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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 유스호스텔 수탁 운영자 공모…8월 중 개장 목표
속보=경남 고성군이 하반기 개장을 앞둔 유스호스텔(부산일보 5월 1일 자 11면 등 보도) 운영자를 공개모집한다.
고성군은 유스호스텔 효율화와 수련 활동 프로그램 전문성 제고를 위해 시설 관리와 운영 전반을 책임질 수탁 운영자 공모에 착수했다고 2일 밝혔다.
지원 자격은 청소년기본법에 따라 청소년 육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나 단체다.
군 홈페이지에 공고한 신청서와 제안서를 작성해 17일까지 인구청년추진단을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
군은 이달 중 수탁자 선정 심의위원회를 열어 운영자 선정을 마무리하고 시범운영을 거쳐 7월 말 또는 8월 중 개장할 계획이다.
위수탁 기간은 협약 체결 후 3년이다.
고성군 관계자는 “유스호스텔은 단순한 숙박시설을 넘어 지역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며 “역량 있는 운영 주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유스호스텔은 고성 지역의 고질적인 숙박시설 부족 문제를 해소하면서 지역 경제에도 활기를 불어넣으려 기획한 프로젝트다.
인구 5만 명 남짓인 고성은 주력 산업으로 육성한 조선 산업이 제 몫을 못 하자 사계절 운동이 가능한 천혜의 자연조건을 바탕으로 스포츠 마케팅에 집중했다.
이를 토대로 2018년 한해 18개 불과했던 전국·도 단위 체육 대회를 지난해 76개로 늘렸다. 매주 1개 이상의 대회가 열리는 셈이다.
경제 유발 효과는 227억 원 상당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열악한 숙박시설 탓에 제대로 된 낙수효과를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당수 출전팀이 인접한 통영에 여장을 풀면서 정작 소비는 지역 밖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유스호스텔에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총 사업비는 340억 원, 고성하이화력발전소 사업자인 고성그린파워가 출연한 상생협력 기금 140억 원에 산자부 전력산업기반기금을 보탰다.
연면적 7199㎡, 지하 2층·지상 9층 4개 동 규모로 객실 수는 46개, 최대 수용인원은 192명이다.
여기에 다양한 편의시설과 국제회의·연수·워크숍·전시회 등 마이스(MICE) 산업을 수행할 300명 규모 대형 컨벤션 시설도 갖췄다.
특히 세계적 건축가 승효상 전 국가건축위원장이 설계를 맡아 차별화했다.
군은 유스호스텔을 중심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하고 체험형 관광, 청소년 관련 프로그램 개발 등 다각적인 활성화 전략을 통해 지역 상권과 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 넣을 계획이다.
2025-06-0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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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시내버스 노사 ‘역대 최장 파업’ 엿새 만에 타결 (종합)
임단협 난항으로 부울경에서 유일하게 파업을 이어오던 경남 창원시 시내버스 노사가 2일 오후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창원시 등에 따르면 버스 노사와 창원시는 지난 1일 오후 10시부터 창원시청에서 릴레이 교섭을 이어오다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임단협을 체결했다. 시내버스는 오후 5시부터 순차적으로 배차돼 운행을 재개했다.
시내버스 노사가 임단협에 난항을 빚으면서 창원시에서는 준공영제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장 기간인 6일 간의 파업이 이어졌다. 협상 마지막 날 타결을 본 부산시와 협상 자체를 유보해 파국을 피한 울산시와는 대조적이다. 홍남표 전 시장의 중도사퇴로 사령탑이 사라진 창원시가 협상 전략을 안일하게 세워 파업을 자초했다는 비난이 나온다.
창원시 등에 따르면 2일 시내버스 노사는 약 18시간 밤샘 교섭을 이어오다 이날 오후 극적 타결에 성공했다. 임금 3% 인상과 여름 휴가비 40만 원 증액(100만 원), 정년 1년 연장(내년 1월 적용) 등에 합의했다. 다만 교섭에 가장 걸림돌이 된 통상임금 문제는 법원의 판단에 따르기로 하며 일단 뒤로 넘겼다.
역대 최장 버스 파업에 창원시청 홈페이지엔 하루에 수십 건의 불편 민원이 폭주했다. 중재 능력 부족을 탓하는 창원시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뤘다.
