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 AI시대 새 성장동력 준비해야
심대용 동아대 전자공학과 교수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가장 거대한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불리는 인공지능(AI)은 눈부신 속도로 일상의 중심으로 다가오고 있다. AI는 이미 인간의 지능과 학습 속도를 추월했고, 일상의 다양한 부분을 학습하며 자율주행, AI 비서부터 인간의 뇌를 본뜬 뉴로모픽(Neuromorphic) 반도체까지 전 영역에서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올해 중국의 인공지능 연구기업 딥시크에서 몇가지 논란은 있지만 미국의 선도기업 오픈AI사가 내놓은 챗GPT보다 특정한 영역에서 성능이 우수하고, 적은 비용으로 만들었다는 사실로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 그동안 첨단 전기전자 분야에서는 우리나라에게 한참은 뒤쳐져 있다고 여긴 중국이 글로벌 AI산업의 리더인 미국의 AI 반도체산업에 도전장을 내 밀었으니 말이다.
비교적 젊은 나이의 창업자 량원펑은 베이징이나 상해의 명문대학이 아닌 항저우의 저장대에서 배출한 대학 친구 2명과 함께 하이-플라이어(high-flyer)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해 컴퓨터 트레이딩에 AI 딥러닝 기법을 적용한 인공지능 기업 딥시크를 창업했다. 휴머노이드 로봇기업 유니트리를 비롯한 딥로보틱스, 브레인코 등 중국 첨단산업을 이끌고 있는 핵심 6개 기업이 지방도시인 저장성 항조우시를 중심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비슷한 환경의 부산시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것 같다.
중국의 행정과 경제의 중심도시인 베이징으로부터 1600Km 이상 한참 떨어진 조용하고 아름다운 관광도시 항조우시에 위치한 저장대는 1998년 저장대, 항저우대, 저장농업대, 저장의과대학의 통합을 통해 다른 지역 대학이 중점을 두고 있던 기초학문은 접어두고 기업중심대학을 표방해 연구중심대학으로 새롭게 변화했다. 연구 생산성과 연구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 및 외부 자금에 대한 조달과 배분 권한을 연구 책임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권한을 주고 흩어져 있는 지역의 연구소도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전문 연구 단위로 통합해 2000년 이후 300개가 넘게 신생된 대학 벤처기업 및 개인벤처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배출한 석박사 등 고급 인력과 연구 과제가 크게 늘면서 국가급 및 성(省)급 연구소와 타 지역의 우수 학생들을 유치하는 선순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해 베이징대나 칭화대와 견줄만한 중국 유수의 명문 대학으로 성장했다. 국가중점연구소만 12개, 성급 및 학내연구소도 70여 개에 이르며 벤처창업을 원하는 교수나 학생들은 대학 사이언스파크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소유도 자유롭다고 한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요. 최근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한국 제2의 도시, 인구 재앙을 우려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보도된 것처럼 20세기 무역의 중심지였던 부산은 산, 해변, 국제영화제 등 매력적인 정주환경과 자산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도시지만, 첨단반도체산업의 핵심 자원과 인재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AI 산업은 응용 분야가 확대되고 여러 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가 나타나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AI 서비스는 서비스 질의 향상과 함께 전력 소모를 절감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며 이를 위해 AI 칩 자체의 전력 소모를 줄이려는 노력과 더불어 이를 위한 신경망 소프트웨어 구조의 개발, 최근 양산 단계에 진입한 화합물 반도체를 활용한 고효율의 전력변환시스템의 개발도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첨단 AI 및 미래 반도체 분야에서 부산 지역에서 배출한 인재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산업-학계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줘야 할 것이다.
국내 어느 지역보다 정주여건이 뛰어난 살기좋은 부산에서 우수한 이공계 인재들이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의 활성화에 뛰어들고 창업을 한 뒤 실패한더라도 두려움은 크지 않도록 국가와 지방정부가 과감한 지원해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