌정사 두 번째 대통령 탄핵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 결정으로 파면됐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22일 만이다. 2022년 5월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도 3년을 채 넘기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선고 직후 ‘자연인’으로 돌아가 형사상 불소추 특권이 사라진 윤 전 대통령 내외는 내란죄 혐의 뿐만 아니라 ‘명태균 게이트’ 등 험난한 사법적 심판대에 놓이게 됐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서 “피청구인(윤 대통령)은 군경을 동원해 국회 등 헌법기관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해 헌법 수호의 의무를 저버렸다”며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 이익이 파면에 따른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밝혔다. 8인 재판관 전원일치 파면 결정이었다. △내란죄 철회에 따른 절차 문제 △경고성·호소용 계엄 △국회의원 퇴거 명령 부정 등 윤 대통령 측의 주장은 그 어느 것도 인정하지 않았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보수 지지층의 결집, 탄핵 반대 여론 상승, 특히 윤 대통령의 석방이라는 변수, 여기에 헌재 선고 일정이 늦어지면서 각종 억측이 난무했지만, 결론은 명료했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당사자들과 지지층의 불복 여지를 사전 차단하고, 사회 통합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비상계엄 이후 일관되게 높았던 탄핵 찬성 여론에 부합하는 결정이기도 하다.
이날 오전 11시 22분 헌재 선고가 나오자 ‘윤석열 파면’을 촉구해 온 부산 등 전국의 탄핵 찬성 시민들은 “민주주의의 승리” “일상이 회복됐다”며 크게 환영한 반면, 반대 집회에 모인 시민들은 “나라가 망했다” “이게 말이 되느냐”며 격앙했다. 전광훈 목사 등 일부 세력은 ‘불복종 투쟁’을 예고해 진통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윤 대통령 파면 선고 직후 “헌정 질서에 따라 내려진 결과”라며 시민들의 수용을 강조하면서 행정안전부와 경찰에 질서 유지와 불법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윤 전 대통령도 이날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낸 메시지에서 지지층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말로 수용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날 선고 직후 “헌재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겸허히 수용한다”며 국민께 사과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위대한 국민이 위대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아주셨다”고 헌재 결정을 환영하면서 “국가적 분열이나 대립·갈등이 최소화하도록 저도, 우리 민주당도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이날 헌재 결정으로 후임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60일 내에 선출해야 하는데, 선거 준비와 각 당의 선거 운동 시간 등을 고려해 60일을 꽉 채운 6월 3일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