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도 서럽게… 진행 중이던 공영장례 중단 ‘논란’
부산 금정구 한 장례식장 ‘꼼수’
24일 빈소 3곳 공영장례 진행
중간에 멈추고 일반 빈소 차려
시 예산 투입, 관리 감독 필요
지난 24일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공영장례가 돌연 중단됐다. 독자 제공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공영장례가 진행되던 중 돌연 중단된 뒤 같은 빈소에 일반 장례식 빈소가 차려지는 일이 발생했다. 공영장례가 해마다 늘어나는 상황에서 제도 취지를 훼손하는 이른바 ‘꼼수 장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부산 금정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7시부터 부산 금정구 A장례식장 빈소 3곳에서 공영장례가 진행됐다. 하지만 당초 6시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공영장례는 2~3시간 만에 빈소 3곳에서 모두 중단됐다. 오전 10시께 공영장례 빈소가 치워진 자리에는 곧바로 일반 장례식 빈소가 차려졌다. 장례식장이 공영장례를 연기하고 일반 장례식을 진행한 것이다. 빈소가 사라지자 공영장례 조문객들이 현장에서 항의하거나 발길을 돌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항의가 이어지자 장례식장 측은 공영장례를 연기해 치르겠다고 밝혔다.
공영장례란 부모나 형제·자매가 없는 무연고자나 저소득층 등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지자체가 장례 절차와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부산시는 2021년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공영장례를 치르는 장례식장에 1인당 160만 원 안팎을 지원하고 있다.
부산반빈곤센터에 따르면 부산 내 55개 장례식장 중 약 35곳이 공영장례를 시행 중이다. 시민단체는 일반 장례가 공영장례보다 비용이 몇 배로 높은 구조여서 공영장례를 형식적으로 짧게 치른 뒤 곧바로 일반 장례를 받는 ‘새치기식’ 운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공영장례가 늘어나고 부산시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지자체의 내실 있는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시에 따르면 2023년 417건이었던 공영장례 건수는 2024년 570건, 지난해 597건으로 증가했다. 예산도 갈수록 늘어 지난해 4억 2000만 원이 투입됐다.
금정구청은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지역 내 장례식장을 대상으로 지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A장례식장 관계자는 “직원들 간 의사 전달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지난 28일 공영장례를 정상적으로 마쳤다”고 해명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