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한동훈 내친 장동혁 지도부… 국힘 다시 ‘폭풍 속으로’
당내 반대 여론 상당한데도 당권파 지도부 제명 강행
한동훈·친한계 당 안팎에서 지도부와 대립각 세울 듯
당내 민주주의 흑역사 지적 속 한동훈 정치력도 도마 위
지방선거 최대 악재 우려…지도부 비토론 부상 가능성도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확정한 29일 국회 본청 앞 국민의힘 천막 농성장에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이 몰려가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가 29일 ‘당원 게시판(당게) 사태’로 촉발된 한동한 전 대표 측의 해당 행위 논란을 극단까지 밀어붙여 결국 당적 박탈이라는 초강수를 강행했다. 상당수 당내 의원들이 “제명은 지나치다”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지만, 장 대표를 지지하는 당권파가 주축인 최고위는 개의치 않았다. 친한(친한동훈)계는 이번 조치를 두고 정파적 이해를 관철하기 위한 장동혁 지도부의 ‘정적 찍어내기’로 규정하면서 대대적인 반격을 예고했다.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다시 폭발하면서 1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전망에도 깊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쌍특검’ 단식을 마치고 전날 당무에 복귀한 장 대표는 이날 처음 주재한 최고위에서 제명안 의결을 밀어붙였다. 이날 최고위를 앞두고 당 통합을 위한 장 대표의 전향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고조됐지만, 당권파의 강경한 태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어차피 한 전 대표 징계 문제가 당내 지속적인 갈등 요인이라며 빨리 정리하는 게 맞다는 취지였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과감한 구조조정이 희생의 첫걸음”이라며 제명 찬성 이유를 밝혔고, 김민수 최고위원은 “똑같은 (당게 조작)행위를 제가 했다면 15개월이나 (제명하지 않고) 끌었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친한(친한동훈)계 의원 16명은 “모든 언론이 지속해 경고했는데도 제명 징계를 강행한 것은 장동혁 지도부가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당의 미래를 희생시킨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선거는 져도 좋으니 당권만큼은 지키겠다는 게 아니라면 이번 결정은 어떤 논리로도 설명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당게는 빌미일 뿐, ‘탄핵 찬성’ 입장에 섰던 한 전 대표의 대한 ‘윤 어게인’ 세력의 정치적 보복이자, 차기 권력을 꿈꾸는 장 대표의 정치적 라이벌 제거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SNS 글에서 “장 대표가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며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 본인이 당게에 직접 개입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직전 당 대표를 제명까지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경범죄 수준을 살인죄로 처벌한 격”이라며 “당내 민주주의의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한 전 대표의 비타협적인 태도, 정치력 부족이 사태를 키웠다는 시각도 있다. 부산의 한 의원은 “어쨌든 가족이 당게를 어지럽힌 데 대해 진솔하게 사과하고, 하다못해 장 대표 단식 농성장에 가는 통 큰 모습을 보였다만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제명 조치로 당 밖의 야인이 된 한 전 대표는 제명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거나 6·3 지방선거에 무소속 출마하는 방안 등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장 또는 대구, 부산의 국회의원 보궐 선거 지역구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다만 친한계 의원들은 탈당이나 신당 창당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장 대표 측은 당내 갈등 요인이 제거된 만큼 미뤄뒀던 당무를 속도감 있게 처리함으로써 분위기를 일신한다는 구상이다. 설 전까지 당명과 정강·정책 개정을 매듭 짓고, 인재영입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 출범 등 지방선거 준비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당 밖에서, 친한계는 당내에서 현 지도부와 맞서 싸우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당 내분 사태는 지방선거 공천과 맞물려 지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잖아 보인다. 이로 인해 당이 지지율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지도부 비토론이 급격히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