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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 박찬욱, 시체스영화제 감독상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박찬욱 감독이 지난 19일(현지 시간) 폐막한 제58회 시체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장르 영화제인 시체스영화제는 판타지, 공포 등 독창적이고 다양한 장르 영화의 가치를 조명하는 국제 영화제이다.
박찬욱 감독은 앞서 ‘올드보이’ 작품상 수상을 시작으로 ‘쓰리, 몬스터’ FX작업상,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각본상, ‘파란만장’ 비전 부문 작품상, ‘아가씨’ 관객상까지 시체스영화제에서 수상 행진을 이어왔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지난 8월 개막한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로는 13년 만에 경쟁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이어 9월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국제 관객상을 받기도 했다.
내년 제97회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작으로 선정된 ‘어쩔수가없다’는 올 크리스마스 시즌 북미 일부 극장에 이어 내년 1월 북미 전역에서 확대 개봉될 예정이다. 영화계에서는 시체스영화제 감독상 수상이 아카데미 수상을 위한 오스카 레이스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어쩔수가없다’는 국내 개봉 한 달 만인 이번 주말 300만 관객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5-10-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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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부산, 롯데 팬덤 다큐 '다시 나는 갈매기' 방영
“가족이기 때문에, (좀 못한다고)어떻게 우리가 가족을 내칠 수가 있어요?”
성적과 상관없이 롯데를 사랑하는 자이언츠 팬들이 주인공인 다큐멘터리가 지상파를 통해 방송된다. KBS부산총국은 개국 9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다시 나는 갈매기’를 오는 24일 오후 7시 40분 KBS1 TV를 통해 방송한다.
‘자이언츠, 44년의 함성’이라는 부제를 단 다큐멘터리는 야구 도시 부산의 롯데자이언츠 팬덤을 주제로 제작됐다. 2017년 이후 8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자이언츠 팬들은 단순한 스포츠 팬을 넘어선 하나의 문화와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 KBS 다큐는 시즌 개막부터 최종전까지 이들과 동행하며 왜 롯데를 응원하는지, 이들에게 롯데는 무엇인지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냈다.
다큐엔 세대와 국적, 나이와 성별을 달리한 다양한 팬들이 등장한다. 1982년 원년 팬인 김정건 씨를 비롯해 부산갈매기 원정대장 권영민 씨, MZ세대 팬 김창아 씨, 해마다 시즌권을 구매하는 주부 옥현주 씨, ‘쌍깃발아재’ 배신규 씨, 택시기사 노계만 씨, 대만 팬 동빈 씨, 유튜버 김창덕 씨 등 수많은 갈매기들이 출연해 롯데를 향한 사랑, 추억, 아쉬움 등 진심 어린 속내를 털어놓는다.
KBS부산총국은 다큐 제작 기간 롯데의 홈경기장인 사직구장을 포함해 잠실, 대전 등 원정구장에서의 모습까지 생생한 영상을 위해 드론을 가동하는 등 다양한 제작기법을 동원했다.
KBS부산총국 관계자는 “롯데 팬들의 진솔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이번 다큐멘터리는 부산이라는 지역성과 야구 문화와의 관계, 스포츠 팬덤의 가치를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을야구의 문은 올해에도 열리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는 팬들의 믿음과 응원은 자이언츠가 좀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할 수 있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2025-10-2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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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관광과 문화의 만남 ‘서면메디컬스트리트축제’ 부산 가을 빛낸다
의료관광과 문화가 빚어내는 미래로의 여정. 2011년부터 시민 곁을 지켜온 서면메디컬스트리트(SMS) 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부산의 가을을 빛낸다. 13회 째를 맞은 축제는 의료기관 380여 곳을 비롯해 쇼핑, 숙박, 뷰티, 문화시설 등이 밀집해 부산의 대표적인 의료관광 중심지로 꼽히는 SMS를 무대로 오는 24~25일 이틀간 펼쳐진다.
□양질의 의료서비스 체험
‘의료관광, 문화와 미래가 만나는 길’을 슬로건으로 한 축제는 부산진구가 주최하고 (사)서면메디컬스트리트 의료관광협의회(이하 SmS 의료관광협의회)가 주관한다. 글로벌 의료관광 도시로서 부산진구의 인지도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축제는 부산진구가 ‘부산 의료관광의 심장, 세계로 뻗어가는 글로벌 메디컬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되고 있다.
실제 부산진구는 다양한 의료관광 인프라를 기반으로 2023년에 이어 2024년 역시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부산시 외국인 환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면서 16개 구‧군 중 1위를 기록 중이다. SMS를 기반으로 한 의료‧뷰티‧웰니스 융합 마케팅과 지속적인 해외 교류 확대로 명실상부한 ‘부산 의료관광 1번지’ 입지를 다졌다.
올해 축제는 오는 24일 오전 11시 서면1번가 메인 무대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개막 퍼포먼스, 축하공연이 이어지며 축제의 막이 오른다.
성형외과와 피부과, 치과, 안과 등 의료기관 12곳이 참여해 현장 의료상담과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가상성형·상담, 피부진단, 비만도 검사 등은 물론 구강병 예방, 치아교정, 임플란트, 양악 시술 상담, 안압검사, 노안질병 상담, 시력교정 상담, 혈압측정, 하지정맥류 예방, 갑상선 초음파 등을 받을 수 있다.
