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만큼만 삽니다” 고물가에 소용량·소포장 상품 인기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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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 가구용 제품 출시 급증
조각 수박 매출은 배 이상 늘어
이커머스도 소량 장보기 유행
“지출 줄이는 생존형 소비” 평가

1인 가구 증가와 고물가 여파로 소용량·소포장 상품 매출이 늘고 있다.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자체 브랜드(PB) 상품 '5K PRICE'를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1인 가구 증가와 고물가 여파로 소용량·소포장 상품 매출이 늘고 있다.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자체 브랜드(PB) 상품 '5K PRICE'를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최근 소용량·소포장 상품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여파로 먹을 만큼만 구매하는 효율적인 쇼핑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3월 5K 프라이스 매출은 론칭 시점인 지난해 8월 대비 44.5% 늘었다 5K 프라이스는 1~2인 가구를 겨냥해 내놓은 소용량 제품 중심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이다. 신선, 가공식품 등 상품 대부분이 5000원 이하로 구성됐다. 이마트는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5K 프라이스 상품 127종을 추가해 총 353종을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 역시 소용량 상품 매출이 늘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4월 방울 양배추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2% 급증했다. 또 큐브형 다진 마늘 등 양념용 냉동채소 매출도 45.5% 늘었다.

이어 조각 수박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3%나 급증했다. 조각 배, 조각 사과 등 커팅 과일 전체 매출도 63.4% 늘었다. 또 소용량 즉석식품인 ‘요리하다 월드뷔페’ 매출 역시 23.6% 신장했다.

소용량·소포장 상품 인기 현상은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GS25의 신선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 늘었다. GS25는 1~2인 가구를 겨냥해 신선식품 등을 소용량으로 판매하고 있다. 4900원 한 끼 양념육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 시리즈는 200g 기준 5000원 미만으로 구성됐다.

GS25는 소용량·소포장 트렌드를 공략하기 위해 올해 2월 농산품 ‘한끼딱’ 시리즈를 내놨다. 버섯, 상추, 고추, 대파 등을 50~120g의 소용량 또는 1~5개 단위로 판매하는 게 핵심이다.

CU도 싱싱생생 990원 채소, 싱싱생생 간편 과일 시리즈의 인기로 지난해 신선식품 매출이 전년 대비 18.7% 늘었다. 세븐일레븐 역시 롯데마트·롯데슈퍼와의 공동 소싱을 통해 커팅무, 깐당근 등을 소포장으로 판매하면서 신선식품 매출이 지난해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이커머스에서도 소량 장보기 트렌드가 이어졌다.

SSG닷컴에 따르면 1시간 이내 즉시배송 서비스인 바로퀵 주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4월 기준 애호박 낱개와 대파 1봉, 두부 1모 등 소용량 식재료가 판매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어 라면, 세제, 물티슈 같은 생활밀착형 상품과 가정간편식(HMR)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올해 1월 대비 4월 바로퀵 일평균 주문 건수가 약 3배 늘었는데, 소량 신선식품 즉시배송 수요가 증가한 덕이라는 게 SSG닷컴의 설명이다.

업계는 최근 소포장·소용량 상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배경으로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고물가를 꼽는다. 대용량 제품이 단위당 가격 면에서 유리하지만, 물가가 급격히 오르며 한 번에 지출해야 하는 ‘총 결제 금액’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먹을 만큼만 구매하려는 소비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용량·소포장 구매는 당장 지출되는 ‘절대 금액’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고물가 시대에 적응하려는 소비자의 생존형 소비 전략”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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