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15분 도시'로 재도약 꿈꾸는 양산 물금읍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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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발표 '원스톱 라이프'에 기대감
최근 인구감소 전환 따른 대응책
15분 내 도시 시설 이용 가능하게
도시 개발, 관광자원·도로망 확충

경남 양산시가 최근 물금읍 재도약을 위한 ‘내일의 도시 물금, One Stop Life’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한강 이남 최대 규모의 신도시 조성으로 지역 다른 곳에 비해 인프라가 잘 갖춰진 물금읍에 대한 시의 비전 발표라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2017년 신도시 완공 이후 계속 증가해 온 물금읍 인구가 최근 13개월 연속 줄어들며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자 시가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선 것이다. 물금읍 인구는 13개 읍면동을 가진 양산시 전체 인구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물금읍 인구는 2021년 9월 12만 1006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증감을 반복하다 2024년 말 11만 6836명으로 최고점 대비 4170명이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세대 수는 372세대가 늘었다. 인구는 줄었지만, 세대 수는 늘어난 것이다.

‘물품 거래를 금하지 말자’라는 뜻을 가진 물금은 1900년 전 가락국 역사서인 개황력(118년)에 지명으로 첫 등장했다. 당시 물금은 가야와 신라의 접경지에 위치한 데다 사통팔달 교통망으로 인해 자유무역지대가 됐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는 역참이 설치돼 운영됐다. 조선시대에는 오늘날 고속도로인 영남대로가 지나가면서 동래와 언양 등 주변 16개 역을 관할하는 황산역까지 설치되는 등 주요 도시로 성장과 변신을 거듭해 왔다.

물금읍은 30여 년 전 또 한 번 변신을 시도한다. 낙동강이 범람하면 일시적으로 물을 저장하는 유수지 역할을 담당했던 전·답이 아파트가 가득한 꿈의 신도시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곳에는 56개 공동주택 4만 7881가구와 단독주택 3400가구 등 총 5만 1000여 가구에 15만 2000명의 주민이 거주하게끔 설계됐다.

1994년에 착공한 신도시는 공사 과정에서 IMF 사태 등으로 6차례나 지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7년 말 완공 때까지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정부 목표를 달성했다. 부울경 지역 중심에 있고 지하철과 자전거도로, 대규모 공원 등을 포함한 인프라를 갖췄다. 부산에 비해 낮은 가격(땅값·아파트 분양가)도 물금읍 성공의 또 다른 이유다.

문제는 신도시가 22년 만에 완공되면서 공사 초기에 건설한 인프라와 건축물이 노후화했고 사송신도시까지 조성되면서 인구 유출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자리와 진학 때문에 젊은 인구 유출도 늘어나고 있다.

시는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물금읍 재도약 비전까지 발표하게 된 것이다. 비전의 키워드는 ‘One Stop Life’인 ‘15분 도시’다. 주거와 업무, 상업, 학습, 의료, 여가 등 생활에 필수적인 다양한 시설을 복합적이고 밀도 높게 갖춰 주거지 가까운 곳에서 도보나 자전거 등으로 15분 안에 이용할 수 있도록 물금읍 도시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15분 도시 개념은 프랑스 소르본대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가 만든 것으로 2020년 파리 시장이 파리를 재설계하는 데 적용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와 부산시도 이 개념을 도입해 추진 중이다.

물금읍 재도약 핵심은 도시개발과 재생 사업을 통한 인구 유입, 문화 인프라와 관광자원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어디든 빠르고 쉽게 오갈 수 있는 도로망 확충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물금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빠졌던 개발제한구역인 물금읍 증산리 80만㎡ 부지를 계획인구 1만 5000여 명이 거주하는 미니신도시로 개발하는 것이다. 시는 최근 사업자 공모와 개발제한구역 해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정부의 공간혁신구역 선도 사업에 선정된 부산대 양산캠퍼스 110만㎡ 중 유휴부지로 방치 중인 54만여㎡ 부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곳에는 4000가구의 주거단지와 산학연구단지, 문화시설(양산문화예술의 전당과 시립미술관) 등이 조성된다. 인구 유입과 일자리 창출, 문화인프라 확충까지 동시에 해결할 복안이다.

시는 또 부울경 지역 최대 수변공원인 낙동강 황산공원 시설 업그레이드와 낙동강 관광자원 활성화, 낙동선셋 바이크파크 조성, 물금지구 뉴빌리지사업, 범어지구 도시재생사업도 펼친다. 사업이 완료되면 물금 도심과 황산공원을 잇는 곤돌라가 설치되고, 낙동강 유람선도 운항한다.

15분 내 어디든 빠르고 쉽게 갈 수 있도록 남물금 하이패스 IC 건설에 착수했고, 토교~물금 간 도로 건설, 오봉산터널 개설, 경부선 물금역사 전면 리모델링도 추진 중이다.

각종 사업이 계획대로 완료된다면 물금읍은 명실상부한 15분 도시, 원스톱 라이프가 가능한 도시로 거듭난다. 살기 좋은 곳에 사람이 몰려드는 것처럼 물금읍 역시 신도시 조성 때처럼 많은 인구가 유입돼 양산은 물론 부울경의 핵심 거점도시로 거듭나길 고대한다.

김태권 동부경남울산본부장 ktg660@busan.com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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