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번복한 이정현, 공천 신청 거부한 오세훈…암울한 국힘
국힘, 지방선거 앞두고 공천 내홍 지속
오세훈 공천 거부…서울시장 재공모 진행
수도권 등 지선 후보난도 여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3일 서울 영등포시장 내 한 식당을 방문해 점심을 먹으며 송언석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사퇴를 선언했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이틀 만에 복귀하며 공천 전권을 위임받았지만, 공천 방식과 인적 쇄신을 둘러싼 내부 이견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천 신청을 거부하며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당 내부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15일 입장문을 내고 공관위원장 복귀를 선언했다. 지난 13일 혁신 공천 추진이 어렵다며 사퇴 의사를 밝힌 지 이틀 만이다. 이 위원장은 사퇴 이후 경기도에서 장동혁 대표를 만났고, 공천 관련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공천 과정에서 필요한 결단이 있으면 피하지 않겠다”며 “기득권이든 관행이든 국민 눈높이에 맞춰 과감히 바꾸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자신이 구상했던 공천 방식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앞서 이 위원장은 공천 방식과 관련해 이른바 ‘한국시리즈식 공천’ 구상 등을 제시하며 강도 높은 혁신 공천을 예고해 왔다. 그러나 공천 과정에서 후보 경선 방식 등을 두고 일부 공관위원들과 이견이 불거졌고, 결국 사퇴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이 공관위원장 직에 복귀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택에도 당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오 시장은 앞서 두 차례 공천 신청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이 공천 신청을 계속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관위가 서울시장 후보 추가 공천 절차를 다시 열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공관위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는 16일 서울시장 후보 추가 접수를 공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고 이후 17일 접수, 18일 면접 순으로 절차가 진행된다. 사실상 오 시장에게 다시 기회를 열어둔 셈이다.
공관위는 “서울은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이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상징적인 지역이다. 서울시장 후보공천의 문은 더 넓게, 더 당당하게 열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오세훈 현 시장은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며 서울 발전을 이끌어온 중요한 지도자”라며 “이번 공천 절차에 참여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 시장 측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오 시장은 공천 신청 조건으로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과 당내 극우 인사 정리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의 사실상 2선 후퇴를 요구하는 성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배현진·김재섭 의원 등 일부 개혁 성향 의원들도 혁신 선대위 출범 필요성을 주장하며 오 시장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반면 당 지도부는 이를 장 대표에 대한 압박으로 보고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당권파를 포함한 당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서울시장 승리를 확신하지 못해 지도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며 불출마 명분을 쌓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방선거가 석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도권을 포함한 주요 지역 후보 인물난도 여전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구·경북 지역에는 공천 희망자가 몰리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후보 찾기가 쉽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여기에 당내 갈등까지 이어지면서 선거 체제를 정비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