부산여대와 동의과학대는 웰니스 체험 부스를 마련해 전통차 시음, AI 피부진단, 건강상담 등 다양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부산시도 지원에 나섰다. 시에서 지원 중인 ‘찾아가는 의료버스’가 함께 운영되면서 혈압·혈당·체성분 측정 등 기초 건강검진과 건강상담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 시민은 물론 관광객 역시 간단한 건강체크를 통해 의료관광 1번지 부산진구의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부대행사도 다채
이번 축제가 의료관광 산업의 실질적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해외 바이어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행사도 마련된다. 일본, 중국, 러시아, 대만, 싱가포르 등 5개국 해외 바이어 14명은 초청 비즈니스 상담회(B2B)를 통해 부산진구 의료기관들과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네트워킹의 밤에 참여해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가진다. 이들은 또 SMS는 물론 전포카페거리와 부산시민공원, 부전시장 등 지역의 대표 웰니스 관광지를 둘러보며 부산진구의 매력을 체험하는 부산진구 의료웰니스 인프라 체험 팸투어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거리 곳곳에서는 K팝 퍼포먼스와 전자바이올린 연주, 버스킹, 벌룬 쇼, 마임 서커스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져 축제의 흥을 더한다. 특히 축제장 내 의료기관 부스를 방문해 상담을 받고 스탬프를 모은 뒤 현장에서 기념품이나 경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스탬프 투어’는 시민들의 참여 열기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뿐만 아니라 포토부스, 에어볼 추첨 이벤트 등 다양한 즐길 거리와 볼거리가 마련돼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시민참여형 축제로 꾸며진다.
SmS 의료관광협의회는 지난 17일 김병준레다스흉부외과에서 글로벌 서포터즈 위촉식을 갖고 축제 홍보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서포터즈는 부산글로벌도시재단 추천을 통해 미얀마, 베트남, 카자흐스탄, 인도, 도미니카공화국 등 5개국 14명의 우수 외국인 유학생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축제를 적극 홍보하는 역할을 맡았다.
부산진구는 의료와 문화, 시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건강한 축제가 부산진구의 의료 경쟁력과 지역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진구 김영욱 청장은 “부산진구가 세계인이 찾는 의료·웰니스 관광 도시이자, 시민이 자부심을 느끼는 품격 있는 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의료관광산업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10-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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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진료환자 2년 연속 200만 명 대
지난해 인플루엔자(독감)로 병의원 등에서 진료받은 사람이 200만 명 대를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2000만 명대를 훌쩍 넘겼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두 달이나 빨리 독감 유행 주의보가 발령된 만큼 올해와 내년에도 상당한 규모의 독감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진료비 심사 연도 기준 지난해 독감 환자는 236만 369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297만 4724명)보다는 적지만 2022년(12만 8078명), 2021년(1만 4754명), 2020년(133만 4474명)보다는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2020∼2021절기, 2021∼2022절기에는 독감이 유행하지 않았지만 2022년 하반기 들면서 독감이 다시 유행했다. 특히 2023년에는 이례적으로 독감이 연중 유행하는 양상을 보였다. 2023년과 지난해 독감 진료 환자 수가 200만 명대로 치솟은 것은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독감 유행이 지속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독감은 통상 11월부터 이듬해 4월 유행한다.
질병관리청은 앞서 지난 17일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해(12월 20일)보다 두 달이나 이른 것인 표본 감시 결과 독감 의심환자(38도 이상의 발열과 함께 기침, 인후통 등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비율이 유행 기준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질병청이 독감 유행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는 감시 지표로, 표본의료기관의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비율을 뜻한다.
올해 40주 차인 9월 28일부터 10월 4일까지 298개 표본 의료기관의 외래환자 1000명 당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12.1명(1.2%)으로 이번 절기 유행 기준(1000명 당 9.1명)을 초과했다.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38주 8.0명, 39주 9.0명, 40주 12.1명, 41주 14.5명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41주차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7∼12세 24.3명, 1∼6세 19.0명으로 소아·청소년에서 더 높았다.
독감은 독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고열과 인후통, 구토 등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만 65세 이상 노인을 비롯한 어린이, 임신부, 폐·심장 질환자, 특정 만성질환자, 면역 저하자 등은 폐렴 등 합병증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독감으로 진료받은 236만 여 명 중 입원 환자는 9만 5280명(4.0%)으로 집계됐다.
2025-10-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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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1번지 부산'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작 150편 돌파
부산영상위원회의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사업’이 누적 지원 작품 수 150편을 돌파했다. 2009년 제도 시행 후 16년 만에 이룬 성과로, 해마다 평균 10편의 작품이 지원받고 있다.
이 사업은 부산에서 7회차 이상 촬영하는 국내외 장편극영화와 드라마를 대상으로 최대 4000만 원 상당의 현물을 지원하는 제도다. 현물은 숙박비와 식비, 유류비, 장소 사용료 등 제작 현장에서 직접 발생하는 비용을 말한다.
그동안 지원받은 작품으로는 ‘국제시장’(2014), ‘부산행’(2016), ‘서울의 봄’(2023), ‘파묘’(2024) 등 천만 영화가 다수 포함돼 있다. 또 ‘쌈, 마이웨이’(2017), ‘라이프 온 마스’(2018), ‘무빙’(2023), ‘굿보이’(2025) 등 흥행 드라마도 즐비하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2022),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2022) 등 거장들의 작품도 다수 부산영상위의 지원사업을 받아 제작됐다.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사업을 통해 부산이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는 지역 홍보나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 무형의 가치에 머물지 않는다. 부산영상위에 따르면 이 사업으로 12개 작품에 3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원한 지난해, 작품 제작진이 부산에서 직접 소비한 금액은 40억 2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원금 대비 13배의 경제 효과를 거둔 셈이다. 이런 효과는 지난해 한 해에만 그친 게 아니다. 2021년 이후 올해까지 5년간 거둔 경제 효과가 평균 12배에 달한다.
실제로 올해 부산 서구 국제수산물도매시장 등지에서 모두 7회차 촬영을 진행한 tvN 드라마 ‘태풍상사’ 촬영팀은 2000만 원의 현물지원을 받아 1억 7700만 원을 부산에서 소비했다.
지난해 4000만 원의 현물지원을 받아 20회 촬영을 진행한 디즈니플러스의 첩보 멜로물 ‘북극성’ 제작진은 4억 8300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북극성’에서는 5화에서 문주(전지현)가 연설하는 장소인 수영만 요트경기장 등 모두 열다섯 곳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지난 추석 극장가를 접수한 영화 ‘보스’ 촬영팀은 앞서 2023년 20회 촬영 기간에 모두 8억 1500만 원을 지출했다. ‘보스’가 부산영상위로부터 받은 인센티브는 4000만 원이다. 지원금의 20배를 부산에서 소비했다.
