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교육계 경력·보수층 지지 확장 여부 관건
정승윤 후보 표심 결집 전망
부산교육감 보수 후보 단일화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 상승
교육계 인사와 차별화는 숙제
최윤홍 후보와 단일화 여부
마지막 최대 변수 부상 가능성
성사 땐 진보 진영 추월 기대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4·3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의 ‘중도보수 4자’ 단일 후보로 확정됐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최윤홍 후보가 제외된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교육계 경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정 후보가 보수층 지지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가 선거 판세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9일 오전 정 후보는 단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 “거짓과 불의, 위선과 내로남불에 맞서 정의와 진실을 지키고 자유의 힘으로 부산 교육 공동체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시 중도보수 교육감 단일화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는 지난 7~8일 중도보수 진영 후보 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정 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다른 후보들보다 예비 후보 등록이 늦었지만 여론조사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중도보수 단일화 과정에서 경력 표기 방식과 역선택 방지 문항 반영 여부 등을 두고 후보 간 이견이 있었으나, 지난달 28일 극적으로 합의했다.
보수 진영은 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와 더불어 ‘단일화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도 다자구도에서는 김석준 전 부산교육감과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이 보수 후보들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보수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보수 후보가 진보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이에 정 후보가 경선을 함께 한 박수종, 박종필, 전영근 후보의 지지층을 안정적으로 흡수할 경우 충분히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다른 후보보다 교육계 경력이 다소 부족한 정 후보 입장에서는 교육계에 뿌리를 둔 다른 후보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정 후보는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전에는 부산검찰청 공익법무관, 서울남부검찰청·부산지방검찰청 검사로 활동한 법조인이다.
아울러 이번 보수 단일화 대열에서 빠진 최윤홍 전 부산교육감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 전 권한대행은 후보 중 가장 마지막까지 ‘현직 프리미엄’을 누렸기 때문에 그만큼 교육계 인사들과 접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통추위는 최 전 권한대행이 지난달 21일 예비 후보 등록 마감 기한을 넘겼기 때문에 형평성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달 28일 시교육청에 명예퇴직 서류를 제출한 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단일화를 두고 두 후보의 입장은 갈리고 있다. 최 후보는 9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정승윤 후보에게 ‘완전한 단일화’를 요청했다. 최 후보는 “새 학기를 앞둔 상황에서 교육감 권한대행으로서 책무를 외면한 채 예비후보로 등록할 수는 없었다”면서 “중도보수의 완전한 단일화란 제가 포함된 ‘5자 단일화’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 후보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정 후보는 “통추위와 나머지 후보 3분과 합의로 단일화 과정을 거쳤는데, 이 결과를 넘어서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면서 “제가 섣불리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선거가 다자구도로 갈 가능성이 크지만, 막판 단일화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한 선거 캠프 관계자는 “상대 진영 후보들이 개별 인지도가 더 높은 상황에서 보수 단일화에 대한 목소리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윤홍 후보의 거취에 따라 판세가 뒤집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