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1000만 관중 시대'… 신축 구장 건립 급하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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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철 문화부 독자여론팀장

KBO리그, 올해 1200만 명 돌파 가능성
매년 하위권 한화·롯데 약진, 흥행 '한몫'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 효과도 톡톡
사직 재건축, 2031년 개장 차질 없어야

지난달 20일께 반환점을 돈 올해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역대 최초로 전반기 700만 관중을 돌파했다. KBO는 지난 2일 "올해 KBO리그는 총 관중 700만 7765명을 기록했다"면서 "이는 역대 최초 전반기 700만 관중 돌파다. 또 405경기 만의 700만 관중 경신으로 기존 신기록인 지난해 487경기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 시즌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의 시즌 관중 1000만 명 돌파에 이어 올해는 1200만 명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경기당 관중 수는 1만 7275명이다. 지난 시즌 같은 경기 수 기준 1만 4716명보다 17% 늘어난 수치다. 올 시즌 평균 관중 수 1위 팀은 삼성 라이온즈(2만 2548명), 2위는 LG 트윈스(2만 1682명)로 집계됐으며 3위 롯데 자이언츠(2만 516명), 4위 두산 베어스(2만 110명)까지 평균 2만 명을 넘겼다.

이처럼 올 시즌 프로야구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는 매년 하위권을 맴돌던 한화와 롯데의 대약진이 한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33년 만에 올 시즌 전반기 1위를 확정한 한화는 지난 4월 13일부터 지난달 5일 경기까지 홈 24경기 연속 매진이라는 KBO리그 신기록을 수립했다. 한화는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두 외국인 대형 투수를 영입하며 전력이 급상승했다. 여기에 류현진의 복귀 효과와 정우주·김서현이라는 특급 신예들이 불펜과 마무리 투수로 가세해 팀 돌풍을 이끌고 있다. 특히 폰세는 8이닝 18탈삼진의 KBO리그 신기록을 세우며 새로운 서사를 만들기도 했다.

롯데의 약진도 돋보인다. 롯데는 현재 리그 공동 2위에 랭크돼 있다. 하지만 언제든 선두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게임 차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겨울 김민석·추재현을 두산에 내주고 정철원·전민재를 영입하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여기에 지난해 196이닝 이상을 던졌던 ‘사직 예수’ 애런 윌커슨을 대신해 좌완 에이스 터커 데이비슨을 영입했다. 또 시즌 중에 부진했던 찰리 반즈를 내보내고 알렉 감보아를 데리고 왔다.

그 결과 정철원과 전민재는 없어서는 안될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고, 데이비슨과 감보아도 기대 이상의 위력투를 과시하며 팀 승리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시즌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한 김원중도 KBO리그 통산 11번째로 150세이브 고지를 밟으며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홍민기와 이민석, 박재엽, 한태양, 김동혁 등 신인급 선수들의 맹활약도 눈에 띤다. 특히 홍민기와 이민석은 시속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앞세워 연일 호투하고 있다.

올 시즌 문을 연 한화의 신축 홈 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 효과도 관중몰이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화생명 볼파크는 3년 간의 대규모 공사 끝에 완성된 개방형 야구장이어서, 기존 구장보다 시야가 탁 트였고, 경기장 외부에서도 내부가 훤히 보인다. 지하 2층, 지상 4층, 관람석 1만 7000석 규모로 조성된 이 신축 구장은 세계 최초로 야구장 내에 인피니티 풀이 조성돼 있어 수영을 하면서 야구를 관람할 수 있다. 특히, 비대칭 그라운드에 우측 8m 몬스터 월은 역동적인 경기를 선보이는 이색 펜스로 눈길을 끌고 있다.

1985년 개장해 올해로 40년째를 맞이한 부산 사직야구장의 재건축 추진 사업이 지난 3일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조건부로 통과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부산시는 이번 통과로 사직야구장 재건축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정부로부터 공식 인정을 받은 만큼 2031년 개장을 목표로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부산시가 제안한 신축 구장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에 관람석 2만 1000석을 갖춘 개방형 경기장으로 건립된다는 것이다. 공사 기간 동안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해 롯데 자이언츠의 임시구장으로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재건축 사업비가 2924억 원에 달해 부산시의 재정 부담을 줄이려면 국비와 민간 투자비 확보가 가장 큰 과제가 남아 있다. 시는 하반기에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 적극 참여해 국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고 밝혔다. 그러나 2028년 착공 전까지 국비와 민간 투자비 확보가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다 일부 정치권과 부산 동구, 야구 관련 단체 등이 제안한 ‘북항야구장 건설’ 여론도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현 상황에서 부산 시민과 롯데 팬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다. 사직구장이든 북항구장이든, 입지 장소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40년 된 낡은 야구장을 대체할 신축 구장을 하루빨리 건립해 달라는 것이다. 부산시의 계획대로 사직구장 재건축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길 기대해 본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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