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부터 태아, 신생아까지 통합 치료로 생명 빛 불어넣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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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백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개소 1주년

집중치료실 등 전문시설 두루 갖춰
전문의 365일 협진 시스템도 구축
기념행사 통해 인프라 필요성 알려
삼둥이 가족 기부로 지원 물꼬 기대

자칫 세상 빛을 보지 못할 뻔한 생명들이 우리 사회의 희망으로 거듭났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이들을 끝까지 품어낸 엄마들도 삶을 얻었다. 다양한 분야의 의료진이 365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합심해 치료한 기적의 결과물이다. 고위험 산모, 태아, 신생아를 위한 ‘해운대백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이하 센터)가 개소 1년을 맞았다.


센터 내 신생아 중환자실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센터 내 신생아 중환자실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365일 협진 시스템 효과

해운대백병원 6층에 위치한 센터는 지난해 3월 문을 열었다. 산모·태아치료센터와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를 두 축으로 임신부터 출산 이후까지 태아와 산모의 건강을 통합 치료하는 것이 핵심이다. 고위험 질환에 노출된 산모뿐만 아니라 이른둥이, 선천성 질환을 갖고 태어난 신생아들이 체계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산모·태아 집중치료실(8개 병상), 분만실(14개 병상), 신생아 집중치료실(21개 병상), 수술실, 신생아소생실 등 전문시설을 두루 갖췄다. 이와 함께 산과 2명, 소아청소년과 7명, 부인과 5명 등 14명에 이르는 최고 수준의 전문의들이 상시 협진 체계를 구축해 원스톱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권역 최고 전문시설로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구 단위로 환자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조현진(산부인과 교수) 센터장은 “경남 거제시부터 경기도 평택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환자들이 찾고 있다”며 “동남권 대표 통합치료센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산모·태아치료센터의 경우 다태아 임신에서 흔히 나타나는 수혈증후군을 임신 상태에서 조기 진단하고 수술해 치료한다. 이 같은 고난도 수술과 치료를 진행하는 의료진과 시설을 갖춘 곳은 서울을 제외하고는 해운대백병원이 유일하다. 신생아집중치료센터에서는 37주 미만의 미숙아 또는 2.5kg 미만 저체중아, 고위험 신생아, 중증질환이 동반된 만삭아, 선천성 기형 등 다양한 질병을 가진 환아들이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는다.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 정미림(소아청소년과 교수) 센터장은 “센터 역시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들로 구성된 365일 협진 시스템을 통해 산모와 신생아를 통합적으로 치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5일 해운대백병원에서 고위험 산모 신생아 통합치료센터 개소 1주년 기념행사 ‘해운대백병원에서 태어난 백명의 기적’이 개최됐다. 김종진 기자 25일 해운대백병원에서 고위험 산모 신생아 통합치료센터 개소 1주년 기념행사 ‘해운대백병원에서 태어난 백명의 기적’이 개최됐다. 김종진 기자

■고위험 산모·신생아 증가 추세

이처럼 센터가 큰 주목을 받는 것은 35세 이상 산모 증가와 난임 시술 일반화로 다태아 임신이 늘면서 고위험 신생아 출산이 급격하게 느는 탓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37주 미만 이른둥이 비율은 2023년 9.9%로, 10년 전(6%)의 1.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2.5㎏ 미만 저체중아도 1.4배 늘었다. 다태아 임신도 증가 추세다. 국내 출생아 가운데 다태아 비중은 최근 5년간(2019~2023년) 평균 5%대로 증가했다. 1%대에 그친 1990년대와 비교하면 30년 새 5배나 급증한 수치다.

임신 유지가 안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10년간 누적 유산 건수는 107만 6071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동안 누적 출생아 수가 348만 5907건인 것을 고려하면 출생아 3명 중 1명이 유산되는 셈이다. 특히 부산의 유산율은 2013년 27.50%에서 2022년 34.1%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산과·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으로 전문 인력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치료 인프라는 고비용·저수익 시설인 탓에 민간 투자도 여의치 않다. 조현진 센터장은 “인력과 시설 부족으로 병원을 옮겨야 하거나 복도에서 출산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지역 공동체의 관심과 폭넓은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25일 해운대백병원에서 고위험 산모 신생아 통합치료센터 개소 1주년 기념행사 ‘해운대백병원에서 태어난 백명의 기적’이 개최됐다. 김종진 기자 25일 해운대백병원에서 고위험 산모 신생아 통합치료센터 개소 1주년 기념행사 ‘해운대백병원에서 태어난 백명의 기적’이 개최됐다. 김종진 기자

■1년 기록 한자리에

센터는 개소 1주년을 맞아 고위험 산모·신생아 치료 인프라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25일 오전 해운대백병원 5층에서 ‘해운대백병원에서 태어난 백명의 기적’을 마련했다. 이번 행사에는 지난해 10월 센터에서 자궁경부 수축으로 응급 제왕절개술을 통해 정하, 지호, 은하 세 쌍둥이를 얻은 전학준·정지은 부부가 참석했다. 이들 부부는 333만 원을 센터에 기부하기로 했다. 전 씨 부부는 “위태롭던 생명의 씨앗을 희망으로 키워주신 센터를 통해 더 많은 생명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작은 정성을 보탰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김미애 국민의힘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부산상공회의소 정현민 부회장 등 정관계 및 상공계 인사가 대거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부산시와 시의회 등은 제도적 지원책 모색을 약속했다.

해운대백병원 김성수 원장은 “부산시, 지역 사회와 손잡고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가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해운대백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가 개소 1년을 맞았다. 운영 중인 센터 내부 모습. 해운대백병원 제공 ‘해운대백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가 개소 1년을 맞았다. 운영 중인 센터 내부 모습. 해운대백병원 제공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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