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8명 ‘조력 존엄사’ 합법화 찬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웰다잉 과제’ 보고서
찬성 중 41.2% “무의미한 치료 불필요”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은 ‘조력 존엄사’ 합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력 존엄사란 말기 환자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죽음을 뜻하는데, 조력 존엄사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무의미한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한 웰다잉 논의의 경향 및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2.0%가 조력 존엄사 합법화에 찬성했다. 보사연은 지난해 4~5월 성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죽음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응답이 나왔다고 밝혔다.
‘의사 조력 자살’로도 불리는 조력 존엄사에 찬성하는 사람 중 41.2%가 ‘무의미한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불필요하다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죽음을 결정할 권리가 있기 때문’(27.3%), ‘죽음의 고통을 줄일 수 있기 때문’(19.0%) 등 순이었다.
좋은 죽음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97%가 ‘죽을 때 신체적인 통증을 가급적 느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혹은 ‘중요한 편이다’라고 답했다. 또 좋은 죽음을 위해 ‘가족이 나의 병수발을 오랫동안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18.5%, ‘가족이 나의 간병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을 많이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17.5%, ‘죽음에 대해 미리 심리적인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답한 사람이 10.9% 등이었다.
결국 가족에게 병수발 부담을 지우지 않고 고통을 느끼지 않으며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대체로 좋은 죽음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이냐는 질문(복수 응답)에는 62.7%가 ‘생애 말기 발생할 수 있는 통증 완화’라고 답했다. 또 ‘생애 말기 환자의 치료 비용 지원’이라고 응답한 사람도 절반이 넘는 56.8%였다.
말기 환자가 됐을 때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따라 연명의료를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91.9%에 달했다. 조력 존엄사 찬성 경향과 일치한 셈이다. 회복 가능성이 없는 삶은 의미가 없고(68.3%), 가족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아서(56.9%)가 그 이유였다.
보사연 연구진은 “응답자들은 ‘좋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 신체적 고통을 겪지 않는 것과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을 중요한 요소로 평가했다”며 “통증 사각지대 환자 발굴과 호스피스 인식 개선, 연명의료 중단 이행 범위 확대, 생애주기별 웰다잉 교육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