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부산시장 선거 구도 '출렁'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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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허그 신임 사장 공모
전재수 출마 가능성 높아져
조국 가세 여부 마지막 변수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전 의원이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전 의원이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부산시장 선거 준비를 하던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전 의원이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신임 사장 공모에 응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권의 부산시장 후보 경선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역 여권에서는 최 전 의원이 경선 구도에도 한발 물러서면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고,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가세 여부가 마지막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최 전 의원은 지난 7일 마감한 HUG 신임 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10일 <부산일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최 전 의원은 재선까지 8년 의정활동 중 상당 기간을 국회 국토교통위원으로 활동해 관련 전문성을 갖춘 데다, 본사가 부산인 HUG의 지역 착근을 이끄는 데에도 적임이라는 평가가 여권 내부에서 나온다.

최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시장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얼마 전까지 강력하게 시장 도전 의사를 보였던 그가 공공기관장으로 방향을 선회한 배경에 전 장관의 출마 여부에 대한 판단이 깔려 있다고 본다. 이와 관련, 얼마 전 공표된 여권의 부산시장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는 전 장관이 확고한 1위 자리를 공통적으로 차지한 바 있다. 연말연초로 예상되는 해수부 부산 이전의 컨벤션 효과를 감안하면 전 장관이 출마할 경우 본선 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데에는 여권 내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전 장관은 자신이 출마할 경우 보궐선거가 열리는 지역구(부산 북갑) 내에 마땅한 후임이 없는 점 등으로 최종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이었는데, 이번 최 전 의원의 행보로 인해 전 장관의 출마 여부가 확실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 전 의원이 최근 여권 핵심 인사를 만나 전 장관의 부산시장 선거 ‘징발’ 의지를 확인했다는 말도 들린다. 민주당 부산시장 경선의 유력 주자로 분류됐던 최 전 의원이 2선으로 빠질 경우, 민주당 내부 경쟁 구도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경우, 조국혁신당 조 전 대표의 출마 여부가 여권 후보 결정의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전 대표는 10일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6월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즉답을 하지 않았지만 “제 고향인 부산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조 전 대표의 이런 모호한 태도는 일차적으로 조국혁신당의 지방선거 도전에 대한 관심 제고 차원으로 풀이되지만, 그의 최종 목표가 대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험지인 부산 선거에 도전장을 던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전국구 인지도를 가진 조 전 대표가 시장 후보로 나설 경우, 전 장관과의 대립 구도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과 협력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험지 도전의 상징성을 가질 수 있는 북갑 보선도 조 전 대표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대표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광역단체장) 지방선거든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든 당의 지방선거 후보들이 다 결정되고 난 맨 뒤에, 가장 마지막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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