이번 시내버스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창원시만 유일하게, 유례없는 파업을 겪은 데 창원시의 책임이 크다. 당장 시장직이 공석이어서 협상 기간 내내 정무적 결단을 내리지 못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임단협 과정에서 물밑에서 지자체장이 재정 지원금 축소 등을 카드로 제시하며 노사에 양측에 타결 압박을 넣은 지역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전국 시내버스 노조는 본조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동일한 임단협 요구안을 놓고 교섭을 시작했다. 동일한 조건에서 부산은 9시간 만에 ‘빅딜’에 성공했고, 울산도 파업을 오는 5일까지 보류한 채 협상 기한을 늘렸다. 일단 시내버스는 정상 운행시켜 놓고 협상을 이어가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파업 기간 이어진 창원시의 입장 표명도 부실한 협상 전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파업 초기 창원시는 “시내버스 운행에 대한 책임감을 노조가 너무 가볍게 받아들인다”며 노조를 직격하다 파업이 장기화 조짐이 보이자 “노사 양측에 간곡히 호소한다” “협상은 계속하되 버스는 달려야 한다”며 입장을 선회하며 빈축을 사기도 했다.
창원시 장금용 권한대행은 “창원은 시내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이기에 시민들께 더욱더 커다란 상처를 남겼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앞으로 노사 양측 모두 시민의 이동권 보장이 최우선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2025-06-0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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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창원 시내버스 노사, 임단협 타결…파업 철회
엿새째 파업을 이어가던 경남 창원 시내버스가 2일 오후 5시부터 정상 운행한다. 임금·단체협상(임단협)에서 평행선을 달리던 노사가 조정안에 최종 합의한 결과다.
2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창원 내 시내버스 9개사 노사는 이날 오후 창원시 중재 하에 임단협에 합의했다. 노사는 임금 3% 인상, 정년 63→64세 연장, 출산장려금(자녀 1인당 200만 원) 지급, 하계수련비 60→100만 원 증액 등에 합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단협 타결에 따라 시내버스는 오후 5시부터 각 노선에 차례로 투입될 예정이다.
창원 시내버스 노조는 지난달 2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는 것과 기본급 인상, 여름휴가비 인상, 정년 연장 등을 놓고 노사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부산 시내버스의 임금 수준을 요구했지만, 회사 측과 창원시는 막대한 재정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보여 협상이 지지부진했다.
2025-06-0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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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등록은 의무”…경남도, 30일까지 자진 신고
경남도는 오는 30일까지 반려견 동물등록을 활성화 하기위해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그동안 반려견 등록이나 변경신고를 하지 못했더라도 오는 30일까지 신청하면 과태료가 면제된다. 경남도는 자진신고 기간 종료 이후 7월 한 달 동안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반려목적으로 기르는 생후 2개월 이상 개를 30일 안에 등록하지 않거나 등록된 변경사항을 30일 안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 각각 60만 원 이하, 4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등록반려견 변경 사항은 △소유자가 바뀐 경우 △소유자 주소나 전화번호 변경 △등록견을 잃어버리거나 죽은 경우 등 이다. 등록 방식은 내장형 칩 또는 외장형 무선식별장치 중 선택할 수 있다. 변경사항은 지역 시군을 방문하거나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www.animal.go.kr)에서 온라인으로 변경할 수 있다.
한편, 경남도내 반려견 동물등록은 올해 4월 말 기준 22만 408마리다.
2025-06-0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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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전 시민 20만 원’ 2라운드…이번엔 시의회 문턱 넘을까?
변광용 경남 거제시장의 4·2 재선거 1호 공약인 ‘전 시민 20만 원 지원금’ 공약 논쟁(부산일보 5월 26일 자 11면 등 보도)이 다시 가열될 조짐이다.
지난달 시의회 문턱에 걸려 폐기될 위기에 처한 관련 조례안이 이달 정례회에서 재논의된다. 앞서 상임위에서 부결된 조례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 부의’를 요구한 터라 상임위는 건너뛴다.
하지만 다수당인 국민의힘 반대가 강경해 계속 쳇바퀴만 돌다 공염불이 될 수 있는 우려도 상당하다. 정치적 타협과 설득이 절실한 상황에 변 시장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제시의회는 2일부터 30일까지 제255회 제1차 정례회를 연다. 이 기간 2024회계연도 결산과 2025년도 행정사무감사, 각종 조례안 심사 그리고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 임용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 논란의 중심에 선 ‘민생회복지원금 지원 조례안’은 마지막 날 본회의에서 심의한다.
