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후보 간 토론 한 번 없이? 유권자 알권리 막는 ‘깜깜이 선거’ [부산교육감 재선거]
현행 선거법, 초청 대상 한정
3자 토론 불발 정책 대결 실종
“현실 맞는 개정 법안 통과를”
부산시교육감 재선거가 3파전으로 치러지는 과정에서 정작 후보 3명이 한자리에 모여 정책을 논의하는 토론회는 한 차례도 없었다. 가뜩이나 시민들 무관심으로 사전투표율이 낮은 상황에서 토론회조차 열리지 않는 ‘깜깜이 선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30일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진보 후보인 김석준 후보에 대한 1 대 1 대담회를 진행했다. 보수 후보인 정승윤 후보와 최윤홍 후보는 지난 25일 따로 토론회를 벌였다. 3파전으로 치러지는 재선거지만, 3자 토론은 한 번도 없었다.
3자 토론이 성사되지 않은 까닭은 공직선거법 기준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상 △최근 4년 내 부산에서 실시된 대통령·시장·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해 유효 투표수 10% 이상을 득표한 후보 △부산을 보급 지역으로 하는 일반 일간신문을 발행하는 법인이 선거기간 개시일 전 30일부터 선거기간 개시일 전일(지난달 18일~지난 19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5% 이상인 후보만 토론회 초청을 받는다. 유권자들 관심이 높은 후보자들 토론회를 제공하면서도 후보 난립으로 토론회가 혼탁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정한 기준이다.
다만 이번 선거에선 규정에 맞게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가 없어 ‘최근 4년 이내 선거 득표율 10% 이상’을 충족한 김석준 후보만 초청받아 진행자와 1 대 1 대담을 진행했다. 정승윤 후보와 최윤홍 후보는 초청 외 후보로 분류돼 따로 토론을 벌였다.
3파전 선거에서 3자 토론이 불발되자 교육감 선거가 ‘깜깜이’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교육 정책 경쟁이 실종되고 정쟁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였다. 후보들은 정치 이념 대립과 네거티브 공세 위주로 선거를 진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후보들 교육 정책을 비교해 볼 수 있는 3자 토론회마저 없어 유권자들이 후보들이 지닌 교육 철학을 제대로 알기 어려웠다. 무관심 속에 진행되는 이번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의 사전투표율은 5.87%로, 2014년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이후 실시된 교육감 재보궐선거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부산교사노조 김한나 위원장은 “학교 현실과 동떨어진 공약이 나오는 상황에서 후보들의 생각을 제대로 알 수 있는 3자 토론회가 필요했는데 그마저도 없어 깜깜이 선거가 됐다”며 “시민 관심이 부족한 상황에서 3자 토론회가 있었다면 이슈가 되면서 선거 홍보도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 초청 후보자 기준을 바꾸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해 발의됐으나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은 언론기관 뿐만 아니라 선관위에 등록된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해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후보자가 초청될 수 있도록 한다. 갑작스러운 보궐선거나 후보 단일화가 진행되지 않아 언론의 여론조사가 늦어지는 경우에도 타 기관에서 진행한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토론회에 초청할 후보를 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부산시 선관위 관계자는 “3파전으로 진행되는 이번 선거에서 3자 토론이 빠진 만큼 유권자들이 아쉬워할 상황이라 생각한다”며 “현실에 맞게 법안이 개정되기를 기다리는 상태”라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