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관광도시 부산의 보석, 황령산을 빚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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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일 부산외대 교수·한국경영학회 부산지회장

 



관광도시 70년, 부산은 글로벌 관광 거점도시가 되고 있을까? 정부가 지정한 첫 번째 ‘국제 관광도시’가 된 후 5년이 지난 지금, 부산시는 핵심 정책으로 글로벌 관광 거점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부산에서는 마치 쓰나미가 밀려오듯 여기저기 불편한 소리가 들려온다.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 자영업 위기, 청년 유출, 지역 불균형, 관광산업의 편중, 제조업 의존이 높은 산업 구조의 정체 등 어느 하나 가볍게 여길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러나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의 딜레마처럼 어쩌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그 중 관광산업은 부산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한 축이다.

부산은 한국전쟁 이후 대표 피서지가 되며 천혜의 자연을 이용한 전통적 관광도시가 되었다. 당연히 많은 관광객 덕에 자영업도 성업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의 부산은 많은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염려와 불안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시 관광을 세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이유일 것이다.

수십 년의 대표 관광도시 명성을 위한 관광 특화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쉽게도 여전히 천혜의 자연경관에 기댄 계절형 관광산업이 중심이 되고 있다. 부산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8월을 중심으로 약 4개월 정도에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다. 여름 한 철 특수에 가까운 관광객 방문은 글로벌 관광 거점도시 정책에 따른 관광 특화의 결과라 하기에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글로벌의 다른 관광 도시들은 이미 사계절 관광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또 다른 관광자원들을 융합하고 있다.

주야간 관광객이 즐기는 사계절 관광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천혜의 자연경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도시를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즐거움, 추억, 경험 등의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형 관광 콘텐츠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람의 흔적이 깃들어 있는 문화형 콘텐츠도 제공할 필요가 있다. 탈것, 만들 것, 경험 등이 중심인 체험형과 들을 것, 볼 것, 느낄 것 등이 중심인 문화형이 어우러져 복합적으로 관광자원이 풍부하다면 관광객이 밤과 낮 구분 없이 사계절 부산을 찾아 즐길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여전히 부산은 천혜의 자연경관에 의존하는 계절형 관광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은 그대로 보존할 때 빛나는 것이 있고 개발을 통해 그 가치가 더 높아지는 것이 있다. 대표적으로 해상 케이블카, 해변열차, 광안대교 등은 자연경관을 활용하여 그 가치를 높인 관광자원을 개발한 좋은 사례일 것이다. 아쉬운 점은 부산의 대표적인 체험형·문화형 관광 콘텐츠가 이처럼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 것이다.

최근 유명 미술관을 부산에 유치하고자 하는 것과 황령산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등의 노력이 한창이다. 특히 천혜의 자연경관을 잘 활용하여 그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한 황령산 개발은 체험형과 문화형 관광 콘텐츠를 동시에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시가 10년도 넘는 시간을 공들여 엄중히 검토하였다 한다. 세계적인 도시 어디에나 있는 ‘타워’ 하나가 제대로 없는 글로벌 관광 거점도시는 없다. 이참에 세계적인 친환경 ‘부산타워’를 부산도 자랑스럽게 가질 필요가 있겠다.

좋은 관광자원의 개발은 세계 곳곳으로부터 관광객을 불러들여 파생되는 경제효과도 크다.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300만을 넘어서고 있다. 이제는 글로벌 관광 거점도시의 명성에 맞게 손님을 맞을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겠다. 부산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에 체험형과 문화형 관광 콘텐츠를 많이 개발해 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황령산이 부산의 중심에서 많은 것을 지켜왔듯이 이제는 황령산이 글로벌 관광도시 부산의 친환경 관광자원의 중심이 될 필요가 있겠다. 대한민국 대표 관광도시 부산의 보석인 황령산을 더욱 아름답게 빚을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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