부산영상위 강성규 운영위원장은 “최근 영상 콘텐츠를 통한 지역 홍보와 경제 파급 효과가 주목받으면서 국내 지자체는 물론이고 각국 정부 차원에서도 촬영 인센티브 지원제도 확대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원을 받아 제작된 국내외 작품을 통해 부산은 어느새 ‘방문하고 싶은 매력 도시’로 인식되고 있다”며 “지원사업이 단지 영상 산업의 발전에 머무르지 않고 국내외 관광객을 유입하는 실질적인 경제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1999년 설립된 부산영상위는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사업 150편을 포함해 올해까지 모두 2000편의 작품 촬영을 지원했다. 막바지에 접어든 올해 지원사업 신청은 부산영상위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부산영상위 관계자는 "기존 0.5회차로 인정하던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촬영분을 올해부터 1회차로 상향 조정하는 등 인센티브를 확대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10-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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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가을, 형형색색 예술로 물든다
부산 문화예술계의 한 해 성과를 펼쳐 보이는 종합예술축제가 열리고 있다. (사)부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부산예총)가 주최하고 11개 장르별 협회가 주관하는 ‘제63회 부산예술제’가 지난 12일 부산무용예술제를 시작으로 다음 달 9일까지 시내 전역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63년째 이어지는 부산예술제는 해마다 지역 예술인들에게 창작 결과물의 발표 무대를 제공해 온 부산의 대표 종합예술축제이다. ‘예술로 물드는 도시, 미래를 향한 도전’을 기치로 열리는 올해 부산예술제 역시 음악, 무용, 미술, 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전시를 통해 지역 예술의 현재를 보여주고, 미래 비전을 담아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주요 행사로는 △부산도시건축사진전(부산건축가회) △전통음악한마당(부산국악협회) △부산무용예술제(부산무용협회) △지역문학작품 교류전(부산문인협회) △해외자매도시미술교류전&부산미술대작전(부산미술협회) △한국사진작가협회 부산지회 회원전(부산사진작가협회) △작강연극제(부산연극협회) △부산실버가요제(부산연예예술인협회) △가곡과 아리아의 밤(부산음악협회) △꽃예술제(부산꽃예술작가협회) △세계 음다 풍속(부산차문화진흥원) 등이 있다.
개막식은 오는 29일 오후 5시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넥스트 웨이브: 부산, 미래를 그리다’라는 제목으로 개최되는 개막식에는 가야금병창, 한국무용, 합창, 클래식 공연과 함께 기타리스트 함춘호, 스트리트 댄스팀 헤이데이크루&GNB, 팝페라가수 복지은의 개막 축하공연이 준비돼 있다. 오수연 부산예총 회장은 “부산예술제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지역 예술의 현재를 기록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플랫폼”이라며 시민의 관심을 부탁했다. 행사별 구체 일정과 문의는 부산예총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문의 051-631-1377.
2025-10-1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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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도 생애주기별로…나잇대별 영양제 선택 요령은
가을 환절기를 맞아 건강을 챙기기 위해 영양제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에게 필요한 성분’을 선택하는 안목이다. 나이에 따라 신체 대사와 영양 요구량이 달라지는 만큼 생애주기별 적절한 영양제를 찾아 복용할 필요가 있다.
뼈 성장이 활발한 시기인 어린이·청소년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비타민 D다.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도와 뼈 성장에 필수적인데 실내 활동이 많은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은 햇빛 노출 부족으로 더욱 취약하다. 하루 400~800 IU 수준으로 보충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편식이 잦고 영양 섭취가 고르지 않은 경우도 많아 기초 영양을 보완할 수 있는 종합비타민을 챙겨먹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청년층은 스트레스가 많고 식사 패턴도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 이 시기에는 피로 회복과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비타민 B군을 중심으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음주가 잦거나 흡연을 하는 경우 체내 산화 스트레스가 높아지기 때문에, 항산화 작용이 강한 비타민 C를 함께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면의 질 저하와 피로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기에 해당되는 중장년층의 경우 마그네슘이 근육 경련 완화와 수면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자기 전 복용하면 효과적이다. 폐경 전후의 여성은 골다공증 위험이 증가하므로, 비타민 D와 칼슘을 함께 보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중장년 남성의 경우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높아지는 시기로, 혈중 중성지방 개선과 염증 조절에 도움을 주는 EPA(에이코사펜타엔산) 성분이 포함된 오메가-3 제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노년층은 근감소 예방이 핵심 과제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과 체력 저하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단백질 섭취가 필수적이다. 식사량이 줄고 씹는 힘이 약해지는 경우가 많아, 분말형 단백질 보충제나 마시는 형태의 영양 음료를 활용하면 간편하게 필요한 영양을 보충할 수 있다. 여기에 에너지 대사와 신경 기능 유지에 중요한 비타민 B군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노년층의 경우 관절 영양제를 선호하는데 문제는 오래, 많이 먹는다고 효과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특히 콘드로이틴은 항응고제를 복용 중일 경우 출혈 위험이 높아질 우려가 있어 복용 전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소, 돼지, 상어 연골 등 동물 유래 성분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특정 단백질에 민감한 사람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 증상을 악화할 우려도 있다. 콘드로이틴은 섭취한 양의 약 10~15%만 흡수되는 것으로 보고된 만큼 높은 효과를 기대하고 과량 복용할 경우 복통, 메스꺼움, 설사, 복부 팽만감 등 소화기계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짧은 기간 섭취해서는 눈에 띄는 개선을 거두기 어렵다. 이미 관절 구조 손상이 심한 상태거나 수술이 필요한 단계라면 복용에 의미 없을 수 있다.
동아대병원 종합건강증진센터 신보경 교수는 “나잇대에 따라 자신의 식습관, 건강 상태, 복용 중인 약물, 검사 결과 등을 고려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정기적인 검사나 전문가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꼭 맞는 ‘맞춤 섭취’가 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접근법”이라고 조언했다.
