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지경학적 위기 봉착… 아세안·한중일 협력 박차”
이 대통령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아세안+3'(한중일) 협력 필요성 강조
"지경학적 위기 봉착…협력 박차 가해야"
"스캠범죄 안전 위협, 아세안+3 관심 기대"
이 대통령, 일본 새 총리와 첫 대면은 불발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우 칸 솜 미얀마 외교부 사무차관,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총리,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이재명 대통령,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리창 중국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헝쭈은 나론 캄보디아 부총리,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아세안+3 협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오늘 우리는 보호무역주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새로운 지경학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며 아세안과 한중일 협력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쿠알라룸프르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직면한 위기는 매우 복합적이고 다층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아세안 국가와 한국 간 협력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아세안은 한국의 3대 교역 대상이다. 한국은 누적 85억 달러에 달하는 ODA(공적개발원조)를 통해 아세안의 미래에 투자했다”며 “한국 기업들은 자동차·철강·전자 등에서 아세안의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가까운 관계가 된 양측은 지난해 최고 단계의 파트너십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를 수립했다”며 “2029년에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한국 개최도 준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대 아세안 협력 확대 비전인 ‘CSP 구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아세안의 꿈과 희망을 이루는 조력자(Contributor), 아세안의 성장과 혁신의 도약대(Springboard), 평화와 안정의 파트너(Partner)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역내 경제·금융 협력 강화를 위한 아세안+3 정상 성명’이 채택됐다. 이 대통령은 정상 성명이 채택된 사실을 소개하며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직면한 위기는 매우 복합적·다층적이다. 고령화와 저출산, 국가 간·세대 간·계층 간 디지털 격차,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로 인한 식량 위기, 에너지 위기, 초국가범죄 등 다양한 도전 과제가 일상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사반세기 전 아세안+3 출범을 낳았던 협력과 연대의 정신을 되새기며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스캠 범죄를 언급하면서 한국과 아세아나폴(아세안 경찰 협력체)와의 연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스캠센터 등 조직적 범죄단지를 중심으로 한 초국가범죄가 수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한국은 아세아나폴과 긴밀히 협력하겠다. 아세안+3의 관심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현지 일간지 ‘더스타’ 기고문을 통해서도 한·아세안 협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아세안 FTA(자유무역협정) 개선 협상을 개시하고, 교역·투자·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보건·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AI와 첨단산업 인재 양성 협력으로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동반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현지 브리핑을 통해 “아세안 각국이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상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며 “각국 정상들은 한·아세안 FTA 업그레이드, 기후변화 대응, 문화·인적 교류 확대, 스캠 등 초국가범죄 대응, 해양안보 강화 등을 희망했다”고 전했다.
한편,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은 이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에 대해 “바로 타결되기는 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차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 간담회에서 “특별하게 APEC 정상회의를 목표로 두거나, 그 계기에 있는 한미 정상회담을 목표로 두고 관세협상을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APEC 기간 만날 가능성에 대해선 “추측과 기대는 구분해서 다뤄야 한다”며 “두 분이 만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