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 디지털 정책으로 미래 설계해야
정광우 (주)이호기술단 회장
디지털은 혁신과 창조의 아이콘이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문명의 가속화를 이끌었고, 반도체와 디지털 전송 기술은 디지털 사회를 실현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과거의 통신장비는 진공관으로 구성되었으나, 반도체 기술이 등장하면서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싸이리스터, IC 칩으로 대체되었다. 이로 인해 정보통신 산업은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으며, 반도체는 하나의 독립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반도체는 진공관에 비해 열에 약하고 정밀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고음질을 요구하는 오디오 장비나 초정밀도를 필요로 하는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여전히 진공관이 사용되기도 한다.
정보통신 기술의 핵심은 음성, 영상,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이며, 초기에는 아날로그 방식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아날로그 방식은 주파수 활용도가 낮고 잡음에 취약하여 전송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전송방식이 도입되었으며, 연속적인 물리적 신호를 미분하고 계량화하여 전송하는 방식이 디지털 기술의 핵심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기술의 차이는 미세할 수 있으나, 디지털 기술은 변화와 혁신의 상징으로 제3차 산업혁명을 주도했다. 정책과 전자공학, 기계공학이 융합되어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실리콘밸리의 신화를 만들어냈다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변화는 세상을 혁신적으로 전환시킬 것이다.
현재 전 세계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여 제4차 산업혁명을 진행 중이다. 부산 역시 글로벌 허브도시로서 디지털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부산은 첨단 디지털 도시의 DNA를 가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부산은 가야 제국의 중심지였으며, 철기문명이 발달한 국가로 과학기술과 교육 수준이 높았다. 또한 신라, 백제, 일본, 중국, 인도와 활발한 국제교류를 이어가며 글로벌 허브국가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러한 유산은 부산이 수많은 재벌 경제인을 배출하고 재벌기업들의 요람이 된 배경이기도 하다.
첨단 기술의 순위는 항공, 선박, 철도 순으로 이루어지며, 부산은 이 모든 산업구조를 갖춘 도시이다. 흔히 ‘노인과 바다’의 도시로 불리지만, 부산의 노인들은 진공관에서 반도체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하는 시대를 몸소 겪으며 해양, 수산, 조선, 목재, 신발, 선박통신장비 산업의 선구자로 활약해 왔다.
부산의 디지털 정책 추진 방향을 제언해 본다. 첫째, 블록체인 특구 도시로서 부산은 공익적인 핀테크 정책을 통해 디지털 금융도시로 발전해야 한다. 삼성페이, 애플페이, 알리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상업적인 핀테크 수단이라면, 부산시는 공익적 핀테크 수단으로 부산페이 등의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비트코인을 통용·결제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부산으로의 자본 유입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네이버, 다음, 구글 등의 포털사이트가 상업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면, 부산시는 시민을 위한 공익적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시민안전, 도시안전, 사회복지, 교통복지, 환경 모니터링, 금융 지원 등의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셋째, 도시 리모델링과 이익 공유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도시 리모델링은 단순한 재개발이 아니라 도시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모델을 도입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넷째, 디지털 정책의 성공을 위한 20~30대 젊은 세대에게 도전과 모험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부산의 디지털 정책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