2025-10-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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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 잘잘못 아닌 운명 같은 것… 현실 수용의 용기를
우울, 불안,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정신과와 심리상담센터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말 못할 고민에 마음 아픈 이들이 기댈 곳은 실상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마음산책>은 이들의 아픔을 들여다보고 내적 고통에서 벗어날 길을 보여줍니다. 글을 쓴 정신과 전문의이자 정신분석가인 김철권 박사는 올해 초 동아대병원에서 정년퇴임한 후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회복에 전념하기 위해 개인병원을 개원했습니다. 이메일(gomin119@busan.com)을 통해 접수된 사연 중 한 건을 선정해 매월 한차례 고민을 풀어볼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편집자주)
Q. 제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습니다. 주변의 흔한 남자아이와는 다른 행동을 볼 때마다 불안감이 커졌지만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한다”고 애둘러 말하며 아이를 포용하려 애썼습니다. 아이는 정말 제 말을 잘 따라주었고, 공부도 곧잘 했습니다. 힘든 사춘기 시절 사랑하는 친구에게 고백조차 할 수 없다며 울먹이면서도 열심히 생활하는 아이를 보면서 제 마음도 다잡았습니다. 문제는 아이가 대학 진학 후 성 정체성을 찾기 위해 수술을 받겠다는 말을 꺼내면서 불거졌습니다. 크게 말다툼을 한 이후 아이는 “지금까지 한 격려는 모두 거짓이었다”며 저희 부부와 더 이상 소통하려 하지 않습니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습니다. 이대로 아들을 잃을까 겁이 나면서도 달라진 아이의 모습을 받아들일 용기도 안 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이 사례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트랜스젠더란 생물학적(신체적) 성별과 심리적·사회적 성별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남자로 태어났지만 본인은 여자가 되고 싶어하거나 또는 그 반대 경우입니다. 트렌스젠더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때로는 해결 불가능한 경우도 많습니다. 일부 트렌스젠더는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고 비수술적 방식으로 정체성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성전환 수술과 호르몬 치료를 통해 외형과 역할을 바꾸려고 합니다. 성전환 수술과 호르몬 치료에 대한 집착은 그것 자체를 삶의 목표로 삼을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대화로 그 생각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프로이트는 트렌스젠더를 파라노이아(정신증)의 한 형태로 분류합니다.
어느 날, 20대 혹은 30대의 아들이나 딸에게서 자신의 성을 바꾸기 위해 수술하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부모가 받는 충격의 강도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큽니다. 그것은 이 세상에서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을 경험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양상 논리학에서 ‘불가능’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현실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거나(P) 아니면 일어나지 않거나(∼P) 둘 중 하나입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면서 동시에 일어나지 않는 경우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을 양상 논리학에서는 불가능으로 정의하며 기호로 표시하면 ‘P and ∼P’입니다. 부모의 눈에 자식은 아들이나 딸(아들 or 딸) 밖에 없습니다. 아들이면서 동시에 딸(아들 and 딸)인 경우는 불가능합니다. 딸이면서 동시에 아들인 경우도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트렌스젠더 자녀는 자신의 육체적 성(性)은 거짓이고 진짜는 그 반대의 성이라고 말합니다. 감옥과도 같은 현재의 성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수술은 불가피하다고 합니다. 부모의 눈에는 불가능으로 보이는데 트렌스젠더 자녀들은 가능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대화 자체가 힘듭니다.
트렌스젠더는 부모에게 상실과 애도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20대 이후로 성장한 자식은 부모의 뇌에 어떤 존재로 각인되어 있을까요? 출생 후 지금까지 함께 살아온 그 긴 세월동안 축적된 기억의 집합체로 인식됩니다. 태어나던 순간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일이 있었고 그 일에 대한 수많은 기억들이 모여 현재의 아들이나 딸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합니다. 앨범에 꽂혀있는 많은 사진들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아들이나 딸이 지금까지 부모에게 저장된 그 모든 기억을 부정하고 아들은 여자로, 딸은 남자로 나타난다면, 지금부터 다른 성으로 살겠으며 그러기 위해 성전환 수술을 받겠다고 주장한다면, 충격을 받지 않을 부모가 이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트렌스젠더는 보수와 진보, 도덕과 윤리의 관점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하는 애도의 문제입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신의 기억속에 있는 사랑하는 아들이나 딸을 현실에서 잃게 되는 것이고, 트렌스젠더 역시 자신이 원하는 성을 갖기 위해 사회가 인정하는 성을 잃는 것입니다.
외래에서 트렌스젠더 자녀를 둔 부모는 저에게 ‘왜?’라는 질문을 합니다. ‘도대체 왜 우리 애가 그렇게 되었는가?’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부모는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그것은 운명입니다. 트랜스젠더 자녀의 부모는 죽을 병에 걸렸을 때 사람들이 겪는 심리적 변화인 충격→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의 단계를 밟아나갑니다. 부모의 마음에는 여전히 ‘불가능’으로 남아 있지만 그래도 부모이기에 현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사회에서 낙인찍혀 살아가는 트렌스젠더 자녀들을 보면서 함께 눈물을 흘립니다. 그 눈물은 사랑과 안타까움의 눈물입니다.
2025-10-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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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10월에는 꽃구경 다니다 세월 다 가겠네
경남의 10월은 ‘꽃구경 다니는 계절’이다. 곳곳에서는 코스모스, 핑크뮬리, 아스타국화 등 다양한 종류의 꽃이 아름다움을 경쟁하고 있다. 당연히 각 시군에서는 꽃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이미 끝난 축제도 있고 계속 진행 중인 곳도 있다. 꽃으로 화려하게 물든 경남의 가을로 들어가 본다.
■의령군 호국의병의숲
올가을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의령군 남강변 호국의병의숲 친수공원이다. 호국의병의숲은 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이 의병을 이끌고 나서 왜병과의 싸움에서 첫 승리를 거둔 기강 전투를 기리기 위해 꾸민 곳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3~12일 ‘2025 의령 기강 리치꽃축제’가 열렸다. 지난해까지는 댑싸리 축제였지만 올해부터는 이름이 바뀌었다.
