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의 암 진단… 조기 발견해 모두 수술 성공” [나는 이렇게 암을 극복했다]
1. 원발암 4번 발병 김영수 씨
식도 갑상선 폐 위암 등 4번 발병
전이 되거나 재발이 아닌 원발암
4번 모두 원발암은 희귀한 사례
긍정 마인드와 낙천적 성격 큰 힘
초기 발견으로 항암치료 없이 회복
성인 3명 중에 한 명꼴로 암환자다. AI와 양자컴퓨터 시대가 도래했지만 아직도 우리는 암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첨단 수술기법과 항암제 개발이 쉼 없이 이루어지면서 암 생존율이 꾸준히 상승 중이다. 암을 이기기 위한 환자들의 의지만 꺾이지 않으면 된다. ‘나는 이렇게 암을 극복했다’ 시리즈를 통해 암을 이겨낸 환자들의 기적 같은 생존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13년간 4번의 암을 극복한 김영수 씨(79·부산 영구도 동삼동) 사례다.
■“암 4번 이겨냈습니다!” 긍정 마인드 큰 힘
김영수 씨는 올해 1월 위암을 포함해 식도암, 갑상선암, 폐암 등 총 4번의 암 진단을 받았다. 4개 암이 발생한 부위가 각각 달랐다. 다행히 모두 조기에 발견돼 고신대복음병원 의료진으로부터 4번의 수술과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암 환자는 초기에 암 발견이 늦거나 완전히 치료되지 않아 다른 장기로 암이 전이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의 경우는 전이 또는 재발암이 아니고 원발암이었다. 식도, 갑상선, 폐, 위에서 각각 새로 발생한 별개의 암이라는 뜻이다.
전이암인지 원발암인지는 전이 경로를 살펴보거나 암 세포의 타입 등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처음에 암이 발견된 후에 전이되거나 재발하기도 하지만 김 씨처럼 4번에 걸쳐 원발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일이다. 대학병원에서 30년 이상 암환자를 수술해 온 교수들조차도 원발암이 4번 발견된 환자는 여태껏 경험해 보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희귀하다.
고신대복음병원 혈액종양내과 신성훈 교수는 “현재까지 2~3개의 원발암이 발생한 경우는 전체 암 환자의 약 0.4%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4개 이상의 원발암이 진단된 경우는 해외 통계나 연구보고에서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아주 드문 케이스다”고 설명했다.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이 닥쳤을까, 한 번도 아니고 4번씩이나 이런 일이 나에게 찾아올까’라며 하늘을 원망하기도 했을 법하다. 하지만 그는 의외로 담담했다.
“처음 의사로부터 식도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불안한 생각이 크게 없었다. 암이 왔나보다, 그냥 의사가 시키는대로 하면 되겠지하는 마음이었다. 걱정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물론 식도암을 초기 단계에 발견해서 심적 부담감이 크지 않았던 점도 있겠지만 그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낙천적인 성격이 암 극복에 큰 도움이 됐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주치의가 말하는 다발성 암의 극복 비결
김영수 씨의 암 투병은 2012년 6월부터 시작되었다. 국가 건강검진을 받던 중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아 대학병원으로 전원된 후에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식도암을 발견했다.
식도암 시술을 담당했던 고신대복음병원 소화기내과 박무인 교수는 “식도암 초기라서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SD)을 통해 수술 없이 완치됐다. 조기에 발견된 덕분에 항암치료도 필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해 11월에 그는 건강검진 중 갑상선암이 발견됐다. 같은 병원의 이비인후과 이강대 교수로부터 수술을 받고 완치 판정을 받았다.
2015년에는 폐암이 발견됐다. 하지만 다행히도 초기 단계였고, 흉부외과 박성달 교수 집도로 암을 제거할 수 있었다. 박성달 교수는 “폐암은 대개 발견할 무렵에 3기나 4기가 되는데 초기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운이 아주 좋은 환자라고 볼 수 있다. 조기에 발견된 덕분에 항암치료 없이 완치됐다”고 말했다.
마지막 위암 수술을 받은 것은 올해 1월이었다. 역시 정기 건강검진을 받던 중에 위암을 발견했고 곧장 고신대병원 위장관외과 윤기영 교수 집도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조직검사 결과 항암치료 없이 회복할 수 있다는 진단(위암 1기)을 받았다.
윤기영 교수는 “위 아래쪽에 암 세포가 발견됐지만 분포 범위가 넓어서 전체 위의 2/3 정도를 절제하는 위공장 문합술을 시행했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돼 수술 후에도 아주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다. 건강검진의 혜택을 가장 잘 받고 있는 환자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종류의 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된다”고 조언했다.
■수술 후 어떻게 생활하고 있나
젊어서 술 담배를 아주 많이 했던 김영수 씨. 수술 후에 술과 담배를 완전히 끊었다. 그리고 주 2회 영도구보건소 운동처방실을 방문해 꾸준히 운동을 해주고 있다. 트레드밀에서 15분 정도 걷고 , 자전거 타기를 15분 정도 하는데 체력적인 부담은 거의 없다고 한다.
식사도 5~6회에 걸쳐 조금씩 나누어 먹고 있다. 위절제술 후에 흔히 나타나는 덤핑증후군(음식물이 소화되지 못하고 소장으로 급히 이동하는 증상)은 아직 없다고 했다.
김영수 씨는 위절제 수술 후 기력 저하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고용량 비타민 주사를 맞으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투병 중인 암 환자와 암 없이 건강한 생활을 누리고 싶은 이들에게 “암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행운을 잡으려면 건강검진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