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즈 ‘와르르’, 박세웅 ‘흔들’… 롯데, 시즌 개막전 2연패
22~23일 LG 원정 두 경기 전패
선발투수 부진에 수비 실책 연발
두 경기 4득점 타선마저 잠들어
꽉 막힌 ‘고구마 야구’ 팬들 갑갑
롯데 자이언츠가 개막전 2연패, 4득점 22실점이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들고 새로운 시즌을 힘들게 시작하게 됐다.
롯데는 22,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개막 2연전에서 2-12, 2-10으로 모두 크게 졌다. 두 경기 모두 선발투수 부진, 허술한 수비, 꽉 막힌 타선이 패인이었다. 이제 겨우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속을 꽉 막히게 만드는 생각보다 허술한 전력에 팬들의 실망감은 적지 않다.
■22일 개막전 대패
개막전 선발로 나선 반즈는 시범경기에서는 좋은 투구를 보여 올 시즌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이날 기록은 모두가 원했던 것과는 딴판이었다. 그는 3이닝 동안 20타자에게 공 81개를 던지면서 1홈런 8안타 3사사구를 내주며 7실점(7자책)했다.
반즈를 도와주겠다며 나선 구원투수진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그의 뒤를 이어 등판한 네 투수 가운데 김강현이 1과 3분의 1이닝 2실점, 네 번째 투수 김상수는 1이닝 4안타 3실점했다.
여기에 수비진도 엉망이었다. 포수 유강남이 1회, 1루수 나승엽이 4회, 2루수 고승민이 5회에 실책했다. 이날 프로야구 5경기에서 실책 6개가 나왔는데 롯데가 절반을 차지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수비 불안이 올 시즌 롯데의 큰 문제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게 입증된 셈이다.
롯데는 1회말 문보경에 홈런을 내주는 등 4안타를 허용하며 3점을 잃었다. 3회에는 4안타에 밀어내기 볼넷, 투수 폭투, 홍창기의 2루타를 더해 4점을 더 내줬다.
롯데는 4회초 1사 만루 때 터진 유강남의 2타점 적시타로 추격하는 듯했지만 4회말과 5회말 실책 등으로 1점씩 더 잃어 2-9로 뒤져 일찌감치 의욕을 잃었다.
롯데 타선은 꽉 막힌 하수구처럼 시원하게 흘러가지 못했다. LG 선발 치리노스(6이닝 8삼진 5안타 2실점)의 최고시속 151㎞ 투심패스트볼과 포크볼을 공략하지 못했다. 김진성-박명근-우강훈으로 이어진 구원진을 상대로 3이닝 2안타에 그쳐 대패를 면하지 못했다.
■23일 2차전 완패
2차전 선발투수 박세웅도 반즈와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5이닝 동안 22타자에게 공 94개를 던지면서 홈런 3개 등 8안타를 맞으며 4점을 내줬다. 시범경기 때부터 시작됐던 부진이 해소되지 않은 셈이다.
롯데는 1회 LG 문보경에게 2점 홈런을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2회에는 박동원에게 좌중간 1점 홈런을 얻어맞더니 5회에는 오스틴에게, 6회에는 송찬의에게 좌월 1점 홈런을 각각 허용했다.
롯데 타선은 지난해 야구에 눈을 뜬 LG 좌완 선발투수 손주영에 막혀 7이닝 동안 1안타 빈공에 허덕였다. LG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에게 올 시즌 13승, 180이닝을 기대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좌완이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게 입증됐다.
롯데는 1회 선두타자 윤동희가 볼넷으로 살아나갔지만 손호영이 병살타를 쳐 득점에 실패했다. 2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얻은 레이예스를 1루에 두고 나승엽이 병살타를 쳐 기회를 놓쳤다. 3회 1사 때 전민재의 2루타가 롯데가 손주영에게 빼앗은 유일한 안타였다.
롯데는 손주영이 내려간 8회 LG 구원투수 백승현의 부진을 틈타 2안타 1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1사 이후 전민재가 좌전 적시타를 쳤을 뿐 나머지 세 타자는 삼진과 범타로 물러나 1점을 따내는 데 그쳤다.
롯데는 1-5로 뒤진 8회말 구원투수 정현수-구승민이 난타당하며 5점을 더 잃었다. 2사 2루 위기 때 박동원에게 1타점 적시타, 이어진 2사 1, 2루 상황에서는 구본혁에게 2타점 3루타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문정빈에게 2점 홈런마저 허용해 스코어는 1-10으로 벌어졌다. 9회 초 정보근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탰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