이곳에는 3만 평 규모 평지에 핑크뮬리를 필두로 아스타국화, 메밀꽃, 팜파스그라스, 맨드라미, 코스모스, 노랑코스모스, 댑싸리 등이 골고루 피어 있다. 남강을 따라 걸으면서 달콤한 꽃향기를 한 종류도 아니고 10종류 가까이 골고루 맡을 수 있으니 한마디로 ‘가을꽃 향수세트’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친수공원에 들어서면 이곳이 현실세계에서 걷는 것인지, 수채화 속 환상세계에서 꿈을 꾸는 것인지 헷갈릴지도 모른다. 코스모스와 노랑코스모스가 섞여 자라는 코스모스 정원의 풍경은 실재가 아니라 그림 같기 때문이다. 직접 가서 보면 과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핑크뮬리도 마찬가지다. 식물이 자라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핑크핑크한’ 강물이 출렁이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다. 이 꽃밭 사이를 지나가면 온 몸이 핑크빛으로 물들어 마치 핑크빛 인형으로 변신한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코스모스 정원과 핑크뮬리 사이에는 갈대와 비슷한 모습을 가진 팜파스그라스 그리고 땅에 바짝 붙은 맨드라미가 자란다. 한 부부가 우산으로 햇살을 가린 채 팜파스그라스 사이로 걷는 모습을 보니 그야말로 몽환적이다. 맨 앞에는 가을 분위기를 잔뜩 풍기면서 바람에 흔들리는 팜파스, 그 너머로는 노란색과 분홍색, 하얀색이 골고루 섞인 코스모스 꽃밭. 그 사이로 느긋하게 웃으며 산책을 즐기는 검은 우산. 두 사람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가을의 추억’이 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다.
바람개비가 흔들리는 남강변을 따라 핑크뮬리 꽃밭을 산책하다 보면 눈부실 정도로 매혹스러운 공간이 등장한다. 4가지 색의 꽃이 4개의 층을 이뤄 마치 파스텔 그림을 그린 것 같은 신비한 장면을 연출한다. 맨 앞에는 핑크뮬리가 바람과 어울려 덩실거리고 그 너머로는 보라색과 주홍색 아스타국화가 차분하게 앉았다. 가장 뒤에는 온갖 색이 섞인 코스모스 꽃밭이 신나게 어깨춤을 춘다.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꽃 풍경을 경험했지만 이곳처럼 눈부시고 신기루 같은 장면은 처음이다.
호국의병의숲 꽃 여행의 마지막은 댑싸리다. 원래 이곳은 가을이면 갈색으로 변하는 댑싸리로 유명해 많은 블로거, 유뷰버가 찾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꽃들에 밀려나 인기를 잃은 탓인지 약간 의기소침해 보인다.
■하동코스모스·메밀꽃축제
의령군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의령 소바’로 배를 채운 뒤 이번에는 하동군으로 달려간다.
하동군 북천면 직전리에는 지역 주민들이 일군 꽃밭이 있다. 이곳에서 봄에는 꽃양귀비축제, 가을에는 코스모스·메밀꽃 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지난 2일 시작해 오는 19일 막을 내린다. 축제는 곧 마감되지만 아직 꽃 잔치는 끝난 게 아니다. 직전리 들판에는 여느 해보다 더 화사한 코스모스가 피어 축제 기간에 많은 관람객을 불러 모았고, 아직도 활짝 피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혹의 미소를 보낸다.
축제단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화사한 코스모스가 밝은 얼굴로 두 팔을 활짝 벌려 환영 인사를 전한다. 꽃 색깔이 촌스러워 보이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관람객의 마음과 발길을 잡아당긴다.
어릴 때에는 이렇게 꽃밭을 조성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코스모스가 지천으로 흔했다. 가을이면 시골길을 따라 학교까지 함께 걸어주던 꽃이다. 바람에 따라 몸을 한들거리면서 가끔 얼굴을 간질이기도 하고, 거꾸로 때로는 걸음을 방해하기도 했다.
알록달록한 코스모스 단지를 지나면 이번에는 단색 세상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느끼게 된다. 바로 푸른 줄기와 하얀 꽃으로만 이뤄진 메밀꽃이다. 꽃밭 너머에 화사한 코스모스 단지가 없다면, 그리고 ‘플라워 뷰’라는 이름이 붙은 건물과 풍차가 없다면 이곳이 이승인지 천국인지 헷갈릴지도 모른다.
하얀 눈처럼 들판을 뒤덮은 메밀꽃밭 한가운데에는 꼬불꼬불한 소나무 두 그루가 떡하니 서 있다. 데이트를 즐기는 두 남녀가 너무 수줍어 손도 못 잡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걸어가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난다.
코스모스·메밀밭 축제장에서는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훌륭한 샷을 건질 수 있지만, 특히 그림이 잘 나오는 곳은 ‘플라워 뷰’라는 글자가 적힌 하얀 건물로 걸어가는 흙길이다. 왼쪽에서는 코스모스가 하느작거리고, 오른쪽에서는 메밀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며칠째 흐리던 하늘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아주 맑게 개었다. 비어 있으면 허전할까 봐 하얀 뭉게구름이 하늘을 가득 메운다. 그 아래 하얀 건물과 그 뒤로 보이는 푸른 산은 알록달록한 색상의 코스모스, 하얀 메밀꽃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꽃 단지에서 1.5km 떨어진 곳에는 북천역-하동레일파크가 있다. 예전에는 경전선이 달리던 곳이었지만 북천역에서 양보역까지 철로 구간을 레일파크로 바꿔 레일바이크를 타는 곳으로 바뀌었다. 북천역-하동레일바이크는 꽃 단지 바로 앞에 있는 북천역과는 다른 곳이다. 레일바이크를 타면서 즐기는 꽃구경이 또 별미라서 많은 관람객이 이용한다. 유의할 점은 운행시간이 고정돼 있으니 미리 잘 알고 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경남 가을 꽃
호국의병의숲 인근인 함안군 악양생태공원에서도 활짝 핀 핑크뮬리를 즐길 수 있다. 생태공원에서 연결되는 악양 둑방길과 강변에서는 활짝 핀 코스모스 사이로 상큼한 산책을 만끽할 수 있다.
