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위험 높은 정신 질환은? “성격 장애 있으면 7.7배”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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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395만 명 추적 연구
강박 장애·중독, 우울증보다 높아

정신 질환 유형 가운데 성격 장애가 있는 경우 자살 위험이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신 질환 유형 가운데 성격 장애가 있는 경우 자살 위험이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국내 자살 사망자가 2011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 지원이 더욱 강조된다. 정신 질환 중에서는 우울증이 자살과 관련이 깊다고 알려졌지만, 성격 장애가 있을 경우 자살 위험이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 연구팀(1저자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김혜원 교수, 공동교신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은 정신 질환에 따른 자살 위험에 대한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분자정신의학’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2009년 건강 검진을 받은 성인 395만 1398명을 2021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이 가운데 26만 3754명이 정신 질환이 있었고, 1만 2290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인구통계학적, 임상적, 생활양식적 요인을 조정해 분석한 결과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전반적으로 자살로 인한 사망 위험이 정신 질환이 없는 사람보다 높았다. 유형별로 보면 성격 장애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자살 위험이 7.7배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성격 장애는 성격 특징이 극단적으로 왜곡되거나 편항돼 사회 적응이나 대인 관계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 진단된다. 타인을 과도하게 의심하는 편집성, 다른 사람의 관심이나 주의를 끌기 위해 행동하는 연극성, 자아상과 대인 관계, 정서가 불안정하고 충동적인 경계성 등으로 나뉜다.

성격 장애 다음으로는 양극성 장애가 자살 위험이 6.05배 높았고, 조현병 5.91배, 강박 장애 4.66배, 약물 중독 4.53배, 알코올 중독 4.43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3.37배 등 순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의 자살 위험은 2.98배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성격 장애 환자는 일반 인구의 10%가량으로 추정되고, 정신 질환이 있는 경우 약 50%에서 성격 장애가 동반된다. 자신의 성격 문제로 인한 어려움을 부인하고 정신의학적 도움을 잘 요청하지 않아 실제 진단을 받는 사례가 적고, 치료에도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한편 정신 질환자의 자살은 여성과 젊은 연령대에서 두드러졌다. 일반 인구에서 남성과 노인이 자살 고위험군인 것과 대조적이다. 우울증, 불면증, 약물 중독과 알코올 중독의 경우 질병 기간이 길수록 자살 위험이 증가했고, 양극성 장애는 1년 미만일 때 위험이 가장 높았다.

단,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의료기관 청구 기록을 토대로 해 정신 질환이 실제보다 적게 진단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300만 명이 넘는 대규모 표본을 통해 성격 장애가 자살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밝혔다”면서 “연구 결과가 정신 질환의 유형에 따라 예후를 예측하고 치료 전략을 수립하고 자살 예방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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