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취소’ 검찰 고발 vs 탄핵 반대 철야 투쟁… 찬반 집회 확산
비상행동, 심우정 총장 직권남용 고발
"법원·검찰 합작으로 민주주의 파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탄핵 기각 요구
"헌재 딴짓 하면 국민저항권 발동할 것"
부산서 열린 집회에도 수백 명 집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석방되면서 탄핵 찬반을 외치는 목소리가 더 거세지고 있다. 주말 동안 서울과 부산 등 전국 도심에서 열린 탄핵 찬반 집회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 석방 후 지지자들은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고,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은 법원과 검찰 등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은 9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심우정 검찰총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즉시항고를 포기하며 석방을 지휘한 게 검사들 수사권을 침해했고, 의무가 없는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비상행동은 “검찰도 공범”이라며 “심 총장을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비상행동은 또 이달 15일까지 ‘즉각 파면 촉구 주간’으로 삼아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까지 매일 오후 7시 경복궁역 인근에서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 전국 법원, 검찰청, 정부청사 등에서 동시다발 1인 시위와 시국선언 발표도 이어간다. 비상행동 측은 “법원과 검찰 합작으로 헌법은 훼손됐고 민주주의는 파괴됐다”며 “윤석열을 하루빨리 파면시키자”고 주장했다.
부산에서도 윤 대통령 석방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부산비상행동은 10일부터 매일 오후 7시에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부산시민대회를 열 예정이다. 서울구치소에 구금된 지 52일 만에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집회 참가자는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윤 대통령 석방 이틀째인 9일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 루터교회 앞에서 ‘120만 대통령 관저 앞 주일 예배’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정오 기준 4500명 정도 모였고, 차로 6개 중 5개를 차지한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전 목사는 “윤 대통령이 석방되며 탄핵 재판을 하나마나가 됐다”며 “만약 헌법재판소가 딴짓을 했다? 국민저항권을 발동해 한 칼에 날려버리겠다”고 헌재를 압박했다. 탄핵 기각을 촉구하기 위해 10일부터 매일 헌재 앞에서 철야 투쟁을 벌일 계획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석방된 지난 8일에도 탄핵 찬반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등 5개 야당과 촛불행동은 이날 헌법재판소 인근 종로구 안국동사거리,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종로구 동십자각 인근에서 각각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각각 1만 3000명과 1만 8000명 정도 참가했다. 윤 대통령 석방 소식이 알려지자 현장 구호는 “윤석열 석방 규탄한다” “민심 짓밟은 검찰 규탄한다”로 바뀌었다.
탄핵 반대 집회에선 환호가 터지기도 했다. 전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는 지난 8일 서울 광화문 일대,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는 같은 시각 여의도 일대에서 집회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각각 4만 명과 1만 5000명 정도 운집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석방된다는 소식에 전 목사는 “우리는 이겼다”고 했고, 지지자들은 환호를 보내며 일부는 한남동 관저로 이동했다.
같은 날 부산에서도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이하 부산비상행동)은 지난 8일 오후 4시부터 서면 동천로 일대에서 ‘탄핵 촉구 부산시민대회’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 약 900명이 참가해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 석방을 결정한 검찰을 규탄하기도 했다.
법원이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린 지난 7일부터 부산에선 긴급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부산비상행동은 지난 7일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규탄 부산 긴급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500여 명이 모였다. 당시 부산비상행동 측은 “내란범들 편에 서겠다는 정치적 판단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대로 세이브코리아는 지난 8일 낮 12시 30분부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탄핵 반대 구국 기도회’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 700명이 광장에 모여 탄핵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부울경자유민주대학생연합은 이날 오전 남구 유엔참전기념탑 앞에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규탄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유엔군을 비하한 문형배는 헌법재판관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