밀양시 초동면 반월리 연가길은 줄여서 초동연가길이라고 부른다. 이곳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는 ‘코스모스, 억새 맛집’이다. 느긋하게 꽤 오랫동안 가을 햇살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다. 총 길이가 무려 4km에 이른다.
거창군 감악산에서는 지난 12일까지 ‘제5회 감악산 아스타국화축제’가 열렸다. 축제가 끝났다고 해서 축제장이 문을 닫았거나 꽃이 모두 시든 것은 아니니 실망할 필요는 없다.
감악산 꼭대기 별바람언덕을 보라색으로 가득 메운 아스타국화의 색감은 이색적이고 환상적이다. 하얀색, 분홍색, 보라색 아스타국화 수만 송이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산 정상에는 풍력 발전기 여러 대가 돌아가는데, 꽃밭에 들어가 발전기를 배경으로 찍는 사진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가을꽃이라면 함양군 상림공원도 빼놓을 수 없다. 백일홍, 안젤로니아, 숙근사루비아 등 다양한 꽃이 온 세상을 화려하게 꾸민다. 수백 년 묵은 나무들이 무성한 잎을 자랑하는 상림 숲을 따라 끝도 없이 꽃이 이어진다. 상림 공원과 꽃 정원 사이의 산책로를 걷거나 뛰는 지역 주민들이 적지 않다. 꽃 정원을 둘러보고 대봉스카이랜드에서 모노레일과 집라인을 즐겨도 된다.
2025-10-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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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예총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 지지"
부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을 지지하고 나섰다. 부산예총은 16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퐁피두센터 부산 유치는 부산의 문화 정체성을 강화하고, 예술로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투자이자 역사적 과업”이라며 지지 선언을 했다.
부산예총은 이 자리에서 “퐁피두센터 부산은 단순한 미술관 건립을 넘어, 부산이 아시아 예술의 허브로 도약하는 상징적 프로젝트”라며 “퐁피두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부산이 예술 교류와 창조의 중심지로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예총은 이어 퐁피두센터 부산 추진과 운영 과정에 적극 협력하고 필요성과 정당성을 널리 알리겠다고 선언했다. 또 퐁피두센터 부산이 지역 예술인과 세계 예술을 잇는 상생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도록 예술적·인적 지원에도 나설 것이라고도 밝혔다.
부산예총 기자회견에는 오수연 회장을 비롯해 김인숙 수석부회장, 김두진(부산건축가회장)·권성은(부산음악협회장) 부회장, 조성범 감사, 강명옥(부산국악협회장), 남선주(부산무용협회장), 박혜숙(부산문인협회장), 최장락(부산미술협회장) 등 임원진이 참석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의 역점 사업인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설립안은 지난달 9일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바 있다.
2025-10-1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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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셈의 시대’ 누린 50~60대, 위선적 노인으로 남지 않으려면…
이들의 부모는 디지털이 어렵다. 이들의 아이는 아날로그를 모른다. 이들은 아날로그 정서를 디지털 언어로 해석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다. 어려서는 주판을 배웠고, 지금은 인공지능(AI)을 사용한다. 재래식 변소에서 비데까지 경험했다. 아날로그 감성을 그리워하며 디지털의 편리함을 즐긴다. 두 시간대가 한 세대 안에 새겨져 있다. 이들은 문화적 이중 언어자이며, 동시에 두 시간대를 뛰어넘은 시간 여행자이다.
저자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태어나 현재 60대와 50대에 이른 이들을 ‘낭만 세대’로 정의한다. 이들은 최빈국의 아이로 태어나 부유한 나라의 중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전쟁의 참상을 걷어내고 경제가 자라나기 시작할 즈음 태어나고 자란 이들은 유년기 기억을 빈곤의 언어가 아닌 놀이의 언어로 말할 수 있는 첫 세대다. 학교 앞은 이들의 유토피아였다. 요즘처럼 학원 버스는 없었다. 이들이 누린 유년은 이 땅에서 처음 태어난 낭만기였다.
이들이 자라는 동안, 세상은 자주 다른 모습으로 얼굴을 바꾸었다. 삐삐라고 부르던 무선 호출기의 유행과 사라짐을 목격했고, 이제는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공중전화 앞에서 줄을 서던 이들은 이제 영상통화 버튼을 누른다. 카세트테이프를 빨리 감으려고 연필을 꽂아 돌리던 이들이 이제 스트리밍 음악을 듣는다.
낭만 세대가 태어나고 걷는 법과 말하는 법을 배워 청년이 되어가던 시기의 대한민국은 ‘덧셈의 시대’였다. 모든 수치는 불어나고, 세상은 앞으로만 질주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농업 국가 대한민국은 산업화한 경제 대국으로 급변했다. 1953년 13억 달러에 불과하던 명목국내총생산(GDP)은 2024년 약 1조 8689억 달러로 세계 13위권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들의 시대도 저물고 있다. 우리나라는 초고령화 시대에 진입했고, 1960년에 태어난 이들은 이제 노인이 되었다. 경제 전망은 어둡고 출산율은 바닥이고 자살률은 천장을 향한다. 성장은 가라앉고 미래는 불안하다. 낭만 세대는 초고령 사회의 불안한 미래를 경험할 첫 노인 세대이다.
