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때 졸업 못 하면 어쩌나’ 폐교 앞둔 부산예술대 학생들 ‘불안’
부산예술대, 2027년 2월 폐교
1학년 재학·휴학·군 복학생 등
학사 일정 그때까지 다 못 마쳐
비대위 “학교, 제대로 안내 없어”
미졸업자 편입 등 보호책 요구
19일 부산예술대 실용음악과 게시판에 대자보가 붙어 있다. 부산예술대 폐지 반대 비대위제공
부산·울산·경남 지역 유일한 예술 전문대학인 부산예술대학교가 2027년 2월 완전히 문을 닫을 예정이다. 학사 일정이 폐교 시점과 맞물리며 일부 학생들은 졸업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부산예술대는 오는 2027년 2월 폐교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 6월께 교육부에 폐교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부산예술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행계획서를 지난 14일 사학진흥재단에 제출했다.
앞서 부산예술대는 지난해 12월 교육부로부터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 지원 중단 통보를 받았다. 이에 내년도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지고 대학 재정도 악화하면서 올해 수시모집을 중단하기도 했다. 결국 부산예술대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교 절차를 밟게 됐다.
부산예술대 재학생 등으로 구성된 부산예술대 폐교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폐교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부 학생 졸업 여부가 불투명해졌다고 반발한다. 실용음악과 등 3년제 학과에 재학 중인 1학년 학생은 2027년 2월까지 모든 학사 과정을 마칠 수 없기 때문이다. 휴학생이나 군복무 중인 학생도 폐교 전까지 졸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부산예술대 재학생은 406명이다.
부산예술대 측은 3년제 학과의 학사 축소나 계절 학기 운영 등을 통해 2027년 8월 모든 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부산예술대 졸업장이 아닌 사학진흥재단 졸업장이 주어질 가능성이 있다.
휴학생과 군복무생의 경우 대학이 내년에 현황을 파악한 후 편입을 안내, 연계할 계획이다. 학생들은 폐교 중단을 외치고 있지만 학생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 편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부산예술대에 따르면 폐교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육부에 '구성원 처리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미졸업 학생을 대상으로 편입 방안을 마련하는 등 보호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세부안이 확정되지 않아 불안을 호소하는 학생 목소리가 이어진다. 비대위 관계자는 "폐교가 확정되며 향후 진로를 알 수 없어 걱정하는 학생이 많지만, 학교 측은 제대로 된 안내도 하지 않고 있다"며 "부산예술대는 학생들과 소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예술대 관계자는 "학교의 목표는 재학생이 최대한 졸업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며 절차상 폐교를 하려면 재학생 보호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며 "다만 재정 상황이 열악해 현시점에서 확정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내용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예술대는 지난 30여 년간 배우, 가수, 공연기획자 등 여러 예술 인재를 배출해 왔다. 대표 졸업생으로는 배우 김광규, 개그맨 허경환, 가수 길건, 인기 밴드 '데이식스' 멤버 원필이 있다. 부산예술대가 폐교하면 2020년 문을 닫은 동부산대학교에 이어 부산 지역 두 번째 폐교 사례가 된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