신금자 의장은 “이날 다른 조례안과 묶어서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실적으로 합의가 어려운 사안이라 표결에 부칠 가능성이 크다. 의원 다수의 동의가 필요해 당장은 가부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생회복지원금은 변 시장이 지난 재보궐선거 때 제시한 핵심 정책이다. 현금성 지원을 통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는 게 핵심이다. 지급 대상은 23만여 명, 소요 예산은 470억 원 상당이다. 지원금은 관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재원은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활용한다. 이 기금은 안정적인 지방 재정 운용과 대규모 재난, 지역 경제 악화 등 긴급한 상황에 사용하려 적립해 둔 일종의 ‘비상금’이다. 현재 585억 원가량 남았다. 국비 지원이나 지방채 발행 없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며 집행할 수 있다는 게 거제시 설명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관련 조례제정안을 입법예고한 시는 시의회에 임시회 소집을 요구했고, 지난달 23일 조례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가 열렸다.
그러나 조례안은 본회의 상정조차 못 했다. 상임위원회 예비 심사에서 발목이 잡힌 탓이다. 소관 상임위는 경제관광위원회로 민주당 4명, 국민의힘 3명, 무소속 1명이다. 심사 과정에 양당 간 날 선 공방이 오갔고 표결 결과 찬성 4표, 반대 3표, 기권 1표가 나왔다. 의사 규정에 따라 찬성과 반대·기권이 동수일 땐 부결 처리된다.
이에 민주당은 본회의를 앞두고 ‘부의 요구권’을 발동했다. 지방자치법 제81조에 따라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부결된 의안도 본회의에 부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의안 심의에 필요한 ‘의사일정 변경안’이 찬성 7표, 반대 6표, 기권 3표로 과반을 넘지 못하면서, 조례안 처리를 위해 소집된 임시회는 빈손으로 끝났다.
그나마 부의 요구는 유효해 이번 정례회에서 상임위 심사는 생략한다. 하지만 통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재 시의회는 국민의힘 8명, 민주당 7명, 무소속 1명 구성이다.
가부동수도 부결로 치는 만큼 국민의힘에서 이탈 표가 나와야 하는데, 국민의힘은 공약 발표 당시부터 ‘노골적인 매표 행위’라며 공약 철회를 요구해 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관건은 변 시장 정치력이다. 지난 임시회 폐회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한 그는 “매우 안타까운 결정”이라며 재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변 시장은 “민생회복지원금은 힘겨운 일상을 이어가는 시민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자,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짧은 기간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일부 이견은 있지만 시의회도 정책 필요성과 취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시리라 생각한다”면서 “6월 정례회에서는 조례안이 꼭 통과되도록 긴밀히 협의하고 안 되면 7월, 8월 계속해서 의회 문을 두드리겠다”고 밝혔다. 될 때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조례안 통과를 위해선 국민의힘과 무소속 의원 9명 중 최소 2명 이상을 찬성으로 돌려세워야 한다.
거제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대로는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양쪽 다 괜한 헛심만 쓰다 끝날 수도 있다”면서 “이럴 때 단체장 역할이 중요하다. 정당이나 정치적 논리, 잇속을 계산하지 말고 끊임없이 설득하고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2025-06-0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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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세계 최고 함정 선급과 손잡고 해외 함정시장 공략
한화오션이 함정 분야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영국 로이드선급과 손잡고 해외 함정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화오션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에서 로이드선급과 ‘해외 함정 수출을 위한 설계 인증 및 품질 보증 협력에 관한 전략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체결식에는 한화오션 특수선해외사업단장 정승균 부사장과 로이드선급 극동아시아 사업총괄 홍충식 부사장 등 양사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이번 협약은 주요 수출 대상국 해군이 요구하는 국제 인증 기준에 부합하는 설계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해 글로벌 방산 시장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처다.
선급은 선박이 국제 규정에 따라 안전하게 설계되고 건조되었는지를 검증해 적합성을 인증하는 독립기관이다.
함정 선급 인증은 해당 선박이 국제 해군 기준을 충족하며 설계·건조의 신뢰성을 확보했다는 공식적인 보증 수단이 된다.
로이드선급은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 3대 선급 중 하나다.