문제는 부모 세대의 희생으로 낭만을 누렸던 이들이 후세에 전한 사회는 아이러니하게도 지독한 차별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판치는 불안 사회다. ‘그러게 잘하든지, 아니면 잘 태어나든지’(영화 ‘내부자들’)나 ‘내가 한국에서 못 살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한국에서 나는 경쟁력이 없는 인간이었기 때문이야’(영화 ‘한국이 싫어서), 혹은 ’그기 돈이 됩니까?(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라는 표현은 낭만 세대의 자식 세대가 살아가는 사회를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부모 세대는 삶이 빈곤한 생존 세대였고, 자식 세대는 희망이 빈곤한 생존 세대다. 두 생존 세대 사이에 낭만 세대가 있다. 부모 세대는 정작 자신은 그늘에서 쉴 수 없음을 알면서도 열심히 나무를 심었다. 낭만 세대는 그 나무 그늘에서 통기타를 치고, 민주주의를 토론했다. 그런데 고작 자식 세대에 넘겨준 시대는 끝없는 경쟁과 불공정과 차별이 만연하다고 느끼는 ‘뺄셈의 대한민국’이다. 이대로라면, 낭만 세대는 ‘이기적인 노인 세대’로 남을 수밖에 없다. <낭만 세대>는 묻는다. 부모 세대의 희생을 발판으로 누린 과실을 독식한 위선적 노인으로 기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저 감성을 자극하는 ‘80년대 발라드 플레이리스트’만 남길 수는 없지 않은가! 이동직 지음/교유서가/212쪽/1만 7000원.
2025-10-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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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큰 감동"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부산 공연
오스카로 잘 알려진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 시상식이다. 세기말인 1999년 제71회 아카데미시상식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 잔치였다. 감독상(스티븐 스필버그)을 비롯해 5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당시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수상 부문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작품상을 비롯해 무려 7개의 트로피를 독식한 ‘셰익스피어 인 러브’이다. 이 작품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받지 못한 연기상(여우 주연상 기네스 팰트로·여우 조연상 주디 덴치)을 비롯해 각본상, 미술상, 의상상, 음악상까지 싹쓸이하며 그해 오스카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영화는 슬럼프에 빠진 16세기 영국의 청년 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미모의 연극 배우 비올라를 만나 예술적 감흥을 되찾고 불후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탄생시키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영화는 연극으로도 제작돼 2014년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다. 우리나라에는 불과 2년 전인 2023년 처음 무대에 올라 당시 연극 예매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완성도를 높여 2년 만에 다시 관객과 만난다. 앞서 올여름 서울 공연에서 화려한 캐스팅과 세련된 무대 구성으로 큰 호응을 받았던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이번 주말인 18~19일 부산에서 다시 한번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단순한 로맨스 극을 넘어 무대와 예술, 극장의 본질까지 아우르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16세기 말 런던의 극장과 거리, 귀족 파티 장면 등을 고스란히 재현한 무대미술과 의상, 웅장한 음악과 섬세한 조명은 오스카 7관왕의 명성을 그대로 잇는다. 연극은 또 ‘로미오와 줄리엣’ ‘맥베스’ ‘베니스의 상인’ 등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을 헌정하는 장면까지 가미하며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번 부산 무대에서도 믿고 보는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셰익스피어 역에는 이규형과 손우현, 이상이, 옹성우(출연 순)가 캐스팅됐다. 폭넓은 연기를 통해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장르를 넘나들며 많은 팬층을 확보한 스타 배우들이다. 특히 처음 연극 무대에 도전한 옹성우는 서울 공연을 통해 ‘셰익스피옹’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셰익스피어의 뮤즈 비올라 역은 드라마 ‘인간수업’ ‘메스를 든 사냥꾼’의 박주현, 영화 ‘브로커’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이주영, ‘열여덟의 순간’ ‘조선 정신과의사 유세풍’의 김향기가 차례로 맡는다. 이외에도 임철형, 정의욱, 김대종, 이호영, 오정택 등 탄탄한 연기력을 뽐내는 베테랑 배우들이 가세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재)부산문화회관 주최로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셰익스피어 인 러브’ 부산 공연은 오는 18~19일 양일간 오후 2시와 7시 모두 네 차례 관객과 만난다. 13세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12만 원(R석), 9만 원(S석), 6만 원(A석)이다. 청소년(13~24세 20%)과 부산시민(15%) 등 다양한 할인 혜택도 적용된다. 예매는 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문의 051-607-6000(ARS 1번).
2025-10-1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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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추석연휴 공백 메운 의료진… 아이들 목숨 살렸다
일주일 넘게 이어진 추석 연휴 내내 응급의료센터가 정상 운영된 덕택에 2개월 된 신생아를 비롯한 경남, 전남에 거주 중인 1~2세 아이들이 대거 목숨을 구했다.
15일 인제대부산백병원에 따르면 연휴 막바지였던 지난 8일 오후 8시 30분께 심한 복통과 구토를 반복하던 2세 남아가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전남 완주에서 해남, 광주시를 거쳐 병원을 전전하다 도착한 아이는 곧장 응급 처치를 받았고, 수일 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건강하게 회복해 퇴원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태어난 지 2개월 된 신생아가 경북 구미에서 급히 이송됐다. 응급처치 후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진 신생아는 소아외과 남소현 교수의 집도 아래 3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신생아는 집중 치료를 통해 현재 안정적으로 회복 중이다.
이뿐만 아니다. 추석연휴 첫 날이던 지난 3일 1세 남아를 안은 가족들이 병원 응급실을 급히 찾았다. 명절을 맞아 서울에서 경남 통영을 방문해 친척들과 시간을 보내던 중 아이가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자 수소문 끝에 소아외과 전문의가 있던 병원 응급실까지 1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온 것이다. 남 교수를 비롯한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모든 의료진이 즉각 투입, 신속하게 응급처치를 한 덕분에 아이는 다음 날 아침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자칫 생명을 잃을 뻔했던 이들이 겪은 질환은 모두 장중첩증이었다. 장중첩증은 장 일부가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질환으로, 주로 소장과 대장이 만나는 부위에서 발생한다.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6~36개월 영유아 특히 남자아이에게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소아응급환자의 경우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신생아중환자실, 외과중환자실 등 관련된 모든 진료과의 유기적인 협진이 필수다. 특히 장중첩증의 경우 공기나 바륨을 주입해 중첩 상태를 풀어주는 공기 및 조영정복술(에어리덕션) 시행이 우선인 만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와의 협진이 절실하다. 남 교수는 “소아응급환자는 진료과 한 곳이라도 부족하면 치료가 어려운데, 긴 연휴기간에 대비해 구축한 병원의 비상진료체계 덕분에 연속성 있는 응급처치로 아이들을 무사히 치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휴기간 동안 인제대부산백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환자는 500여 명에 이른다. 소아환자를 비롯해 타 지역에서 응급 이송된 대동맥박리환자, 심뇌혈관 환자, 양막 조기파열로 찾은 고위험 임산부, 28주 조산아 등 응급·중증·필수질환 환자들이 상당수다. 인제대부산백병원 양재욱 병원장은 “환자들이 진료 공백으로 인한 불편을 겪지 않도록 연휴 기간 응급의료센터 정상 운영을 어렵게 결정했는데, 전체 의료진과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준 덕분에 지역사회 의료 안전망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울경 대표 상급종합병원으로서 환자 중심 의료를 실천하고, 지역사회의 안전과 건강권 보장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10-1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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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통증 호소 60대 기관장, 입항 후 신속 대처로 구사일생
소화불량이라 여겨 가슴 통증을 참았던 60대 컨테이너선 기관장이 부산항으로 입항하자마자 응급 시술을 받아 극적으로 목숨을 구했다.
