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부산 화재 참변, 대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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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장군 한 아파트에서 부모가 잠깐 집을 비운 사이 어린 두 자매가 화재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월 말 개금동 아파트 화재로 자매가 숨진 지 불과 8일 만에 비슷한 사고가 난 것에 대해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

두 화재 사고의 공통점은 아파트가 노후화됐고 부모가 집에 없었으며 스프링클러 같은 최소한의 초기 화재진압 설비조차 작동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는 보통 집이 가장 안전하다 생각하지만 어린이 안전사고의 절반은 집에서 발생하며, 특히 보호자가 없을 때 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불이 난 아파트는 기장군이 2007년, 부산진구가 1994년에 준공돼 노후한 곳들이다. 노후 아파트의 경우, 여름철이면 전자제품을 많이 사용해 전력 과다 소모로 화재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스프링클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는 2018년부터 6층 이상 건축물로 대상이 정해져 노후 아파트는 제외된다. 연식을 따지지 말고 모든 공동주택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 어린 아이들만 집에 두고 일터로 나갈 수밖에 없는 가정에 알림형 화재감지기를 설치하고, 돌봄시간 연장 등 공백을 메우는 대책도 시급하다.

현행 자녀가 12세 미만인 경우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신청을 하고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하고 밤이나 새벽, 주말 같은 돌봄 취약시간에 쓸 수 있는 긴급돌봄 서비스의 경우 돌보미 인력이 부족해 이용이 더 제한적이다. 맞벌이 가구 증가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홀로 방치되는 아이들이 느는 만큼, 지역 기반의 탄탄한 돌봄망 구축이 필수적이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어린 생명을 앗아간 화재 참사를 계기로 총제적인 점검을 해야 한다. 우정렬·부산 중구 보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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