국제 방산·해군 시장에서 최고의 공신력과 기술 표준 영향력을 통해 글로벌 해군 고객들로부터 높은 신뢰와 평판을 얻고 있다.
특히 로이드선급의 함정건조기준(Naval Ship Rules)은 NATO 해군 건조 기준에 준하는 기술 요건을 반영하고 있다.
때문에 해당 기준 적용은 수출형 함정의 국제적 수준 안전성과 설계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된다.
한화오션은 이번 협약을 토대로 로이드선급 기준을 설계 단계부터 적용해 해외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 인증(Approval in Principle, AIP)을 획득하고, 건조 전 단계부터 안전성과 규정 적합성을 체계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설계 검토·인증 △기술 규정 해석 △품질관리 절차 수립 △수출 대상국 정부와 해군 대상 공동 기술 마케팅 등 포괄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로이드선급과 협력을 통해 유럽 등 선진국 해외 함정 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한화오션 정승균 부사장은 “국가별 다양한 요구사항을 수용하고, 이를 선급이 공식적으로 보증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면서 “K-해양방산 선두 주자로 모범적인 협력을 통해 수주 낭보를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5-06-0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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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 버스 파업 엿새째 창원시민들 ‘부글부글’
경남 창원시 시내버스 노조의 파업이 역대 최장 기한인 엿새째 접어들면서 시민들이 교통대란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창원시에 따르면 버스 파업에 따른 비상수송대책으로 2일 오전 기준 각 노선에 전세버스 152대와 관용 버스 10대를 배차했다. 임차 택시 330대도 출퇴근 시간에 한정해 운용 중이다. 평소 시내버스 노선 운행률과 비교하면 38% 수준에 그친다.
파업 첫날 42%를 유지했으나 3일 후 33%로 떨어지더니 주말엔 20~23%로 반토막 나기도 했다. 창원의 전체 14개 버스회사 중 현재 준공영제 운용 9개사, 총 669대 버스가 멈춰선 상태다.
시청 관계자는 “노사 협상이 언제 타결될지 예상하기 어려워 전세버스 계약을 당일치기로 할 수밖에 없어 지속 확보가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루 평균 전세버스·임차 택시 운영 등으로 매일 2억 원 안팎의 예산이 소비되고 있다.
물리적으로 버스 운행 횟수가 줄어들자, 창원에서 출퇴근 시간 교통대란을 빚는 모양새다. 버스 대신 자가용을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나면서 곳곳에 정체가 심화한 데다 택시까지 추가 가동되면서다. 심지어 다른 지역에서 온 일부 전세버스 기사들은 노선을 헷갈려 길을 돌아가는 경우까지 종종 발생한다.
특히 창원은 경전철이 없는 지역으로 대중교통은 사실상 시내버스뿐이라 파업 장기화에 따른 시민 불편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시청 홈페이지 ‘시민의소리’와 ‘대중교통 불편신고’ 게시판엔 불편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의창구에 사는 한 30대 여성은 “진해구에서 횟집을 하는 어머니를 돕고자 출퇴근하고 있었는데, 파업 이후 버스가 1시간이 지나도 오질 않아 그냥 집으로 돌아갔다”면서 “거리가 멀어 택시를 탈 엄두를 못 냈는데, 그날 어머니가 몸살에 걸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창원 시내버스 노조는 지난 달 2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는 것과 기본급 인상, 여름휴가비 인상, 정년 연장 등을 놓고 노사가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창원을 포함해 서울·경기·울산 등 전국 11개 지자체에서 이번 파업에 참여했다. 하지만 실제 파업에 돌입한 지역은 창원이 유일하다. 파업 이후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주관으로 사후 조정까지 거쳤으나 노조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시 관계자는 “협상은 계속되더라도 버스는 달려야 한다”면서 “시민 불편을 하루라도 빨리 해소하기 위해 시의 모든 행정력과 정책적 수단을 총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2025-06-0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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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이 진상하던 왕의 미역, 아시나요?
‘1594년 3월 22일 : 몸이 여전히 불편했다. 방답, 흥양, 조방장이 보러 왔다. 견내량에서 미역 53동(1동은 마른미역 10묶음)을 따 가지고 왔다.’
이순신 장군이 쓴 난중일기 중 한 대목이다.