15일 부산 온병원에 따르면 C상선 소속 1만t급 컨테이너선 기관장 A(68)씨는 추석 연휴 선원 15명과 함께 일본에서 화물을 싣고 부산으로 귀국하던 중이었다. 항해 중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되지 않던 A 씨는 소화불량으로 여기고 선내 비치된 상비약을 복용했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위성 화상전화를 이용한 원격 진료가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단순 위장 증상으로 판단해 버텼다.
부산항 입항 직후인 지난 6일 오후 A씨는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과 함께 식은땀,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곧장 온병원 응급센터로 이송됐다. 심전도 검사 결과 급성심근경색으로 확인됐으며, 혈압은 80∼40mmHg까지 떨어진 위중한 상태였다.
온병원 심혈관센터 이현국(심장내과전문의) 센터장을 비롯한 수술팀은 즉시 A씨에 대해 응급 심장혈관중재술(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시행했다. 검사 결과 좌전하행동맥과 우관상동맥 두 곳이 완전히 막혀 있었고, 혈전과 석회가 심하게 쌓여 혈류가 거의 차단된 상태였다. 시술 중 A씨는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혈류가 일시적으로 멈추는 ‘무혈류 현상’을 겪었지만 수술팀이 즉시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혈류를 회복시켰다. 두 혈관 모두 정상 혈류를 되찾으며 시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A씨는 중환자실에서 이틀간 집중 치료를 받은 뒤 일반 병실로 옮겨 회복했다. 초기 검사에서 심박출량(EF)이 정상의 절반 수준인 38%까지 떨어졌다가 일주일 만에 EF 56%까지 회복됐으며, 지난 13일 무사히 퇴원했다.
이 센터장은 “A씨의 경우 두 혈관이 동시에 막힌 드문 유형의 심근경색으로 시술 난이도가 높았지만, 빠른 판단과 팀워크 덕분에 성공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었다”며 “심근경색은 시간과의 싸움이어서 조기 내원과 신속한 시술이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2025-10-1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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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석 소극장' 무대에서 출발하는 K뮤지컬
“대학로에서 브로드웨이로 진출해 토니상 6관왕을 휩쓴 ‘어쩌면 해피엔딩’처럼 뮤지컬 ‘80일간의 세계일주’도 소극장에서 출발하지만, 꿈마저 작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쥘 베른의 원작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가 부산의 소극장에서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인근의 소극장 어댑터씨어터 2관은 17일부터 26일까지 뮤지컬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무대에 올린다. 부산문화재단의 집중지원사업인 ‘올해의 포커스 온’에 선정된 작품으로 이번 부산 무대가 초연이다.
작품은 2019년 서울 대학로에서 선보였던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의 유병은 연출가와 강진명 작곡가가 다시 손을 맞잡아 탄생했다. 강성진과 김형균, 구옥분, 김륜호, 엄준식 등 당시 호흡을 맞췄던 뮤지컬 배우들도 이번 부산 무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1872년 발표된 원작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는 15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는 모험 소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뮤지컬은 원작의 탄탄한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시선과 한국 정서에 맞춘 인간 성장 서사로 확장된다는 게 특징이다.
시간관념이 철저한 완벽주의자인 영국 신사 필리어스 포그는 정의로운 구원자로 변신,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고 불의에 분노하는 인간미를 드러낸다. 하인 파스파르투와의 세계일주는 곧 진정한 인간미를 찾아가는 여정이 된다. 둘의 여정은 아우다 부인과의 로맨스와 형사 픽스와의 대립은 물론 원작에 없는 소녀 라코타의 합세로 더욱 풍성해지고 따뜻해진다.
유병은 연출은 “이번 공연은 냉정한 신사가 세상을 돌며 결국 사람에게 돌아오는 이야기”라며 “작은 무대에서 시작하는 도전이지만, 그 안에서 더 큰 인간의 이야기를 발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뮤지컬 ‘80일간의 세계일주’가 특히 눈길을 끄는 포인트는 100석이 채 되지 않는 소극장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소극장 뮤지컬은 하지만, 관객과의 밀도 높은 만남을 통해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뮤지컬 ‘80일간의 세계일주’ 역시 이런 경험을 토대로 작품을 성장시켜 향후 중대형 극장으로 확장하는 꿈을 꾼다.
실제로 이런 시스템은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도 검증된 제작 구조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에서도 ‘빨래’ ‘김종욱 찾기’ ‘팬레터’ 등 다수의 창작 뮤지컬이 소극장에서 출발해 장기 흥행으로 이어졌다.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예술은공유다 심문섭 대표는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을 석권하며 우리나라 창작진 중심 제작 시스템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80일간의 세계일주’ 또한 같은 방향성에서 제작된 것으로, K뮤지컬의 진화를 잇는 작품으로 육성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공연은 17일부터 오는 26일까지 2주간 금·토·일요일에 관객을 맞는다. 시간은 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와 오후 7시, 일요일 오후 5시. 8세 이상 관람 가로, 중간 휴식 없이 100분간 진행된다. 관람료 6만 원. 예매 및 할인 정보 확인은 네이버와 어댑터씨어터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문의 051-911-1447.
2025-10-15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