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만 2곳 선정 소아 응급센터, 지역 소외 심화” [이슈 라운지]
평가 지표, 수도권 병원에 유리
“지역 격차 해소 위해 투자해야”
부산 서구 고신대복음병원 응급의료센터. 부산일보DB
정부가 소아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추진한 소아 전문 응급의료센터를 수도권에만 2곳 선정(부산일보 1월 21일 자 1면 보도)해 소아 의료 분야 지역 소외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역 의료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정책 목표에도 평가 지표가 수도권 대형 병원에 유리한 구조로 구성돼 있어, 평가 시작부터 수도권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소아 전문 응급의료센터(이하 센터) 선정 계획에 따르면 병원 평가 배점은 총 100점으로 구성됐다. 병상 수·시설 분리 계획 등 운영 계획 평가 50점(24개 항목), 현장 평가 30점, 소아 응급 환자 수용 부담률 10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 10점이다. 병원 인프라와 병원의 준비 정도를 평가하는 항목들이 담겼다.
지역에서는 이 같은 평가 기준에 따르면 평가 시작 단계에서부터 수도권 대형 병원이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영 계획 평가에는 병상 수, 장비 확보 수준, 협진 체계 등이 세부 항목에 포함되는데 이 항목들은 병원의 재정 상태나 규모와 직결된다. 대형 수도권 병원에 지역 병원이 밀릴 수밖에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 평가에서는 지방 병원 불리함이 더 두드러진다. 정부는 전문의 수 5명을 0점으로 시작해 1명당 2점 단위로 점수를 매겼는데,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는 51명에 달한다. 반면 고신대복음병원은 5명으로 0점이다. 처음부터 10점 차이가 난다.
이번 센터 공모에 선정된 서울성모병원은 지난달 소아청소년 환자를 위한 전문 치료 기관인 ‘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을 개원할 정도로 인프라가 확충된 상태다. 국내에서 선천성 심장질환 소아 수술이 가능한 7개 의료기관 중 하나인 데다 지난해 수도권 유일 권역 모자의료센터로도 선정됐다. 반면 공모에 참여한 부산 서구 고신대복음병원은 인력과 재정 부족으로 24시간 소아 응급 진료도 어려운 실정이다.
고신대복음병원은 센터로 지정될 경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최소 5명 이상 추가 고용하고 정부 지원금을 통해 장비 보강에도 나설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번 선정 결과로 예산이 부족해 계획을 추진하지 못 하게 됐다.
고신대복음병원 기획실 관계자는 “당장의 모습만 보고 평가하면 앞으로도 서울 대형 병원에 더 유리한 구조가 될 것”이라며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해 정부에서 더 미래를 보고 투자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