조선 시대 경상·전라·충청 3개도 수군 초대 총사령관이던 이순신 장군은 전란 통에도 임금과 조정이 필요로 하는 진상품은 빼놓지 않고 챙겼다.
매번 각 진영 특산물 중 최고만 골라 임금께 바쳤는데, 그중 하나가 경남 통영과 거제 사이 ‘견내량’ 해역에서 채취한 돌미역이다.
남해안에서도 손꼽히는 청정해역, 높은 햇빛 투과량과 따뜻한 수온 환경에서 수심 10m 깊이 천연 암반에 뿌리를 두고 거센 조류를 버텨 낸 견내량 돌미역은 식감이 단단하고 깊은 맛이 난다.
덕분에 천하일품으로 인정받았고, 후세 들어 ‘왕의 미역’이란 별칭까지 얻었다.
보통 5~6월이 수확기로 올해는 이상 수온에 성장이 더뎌 최근에야 채취가 시작됐다.
이맘때 비좁은 견내량이 작은 어선들로 북적인다.
수로 양쪽에 자리 잡은 통영 연기마을과 거제 광리마을은 거대한 ‘미역 덕장’으로 변했다.
3.5kg들이 1단 가격이 일반 미역보다 2배 이상 비싼 15만 원 남짓으로 작은 어촌 마을에 짭짤한 소득원이 된다.
어민들은 지금도 대대로 이어 온 전통 채취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빠른 물살에 배가 떠내려가지 않게 튼튼하게 닻을 내린 후 끝에 가는 트릿대를 이용해 미역을 둘둘 말아 건져 올린다.
트릿대는 7~8m 길이 장대로 한쪽 끝에 나뭇조각 두 개를 엇갈리게 꽂은 형태다.
미역 군락 보호와 종자 훼손을 막기 위해서다.
2000년대 초반까지 견내량 일대에는 말 그대로 ‘물 반, 미역 반’이었다.
그러나 2009년을 전후로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
미역 숲에 흡사 원형탈모가 발생한 듯 군데군데 빈 곳이 생겨나더니 이듬해 미역 군락은 완전히 사라졌다.
2009년 2억 5000만 원 상당이던 미역 판매 매출은 1% 수준인 200만 원대로 급감했다.
통영시는 아예 생산량을 ‘0’으로 집계했다.
미역이 사라지자 예상치 못한 2차 피해도 발생했다.
견내량은 대대로 황금어장이었다.
감성돔, 장어, 꽃게, 해삼, 놀래기 등 낚시만 담그면 굵직한 것들이 곧장 올라왔다.
그러나 풍성한 미역 군락을 보금자리 삼았던 생물들이 덩달아 자취를 감췄다.
심각성을 인지한 어민과 수산당국은 미역 자원 회복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미역 포자 생성용 어장을 조성, 자연 방란을 유도하고 잠수부를 동원해 암반에 붙어 미역 부착을 방해하는 각종 해적 생물 제거 작업을 병행했다.
인근 어촌계는 소량의 미역 채취조차 중단했다.
반찬거리용으로 채취할 때도 포자가 생성되는 미역귀는 고스란히 남겨뒀다.
이후 꼬박 3년에 걸친 노력 끝에 미역 숲이 되살아났다.
해양수산부는 이런 노력과 600년 이상 이어져 온 독특한 조업 방식이 보전 가치가 높다고 판단해 2020년 국가중요어업유산(제8호)으로 지정했다.
국가중요어업유산은 해양경관이나 어업 생태계, 전통어업, 해양문화 등 어촌이 가진 고유의 유·무형 어업자산이 보전·계승되도록 국가가 관리·지원하는 제도다.
그런데 이듬해 경북 김천과 경남 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 KTX)가 견내량을 관통하는 것으로 확정되면서 또 한 번 미역숲이 사라길 위기에 처했다.
철도가 바다를 건너기 위해선 해상교량이 필수라 미역 숲에 대형 교각을 세워야 했다.
어민과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토교통부는 뒤늦게 돌미역 군락지 훼손이나 조업에 지장이 없도록 견내량 구간은 해저터널을 뚫어 통과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노선도 옛 거제대교 쪽으로 당겨 조업지와 500m가량 이격거리를 확보하도록 했다.
연기마을 장동주 어촌계장은 “모두의 노력으로 지켜낸 미역이다. 많이 찾아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5-06-02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